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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누군가의 선의 , 그리고 이야기 한 사실
작성일 : 17-07-28 19:15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17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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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회장은 창 밖을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었다.

 

 

 

 몇번의 경찰의 소환- 그리고 그때마다 떠들 매스컴을 진정시키느라

 

 평생 쓸 에너지를 다 끌어다 써 버린 기분이었다... 아무리 거짓이 아니라고 믿으려 애 써도

 

 

 가슴속의 뜨거운 뭔가는 진실을 알고 있었다.

 

 

 

 

 

 장하민을 죽인건, 내 첫째 아들이었다..

 

 김희영을 죽인것도....

 

 

 내 첫째 아들이었다...

 

 

 김희영의 죽음은 나에게도 충격이었다... 지견이를 무조건 적으로 따르는 사람임을 알고 있었고

 

 이사진에게도 뭐든 내 줄 만큼 - 주주들에게도 신임을 얻을만큼 그야 말로 분골쇄신 일하는 사람인것도 알고 있었지만..

 

 

 

 

 지혁이 앞에서 그 여자는..... 말하기도 무서운.... 분신 자살을 하였다....

 

 

  그 일을 겪었을 둘째... 그 모습을 눈으로 목도했을

 

 둘째를 생각하자.. 나는 하늘이 그야말로 무너져버리는것 같았다.. 진짜... 무너져 쏟아져 내리면 이런 충격일까 이런 기분일까

 

 

 몇번이나 믿기지 않아.. 나는 기절할 것만 같이 가슴이 뛰었다..... 가뜩이나 예민한 아이다... 가뜩이나

 

 

 나조차도 말도 붙이기 쉽지 않을만큼 어려워진 아이는....

 

 

 그 지독한 광경까지 보고, ........ 눈조차 잃었다.............

 

 

 

 

 아이는 그야 말로 이제는 남의 도움 없이는 숨도 쉴수 없는 존재가 되었었다.... 아무것도 제 손으론 못하고..

 

 내내 뭔갈 던지거나.... 욕조차도 제 입으로는 선명하게 하지 않고 울부짗기만 했다.. 마치 짐승처럼-

 

 

 비련하고 ... 처절한 그 울음소리 끝에... 나는 이따윗게..무슨 행복인가 싶었다.. 내가 지키고자 한 것은

 

 기업이었다....

 

 

 아닌 척- 가족을 위한다 해 놓고 나는 초심을 잊었던 것이다... 내 아버지의 비정함을 원망하면서

 

 내가 원했던건... 그저 행복하고 따뜻한... 가정이 첫번째 였는데......

 

 

 

 내 아내와 나는 , 할수 없는게 없는 사람들이었다... 뭐든지 원하면 가질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었는데....

 

 

 

 가지지 못하고 어쩔수 없어 그저 주저 앉을수 밖에 없는 문제도 있었다.. 바로 자식의 문제였다..

 

 아내는 내내 토하듯 울어댔다... 나도 그 울음소리에 눈물 흘리곤 했다... 어디에 서 있으나 아내의 속상한 흐느낌이 들렸다...

 

 

 

 아내의 건강이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원래도 살집이 있는 여자도 아니었건만

 

 아내는 밥을 너무나 자주 걸렀다... 그러니 말라가고...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손을 놓고 있던 차에야..

 

 우리는 못했던 일을, 강비서가.... 이제 내 아이의 가장 유능한 방어막이 된 그 강비서가 했다.

 

 

 장하임양을 불러 온 것이다.

 

 

 

 

 

 나는 생각도 못한 방법이었다... 그 사람을 떠올리지도 못했는데.. 강비서는 마치 알기라도 했던 듯

 

 자기가 가지도 않고-.. 하민이의 친구였다던...... 그 외국인을 보내 단숨에 아이를 정상 궤도로 밀어 올릴

 

 

 그 여자분을 데리고 왔다... 아이는 그 분과 닿자.... 드디어 의사 소통이 되었노라고..... 했다....

 

 

 아내는 그제야 .. 울음을 그쳤다.. 아내는 내게 단 한마디도 그런말을 하지 않았고 강비서도 내가 알면

 

 뭔가 달라질까봐서 이야기 하지 않았지만... 나는 , 단순히 신경만 써도 알수 있는 것들인데도

 

 

 

 결과적으론 내 아내의 입이나.. 내가 아끼는 사람 입을 통해는 듣질 못했다.. 입이 써지는 일이었지만

 

 내가 알고 , 가장 막은 것은... 지견이가 이 일을 모르게 하는것이었다..... 지견이가 절대로 몰라야 했다.....

 

 ....

 

 

 

 나는 큰 아이에게 물었다... 나에게만이라도 진실을 이야기 하라고 아이에게 마지막으로...

 

 

 내 손을 빌릴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나는 알수밖에 없었다.. 이 일이 큰 아이가 벌여놓은 일이라는걸..

 

 알 수밖에 없었다... 그건 이미 내 안에서는 답을 아는 물음이었다... 물었다.

 

 

 

 아이가 이번만은 진실을 내게 말해주기를.. 아이가 인간으로써의 마지막 도리는 버리지 않았기를

 

 내가 무자비한 아비였대도.... 하다 못해.... 인간답게는 키웠다고 ,.. 그리 말할수 있게....

 

 진실을 말해주길 바라며 물었다.

 

 

 아이는 그 말에도 거짓말을 했다.

 

 

 

 

 

 ...... 나는 그 눈에서 모든걸 잃었다,

 

 

 

 

 내가 아무리 나이가 든 대도 , ...결국 내가, 이 기업에서 물러날 일은 없겠구나.. 이 아이가 나는 리더로 키운다 그리 생각했는데

 

 이 아이는 하다못해 , 내가 차갑게 키워 인간답게 크지도 못했구나 싶어졌다.

 

 

 나는 둘째가 차라리 말해주기를 바라고 말았다...

 

 

 

 경찰의 수사를 막을 의지조차도 없어져버렸다.... 아이는 죄 값을 치러야 했다.. 그 아이가 식물인간이 아니라

 

 그 무엇이었다 해도-... 단순히 동생을 망가뜨리고 싶어서... 그 파멸을 위해서.....

 

 

 

 둘째에게 , 절망을 주기 위해서.... 살인까지 저 지른 내 아이를... 이제는 , 나 조차도 부모인 나 조차도 용서할수가 없었다...

 

 

 

 내 잘못으로 이까지 왔다.. 하기엔 , 아이의 잔인함도 도를 넘어 있었다.. 그렇다고 사람을...

 

 어찌 사람을 해친단 말인가?.... 내가 , 저에게 차갑게 하여서? 제 어미가 동생을 더 챙기어서?

 

 

 그래서 , 사람을 해친다고?.....

 

 

 

 

 둘째는 무슨 이유에선지 알면서도 입을 닫았다.. 제 형에 대한 마지막 , 어쩌면 동정심이라던가 연민..

 

 저 스스로가 지난날 , 형에게 박했다 하여 망설이고 있는 것인것 같았지만..

 

 

 나는 이제는 내 손을 떠났다고-

 

 

 

 그리 생각하기로 했다.... 언론은 , 썩은 고기 냄새를 귀신같이 맡는 독수리떼처럼..... 덮어도 잘 덮이지 않는

 

 이 고약한 문제에서 - 살살 흘러나오는 냄새를 맡는 찰나였다.... 더는.. 덮을수나 있을까?..... 그날의 아이의

 

 얼굴을 떠 올리면 나는 눈 앞이 깜깜했다.... 피가 가득 뭍은 옷을 입고도.. 아이는 하민이의 손을 잠시도 놓지 않았다..

 

 

 그 뒤... 아이의 얼굴을 본 건- 아이가.... 눈에 붕대를 감고... 안경을 쓰고.... 휠체어에 앉아.... 동상처럼...

 

 물건처럼.... 듣기지도 않는 듯 ... 꼼짝도 않는... 숨을 쉬는 지조차 의심스러울 만큼 가만히........... 앉아있는 그 모습이었다...

 

 

 

 내 아이지만... 나는.. 그런 모습의 내 아이가 무서울 지경이었다.....

 

 

 

 

 

 대문이 열리며 멀리 계단을 올라오는 아내가 보였다.. 아내는 또 운것 같았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아 보였다..

 

 하임양이 움직인 마음이.. 결실을 맺었다 싶었다. 아마도 아내는 내게는 또 이야기 하지 않을 테고

 

 

 

 나 또한 , 그리 모른 척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신중한 태도로 , 다시 창을 등지고 앉았다. 첫째에 대한 문제는 점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드러나는 일이었다... 나 또한 뉘우쳐야 했지만... 아이는 댓가를 치러야만 했다... 그래야만..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채로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내가 내 아이를 되 찾았다. 그리 이야기 할수 있는 하나의 기회였다..

 

 인간으로써의 도리까지는 버리지 않는 것일수 있었다.

 

 

 

 나는 깊은 한숨만을 내 쉬었다.

 

 

 

 

 -

 

 나는 눈을 떴다.

 

 떠지지 않았다.

 

 

 

 

 눈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다.. 나는 눈을 살짝 움직였지만 고정되어 있는 거 같아 애초에 힘을 거두었다..

 

 손등에 , 익숙한 느낌의 밴드가 가득 붙어 있음을 알았다...

 

 

 

  아릿한 아픔과, 눈이 좀 시린거 말고는-

 

 괜찮은것 같았다. 아직 결과를 알수는 없는 것이다... 나는 손을 까딱 까딱 움직여 보았다.. 병실이라 추측되는

 

 이 곳은 조용했다...... 손을 조금 움직이자 마자... 내가 아는 , 내가 아끼는 손이

 

 내 손을 따뜻하게 감았다.......

 

 

 

 

 "깼어요?.... 정신 들어요?"

 

 

 

 

 나는 잠시 기다리다가. 고갤 끄덕였다.. 옆에서 숨을 내쉬는 강비서의 소리도 그제야 들렸다... 내가 얼마나 잤던 걸까?

 

 

 

 

 ".... 수술 끝나고 당신 몇시간 잤어요- 원래 수술시간 보다 , 조금 더 걸려서 걱정했었는데..

 

 의사 선생님이 수술 경과 말 해 주셨구요-.. 울혈은 잘 제거했데요...

 

 

 

 그러니 눈 괜찮아 질 거래요... 각막 이식쪽은 뒷면에, 신경의 손상이 약간 있었데요.. 그렇지만 , 최대한 잘 드러내고

 

 잘 고쳤으니까... 붕대 풀어봐야 알겠지만 회복 될수 있을 거래요- .. 다시 볼수 있을거래요- ...

 

 안경은 써야 하겠지만요..."

 

 

 

 

 하임의 목소리는 달콤했지만 끝이 약간 젖어드는거 같았다...

 

 

 

 "..."

 

 

 

 나는 손을 꼭 잡고 고갤 살짝히 끄덕였다.. 그녀는 손을 , 소중하게 잡고서는 강비서에게 휴지를 뽑아주는 기척이 느껴졌다

 

 

 강비서는 또 울고 있구나.. 나는 아주 , 아주 여러번 수술을 했지만 , 이렇게 ... 예후가 좋을꺼라는 이야길 들은적이

 

 몇번 없었다...

 

 

 생소하지만- 다행이었다.... 하임이 얼마나 내가 수술하는 내내.. 기도를 한 건지 알만했다.

 

 내 눈에는 , 이제, 다른 사람이 베푼 창이 달려 있었다... 하민이가 그랬듯..... 하민이가.... 누군가에게 제 창과,

 

 

 누군가의 가슴속에 다시 일어날 기회를 주는 , 선의를 주었듯..

 

 

 

 내 눈에도.. 누군가의 선의로 가득 찬-... 창이 붙어 있었다..

 

 

 낯설은 느낌에도 나는 강비서 쪽으로 손을 뻗어보았다. 강비서는 기다리기라도 한 듯

 

 내 손을 냉큼 잡았다... 나는 다시 말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도 , 나를 내내 기다렸을 뿐만 아니라..

 

 

 내게 필요한게 누구인지 알고 있었던 내 삶에 다시 못만날 만큼 똑똑한 비서에게

 

 한마디를 하였다... 분명히 이 정도의 대접을 받을수 있는 , 사람이니까..

 

 

 

 "고마워 진환아-"

 

 

 

 내 말에 그의 울먹이는 소리가 커졌다.. 나는 수술후라 온 몸이 아픈 그 느낌을 온몸에 입고 있음에도

 

 나도 모르게 그의 울먹이는 감격한 소리에 웃고 말았다.. 내가 웃자- 하임도 조용히 웃었다.

 

 이렇게 나를 걱정해 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나는 결국엔 사랑받는 사람이었다..

 

 

 눈이 약간 뜨거웠다... 눈물을 흘리면 안될것 같은데... 눈이 약간 뜨거워졌다-

 

 

 나는 , 강비서의 손을 더 꽉 잡았다-.. 그동안의 고생이-

 

 다 보상해 줄순 없겠지만- 내내 나보다 더 맘 졸이는 일이 많았을 이 사람이-

 

 참 , 한 없이 고맙다 - 그리 생각하였다.

 

 

 

 

 

 

 

 -

 

 

 

 

 며칠이 지나고- 작약은 퇴원을 하였다. 눈의 예후는 한쪽은 완쾌였고 , 한쪽은 빛에 아주 민감해지고

 

 약간 , 흐려 보인다든지 하는 약간의 문제점을 빼고는 많이 나아졌다-

 

 

 

 의사는 흐리는 문제 같은 경우는 신경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거니까 상관 없다고 - 안약을 꼼꼼하게 먹는 약과 함께 처방하였다-

 

 

 그게 다였다..

 

 작약은 병실에서 붕대를 풀기 전에, 내게 뜬금없는 말을 해 내 심장을 녹아내리게 만들었다.

 

 

 

 "붕대 풀때는 당신이 있었으면 좋겠어-"

 

 

 

 그에게 줄 마실것을 챙기고 있던 나는 별 생각없이 그 말을 받았다-

 

 

 

 "당연히 거기 있겠죠"

 

 

 

 

 "아니,"

 

 

 

 그는 그 말을 하면서 내 손을 내밀어 잡았다.

 

 

 "내가 가장 먼저 볼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어...."

 

 

 "......."

 

 

 

 

 그 말에 나는 얼었다...

 

 

 

 

 

 "당신이, 내 세상의 법칙이야 이젠, 내가 몇번이나 말해줬지만...

 

 어린 병아리가.... 처음 본 것을 어미라 따르듯이

 

 이제... 내 세상의 법칙은 당신 뿐이라고- 그렇게 , 믿게 해 주고 싶어

 

 

 내 모든걸 걸어서라도 당신을 지켜주고 행복하게... 당신 손에 무슨 수를 써서든

 

 행복을 줄 거라는걸... 이제는 , 무슨 손이든 내 모든 것이 당신 두 손에 있다는걸

 

 

 눈으로 내가, 말해주고 싶어....

 

 

 그러니.. 당신과 가장 먼저, ...... 남의 선의로 얻은 눈이지만.... 이 눈을 ...

 

 가장 처음 , 당신에게 주고 싶어"

 

 

 

 

 

 

 그의 말은 조용했고- 결연에 차 있었다.... 나는 그 말에 , 가슴이 뜨거웠다.

 

 이 사람과의 사랑이란건 이랬다..

 

 

  순간 순간이 다른데... 다른 모든 순간 순간이..

 

 어떻게 이렇게 좋기만 하다.... 힘들때도 좋고 , 하물며...아플때조차 부드럽고

 

 

 사랑스럽고.....

 

 

 

 

 그의 손은 따뜻했다.. 예전 대리석 같이 차갑던 손은- 내내 , 내 손에 너무나 가까이에 있고

 

 내내 붙어만 있다 보니 내 온기가 옮겨 가 붙은 듯- 따스해졌다...

 

 나는 그의 볼을 쓸었고 그는 , 내가 긍정했다는 걸 알았는지 웃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붕대를 풀던 날-... 나는 의사의 뒤에 서 있었다... 의사는 너무나 긴장한 모습으로 천천히- 붕대를 풀었다.

 

 

 

 

 

 그의 긴 눈꼬리는 감겨 있었다.. 의사는 조심조심- 그의 속눈썹 사이에 붙어 있는 고정 테잎을 조심 조심- 떼어내고 물었다..

 

 

 

 "자... 이제 천천히 눈 떠 보세요- 천천히요-"

 

 

 

 

 그 말에 그는 손으로 나를 찾았다.. 손을 뻗기에 잡고 그의 앞에 조금 더 다가섰다... 그는 길고 긴 눈을..

 

 

 조심조심 떴다..... 나는 그의 눈만 바라봤다.... 새까맣게 드리운 속눈썹 밑의 눈이 서서히 떠지고-

 

 

 그의 눈, 위에 붙어 있던 벛꽃잎이 사라졌음을 알았다. 그는 나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의사도 나도 ..

 

 

 그가 말 꺼내기만 기다렸다... 그는 , 아주 천천히- 그러나 환하게 미소지었다......

 

 

 

 

 

 "보여,"

 

 

 

 

 

 그 말에 나는 감격하여 울고 말았다. 의사는 씩 웃고 이것 저것 물었다. 이쪽은 어때요? 불쾌감은 없습니까? 따위를 물었다.

 

 그는 조근 조근, 아주 한참만에 대답이란걸 의사에게 했다.

 

 나와서 내내... 나는 그의 눈을 한참이나 바라보았고.... 그는 내게 문득 생각이라도 났다는 듯이 다정하게..

 

 말을 했다.

 

 

 

 

 "보고싶었어"

 

 

 

 

 "....."

 

 

 

 

 내 말문이 막히자 그는 , 마치 한번 더 말해 새길듯 또 힘주어 말해주었다.

 

 그 말은 주문처럼 나지막하고, 마법처럼 달큼했다.

 

 

 

 "정말-... 많이 보고싶었어......세상 모든 피조물중에....

 

 모든 생명체중에서.... 나는 ,

 

 

 당신만 보고싶었어 , 당신이 가장 보고싶었어"

 

 

 

 그 말에 내가 울자- 그는 손을 뻗어 내 눈물을 정확하게 닦아 주었다... 한쪽은 좀 희미하지만- 그는

 

 한눈으로도 - 확실히 사물을 보게 되자...... 달라졌다.. 눈은 같을텐데..... 모습은 한쪽은 같은데...

 

 

 뭔가, 달리 이채를 띄는 것 처럼- 생기가 넘쳐 흘렀다.....

 

 

 

 

 그 뒤 집으로 돌아와서 그는, 혼자도 휠체어로 곧잘 움직이게 되었다. 능숙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옆에서 보는건 또 다른 이야기였다... 그는 몹시 능숙했다.. 내게 머쓱하다는 듯- 몇번이나 이야기 했던거 같은데..

 

 

 재활 하기 전엔 내내 이것만 탔다고... 했지만- 이 정도로 능숙하다니... 싶었다.. 다리 이야긴 강비서님도 따로 안하고

 

 

 그도 따로 안했지만 , 그는 "회복 좀 하면..." 하면서 뭔가 수술을 하려고 , 결심이라도 한 것 같았다.

 

 

 

 꼬치꼬치 묻지 않았다. 난 예전엔 호기심이 너무 왕성해서 다 물어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였는데... 나도 많이 변해버렸다.

 

 어느새 계절은 너무나도 따뜻해져 있었다.

 

 

 그와 나는 그야 말로 드디어 내려 앉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강비서님에게는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

 

 

 단지 형과의 일이 정리가 되지 않아서.. 라면서 그는 고민을 거듭해 하고 있었다. 그 외에는 그는 나와 있을때 웃음이

 

 잦아졌다.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면서- 진짜 기쁘다는 듯이, 귀엽게 웃으면 나도 설레었다.. 그가 눈을 뜨고 나자

 

 나는 옆에서 잘 때마다 화장을 하고 잠들고 싶을 지경이었다.. 맨 얼굴이 좋단 말은 계속 했지만.. 내 마음이 그렇지가 않았다

 

 그에게 가장 예쁜 모습, 가장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었다....

 

 

 

 어느날 문득-... 그가 꺼낸 말이 너무나 수줍게 만들었다.

 

 그는 이렇게 지내는거... 혹시라도 부모님이 아시면 어떻게 해?.... 나 미움받고 있는데.. 더 미워하시면 어떻게 해?

 

 

 이런 말들을 했다. 그런 말을 하는 얼굴에 부끄러움이 하나도 없다는 게 더 이상했다.. 나는 그런 말이 낯뜨거워

 

 죽겠는데.... 우리는 정말 순진하게 , 잠만 잤건만- 그는 마치 그 질문에 다른 뜻이 없다는 것 처럼 말갛게 몇번이나 물었다.

 

 

 

 

 결혼따위 허례 허식일 뿐이다- 나는 그리 생각했기 때문에 그에게 아무것도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 그의 곁에서 있을 수 있다면

 

 충분하다- 그리 믿었으니까-

 

 

 

 그와 여느때 처럼 저녁을 보내고 있을 때, 강비서 님이 메세지를 보내셨는데..... 그 선물 리스트가 그제야 , 완성이 되었다면서

 

 사진까지 첨부해서 보내신 걸 , 내가 슬쩍 들여다 보고 있을때... 그가 나를 스쳐 보고는 내가 뭘 보고 있는지를 알아차렸다.

 

 

 

 

 그는 원래도 눈치가 빠르다 못해 신기 수준이었는데, 눈이 보이게 되자 더 빨라져서는- 내가 보는 걸 보고서 내게

 

 돌리지 않고 바로 물었다. 나는 그 메세진줄도 모르게 선뜻 눌렀기에 황급히 꺼버렸지만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 문제, .... 혼자서 찾아보고 있었구나?"

 

 

 그의 목소리는 무서웠다... 나는 피하고 또 피해왔지만 그가 상처 받을까봐서 더는 말을 미룰수가 없게 되었다.

 

 그의 눈에, 무서운 빛이 스미자 나는 말이 잘 떨어지지 않아서 .. 아주 조용한 소리로.... 소심하게 말했다..

 

 

 

 

 "........그냥... 넘어갈 만한 일은....아니어서요..... 당신 마음에 남은것들도 그럴테고...... 다른 것보다도 당신의 지난 시간이

 

 부정당하는건.... 나도 너무싫어서요...... 미안해요... 기분 .... 나빴어요?"

 

 

 

 "........"

 

 

 

 그는 잠시 나를 쳐다보았다. 그의 눈에는 분노는 곧 사라지고 약간의 애통함이 엿보였다.

 

 그러더니 내게 다정하게 ,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

 

 

 

 

 "..... 그리 .. 신경을 쓰고 있었어?.... 그건 당신 거 아닌데... 매번 이렇게 내 것들까지 당신이 다 안아버리면

 

 어떻게 해... 내가 다치고 내가 아픈거보다...... 내가 속상한거 보다... 당신이 신경써서 슬펐다는게

 

 그랬다는게... 날 더 속상하고 아프게 해.. 알아?"

 

 

 

 그의 책망은 어느새 이런 식이 되었다. 예전처럼 무섭게 화 내는 일은 없지만 자길 속상하게 한다- 이런 말이

 

 왜 이렇게 가슴이 내려앉아 버리는 건지....

 

 나는 다시 이야길 꺼냈다.

 

 

 

 "....아니에요...그런게, 알잖아요?.... 제이미도 마찬가지인 마음이에요... 나는.....

 

 적어도, 당신의 마음 알고 있으니까... 만약에.. 아주 만약이지만 그분 책임이 아니라면.. 그 또한 밝혀져야.."

 

 

 

 

 " ......... 내가 증언 안하고 , 실어증 처럼 차일 피일.. 말을 미룬 이유는.....

 

 그런 것 때문이 아니야....."

 

 

 

 

 작약의 목소리는 슬펐다.... 내가 묻지 않아도- 그는 결국 이야길 하게 되는구나...

 

 

 

 그의 눈 밑은 아직도 보랓빛이 뭍어 있는 듯이 짙고- 눈은 아직도 , 익숙해 지지 않아 내내 약을 넣은 통에 촉촉하다-

 

 그는 테이블로 옮겨가고 나도 얌전히 따라간다.. 그는 아주 천천히 말을 시작했다...

 

 

 "그래, 당신은 묻지 않았었지만.... 앞으로도 당신한테까지 숨길수는 없겠지.. 그랬었어..

 

 

 이렇게 다 이야기 하고 싶진 않았지만.. 내 상황을 이해해 줬으면 해...

 

 우선... 가장 처음으로는 ..... 그날 강비서와, 안에 일하시는 부부 두분, 알지?... 셋 다 집을 비웠어... 나는 그 당시엔

 

 좀 , 안고 살아야지.. 하고 조금은..., 말하자면 안정기였어.....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나고, 나는 좀 편안해졌어...

 

 그래서 , 하루쯤이야 그랬지- 혼자 오갈 수 있고- 계단에는 오르 내리는게 달렸고... 문제 될 거 없었어..

 

 그런데 한 밤이 되서야...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

 

 

 

 

 그 며칠 전쯤, 그 전에 어머니가 형을 더 이상 막을수가 없어서.... 상속 문제때문에도 여러번 마찰이 있었는데 , 어쨌든 내가 지분을

 

 쥐어야만 했어... 형이 손에 든걸 막으려면 , 이거라도 제발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받아 둘 수 밖에 없었지

 

 

 어머님의 부탁이 너무 처절해서- 그냥 받고 말지 싶기도 했어- 그런 이야길 듣는거 자체가 날 못견디게 했으니까..

 

 그 사이에 형은 , 이사에서 회장은 어렵게 되었지- 형이 인품이 안된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차라리 전문 경영인을 그 자리에

 

 앉히면 앉혔지 , 그 자리 바로는 못 준다... 하셨거든- 형은 거기서 폭팔했지..

 

 

 단지 아버지 결정만은 아니야.. 나머지 주주들이나

 

 이사진의 의견또한 수렴해야만 했어... 형이 강팍하다 보니까... 소문도 그랬지만 사람들이 다 좋게 보지만은 못한거지...

 

 그리고 , 사고 후에 형이 좀.... 표정을 못 감춘것도 있었고..."

 

 

 

 작약의 그 말에.. 내 눈에 충격이 서렸나 보다.. 작약이 나를 힐끔 보고는... 안타깝단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알아....

 

 충격이겠지.. 하지만 그랬데... 그러고 나니까 형은 김희영한테 약속한걸 줄수가 없었던거지.. 대충 이야기 조합해 보니까

 

 뭐 결혼이라도 해 줄 모양이었던거 같던데...... 어쨌든 다 말아 먹은거지.... 그 쯔음 김희영이 ... 형을 사랑하게 되어 버린거 같아.."

 

 

 

 

 "........!"

 

 

 

 

 

 그 말에 , 나는 내 생각이 확신이 됨을 알수 있었다.

 

 

 

 

 

 "..... 그 여자가.. 사랑한다고 형한테 그랬는데......... 그건 자기도 아마 실수였겠지.. 못 감춘거야... 그런데

 

 형이... 아예 사랑이라는 감정을 모른다고... 하더래..... 그 여자는 휘발유 통을 뿌리면서........ 계단을 올라왔어... 내 의자 반대편에 기대 서서...

 

 

 

 걸터 앉아서는..... 발치에 휘발유 통을 내려놓았어......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치장을 하고 나타나서는...

 

 내가 발끈하고 , 말을 제대로 듣질 않자- 제 입으로 하민이를......"

 

 

 

 

 

 작약은 말을 멈추었다... 그의 연약해 보이는 목이 안쓰러울 정도로 떨렸다.

 

 

 

 

 "죽였다고 하더라고.....그리고 나서는....... 나는 소리 소리를 질렀어.... 그 여자는 , 침착했어- 할 이야기가 있으니 들어 달라고 몇번이나 말했으니까...

 

 그러더니 말하더군... 형이 자신을 죽일지도 모르니까.. 일들이 틀어지고.. 강비서가 눈치까지 좀 챈걸 확인하고 나니까..

 

 

 자기가 차라리 다 덮어 쓰겠다고... 했어..... 몰라... 처음부터 자살은 결심한 상태였던 거 같아, 그까진 김박사님 말이 맞아..

 

 

 그리고.... 그 여잔 몇번이나 말했어.... 내게 , 장례식때 내 모습을 봤다고... 그게 실수였던거 같다고 그랬지...

 

 그렇게 사랑한다는건....... 어떤 의미이냐고 내게 묻더군..... 그냥 묻는게 아니었어..... 마치..... 전혀 모르는 어떤 감각을

 

 묻는 것 처럼- 생소한 얼굴로 물었어..... 이미 난 대답할 상태도 아니었는데.... 몇번이나.....

 

 

 그 눈이 ... 도저히 잊혀지질 않더군"

 

 

 

 

 작약은 말을 , 잠시 쉬었다... 고통이 얼굴에 드러나 있었다.....

 

 

 

 "그러곤 나한테 말했어-.... 이쪽 창 밑에는 풀이 깔려 있으니... 죽지 않을거라고- ... 폭팔에 눈이 그렇게 될건 예상 못한거야....

 

 제 생각에는 그냥 불이지 폭팔까진 생각 안 한거지..... 원랜 꼼꼼해서 무서운 여자였는데

 

 

 그 여자는 아무리 침착한 척 해도 죽음을 목전에 둔 상황이었으니까.. 그런 계산까진 안했겠지..

 

 

 그 여잔 , 나를 보면서 몸에 휘발유를 부었어.......

 

 눈에는 .. 안타까움이 가득했어.......... 그 여자한테서 볼 모습이라곤 생각치 않았는데..... 몇번이나 말 했어..

 

 

 자신 탓이라 그리 여기라고...자기만 미워하라고..

 

 

 

  형은 외로운 사람이라고.. 당신 때문에 많은 걸 잃고 또 모르고 자라기도 했으니까..

 

 용서 하라고... 형만은... 이 일에서 빼 주라고- 자신은 용서 안해도 된다고 , 지옥에 가서도 죗값 다 치르겠노라고... 그리 이야길 하더군..

 

 

 난 악다구니 쓰느라 바빴어... 하민이 한테 정말 미안하면.. 감옥에 가서 차라리 죗값을 치르라고 몇번이나 이야길 했지만

 

 여자가 전혀 듣질 않았어..

 

 

 목숨이라도 구해야 겠다 싶었어 , 또 내 앞에서 누군가가 죽어 나가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았어

 

 김희영은 한치의 의심도 없이, 형이 자신을 죽일 거라고 그리 믿고 있던데...... 형은 , 그 정도는 아닌데..

 

 적어도.. 그 여잘 치울 생각이 들었어도 약점을 찾아볼 사람이지.. 설마 죽일거라곤 나도 생각치 않았는데..

 

 그 여잔 확신하더라........나는 몇번이나 설득했어........"

 

 

 

 

 

 작약의 표정은 고통스러웠다. 나는 무어라 말을 건낼수도 없었다... 탁자 밑의 그의 다리가 마비라도 오는 듯 떨리고 있었다.

 

 그는 얼굴을 정돈하려 애 쓰며 다리를 한 손으로 잡았다... 그러곤 말을 다시 이었다....

 

 

 

 

 

 "........ 그 여자가... usb를 갖고 있었어.. 처음엔 나한테 줄 생각이었다 그랬는데... 나중에 못 주겠다 그랬어..

 

 거기엔 아마 형의 육성이 담겨 있었을 거야.. 그게 살인 교사 혐의든 뭐든 - 씌울만한 결정적인 , 지금 경찰이 찾는

 

 증거가 들어 있었겠지.... 그런데 그 여잔 그걸 주머니에 넣어버렸어.... 그리곤 , 나를 창에서 밀었지.....

 

 

 

 

 떨어진것까진 그랬는데... 그리곤 바로 불을 놓았어-......... 섬광이 일더라......

 

 

 

 

 그리곤 나는 유리 파편이 폭팔에 떨어지며 눈을 다쳤어.. 이 흉터도 그때 났어,

 

 그리곤 기절했지...... 여자가 올라 오면서 세큐리티 시스템을 건드렸다고 제 스스로 말했어.. 몇분 있어야 오겠지

 

 그러더니 , 그렇게 찬찬히... 계획대로 했지.........

 

 

 

  나는 깨어났을땐 이미 , 서울이었어.... 응급 처치는 거기서 하고,

 

 바로 이송한거라는데... 정신따위 없었어...... 오래 기절해 있었지..... 그때는 이미, 암흑이었고.........."

 

 

 

 "........"

 

 

 

 

 내 충격에 휩싸인 얼굴을 , 그는 한숨을 쉬며 바라보았다...

 

 

 

 

 

 

 ".... 내가 망설이고, 증언을 하지 않는건... 다른게 아니야..... 물론 나도 화가 나... 그런 일을 벌였다니

 

 인간 이하라.. 몇번이나 그때문에 광분을 했지....

 

 

 원통하고 분하고... 다 죽여버리고 싶었어.. 울면서, 짐승처럼 물어 뜯어버리고 싶었어..

 

 

 내 탓이면 나만 미워하지, 그런 일을 왜 했냐는 질문에... 그러면 니가 더 고통스러워 할걸 알았다고.. 목숨보다 더 괴로운 일이었을 줄 알았단 말에도

 

 분노가 미치도록 치밀었어.........진심으로 형도 당연히 벌을 받았으면 , 고통스러웠으면 했어...... 말을 듣는 내내도......그 여자에게

 

 다가가서 목을 졸라서, 그냥 죽여버리고 싶었어...... 분노때문에 온 몸이 떨렸어..... 후에도 여전했어..

 

 

 

 난 다리도 못걷는 다리인데... 눈까지 보이지 않았어...... 그야 말로

 

 

 이런게 죽음이라..... 생각이 들었어........ 분노에 끓었지..... 천천히 분노가 , 조금 식고.... 내가 다 잃고 , 석상처럼 앉아서 생각했던건..

 

 형이 나를 그만큼, '증오' 할때 동안 나는 뭘 했냐는 거야..... "

 

 

 

 

 

 

 "......"

 

 

 

 그의 이해에 나는 놀랐다....... 그런 생각이 들었단 말인가?.......

 

 

 그는 이야기를 하면서 내내 , 눈이 시린듯 눈을 찌푸렸다.

 

 

 

 

 "나는 학창시절부터- 다 커서까지 형을 무시했어.. 고약하게 괴롭히고 싶고 , 완전 악취미라, 그런걸 좀 즐겼어..... 부모님이 나만 예뻐하실때마다

 

 약간 과시하기도 했어..... 사실은 그랬던거 같아.... 그때는 나야 단순한 약올리기 였지만 형한테는 그런게 아니었던거야......

 

 

 

 내내 ...상처였겠지.... 그 사이 사이에도 형은 가지지 못한게 유난히도 많았어... 공부에만 집중하라고 아버지가 시도 때도 없이

 

 압박하셨으니까... 내가 , 나름대로는 자유롭게 잔망스럽게 잘 지내는 동안 형은 아니었어... 그럼에도 나는

 

 형을 싫어하기만 했지.. 따뜻한 말 한마디 건낸 적 없어-.... 형이 나를 미워하는 마음이 굳어져 , 증오로 변모하기 전에

 

 

 내가... 변죽 좋게 , 말 건내면서...... 형이 계속 밀어내더라도.. 그냥 잘 지내려고 애를... 썼다면....... 김희영이 말하는 사랑이라는 것도..

 

 형이 이해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오로지 내 탓이라곤 나도 생각 안해.. 하지만 내 탓이 없다고는 못하지

 

 김희영은 , 내게 ...몇번이나, 아주 몇번이나.... 너무나 간절하게 부탁했어.... 자신이 다 짊어질 테니까..

 

 형만은 용서해 달라고...... 그 말을 몇번이나 하는 , 마지막 순간에 올려다 본... 떨어지며... 올려다 본..

 

 

 그 여자의 눈물 어린 눈이.... 도무지 잊혀 지지를 않았어...... 떨어지면서도.. 나는 눈을 못 뗐어...

 

 그 눈이... 너무나도 슬퍼서...... 슬퍼서, 나까지 죽을것 같은 그 눈이..

 

 

 도무지 지워지질 않았어......잊을수가 없었다고.."

 

 

 

 

 

 작약은 고갤 숙였다..... 그의 괴로움이 , 목소리에서도 느껴졌다...

 

 그의 숨이 , 잦아들 때마다 내 숨도 꽉 막히는 듯 했다.

 

 

 

 

 "하민이의 죽음을 생각하면 난 , 솔직히 눈이 뒤집어 질 것 같았어........ 죄책감만 더해졌지... 그런데.....

 

 나도 잃은게 너무 많았어 이미....... 아주, 천천히 내가 잊고 있던 부모님의 슬픔이 느껴졌지.......

 

 

  나 뿐만이 아니야.. 그 전에 형과 그 일을 겪으시면서

 

 어머니는 내가 형을 잘못 키웠다고 몇번이나 자신을 탓하고 우셨어... 내내 , 형의 마음을 돌리고자 뭐든 다 하셨는데

 

 결국 형을 잃고, 나도 잃었다.... 그리 생각하시게 됬지........ 그러니 나는 증언이 두려웠어..... 형을 정말로

 

 '잃어야' 했으니까.... 나만 잃는게 아니라- 어머니도 아버지도 기회까지 잃어버리셔야 했으니까 말이야

 

 김희영이 다 짊어지겠다 그리 말한데로... 증거랄게 없으니..... 여기서 만약

 

 내가 입을 다물면.... 나만 입을 다물고......... 하민이의 어머니조차.. 차라리 하민이가 자유로운게 낫다며...

 

 

 그리 생각하신다고 내게 말을 해 주셨는데..

 

 

 

 이제 된거라고 그리 여겨야 하나... 생각만 하다 보니까..내 안에도 변동이 일어났어........

 

 

 지난 내 사랑을 증명하고 싶어서, 형을 넘겨야하나 생각하니까... 그때 내가 한 사랑은 어디 가지 않았으니까 내 스스로 그 마음을

 

 잘 알고 기억하는데... 그것뿐이라면.... 그냥 오해야 받으면 안 되나. 그랬어...

 

 한참 전 부터 나는 네 손 잡고 있었는데... 그런 오해- 받아도 어쩔수 없다 그리 여길려고 했어

 

 애초에 내가 인정을 안 하면- ..... 경찰이건 하민이 집안에이건...

 

 형을 넘겨야 하잖아... 그러니- 당장에 어쩔수가 없었어.."

 

 

 

 그때 강비서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작가님이 내내 평안하신줄 알았냐면서- 그 사람들을 원망하던 목소리가 떠올랐다..

 

 내내, 이 사람은 .... 하민씨를 사랑한 만큼 - 자신을 내어 주었다.... 손 끝의 희미한 상처만 봐도, 내 가슴까지 시큰한데...

 

 그런 오해를.... 당사자는 견딜수도 있겠다니.... 강비서도 억울하다고 하고, 하다못해 나까지도 억울해지는 그 감정을..

 

 오해라도 , 감수해야 한다면 할지도 모르겠다니..

 

 오히려 내가 그 마음을 이해할수가 없었다.

 

 

 "그러니...... 말을 할수가.... 없었어..... 나만 입을 다물고..... 그럼 경찰도 차일 피일 잡히는 물증이랄게 없으면

 

 어쩔수 없이 , 끝나지 않을까 싶기도 했어..... 나도 그래, 정의를 찾고 싶어- 그러고 싶었어

 

 하지만...

 

 

 그 여자의 눈이.. 그 여자의 죽음이...... 그러면 정말 , 하나의 의미도 없어지잖아....

 

 그리고 우리 부모님.......

 

 차가웠던 내 지난 날들이.. 지난 날들의 뭣 모르고 저질렀던 잘못들이

 

 아주 여러개가 겹치고 나니까....... 아주 여러개가 우연처럼 겹치고 나니까....."

 

 

 

 나는 다가가 그를 꽉 안았다........ 그는 .... 나를 팔로 감싸면서 말했다...

 

 

 

 ".........말할수가 없었어.............비겁하지만........

 

 

 그랬어..."

 

 

 나는 바로 대답하고 만다.

 

 

 "비겁하다고 하지 말아요.."

 

 

 나는 거의 엉엉 울면서 끅끅대며 그에게 말했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 나는 웅얼거렸지만 그는 안고서

 

 그는 내 머릴 한없이 쓰다듬었다..

 

 

 "울지마....."

 

 

 "미안해요...... 미안해요....."

 

 

 뭐가 이렇게 속상한지도 알수 없었다... 그냥 그의 사정을 다 몰랐기에 , 그 혼자 끙끙 앓았을 생각을

 

 하니까.. 그 와중에 눈까지 잃어,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맘이 아리다 못해 시렸다..

 

 난 이 사람만 걱정하고 있다. 이기적이라고 욕해도 어쩔수 없을 만큼 다른 사람은 신경도 안 쓰면서..

 

 이 사람만

 

 그러니 눈물이 갑자기 쏟아졌다..... 그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눈물을 닦아 주고-...

 

 내 얼굴을 바라보면서 , 고운 손으로 내 눈물을 계속 닦아 주었다.....

 

 

 "당신이 뭐가 미안해....... 그런것 까지 헤아리지 못했던건.. 나인데......."

 

 헤아리지 못했던건 나였다..... 나 조차, 확실히 원인 규명을 해야만 한다 생각했던 나 조차 그의 말을 듣고 나니

 

 줏대없이 흔들리는데...... 그는 어땠을까...

 

 

 자신의 잘못이 투영되어.... 마음이 무거웠을 그는..

 

 

 

 "............"

 

 

 

 

 "울지 마....... 증언 같은건..... 사실, 형의 증오에 , 내 손으로 확실히 느낌표까지 찍어주는 느낌이라서.... 더 못했어....

 

 지금도 몰라, 내가 어떻게 하는 게 현명한 일인지... 아버지의 생각이 어떤지.. 어머니의 생각이 어떤지..

 

 아무것도 몰라, 형이 그 뒤에 어떻게 지냈는지... 혹은..... 경찰이 수사의 방향을 어찌 정했는지 그런것도 나는 전혀 몰라

 

 .... 마음이 달라질수도 있겠지만.... 진심으로 형이,.... 나한테는 안 그래도 되니까.... 하민이한테

 

 그냥 미안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김희영한테도,"

 

 

 

 

 "미안하다는 감정... 그거면 충분해요?"

 

 

 "...그거만, 그것만이라면.... 난 충분해-"

 

 

 "........"

 

 

 이토록 소박하다. 하지만 그게 가장 어려울 수도 있단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게 , 쉽지 않을수도 있다는 생각...... 오히려 느끼는 '감정' 의 문제니까.... 더 어려울수도 있지 않을까...

 

 

 "알아, 쉽진 않을거야"

 

 

 그는 내게 안다는 듯 말하곤, 티슈를 뽑아 내 얼굴을 싹 닦아준다- 울지 마... 눈이 붓잖아..

 

 눈이 부으면, 빨갛고 아파보이고... 니가 울면 나도 속상하단 말이야... 이런 말을 조근 조근 한다- 나는 이게 현실인가

 

 싶을때가 있다.... 현실감이 없다. 이 사람은 원래도 , 사귀는 내내는 다정하고 내게 잘 해주고- 귀여웠지만 이렇게 , 나를 딱 붙어서

 

 케어하진 않았는데... 이 사람은 나를 , 더 없이 - 지금 붙어서 사랑해주고 있다... 늘 사랑을 받아도 받아도

 

 고픈 , 늘 더 사랑 못 해주나 하고 바라기만 했던 그런 사랑만 했던 나는- 이렇게 충족된 사랑을 해 본적이 없었기에..

 

 하루하루가 놀랍도록 꿈결같았다..

 

 

 이 사람은 내게서 떨어지질 않는다. 그 사실이 싫다면 모를까- 좋아서 하루 하루가 행복하다- 한 집에 있어도 서로의 눈은 말할 것도 없이

 

 서로를 쫓아다니고 만다-

 

 

 작약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깊은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눈이 마주하는 순간이 아직도 심장이 덜컥대면서

 

 나는 놀라고 만다- 그는 천천히 자신이 할 일을 설명했다.

 

 

 "..더 고민해 볼게... 이제 부모님하고도 이야길 해 봐야겠지 아마, 아버지의 결정이 중요하겠지만.. 아버지도 어머니의

 

 이야기를 존중하시는 편이니까.... 아직은 모르는거야..... 하지만.... 무슨 말을 내가 한대도- 그건 한쪽의 이야기야

 

 그러니까 , 증거란 게 없어- 유서도 작성되기를 , 혼자만의 일이었다. 그리 되어 있고.....

 

 

 찍힌 , cctv엔 당일의 사건 시간에는 영상이 없어, 강비서가 의아해 했던 것도 그 점이었거든....

 

 그리고, 김희영이 왔다는 것도 알수 없어- 김희영은 제 손으로 했다고 유서엔 적었지만.... 정문으로 안 들어온건 확실한데

 

 뒷문으로 , 그까지 사각지대만 골라서 갔다는 것도 말이 안되거든.. 전체 시스템을 내렸던 터라서... 파악도 쉽지 않고-"

 

 

 작약은 내내 내게 찬찬히 말하면서 한시도 손을 안 떼고- 머리를 쓸어 넘겨 주었다. 내 얼굴을 바라보면서 내 머릴 쓸어 넘겨준다.

 

 우린 언젠가 부터- 마주 본다, 가까이에서- .... 서로를 더 잘 알게 된다..... 이 사람은 놀랍도록 , 부드럽고

 

 때론 놀랍도록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 예전보다 더 소탈하게 옷을 입는다, 부드러운 하얀 티셔츠를 입은-

 

 내 솜씨로 묶인 머리와- 앞머리를 - 옆쪽으로 넘긴 그는.... 나와 같은 향기를 풍기고-

 

 

 우리 사이는 이미 더 없이 가깝다... 그는 내 이마에 입을 맞춘다- 그리 입맞추면 내 머릿속의 복잡한 것도 털어낼수 있다고

 

 믿는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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