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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소유 생활기
작가 : 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7.6.28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휴머노이드 한소유가 우주를 떠돌다 도착한 이세계에 적응하며 생활하는 이야기.

 
테론에 정착하다.
작성일 : 17-08-06 08:52     조회 : 38     추천 : 0     분량 :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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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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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그 광경을 마치 실험체를 보는 과학자와 같은 눈으로, 좀처럼 볼 수 없는 흥미로운 눈으로 쳐다보던 마더가 곧 창백해진 얼굴로 자신들을 번갈아 보며 덜덜 떨리는 손을 도저히 주체하지 못하는 소년, 어느새 피칠갑을 한 채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얼어버린 델리스를 가만히 응시하다 곧장 입을 열었다.

  "처리해라."

  "알겠습니다."

  이번엔 공식적으로 정화 작업을 하겠다란 의견을 피력했던 아까완 달리 테론의 언어가 아닌 지구의 말로써 베타에게 명령을 내린 마더가, 이내 그 자리에서 새벽에만 피어나고 없어지는 신비한 물안개처럼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물질 전송을 이용해, 삽시간에 은신을 풀고 허공 중에 나타난 우주선 안으로 몸을 이동시킨 것이었다.

  그건 약 4초, 이런 짧다면 짧을 수도 있는, 하지만 직접적인 공격 대상이 된 델리스에겐 무척이나 길게 느껴지는 시간을 소모한 뒤의 베타도 마찬가지였다.

  "끄아아악!"

  대체 언제 다가온 건지, 빨간 눈의 소녀가 사라지자마자 느닷없이 시야를 가려 버리는 거대한 그림자에 의해 양쪽의 관자놀이가 그야말로 '눈 깜짝할 새'에 붙잡혔다라고 인지한 순간, 델리스는 돌연 그러한 얼굴 쪽으로 느껴지는 어마어마한 고통에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며 꼭 밟힌 지렁이가 그러하듯, 격렬한 몸부림을 쳐대었지만, 그건 거대한 파도에 금방이라도 가라앉을 것같이 이리저리 휩쓸리는 작은 돗단배보다 못한 미약한 반항 행위일 뿐이었다.

  쫘아악!

  대뜸 뭔가가 뜯겨져 나가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땀과 카르디엠의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을 게 분명한 얼굴에서 일순 얼얼한 느낌이 듬과 동시에, 다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과 따가움이 무슨 수천, 수만 마리의 개미가 일제히 기어 올라와 단번에 그 단단하고 억센 집게로 콱 물어뜯는 것처럼 끔찍하고도 지독한 감각이 얼굴 전체에서, 나아가 머리통 전체에서 전해져 오자, 델리스는 다시 한번 비명을 질러대며 드디어 거대한 그림자에게서 해방된 자신의 얼굴을 박박 긁어대기 시작했다.

  "아, 으아아…!"

  고통과 따가움에 이어,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그저 한순간 뿐이었을 고통과 따가움을 뛰어 넘는 참을 수 없는 간지러움이, 삽시간에 그의 머릿속을 꽉 채우다 못해 아예 모든 생각들에 갓 쌓인 설원보다 새하얀 백색의 물감들을 덕지덕지 쳐발라 내었던 탓이었다.

  꽤 잘 손질했다라 생각했던 손톱이 거침없이 볼살을 파고 들어갔다. 하지만 델리스는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 오직 '간지러움'을 막기 위한 필사적인 움직임만이 그가 유일하게 머릿속으로 인지할 수 있는 선명한 감각이었다.

  피부가 뒤덮여 있다고는 전혀 믿을 수 없는 붉은 살점이 너무나도 허무하게 분리돼 손가락을 타고 손목, 팔뚝까지 훑어내며 바닥에 굴러떨어졌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

  손톱과 손가락 끝에 덩굴처럼 달라 붙은 작은 혈관들이 손의 움직임에 따라 꼭 거미줄같이 뜯겨져 나오자, 수십 가닥의 핏줄기가 '팍'하고 튀어나왔다.

  하지만 이 또한 그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연이어 뼈가 없는 콧등에 쑤셔 박힌 손가락이 오똑하게 서 있던 코의 모양을 형태조차 알아볼 수 없게 문드러 놓았지만, 여전히 그는 알아채지 못했고, 그 아래에 있는 두 입술에도 앞서 몇 차례 손길이 갔던 모양인지, 끝과 끝의 살점들이 이미 한 뭉텅이씩 떨어져 나가 그 안의 하얀 치아들과 뼈를 벌써부터 세상에 내보인 상태였다.

  까닭에 델리스는 제대로 된 말도 꺼내지 못하고 '쉬익.' 몰골만큼이나 괴상하기 그지없는 바람 빠지는 소리만 연신 흘려 내기에 바빴다.

  그렇게 한 움큼, 굳이 따지자면 손바닥 안에 다 들어가지도 못할 많은 살점을 바닥에 툭툭 떨어뜨린 델리스는, 군데군데에 드러난 뼈를 벅벅 긁어댐으로써 발생한 새하얀 뼛가루가 흡사 토핑처럼 얹어진 혈관들로 두 손을 꽁꽁 묶고 난 후에야 자신의 얼굴이, 다시 말해 그것을 감싸고 있던 두꺼운 얼굴 가죽이 거대한 그림자, 즉 하얀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에 의해 벗겨져 버렸음을 겨우겨우 인식할 수 있었지만, 그건 아주 잠깐 밖에 머릿속에 개입하지 못한 그의 이성이 남긴 무이한 생각일 따름이었다.

  순식간에 시야를 캄캄하게 물들이는 뭔가가 또다시 자신의 머리를 향해 날아온다라고 몸이, 머리가 아닌 몸이 반응하기 무섭게, 고통과 간지러움에 의해 일깨워지고 또 일깨워지던 피폐해진 정신이 삽시간에 어둠의 아가리에 물려 잘근잘근 씹어 먹혀 버렸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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