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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시작되는 준비
작성일 : 17-07-28 20:08     조회 : 265     추천 : 0     분량 : 15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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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돌아와서야 우리의 결혼은 서서히 실감이란게 나기 시작하였다.

 

 

 

 우선 , 그는 훨씬 더 독하게 재활을 했다. 한참이나 걷는 연습을 한 뒤, 다리에 끼고 있었던 걸 빼버리고

 

 팔에 끼는 지팡이를 짚고서야 조금씩 걸었고- 걷는 거리가 짧았지만 ,

 

 

 

 무리하듯 일부러라도 휠체어에서 일어나서 그 지팡이를 끼고

 

 걸으려고 애를 쓰는게 느껴졌다.

 

 

 

 

 그동안에는... 사실 부모님께 연락 안한지도 한참이었고- 부모님이 걱정하고 계실것 같다는 맘은 들었다.

 

 아마 내 전화가 안되면 세진이에게 연락 하셨을 테고-.. 세진이가 대충 둘러 댔겠지만, 그래도 걱정은 하고 계실 것 같았다.

 

 

 

 

 

 무엇보다 , 나는 후다닥 - 마치 도피라도 하는 사람마냥 이 사람곁으로 돌아왔으니 - ... 게다가 나는 전화 한통을 하지 않았다...

 

 

 부모님은 아마 아신다면, 이 불효막심한 것 싶으시겠지..

 

 

 

 

 그는 천천히 걸어, 아주 천천히 팔로 사력을 다해 걸어서 내가 앉은 곳으로 다가와서 , 내 옆에 앉아 내 볼에 입을

 

 맞춘다- 요즈음 가장 , 자연스러우면서도 가장 내가 놀라는 것은...

 

 

 

 

 우리 사이의 거리가 너무나 가깝고- 너무나 부드럽다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 종착역이라 여기면 나는 로맨스는 감소된다 그리 믿어왔는데..

 

 그는 언제나 , 나를 마지막장이라곤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첨 그리 귀히 여겨주고

 

 그의 아름다운 입술이 내게 닿아있기를 늘 원하는 사람처럼 내게 입을 맞추고

 

 

 

 나를 부드럽게 감싸 안는다-

 

 

 

 

 "집에서는 그냥 , 휠체어 타도 되지 않을까요? .. 당신 , 다리 안 아파요?"

 

 

 그 말에 그가 날 보면서 살짝히 팔에 매여 있던 지팡이를 빼며 살짝 웃었다.

 

 

 

 

 "나, 결혼식장에 너 데리고 걸어야 되고- 너희 부모님이 무릎 꿇으라고 하시기 전에 꿇으려면 , 연습 많이 해야해-

 

 연습해야 , 다리 속의 내것 아닌 것들도 내것 되거든...."

 

 

 

 

 그는 이런 일에 이골이 난 사람처럼 늘 , 아프다는 내색을 잘 하지 않는다- 그게 나를 문득 문득 가슴 시큰거리게 만든다.

 

 

 "웨딩드레스는 골랐어? 내가 몇개 뽑아서- 강비서한테..."

 

 

 그가 내게 말간 안색으로 묻는다...

 

 

 

 

 "아 봤어요- 그런데 위가 너무 드러나던데...."

 

 

 그가 살짝 웃더니 ... 잠시 무슨 뜻인지 생각하다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지 다시 묻는다.

 

 

 

 

 

 "그게 왜?"

 

 

 나는 , 잠시 , 고민하다가 더듬더듬 대답했다..

 

 

 

 

 "......그게.... 제가 , 뭐... 다른것보다 - 바스트가 썩 훌륭한것도 아니구요..."

 

 

 

 

 "........?"

 

 

 

 

 

 "그러니까.... "

 

 

 

 

 

 그가 잠시 시간을 두고서야 무슨 말인줄 알았는지 , 잠시 생각하는 척 하더니 활짝 웃으면서 대답했다.

 

 

 

 

 "왜 , ..... 그 정도면 훌륭하지 어느정도를 바라는거야?"

 

 

 

 

 칭찬하는 의도인것 같기는 하나 시선이 너무 특정부위에만 머무르기에 내가 어깨를 팍 때렸더니

 

 그가 다시금 징징거린다

 

 

 "왜 때려!! 진짜... 폭력이 이렇게 가까운 여자인줄은 몰랐는데...이번은 니가 먼저 말했잖아? 근데 왜 떄려!"

 

 

 

 

 

 "옷 뚫어지게 쳐다보니까 그렇죠!!!"

 

 

 

 

 그가 피이 , 하고 입술을 쭉 내민다... 불만이 가득하다는 표시다-

 

 

 

 

 "여기 너랑 나 , 둘말고 누가 있다고 - ..."

 

 

 

 그가 투덜거리는 목소리가 , 나를 얼굴 붉히게끔 한다.

 

 

 

 

 "당신, 요즘 강비서님 있을때도 나 보면 헤실헤실 거리고- 막 안고 감싸고 그러잖아요.. 그때마다

 

 강비서님 내색 안하시는 척 하는데 , 뭐 심장마비나 뇌졸중 맞은 사람처럼 놀라시는거.... 당신도 알지 않아요?"

 

 

 

 

 그가 그 말에 더 투덜거린다.

 

 

 

 

 "그러면 어떻게 해? 손이 좋으니까 자석처럼 끌리는거- ... 강비서 있다고 중력이 바뀌여? 지구가 돌다가 멈춰?

 

 아니잖아- 걔도 계속 보면 익숙해 질거야, 걔랑 나라고 뭐 원래부터 서로를 잘 아는 사이였다고 생각해?"

 

 

 

 어깨를 으쓱이는 그가 - 살짝 웃으면서 다시 말한다.

 

 

 

 

 "그리고 , 당신 이제 내 사람인데 , 당신 쓰리 사이즈는 나만 맘에 들면 되니까- 드레스나 고르세요!! 위에 톤을 맞춰서

 

 그렇게 보이는거야- "

 

 

 

 

 그의 말에 내가 살짝 얼굴을 붉혔다.

 

 

 그 얼굴에 그가 다시 괜한 소릴한다.

 

 

 

 "아 , 그보다 작다고 생각했어? - 평균 아니야? ....-"

 

 

 

 전혀 관심 없다는 듯이 팔락이며 책을 넘기며 내게 그런 소릴 툭 하자 내가 다시 손이 근질거리지만...

 

 정말 별 뜻 없이 한 소린거 같아서 일단은 꾹 참았다.

 

 

 

 나는 다시 드레스들을 보았다... 살도 살인데 , 윗부분이 너무 붙는다.... 그보다 결혼을 벌써 이렇게 계획하는게 맞을까?

 

 

 

 내가 후욱 하고 한숨을 내쉬자 , 그가 살짝 웃더니 책을 접어놓고서 , 슬쩍 다가와 내 무릎을 베고 누워서 날 올려다 본다-

 

 머리가 살짝 헤쳐진 그 얼굴은 , 꿈같이 아름답다- 나를 올려다 보는 , 말갛고 예쁜 얼굴-

 

 

 

 

 

 "왜 한숨이야? 걱정되? 어떤게 가장 걱정되는데?"

 

 

 

 달달한 목소리와 , 다정한 손길로 내 얼굴로 손을 뻗어서 살짝히 내 얼굴을 쓰다듬는다-

 

 

 

 

 " 그냥 여러가지 다요- 솔직히 , 나는 꿈도 안 꿨거든요- 당신과 함께 있는 것 만으로 만족해야지..

 

 이 정도만 되도 , 충분하다..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충분하다니.. 뭐가?"

 

 

 

 그의 눈빛이 약간 화가 난것같은 얼굴이다-

 

 내가 볼을 살짝히 꼬집으며 찡그린 얼굴을 살짝히 잡아당기자 그는 여전히 뾰로통하다

 

 

 

 "나를 못믿었던 거야 , 그렇지? 아무렴 내가 그런 생각도 없었으면 내가 거실에서 자던지

 

 아니면 다른데로 가고 말았지 당신을 그렇게 놔 뒀을까?? "

 

 

 

 투덜거린다-

 

 

 

 

 "당신을 못 믿은게 아니라, 우리 사이를 생각해 봐요- 얼마나 우여 곡절이 많았는데-

 

 설마 결혼까지 내가 꿈이나 꿨겠어요? 그리고 - 당신과 이 정도로 함께 하는 것만 해도

 

 난 충분히 행복했거든요-

 

 눈 뜨면 당신이 닿고- 자다가 손 휘저으면 당신이 팔로 감싸 안아주고- 내내 내 얼굴 소중히 쓸어주고-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내 모든것에 관심을 기울여 주는데.... 이건 내 꿈 같은 거였거든요- 어떤 연애도 이런 연애는 없었으니까-

 

 그야 말로 꿈같은 연애 말이에요 "

 

 

 

 

 

 그 말을 하면서 , 행복감에 나는 웃고 만다- 내 웃는 얼굴에 그도 마음이 좀 풀렸는지, 살짝히 베시시 웃는다-

 

 여전히 이 집은 냉방을 세게 틀어두는 작약 탓에 , 그는 얇은 셔츠를 걸치고 있다. 걸친 난방은 짙은 네이비에다

 

 잔잔하고 가느다랗게 꽃이 그려져 있다. 안에는 하얀 티셔츠가 부드럽게 그의 몸을 감싸고 있다.

 

 

 

 

 그가 뭔가 그려진 옷을 입은 건 , 내가 여기에 오고 난 뒤 부터다-

 

 

 그는 가만히 눈을 감는다- 이마부터 눈까지 이어진 상처는 꼼꼼히 흉터 크림을 발라서인지 , 많이 사라졌다..

 

 거의 티가 나지 않을 만큼 - 나는 그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춘다- 그는 , 자고 있는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듯이 활짝 웃는다.

 

 

 

 "꿈같은 연애가 , 꿈같은 결혼생활로 이어지게 해 줄테니까 두고 봐-"

 

 

 

 그가 낮게 중얼거린다-

 

 

 

 "에-... 결혼은 현실이랬는데-"

 

 

 내가 중얼거렸더니 , 그가 대답해 온다-

 

 

 

 

 " 현실이지만, 꿈같이 아름다울수도 있어- ... 애들은 ...늦게 만들자고- ...

 

 어떻게 얻은 신혼인데 , 신혼을 ... 아주 길게 즐겨야 겠어- "

 

 

 

 

 그가 그 대목에서 눈을 딱 떴다. 내 눈과 눈이 딱 마주치고 나는 부끄럽다는 생각에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그런 생각까지 하다니.. 이 사람은 여전히 , 걷기도 전에 뛰려고 해.....

 

 

 그래도 생각과는 다르다- 내내 외롭게 자라서 애기를 금방 원할꺼라고 그리 생각했다.

 

 나도 애는 다룰줄 모른다- 그는 애기를 잘 다루는 편인듯 했지만... 나는 애기가 뭘 원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그래서 늘 좀 어쩌주물 하는데, .....

 

 

 

 

 

 "어떻게 얻긴요 , 힘들어요?"

 

 

 내가 새침하게 웃자 그가 비장하게 중얼거렸다.

 

 

 "아직 진짜 힘든건 시작도 안했지-..... 너희 부모님 뵈어야지.. 어떤 옷 입지? 뭐 가지고 가야 좋아하실까?"

 

 

 그가 일어나면서 묻는다... "어머니나 아버지 뭐 좋아하셔?"

 

 

 

 

 " 글쎄 특별할것 없어요-... 뭐.... 아버지는 약주 즐기시는 편이고..... 자주는 아니시지만요..

 

 어머니는 , 뭐.. 과일 좋아하시는 것 같고.."

 

 

 

 그가 비장하게 고민한다.. 이 문제만 되면 , 전쟁 나가기전 장수처럼 눈빛이 비장해진다..

 

 그 정도로 겁난단 말야? 나는 어땠겠어.... 싶은 생각에 웃음이 난다. 그 cs의 회장님과 사모님을 난 하루에 얼렁뚱땅

 

 다 뵈었는데- , 그렇게 준비 하나 없이 , 어쩌다가 뵈었는데.....그 분들이 나를 좋게 보셨다는게 더 놀랍다-

 

 

 

 

 

 "어머니한테는 팔찌 같은거 하나 사다드리고, 아버지께는.... 비싼 양주라도 ...."

 

 

 그가 중얼거리는 말에 내가 깜짝 놀랐다..

 

 

 

 

 

 "과해요 과해! 무슨 , 부모님은 그럼 당신이 물질 만능주의다- 이리 생각하실 지도 모르니까 그냥 평범하게 해요

 

 평범하게!"

 

 

 그가 날 보면서 되 묻는다.

 

 

 

 

 "보석 싫어하는 여자는 없는거 아니었어?"

 

 그가 고갤 갸웃거린다-

 

 

 

 그 말에 내가 웃었다.

 

 

 

 

 "누가 그래요? 의미가 담긴게 더 좋죠- 보통은.."

 

 

 

 

 

 " 아버지는 주로 어머니 생신때 보석 사 주시더라고... 그럼 어머니도 내내 좋지만은 않으셨던 모양이군.."

 

 

 

 

 그가 의미심장한 얼굴로 개구지게 웃는다. 나는 살짝히 , 언질을 해 주고 싶은데

 

 나도 불효막심한 딸이라 그런가, 부모님이 진정으로 원하시는게 뭔지는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리송하기만 할 뿐,

 

 

 

 

 

 " 의미가 담긴거.. 음..... 어머니께는 우선 꽃다발을 꼭 드려야 겠다-.."

 

 

 

 그는 얼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다. 골똘하게 생각하는 얼굴은 , 마치 세계 정치 뉴스라도 고민하는듯이 비장하다...

 

 나는 그 모습이 , 좀 귀여워서 피식 웃었다. 그때 벨소리가 울렸다.

 

 

 

 

 

 '벨' 이라는건 - 평소에 이 곳에는 안 오던 사람이 왔다는 의미로 느껴져서 나는 좀 놀라서 일어났다.

 

 인터폰을 보니 놀라운 얼굴이 서 계셨다.

 

 

 

 

  어머님이었다-

 

 

 

 

 나는 그를 돌아보았고- 그는 팔에 지지대를 끼고 아주 천천히, 살짝 인상을 찡그리면서 걸어와서는

 

 인터폰을 확인하고서 문을 살짝 열었다.

 

 

 

 어머니는 언제나 그러셨듯이 소극적이고 미안한 표정으로

 

 서 계셨다. 양 팔에 뭔가를 가득 들고- 내가 뛰어나가 손에 드신걸 받았다-

 

 

 

 

 

 "어머 , 하임씨- 안 그래도-"

 

 

 

 "아니에요-"

 

 

 

 

 작약은 우리 둘의 모습을 , 보다가 아주 옅게 웃었다. 그러다가 어머님이 돌아보시자 얼굴 표정을 다시 바꾸었다.

 

 이럴때 보면 영락없이 무뚝뚝한 예전 모습 그대로다-

 

 

 

 그러지 말라고 언질을 좀 줬는데도... 그게 잘 안되는 모양이다

 

 

 

 아주 오래- 그리 살아오고 - 아주 오래 , 그는 가족들에게 , 아니 오히려 가족들에게는 죽어라 노력해서 본심을 감추어 왔다.

 

 

 

 

 어머니는 두손을 너무나 무겁게 하시고 왔다, 홍삼에다- 바리바리 싸 오신 반찬 ,

 

 

 작약을 보고 많이- 아주 많이 놀라신 낯이다

 

 

 

 

 아직 설수 있다고는 상상도 안 하셨던 모양이다... 물론 , 아주 힘겹게 걷고 , 시간이 무지 오래 걸리지만- 서 있는 것만해도

 

 그 수술에다 대면 , 기적이다. 진심으로-

 

 

 

 

 그는 천천히 휠체어로 걸어가더니 , 팔에 걸쳐지게 되어 있는 지팡이를 딱 빼더니 천천히 휠체어를 움직여 다가섰다.

 

 

 

 어머니는 내 손의 반지와 , 발그레한 내 낯을 보시고는 우리 둘을 번갈아 보시면서 - 처음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

 

 애수어린 슬픈 미소가 아니라- 제대로 방긋, 웃으셨다. 그 미소는 해사하게 웃는 작약과 참 많이 닮아있다-

 

 

 

 그는 살짝 어머니를 보며 웃고는 , 왠지는 알수 없으나 어머니가 그에게 뭐라 말씀하실게 따로 있는것 같지 않자-

 

 내게 커피가 어디있노라 손짓만 해 주고는 방으로 아주 조용하게 들어갔다.

 

 

 

 어머니는 흐뭇한 미소로 의자에 앉으셨다. 나는 앞에 어머니께 여쭌 후 , 홍차를 내어 드렸다.

 

 어머니는 방긋 웃으셨다.

 

 

 

 

 

 "미리 알고 있다 생각했는데도 , 보니까 기분 좋네요- .. 이제 모두가 안정권에 접어 드는것 같아요..

 

 지견이도 가끔 가서 , 보면- 마음의 평화를 얻은 것 처럼 보여요,

 

 

 나에게 그러더군요.. 평생을 라이벌이라 생각하고

 

 지혁이를 견제하느라고-... 20대를 싹 다 보내버렸는데.... 30대의 중반까지도 그리 보내고 나니

 

 이제야 진실이 보인다면서요....

 

 

 

  어쩌다 이까지 왔는지 모르겠다면서.. 그런데 얼굴에 원망이 없고

 

 평화가 드리웠다는게 딱 보여요- 웃어요... 이제는 가끔이지만요..

 

 

 

 

 그 아이가 그리 웃는 얼굴을.... 내가 손에 천천히 꼽아보니 .. 그게 대체 몇년만의 일인지 모르겠더라구요..

 

 처음엔 사람들이 술렁였어요.. 아무리 막아도 아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니까요.. 회장님에게 대체 무슨 생각이시냐고

 

 타박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더군요..

 

 

 

 저도 그래요 , 마음 아프지만-.....

 

 

 

 아이가 확실히- 고생스런 그곳에 있는데... 도리어 마음의 평화를 얻은게

 

 느껴지니까.... 저도 편안해요.... 다른 사람들 눈 신경써서는 , 가족을 이리 되 찾을수는 없었을 꺼에요- 정말로요"

 

 

 

 

 

 

 어머니는 여전히 우아하시다- 부드러워 보이는 얼굴과- 내 목에 걸린 목걸이를 알아채시고는 더 반갑게 웃으신다.

 

 

 

 

 

 "전에야 , 지혁이 마음을 다 모를 뿐더러... 지혁이가 원체 곁에 누굴 두고 싶다는 말도 하지 않았고..

 

 또 하임씨한테 감히 , 그런 이야길 하기도 미안했어요- 저 아이 손이 많이 가는 아이거든요- 예민하고

 

 

 내 아이지만 빈말로라도 , 쉬운 아이라고는 말 못하니까요-...

 

 

 그러니 하임씨에게 말도 못 꺼냈는데.... 하임씨가 선뜻 , 지혁이의 청을 들어주겠다고 했다고 하니

 

 나도 너무 고맙네요-"

 

 

 

 

 

 어머님은 테이블위의 내 손을 , 거의 간절하다 싶이 꼭 잡으신다- 그 손은 보드랍고- 여전히 따뜻하다.

 

 

 

 "참 행운이에요- 어떤 순서건 , 어떤 운명이었건... 하임씨가 아니었다면 저 아이는 ... 계속 일어난 비극들 때문에

 

 계속 그리 , 그 자리에 있었을 거에요-

 

 

 

 나이를 이까지 먹도록- 아 우리 참 그렇게 행복했구나 보다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하고 후회가 많이 들더라구요- 저 아이들을.. 물론 이까지 오기 쉽진

 

 

 않았지만은... 이까지 .. 내려 앉게 만든 것만으로도.. 우리 부부는 , 이제야 마음을 놓았어요-"

 

 

 

 

 

 

 내가 조심스럽게 얼굴을 붉히면서 말씀드렸다.

 

 

 

 

 

 "저한테 존댓말 안 쓰셔도 되요-..... "

 

 

 

 그 말에 어머님이 웃으신다, "그래도 될까요?.. 은인같다고 생각하니 자꾸만 존댓말이 나오네요..

 

 

 ......그래도 이제 가족 될 껀데... 그럼...."

 

 

 

 

 어머니가 내 손을 더 꼭 잡으시면서 , 한참이나 후에 , 몹시도 , 머뭇거리시다가 - 내게 인자하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하임아-"

 

 

 

 그 목소리가 왜 이렇게 울컥한지, 나는 내 손에 힘을 주고 , 어머니의 손을 따스히 감싸 안았다.

 

 

 

 

 사이란건 이상하다. 어떻다고 정의를 내리는 순간부터 마음이 가서 붙고- 마음이 붙으면

 

 

 어떤 관계든 특별해지고 만다.

 

 

 

 

 

 어머님은 조심스레 말을 꺼내셨다.

 

 

 

 "어쩌면 , 부모님께서.... 지혁이가 탐탁치 않으실지도 모르지만.... "

 

 

 나는 천천히 대답했다...

 

 

 

 

 

 "아니에요, ... 부모님이시라면 이해 해 주실거에요-... 아버지가 저 떠날때 , 하셨던 말은 , 원래도 말씀을

 

 많이 하시는 분은 아니시지만... 한가지는 명확히 하셨거든요-

 

 멀리서 보고, 떨어져 있어도 , 그게 사랑이면... 그 사람을 잊지 못하겠다고 생각이 들면...

 

 그땐 돌아오라고 하셨었어요... 아마 , .... 아버지는 , 같이 가기만 해도- 아실꺼에요

 

 어떤 사람인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내가 왜 잊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는지- 다 아실꺼에요

 

 아버지가 아신다면 , 어머니도 자연스레 알게 되실꺼에요 , 지혁씨는 몹시 긴장한거 같은데..."

 

 

 

 

 

 "나도 그래 , 내가 더 긴장이 돼- 내 아들이지만 너무 부족한게 많아서-"

 

 

 

 어머니는 웃으신다, 소녀같이 수줍은 미소-

 

 

 

 

 "아니에요- 저 사람 , 되게 자상하고-... 참으로 좋은 사람이니까- 누구나 , 조금만 겪어보면 알 테니까요- "

 

 

 

 

 "자상해? 정말로?"

 

 

 

 

 어머니는 자신이 칭찬 받은듯 더 기쁘게 웃으시고 나도 웃으며 답한다.

 

 

 "정말이요-"

 

 

 

 어머니는 가져 오신걸 이건 무엇이고 - 이건 뭐고- 요모조모 설명해 주셨다.

 

 손 끝이 야무지신 분이다- 척척 정리까지 해 주시는 통에 나는 마음이 죄송스러웠다.

 

 

 

 그리고는 여름옷이 조금 부족한걸 어찌 아셨는지 여름용 가볍게 입을수 있는 원피스까지 몇벌 사 오셔서 , 잘 맞는지 모르겠다며

 

 입어 보라고 당부하셨다.

 

 

 

 나는 고갤 끄덕이면서 , 어머니와 여름에 불어오는 부드러운 바람같이 기분 좋은

 

 대화를 나누었다. 이제 갈까 하시는거 같아서 , 작약을 부르러 가려고 했더니 어머니가 만류하셨다.

 

 

 

 

 "괜찮아 괜찮아- 아직 어색해서 그런거니까- 그냥 가도 되- "

 

 

 

 

 어머니는 내 손을 따뜻하게 다시 한번 잡으시곤 , 내가 뭐라 만류할 새도 없이 , 웃으시며 문을 살짝 밀어닫으시면서

 

 돌아가셨다.

 

 

 

 

 

 난 문이 닫히고 나서 - 그의 방문을 살짝히 열었다-

 

 

 창문이 살짝히 열려 있고- 방안에 딸린 에어컨도 틀어져 있었다. 얼굴에는 책이 덮혀있다. 읽다가 잠든 건지 눈부셔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얼굴위에 덮힌 책은 , 얇은 조지아 오키프의 화집이다. 나는 에어컨을 줄이고 그의 얼굴에 덮힌 책을

 

 

 

 조심히 들었다.

 

 

 

 그는 눈을 뜨고 있었던 모양이다 씩 , 웃는다.

 

 

 

 

 "에이, 자고 있지도 않았으면서 안 나왔어요?"

 

 

 그 말에 그가 대답한다 ,

 

 

 

 

 "너 들어와서 에어컨 끄기 전 까진 자고 있었어-"

 

 

 "어머니가 서운해 하시잖아요-"

 

 

 

 

 

 내가 눈끝을 늘어뜨리며 말하자 , 작약은 내가 그런 표정하게 해서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고갤 살짝 저었다.

 

 

 

 "아냐 , 오늘은 아마 너랑 말씀하려고 오신 걸껄- 그래서 자리 피해 준 거야"

 

 

 그는 살짝 웃으며 내게 손을 내민다- 나는 자연스레 그의 옆자리에 가서 안긴다-

 

 

 "고생했어- "

 

 

 

 

 그는 내가 어머니와 보내는 시간이 언제나 고될꺼라고 예상하나 보다, 괜찮은데..

 

 저렇게 아름다운 시어머니를 내가 대체 어디서 얻을수가 있다고-

 

 

 

 "고생은요- 반찬 주셔- 옷도 주셔- 예뻐해 주셔-, 우리 엄마보다 칭찬을 더 많이 해주시는데요?"

 

 

 내가 생긋 웃자 그가 나를 끌어당셔 꼭 안고는 말한다

 

 

 

 

 

 "아- 벌써 이렇게 예뻐서 어떡해? ... 다른건 다 괜찮은데... 애기 낳으면 당신 성격 닮아야 되는데....."

 

 목소리의 끝이 간절하다. 그 목소리에 내가 픽 하고 웃었다.

 

 

 

 

 "왜요?"

 

 

 

 

 

 "나 , 아프기 전에도 좀 , 뭐라 그래야 되지? 애가 좀 잔망스럽기도 하고- 또 얼마간은 좀 애 답지 않았어..

 

 상대편이 곤란해 하는것도 재밌다 여기고 그랬거든-....... 자존심은 하늘을 모르고 끝없이 치솟고- 그러면서

 

 아프고 나서는 또 자기 혐오도 엄청났고..... 내 아이는 안 그랬음 좋겠어 , 좀 평탄하고-.. 따뜻하고-

 

 용감하고- .... 그랬으면 좋겠어- 당신처럼....."

 

 

 그는 내 손을 꼭 잡고 이야기한다 , 그 말에 내가 피식 웃었다.

 

 

 

 

 

 "나도 안 그랬어요- 예전엔, 당신 만나고 나서 밝아졌죠- 용감해 졌죠-

 

 

 당신이 너무 망설이고 너무 움직이지를 않으니까-

 

 내가 움직여야 겠다 - 그런 생각이 먼저 들더라구요-

 

 

 

  전엔 나도 그랬어요- 회색같이 살았죠- 용기도 부족하고

 

 행복도 부족하고- 내 자존심 챙기느라 - 화끈하게 뭐 하나 해 보지도 못했죠- 그런데 , 당신 만나고 나서

 

 달라졌어요- 봄에서 초여름 직전에야 , 벛꽃이 만개해서 휘날리듯이- .. 내내 봉우리만 틔우고 있다가,

 

 당신이라는 봄비를 맞고 나서야 , 만개할수 있었으니까요-..."

 

 

 

 

 

 그가 그 말에 얼마간 침묵하다가 , 부드러운 웃음을 담은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그럼 , 우리는 서로를 만나 가장 , 아름답고 서로 가장 좋은거네?"

 

 

 그 말에 나도 웃음이 났다.

 

 

 

 그에게 내가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 어머님도- 강비서님도, 김박사 님도- 제이미도-

 

 적어도 우리 관계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가 그렇게 이야길 해 주었지만,

 

 

 

 나는 그가 나를 변화하게 했다는 생각을 자주 ,많이했다.

 

 

 전의 나는 소심했다- 아니... 무슨 생각을 해도 생각은 생각으로만 그칠때가 많았다....

 

 나의 20대의 대부분의 날들은 나를 초라하게 느끼게 하는 날이 많았다. 사랑도 뜻대로 안되고-

 

 외롭다 느낄 즈음 - 나는 이탈리아의 햇살을 받고 , 내가 그 동안에 뭘 하고 있었던 건가..

 

 그리 생각했다-

 

 

 

 

 여기로 이사를 와서야 , 그를 만났고- 내 그림을 알게된 그와 계약을 했고

 

 그와 이야길 나누고- 서로, 멀리 떨어져서 솔직하질 못해 아주 오래도록 서로를 살폈다.... 그는 내게 용감하다

 

 했지만 , 실제로 내게 먼저 손을 내민것은, 그였다.... 얼마나 오래 고민했을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얼마나 , 자신이 이율배반적으로 느껴졌을지... 자기 혐오가 심했을지-.. 천천히 되 짚어보고야 알았다-

 

 

 

 

 

 그는 그런것들을 감당할 만큼이나 용감하게

 

 내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그 용감함에 나도 덩달아 용감해졌다. 근거따위 없어도 이 사람을 온전히 믿을 수 있었다.

 

 마음속에 지워지지 않는 사랑을 품고서 - 행복하다 그리 믿을수도 있었다.

 

 

 나는 그의 목에 코를 묻었다. 이 사람에게서는 언제나 나의 향기가 난다. 나에게서도

 

 언제나 , 이제는 이 사람의 향기가 난다....

 

 

 

 

 

 나는 베시시 웃었다. 더는 겁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준다는 것이

 

 더는 무서운 일이 아니었다.

 

 

 

 내 마음을 준만큼 - 덜어 낸 만큼 그가 꼭 내 마음에 조각에 꼭 맞는 자신의 마음을

 

 주었으니까- 우린 그대로도 너무나 행복하다.

 

 

 

 그가 낮게 웃는 웃음소리가 느껴졌다- 에어컨 바람이 아닌 바람이 , 살짝히 열린 창에서 살랑 들었다-

 

 나는 행복하다 , 느끼며 눈을 감았다.

 

 

 

 

 

 

 

 -

 

 

 

 

 

 그녀는 나서기 전에 내게 몇번이나 당부를 하였다.

 

 진지하고 근엄한 얼굴로...

 

 

 

 

 

 "아니.. 우선 , 제가 돌아온지 조금 됐고- .. 저는 원래 제 집에서 지냈노라고 할 거에요-

 

 그 사이에 이 집에.. 오신거 같진 않으니까-"

 

 

 나는 고갤 끄덕였다.

 

 

 

 

 "그리고.... 제가 일이 잘 풀리면 저녁에 전화 할 거에요- 그런데 만약에 연락이 없잖아요?

 

 그럼 걱정해야 된다는 신호에요.. 알았죠?"

 

 

 

 

 숙지해야 하는 내용이 좀 무시무시하다... 무엇보다 그녀와 떨어지기가 싫어서 나는 깍지 낀 손을 놓지 않고

 

 입이 좀 튀어나오고 말았다.

 

 

 그녀가 달래듯 , 내게 말한다...

 

 

 "가서 , 밥 먹고 , 납득 하신거 같음 왠만하면 여기로 돌아 올게요-... 사실 너무 오래

 

 거짓말을 해서..... 이렇게 길어질줄은 몰랐는데 죄책감이 어마어마 하네요-....."

 

 

 

 "혼나면 내 핑계 대고 , 혼 나지 마- 내 잘못이었잖아 어찌보면"

 

 

 

 

 내 말에 그녀는 고갤 새침하게 저으면서 - 언제나 그랬듯이 자기 책임은 자기가 질 모양인지

 

 뾰족하게 대꾸한다.

 

 

 

 "맨날 자기 핑계대라고 해 , 내가 오고싶어 왔지 당신이 오란것도 아니었는데요- "

 

 

 

 

 "어쨌든, 혼나는거 싫단 말야-"

 

 

 

 내 말에 그녀가 픽 웃으며 고갤 저었다.

 

 

 

 

 "아니에요- 우리 부모님은 제가 죽겠다 싶을때 아니면 구제 해 줘야 겠다 안 그러시는데요 뭐-

 

 오는것도 , 가는것도 다 내 생각이니까-... 이해 해 주실꺼에요-"

 

 

 

 

 

 그녀는 곱게 , 솜씨 좋게 화장을 한 얼굴에 마지막으로 립스틱을 칠한다-

 

 

 

 밝은 분홍빛, 나는 그런 그녀를 벽에 살짝히 기대서 지켜본다- 그녀는 스웨이드로 된

 

 

 

 구두를 받쳐 신고서 씩씩하게 웃으며 집을 나선다-

 

 

 

 

 "다녀올게요-! 너무 불안해 하지 말아요 계속 연락 할 테니까-!! 걱정 너무 하지 말아요"

 

 

 걱정하는 건 , 오히려 나보다 하임이 더 걱정하고 있는 거 같이 , 하임은 몇번이나 내게 말했다..

 

 

 

 

 "알았어 다녀와-"

 

 내가 그녀를 끌어 당겨, 볼에 입을 맞추자- 그녀는 방긋이 웃고서 문을 살짝 밀어 닫았다.

 

 

 

 

 오랫만의 나만 있는 집이다... 집은 그녀가 있을때와 없을때가 너무나 확연하게 달라서

 

 서늘하게 느껴진다-

 

 

 

 

 그런데도 이상한게, 별거 아닌데 ... 내가 화장품을 놓던 화장대에 그녀의 화장품 몇개가 있는

 

 것만으로도 그, 존재 자체가 감미롭게 느껴질 지경이라는 거다- 아마 그녀의 손으로 놓였을

 

 블러셔 붓이 , 그냥 치우고 싶지 않다-

 

 

 

 

 그녀가 돌아올 때까지 그대로 있었으면 좋겠다 , 그런 생각이 든다.

 

 

 

 

 다리는 완전하지는 못하지만 , 이제 천천히 , 움직일 만은 하다... 지팡이 빼고 걸으면 좀 아픈 정도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 하임이 부모님을 개인적으로 뵐 날에는 , 멀쩡하게 걷고 멀쩡하게 앉고 해야 할 텐데-

 

 

 나는 낮게 한숨을 쉬었다.

 

 

 

 

 그때 누군가가 노크를 똑똑 하고서 잠시 기다렸다가 번호 키를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강비서인듯 해서 거실로 나섰더니 , 역시 강비서였다.

 

 

 "아- 하임씨는 가셨어요?"

 

 

 

 강비서는 이미 알았던 듯 하다- 아마 하임이 전에 만났을때 이야기를 했던 모양이다-

 

 

 

 

 "응, 그랬지... 그보다, 오늘은 무슨 일로?"

 

 

 

 

 

 "제가 그떄 하임씨한테 여쭤 봤었거든요-"

 

 

 

 "뭘?"

 

 

 

 

 강비서가 천천히 자리에 앉게 도와주려고 하기에 거절하고 나는 자력으로 , 천천히 의자에 앉았다. 그러자

 

 자신도 반대편에 앉는다.

 

 

 

 

 

 

 "결혼식 문제도 그렇고 신혼집 문제도 알아 보셔야 하잖아요?... 하임씨는 옆의 집까지 벽을 트고 싶으시데요

 

 전에 내벽 공사 한데를 뚫으면 , 도면 설계를 떼서 알아보니까 , 중간에 기둥 셈으로 벽을 하나 넣긴 넣어야 한다고..."

 

 

 

 

 "여기서 살고 싶데?.. 하임이가?"

 

 내가 되 물었다..

 

 

 

 

 

 뭐 싫진 않다. 여긴 내 좋은 기억이 많이 묻은 공간이기도 하니까.. 물론 고통스러운 기억도 있지만

 

 그녀와 마주한 가장 큰 , 이유중 하나는 집이 인연이 닿을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테라스에서 , 우리는 아주 많은 시선을 , 서로 엇갈려 나누었다... 그녀는 나를 보고, 나는 그런 그녀의 말간

 

 옆얼굴을 바라보던 곳... 이 집에 담긴 기억이 많다-

 

 

 

 

 "네 , 그렇게 해 보고 싶다셔서- 공사할 거 감안하고 - 일단은 알아봤어요- 하임씨는 가구도 새로 필요 없다시고- ...

 

 부엌 있는것만 없애면 부엌도 하나면 충분하다 하셔서...

 

 

 원래 작가님 집 자체가 두개를 붙인 거였는데..

 

 세개라니... 건물주 승인이 따로 필요할거 같애요 , 아니면 인증서라도 하나 떼어야 공사가 가능할거 같은데... 일단

 

 알아보면 확실해 지겠죠-

 

 

 

 

 어차피 집 마다 , 주인이 다르니까요... 이리 합치면 집 3개를 하나로 붙이는 건데.... "

 

 

 

 

 "그렇네..... 글쎼 , 하임이가 여기 살겠다 할지는 나도 예상 못했던 일이야.."

 

 

 

 

 "그럼 , 작가님도 아신 걸로 알고 , 공사 업체랑 승인 나는거 봐가면서 날짜 잡아서 다시 말씀 드릴께요, 아마 되지 않겠어요?

 

 그때도 따로 승인 내는거 안 어려웠거든요"

 

 

 

 강비서는 싱긋 웃는다.

 

 

 

 

 "하임씨가 , 참 합리적이세요... 흔치 않은 결혼식이 될건 확실하네요...

 

 

 큰 예식장도 싫다 하시고-

 

 가볍게 즐기는 정도가 원하시는 전부세요- 옷 같은 경우는 아직 선택 못 하셨지만... 제 생각엔 해외까진

 

 별로시면 ,제주도에 ** 쪽에 석양이 질때 참 예쁘데요 , 외국에서는 석양을 배경으로 결혼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고 하네요 , 주례 봐줄 분을 따로 생각해 두신 분 있으시면...?"

 

 

 나는 얼이 좀 빠진다..... 왜 이렇게 빠르지? 하임이 느끼던 어리둥절함이 어런 거려나..

 

 

 

 

 "...아니 , 그까진 생각 안해봤는데.."

 

 

 

 

 

 "그럼 서로 , 적어서 읽어주는 방식도 요즘 많이들 한데요-... 그렇게 간소하게 해도 되죠 ,야외에서 놓는 의자라고 해봤자

 

 양가 부모님... 친구 얼마나 부르시게요?"

 

 

 

 나는 곰곰히 생각해보고 대답했다..

 

 

 

 "...... 최고 많아봤자 5명이야 , 그중 둘은 제이미랑 , 지민이고 , 제이미가 아마 한사람 데려 올것 같으니까..?"

 

 

 

 

 강비서는 싱긋 웃는다. 내 상황을 잘 아니까 더는 묻지도 않는다.

 

 아는것이다-

 

 

 

 

 

 " 하임씨가 , 청첩장은 본인 그림으로 하고 싶으시데서 그러기로 했어요-"

 

 

 

 내가 몰랐던 것들이 꽤 있다.

 

 

 "너 진짜 , 유능해졌구나-"

 

 

 

 강비서가 빙긋이 웃으며 , 내게 대답한다..

 

 

 "작가님이 부인을 잘 얻으신거죠-! 척척이에요 , 뭐 크게 가지고 싶어하시는 것도 없더라구요,

 

 

 

 혼수고 예단이고-.. 그런거 없이 하고 싶으시데요- 서로 행복하기만 하면 되는거고- 이미 결혼을 만약에

 

 못했다고 해도- 이대로 행복할 자신이 자신은 있으셨데요- 그런데 결혼하게 된 거니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그러시더라구요- 아마 회장님도 , 사모님도 놀라실걸요- 아무것도 욕심을 안 내세요-"

 

 

 나는 천천히 대답했다.. 그녀를 떠올리는 것 만으로 손끝부터 온기가 번지는 내가

 

 신기하고, 이런 우리가 너무 따뜻해서...

 

 

 

 

 

 "원래 , 좀 그런 여자야- 되게 , 공평하고 공정한거 좋아하니까-"

 

 

 

 

 "신혼여행지는 하임씨가 , 생각 따로 안해 두신거 같아서 안 물었지만.."

 

 

 그 말에 내가 대답했다..

 

 

 

 "뭐 , 이탈리아로 갔다가 유럽 한바퀴 돌고 올까... 해?- 어렵지만 않으면... 가고 싶었던 곳 많은데

 

 그동안은 다리 건강도 불안정했고.... 다른 수술들도 틈틈이 해야 해서 못갔으니까-...

 

 이탈리아에서 일단 집이랑 , 짐 싸고 해야지.."

 

 

 

 

 

 강비서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진다..

 

 

 

 

 "그럼 유세진씨 마주 하셔야 할 텐데요?"

 

 

 

 

 

 "이제 우린 그런걸로 흔들릴 사이는 아니야 , ... 그 사람도 이젠 알고 있거니와-

 

 하임일 믿고 , 그 사람도 믿어, 둘은 좋은 사이일 거고- 하임이의 인생의 한 부분이니까...

 

 내게 하민이가 그런 것 처럼.... 영원히 덜어내지는 못할 한 부분이니까 이해해야지

 

 

 하임이도 하민이를 이해하잖아

 

 

 

 나라고 왜 유세진을 포용하지 못하겠어 심지어- 그 사람은 살아있고 , 늘 좋은 친구가 되어줄 텐데-"

 

 

 

 

 

 

 내가 살짝히 웃으며 덧붙이자 , 강비서는 잠시간의 침묵후에 웃는다. 부드럽게

 

 

 

 

 "작가님....이 말씀만 몇번 드리는지 알수도 없을만큼 많이 말씀 드렸지만.....정말 작가님도 많이 변하셨어요....

 

 그때 , 처음 뵜던 분이랑 지금의 작가님은 너무나도 , 다르거든요-"

 

 

 

 

 나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너도 그래- 형이 말하더라, 니가 너무 유능해 졌더라고.... 전화해서 그런 이야길 하더라고-

 

 아버지가 , 나를 포용하라 하실때 ... 나한테 이런점이 있다는 걸 칭찬 하셨었데 , 나는 누구든지 내 사람으로 만든다고..

 

 형이 널 칭찬하더라.. 너 개인적으로 형 면회 갔었다면서?"

 

 

 

 강비서는 내가 알거라 생각못했는지 좀 당황한듯 덧붙였다.

 

 

 

 

 

 "네..... 그 김희찬 군 문제도 그렇고, 뭐 때문에 그런 지원이 필요하신건지 한번쯤은 알아야 할 것 같아서 한번 찾아서

 

 

 여쭈었어요 어떤 의사를 가지고 계시는 지는 알아야 할것 같아서-"

 

 

 

 

 나는 그 대답엔 대답하지 않았다, 강비서는 할 일을 했을 뿐이다-

 

 그저, 강비서에게 , 다르게 대답하였다..

 

 

 

 

 

 "니가 아주 유능해졌데.... 눈빛이 달라졌다 그러더라고....

 

 넌 , 정말 이젠 그렇게 되었어- 뭐든지 , 맘 먹은데로 이루지-..... "

 

 

 

 

 

 그 말이 , 다른 뜻이 아니라 칭찬임을 알아 채고 나서야 , 강비서는 다시 웃는다.

 

 

 

 

 " 훌륭한 비서에다- 이제는 웨딩 플래너 역할까지 하잖아- ... 고마워-"

 

 

 

 강비서는 고갤 웃으며 젓는다.

 

 

 

 

 "아닙니다- 결국 가장 어려운 일들은 , 두 분들이 해 내신 거거든요....

 

 작기님은 결국 , 재활을 하셔서 걷게 , 이까지 오셨죠?

 

 

 게다가 , 하임씨는 제 편지 한장에 이까지 와 주셨죠

 

 

 

 수없는 수술을 견뎌 내신것도 작가님이고 , 그 앞을 기도하며 지킨건 하임씨에요....

 

 

 

 저는 다른 간단한 것들을 도와 드렸을 뿐이죠- 그게 제 일이고 , 제 직업이 비서인걸요"

 

 

 

 

 

 그가 싱긋 웃는다.

 

 

 

 "이까지 오느라... 우리 정말 , 다 수고했어- 너도 , 나도 , 하임이도..... 또 다른 모든이들도

 

 하나 쉽지 않았지만... 결국 왔으니까..."

 

 

 

 

 "그러게요,"

 

 

 

 

 

 우린 잠시 서로 마주보고 웃었다. 강비서는 내게 확인 한 것들을 말하고서야 ,

 

 자리에서 살며시 일어났다- 나는 손을 가볍게 흔들었고 그는 미소를 지으며

 

 문을 나섰다-

 

 

 

 

 

 

 이제 혼자인 것이 늘 익숙하던 내가, 혼자인것이 불안해진 내가 되어

 

 예전의 같은 집에 남았다.

 

 

 

 

 에어컨 바람이 유독 차가워 , 끄고서 창을 살짝히 밀어 열었다.

 

 

 

 

 

 가을의 옅은 느낌을 담은 바람이 살랑 불어와서 내 이마께에 닿았다......

 

 끝이 아니라 , 다시 시작이라서 설레고

 

 

 

 혼자가 아니라 같이라서, 같이 또 다른 사람들까지도 평화에 내려 앉아 기쁘다 하셨다고 , 하임이 전해준

 

 어머니의 진심에 감사하고

 

 

 

 

 내게 또 한번의 길을 내어준, 나처럼 못난 이를 끝까지 포기 하지 않게 도와준

 

 신꼐도 감사했다-

 

 

 

 

 

 내 내뱉는 숨 뒤로 , 다시 한번 가을의 바람이 불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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