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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찾아온 사람, 마지막 편지
작성일 : 17-07-28 19:26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9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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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지견은 혼자 집에 불도 켜지 않고 소파에 앉아 있었다.

 

 

 

 너른 집은 조용하다 못해 침묵만이 감돈다.

 

 

 

 술잔에 담겨있던 얼음이 부딫혀 녹으며 자락 소릴 낼 뿐- 집은 조용했다....

 

 

 

 

 

 창으로 드는 말도 안되는 불빛들 속에, 지견은 지금이 현실인지.... 지금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잘 모르겠다. 그리 혼자 생각했다..... 혼자만,

 

 

 

 

 

 

 너무나 큰 침묵이 ,

 

 

 지견은 , 물에 빠져드는 것 처럼- 그리 , 익사 당할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잠식하고 있다.

 

 

 

 

 

 회사에 가는 것 조차 , 사람들의 눈길이 따가워 고행이 된 지금- 자신은 어디를 걷고 있는지를 모르겠다...

 

 

 어디에 서 있는지.. 뭘 위해 달려왔는지...

 

 

 

 

 죽어라 달렸는데... 목표하던 곳이 없어졌다..... 그냥 , 그 자리에 멈추어 섰는데..

 

 

 그곳은 너무나 , 춥고 얼어붙은 곳이었다..

 

 

 

 유난히 기분이 더, 끝을 모르고.... 내려 앉고 만건.... 우연하게 사용을 너무도 오래 하지 않아- 생각도 못하고 있었던...

 

 

 아주 오랫만에 접속한 야구사이트에 들어갔다가-

 

 

 

 

 발견한 메일 한 통 때문이었다. 메일이라기 보다 회원 사이에 쪽지에 가까운 그 계정으로.....

 

 

 

 

 

 

 희영의 주민등록번호로 가입되 있지 않았던 듯 한 낯모르는 사람의 편지가 도착해 있었다..

 

 

 

 

 희영은 이 까지도 계산 했을지도

 

 모르겠다...내가 거기 들어 갈 꺼라고는 어찌 생각했을지.....

 

 

 

 그 메일의 시작은 이랬다.

 

 

 

 

 

 

 

 

 

 '당신이 이 메일을 발견했다면... 아마, 경찰 수사는 시작됬을 테고 , 혹은 끝났을수도 있겠지만..

 

 

 어찌 되었든..... 당신은.... 나에 대해 화가 많이 났겠지..

 

 

 수사가 아마, 그렇겠지 시작 안 됐을 리가 없어.... 당신 동생이 뭔갈 이야기 하기도 할 테지...

 

 

 

 

 왠지 한참이나 뒤에 발견될것 같지만.... 나야-

 

 당신이 쓰고 난 티슈 쪼가리 처럼, 버렸던 그 여자...

 

 

 

 

 

 당신이 여기 아주 가끔 들어온단 사실을 알고 있었어,

 

 아주 가끔, 당신은 내가 잠들었다는 확신이 들어야 , 살짝히 내 옆자릴 비우고

 

 

 여길 들어오곤 했잖아... 그리고 이어폰을 끼고, 경기를 봤지...내게 그 정도 모습은 보여 줬어도 됬는데..

 

 

 마치 숨어서 보는 것 처럼, 그랬지..

 

 

 

 

 당신이라는 남자는 내게 , 그만큼이나 빈틈을 안 보였어-

 

 언제나, 차가웠지..... 그런 당신에게 사랑을 , 진짜... 그런걸 품다니..

 

 

 나도 참 , 어떤 부분에서는 대책 없이 용감해....

 

 

 

 

 우선,

 

 당신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잘은 몰라도 다 내 탓으로 돌리기도 쉽지 않겠지.... 경찰들도 바보가 아니니까...

 

 지금쯤 어쩌면 좀 고전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살인 교사가 미국에서는 큰 죄라지만..

 

 한국에서는.... 어떨지 잘 모르니까.............. 그래도 회장님이 도와 주시겠지 아마.

 

 

 

 

 미안한게 많아..

 

 또, 당신에게.. 내 마음을 말해서도 미안해.....

 

 

 

 당신에게 그때 말한 내 마음은 , 당신은 어찌 느꼈을지 몰라도 거짓이 아니었어.... 당신은 내 주제에

 

 싶었겠지만.... 사랑은 자랄 자리에서만 자라는게 아니더라고....

 

 

 제 멋대로 , 내려 앉으면 그게 제 자리라 믿어버리는 아주 뻔뻔한 거더라고...

 

 

 

 

 마음이 척박해서... 너무 말라서- 절대 자리지 못할줄 알았어

 

 씨앗이 툭 떨어지는걸 보고도 자랄리 없다- 뿌리내릴 리 없다... 그리 말라 죽겠구나 , 나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당신한테 고백할 즈음은 이미 , 뽑아낼수도 없을 만큼 자라 있었어....

 

 당신에게, 처음부터 애초에 그리 말했다면.. 괜히 강한척 쿨한척 하지 않았다면

 

 

 아주 솔직하게 이 자리엔 못 올랐겠지만,

 

 

 

 

 그래도..... 우리의 결과는 조금 달랐을지도 모르겠어...

 

 당신은 늘 내게 말했지 당신이 나쁜 사람이라고...

 

 

 

 그래, 당신은 나빠-

 

 

 

 거칠고 때로는 너무 어두워서 , 눈 앞의 것도 보지 못할때가 많아... 그래서

 

 득보다 실이 많을때도 있어, 또 떄론 엉망진창일때도 있지..

 

 

 하지만 난 그런 엉망인 당신을, 나도 아주 엉망으로 사랑했어......

 

 

 

 

 

 

 그 일은 , 당신도 동조했다고 해도 .. 결국 처음은 내 머리에서 나온 내용이었잖아.

 

 남을 상처준 만큼 돌아온 단 말- 믿지 않았는데.... 언제나 세상은 내게만 제 값을 치르게 하려는지

 

 이번에도 값을 다 받아가려나봐-

 

 

 다른 사람들은 다 봐주면서... 내게는 지독하게도 항상 다 받아간단 말이야, 모든걸-

 

 

 

 

 

 당신은 생각보다 약한 사람이야. 늘 강한척 늘 쎈척 하지만.. 더 거칠게 굴고- 더 많이 독하게 말하지만....

 

 난 당신의 뒷모습을 볼때는... 괜히 더 많이 웃으며 당신에게 다가섰었어... 그 뒷모습에서 느껴지는 쓸쓸함이

 

 외로움이 , 나랑 너무나 닮아서

 

 

 ... 내가 숨기는 모습과 당신이 늘 숨기는 모습이 너무 같아서..

 

 마음이 늘 아팠어.

 

 

 

 더 세게 더 많이 , 안아줬어야 했나 봐-... 그렇게 몸만 뜨거울게 아니라

 

 당신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줬어야 했어- 내가 어리석었어

 

 

 

 마음을 대한게 처음이라서... 그게 마음인줄도 몰랐어.......

 

 당신이 그랬지.. 당신은 그런 감정이 없다고, 모른다고...

 

 나도 그랬던 거야, 있다 생각했는데.... 너무 오래 안 쓰니까..

 

 다루는 방법을 몰랐던 거지..

 

 

 

 

 

 

 난 솔직히 당신이.. 이게 누가 보낸 건지 모르니까 , 차라리 안 봤으면 좋겠기도 해-....

 

 

 

 

 또, 마지막이라, 마지막이라 당신이 좀 밉기도 해.....

 

 

 당신은 몰랐지만 , 당신 목소릴 녹취한 복사본이... 여러개 있었어 아주 여기 저기 감춰 뒀는데

 

 집에 있는 며칠동안.... 다 없애버리고 단 두개 남았는데

 

 

 

 

 하나는 나랑 같이 갈 꺼야... 아직도 그냥 , 고민만 하고 있지만..... 아마,

 

 

 이건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일 따위 없길 바랄 뿐이야.. 당신은 늘 내게 말했지 난 니가 계획적이라서

 

 좋다고-

 

 

 

 그래 내 인생은 늘 계획적이었어 그랬지

 

 

 나는 처음으로 있지.... 그냥 내 마음데로..... 맘 가는데로... 내 멋대로 행동하고 있어-

 

 

 

 그런데 , 놀라울 정도로 홀가분해...

 

 마지막이니까 이 정도는 해도 될것 같아서-...

 

 

 

 

 나머지 하나는 당신이 찾았으면 좋겠어... 잘 생각해 봐-

 

 

 내가 어떤 걸 마음에 남겼을것 같을지..... 솔직히 당신이 알거라고 난 기대도 안해

 

 하지만, 다른 사람도 못 찾을 테니... 이대로 사라지겠지....

 

 

 

 당신을 , 꾸미지 않아도... 당신의 뒷 모습, 가려진 모습까지도 사랑해 줄수 있는 사람을 고르길 바래

 

 

 

 안 그러면 , 당신이 늘 힘겨워 한 당신의 마음속 깊은 외로움은 아무리 애 써도 채워 지지 않을꺼야....

 

 

 

 난 못그랬지...

 

 

 당신을 사랑했지만, 그럴수 없었나봐....

 

 당신을 다 안을 수 없었고- 당신도 그걸 나한테... 기대하지 않았다는거

 

 나도 알아, 잘 알아..

 

 

 

 하지만 안았으면 , 그랬어.

 

 

 

 

 

 

 더 일찍 솔직했다면, 좋았을껄...

 

 

 

 나는 정말, 당신을.... 사랑을 넘어 애증했어....

 

 

 

 애정하기도- 또 증오하기도 했어...

 

 

 이렇게....끝내기가 너무 아쉽다... 당신이 나를, 아주 오래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

 

 나를 잊지 못했으면 좋겠어

 

 

 

 

 그게 내가, 그토록 원해 온, 전부야'

 

 

 

 

 그 편지를 읽고서 , 나는 그 얼굴이 떠올랐다. 아무도 없는 빈소에 걸려 있던, 그녀의 사진 속 그 허해 보이는 웃음...

 

 

 내가 본적 없는 미소의 그녀....

 

 

 

 

 

 나는 그 뒤로 아버지도, 지혁이에 대해서도 알아 보지도 않았다... 사람들을 다 떼어내고,

 

 

 

 그저 허하게 그 자리에 멈춰섰다.

 

 

 

 술을 마셔도 마셔도 , 그 기집애를 씹고 도 씹어도, 미워하고 , 원망하고 모두를 미워해도....

 

 여기가 지옥인지... 연옥인지... 아니면.... 내가 지금 뭔가 할수 있는게 있긴 있는지.....

 

 

 나는 아무런 것도 생각할수 없게 되었다.

 

 

 

 

 미치도록 달려온 어떤것이

 

 마음속에서 , 스륵 사라져 버림을 느꼈다... 내가 아쉬운건 내가- 아차 싶은건...

 

 

 

 

 

 

 그녀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김희영이었다.

 

 

 

 

 

 가끔이지만 , 아니 아주 가끔이었건만...그녀와 웃던 순간만 떠올랐다.

 

 

 

 괜히 별거 아닌데 나를 간파하던 순간들이라던가...

 

 초조해 하는 내게 요령좋게 진정시키던 그녀가 떠올랐다.... 참 나란 놈도 엉망인게... 그 여자가 편지에 썼듯

 

 

 

 

 

 엉망인게

 

 

 

 그 당시엔 그냥 그녀는... 하녀에 가까웠다. 죽기 전엔 그녀를 단 한번도 내 사람이라고 여긴 적도 없고

 

 그렇게 생각할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이제 잃었다.

 

 

 

 다시는 가지지 못한다 생각하고 나자....

 

 

 

 그게 , 내가 몰랐지만 ..... 애정이었다면, 사랑이었다면 싶어지고 말았다.

 

 그런 감정 따위 없다 했고.... 실제로도 그런 감정을 나는 유사하게 흉내는 내도 , 진짜이지를 못했다.

 

 지혁이 그 새끼는 눈물겹도록 진짜였지만..... 나는 흉내였다..... 그래도..

 

 

 그 흉내라도 내 줬더라면.... 장단이라도 맞춰 줬으면..

 

 

 

 

 

 

 그녀는 내게 늘 , 발맞춰 주려고 애를 썼다. 내가 팔에 멍이 들 정도로 그녀를 거칠게 다뤄도, 다음날이 되면

 

 그녀는 한여름이라도 긴 팔을 입고서 그걸 가렸다... 그리곤 멀쩡한 얼굴로 회사로 돌아왔다....

 

 

 그러니 - 언제나 그 자리에

 

 그렇게 있을꺼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손 닿아 뽑아 쓸수 있는 티슈처럼 그녀를 썼는데...

 

 

 

 

 사용할수 있는 것에서는 뭐든 그녈 사용했는데... 그리고 댓가를 안겨주면 그 뿐이라고 그리 생각했는데...

 

 

 

 같이 있던 시간이 길었나보다.

 

 

 내가 생각한 것 보다도, 길었나 보다...

 

 

 

 

 

 지견은 그 생각을 하며 다시 술을 들이 부었다..... 코가 시릴만큼 독한 술인데도...

 

 

 가슴에 구멍이라도 난 건지 뭔지...... 술이 새어 나가서 발치로 흘러드는 듯....

 

 

 

 

 아무런 생각도 , 아무런 마음도 들지가 않는다....

 

 

 

 

 마음에 안 품었는데.... 기억에- 묻은게 너무 많다.

 

 시간이 길어-.... 곳곳에 했던 말들이 달라 붙어-

 

 

 얇은 거미줄 처럼.. 나를 떠날줄을 모른다.

 

 

 끼여버린 것이다..... 그냥... 묻어버린 것이다.

 

 

 

 

 나는 생각이 있었다. 내 나름대로...

 

 

 

 하지만 이제 아무런 것도 아무런 일도 아무 짓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텅빈 방- 그처럼 내 머리도 텅 비운채... 그 여자가 남긴 그 시덥잖은 말만 되새김질 하고 있었다.

 

 

 

 그래, 어디에 감추었든... 경찰이 거길 4번이나 수색했댔지만 찾지 못했다.... 몇번이나 소환 조사를 받았지만

 

 나와의 연개성을 찾지 못했다....

 

 

 

 

 그저.. 이렇게 종식되나 했지만 , 장하민의 집에서 들고 일어났기에

 

 

 수사는 , 내 생각만큼 쉽게 덮히지가 않았다..... 우애랄 게 없는 집안인줄 알았는데.. 그쪽은 우리 집안과는

 

 좀 달랐던 모양인지... 부모는 오히려 , 어쩔수 있나 이런식인데... 그 애의 오빠들은 그냥은 못 넘어간다는

 

 식이었다... 뭔가 다른 계산 속이 있을수도 있었지만... 그까지 생각하기는 힘들었다.

 

 

 

 

 나는 그저 침묵하고 있을 뿐이었다...

 

 

 

 아니, 아버지가 물었을때라도 솔직해야 했을지 모른다... 그래야

 

 나를 도와주셨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아버지의 그 눈빛에 차마 솔직할 자신이 없었다.

 

 우선적으론 두려웠고, 다음으로는 .... 들키고 싶지 않았다. 내내 미움만 받은 나- ...

 

 아버지가 알고 계신다고 해도..

 

 

 이렇게, 내가 몇번이나 말했던... '인간 같지 않은 모습.....' 을 더 알게 해 드리고 싶지 않았다.

 

 

 

 

 술을 따르자 알콜의 냄새가 텅 빈 방에 퍼진다. 이런게 외로움일까?

 

 

 

 어쩌면..

 

 

 아주 오래 전에 난 이 감정을 지웠다 , 아니 이런게 없다고....

 

 

 

 그렇게 믿었다. 권력이라는 건 그런 거였다. 외로움이나 감정 타령이나 시시하게 해서야

 

 아버지의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었다. 그래서 느끼지도 않는다 그리 믿었는데....

 

 

 

 

 옷 어귀에 묻어 지워지지 않는 향수 향 처럼, 종일, 최근 정신차려보면 종일

 

 

 나는 그때 본 그 멍청해 보이는 영정 사진 속 웃음을 떠올리고 있었다.

 

 내가 본적 없는, 맹탕이 그- 허해보이는 얼굴.......

 

 내가 본적 없는,

 

 

 김희영....

 

 

 

 

 

 

 

 

 결국 니 원대로 됬구나, 독한것,

 

 

 

 징한것-

 

 

 

 

 그래 너를 아주 오래 기억할수 밖에 없겠다.

 

 

 

 다음 계획이.. 내게는 언제나 plan b가 있었는데..... 이젠 그런게 없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런 계획도 없었다......

 

 

 

 

 

 지견은 처음으로 외로움과 괴로움을 , 마음 속에서 아주 조심스럽게 인정하였다.

 

 그게 무슨 감정인줄도 모르면서.... 술로도 끌수 없는

 

 지독한 그 감정을

 

 

 그런가 보다, 그런 건가 하면서.... 더듬 더듬... 인정하였다..

 

 

 

 

 

 

 그리고 , 다음으로... 희영이 안타깝다고 생각하였다. 내 것이었다 생각할때는 단 한번도 갈망하지 않았던

 

 그 멍청한 여자가... 내게 정말 독하게, 복수를 하고 말았다.

 

 

 

 

 

 내가 정말 보기 좋게 한 방 먹고 말았다.

 

 

 왜냐하면

 

 

 지견은, 희영이 ....... 말도 안되게도...... 그 여자의 그 눈이........ 그리웠다.

 

 

 

 

 

 -

 

 

 

 

 작약이 수술을 결정 한 , 다음날 -

 

 

 

 집으로 낯익은 얼굴들이 방문했다.... 내 머리와 메이크업을 했던

 

 그 아이돌같이 예쁘장하던 남자 둘이- 집으로 방문했다- 문을 열자, 나도 놀라고 그들도 안 그런척했지만

 

 놀란 표정이었다....

 

 

 놀랐겠지- 이 여자랑 아직 만난단 말야, 싶었을지도- 나는 맘을 감추고 생긋 웃었다...

 

 

 여전한 머리색과 여전히 , 둘다 솜씨 좋게 화장을 하고 있는지라 나이는 가늠도 되지 않았다.

 

 그들은 생긋 웃었다-

 

 

 그때 작약이 휠체어를 밀며 방에서 나와- 집에 온 이들을 보았다.

 

 

 "아, 나 머리 커트해야 해서......"

 

 

 미용실로 아예 가겠다고 했더니, 강비서가 차라리 불러 드리겠다 했단다... 이 남자들이 설마,

 

 커트를 할지는 생각치 않았는데...

 

 

 

 가위는 청록색 머릴 했던 남자가 들었다.... 작약은 거울이 없으니 휠체어에 앉아서 어색하게 몇가질 부탁했다...

 

 단정하게- 너무 안 짧게- 가위나 , 기계 목에 안 닿게 해 달라... 그게 그가 부탁한 전부였다.

 

 

 

 

 남자는 준비 됐냐고 물었고.. 나는 멀리서 지켜보았다. 그리고 싹둑- 우선 묶여있던 머리를 잘랐다.. 그 머린 길었다.

 

 그걸 분홍머리 남자가 , 전처럼 애같이 웃으면서 내 손에 주었다....

 

 

 나는 그 머릴 보며 좀 심란했다..

 

 곱고, 부드럽긴 한데.. 버릴수도 없고.... 간직하자니 내가 좀 이상해 보일것 같기도 했다.

 

 그러고 나서 그 남자는 작약의 머리를 다듬었다... 전의 이 사람의 머리가 그랬듯

 

 너무 짧지는 않으나- 바늘 하나 안 들어갈 만큼 촘촘한 손질을 하는게 ....... 내내 이 사람한테서 깎았던 모양이었다..

 

 

 

 금방 예전의 머리처럼 되었다.. 그를 처음 보았을때의 그 머리.. 내내 그가 너무 단정하게 손질을 해서

 

 어떻게 이렇게 손질을 능숙하게..... 얌전하게 하지? 하면서 궁금해 했던 그 머리처럼 , 금방 그리 되었다.

 

 

 그 남자는 , 원하는 스타일을 잘 알고 있는지 뒷 머리를 정리할때도 기계는 거의 쓰지 않고

 

 촘촘히 가위로 , 그것도 딱 목에 붙어서 닿지 않게끔 신경쓰는 게 느껴졌다.... 20분쯤 지나자 분홍머리 남자가

 

 지루해 졌는지 내게 말을 걸었다.

 

 

 

 

 "오랫만이지만 , 많이 변하셨네요- 눈썹도 말끔하고- 솜씨 좋게 화장도 하고 계시네요?"

 

 

 

 그 물음에 나는 웃고 말았다..... 이 사람이 칭찬하는 거 보니, 나도 변하긴 변한 모양이다..

 

 그랬다. 작약은 몇번이나 물었다. 맨 얼굴이 좋은데 왜? 하지만 나는 마음이 그렇지가 않았다....

 

 그는 내게 말했다. 여자다워졌다고- 내가 없는 사이 확 피어버린 꽃 같다고-

 

 

 이제는 더 피지 말라고 자신이 불안하다고- 실없는 농담들을 내게 건냈다......

 

 

 

 

 "머리 긴거- 잘 어울리는데 아깝다, 그죠?"

 

 

 

 분홍머리 남자가 , 제 머리는 풍선껌 같은 색깔을 하고 천진하게 묻기에 난 살짝 웃었다.

 

 

 그는 , 머리랑 상관 없이 이래도 저래도 멋있었다..... 하지만 그리 말할순 없어서 나는 그저 고작 이렇게만 대답했다.

 

 

 "그래두.... 길어도 너무 길었잖아요-"

 

 

 잘린 머리칼을 보니- 말의 꼬리처럼 길다... 새삼 이사람이 이렇게나 멈춰 있었겠구나 싶다.

 

 이 끝의 머리가.... 나와 , 헤어졌을 그 즈음의 그 끝의 머리일까........

 

 

 

 ...나는 가볍게 그걸 쓰다듬어 보았다.... 고작, 2 년이었는데..

 

 아니..... 2년이.....

 

 

 

 이렇게,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잘 어울리니 상관 없지 않았어요?"

 

 

 핑크색 머리의 남자가 눈웃음으로 내게 물었다.

 

 

 

 

 작약은 의외의 곳에서 손재주가 없는 구석이 있었다. 글은 교정이든 뭐든 잘 쓰고- 정리도 잘하고

 

 옷 맵시도 기가 막히게 내는데......

 

 

 

 영, 머리를 잘 못묶었다. 내 머린 가끔 묶어준다며 나름, ....(물론 좀 느슨하긴 했지만) 묶었는데..

 

 게다가 이 사람의 머리 자체가 너무나 부드럽고 가느다래서.... 몹시도 잘 엉켰다.

 

 가느다래서 엉킨 뒷머리를 너무나 서툴게 대충 뭉쳐가지고... 묶어 놓고는 했다.

 

 

 내가 묶어주는게 마음에 들었는지 가끔은 먼저 일어나면 나보고 묶어달라면서 내 곁에서

 

 떠나지 않고, 애기 고양이 마냥 간질거리고 귀엽게 닦달을 했다.... 결국 내가 깨서 잠도 덜깬 얼굴로 몇번이나 묶어주었다..

 

 하지만, 그래 예뻤다.... 남들이 하면 뭐야 대체 했을 텐데 그가 하니 예뻤다.

 

 

 

 

 나는 픽 웃으면서 대답 않고 , 그 남자에게 커피를 내 주었다....

 

 

 

 

 한참만에 다 다듬은 건지 남자는 머리를 살짝 손봐주고는 거울을 내밀었다...

 

 

 

 그는 제 얼굴이면서 시큰둥한 표정으로

 

 거울을 본다.

 

 

 

  그때와 똑 같은데 뭐 이리 생각한게 분명했다. 하지만 , 내게는....... 내 기억속의 그였다. 내가 그만큼이나 사랑해온

 

 그였다..

 

 

 

 

 "고맙습니다-"

 

 

 

 

 청록색 남자는 뭔가 우리 사이의 그 이상의 뭔갈 알았다는 듯 내게 눈으로 인사를 했고-

 

 

 두 사람은 , 작약에게 다시 한번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사라졌다.

 

 머리칼을 내가 빗질로 좀 치우고서 그에게 가서 얼굴에 붙은 남은 머리칼들을 꼼꼼히 떼어주었다.

 

 

 

 "자- 눈감아 봐요"

 

 

 

 그는 고분고분 눈을 감는다... 빛이 드는 얼굴에- 가느다랗게 내려 앉은 짙은 머리칼들.....

 

 무심코 손 보다 입이 먼저 닿을것만 같다- 이 얼굴에 드는 빛은 , 왜 이리도 특별한지

 

 나도 모르게 , 탐스럽다 이리 생각하고 만다.

 

 

 

 

 

 내가 꼼꼼히 떼어주자 그가 어이 없을 정도로 귀엽게 웃으며 , 눈을 반짝 뜨며 물었다.

 

 눈이 별이 내린듯 반짝인다....... 이 눈이 왜 무섭다 그리 생각했을까?

 

 

 밤하늘같다.... , 그곳에 별이 뜬듯 아름답다.

 

 

 

 

 "나 예뻐? "

 

 

 

 

 

 내가 깔깔대고 웃자, 그는 성공했다는 듯한 표정이다.. 내 웃는 얼굴 보려고 질문한 것이었던 모양이다.

 

 그는 히죽 웃으며 내 손을 꽉 잡았다.

 

 

 

 

 "예뻐요- 이제 관리하기 편하겠네요?"

 

 내가 머릴 가볍게 쓸어주자 그는 얌전히 머리를 대고 가만히 있는다.

 

 

 

 

 "관리가 안되서 그랬지 뭐,... 예전하고 똑같다 뭐- "

 

 

 그는 약간 투덜거린다. 자기가 그리 해 달라 해 놓고서-

 

 

 

 "왜요, 이쁜데?"

 

 

 내가 정색을 하고 , 오랫만에 드러난 그의 아름다운 목선을 살짝히 쓰다듬자 그가 물었다.

 

 

 

 

 "길때는 미웠어?"

 

 

 그가 말간 낯빛으로 묻는다...

 

 

 

 

 

 "그때도 이뻤죠- 다 예쁜데 뭐......"

 

 

 

 내가 새치름하게 대답하자 그는 웃는다.

 

 

 

 내 그런 답이 거짓말이라는 듯이 살짝 웃으면서-

 

 그러다 내 팔을 아주 꽉 잡는다- 눈을 마주치고- 그의 힘에 나는 확 딸려가고-

 

 얼굴이 바투 붙는다-

 

 

 

 

 

 

 심장이 터질듯 뛰고- 그는 내 얼굴 아주 가까이에서 내게 물었다.

 

 

 

 

 목소리가 너무 달콤해서- 눈이 마치 나를 꾀는것 같이 , 이채를 띄며 빛나온다...

 

 

 

 주문걸린듯 말이 나오지 않게 그는 내게 묻는다.

 

 

 

 

 

 "그래?...

 

 

 

 그럼 니가 평생, 나 예뻐해 줄거야?"

 

 

 

 

 

 ........

 

 질문에 실린 무게가 너무너무 무거워서 나는 말을 뚝- 멈추었다..... 순간적으로는 심장이 너무 뛰어-

 

 대답도 안 나왔다...

 

 

 

 한참만에야 숨을 푹 내쉬고 , 살짝 웃었다.

 

 

 

 

 .... 끼부리는 것 봐라.. 진짜.....

 

 

 

 

 이 남자가 이렇다- 금방 이렇게 장난을 친다니까... 내가 잠시 굳었다가

 

 그의 머리께를 말 없리 살짝히 쓰다듬자 그는 , 그 말에 대답을 안했잖아 같은 표정으로

 

 강아지 같이 애처롭게 올려다 본다.. 그 얼굴에 내가 다시 새치름 하게 웃으며

 

 뭐라 대답을 할려고 했더니 ,

 

 

 

 

 

 그때 벨이 울렸다........

 

 

 올사람이 없는데 싶어 내가 그를 돌아보자 , 그도 모른단 듯한 표정이었다...

 

 .......

 

 

 

 내가 대답하려다 말고 , 먼저 인터폰을 확인했다....

 

 

 

 

 

 나도 모르게 헉- 하고 소리가 먼저 나왔다.... 말도 안나오고 얼었다....

 

 

 작약이 그 얼굴에 인터폰 쪽으로 스스로 다가왔다...

 

 

 .......

 

 

 

 인터폰 너머의 얼굴, 그 얼굴에 작약의 얼굴도 차갑게 굳었다.

 

 

 작약의 형,... 그동안 모든 문제의 원흉이라 믿었던...........

 

 

 심지견- ..... 그였다.

 

 

 틀림없이.... 그였다.

 

 

 

 

 그 사람이, 긴장 된 얼굴로..... 문 앞에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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