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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일곱 번째 기사
작가 : 프로즌
작품등록일 : 2016.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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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시작된 연극(9)
작성일 : 16-04-24 20:38     조회 : 795     추천 : 0     분량 : 1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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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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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7 - 인간의 후광(상)

 

 

 

 

 

 “허리를 곧게 펴십시오.”

 약간 구부정한 지운의 허리를 로딕은 검면으로 툭툭 쳤다.

 “아, 예.”

 지운은 움찔하며 구부정해진 허리를 곧게 펴고 정면을 응시했다.

 로딕의 낮은 목소리가 다시금 들렸다.

 “시선은 그대로. 왼손은 편하게. 그 상태에서 검이 일직선이 되게끔 오른손을 길게 뻗습니다.”

 명쾌하니 듣기 좋은 로렌스의 중음과는 달리 로딕의 목소리는 정말 나지막했다. 딱딱 끊어지는 말투가 로렌스는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냉정하게 들렸다.

 하지만 그런 목소리임에도 왠지 모를 박력이 느껴졌다.

 지운은 로딕이 시키는 대로 자세를 잡았다.

 “그 상태로 기다리십시오. 페이지, 그것을.”

 “네, 마스터.”

 로딕의 말에 페이지가 급히 뛰어간다.

 조금 지나자 페이지가 낑낑 거리며 뭔가를 끌고 왔다.

 땀을 뻘뻘 흘리며 끌고 온 물건은 나무로 만든 인체의 상반신 모형이었다.

 페이지는 모형을 지운의 앞에 세웠다.

 “깃털을.”

 페이지가 모형의 머리 부분에 붉은 색의 작은 깃털을 꽂았다. 그리고 양쪽 허리 부분에도 깃털을 단단히 고정 시켰다.

 깃털 꽂는 게 완료되자 모형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선 로딕이 자신의 검을 들었다.

 “깃털을 향해 내려칩니다. 이렇게.”

 적당히 다리를 벌리고 지운과 똑같은 포즈로 선 로딕이 검을 내리쳤다.

 쉿!

 분명히 들렸다. 날카로운 물체가 공기를 가르며 내는 파공성을 지운은 분명히 들을 수 있었다.

 ‘허!’

 지운은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내려치는 순간 로딕의 검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마치 원래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그의 검은 정확하게 깃털 끝에 머물러 있었다.

 로딕은 천천히 검을 다시 들어 올렸다.

 쉿!

 원래 자세로 돌아온 로딕의 검이 또 흐릿한 잔상만 남긴 채 사라졌다.

 한순간 사라졌던 검은 이번에도 정확하게 오른쪽 허리에 꽂인 깃털 끝에 머물러 있었다.

 왼쪽 허리로 향한 것도 마찬 가지였다.

 지운의 목젖이 울렸다.

 ‘대, 대단하다. 이게 진짜 기사의 실력인가?’

 단 세 가지 동작이었지만 지운은 ‘진짜 기사’가 어떤 실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한 치도 어긋남 없이 목표한 곳에 머무는 검을 보자니 절로 입이 벌어졌다.

 이런 로딕이 열 번 싸워 한 번 이겼다는 알폰소나 그 알폰소와 비긴 헬포드는 그럼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인가?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포인트(주 : 검의 끝)가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시작하시죠. 자세는 제가 봐드리겠습니다. 머리 쪽에 백번, 양 허리에 백번. 그리고 세 목표를 향해 연속해서 휘두르기 백번 입니다.”

 로딕의 말에 지운은 황급히 손목에 힘을 주었다.

 모형의 머리 쪽에 꽂힌 깃털에 시선을 집중한 지운의 팔이 휘둘러졌다.

 퍽!

 뭔가 단단한 것을 둔기로 강하게 내려치는 소리가 울렸다.

 롱소드는 깃털과는 한참 떨어진 어깨에 박혀 있었다. 딴에는 머리를 겨냥하고 내려친다고 쳤으나 둥그런 머리 부분에서 살짝 미끄러지며 어깨에 박힌 것이다.

 ‘이런 제길!’

 얼굴이 뜨거워졌다.

 지운은 서둘러 모형에 박힌 롱소드를 뽑으려 했지만 잘 뽑히지 않았다.

 로딕이 천천히 지운의 옆으로 다가왔다.

 창!

 경쾌한 소리가 울리며 지운의 검이 살짝 뽑혔다.

 로딕이 검으로 지운의 검을 쳐준 것이다. 지운은 로딕이 검을 치는 행동을 보지도 못했다.

 “아, 감사합…….”

 “혹시 이전에 검술을 배운 적이 있습니까?”

 갑작스러운 질문에 지운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 한 번도 없습니다. 솔직히 검을 든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흠.”

 선채로 턱에 손을 댄 로딕이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잠시간 그렇게 있던 그는 손을 풀고 말했다.

 “처음 검을 잡은 사람치고는 나쁘지 않습니다. 단, 너무 긴장을 해서 불필요하게 힘이 들어갑니다. 끊어 친다는 기분으로 휘두르시길.”

 “예.”

 휭!

 로딕의 말을 따라 ‘끊어 친다는 기분으로’ 지운은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몇 번이나 검날이 모형에 박혔고, 심지어 모형에 부딪치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검을 떨어트리기까지 했다. 정확하게 깃털 끝에 멈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2킬로그램의 롱소드를 백번이나 휘두르는 행동 그 자체였다.

 그 동안 체력단련을 제법 열심히 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너무나도 어렵고 힘든 일이었다.

 지운은 금세 지쳐갔다.

 “허억! 허억!”

 검을 든 오른 팔에 힘이 쉬 들어가지 않았다. 손목에 힘이 빠지는 바람에 검 끝이 축 처지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로딕의 검이 땅 하고 부딪쳤다.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검술의 시작은 자세로부터 시작됩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포인트는 상대를 향해야지 땅을 향해서는 안 됩니다. 자세를 바로 잡으시고 이제 옆구리 쪽.”

 “흐어…… 허업! 예.”

 급히 호흡을 가다듬은 지운은 다시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똑바로 내려치는 것 보다 비스듬히 휘두르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웠다.

 힘이 빠진 상태라 자세가 제대로 잡힐 리가 없었다.

 몇 번 휘두를 때 마다 로딕의 검이 지운의 몸 곳곳을 툭툭 치며 자세를 교정시켰다.

 “다리가 너무 벌어졌습니다.”

 “팔꿈치는 되도록 접지 마십시오.”

 “어깨에 힘이 빠졌습니다.”

 “허리. 좋은 폼은 허리에서 나옵니다.”

 “호흡을 가다듬으십시오. 숨을 마실 때와 쉴 때를 구분해야 합니다.”

 완전히 지쳐 있으니 자세고 뭐고 숨이고 뭐고 제대로 나올 턱이 없었다.

 하지만 로딕은 집요하게 지운의 상태를 체크했다.

 휭! 휘잉!

 이를 악물고 휘둘러 봤지만 지운의 검은 허망하기 짝이 없는 속도로 비실비실 움직일 뿐이었다.

 

 ******

 

 “그럼, 내일 이 시간에.”

 가볍게 목례를 해 보인 로딕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갔다.

 그의 시종 페이지가 안쓰러운 표정으로 지운을 몇 번 뒤를 돌아봤지만 결국 긴 한숨을 한 번 내쉬고 마스터를 따라 사라졌다.

 “헉! 허억……!”

 땅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지운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차츰 숨소리가 가라앉았다.

 “으윽!”

 지운은 롱소드를 의지해 일어섰다. 팔 한쪽에 감각이 거의 없는데다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이런 느낌, 지운은 예전에 한 번 겪은 적이 있었다.

 갓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같은 반 양아치에게 억울하게 맞은 적이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시비를 걸어 때린 것이다.

 물론 반항을 했지만 키나 덩치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던 지운은 그야 말로 곤죽이 되도록 얻어맞았다.

 분하고 억울한 마음에 지운은 복싱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동네 어귀에 복싱체육관에 다음 날 바로 가입한 지운은 몇 달 후면 그 양아치 녀석을 패 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열심히 훈련에 임했다.

 그러나 지운의 꿈은 단 한 달 만에 무참히 짓밟혔다.

 티비에서 본 복싱경기에서 프로선수들이 10라운드가 넘게 뛰는 것을 보고 나도 5, 6라운드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나 큰 착각이었다.

 관장이 한 달쯤 되었으니 링에서 한 번 뛰어보라고 해서 옳다구나 하고 반년 간 배웠다는 같은 체급 중학생과 스파링을 치뤘다.

 지운은 단 2라운드 만에 뻗어버렸다.

 맞아서 뻗은 게 아니었다. 말 그대로 지쳐서 뻗었다.

 6분. 단 6분인 2라운드 만에 주먹을 휘두르고 조금 뛰어 다녔다고 완전히 힘이 빠져 다리가 꼬인 것이다.

 “큭! 하긴 그때도 이랬었지.”

 허탈했다.

 돌격대와 함께 체력단련을 열심히 해서 체력이 확실히 좋아진 것을 느꼈다.

 그렇기에 설마 그 무지막지한 체력단련만 하겠나 싶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

 자세에 신경 쓰며 한 시간 동안 검을 휘두른 다는 것은 깐깐한 조교에게 한 시간 동안 총검술만 죽어라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내일도 또 이런 짓을 해야 한다니 눈앞이 깜깜해졌다.

 그래도 해야 한다.

 검도의 고수가 되어 이름을 떨치는 수준은 바라지도 않았다. 단지 작위를 인정받을 때 남들에게 망신을 당하지 않을 정도면 된다.

 하지만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간에 그것이 가능할까?

 “하아!”

 절로 한숨이 나왔다. 혼자서라도 해야 할 듯싶었다.

 지운은 터벅거리며 방으로 돌아갔다.

 

 ******

 

 “저, 마스터. 그 지운나리 말씀인데요. 조금 힘들지 않을까요?”

 “…….”

 “보통 처음 배울 때는 내려치기만 하지 않습니까? 초보자에게 연환공격(Chaining attack)을 연습시킨다는 것은…….”

 로딕의 걸음이 멈추었다.

 “시간이…… 얼마 없다고 하더군.”

 나지막한 로딕의 목소리에 페이지의 입이 다물어졌다.

 “데릭폰 절에…… 후작가로 가서 검술시범을 보여야 한다고…… 들었다.”

 “그, 그런가요?”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 체격이 좋기 때문에…… 금방 적응할 것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 달 동안…… 돌격대와 같이 체력단련도 받았다고 하더군.”

 “예...”

 “설사…… 따라오지 못한다고 해도…… 급한 것은 내가 아니다.”

 말을 마친 로딕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이것저것 물건들을 주렁주렁 매단 채 페이지는 열심히 마스터의 걸음을 뒤쫓았다.

 

 감정이랄 게 있을까 싶을 정도로 무표정한 기사였지만 페이지는 로딕을 존경하고 따랐다.

 3년 전, 도적떼에게 자신을 보살펴주던 조부모가 모두 죽임을 당하고 페이지는 홀로 남았다.

 그냥 죽여 버리자, 노예상인에게 팔자, 도적들이 그렇게 고민하고 있던 찰나 우연히 지나가던 게 로딕이었다.

 키도 크고 검을 차고 있었지만 로딕은 한눈에도 조금 어려 보였다. 게다가 도적들은 여섯 명이었다.

 당연히 도적들은 목격자인 로딕을 죽이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음침하게 웃으며 덤비던 도적들에게 로딕은 단 한칼씩만 선사해서 그들을 모두 황천길로 보냈다. 군더더기라고는 한 점도 없는, 말 그대로 전광석화 같은 칼솜씨였다.

 그날 이후 페이지는 이 무표정한 기사 나리를 따라다니기로 결심했다.

 처음 며칠은 자기가 따라오건 말건 신경도 쓰지 않았던 마스터다.

 비가 내려 로딕이 빈 헛간에 들어가면 부리나케 먼저 달려가서 그가 눕기 좋게 자리를 만들었다.

 고사리 손으로 열심히 불을 피웠고, 아침에는 항상 그보다 먼저 일어나 어디서 구했는지 깨끗한 물을 내놓았다.

 그렇게 한 달 여를 따라 다닌 후, 로딕은 왕립아카데미에 들어갔다.

 페이지는 그를 따라서 아카데미에 들어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꼬질꼬질한 얼굴에 다 헤어진 옷을 입은 모습으로 로딕을 따라 아카데미에 들어 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아카데미를 지키고 있는 경비병들이 무시무시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느껴졌다.

 ‘이곳은 너 같은 거지 녀석이 함부로 올 곳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경비들과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눈 후 로딕은 아카데미로 들어갔다.

 고민하던 페이지는 저도 모르게 로딕의 뒤를 따랐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경비병이 페이지의 뒷덜미를 낚아챘다.

 “이런 거지 녀석이! 여기는 네 놈이 들어올 곳이 아니야. 저리 꺼져!”

 경비원의 손에 매달려 대롱거리던 페이지의 몸이 막 땅바닥에 처박히려던 찰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 시종(Page)이오.”

 그 날 이후, 페이지는 로딕만의 페이지가 되었다.

 ‘마스터께서 뭔가 생각이 있으실 거야. 왜냐면…… 마스터시니까!’

 페이지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열심히 로딕의 뒤를 따라갔다.

 

 ******

 

 “이야! 오시길 기다렸습니다! 하하핫! 이제 훈련이 끝났나 보군요. 로딕 경이 잘 가르쳐 주던가요? 뭐 저한테 배우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아시다시피 저는 천재라서 평범한 인간이 제 검술을 배우기는 조금 무리긴 하죠. 핫핫! 아 물론 지운 경은 시에 있어서는 천재시죠. 하지만 검과 시는 같으면서도 다릅니다. 저야 그 두 쪽에 모두 재능을 타고 나서 천재인 지운 경과 함께 시를 논할 수 있지만 에 또 검술 쪽은 아시다시피. 핫핫핫하!”

 ‘절대 배우기 싫다. 헬포드에게 배웠으면 배웠지 너 따위 왕자 병 말기 환자에게 배우고 싶은 생각 따위는 절대 없어!’

 가뜩이나 피곤한데다 검술에 재능이 없다는 것을 온몸으로 체감한 후라 지운의 기분은 그리 좋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것을 알지도, 아니 별로 알고 싶은 생각도 없을 알폰소는 지운을 보자마자 떠벌거리기 시작했다.

 “그 시라는 게 말입니다. 역시 그 사람의 고아한 품성과 학식,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내면과 외면적인 요소들을 연금술과 같은 어휘의 조합으로 표현하는 것 아닙니까? 하아! 제가 사실 퀘른에서 시를 발표했을 때…….”

 ‘선수필승!’

 이대로 두면 끝이 없을 것이다. 선수를 잡기 위해서라도 이쯤에서 끊어줘야 했다.

 “시라는 것은!”

 한참 떠들던 알폰소의 입이 멈칫 다물어지며 눈이 확 커졌다.

 알폰소의 눈동자가 지운에게 고정됐다.

 “시라는 것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포함한 나와 타인에게 존재하는 모든 인생의 시간에 대한 주제를 솔직한 감정이 담긴 몇 가지 단어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남에게 보이는 모양새나 격식 따위는 시를 쓸 때 전혀 불필요한 요소입니다. 저는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시를 쓰는 사람과는 이야기 하고 싶지 않군요. 그럼 실례.”

 말을 마친 지운은 그대로 방으로 들어갔다.

 “…….”

 알폰소는 멍하게 서서 꽝하고 닫히는 문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지운이 사라진 방문을 한참 동안 바라보던 알폰소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몽롱한 눈빛과 함께.

 “머, 멋지다……. 역시 진정한 시인이라는 것은 저런 것이란 말인가! 이 천재시인 체스테인 알폰소, 오늘 드디어 새로운 세계를 접하게 되는구나.”

 말한 이의 의사가 어찌되었건 간에 마냥 기쁜 알폰소였다.

 “지운 경! 지운 겨엉! 문 좀 열어 주시겠습니까? 아까 하신 말씀 이 알폰소 정말 뼈에 새길 정도로 감동 했습니다. 잠깐이면 되거든요오. 저기 지운 겨엉!”

 ‘질기군. 정말 질겨.’

 거의 10분 째 밖에서 저러고 있었다.

 정말 멋진 말이었다느니, 진정한 시인의 측량하기 어려운 깊이가 담긴 고견 잘 들었다느니 하며 방문을 열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지운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잘못했다고 할 때까지는 절대 열어주지 않겠다.’

 로렌스에게 대략적인 설명을 들은 데다 직접 겪어 본 후 지운이 내린 최선의 방법이었다.

 저 말기 왕자병 환자를 길들이기 위해서는 초반부터 분위기를 주도해야 한다.

 어차피 아쉬운 쪽은 알폰소지 지운이 아니다.

 무릎을 꿇고 있는 기사에게 꽃을 내릴 레이디는 바로 지운이었다.

 “지운 겨엉! 저기 그 시론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오묘하면서도 명쾌한 결론을 내릴 수 있나요? 아, 레이디 프레드릭께 들었는데 엄청난 시집을 쓰셨다고요? 저기 그것도 좀 읽어 주시면 안 될까요오? 자고로 시라는 것은 그 시상을 이해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야 의미가 더 큰 거 아니겠습니까? 저 알폰소로 말하자면…….”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관자재보살 행심반야…….’

 지운은 마음속으로 불경을 외며 외부의 미혹(?)을 차단했다.

 알폰소가 떠들건 말건 지운은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하루 종일 저럴 수는 없는 법이다.

 지운은 느긋이 담배를 하나 물고 시집을 펼쳤다.

 최근 지운이 시간을 쪼개가며 노력하는 것이 바로 가지고 온 시집에 있는 영시를 외우는 일이었다.

 물리나 수학보다는 시와 문학, 정치 등에 관심이 많아 문과를 선택한 지운이다. 물론 애초부터 수학에 젬병이라 그에 관련된 과목의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긴 했지만 어쨌든 지운은 문학이 좋았다.

 ‘문과로 간 게 그야말로 신의 한수였다……. 후후!’

 지운은 수학을 못해서 문과를 선택한 과거를 머릿속에서 깨끗이 지워버린 채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지금은 상황이 제법 편하게 풀린다고는 하지만 사람 일은 알 수가 없다. 게다가 현대의 과학기술에 관련된 상식에 조예가 깊지 못한 지운이 이 세계에서 직간접적으로 이용해 먹을 수 있는 지식의 폭은 극히 좁았다.

 그 지식의 폭이라는 것은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전반적인 중세 역사의 관련된 정치와 전쟁, 종교의 흐름 그리고 그 속에 녹아 있는 중세의 전반적인 세계관에 대한 지식과 문학, 이를 테면 시였다.

 정치와 전쟁 기술, 종교의 인식은 국가와 민족, 시대의 흐름에 따라 굉장히 유동적으로 변한다.

 그것은 특별히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불변의 지식’이라기보다는 어떻게 보면 그때그때 달라지는 상황에 좀 더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일종의 안목을 기르는 ‘참고적 지식’일 뿐일 것이다.

 게다가 이 세계는 지구의 중세와 비슷하면서도 또 달랐다.

 자신이 알고 있는, 그리고 책에 나와 있는 지식을 그대로 적용시키기에는 굉장히 위험이 뒤따른다. 그것은 좀 더 이 세계의 전반적인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난 후에 끼워 맞추는 편이 훨씬 나을 것이다.

 또한 그런 것은 이 나라에 처음 온 ‘외국인’이 변방에 위치한 성 안에서 몇 달 말을 배우고 몇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다고 해서 다 파악할 수 있는 성질의 사항이 아니었다.

 대현자라고 해도 방구석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세계의 흐름을 완벽하게 파악할 수는 없을 거다.

 한데 그런 현자나 천재는커녕 그저 남보다 잔머리가 조금 잘 돌아가는 지운이 벌써부터 그런 것을 다 습득하고 분석해서 자신이 알고 있는 중세의 지식을 완전히 적용 시킬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인터넷이라도 되는 현대라면 수많은 정보를 수집하여 분석한 후 나름대로 결론을 내릴 수도 있겠지만 이곳은 정보의 흐름이 극히 제한된 중세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시시각각 변할 수도 있는 ‘현실적인 정보’는 아예 얻을 수도 없었다.

 가져온 책에 담긴 지식이 이 세계에서는 어쩌면 벌써 죽어버린 정보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지운은, 자신의 위장직업인 ‘정치가’는 좀 더 이 세계의 흐름을 확실히 파악하고 또 이 세계의 사람들이 자신을 더 이상 이방인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판단이 될 때 확실히 내세울 작정이었다.

 그렇다면 당장 써 먹을 수 있는데다 남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설 수 있고 자신을 쉽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시와 문학’이었다.

 로젤리아의 말에 따르면 프림왕국의 귀족층에 있어서 시문학이란 게 소개되고 진짜 시인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등장하게 된 게 얼마 되지 않았다고 했다.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문학작품이란 말 자체가 생소했다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주변의 문화가 발전된 나라와 교류가 넓어지며 최근에 수도의 고관귀족의 귀부인들이 직속시인을 거느리는 것이 하나의 유행이 됐단다.

 왕국의 젊은 귀족들은 검만큼이나 시를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고, 알폰소 정도는 아니지만 꽤 많은 기사들 또한 시에 중요시 여긴다는 설명에 지운은 쾌재를 불렀다.

 당장 써 먹을 수 있는 문학 작품.

 그런 것이라면 지운이 가져온 책 속에 널렸다.

 근대와 현대를 아우르는 명시들이 백여 편이나 담긴 시집!

 바다 건너 먼 나라의 백작 가문의 장자라는 위장 신분과 이제 자기가 썼다고 해도 아무도 뭐라 할 사람 없는 명시들을 적절히 조화시켜 써먹는다면 분명히 승산이 있었다.

 자고로 한 나라에 자연스럽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동경하는 앞서간 문화를 먼저 전파 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니던가?

 압도적인 군사력을 내세워 한 국가를 침략하는 것은 가장 무식하고 후진적인 방법이다.

 80년대 록앤롤과 할리우드 영화로 미국문화가 전 세계에 팍스 아메리카나를 퍼트리며 승승장구했듯이, 21세기에 들어와 K팝과 한류드라마가 세계에 점점 퍼지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보편적이고 동경할만한 문화야 말로 민족과 국가에 상관없이 가장 자연스럽게 그들을 회유할 수 있는 수단이 된 것이다.

 ‘시다! 적어도 지금 이 세계의 문화적 화두와 최신 유행은 바로 시인 것이지.’

 답이 나왔다면, 그것도 현 상황에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바로 실행해야하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듯, 오늘 역시 지운은 시집에 담긴 영시들을 외우고 또 외웠다.

 그렇게 시를 외우다보니 조금 분위기가 이상했다.

 쉬지 않고 떠들어대던 알폰소의 목소리가 언제부터인지 들리지 않게 된 것이다.

 내심 궁금해졌지만 지운은 아무런 티를 내지 않았다.

 아마 계산대로라면…….

 “저기 지운 경……. 제가 뭔가 잘못 생각한 거 같거든요. 진정으로 시를 쓰시는 분께 너무 건방지게 말한 거 같기도 하고 설라무네……. 어, 그리고, 그러니까……. 이 체스테인 알폰소, 기사의 명예를 걸고 사과드릴게요. 그러니까 제발 문 좀 열어주시면 안 될까요?”

 ‘걸렸나.’

 정말 단순한 걸까, 아니면 그렇게나 높은 자존심을 누를 정도로 시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일까.

 어쨌거나 성공이다.

 잠깐 지긋이 웃던 지운은 이내 근엄한 얼굴로 표정을 싹 바꾼 채 문으로 다가갔다.

 덜컥.

 “아앗!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지운 경! 아 사실 제가 말이죠!”

 “제가 질문하기 전까지는!”

 또 떠들어대려던 알폰소의 입이 다물어졌다.

 “앞으로 제가 질문하기 전까지는 먼저 이야기를 꺼내지 마십시오. 이것을 지켜주시지 않으면 알폰소 경과는 단 한마디도 할 수 없습니다. 특히 시에 관련된 것은 더욱 더 말이죠.”

 “네에…….”

 대번에 표정이 시무룩해지는 게 어쩐지 야단맞은 강아지마냥 조금 가엾어 보였다.

 하지만 저기에 넘어가면 안 된다.

 지운은 냉정하게 등을 돌리고 테이블 쪽으로 갔다.

 “앉으시죠.”

 알폰소는 머뭇거리더니 지운이 내민 의자에 앉았다. 역시 의자에 앉은 지운이 담배를 꺼내 물었다.

 찰칵!

 “…….”

 지운이 입을 열지 않으니 한동안 정적이 이어졌다.

 알폰소는 속이 타들어가기 일보직전이었지만 칼자루를 쥐고 있는 지운이 입을 다물고 담배만 태우고 있으니 입도 벙긋하지 못하고 묵묵히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건 홀리파이어라고, 우리나라에서 백작 이상만 되는 고위귀족에게 내리는 성구의 일종입니다. 심신을 안정 시켜주는 담배를 우리나라에서는 신이 내리신 작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런 귀한 것에 아무 불이나 붙이는 것은 신에 대한 불경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웬만하면 담배를 홀리파이어로 붙입니다.”

 “아, 그렇군요! 어쩐지 투명한 붉은 빛이 감도는 게 범상치 않은 물건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색깔이 마치 천상의……”

 “전 질문을 한 것이 아닙니다.”

 조금만 틈을 주면 표정이 뒤바뀌며 떠들어댄다. 지운은 냉정하게 알폰소의 말을 잘랐다.

 “예에…….”

 역시나 다시 시무룩해졌다.

 조금 불쌍해진 지운은 이제 당근을 주기로 했다.

 “한 대 피우시겠습니까? 듣자하니 애연가라고 하시더군요.”

 “아 예, 고맙습니다. 지운 경.”

 디스 한 개비를 내밀자 알폰소는 간식을 준 주인을 바라보는 강아지마냥 고마움이 절절히 묻어나는 표정으로 넙죽 그것을 받았다.

 지운은 내심 웃음이 터져 나오려 했으나 억지로 참고 근엄한 표정을 유지한 채 묵묵히 불을 붙여주었다.

 “맛이 어떻습니까? 역시 우리나라에서 고위귀족들에게만 특별히 지급되는 담배입니다만?”

 “아아! 정말 부드럽습니다! 담배 고유의 향이 혀를 감싸는데다 목에 전혀 자극이 없이 연기가 넘어가는군요! 이런 담배가 있다니……. 지운 경께서도 담배의 맛을 아시는 분이로군요!”

 지운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쯤에서 뭔가 하나 터트려줘야겠다는 생각에 지운은 조금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말했다.

 “시인이라면 응당 부드러운 담배와 감미로운 와인에 취할 줄 알아야죠. 절대 과하게 즐기지는 말아야겠지만, 적당한 끽연과 음주는 감정을 풍부하게 만듭니다. 풍부한 감정 상태에서 좀 더 시구나 운율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그렇게 완성된 시야말로 인생의 희로애락을 가장 정직한 언어로 표현된 ‘명시’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것이죠.”

 마치 진짜 시인이라도 되는 양, 지운은 눈을 내리깔고 무엇인가를 음미하듯 나른한 표정으로 말했다. 평소 지운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이 모습을 봤다면 아마 키보드로 머리를 찍고 싶을 정도로 느끼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알폰소는 지운을 모른다.

 “아! 아아……! 정말 멋지십니다! 이 체스테인 알폰소, 지운 경의 말씀 하나하나에 너무나 큰 감동을 맛보고 있습니다!”

 지운의 말과 태도에 알폰소는 손까지 부들부들 떨며 감격해 했다.

 단 한 번도 이런 시론을 들어 본적이 없는 그로서는 지운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야말로 천상의 감로주와도 같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남들이 명시라고 여겨줄 거라고는 절대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진짜 시는 그런 기대 없이도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감동을 전할 수 있습니다. 프레드릭 아가씨가 건네준 알폰소 경이 썼다는 시를 제가 좀 읽어 봤는데…… 뭐랄까요? 너무 경의 감정에만 충실해서 그것을 남에게 강요하는 듯 하는 것이 조금 문제인 거 같더군요.”

 “그,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르쳐 주십시오, 지운 경!”

 바로 눈앞에 사료를 둔 강아지 눈빛.

 하지만 지운은 그 안에서 좀 더 다른 것을 보았다.

 ‘이건……. 진심이군.’

 지운은 알폰소라는 젊은 기사가 얼마나 시에 대한 애정이 깊은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기사는 아마 단지 외로웠을 뿐이다.

 길을 찾고 싶었지만 그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을 거다. 성격 상 남을 잘 인정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을 테지만, 누군가 그것을 알아차려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길을 열어주었다면 시를 향한 이 기사의 열정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아봤을 거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지는 것이 생겼다.

 대체 이 열정은 어디에서 연유된 것일까?

 “그전에 하나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만, 알폰소 경은 대체 왜 시에 빠져들게 되었습니까? 그렇게 시가 좋나요? 경은 시인이지만 기사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기사라면 검을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 아닙니까?”

 난데없는 질문을 듣자 알폰소의 큰 눈이 껌벅 거렸다.

 그렇게 몇 번 깜빡이던 알폰소의 눈이 남자인 지운이 보기에도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호선을 그렸다.

 “네, 좋습니다. 저는 시가 정말 좋습니다. 검술은 뭐랄까요? 언제부터인지 내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검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재미있었지요. 내 의지대로 마음대로 움직이는 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는…….”

 잠깐 말을 끊은 알폰소는 씩 웃으며 담배연기를 훅 내뿜었다. 생각만 해도 즐겁다는 표정이다.

 “시는 제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뭐랄까, 정말 제가 하고 싶어 하는 말이 입안에서 계속 맴돌고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시를 써도 계속해서 또 다른 감정이 가슴속에서 요동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지요. 헌데 그게 그렇게 재미있더라고요. 시로서 저 자신을 계속 표현해 나간다는 것은 검을 휘두르는 것 보다 재미있습니다. 예, 저는 시가 좋습니다. 나는 기사이기도 하지만 시인이고도 싶습니다.”

 말을 마친 알폰소의 표정은 뭔가 감추고 있던 비밀을 후련하게 털어놓은 듯 편안하기 그지없어 보였다.

 ‘허…….’

 지운은 적잖게 놀랐다.

 무엇인가에 대해 이정도로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그는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오히려 비웃어도 전혀 개의치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매달리는 이런 사람을 만난 지가 언제쯤이던가?

 지운은 알폰소에게 조금 미안해졌다.

 이런 종류의 사람은 좀처럼 자신의 진심을 털어놓지 못한다. 자신의 진심을 사람들이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 허세를 부렸을 거다.

 마음이 풀린 지운은 한결 더 부드러운 얼굴로 말했다.

 “잘 알았습니다. 시에 대한 경의 마음은 오히려 저를 부끄럽게 만드는군요. 미약하지만 알폰소 경에게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지운 경…….”

 알폰소의 얼굴이 환해졌다.

 시공을 뛰어넘어 진심은 언젠가 통하는 것인가?

 두 시인의 눈빛이 허공에서 부딪쳤다.

 진심에서 연유한 따듯한 교감이 오가며 뭔가 알 수 없는 결속력이 생기는 것 같았다.

 그것은 사람들이 우정이라고 부르는 감정과 매우 닮아…….

 “아핫핫핫하! 역시 지운 경께서는 천재 중에 천재 십니다! 누군가 그랬거든요. 천재끼리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교감이 된다고! 하하하! 이 체스테인 알폰소, 오늘이야 말로 평생을 함께할 지기를 만난 기분이구나! 하늘의 새들아, 들판의 나무들아,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아! 오늘을 경배할 지어다! 핫핫핫하! 아, 이 어구는 말입니다, 제가 쭉 생각해왔던 것인데 이게…….”

 “…….”

 지운은 억지로, 혼신의 힘을 다하여 웃어보였다.

 뭔가 큰 실수를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동시에 이미 늦었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그렇게 지운은 이 세계에서의 운명의 우정, 체스테인 알폰소를 알게 되었다.

 

 <2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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