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생에 , 처음의 대화
작성일 : 17-07-28 19:28     조회 : 239     추천 : 0     분량 : 1610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작약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작약은 잠시 후에야, 나에게 나직하게 말했다.

 

 

 "방에 들어가... 내가 나오랄 때 까지 나오지 마,..... 알았지?.... 소리 내지 말고 있어... 현관에 니 구두 들고

 

 일단 방에 들어가 있어........"

 

 

 

 구두까지도? 나는 너무나 놀래서 숨이 자꾸만 잦아들었다..

 

 

 

 

 "그치만.."

 

 

 

 나는 당황했고 어째야 할지 순간적으로 생각도 들지 않았다.

 

 

 

 

 "싸움 안 해- ..."

 

 

 그는 싸울 생각이 없는 것을 이미 난 알고 있다. 하지만 상대가 싸우자고 들면

 

 어쩌려고...

 

 

 

 게다가 눈 수술 사실까지도 모르게 하고 있었다 싶어져 나는 물었다.

 

 

 

 

 

 "또... 눈은 ..어쩌구요?"

 

 

 작약이 그 말에 픽 하고 웃었다.....

 

 

 

 

 "형이 어떤 사람인데.. 아직 몰랐을까.... 뭐 안다고 해도 지금은 괜찮아... 일단... 들어가 있어

 

 당장 당신이랑 마주하면 , 어떤 말을 할지 모르니까..."

 

 

 

 "그치만.."

 

 

 

 

 그때 작약이 내 손을 꼭 잡았다.

 

 

  그 손에는 온기가 가득했다... 예전- 그 차갑던 손이 아니었다..

 

 내 온기를 가지고 , 자신의 향기를 입힌듯 따스했다.... 내 눈을 바라보는 눈에는

 

 두려움이 없다. 잠시 그의 눈에 들었다 싶었던 두려움이... 사라지고, 담담함만이 남아있다.

 

 그 눈에는 , 남들과 비교할수 없을만한 온기가 느껴져 , 나는 가슴이 아릿하다..

 

 

 

 나는 고갤 끄덕였다. 그는 미소를 남겨두고 천천히 문으로 다가갔다.

 

 

 

 

 

 

 -

 

 

 

 

 

 

 

 형은 내가 휠체어를 타고 문을 열자..드디어 일반인 같은 반응으로 나를 보았다.

 

 난처해 보이는 표정이었다.... 이런 얼굴을 마주한게 얼마만일까... 형은 어색하게 말을 건냈다.

 

 

 

 "여전하구나"

 

 

 

 

 

 "......"

 

 

 

 

 어떤것이? 다리가? 아님... 내 모습이?

 

 

 선뜻 말이 내가 먼저 나서지 않아 나는 말을 말았다. 천천히 휠체어를 당겨 앉자 , 의외로 형도

 

 전처럼 대뜸 화를 낸다거나, 무례하게 군다거나.. 소리를 치지 않고 아주 얌전히 반대 자리에 앉았다... 십년이 넘는 시간동안에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눈은 수술했다는 이야기 , 들었다"

 

 

 

 말투는 내가 들어본적 없는, 명료한 , 적어도 공격성을 띄지 않는 말투였다.

 

 

 

 알고 있을줄 알았다..... 아마 , 사람을 붙이지 않았어도 이 정도 사실은 누가 이야길 해줬어도 해 줬겠지..

 

 그 결심에 장하임이 있다는 것도.... 어쩌면 알았을지도 모르지만, 당장에 장하임을 피신이라면 우습지만

 

 피해 있게 한 것은 , 마주치면 어떤 험한꼴을 당할지 나도 잘 몰랐기 때문이었다.

 

 

 형이 , 의외로 괜찮게 나올수도 있겠지만.. 이까지 왔을때에는 나에게만 할 말이 있다는 의미로 느껴졌다.

 

 

 그래야 말을 편히 할거 같아... 하임에게는 들어가 있으라고 한 것이었다.

 

 

 

 

 형을 나도 , 잘 모른다... 잘 모르는 사이의 우리, 우리는 형제이기 이전에

 

 라이벌이었으니 . 서로를 모른다.

 

 

 서로가 너무나 떨어진 시간이 길어서- 서로에 대해서 잘 모른다.

 

 

 

 

 "커피 한잔 줘?"

 

 

 나는 가벼운 말투로 물었다. 뭔가라도 사이에 있어야 말이 나올거 같아 물었다.

 

 내 눈에 보이는 냉정한 태도가 , 형을 오히려 차분하게 만드는 것 같아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응시했지만....... 결국 하민이의 죽음에 대한 확언을 듣겠구나 싶은 맘에

 

 마음 한 구석이 화닥이는 것도 느껴졌다.... 뜨거웠다...... 나는 긴장하고 , 무섭고... 또...... 머뭇거리는 감정 또한 있었다.

 

 

 형은 살짝 고갤 저으면서 말을 꺼냈다.

 

 

 

 "아니, 그럴 것 없어... 오늘 온건 , 알고 싶어서야...."

 

 

 

 "......"

 

 

 

 형의 태도는 많이 바뀌어 있었다. 잔뜩 고갤 내민 수염과 초췌해 보이는 몰골에서...그리고 예전과 달리 얼굴의 바싹

 

 말라진 윤곽에서

 

 그래도 아무렇지 않진 않았구나 싶어졌다.

 

 그게 누구 때문인지.... 혹은 아직도 잃은 자리에 대한 것인지...... 나는 알수 없었지만......

 

 

 

 차분하게 , 내 눈을 바라보는 형은.... 이미 내가 알던 사람도 아니었다.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본적이 없는 표정이었으니까... 본적이 없는 얼굴처럼

 

 낯설은 얼굴이었다.

 

 

 

 

 

 ".... 너도 알지 이제, 잘 알겠지.... 김희영이 이야기 하고 죽었을 테니....

 

 확신할순 없지만... 니가 말한 것 까지는 그랬다고 했단 이야기 정돈 나도 들었어.."

 

 

 

 형은 긴장한 것 처럼 보였다. 하민이 때문에 절망하던 일들... 아버지 앞에 무릎꿇고 머릴 처박으면서

 

 피가 줄줄 흐르는데도 악을 써댔던 내 모습... 내 다리를 스스로 망가뜨릴 정도로

 

 흔들렸던 나 자신들을..... 형은 알고 있었다... 내가 다가서서 자신을 밀치고

 

 부숴뜨릴까 우려하는 것 같은 그 표정이 찰나이지만 스쳤다.

 

 

 형도 나를 겁내고 있었다.

 

 

 

 

 "...."

 

 

 

 

 나는 , 별다른 말 없이 고갤 그냥 끄덕였다.....

 

 잘 안다고 할수 있을까? 수없이 , 수천번은 되풀이 한 상황을... 그 공기와 , 내 눈앞에서 집이 불타오를때의 열기등을

 

 난 아직도 잊지 못했다.. 완전히는-

 

 

 

 

 형은 더듬더듬,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야 ...... 김희영이 .... "

 

 

 김희영의 이야기는 의외였다.... 형에게 그녀는 그저 도구이었을 뿐이었다고 난 생각했으니까

 

 그리 생각하니 김희영이 더 딱했던 것도 있었다.

 

 

 그러나 형의 이야기는 의외였다... 건조한 눈과- 떨림을 감추지 못하는 입매에서..

 

 나는 , 이 사람이 내 형이 맞나- 진심으로 , 형이 낯설었으니까..

 

 

 

 

 "그래, 나는... 그녀가...죽을때 .... 어땠는지..... 알고 싶어졌어"

 

 

 그까지 말을 마치고 형은 , 고갤 숙였다. 내게 어려운 부탁을 한다는 듯한

 

 공손한 태도였다.... 본 적 없는...... 정말 본적 없는..

 

 

 

 

 알고 싶어졌다고?... 이제서야 왜?

 

 

 "왜?"

 

 

 나는 나이브하고 , 단순한 감정을 담아, 질문을 하려 안간힘을 썼지만 그 한글자에는 내가 애쓴 것 보다 더 원망의 빛이 담겼다....

 

 이제야, 김희영이 안타까워 졌을까? .... 그 여자는 내게, 눈 앞에 앉은 형의 안전만을 약속해 달라 그리 빌었다.....

 

 이제와서... 왜?

 

 

 

 형은 대답치 않았다.... 우리 사이엔 침묵이 아주 무겁게...내려 앉았다... 우린 침묵했고

 

 형은 내 대답만을 기다리는 듯 했다..... 결국에는 , 입을 연건 나였다.

 

 

 

 "그 여자는, 내 앞에서 .... 간단하게.. 대화를 하고는... 나를 창 밖으로 밀었어. 미리 알아 본 것 처럼...

 

 집 안이나 , 구조등을 나름대로는 훤하게 알고 있더군.... 사람을 붙였던 것이던 , 아니든..

 

 그건 별로... 이 상황에선 중요치 않으니... 그냥 넘어갈게"

 

 

 내 말에 형은 , 고갤 숙이고 끄덕였다.... 나는 천천히 - 다시 말을 시작했다.

 

 

 

 "... 잔인한 사실까지도, 가감않고 이야기 하자면.... 사람들이 한명도 없는 밤, 나 혼자 있을때

 

 그 여자는 날 찾아왔지......

 

 

 휘발유를 부으면서 계단을 천천히 올라왔고....

 

 아무렇지 않은 태도로- 내 전화를 뺏었어- 들어오면서 세큐리티 시스템을 건드렸으니... 25분 쯤 걸릴거라면서-

 

 

 신고할거면 생각을 고쳐 먹으라고... 자신은 이야기 하고 싶은 것 뿐이라면서......

 

 

 초연했어- 화장도 완벽히 하고 있었고

 

 옷도 , 제대로 갖춰 입고 있었어... 자살보다는 오히려- 어딘가에 참석하는 사람처럼 화려한 행색이었어....

 

 

 

 내가 내내 악을 썼는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어- 자기가 할 말만을 했지..... 태도는 적어도 ,

 

 공손까진 아니었지만 냉정하고-...... 담담했어- 정리와 준비가 완벽했던 거 보면..

 

 

 죽을 결심은 했을거야... 다른데서 죽으려다..... 단지 장소가... 그곳이 된 것 뿐이지..."

 

 

 

 

 내 말에 형은... 절망했다... 이제야? 이제야 절망을 한다고?...

 

 그랬다면 미리 잡았다면..

 

 

 

 차라리... 아니.... 그 전에.... 모든걸 그만뒀다면.... 모두의 이해가 일치해.. 서롤 괴롭히지 않았다면..

 

 차라리와 만약이 이어져서 ... 이미 소용없는 그 말도 안되는 허망한... 그 생각을 그만두고자 - 다시 말을 빠르게 이었다.

 

 

 

 

 "게다가 그 여자는 형을 사랑한다고 하더군 내내 그랬어 ..

 

 자기도 그래선 안됬다고 그랬어... 죽겠다고 찾아온 사람 치고는..

 

 너무나 담담했지... 죽음을 전혀 겁내질 않았어.....

 

 

 눈에서 그게 드러났지.... 겁내는 쪽은 , 형에게 그걸 밝힌 마음인것 같은 얼굴이었지....

 

 자기는 그래서는 안된다고 알면서도 사랑하는 마음을 품었댔지....

 

 

 

 그런데... 형은 사랑을 모른다고, 아예 그런 감정 자체가 없는 사람인데... 사랑했다고

 

 그런 감정이 없는건 내 탓이기도 하니까....

 

 내가 ... 그리 형을 강팍하게 만든 탓이기도 하니까...

 

 

 그러니까... 형만은 이 일에서 빼 주라고.... 용서해 달라고... 하민이를 해친 벌은 자신이 지옥가서 다 치를테니...

 

 그 일에서 형은 빼 달라고 그랬어... 다 자신 탓이라면서... 자신만 탓 하라면서, 자신은 미워해도 된다고 상관 없다면서..

 

 

 마지막 순간 까지도 내게 속삭였지...... 미안하다고, 그치만 형은 용서해 달라고...."

 

 

 

 내 냉담한 얼굴과 목소리에.. 형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서

 

 나를 바라보았다. 그 눈에는 충격도, 생전 형의 얼굴에서는 볼일 없다 여겼던

 

 슬픔도 보였다.... 오히려 놀란건 나였다... 형이 슬픔? 그게 말이나 되는 이야기란 말인가...

 

 

 

 

 나는 도저히 이해가 안갔다.. 이제서야? ...

 

 

 

  왜 그 당시엔 받아 줘야 한다 이런 생각이 안 들었단 말인가..

 

 왜 , 그때는 냉정하게 거절하고서...

 

 이제와서야..

 

 

 

 

 

 "어떻게... 죽었는지.."

 

 

 더듬 더듬 꺼내는 그 말에... 나는 대답했다..

 

 

 

 "알잖아, 분신했어....

 

 

 미안하다, 말하면서 마지막엔 제 몸에 휘발유를 부었지.... 손에 망설임이 없었어...

 

 이까지 나에게- 밝혀 놓으니 형이 자길 죽이기 전에 자신이 죽는다고 이야기하던데........."

 

 

 

 "......"

 

 

 

 "형이 그럴 의도가 없었대도... 그 여자가 그렇게 판단할 만큼- 형이 냉정했겠지......"

 

 

 

 비난할 의도는 아니었지만, 말은 다소 뾰족하게 나갔고- 형은 고갤 숙였다....

 

 

 

 

 

 "......"

 

 

 

 

 형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눈에는 내가 생전 보지 못한 표정만이 가득했다....

 

 이 사람이 내가 알던 형이 맞나 싶어, 나는 낯설었다......

 

 

 말 하는 사람은 , 나 뿐이었지만... 형의 감정이 소용돌이 치고 있음은 알수 있었다..

 

 나는 , 천천히 말을 다시 꺼냈다.

 

 

 

 

 " 적어도 , 난 눈을 잃고서....

 

 

 천천히.... 아주 오래 생각했어... 그 여자의 말을 곱씹을수 밖에 없었어...

 

 처음엔 분노였지, 분명히 그랬을 거야.... 그 여자는 자신의 안위따위는 걱정도 하지 않았어 바란건 그런게 아니란걸 금방 알수 있었으니까..

 

 

 그 여자에 대해, 잘은 몰랐지만.... 그런 눈을 하는 여자가 아니었단 것 쯤은 알지..

 

 나를 밀며... 보인 눈에선 눈물이 , 나와 같이..... 떨어지고 있었어.."

 

 

 

 

 

 "..."

 

 

 

 놀란듯 , 저도 모르게 입이 떡 벌어졌다가... 형은 표정을 다잡고는 다시 고갤 숙였다...

 

 그러다 고갤 살짝 든 , 형은 나를 무겁게 응시했다..... 입은 열리지 않았지만 내 말을 귀여겨 듣고 있음은 알수 있었다.

 

 

 

 "그 눈이, 너무나 , 지독하게 비참했어........ 구제하지 못할 만큼 비참했지...

 

 잊고 싶어도, 잊을수 없는 눈이었어.... 잊고 싶었지... 그 여자는 내가 사랑한 여잘 죽였잖아

 

 지독하게 미워하고 그냥 계속, 화 내고 싶었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상하게도 ... 조금 연민하게 되었지..

 

 이상한건 알아... 잘 알고 있지.. 하지만- 그 심정을 그래도는 약간, 헤아리게 되었다는 거야..."

 

 

 

 "......"

 

 

 

 "... 내가 묻고 싶은건...... 내게 상처가 될줄 알았다는 그 생각이 온전히 김희영의 생각이었냐는거야.."

 

 

 내 물음, 물음의 끝은 결국 원망이었다..... 내 눈에도 물기가 살짝 어리는거 같아 , 나는 눈을 다시금 부릅떴다.

 

 

 

 

 ".........."

 

 

 

 "그렇게 하면, 나를 무너뜨릴수 있다고, 그리 생각한건 자신이라고, 그랬지..

 

 그 여자는 내 감정을 이용했어, 내 기분이나 감정을 ... 완벽하게 간파한 거라고...

 

 그게.. 오로지 , 그 여자의 생각이었어?...."

 

 

 

 

 형의 대답은 ... 건조하게, 하게 되돌아왔다...

 

 

 

 

 

 "그래... 그 생각은 그 여자의 생각이었지만...... 실행은 결국..... 내가 다 한거나 마찬가지니까

 

 .... 그 여자만 탓할수 있겠어?"

 

 

 

 

 형은 내 말의 끝에, 덧붙였다..... 생각보다 순순한 인정에 나는 충격을 받았다....... 형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까지 뱉는지 도무지 믿을수 없었으니까...

 

 

 

 ".....오늘에서야.....내가 이까지 온건... 이제, 구제 받을 길이 너밖에 없단 걸 알았기 때문이야"

 

 

 형의 목소린 건조했다....... 각오하고 온 것이다..... 내가 무슨 소릴 해도, 받아들일 각오를 해 버린것처럼 ...

 

 

 "니가 김제한을 만났단 건.....

 

 김 제한의 아내가 내 동창이야..... 부탁도 않았는데.. 먼저 전화 해 줘서 알았지.........

 

 하지만, 내가 놀란건, 그게 아니었어... 니가 증언하겠다는 건 솔직히 내가 예상 한 수안에 있었어...

 

 

 언제가 될질 모르겠으니 더 불안했을 뿐이지... 니가 수술한거 알았을 때도 그랬어-

 

 불쾌하고 화도 났지...미안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니가 , 계속 가만히 있어만 주면 해결될 일이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내가 놀라고... 이까지 오게 한 것은 그것 때문이 아니야...

 

 니가, 내가 1급 살인죄를 받지 않게 힘썼다는 이야기..... 그렇게 안되게끔 신경쓰고 계속 김제한이랑

 

 조율하고 있다는 것에 쇼크를 받았어......... 나라면 내 목을 물어 뜯을 기회가 있었으면 ...... 망설임 없이... 물어 뜯었을 텐데"

 

 

 

 

 

 그 말에 자조적인 웃음이 섞였다..

 

 

 

 "넌 안 그랬지....... 그래서, 김희영이 대체 무슨 말을 했는지.... 알고 싶어 졌어...

 

 니 증오를 생각하면..... 도저히 난 이해할수가 없었거든..... "

 

 

 

 

 나 또한 건조하게 형을 쳐다보았다... 형의 눈에다 대고, 그 여자가 적극적으로 못한 말을...

 

 그 여자 대신 해 주었다.

 

 

 

 "형에게 잘못했던 지난 날을 , 내게 알려주었지..

 

 그 여자는 형을 너무나 사랑했어..... 사랑이 사랑인줄도 몰라서.... 처음 가진 사랑이라서....

 

 

 내가 하민이에게 배웠듯... 누군가가 가르쳐서 배웠다면 알았을텐데.. 그 여잔 형이 첫 사랑이었어...

 

 그래서 그게 사랑인줄도 모르고 마음에 품었다고..... 그 사랑때문에..... 나는 형을 , .....

 

 

 형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용서할수 있었어...... 물론 , 쉽진 않았지만...

 

 

 내가 많은 사람들의 배려를 받고.. 결국엔 수술할 마음까지 먹었듯이......

 

 사람에게는... 누구나 , 새로 태어날만한 기회가 필요하잖아......"

 

 

 

 

 

 "......."

 

 

 형이 발끈하거나 물건이라도 집어 던질줄 알고, 약간의 긴장을 품고서..

 

 나는 말했다.... 하지만 형은 전혀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이미 이까지 온거.... 니가 증언을 하던 안 하던.... 그 여자가 내게 말했듯... 마지막 증거물을 찾던 찾지 않던..

 

 내가 뭘 어찌할수 있겠냐, 아버지는 내게 마지막 기횔 주셨는데..."

 

 

 형은 씁쓸하게 픽 하고 웃었다...

 

 

 "나는 아버지를... 실망 시켜드리고 싶지 않았어.... 오래도록 그렇게 배워 왔더니...

 

 반사적으로 입에서는 .. 거짓말 부터 나오더군, 처음엔 니가 화가 났던 어쨌던 ....너 못지않게..

 

 나도 그 여자한테 미치도록 화가 났어....

 

 

 일을 수습안될 만큼 벌이고 떠나면.... 나 더러 어쩌란 건지 원망하고 그 여자를 미치도록 미워했지..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 여자의 눈이, 나도 잊혀지지가 않았어"

 

 

 형의 마지막 말은 탄식에 섞여 욕지기처럼 나왔다.

 

 

 "버릴땐 망설임 없이 버렸는데..... 그 행동에 죄책감도 안 느꼈는데...

 

 그 여자의 눈에는, 어느 순간에 탐욕보다 내가 더 많았는데.... 왜 나는 몰랐을까.....

 

 

 

 아니 그 당시에는.... 솔직히 알고 싶지도 않았어 솔직히..

 

 지나고 나니 알겠더군 그게.... 그 여자가 했다는게.... 그냥 사랑일지도 모른단 생각........

 

 

 다시 내가 그런 눈을 볼수 있을까....... 눈에 , 내 배경이나... 다른 게 아니라..

 

 이런 나를... 속이 꼬이고 더럽고 , 예전... 니 말대로.... 생 양아치에 불과한 ... 그런 나를

 

 눈에... 그리고 마음에... 담아줄 사람이 있을까...... 같은 생각이 들었지.....

 

 

 

 그런 멍청하디 멍청한 생각에 사로잡혀... 나는 그래,

 

 그 여자는 나한테는 .. 누굴 사랑하는 마음 따위 , 없댔지만....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살았고- 부정하고 , 애써 더 화를 내면서 부정하고 또 부정했지만....

 

 

 

 

 그래... ..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어느순간엔가는... 미안해 졌어, 그 눈을 떠올리니 다시 나를 그리 바라봐 줄 눈이.... "

 

 

 

 형은 내 눈을 보고 마지막 말을 했다.

 

 

 

 "다시 있을것 같지 않더라고"

 

 

 

 "............"

 

 

 

 

 나는 김희영이 알길 바랐다..... 형이 결국엔 당신을, 미워했던 어쨌던... 끝내는 당신의 사랑을 알았노라고.....

 

 그곳에서라도... 이 사실을 알기를..... 나도 당신을 원망했지만....... 이미 일은 일어났으니.... 당신도, 사랑정도는 가질수 있지 않겠냐고.....

 

 

 " 김제한이 낸 수에는 , 아마 자수가 있었겠지.. 적어도 , 니가 장하민쪽을 도울 생각이었다면

 

 애초에 김제한을 만나지도 않았을테니까..... "

 

 

 

 

 형의 목소린 담담했다.... 난 얼고 말았다. 그건 옵션 자체에 달려 있지도 않은 것이었다.

 

 형이 그걸 선택할거라고는 나는 감히. 상상도 하지 않았으니까....

 

 

 

 

 "......"

 

 

 

 "아버지가 아마, 스스로 말씀 하셨듯이.. 이제는 날 도와 주시지도 않을 거고,

 

 그대로 라면, 내 자금도 다 동결하실수도 있겠지..... 이미 내가 빼 돌려 놓은 돈으로도 힘들지도 몰라...

 

 그러니 자수라도 1급 살인죄를 받을지도 모르지..."

 

 

 형의 목소린 , 체념이라도 한 것 같은 목소리였다. 결국 내가 입을 열었다.

 

 

 

 "....난 , 형이 1급 살인죄를 받길 원치 않아, ..... 지난 시간 속에서 내가 깨달은 건.... 인생은 내가 남한테 한 만큼

 

 돌아온다는 거야...... 적어도 그건 확실히 알았지..

 

 

 남한테 가혹하게 군 만큼... 내게도 혹독한 일이 일어난 다는걸.... 나는 스스로 배울수 밖에 없는 시간을

 

 너무나도 , 길게 가졌거든.....

 

 

 

 내가 남에게 따뜻하게 ... 아니, 애초에 형한테 손을 내밀고- 계속 그리 굴었다면 지금보다는 우리 사이가..

 

 낫지 않았겠어?- 애초에 이 까지 일이 오지도 않았겠지..

 

 

 

 게다가.. 형이랑 나는 가족이야... 증언할때 - 공정성의 법칙 같은게 적용되려면 , 내 자신도 리스크를 감당해야해..

 

 그 법칙이 꼭 부부간에만 적용되는건 아니라고 하니까... 그래서 김제한이랑 이야기하는게 길어졌을 뿐이야....

 

 

 형의 선택에 달린거지...."

 

 

 

 

 

 형의 눈이- 내 이마에서 눈 조금 밑까지 이어진 상처로 향한다.... 형이 내 얼굴을 마주보고 이리 ,

 

 눈에 증오가 뚝뚝 떨어지진 않는.... 적어도 이정도 상황이........ 얼마만의 일일까..

 

 

 

 처음 있는 일인것 같다.. 얼마만이 아니라... 그냥 , 처음 있는 일....

 

 

 

 "....."

 

 

 

 "형에게 확실하게, 내가 할 만큼만 이해를 상충하자면 그래....

 

 그래 , 완전히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겠다. 이 확답은 줄수 있어....

 

 

 하지만 다른 걸 생각한것 정도는 있어...

 

 난.... 내가 가진 주식중에서.... 내가 원하는 거라고는 , 문화 출판을 cs이름 붙여서 내보고 싶어-

 

 

 다치고 나서, .... 이건 최근에야 든 생각이야..

 

 

 

 내 책도 그렇고, 거기 대표 이사와 이야기 잘 해서, 그 출판사를 매입하고- 중역들 물갈이 없이 그렇게 한번 가 보고 싶어....

 

 그것만 내 것이야, 내가 관리하겠단 생각은 있어.. 하지만

 

 

 다른 모든건 형거야,

 

 

  우습겠지만 ..... 문화쪽엔 형도 아버지도 전혀 사업적으로 가 본 적 없으니까.....

 

 그것정도는 나도 이끌 만 해 질거 같아, 그런게 , 길게 보면.... 어쩌면 이제는 필요할 것 같기도 해...

 

 

 하지만, 난 여전히 작가일 거고..... 그 회사에 원하는거라곤 그게 다야.... 내 책을 내줬던 사람들이니... 내가 원하는건

 

 그게 다야..... 더 욕심없어-

 

 

 

 딱 그까지야.... 그 이상은 다 형에게 줄게.......

 

 그 뒤로 키우면 내 것일수 있겠지, 하지만 그거 말곤 그게 뭐가 되더라도 형 거야 -

 

 

 나는 애초에- ..... 예전이건 지금이건.. 형이 나를 의심했건- 아버지가 나를 어찌 생각하셨건.... 원래도-

 

 회장 자리따위 관심 없어- .... 책을 계속 낼 만한 지지 기반은 솔직히 이까지 오니까 하나 가지고 싶어졌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나 , 보답을 해 주고 싶어졌거든"

 

 

 

 

 

 형은 별 뜻 없어 보이는 얼굴로 그저 날 바라보았다.. 나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 기반으로 나처럼 , 힘든 사람들 도와주고 싶어...... 시각 수술이 필요한 사람, 혹은 사고때문에 ptsd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후원하는 단체를 만들까 해...... 우리 나라에는 ptsd를 치료하는 경우는 흔치 않지- 총상에 동반된다고만 생각하는 사람도 많으니까...

 

 

 

 오래 생각 해 보니까.... 내가 도움이라고 많이 받았던 것들이 있는데... 그게 특권이었더라고..

 

 내가 운이 좋았던 거였지....

 

 

 

 

 그 , 기회조차 없는 이들도, 많고 많더라고.... 그리고 늘 생각해 왔지만...회장 자리는- 언제나 , 예전에든 지금이든... 그 자리에 앉을 사람은

 

 변치 않고, 형이야...... 그 자리를 평생- 절대로 , 욕심내지 않을거야.... 애초에

 

 난 그 자리를 감당 할수 조차 없어"

 

 

 

 

 내 말에 그제야, 형은 좀 놀란듯 했다..... 출판사 매입은 나를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강비서를 위한 일이기도 했다.

 

 하임이 내 생활에 들어오고 나서야... 나는 , 앞으로의 삶을 생각하고-... 천천히... 내가 받았던 은혜들에 대해 돌이켜 보았다..

 

 '앞으로의' 일.... 앞으로 내가 무슨 일을 하면서 살아가야 하는가-

 

 

 애초에 말하자면.. 목표같은것...

 

 강비서는 오로지 내 비서로만 늙기엔 강비서는 무척이나 유능했다....겪어보면서 확실히 알게 되었다....

 

 

 

 어느정도 일을 맡겨 두면 잘 할것도 알기에.... 내가 풀타임으로 마크 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것을 이끌어 나갈 것을

 

 알수 있었다.

 

 

 같이 한번 일을 벌여 볼까 싶었다.

 

 

 문화산업.... 그야 말로 - 내가 오래도록 잘 할수 있는 것에 대해서.... 나의 미래

 

 하임의 미래-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에... 나를 위해 나를 , 선택해준 사람들에 대한 ... 미래까지도 ..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차차 하고 있던 차였다... 받았던 도움들과 , 내가 앞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방향성의 문제...

 

 형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알수 없었다... 수익을 내겠다는 확신은 있어도..

 

 

 후원 사업도 하겠단 말까지 한건... 형이 뭐라도 수용해 보겠다는 자세가 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우리가 가진 건설이나 반도체, 전자제품 , 등등의 굵직한 것들에서 손을 떼어 낸다고 이야기 한게 그랬다.

 

 

 

 지금 쥐고 있는 주식도 , 어느정돈 정리를 하고 싶었지만 형의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 이상

 

 

 아버지도 어머니도- 그 면에선 강경하게 나오실것 같았다.

 

 우선은 당장 손 땔수 없겠지만... 천천히 .. 그것마저 형한테 주고 싶었다.

 

 

 

 

 나는 아버지의 눈을 떠올렸다..... 그 태산같던 분의 , 약해진 눈빛과... 전의 과오를 인정하시던 그 모습...

 

 나는 힘있고 , 낮은 목소리를 천천히 다시 말을 꺼냈다...

 

 

 

 "어머니 아버지.... 두분 다 , 정말... 진심으로... 지난 평생을 후회하고 계셔, 나도 마찬가지야.....

 

 형의 어린날을 배려 못했던걸.... 셋 다 , 진심으로 후회하고.... 진심으로 미안해 하고 있어..........

 

 

 나도 나지만 부모님을 생각해.... 두분 다.... 진심으로 그리 느끼셔..

 

 

 

 그래.... 김희영의 말, 당시엔 뻔뻔하다 그리 느꼈지만, 솔직한 말로는 사실이기도 했어

 

 형이 사랑하는 마음이 뭔지도 모르고 산 데는....... 당연히 내 탓도 있지... 없다고 부정할수 없어-

 

 우리는 너무, 당연한 것을 힘든 길로 굽이 굽이 돌았어.......형"

 

 

 내 목소리에는 나도 모르게 회한이 섞였다... 더 오래 전 , 이 말을 했다면

 

 우린 달라졌을까..

 

 

 더 서로를 오래 미워하지 않았다면... 내 많은 실수들이 없었다면.. 형의 미워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우리는.....

 

 

 

 내 말에 형은 고갤 푹 숙이고 , 진심으로 , 내가 이해가 가지 않는 단 듯 내게 물었다.

 

 

 

 

 ".....너는 , 정말 화도 안나?...."

 

 

 의아함과, 아주 조금은 나를 믿을수 조차 없단 듯한 목소리였다..

 

 

 

 

 "......."

 

 

 

 

 그 말은 형이 내게 물은 말 중... 욕도 아니고 화도 아니고.....

 

 

 유일하게 솔직한 말이었다... 감정에서 끄집어 낸 , 진심이 담긴 말-

 

 

 

 형은 까슬거리는 , 형 특유의 쇳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솔직히 나는.... 지금 끝에 몰렸기 때문에, 어쩔수가 없는 상황까지 왔으니 여기 온 거야

 

 

 협상 테이블에서 ... 적어도 - 아버지의 방패가 없는걸 감안 하고서라도... 적어도 사형은 면하고 싶기 때문에 너에게

 

 이렇게 고백하는 것도 , 전혀 없다고는 말 못해......

 

 

 아무리 니가 가족이라고 해서 , 니 증언이 다 맞다고 형평성이 없다고 판결이 나도...

 

 장하민 측에선 , 너와 그 애가 연인이었으니 공정하다고 우길수도 있고... 여러가지 경우의 수라는 게 있잖아... 내 목을 조이기 위해

 

 니가 오히려, 그 애편에 갈수도 있고... 실력있는 변호사들이 있으니.. 난 사형을 면치 못할수도 있단것도 나 알아....

 

 너 그 애 사랑했잖아....

 

 

 난 아직도 니가 머리를 땅에 박으면서... 거의 찧으면서........

 

 피를 철철 흘리면서... 울부짗던 그 모습을 , 기억해........ 그때 난 , 널 비웃었지만...... 너는 몇년을 그 애 때문에 꽉 잡혀 있었잖아....

 

 너는 다리도

 

 눈도- 다 잃었는데...

 

 

 나는 그애를 죽였어.... 그런데 ..... 니가 날 ... 용서할수 있어?..."

 

 

 

 

 

 형의 마지막 목소리는 슬프게 들렸다... 믿을수 없단 듯한 목소리...

 

 나도 입을 여는데 한참이 걸렸다......

 

 

 그랬다.

 

 

 그녀는 내게 너무나 소중한 존재였고- 한때는 내 세상의 전부였으며...이젠, 잘라낼수 없는 내 한 부분이었다....

 

 

 

 

 나는 내내... 그녀에 대한 기억이 모독 되는게 가장 두려웠고

 

 

 

 어느 시점 부터는 죄책감이든 뭐든 , 내 심장 가장 가까이에 있는... 내 치부에 가장 가까운 감정이기도 했다....

 

 내 한 부분이 되었기에 떼어낼수는 없는 감정이 되었다........

 

 

 정말이지.... 빛나는 추억이었다.... 내가 잊을수 없는 기억들이기도 했다... 마무리 짓는 데만 내 모든걸 내어줘야 하는

 

 그런 사랑이었다.......

 

 

 

 하지만.. 내가 아는 하민이라면, 용서가 가장 먼저였던 - 언제나 관대하고

 

 부드러웠던..... 다른 이를 끌어안아주는.... 포용력이 있던.... 사랑이 인생의 가장 큰 힘이라 믿던

 

 

 ...내가 아는... 그런 영리한 그녀였다면.. 적어도 그녀가... 내가 알던 그 아이였다면...

 

 

 내게 말했으리라... 의미없는 싸움 , 이 다툼을 종식시키는 데.....

 

 자신이 도움이 된다면, 오히려 고마웠을 것이라고....

 

 

 그냥, 용서해 주라고..... 그리 말했을것 같았다.....

 

 

 

 이제야 나는 하민이의 생각을 , 내가 말하는데.. 조금은 , 꺼리지 않고 말 할수 있었다...

 

 

 

 하민이 어머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이제 내가 , 그녀를 닮은 것으로 모자라..

 

 생각도 그 애같이 한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고...... 나 보다, 엄마인 나 보다..

 

 

 

 그 애의 내면은 네가 더 잘 알고 있었다고.....

 

 

 

 그 말에.. 나는 다시금 기대를 걸었다.

 

 

 

 

 

 "..... 아마, 하민이는 내가 이러길 원했을거야..... 적어도 내가 아는... 그앤 그랬어....

 

 안하무인 고집쟁이였던 나에게... 용서를 가르친게 그 애였으니까.... 그애가 , 늘 형한테 .... 따뜻하게 하라고 날 다그칠때

 

 그때 말을 들었으면..... 좋았겠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어... 들어주지 않았어,"

 

 

 

 .......

 

 

 그 애의 미소가 되 살아난다... 그 애는... 그래, 내 첫사랑이었다.

 

 시릴정도로 아픈- 그래서 더 소중했던 ... 그런 첫사랑

 

 

 풋사랑처럼 어렸다... 그렇다고...덜 익은 사랑은 아니었다- 내가 사랑을 배울만큼은..... 충분히 짙은....

 

 

 그런 사랑이었다.

 

 

 

 내 눈에 , 약간의 물기가 느껴지고 , 나는 천천히 다시 말을 이었다.....

 

 

 

 

 "그래, 솔직히 미워 할때도 있었어... 그래... 하지만, 나한테 미안하기를 바라지 않아......

 

 

 하민이 한테 , 미안해 하길 바라.......

 

 

 

 그리고 하민이 가족들...... 하민이 친구들....

 

 

 하민이가 기억속에 한 장면을 남긴 , 그 모든 사람들에게, 그래서 그녀를 평생토록 그리워 할

 

 그 사람들에게... 형이... 진심을 담아서 미안해 하기를 바래...

 

 

 형이 , 그렇게만 한다면..... 내가 아버지를 더 설득해서라도..... 사형은 당연히.... 안되고,

 

 형량 협상까지도 해 볼 생각이야..... 잘 될지 안될지는 몰라..... 가족이라, 하지만 노력해 볼거야

 

 

 하민이 집안 측에서는, 이해 못할 이야기일 테니까.... 내가... 다시 한번... 내가 설득할 거야...

 

 하지만, 진실로 - .... 이번만은 진실로 하민이한테.. 미안해 하길 바라, 형....

 

 제발.... 미안해 해 , 부탁이야...

 

 

 

 그게 , 우리 가족에게도... 가족으로 있을수 있는... 서로가 서로를 놓지 않을수 있는...마지막 기회야........."

 

 

 

 

 

 "......."

 

 

 

 

 형의 표정은 약간 싸늘해졌다... 평생을 그리 살아오지 않았는데..

 

 인정이라는게 어디 쉬울까..... 게다가- 아버지의 말씀대로..

 

 

 '진심으로 미안한 감정' 그게 가장 어려운 것이었다..

 

 

 나는 담담하게 다시 한 번 물었다..

 

 

 

 

 "형이 인정하지 않아도..... 경찰은 이대로라면.. 그저 계속 압박할 거야 , 김희영과 하민이의 연결고리는 그것 뿐이니까.....

 

 정말 자수를 , 할 거야?...... 그게 오히려..... "

 

 

 

 나는 무슨 말을 하면서 더 만류를 해야할지를 알수 없었다....

 

 

 형은 무감각 한 얼굴로... 천천히 말을 꺼냈다..

 

 

 

 

 "나는... 아버지 자리만 보면서... 오늘 이 때 까지.... 죽어라 달렸어..... 그런데... 지금 내게 남은게 아무것도 없어...

 

 일도 , 무엇도 , 한 조각도 나에게는 안 남았어...

 

 

 사람들은 뒤에서 , 때론 이제는 이빨 빠진 호랑이라 여겨서 .. 내 앞에서 수군거리지....

 

 나를 경멸하는 눈으로 훑으면서- ... 언제나 , 내가 듣지 않는단 것만 알아도, 혹은 듣는걸 알아도 ...

 

 힐난과 , 인간같지도 않다고 중얼거려..... 나를 , 몹시도 경멸하지....

 

 

 

 내가 사람을 둘이나... 때론 셋이나 망쳤다고 말이야... 뭐 , 어쩌겠어 말이야 사실이지......"

 

 

 형은 , 그 말에는 독기는 빠지고 , 허탈한 인정이 맴돌아 있었다.

 

 나는 그 말을 , 형의 눈을 볼 자신도 없어 - 다른 곳을 응시하면서 천천히, 되 짚었다.

 

 

 

 "그런 상태에서, 지도자나 리더.... 자리에 앉을수도 없겠지만, 애초에... 그런 사람을 따르는 사람은 없어........

 

 그게, 아버지가 말씀하셨던.. 그렇게 원 하셨던 인품이라는 거겠지- 아마.. 그렇겠지...

 

 그걸 이제야 알겠더라고- 사람들이 나를 힐난하는 눈으로 보는 걸 목도하고 나서야... 이건가 싶더라고....

 

 

 미안한 마음... 그게 니가 원하는 것이건, 아버지가 원하는 것이건..... 솔직하게 당장에 다 하진 못해..

 

 아주... 천천히..... 한번 해 볼까 해......

 

 

 결정적 증거는 , 나로썬 알수 없지만- 김희영의 말 대로라면... 어딘가엔 있을 테고-.. 그때 되서 , 감형조차 항소조차 못하는 상황이 되어서

 

 가석방 조차 없는 것 보다는.... 내가 하는 선택이 나을거라는 냉정한 판단이기도 해........"

 

 

 형의 끝 말은 - 아마 현명한 판단이리라.... 가석방이라도 기대하려면....

 

 사실이 그랬다... 증거라는 , 김희영이 말하는 증거라는게 대체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런게 , 만약 있다면.... 또 그게 밝혀진다면.......... 그때는 선택 사항 따위는 없었다.

 

 바로 구속이고, 그게 드러나면 형에게는 이제 기회랄 것도 생기지 않았다......

 

 

 아버지의 의중을 알고 나니... 나는 오히려 내가 형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리고.........

 

 

 고마워"

 

 

 

 형의 입에서 아주 어렵게 나온 말.... 그 말은 세상이 뒤 바뀔 만한 말이었다... 형도 그 동안 ,

 

 이 사실을 인정하고 내게 말하기까지.. 얼마나 고민을 한 건지 알 만한 말이었다..

 

 형은 고맙단 말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미안하단 말을 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우리 사이엔 말은 없었다. 혈육을 그리 미워할수 있을까 싶은 , 증오만 가득했다... 독기 어린 욕설과

 

 서로를 물어 뜯지 않으면 안되는 낭자한 피만이 존재하는 사이였다. 언제나 그래왔는데..

 

 

 우리 사이에 .. 처음으로 , 서로를 알게 되는 대화가 존재했다.

 

 

 

 나는 알고 있었다...... 이게 하민이가 말한 그 순간일지도 모른다.... 해가 드는 한 순간.. 찰나의 순간..

 

 

 아무리 언 것도 녹인다던.... 봄이 되어 버리는, 눈이 녹으면 봄이 되겠지요 하던 ... 그 어딘가의 명대사 처럼....

 

 

 꽃이 더디게 핀다해서 , 꽃이 아닌게 아니라던- ..... 그 말들처럼- 내가 몰랐을 뿐....

 

 

 형은 달라져 있었다.

 

 

 ......

 

 

 

 봄이, 어쩔수 없이 찾아오고 있는 .... 그 순간..., 그 순간이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35 마지막 이야기 (1) 2017 / 7 / 28 284 0 6024   
234 그 후 , 5년 2017 / 7 / 28 243 0 13834   
233 기대보다 언제나 한뼘 더 2017 / 7 / 28 267 0 11496   
232 love me like you do 2017 / 7 / 28 270 0 16374   
231 노을 아래의 언약 2017 / 7 / 28 254 0 13693   
230 특별한 인사 2017 / 7 / 28 257 0 16519   
229 시작되는 준비 2017 / 7 / 28 266 0 15291   
228 앞으로는 달콤한 것만 남았다 2017 / 7 / 28 264 0 17875   
227 손에, 정말로 피어난 꽃반지 2017 / 7 / 28 230 0 14082   
226 평생을 따뜻하게 하는 , 한마디 2017 / 7 / 28 264 0 7308   
225 선의로 사람을 돕는다면, 우리가 많이 달라진… 2017 / 7 / 28 228 0 12663   
224 변한 시간, 변한 사람- 그리고 달라지는 일들 2017 / 7 / 28 244 0 8001   
223 그날, 운명이 나를 불렀다. 2017 / 7 / 28 244 0 10580   
222 비가 오는 당일 2017 / 7 / 28 262 0 16589   
221 인정과 탄원, 탄원과 사과 2017 / 7 / 28 268 0 14724   
220 한 사람의 마지막 장 2017 / 7 / 28 243 0 11260   
219 생에 , 처음의 대화 2017 / 7 / 28 240 0 16109   
218 찾아온 사람, 마지막 편지 2017 / 7 / 28 252 0 9787   
217 영화가 일상이 되고, 일상이 내려 앉는 순간 2017 / 7 / 28 276 0 13318   
216 풀리는 오해와 달라지는 공기 2017 / 7 / 28 242 0 17320   
215 누군가의 선의 , 그리고 이야기 한 사실 2017 / 7 / 28 255 0 17310   
214 다시 피기를 소망하다 2017 / 7 / 28 254 0 16846   
213 드디어- 안식 2017 / 7 / 28 260 0 18855   
212 남은 사람들 , 쫓는 진실 2017 / 7 / 28 264 0 16122   
211 다가오는 모든 것 2017 / 7 / 28 234 0 16530   
210 당신 나 사랑해? 2017 / 7 / 28 246 0 17451   
209 제 자리를 찾는 감정들 2017 / 7 / 28 253 0 14476   
208 이제는 떠나지 않을 거에요 2017 / 7 / 28 225 0 12256   
207 꿈에서... 내내.. 이렇게 안아주고 싶었어... 2017 / 7 / 27 252 0 15373   
206 잃었다. 찾아온 이 2017 / 7 / 27 222 0 8272   
 1  2  3  4  5  6  7  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