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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광휘의 세레나데
작가 : 빠라박박
작품등록일 : 2017.5.30

강한 힘의 반발로 생겨난 차원의 틈에 빠져 이세계로 떨어졌으나, 모든 힘이 사라졌다

갑자기 나타난 나와 똑닮은 소녀, 그리고 나를 너무 막굴리는 주인님까지…….

가면 갈수록 꼬이는 다른 세상이야기, 어떻게하면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것인가?

 
인신매매(2)
작성일 : 17-08-10 19:30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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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이들은 별다른 저항없이 순순히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곳은 샤워실이었다. 보통 평민들이 쓰기에는 사치스러운 감이 없지않아 있었지만 사람팔아서 돈을 많이 벌긴하나보다. 나 또한 자꾸만 힘이 빠지는지 울먹이며 바닥에 늘어지려는 다프딜을 부축하며 안으로 들어섰다. 얼라. 그러고보니 지금의 나는 뭔가 잊고있는 것 같은데? 뭘까? 뭘까? 흐음…….

 

 "쿨럭."

 

 쿠궁.

 

 머릿속을 울리는 굉음. 끄아아아악! 난 남자였던것이다. 언제부터 내가 여탕에 들어가는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어진거지? 다, 당연하게 여기다니! 성 정체성이……! 이제와서 그들에게 나는 남자라고 좀 내보내달라고 했다간 인신매매단의 주목을 한번에 받아 탈출을 도모하기도 힘들어질거다. 하지만 주변의 뿌연 김 사이로 흘긋흘긋 보이는 소녀들의 소, 소, 소, 소, 속살이 멀쩡한 정신과 육체를 지닌 나를 괴롭혔다. 거기다 물에 향수를 탔는지 몰랑몰랑한 향기가 정신을 아득하게 만들었다. 금방이라도 코피가 쏟아질 것 같았으나 정신을 집중하고 다프딜을 먼저 씻겨주기로 했다.

 

 "자아, 다프딜, 씻자."

 

 원래 목소리는 중성적이었다고 하지만 조금의 의심이라도 사지 않도록 나는 최대한 나긋나긋 꾀꼬리같이 청아한 소녀 목소리를 내었다. 혹시라도 다프딜이 씻기 싫어해 울거나할까봐 살짝 걱정이 들었지만 다행히도 그녀는 내 말을 잘 들었다. 옷을 벗기지 않고 얼굴, 팔, 다리, 목덜미 등등을 요리조리 잘 피해서 씻겨주었지만 여성 특유의 부드러운 감촉이 역시 위험했다. 다프딜을 다 씻겨주고 나 또한 옷을 벗지않고 물로만 몸을 씻었다. 뜨뜻한 물이 피로에 젖은 몸을 노곤하게 했지만 절대 긴장을 풀어서는 안된다. 곧 샤워시간이 끝나고 인신매매단은 우리를 끌어내어 또다시 어떤 방에 집어놓고 옷을 던져주며 인신매매단의 한명이 말했다.

 

 "입어라, 우리들도 좋아서 이런일을 하는건 아니니까, 최대한 너희들의 편의에 맞춰주려고 한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곧장 말해."

 

 끄어어어어어억!!! 최대의 난관에 봉착했다!!! 옷을 벗을 수 밖에 없는 이 눈앞이 깜깜한 상황! 나는 어떻게 타개 할 것 인가!!! 아아악!! 참고로 여기는 뜨거운 물에서 올라오는 김 같은 것도 없다. 가려줄 것이 없는 것이다.

 

 "너넨 이걸입어라."

 

 나와 다프딜에게는 귀족들이나 입을법한 화려하게 수놓은 드레스를 줬다.

 

 스르륵.

 

 스르륵.

 

 주변에서 내 달팽이관을 자극하는 옷 내려가는 소리. 나는 얼굴이 벌게지다 못해 잘 익은 사과가 되어버렸다.

 

 찰싹찰싹.

 

 정신을 차리기 위해 손바닥으로 얼굴을 때리고 얼굴을 식히기 위해 차가운 돌벽의 얼굴을 대었다.

 

 부르르.

 

 생각보다 너무 차가웠다. 거기까지 하자 속으로 굳은 다짐을 할 수 있었다.

 나는 여기서 탈출해야만 한다. 여자들의 몸을 보는 것도 불가항력이야. 그러니 어쩔 수 없어.

 속으로 별의 별 생각을 하면서 나를 저주하며 먼저 다프딜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그녀의 알몸을 두번째로 본다. 나는 최대한 의식하지 않으려 하며 지급된 드레스를 입혀주었다. 이 붉은 드레스는 어깨라인과 쇠골을 강조한 듯 어깨끈이 없었고 치마 레이스가 두겹이었다. 게다가 다른 소녀들과는 달리 한눈에 보기에도 너무 화려한 것이 비싸게 팔아먹으려고 그러나보다. 선물용 멜론 포장하듯이.

 일단 나의 계획은 이렇다.

 일. 다프딜에게 먼저 드레스를 입힌다.

 이. 구석자리에서 먼저 드레스를 입은 다프딜의 뒤에서 옷을 갈아입는다.

 간단하지만 가장 실용적인 방법. 나를 남자로 의식하고 보지 않는 이상은 쉽게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가슴은 절벽이라고 하지뭐. 큭큭큭큭. 나의 명석하고 상큼한 두뇌.

 다프딜과 똑같은 드레스. 혼자입는거라 입기가 쉽지는 않았다. 입고나자 무언가 치욕스러웠다.

 그 인간들을 기다리는동안 몇가지 생각을 할 수 있었는데, 일단 생각해보면 상황이 그리 절망적이지는 않다는것. 다행히 패딩안주머니에 넣어뒀던 총을 뺏기지 않았다. 당장 장전되있는 총알은 8발뿐이지만 이 세계 보통 사람들의 무력수준이 얼마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충분히 제거할 수 있는 위력. 물론 마법사같은게 있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내 육체가 허약하다, 허약하다 하지만 평범한 소년정도는 된다. 선빵을 칠 수 있다면 급소를 잘 노려 순식간에 한두명정도는 제압할 수 있을거다.

 물론 단점도 있다. 다프딜이라는 치명적인 혹이 있고, 나 혼자 납치당한게 아니라서 다른사람들이 돌발행동을 할 수 도 있다는 점. 멍해보이는게 이미 다들 체념한 것 같지만 오히려 그럴때 더 말도안되는 행동을 할 수 있다.

 일단은 상황을 지켜보는게 좋을 것 같다.

 씻은 후 수건으로 닦아도 남는 수분마저 다 마를쯤, 우락부락한 인신매매단원 하나가 들어와서 외쳤다.

 

 "다 입었냐. 다 입었으면 따라와라."

 

 어두컴컴한 복도를 지나 웅성웅성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게되었다.

 

 "네∼ 도착한 것 같군요. 오늘의 상품들을 소개합니다."

 

 문 너머에서 확성기같은거로 증폭시킨듯한 큰 목소리가 들려왔고 동시에 웅성거림은 사라졌다. 상황을 미루어보건데 바로 경매에 들어가는듯하다.

 

 "들어가라, 어서! 아, 너희 둘은 잠깐 기다리고. 너희 둘은 세트로 팔거야."

 

 소녀들을 모두 문으로 들어가고 남겨진 다프딜과 나.

 어디서 깽판을 쳐야할까? 지금 이놈을 쏴죽이고 도망칠까? 아니야, 소음기가 없기 때문에 이렇게 좁은 공간에서 큰소리가 난다면 다른 사람들이 몰려올게 분명해. 게다가 다프딜을 데리고 먼거리를 가는것도 불가능. 차라리 팔린다면 주인이 자기집으로 데려가겠지, 그 도중에 모두 쏴죽여버린다면 도망치기 쉬울거야.

 

 "13번 200골드에 34번 고객님께 낙찰!"

 

 한참을 그렇게 경매로 팔아넘기는가싶더니 드디어 내 차롄가보다.

 

 "오늘 매물이 별로라고 실망하셨던 분들! 실망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가 야심차게 준비한 오늘의 하이라이트! 너무 눈부실지 모르니 조심하십시요. 하핫! 그럼, 소개합니다! 들어오시죠!"

 

 "자 너네다. 들어가라."

 

 인신매매단원이 들고있던 몽둥이로 나를 쿡쿡 찔렀다. 싫지만 시키는대로 할 수 밖에.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자 어두운곳에 있다가 빛을 봐서인지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였다. 잠시후 눈이 조금 적응되자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들어간 곳은 커다란 대학교 강의실같은 공간이었다. 객석에는 한눈에 봐도 화려한 의상의 사람들, 몇몇은 얼굴이 팔리는게 싫은지 가면을 쓰고있기도 했다. 한가지 놀란점이 있다면 초등학생, 중학생정도 되는 외모의 아이들도 있었다는것. 물론 구매자들 중에.

 욕망에는 애나 어른이나 똑같다는건가.

 

 "혹시 몇몇 고객님께서 이미 엘프라고 생각하셨을지도 모르겠지만 인간입니다. 그렇기에 희귀성은 더 높습니다."

 

 넓은 장내는 사람들의 놀라움으로 인한 웅성거림이 가득찼다. 사회자는 이런 반응이 나올 줄 알았다는듯 뿌듯한 표정이었고 뭔가 마이크 비슷한 물건을 들고있었다. 그리곤 내 머리칼을 기분나쁘게 만지며 말을이었다.

 

 "자리에서 잘 보이실지 모르겠지만 이 머리색은 아무리봐도 다른 색이 단, 한방울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흰색입니다. 저도 놀랍군요. 염색은 물론 아닙니다."

 

 다프딜이 사람들의 시선에 두려움을 느꼈는지 내게 심하게 엉겨붙었다. 나는 그와중에 객석에서 류스단을 발견했다. 나는 반가움에 눈을 치켜떴고 류스단 또한 내가 그를 발견한것을 인지했는지 웃었다. 비록 알게된지 얼마 안된 사람이지만 이토록 반갑다니!

 그러나 나를 어떻게 구할라나? 몸은 되게 좋은 것 같은데. 그렇게 싸움을 잘하나? 귀족들 개인 호위 병사들까지 합쳐서 경비병이 못해도 100은 되보이는데.

 

 "둘이 한번에 팔겠습니다. 3000골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사회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누군가 소리쳤다.

 

 "2만!"

 

 "2, 2만 나왔습니다! 2만!"

 

 시작부터 2만이 나올줄 예상하지못했는지 순간 당황한 사회자. 하지만 이내 신이나서 경매를 진행했다.

 

 "2만 500! 2만 1000나오셨구요. 2만 1050!"

 

 가격은 계속 올라가서 곧 있으면 무려 4만을 돌파할 것 같았다. 그때 누군가 놀라운 가격을 불렀다.

 

 "20만."

 

 그것은 류스단의 목소리였다. 아직 여기의 화폐가치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지만 금액이 찔끔찔끔 올라가다가 단번에 네배이상 뛴것과 사회자의 반응을 보면 엄청난 금액이란걸 알 수 있었다.

 

 "20만! 20만! 제가 경매를 진행한 이래로 역대 최고금액입니다! 믿기지 않는 금액! 저로썬 영광일 따름입니다! 20만! 더 높은 가격을 부르실분 없으십니까?"

 

 입찰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20만이라는 금액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말도안된다는 표정이었다.

 이곳의 물가는 모르겠지만 반응을 보니 엄청난 가격인 것 같은데 설마 나를 그 가격에 사버릴 생각인가? 이것 참 높은 평가를 받으니 기분은 좋다(?).

 물론 가장 깔끔한 방법이지만 그 정도로 부자라고 생각되진 않을뿐더러 만에하나 부자라도 고작 며칠 함께한 나한테 거금을 쓸 이유는 없다.

 

 "20만을 부르셨던 고객님께 낙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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