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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행성, 지구에관한 리포트
작가 : 사이길
작품등록일 : 2017.5.31

타락한 인간들 위에 군림하여 인간들을 더욱 사악하게 만든 우주의 지배자 더블라스와 그에 맞서는 주시자들, 그리고 주시자 달령의 양 아들 인우가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모험과 전쟁

 
34
작성일 : 17-07-31 15:38     조회 : 358     추천 : 0     분량 : 5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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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34화===>>>

 

  벽과 천정은 시뻘건 페인트로 온통 낙서가 돼 있었고 낙서도 차마 눈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음탕한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붉은 페인트에서는 비릿한 냄새까지 흘러나왔다. 게다가 3층 높이의 교회 천정까지 낙서가 돼 있다는 것을 인우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무얼 그렇게 쳐다봐? 낙서 처음 봐?

  발라미스는 어느새 상기돼 있던 표정을 바꾸어 인우를 빤히 쳐다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인우가 못마땅하다는 눈치였다. 그렇게 쳐다보는 발라미스의 얼굴은 차마 오래도록 마주볼 수 없을 만큼 못생겼고, 깊게 페인 주름 때문에 상당히 신경질적이고 날카로운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무섭다거나 표독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발라미스가 매섭게 노려보고는 있었지만, 인우가 겁을 집어먹을 만큼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던 것은 발라미스의 우스꽝스럽게 생긴 표정이었다. 발라미스의 표정은 마치 익살스러운 개그맨의 일그러진 얼굴과도 닮아 있었다.

  -…

  -주시자가 아니면 골드윈의 말을 어떻게 알아들었을까? 그 골칫덩어리 올빼미 골드윈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는 건 평범하지 않다는 건데… 어찐 된 일인지 네가 설명 좀 해주겠니? 빌리버그를 만나지 않았다는 게 천만 다행한 일이긴 한데 어떻게 골드윈을 만나게 된 거지?

  -그 얘길 하려면 너무 복잡해요. 그, 그보다는 초롱이가 아저씰 꼭 만나야 한댔어요.

  -뭐? 초롱이? 초롱이라… 혹시, 그 절름발이 고양이 말이니?

  -네. 알고 계실 거라 생각했어요. 가여운 절름발이 고양이가 초롱이 맞아요.

  -…

  발라미스가 인우의 말에 바닥에 나뒹굴던 접이식 의자를 펴서 그 위에 앉아 천정을 올려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인우에게 더는 묻거나 따지려 하지도 않았다. 그저 천정을 올려다보면서 연거푸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반복적으로 흔들어보였다. 인우는 발라미스의 행동을 물끄러미 지켜보기만 했다. 발라미스는 가끔 인우를 곁눈 짓으로 흘겨보는 척하더니 다시 한숨을 내쉬면서 먼 곳으로 시선을 던지듯 돌렸다.

  -그, 그렇다면 이 아이가 달령과 함께 지냈던 그 아이가 맞는 게 틀림없어. 이를 어쩐다? 드디어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 거로군. 아…

  발라미스는 의자에 앉아 쉴 새 없이 중얼거렸다. 그것도 인우가 다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굳이 천정을 올려다보면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던 것이다. 하지만 인우는 발라미스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인우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그 뒤에도 발라미스는 계속 중얼거렸다.

  -네가 달령과 함께 지냈던 인우가 맞지?

  -네.

  한참을 중얼거리던 발라미스가 숨을 다시 크게 들이마신 뒤 고개를 돌려 인우를 돌아보며 물었다.

  -그렇구나. 네가 인우였구나. 혹시 네가 초롱이와 함께 나바런에도 갔었던 거니?

  -네.

  -그곳에서 루퍼를 만났고?

  -네. 보르말린, 붐바, 돌무타오도 함께 있었어요.

  -저, 저런. 그랬구나. 그, 그럼 그 다쿠니와 함께 신의 산이라고 불리는 가막산 제단에도 갔었니?

  -네.

  발라미스의 말에 인우는 다쿠니 생각이 갑자기 떠오르면서 눈물이 솟구치려했다.

  -그럴 거까지 없다. 네 잘못이 아니니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어. 루퍼가 너를 택했던 게 아니고 네가 신의 눈에 띈 것뿐이야. 나는 철저하게 널 반대해 왔어. 그것 때문에 달령과 다툼이 많았지. 내가 현명한 판단을 하는 주시자라는 사실은 달령도 잘 알지. 하지만 달령이 몹시 지혜로운 주시자였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어쨌든 넌 이제 빌리버그의 표적에서 벗어날 수가 없게 된 셈이로군.

  -빌리버그가 뭐에요?

  -빌리버그는 교활한 불나방이란 뜻이지. 포악하고 더럽다는 뜻에서 유래했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로 유명한 더블라스야. 더블라스들 중 단연 최악일 거야. 우리 버실로우들이 그런 더블라스를 경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 네가 만약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지 않아도 될 고통과 남모를 어려움을 만났었다면 그건 바로 네가 이미 빌리버그의 표적이 되었다는 뜻이야. 빌리버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그렇기 때문에 어떤 방법이라도 동원해서 표적을 제거하려고 들지. 표적이 제거 되지 않으면 결코 표적을 놓지 않는 게 빌리버그의 특징이기도 해. 그런 말들을 골드윈이 하지 않았어?

  -…

  인우는 발라미스의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큰 눈을 껌뻑이면서 듣고만 있었다. 그러다가 다시 시뻘건 글씨와 그림으로 자연스럽게 눈이 돌아갔다. 보기에도 섬뜩하고 징그러운 그림과 글씨들은 사람이 쓴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내용이나 형태가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것들이었다. 신을 저주하며 사람을 욕보이는 것들을 사람 스스로가 표현하기엔 소름끼치는 일이었다.

  -지금 네가 보는 것처럼 이곳은 오래전부터 더블라스를 위한 제사로 가득했던 곳이지. 말하자면 더블라스의 쾌락으로 가득했던 곳이었어. 물론, 지금은 다른 곳으로 본거지를 옮겼지. 내가 온 이후로 말이야. 그들은 결코 이 땅에서 순순히 사라지지 않을 거야. 더블라스를 위한 제사를 네가 보았다면 아마 살아남지 못했을 거야. 보통 사람이 그것을 목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 그래서 이곳 교회가 선택된 것이었고 이 교회가 문을 닫게 된 이유가 된 거지.

  발라미스가 마침내 한숨을 거푸 내쉬면서 평온한 모습으로 인우를 돌아보았다. 마치 기나 긴 이야기를 꺼내놓을 때처럼 체념한 듯 한 표정을 지어보였고, 날카롭게 쏘아보던 눈빛도 조금은 누그러진 채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렇다고 인우가 이해할 수 있는 말들이 아니었다. 더블라스에 관한 이야기라든가 빌리버그를 이야기할 때면 인우는 머리가 온통 하얘지는 것 같았고 심지어 아프기까지 했다. 발라미스는 그런 인우의 표정을 살피지도 않았고 계속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듯 긴 이야기를 쏟아냈던 것이다. 의무감으로 벽을 향해 돌아앉아서 마치 외운 것을 중얼거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이 인우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라는 것도 발라미스는 아는 눈치였다. 그럼에도 이야기를 멈추지 않고 계속 끌고 갔던 것이다.

  -내가 굳이 네게 이런 알아듣지 못할 이야기를 해야 했던 이유는 이건 서문과도 같기 때문이지. 그렇다고 꼭 알아먹을 필요는 없어. 어차피 알게 될 거니까. 그리고 살고 싶으면 매일 새벽에 이곳으로 꼭 와야 한다.

  -네? 새벽에요?

  인우는 발라미스의 다른 말은 모두 흘려보내다가 새벽에 폐허가 된 교회로 와야 한다는 말에 몸을 부르르 떨면서 발라미스를 쳐다보았다. 대낮에 교회를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는 일이었다. 그것도 새벽에 와야 한다니 인우로서는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말을 듣게 된 것이었다. 폐허가 된 교회는 한동안 공포체험 장소로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곳이었다.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강심장들이 한때 유행처럼 몰려들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공포체험을 하던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대부분 귀신이 들렸다거나 자살을 했다는 소문이 나돈 것이다. 그런 이야기가 실제로 확인이 되었다는 증거는 없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많던 사람들의 발자취가 뚝 끊겼던 것이다. 경각 초등학교에도 오래된 이야기 하나가 학생들 사이에 퍼진 것이 있었다. 물론, 그것은 폐 교회에 관련된 이야기였다. 인우는 발라미스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리고 있을 때 불현 듯 오래된 이야기 하나가 머리를 스치고 지난다는 것을 느꼈다. 아주 오래되어 희미했던 이야기가 정교하고 세밀한 이야기로 재조립되어 인우의 머리로 가득 들어앉는 것 같았다.

  아주 오래전 경각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여학생 하나가 세 명의 친구들과 함께 교회 마당에 들어선 적이 있었다. 그 여학생의 용모는 매우 수려하고 예뻤으며 교내 장학금을 탈정도로 똑똑한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공포체험을 하기로 친구들과 약속한 뒤 정해진 날짜에 폐허가 된 교회를 찾은 것이다. 물론, 교회 안으로 발을 들여놓은 적은 없었다. 교회 안으로 발을 들여놓을 만큼 강하고 튼튼한 심장을 갖고 있지도 않았을 때였다. 다만, 기괴하게 생긴 버즘나무 아래에서 버즘나무와 교회 건물을 둘러보는 것으로 공포체험을 끝낸 것이었다. 그런데 거의 한 달이 다되서야 문제가 발생하고 만 것이었다. 그 여학생의 세 친구들이 이유를 알 수 없는 병에 걸리게 되었고 병에 시달리다가 두 명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아직도 고원시 외관에 있는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지만, 회복된다거나 완치가 될 거라는 가망이 전혀 없다는 진단을 받게 된 것이다. 문제는 공포체험을 하자고 제안했던 여학생이었다. 그 여학생은 친구들처럼 병에 걸리거나 병원에 입원한 일도 없었다. 신체적으로 이상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헛것이 보인다거나 무엇엔가 쫓겨 도망치거나 숨는 이상한 행동을 수시로 했던 것이다. 심지어 보이지 않는 허공에 대고 해명하는 것처럼 사정하기도 하고 공포에 질린 모습으로 비는 행동까지 했던 것이다. 그것은 수업 중에도 그랬을 만큼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수시로 나타났다. 그럴 때마다 그 여학생은 몸을 숨길 수 있는 곳을 찾아 도망한다거나 아무도 보이지 않도록 몸을 꼭꼭 숨기는 일을 반복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여학생이 실종되는 일이 벌어졌고 실종된 지 꼭 한 달여 만에 경각초등학교 지하실에 있던 정수장에서 익사한 채 발견된 것이다. 정수장에서 흘러나와 경각초등학교 텃밭을 적시던 물줄기가 점점 약해지더니 어느 순간에 뚝 끊긴 것이다. 그것을 이상히 여긴 경각초등학교 생활교사가 정수장으로 내려갔고 그곳에서 실종됐던 여학생이 익사한 채 발견된 것이다. 그 즉시 경찰이 출동했고 경찰이 학교 정수장 입구를 향하고 있는 cctv와 다른 모든 cctv를 확인하면서 여학생의 동선이 마침내 확인 된 것이다. 거기에는 어른들조차 혀를 내두르는 여학생의 이상행동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던 것이다. 그 여학생의 알 수 없는 이상행동과 정수장 출입문에 걸려 있던 숫자로 된 자물쇠를 푸는 행동 그리고 극도의 공포에 시달리는 눈빛으로 cctv를 바라보는 장면들과 정수장으로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 것 등을 확인하고 경찰들의 수사가 종료된 것이다. 그러고 나서 그녀의 모든 행동이 담겨 있던 cctv는 경찰에 의해 압수됐고 cctv에 담겨 있던 그녀의 행동에 관해서는 일체 외부에 발설하지 말라는 특별 지시가 교장으로부터 내려졌다. 하지만 그 기괴한 이야기는 누군가에 의해 조금씩 흘러나오다가 삽시간에 고원 시 전체로 퍼지고 말았다. 물론, 그 이야기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소문으로만 전해진 것이었고 실제로 교사들이나 어른들은 아예 입에 올리지도 못하게 한 이야기였다. 그런 일이 있은 뒤부터 폐 교회를 대상으로 하던 공포체험이 일시에 중단 되고 말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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