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행성, 지구에관한 리포트
작가 : 사이길
작품등록일 : 2017.5.31

타락한 인간들 위에 군림하여 인간들을 더욱 사악하게 만든 우주의 지배자 더블라스와 그에 맞서는 주시자들, 그리고 주시자 달령의 양 아들 인우가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모험과 전쟁

 
28
작성일 : 17-07-28 16:41     조회 : 363     추천 : 0     분량 : 443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김 형사가 산비탈로 눈을 돌려 인우에게 할 말을 골똘히 생각하는 사이 영안실 안내 표지판 쪽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버스가 한 대 들어와 멈췄다. 버스가 멈추자 검은 상복을 입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더니 영안실 입구가 갑자기 북새통이 되고 말았다. 그 모습을 망연한 모습으로 지켜보던 김 형사가 사람들이 모두 영안실로 들어가고 나서야 인우를 돌아보고 입을 열었다.

  -네가 삼촌이라고 했던 그분에게 아저씨가 의족 잘 끼워드렸으니 너무 염려 마.

  -…

  -오늘부터 아저씨하고 아저씨 집에 가는 거야. 알겠니?

  -…

  -아저씬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게 딱 하나 있어. 그게 뭔지 아니?

  -…

  사뭇 진지하게 묻는 김 형사에게 인우는 대꾸 없이 눈만 껌뻑이며 쳐다보았다.

  -거짓말 하는 거야. 아저씬 거짓말 하는 걸 제일 싫어 해. 아저씬 그것만 아니면 뭐든 용서할 수 있어.

  -…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고 잘못된 선택을 할 때도 있어. 힘들 땐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도 할 수가 있지. 살다보면 다 그럴 수 있어. 하지만 거짓말은 경우가 달라. 거짓말은 아메바 같은 것이야. 너 아메바 알아?

  -…

  인우는 처음 들어보는 김 형사의 말에 대답대신 고개를 흔들어보였다.

  -아메바는 아주 더러운 물에서만 사는 단세포 생물이야. 물론 아메바가 더러운 물에서 산다구 아메바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야. 사람이 거짓말을 하게 되면 더러운 물에서 사는 아메바처럼 더러워진다는 뜻이지. 그래서 거짓말은 나쁘다는 표현보다는 더럽다는 표현이 더 어울려. 아저씨 말 무슨 뜻인지 알겠지? 아저씨랑 함께 살면서 절대로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말 이해하지? 이해했으면 가자.

  -…

  인우는 여전히 김 형사의 말에 대답대신 고개만 끄덕였다. 김 형사의 질문에 인우는 대답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인우는 천성적으로 거짓말이 몹시 서툰 아이였다. 그리고 달령에게서 남을 속이기 위한 거짓말이 몹시 나쁘다는 말을 누누이 들었기 때문에 그것을 죄악처럼 여기고 있던 아이였다. 인우와 거짓말은 김 형사가 생각하는 것처럼 어울리는 조합이 전혀 아니었다.

  김 형사는 병원 주차장으로 어둠이 내려깔리자 인우를 데리고 신포동 그의 집으로 향했다. 인우에게 함께 살면서 몇 가지 지켜야 하는 규율 같은 것을 가르쳐 주고 싶었지만, 한 시간 가량 윤 팀장의 전화를 받는 통에 다른 이야기를 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윤 팀장이 “무지개 작전”의 수정된 내용을 전화로 전달했던 것이다. 윤 팀장이 누구에게 지시를 받고 전화를 한 것인지 그다지 궁금하지는 않았지만, 언론을 철저하게 차단해 놓고 주도적으로 사건을 이끌고 가는 보이지 않는 힘의 치밀함은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특히, 김 형사가 처음부터 조사를 하다가 강력팀에 넘겨준 사건 철에는 고원 시에 있는 학생회장단들의 비밀모임이었던 “BBK단”에 관한 세밀한 보고서가 들어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BBK단”에 관한 이야기가 쏙 빠져 있었고 인우가 그 자리를 차지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성폭행 범들도 자연히 다른 인물들로 교체가 된 것이다. 결국 처음부터 비밀리에 수사를 했던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고 생각하니 김 형사는 인우를 쳐다볼 때마다 목덜미로 소름이 돋는 것 같아 두렵기까지 했다. 게다가 아직까지 피해자 부모들에게 용의자라던가 범인의 윤곽 등 성폭행 사건과 관련된 일체의 내용을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었다. 피해 학생들 부모가 언론을 찾아다니면서 아무리 억울함을 토로하고 민원을 제기하더라도 그들이 강력한 통제권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여기가 네가 당분간 함께 살 집이야.

  병원 주차장을 나서면서 줄곧 침묵하고 있던 김 형사가 신포동에 있는 오래된 단독주택 앞에 차를 세워두고 내리면서 말했다. 인우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몸을 돌려가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딘지 낯익은 곳처럼 친숙한 느낌이 들어서 두리번거린 것이다. 특히, 신포동은 가장 친하게 지냈던 재학이가 살고 있기 때문에 신포 전철역과 신포시장 사이는 눈을 감고도 찾아다닐 정도였다.

  -어이쿠, 환영이 자네 왔어?

  2층 집 세입자인 양 교수가 고주망태가 된 모습으로 김 형사를 알아보고 다가왔다. 얼마 전부터 잘 다니던 학교에서 해직된 뒤 백수로 지내고 있는 괴짜 과학자였다.

  -이런 젠장! 무슨 수로 돈을 올려줘야 할지 모르겠군. 자넨 돈 좀 구했어? 어떻게 이 달 말까지 그 큰돈을 만들지? 수완과 능력하면 자네 김 환영 아닌가? 돈이 있으면 내게도 좀 융통해 줄 수 없나?

  -박사님도 참… 제 코가 석자나 빠진 거 안 보이십니까?

  -뭐야? 무슨 그런 소릴? 자네야 그깟 돈 단숨에… 아니구나. 둘째 딸 병원비로 집 팔아서 여기까지 들어왔다구 했지? 미안, 내가 괜한 소릴 지껄인 것 같군. 은행에 갔더니 현재 해직 상태라서 곤란하다는 거야. 젠장! 내가 곧 복직 될 거라고 몇 번을 얘기 했는데도 들어먹지를 않아. 난 아무런 잘못이 없어. 아니 총장이 고약한 짓을 일삼는대두 가만있으면 그것이 사람이야?

  -교수님께서 대자보에 현수막까지 걸었다면서요?

  -그랬지.

  -거기에다 교문에서 1인 시위까지 하셨는데 총장이 가만 놔둘 거라고 생각하셨습니까?

  -뭐야? 지가 가만 안 있으면? 가만 안 있으면 어쩔 건데?

  -보세요. 바로 해고되신 거잖아요.

  -두구봐. 이번에 소송은 내가 이길 테니까. 그런데 저 조그만 꼬만 누구?

  양 교수가 그제야 인우를 알아보고 어슬렁거리며 인우 앞으로 다가섰다. 얼마나 마셨는지 술 냄새가 사방에서 솟는 것처럼 역한 냄새가 진동을 했다. 인우는 순간 손으로 코를 막으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어라? 요놈 보게? 왜? 너두 이 아저씨가 보잘 것 없다 이거냐?

  -…

  -교수님도 참, 먼 친척 조카에요. 당분간 제가 맡기로 했거든요. 인우야 어서 인사드려야지. 2층 집에 사시는 교수님이셔.

  양 교수가 취기가 올라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고 인우를 붙잡고 늘어지자 김 형사가 인우 곁으로 다가가 손으로 인우의 머리를 누르며 인사를 해보였다.

  -고 녀석, 참 순진하게 생겼네. 인마, 순진하면 못써! 이 험한 세상 어찌 살아갈려구 그런 눈빛을 갖구 있어? 그런 눈빛 들고 다녔다가는 살쾡이 같은 놈들의 간식거리 신세를 면치 못해! 알겠어? 이 아저씨 저기 위에 사니까 자주 놀러 와. 아저씨가 옥상에 천체 망원경도 설치했거든. 지금처럼 밤이 되면 하늘에 떠있는 모든 별을 다 볼 수가 있어. 망원경으로 별을 보게 되면 그곳이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생각되거든. 정말 멋진 일이야. 별보다 더 아름다운 건 세상에 없다는 말이지.

  -어서 올라가세요. 많이 취하셨어요. 소송에서 이기시면 다시 복직하셔야죠. 이렇게 술로 사시면 박사님답지 않으세요.

  -아니, 뭐야? 내가 왜? 나다운 게 뭔데? 자넨 걸핏하면 술 먹는 내게 그런 소릴 하는데 이거 왜이래? 자네나 어린 아이 혼자 두고 이 밤까지 돌아다니는 건 너무한 거 아니야?

  -죄, 죄송합니다.

  -이거 왜이래? 조금 전까지 내가 자네 딸내미와 놀아 준 걸 모르는 건 같군. 자네나 어서 들어가 봐. 어린 걸 매번 혼자 두고 그럼 못 쓰지.

  -알겠습니다.

  김 형사는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는 양 교수를 남겨두고 우두커니 서 있던 인우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김 형사가 인우와 함께 들어가자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켜 놓고 베이지색 소파에 앉아 있던 다은이가 빤히 쳐다보다가 다시 텔레비전으로 눈을 가져갔다. 낯선 인우에게 관심을 보이기보다는 텔레비전에 폭 빠져있었다.

  -넌 오늘부터 이 방을 쓰는 거야. 여기 가져다 놓았군. 어서 들어가 봐.

  김 형사가 화장실 문 앞에 놓여있던 검정색 가방을 들어서 거실 오른쪽 구석에 있는 방문을 열고 인우를 데리고 들어갔다. 그곳은 출입구가 두 개인 곳이었다. 거실에서 연결된 방문 말고 반대편에 방문이 하나 더 달려있었다. 그곳을 나가면 작은 재래식 부엌이 있었고 그곳을 통해 밖으로 향하는 유리로 된 현관문이 별도로 있는 특이한 구조였다. 크지 않은 방에 싱글침대만 하나 덩그러니 있었고 북쪽을 향해 나 있는 나무로 된 창문이 바람에 덜컹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흔들거렸다.

  -이곳에서 앞으로 생활하게 될 거야. 불편한 게 있겠지만, 조금씩 참고 적응해보자구.

  의외로 김 형사는 차분한 어조로 인우에게 타이르듯 말했다. 포악한 맹수처럼 인우를 발길질하던 김 형사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배고프지?

  -…

  배고프냐는 김 형사의 물음에 인우는 반색하며 고개를 끄덕여 보였지만, 표정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아무리 굶는 게 익숙했어도 굶주림으로 밀려드는 고통은 잘 다스려지지가 않았다. 배를 어루만지거나 물을 마셔서 해결 되는 일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인우가 대놓고 배고프다고 말할 처지도 아니었다. 주면 먹고 안 주면 굶는 것이 오히려 친숙하고 마음이 편할 때가 많았다. 달령과 함께 지낼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제대로 먹지 못해서 교실에서 쓰러져 실려 간 일도 있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었지만, 영양실조로 기절까지 했다는 사실을 두고 양호교사는 대수롭지 않은 듯이 인우를 쳐다보기도 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4 34 2017 / 7 / 31 360 0 5168   
33 33 2017 / 7 / 31 345 0 4604   
32 32 2017 / 7 / 31 342 0 4295   
31 31 2017 / 7 / 30 362 0 4613   
30 30 2017 / 7 / 30 345 0 4436   
29 29 2017 / 7 / 30 374 0 4488   
28 28 2017 / 7 / 28 364 0 4438   
27 27 2017 / 7 / 28 342 0 4545   
26 26 2017 / 7 / 26 328 0 4245   
25 25 2017 / 7 / 26 346 0 4541   
24 24 2017 / 7 / 25 340 0 4278   
23 23 2017 / 7 / 20 352 0 4239   
22 22 2017 / 7 / 18 355 0 4225   
21 21 2017 / 7 / 17 362 0 4434   
20 20 2017 / 7 / 16 349 0 4220   
19 19 2017 / 7 / 12 344 0 4366   
18 18 2017 / 7 / 11 334 0 4431   
17 17 2017 / 7 / 10 348 0 4341   
16 16 2017 / 7 / 9 370 0 4141   
15 15 2017 / 7 / 7 328 0 4239   
14 14 2017 / 7 / 6 341 0 4125   
13 13 2017 / 7 / 5 348 0 4192   
12 12 2017 / 7 / 4 349 0 4141   
11 11 2017 / 7 / 3 374 0 4281   
10 10 2017 / 7 / 2 360 0 4554   
9 9 2017 / 7 / 1 342 0 4359   
8 8 2017 / 6 / 28 342 0 4409   
7 7 2017 / 6 / 26 368 0 4802   
6 6 2017 / 6 / 20 360 0 4794   
5 5 2017 / 6 / 18 359 0 5144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