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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꿈에서... 내내.. 이렇게 안아주고 싶었어...
작성일 : 17-07-27 22:41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15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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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제이미?"

 

 

 

 

 툭 떨어진 스케치북을 주워, 그는 내게 내민다.. 여전히 부드럽게 날 보며 웃고 있다.......

 

 

 

 내 목소리는 내 귀에도 , 몹시 이상하게 들렸다..... 이게 현실감이 전혀 없어서 .... 나는 아릿하게 몇번이나 되 물었다..

 

 

 "제이미... 당신이에요?....맞아요?"

 

 

 

 

 

 

 

 

 

 

 그 묘한 눈은 여전하다- 약간은 길어버린 , 부드러워 보이는 머리- 그는 내게 웃으며 묻는다.

 

 현실감이 없다. 모든것이 슬로우모션으로 보일만큼........

 

 

 

 

 한참만에 그는 , 사려깊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잘 지냈어요? 하임씨?"

 

 

 

 

 

 

 여전히 한국말이 너무나 부드럽고 능숙하다- 오히려 그때보다 더....

 

 

 

 나는 깜짝 놀라서-

 

 나도 모르게 제이미를 꽉 안았다...

 

 

 

 

 

 반가운 얼굴이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웃었다..

 

 제이미는 약간 놀란 듯 했다..

 

 

 

 하지만 내게는 ... 너무나 오랫만에 보는 , 작약의 꽃잎 중 한 사람이었다...

 

 

 나는, 울컥해서 웃으며 , 살짝이 눈물이 고였다...

 

 

 그의 향기를 느낄만큼 나와 그는 가까이 있지도 않았건만..

 

 

 그를 아는 사람이라는 것 만으로도...

 

 

 나는 꽉 안고- 그리웠다고 스스로 , 그리 생각했다..

 

 

 

 

 

 제이미는 한참이나..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내 등을 톡톡 두드리며.. 나도 반가워요- 라고 대답했다....

 

 꽉 안은 그는 웃었다, 조금은 놀란거 같다...그리운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그를 보니..

 

 

 

 나는 마음까지 뭉클했다..

 

 

 

 

 -

 

 

 

 

 

 "여기 있다고는 , 집주소를 찾아갔다가 이 건물에 사는 남자가 이야기 해 줘서 알았어요-"

 

 세진이구나...

 

 

 

 마음이 그것만으로 좀 불편했다.. 제이미의 존재까진 몰랐으리라.. 하지만 알았겠지..

 

 제이미는 영어로 묻지 않고, 왠지 한국말로 물었을 것 같았다..

 

 

 

 

 그럼 알았을 것이다.. 세진이는 눈치가 무척이나 빠르니까.. 곧 - 뭐 때문인지도 알았겠지..

 

 

 

 

 

 

  나는 제이미를 집으로 데려와 차를 한잔 내 줬다. 그는 천천히 나를 따라 걸어왔다..

 

 

 

 

 

 제이미는 평소 본적 없는 남자와 함께하고 있었다..

 

 

 

 

 

 나는 무례하다고 느낄까봐 묻지 않았다. 남자는 분명 어디선가 본적 있는 사람인데 쉬이 기억이 나질 않았다.

 

 남자는 잠시 자신은 근처를 둘러보겠다며 자릴 피해주었고- 나는 제이미와 둘이서 집에서 이야길 나눌수 있게 되었다.

 

 

 

 

 사실 조금은 어색했다.. 단지 여행 온 걸수도 있는데... 제이미는 예전에 말 한적이 있었다.

 

 지금은 한국에 있지만 , 또 다른곳에 갈수도 있어서- 스스로가 떠돌이를 자처하고 있었기에

 

 

 무엇하나 확신할수는 없었다..

 

 

 

 

 

 

 " 그 뒤로 잘 지낸거 같네요-.... 이런 말, 많이 듣죠? 안색이 편안해 보이네요

 

 전보다, 건강해도 보이고..... 그렇게 되고 나서- 하임씨가 나를 보지 않고 떠나서.. 내내 섭섭했어요-"

 

 

 

 

 

 제이미의 장난스런 말에 난 쓸쓸하게 웃고 만다...

 

 

 

 "그때는 도저히... 그럴수가 없었어요 - 미안해요-"

 

 

 

 제이미의 목소리는... 기대한 것 보단 , 괜찮아 보이고- 부드럽다..

 

 하민씨 때문에 많이, 아직도 힘들줄 알았다.. 비단 작약만이 아니라..

 

 

 이 사람에게도 , 하민씨는 특별했으니까..

 

 

 

 

 

 

 

 "알아요- 그럴 만한 상황, 아니었죠-..... 그래도 다행이네요... "

 

 

 

 

 뭐가 다행이란 건진 알수 없었지만 난 , 살짝 웃으면서 되 물었다.

 

 

 

 

 "어쩌다가 왔어요? 설마 여행?"

 

 

 

 

 

 "......."

 

 

 

 

 제이미의 얼굴이 눈에 띄게 어두워진다... 그는 대답을 한동안 하지 못하고 내가 낸 차를 머금었다가..

 

 

 

 내가 살짝 채근하고 나서야 대답을 했다...

 

 

 

 

 

 

 

 

 나온 이야기는 이해되지도 않고 쉽사리 ... 현실이라고 생각도 안되는...말도 안되는 이야기였다..

 

 

 

 

 

 

 "부탁하러 왔어요-"

 

 

 

 

 그는 간단하게 말 했지만 나는 의아했다.... 무슨 부탁?

 

 

 

 

 

 "....네?"

 

 

 

 

 

 내가 되 묻자 그는 또 한참이나 망설인 후에야 대답을 했다.

 

 

 

 "하임씨를 한국으로 데려가려고 왔어요........"

 

 

 

 

 제이미의 말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이었다....

 

 

 

 

  그가 왜 , 나를?.........

 

 

 

 

 

 

 "... 하임씨가 떠났다는 건, 나도, 하민이의 충격이 가신 후에야 제대로 알았어요.. 벌써 2년 가까이 됬나요?

 

 

 

  일년 반쯤?...... 알아요.....

 

 

 

 ...힘든 결정이었단거 알아요... 쉽지 않았겠죠... 그렇게 된 미스터 심이 하임씨에게는 배신감으로 느껴지기도 했겠죠..

 

 

 

 어쨌든 , 죽음이라는 건 어쩔수 없는 거잖아요, 미스터 심에게는 더 했을 거구요.....

 

 

 하지만... 강비서님과 , 내 생각이 일치해서- ,

 

 

 부탁하러 이렇게 찾아올수 밖에 없었어요....

 

 미스터 심을 도울수 있는건... 이제 이 세상에 , 하임씨 밖에 없다 싶어서요......"

 

 

 

 

 

 아직도 무슨 문제가 있단 말인가?

 

 

 

 나는 그 사이에 너무나 많이 달라졌는데.... 그는 아직도 그대로라고?

 

 

 아직도?

 

 

 

 

 

 "무..무슨...말이에요?"

 

 

 

 

 나는 불안했다.... 무서워졌다.......

 

 

 

 

 내 목소리가 떨렸다.

 

 

 

 

 

 제이미는 나를 흔들림 없는 눈으로 보면서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 미스터 심이 못 걷고 있었다는건 알죠? 자기가 고집 부려서 그런거란것도... 당신은 알죠?"

 

 

 

 

 "......."

 

 

 난 그저 고갤 끄덕였다...

 

 모를수가 없었다. 그때 그 이야기가 얼마나 쇼크였던가

 

 

 

 

 그는 재활 할떄도 자신이 못 걷는단 생각은 한 적 없다고 이야기했다. 하물며 의사가 말 했을때도 그리 믿은 적이 없다고,

 

 그에게는 의지가 있었다. 그리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으면 그는 해 내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걷길 포기했단 이야기는, 하민씨가 없으니까

 

 

 그럴 필요도 없었단 이야기로만 들렸다.... 나는 그것에도 약간은 절망했었다..

 

 

 내가 그에게 , 그럴만한 이유는 되지 못하는 구나... 그런 생각

 

 안할래야 안할수가 없었으니까....

 

 

 

 

 

 우리의 부엉이 우는 , 까만 밤은 내 맘에서 지워지지 않았지만..

 

 그에게는,

 

 

 

 

 늘 있는 밤중- 조금은 별난 밤 하나뿐이었나? 그런 질문들..... 한국에서 초반에 수없이

 

 난, 스스로를 스스로에게 묻고 묻고 또 물으며 스스로를 고문했다.

 

 여기 와서, 나는 많은걸 그만뒀고- 많은게 또 내 손에 쥐여졌다...

 

 

 

 나는 제이미를 채근했다.

 

 

 

 

 "그래서요?"

 

 그는 내 눈을 보면서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래서 경주에 있었는데... 그렇게 지내다가..... 누가 찾아갔어요...

 

 

 

 

 그.... 김희영이라는 사람이, 하민이를 죽인 장본인이었던 모양이에요......"

 

 

 

 

 

 

 

 그 이름에 나는 나도 모르게 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 미소가 떠올랐다. 나를 떨게 만들던 , 빨간 자홍색의 입술이 떠올라

 

 

 

 

 

 나는 몸을 떨었다.

 

 

 

 

 

 그 여자가.... 하민씨를 죽였다고?... 대체... 왜?.... 무슨 이유로?......

 

 

 사람을 죽였다고?

 

 

 

 

 

 도저히 이해가 가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나는 심장이 너무 뛰어, 입으로 꼭 튀어나올것 같았다.

 

 

 

 

 나는 믿을수가 없어서 제이미를 넋놓은 얼굴로 바라보았다...

 

 

 "미스터 심을 찾아가서-, 자백을 하고는 ,불을 질러, 자살을 했어요-... 그러면서 집이 타면 미스터 심이 죽을거 같아서였는지

 

 

 아니면 내심 그걸 원했는지 뭔지.... 지혁씨를 창 밖으로 밀었어요-"

 

 

 

 

 

 

 나는 헉 하고 소릴 냈다... 하지만 그 집 2층은 내 기억으로는 그렇게 높지가 않았다....

 

 

 

 그렇지만- 그는 다리를 전혀 ....

 

 그렇게 떨어져서.... 그럼..... 그는?

 

 

 

 

 

 "...그.... 무슨.... 지혁씨는?.....그래...그래서... 지혁씨가?"

 

 

 

 

 내가 묻는 말이, 눈에 고이는 눈물이 무슨 뜻인지 제이미는 알았는지 고갤 저었다.

 

 

 "그런거 아니에요....."

 

 

 

 

 

 "그럼요?....... 괜찮은....거에요? 그래요?"

 

 

 

 

 

 

 제이미는 참을성 있게 말을 이었다...

 

 

 

 

 

 "아마 그 여잔 자기만 죽으려고 그랬던거 같아요- 사과했다고 하더라고요 미안하다고...

 

 이건 유서 포함한 진술서로 알았으니 확실하진 않지만 그랬다고 하더군요...그리고 살린다고 미스터 심을 창밖으로 밀었는데..

 

 

 

 

 미스터 심은...사고로... 파편을 맞고, 옆에 폭팔까지 ....겹쳐서요"

 

 

 

 

 

 

 "그래서요?"

 

 

 

 

 나는 조급해졌다...내가 전혀 모르는 사이에.. 내가 여행따위나 하고 있던 사이에... 그는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걸 까맣게 몰랐던 내 자신이 나는 너무나 미웠다. 싫었다... 참을수 없었다.

 

 

 

 제이미는 머뭇거렸다.. 나는 속이 터졌다.. 끔찍했다

 

 

 더 이상 끔찍하다 더 생각할수도 없을만큼....끔찍하였다...

 

 

 

 하지만 사실은, 더 끔찍했다.... 내 예상보다도 나빴다.

 

 

 

 

 

 

 "시력을 잃었대요....... 한쪽은 , 차차 돌아올지도 모른데요.... 아직은 안 돌아왔어요....한쪽은 무조건 수술 해야 하고요...

 

 

 

 그렇게 되고 나서...... 그때보다 더 해요... 몇번이나 봤는데.... 둘다 아직 안 보이는거 같아요......

 

 

 근처에 앉아도, 뭐 집어 던지거나 말도 안해요- 처음엔 말 했다고 하던데... 그의 부모님이 알고

 

 

 

 두 분다, 쓰러지셨었거든요...

 

 

 

 그 이후에는 말 안해요... 대답도 않고요... 어머니는 수술 준비하느라 바쁘세요..

 

 각막은 아무리 기증자가 나와도.... 지혁씨가 할 마음 없으면 순서따위 ... 오지 못해요.... 그런데도 아무것도 들리지도 않는 것 처럼..

 

 

 아무것도 대답 안해요-

 

 

 아무일도 안해요 아무런 대답도 안해요... 그래서 수사도 난항을 겪고 있는거 같아요

 

 

 회장님이 관련있는 일은 아닌거 같은데, 우선 아들 대신 조사 몇번 참석하시고... 이사도 몇번 가벼운 조사엔 참석했데요..

 

 

 경찰쪽은 그에게 혐의의 무게를 두고 있는데.... 지혁씨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니까요... 증거랄께 없어요-

 

 

 김박사님이 컴퓨터를 증거 자료로 쓰라고 말씀하셔서, 파일은 복구중인데... 시간이 좀 걸려요... 아무리 생각해도 김희영씨가

 

 무슨 원한이 있다고 하민이를.... 그렇게 만들겠어요-무슨 이유가 있어도 있겠죠!

 

 

 서로 아는 사이도 아니었다고 하던데요.....

 

 

 

 

 지혁씨가 더 큰 문제에요.... 증언이 싫은건지 아니면 다 싫은건지... 아니면 뭔가 원하는게 있는건지...

 

 

 모르겠어요- 전혀-

 

 

 아무런 말도 안하고- 수술도 안하고... 그냥 앓고만 있어요... 진짜 죽기라도 할 것처럼요.....

 

 

 강비서는 24시간 내내 붙어 있어요-.... 한시도 떨어질수 없으시대요....

 

 다른 일 할까봐서 그러는거 같아요.... 불안하겠죠....

 

 

 

 하필 집이 비어있던 날을 김희영이 알아서 그랬거든요... 어쩌다가 그렇게 일이 되었는지

 

 정말 알수 없어요.... "

 

 

 

 

 

 

 

 나는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후회이기도- 미안함이기도 했다... 왜... 그는 내게 한번도 연락하지 않았을까?

 

 

 

 

 왜.... 그래도 나인데...

 

 

 

 

 

 ...도와달라고.. 손 내밀지 않았을까?

 

 

 

 

 

 

 

 "이제... 미스터 심은, 원래부터 그럴것도 없었지만... 필요 이상의 고통을 겪었어요... 더 안타까웠던 것은

 

 이제, 안정기였대요- 그런데 또 이런 일이 일어났어요......

 

 

 

 그러니 문제인거에요-.... 한 사람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수 있단게

 

 난 안 믿겨요, 그랬더니 김희영이 찾아갈 줄은 대체 누가 예상했겠냐고 그러더군요.... 그도 그렇죠...

 

 

 미스터 심을 죽였을수도 있어요.. 그때 그 여잔 아무래도 제 정신 아니었던거 같으니까.............

 

 

 내게 강비서님이 그러더군요... 하임씨는 늘 돌아올것 이라고 그리 믿었다고.. 자신은 적어도 그렇게 생각했데요...

 

 향수 때문이라고... 그러던데.... "

 

 

 

 

 

 

 "......"

 

 

 

 내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을 보더니 제이미가 말했다.

 

 

 

 

 

 "당신 만나기 전엔 무슨 이야기인지 몰랐는데......

 

 

 

 .....하임씨....... 당신에게서 미스터 심의 향기가 나요....."

 

 

 

 

 

 ".........."

 

 

 내 눈물에 제이미는 , 저도 울듯 눈이 충혈된다.. 내 눈을 바라보고- 앞에 놓인 내 손을 잡고 간절하다 싶게 부탁한다..

 

 

 이제 이미 제이미는 하민씨라는 하나의 이유로, 작약을 대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작약을 진심으로 친구라고 생각하는 얼굴이다..

 

 정말 도와줬으면 하는 얼굴로 내게 부탁한다.

 

 

 미안하다고 , 거듭 말했다... 미안하다고... 하지만 부탁한다고

 

 

 내게 몇번이나, 그는 이유도 명확하지 않은데 사과하고는 말했다.

 

 

 

 

 

 "지금 돌아와서... 미스터 심을 설득해줘요... 우리 말은 전혀 안 듣지만... 당신을 , 경주로 내가 찾아갔던 당시에도

 

 죄책감 때문에 스스로 응시를 똑바로 하지 않았을 뿐 당신을 여전히... 많이 사랑하고 있었어요....

 

 

  아마, 지금도 변함없이 여전할 거에요-

 

 전혀 안 그런척 했지만- , 하임씨를 많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 사람은 쉽게 변하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완전 고집불통이고.... 절대 변할 사람이 아니란거- 다른 사람은 몰라도 하임씨는 알잖아요..

 

 

  아마 하임씨 말은 들을 거에요......

 

 

 가서.. 설득해줘요... 눈 수술 하라고요... 그리고- 증언 하라고요-.... 억울함을 풀어줘요.. 하민이에게도 억울함을 풀

 

 기회를 줘야죠.. 누구의 책임이든- 김희영이라는 사람이 뭐라고 하고 죽었든.....알아내야 해요....

 

 

 

 이건 내 부탁이기도 해요... 하임씨.... 부탁해요......."

 

 

 

 

 

 "....... 누..눈을 ...정말....."

 

 

 

 

 

 나는 현실이 너무 잔혹해서 말을 이을수조차 없어 그에게.. 차마 말이 끝까지 나오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다는게...

 

 

 대체.......

 

 

 

 

 

 제이미는 나를 보며 티슈를 뽑아 내밀었다... 그는 이미 울 만큼 운 듯 지친 표정이었다...

 

 너무 슬프지만 더 이상은 흘릴 눈물도 남아 있지 않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눈이 빨갰다. 오면서는 그도 울었을 것이다... 조금 정도가 아니라 많이..

 

 

 

 

 그는 천천히 내가 알아 들을 만큼 조목조목 이야길 시작했다.

 

 

 

 

 

 "... 눈 한쪽은 , 유리가 스쳐서 이마부터 눈 조금 밑까지 상처가 남았어요.... 눈꺼풀에도요....

 

 지금은 빨간 흉터로 남았는데... 자신이 볼수가 없으니까 두려워해요-

 

 

 얼마만큼 흉한지 걱정하는거 같아요

 

 하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고-몇번이나 그렇지 않다고 옆에 있는 사람들이 이르집어 주었지만 믿는거 같진 않아요...

 

 

 

 머리를 내리거나 내내 얼굴에 붕대를 악착같이 붙이고도,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요.... 그것만으로도 두겹 세겹이죠

 

 

 

 한쪽은 이마쪽에 약간의 상처였어서 나았어요... 그쪽이 울혈? ... 맞나요? 울혈이라는게 있대요

 

 

 

 피가 뭉친 거라고- 일종의 그런건데, 때론 자연적으로 풀리기도 한데요, 수술해도 간단할 거고요...

 

 

 하지만 한쪽은 꼭... 해야 한데요...

 

 무엇보다.. 눈도 눈인데... 말을 하지 않고 아무것도 할 의지가 없어 보여요.... 뭘 먹지도 않고...

 

 

 뭘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어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대체 모르겠어요.. 그때보다 더 나빴어요

 

 

 경주에 있을떄 보다.. 한참 나빠요..

 

 

 

 그땐 대답을 안해도 눈으로 사람을 쫓기도 하고 내 말 듣고 있구나

 

 무슨 생각하는구나 감은 왔는데... 감정이라는게 싹 달아난 사람마냥 가만히 있어요..........

 

 감정만이 아니죠 , 그냥 아무것도 없어요, 가서 숨 쉬고 있는지 나 가만히 들여다 보고서 확인 할 정도였어요..

 

 

 

 그냥 없어요..

 

 

 

 강비서 님이 일으켜서 앉히지 않으면 그냥 그대로 있기만 한데요...

 

 

 강비서님이 내게 편지를 ... 줬어요.. 하임씨에게 주라고.."

 

 

 

 

 

 

 제이미는 내게 잘 접힌 편지를 내밀었다...

 

 

 강비서님........

 

 

 

 

 어쩌자고.... 나는 한숨을 내쉬며, 내려오는 눈물이 토독 떨어지는걸 힘겹게 훔쳐냈다..

 

 나는 그러면서도 눈물을 정신없이 닦으며 , 그 종이를 펼쳤다.

 

 

 

 

 

 

 '하임씨...

 

 놀라셨을거라, 생각해요- 그러셨겠죠.... 부탁드리자면.... 지금 작가님을 도울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하임씨밖에 없어요...

 

 

 제 생각엔 그렇네요,

 

 지금 더 알아내는 경찰쪽도 압박이 장난 아닌데.. 저러고 계시다간 난처해 지시기만 해요... 제 느낌에도

 

 뭔갈 숨기시고 계세요 경찰도 바보가 아닌데.. 그러니 자꾸 묻고, 찾아오고 하는데..... 아무런 말도 안하시니까요....

 

 결정적인걸 알고 계신거 같은데.... 그게 뭔질 모르니 대답을 안하시니 난감해요..

 

 

 

 하민씨 집도 알고 난리가 났어요 , 큰 사건으로 변질될 위험성이 보여요....

 

 

  아실지 모르지만 하민씨 집도 만만치가 않아요

 

 그런데 지금 작가님이 말을 안하시는게.. 누군가를 보호할 목적인거 같다고-

 

 

 작가님의 그간의 사랑과 헌신까지도 모독하는 쪽으로 나오고 있어요

 

 프레스에 안 뜨게 하려도 모든 수는 다 쓰고 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건 작가님의 상황 설명과 증언이에요..

 

 

 

 원하시든 원하지 않든.. 개인의 이유와, 지난 시간을 위해서도 이젠 저렇게 계셔선 정말 안되요..

 

 

 

 저는 내내, 하임씨가 알면 또 화가 나실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하임씨의 근황 정도는 듣고 있는 처지였어요-

 

 하지만 작가님께 말씀 드릴순 없었죠,

 

 

 

 작가님은 하임씨가 그곳에서 유 세진씨와 행복할 텐데 자신 곁에

 

 돌아오면 불행해 질 거라 , 확신에 가깝게 말씀해 오셨어요... 몇번이나요, 그냥 두라고 하셨죠... 하지만 알고 있었답니다

 

 

 

 

 하임씨를 아직, 많이 사랑하세요- 많이 내내 기다리셨어요, 하임씨가 불행하실까봐서 너무나 걱정하셨었어요..

 

 하임씨를 많이...... 사랑하고 계신거- 당시에도 알고 계셨잖아요- 어차피 그때는 무슨 마음이었어도 소용없었겠지만요..

 

 

 

 

 그리고.... 지금 하임씨가 혹시라도 , 유세진씨랑 잘 되었을수도 있는데.. 마침 내가 이러고 있는 걸까봐서

 

 

 그것도 많이 걱정이 되네요... 작가님에게 하임씨가 왔다가 가시면 그건 더 큰 문제만 될 테니...

 

 

 저도 많이 고민이 됩니다.. 이게 맞는건지....

 

 

 하지만... 믿기지 않을만큼 불행한 일들이 일어 난 건, 어쩌면 내가 시발점이었는지도 몰라요

 

 

 

 

 제가 cctv를 확인했어요- 영 미심쩍은 면들이 있었거든요- 그것 때문에 김희영씨가 내가 확인한걸 알았고...

 

 결국엔 그런 일을 결심한 걸지도 모르겠어요..... 지금 당장은 진술이나 , 다른 설명이 필요한데

 

 작가님이 처음 몇마디 말곤 입을 딱 닫으셨어요...

 

 

 설득할 사람은 이 지구상에 사모님의 말씀을 제외하고..

 

 사모님 말씀도 지금은 전혀 안 들으시니까........저희는..........

 

 

 하임씨 단 한분 뿐이라, 저랑 제이미씨는 그리 생각했어요-

 

 그래서 부탁드립니다...여전히 작가님을 사랑하시죠? 저는 그 향수가게에 가서 전말을 들었었어요....

 

 

 

 하임씨가 작가님을 잊으실 생각이셨으면 아마... 다 지우려 노력하셨겠지,

 

 

 그런 향까지 입으실 생각은 안 하셨겠죠... 저는 그리 믿어요

 

 물론 그 사이에 달라지셨다면 , 어쩔수 없지만 - 만약 그렇지 않으시다면 하임씨-

 

 

 

 

 돌아와서... 작가님을 구해 주세요- 작가님은 아마 처음에... 하임씨인걸 알면

 

 저를 죽이실지도 몰라요, 제가 한 일인줄 금방 아실 테니까요-

 

 

 그렇지만... 지금 작가님에게는 하임씨가 필요해요..... 내내 그리 말씀 하셨어요.. 다리 수술을 권해도

 

 해야 한다고 말해도.. 그럴 이유가 없다.. 그만큼 '간절하지가' 않다고.. 그럴 '이유'...

 

 

 

 하임씨가 돌아오셔서... 전처럼 작가님 곁에서 만들어 주세요......

 

 

 

 눈도, 다리도- 적절하게 치료만 하면.. 강한 분이니 다시 돌아오실수 있어요- 그렇게 만들수 있을거에요

 

 모두가 걱정하고 있어요...

 

 

 

 

 하임씨.... 부탁드립니다............

 

 

 

 - 강 진환

 

 

 

 

 

 

 

 나는 편지를 읽으며 울었다.. 엉엉-....정갈하게 쓰인 글씨들은 진환씨의 진심이 그대로 느껴졌다......

 

 

  제이미도 결국엔 고갤 숙였다... 그때였다,

 

 

 

 

 문이 살짝 열리고 세진이가 날 보고 있었다....

 

 

 

 

 

  세진이는 나를 보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치 뭔가를 예감한 듯한 표정으로 무표정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고

 

 

 

 

 

 눈은 곧 , 감정을 품고 애틋해졌다.....

 

 

 

 

 

 

 나는 세진이를 바라보았다. 이제는 정말 끝을 내야 할 시간이었다... 세진이가 듣고 싶던 듣고 싶지 않던

 

 나는 말해야 했다. 그동안 미뤄왔던 이야기였다. 그는 듣고 싶지 않다고 몇번이나 내게 이야기 했기에 그냥 이야기 하지 않고

 

 이제껏 이어왔을 뿐이었으니까......

 

 나는 입모양으로만 말했다.. 눈물이 너무 쏟아지고 있어서 세진이의 표정이 어떤지는 보지도 못했다.

 

 

 

 

 

 

 "미안해"

 

 

 

 

 

 

 나는 그 말을 끝으로 방으로 뛰쳐가서 짐을 쌌다. 왜인지 다른 생각은 할수도 없었다... 다른건 다 두고 가자..

 

 어차피 전부 쌀순 없었다. 이사를 지금 할순 없다 싶어 여권을 찾고- 지갑, 옷, 당장에 여행처럼-

 

 필요한것만 쌌다. 닥치는 대로 집어 넣었다...

 

 

 

 

  필요한것 순으로 집어 넣고는 제이미를 일으켰다.

 

 제이미는 한시간 남짓만에 준비를 마친 나를 어리둥절하다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럴 것이었다...

 

 

 

 나도 예상 못하고 있었던 일이었으니까..... 보나 안 보나 빠진게 많을게 뻔했다. 하지만 별로 중요하다는 생각이 안들었다..

 

 여기서 한국까지는 직항을 타도 12시간 이상이 걸렸고.. 직항은 내내 있는게 아니었으니

 

 

 경유든 뭐든 나는 가기만 하면 갈 생각이었다.......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나는 가야만 했다... 가기로 했다...

 

 

 

 그가 그리웠다.

 

 

 

 

 그를 보고싶었다.

 

 

 

 

 

 조각난 그밖에 , 내 의중에는 그밖에 없었다..... 돌아오라고, 내내 그리워 했으면 그렇다고.....

 

 내가 마치, 출발 소리를 기다리는 말처럼, 그냥 멈춰서만 있었는데...

 

 

 

 

 말 해줬으면 좋았을껄..

 

 

 

 

 나는 내 안에 쌓아 두었던 어떤것이 막 흔들리고 아슬아슬하게 멈추었던 것이 무너짐을 여실히 느꼈다.

 

 나는 그 누구도 막을수 없을만큼- 이성이 무너졌다.

 

 

 

 

 나는 제이미를 일으켰다.

 

 

 

 "가요-"

 

 

 

 제이미는 급하게 말했다.... 이럴꺼라고는 이야기 안 하셨던 모양이다 강비서님도 나를 알아오셨다면서..

 

 여전히 나를 잘 모르고 계셨다...

 

 

 "지금요? 티켓팅....."

 

 

 

 

 

 그는 아마도 티켓을 끊어 왔으리라.. 3일정도로 예상했을지도... 나는 제이미에게 건조하게 말했다..

 

 

 

 

 급했다..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는 시간도 아까웠다...

 

 

 

 설사 비행기가 없다고 해도 공항에 가서 기다리고 싶었다. 그러지 않으면 마음이 급해

 

 심장이 쪼개져버릴것 같았으니까.. 거기서 기다리기라도 해야 이 급하고

 

 조마조마한 마음이 차라리 조금 나을것 같았다......

 

 

 

 

 

 "그럼 나라도 갈래요- 갈꺼에요... 갈수 있어요.... 직항이 없으면 경유해서라도 갈래요...

 

 공항으로 갈래요..... 그 사람 지금 어디에......."

 

 

 

 

 제이미는 얼 빠진 얼굴로- 조용히 대답했다..

 

 

 

 "오피스텔이요....그 오피스텔......."

 

 

 

 

 "..........!!"

 

 

 

 

 

 

 왜 .... 그곳으로.... 돌아간 걸까..

 

 돌아가지 않겠다고 했었으면서...

 

 거기는 영원히 갈 일이 없겠구나 싶었는데... 그랬는데..........

 

 

 

 예전의 그 시간이 그렇게, 사라졌겠구나 그랬는데....

 

 ..

 

 

 

 

 

 "거기로 갔어요... 가고 싶지 않아했지만, 호텔에 머무르기에도 한계가 있어서요...

 

 그 집은 그래도... 구조를 잘...아니까..."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면서 제이미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고민하는거 같았다.

 

 나랑 , 여기 일 다 그만두고 일단은 가야하나.. 아니면 나만 보내도 되는걸까

 

 생각하는 얼굴이었다.

 

 

 

 

 "여기 있어요... 여기서 지내요... "

 

 

 

 나는 내 열쇠를 제이미 손에 주었다.. 망설이는 그 시간도 기다릴수가 없었다..제이미는 뭔가 더 말을 하고 싶어했지만

 

 나는 들을 시간조차 없었다.... 공항에서 밤을 새서라도 비행기를 탈 생각이었다.

 

 

 

 

 

 어떤 것이든지 서울로 가기만 한다면 ,

 

 

 

 

 

 나는 문을 짐을 끌고 여권들고 나서고자 문을 나섰다... 아무런 연락도 되어 있지 않았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강비서님의 편지를 읽고나니... 나는 내 날개가 났던 안 났던

 

 그래서 내가 날다 추락하던 말던 그에게 가야했다...

 

 

 

 

 추락하더라도 그에게 가다가 그래야 했다....

 

 

 

 

 그에게 가고 싶었다.. 그를 안고 싶었다..

 

 

 

 

 그를 보고싶었다...

 

 

 

 

 

 

 

 

 

 세진이가 나를 꽉 잡았다.. 내가 나서려던 순간 내 팔을 잡았다...

 

 

 세진이는 앞만 쳐다보고 있었다... 눈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는 말하지 않았다. 이것이 마지막 만류라는걸- 그에게 있어서도 마지막 기회라는걸

 

 

 '우리' 라고 불리우는 단 하나의 기회라는걸..

 

 

 

 

 

 

 나도,

 

 그도 알았다.. 하지만 나는 더 할말이 없었다. 머릿속은 정지였다...

 

 

 올스탑이 걸린 것 처럼... 나는 그가 보고싶어 애가 바짝바짝 탔다...

 

 

 

 

 "....."

 

 

 

 

 

 "미안해-"

 

 

 

 

 

 나는 그의 손을 떼어놓으며 다시한번 말했다... 세진이를 잃어도 어쩔수 없다..

 

 

 

 

 

 

 세진이는 낮게 고갤 저었다.. 그 장면을 지켜 본 제이미는 고개를 돌렸다...

 

 

 

 

 나는 그의 손을 다시 뿌리치고서 뛰었다....

 

 

 

 

 

 

 

 

 나의, 그는.... 진작에 다 잃고서....

 

 

 

 세상 끝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를 기다리는 사람에게로 나는 돌아가야 했다.. 그것이 어떠한 댓가를 치르더라도

 

 

 나는 돌아가야 했다..

 

 

 

 

 

 나오자 마자 택시를 잡아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한참의 기다림만에.. 잠 한숨 안자고 초조하게 , 오퍼레이터를

 

 구워 삶고, 얼르고 , 위협하고, 달래고.. 겨우 나온 자리 하나를 잡았다. 그것도 엄청나게 비싼 자리를..

 

 

 

 

 

 평소의 몇배의 값을 치르고.... 1시간이 10시간 처럼 느껴지는 기나긴 비행 끝에야..

 

 

 

 

 

 내내 잠을 못자고...혼자 되뇌이는 끝이 없는 간절한 기도의 끝에야..........

 

 

 

 나는 너무 울어 , 부어 터진 눈을 가지고...

 

 

 

 

 

 

 한국으로 도착했다...

 

 

 

 -

 

 

 

 

 

 

 내리자 마자 말할것도 없이 택시를 잡아 탔다.

 

 

 

 

 엄청 요금이 나올껄 이미 알고 있었다. 망설임 없이 그곳의 주소를 읊었다...

 

 기사 아저씨는 내 행색에 놀란듯 했다. 나는 정신이 없이 뛰쳐나온 통에 머리는 엉망-

 

 

  얼굴도 엉망- 내내 울어서 눈이 퉁퉁 불었는 데다

 

 

 

 옷도 뒤죽박죽이었다.... 그러나, 아저씨는 금방 빠른길로 운전을 하셨고 나를 내려 주었다...

 

 

 

 

 그리움에 가득한, 그 건물이 눈에 보이자 , 나는 숨이 턱 막히는것 같았다... 그리움으로 가득한...

 

 

 이곳, 이곳은....

 

 

 

 그가 피어있는- 언제나 그리 생각한... 나만의 진정한.. 집이었다.

 

 

 

 

 

 여전히 강하게 드는 햇살과..

 

 

 

 

 

 

 들어섰을때의 서늘한 복도는......

 

 

 처음 그날같았다.

 

 

 이 집을 처음 보러 왔던 그날,

 

 

 

 

 

 혹은 ..... 그를 처음 보러 왔던 그 날.... 그날처럼- 오로지 처음이었던.. 그날 같았다....

 

 

 

 

 

 여전할 정도로 그대로였다...

 

 나는 내 손에 잡힌 짐의 무게를 느끼며 그 집 앞에 섰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그.....

 

 그토록 사랑하는 그 사람을.......

 

 

 

 

 

 결국 나는 돌아왔다.. 결국엔 보러 왔다... 결국엔 ..... 찾아왔다.....

 

 

 

 

 어쩌면... 그는 알았을까? 내게 주었던 책의 내용, .... 그건 예견이었을까?

 

 

 ...... 비행기 속에서야 깨달았다....

 

 그 내용과 너무나 같다는 것을....

 

 너무나 비슷하다는것을....

 

 

 

 

 

 차마 결말이 그리하다고 생각치 못했던 그 책처럼...... 작약은 마치 로체스터처럼....

 

 다 잃어 있었다.....

 

 

 

 

 아니 하지만 그 보다는 나았다.

 

 

 그는 여전히 젊었고 여전히.... 가능성이 더 있었다.

 

 나는 그보다는 상황이 낫다고 스스로에게도 되 뇌였다... 그보다 더 한참 많이 잃었던

 

 

 로체스터도 제인의 도움으로 금방 모든게 나아지지 않았는가?

 

 

 

 

 사랑은 그런 거였다...

 

 

 그런거다.. 나는 끊임없이 용기를 내려 애 썼다. 그가 나를 거부하고 다른 이들처럼 나까지도

 

 뿌리치면 어쩌지?

 

 

 

 

 

 내 생각에, 내 속의 강건한 마음이 알아서 대답을 했다.

 

 

 

 

 

 그럼 어떡하긴 어떡해? 그렇다고 너 그를 놓을수 있어? 100번 뿌리치면 100번 다시 안아주면 되지...

 

 그럴 각오도 없이 , 비행기까지 타고 날아왔어?

 

 

 

 

 

 그래, 각오는 되어 있어..

 

 

 

 

 거부하더라도- 놓더라도..

 

 

 

 

 

 내가 놓지 않을거야... 그때 먼저 손 내밀어준 그를 위해서.. 이번엔 내가 놓지 않을거야 꽉 잡고

 

 

 

 놓지 않을래.

 

 

 

 

 이번엔 달라, 도망 안 쳐- 절대 안 놔줘... 나, 여기서... 그와 끝까지... 함께 할 거야..

 

 

 절대로.. 안가, 그가 괜찮아 지기 전까진 꼼짝도 안 할거야..

 

 

 

 그러면서도 나는 문 앞에서 잠시나마 더 고민이란걸 했다...그의 사고는.....

 

 

 ......

 

 

 그건 하민씨의 죽음보다도 더 위의 어떤 것이었다..... 나는 제인처럼 독립적이지도- 재벌이 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돌아왔다... 이제 나는, 스스로의 나였다.... 그것만은 제인과 같았다.... 제인이 해냈듯이..

 

 작약이 나를 아무리 밀어내도 아무리 밀쳐낸다 해도.. 이번엔 도망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로체스터는 손에 잡히는 순간부터 제인을 원했지만, 돌아왔다고 기뻐했지만..

 

 작약이 그리하지 않을걸 나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를 놓을 생각이 없었다. 눈물이 났다...

 

 벅차서-,

 

 

 

 

 

 됐어, 난 결심이 섰어..

 

 

 

 

 

 문을 두드렸다... 문이 조용히 열렸다.....문을 연건 강비서님이었다......

 

 

 강비서님은 나를 보고 너무나 놀랐다.... 나는 강비서 님에게 인사를 건내기도 전에.....

 

 

 

 나는 짐을 그자리에 두고...... 창가에 있는 그를 보았다.....

 

 

 

 

 그는 빛이 드는 , 곳을 살짝 피해..

 

 

 

 커튼 쪽에 얼굴을 묻고,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짙은 선글라스와, 밑에는 빈틈없이 감긴 붕대가 보였다...

 

 

 

 

 

 전보다 더 마른 뒷모습에...내가 아는 그의 모습이었다.... 말도 안되게 길어버린 머리..

 

 그리고 낯빛 아래에는... 제이미의 말 대로 말라서 , 그저 장식처럼 움직이지도 앉아 있는 그가 있었다..

 

 

 

 

 

  나는 자꾸만 눈물이 흘렀다..

 

 

 그렇게 뛰쳐갔으면.. 조금이라도.. 아니면 그때 만큼이라도.... 괜찮았어야 하는거 아니야?

 

 

 

 

 적어도 그정도는 되었어야 하는거 아니야... 나는 혼자 입술을 꺠물었다...

 

 

 

 

 

 따끔거리는 마음이 정신없이 신호를 보내었다 지금.... 더 ....

 

 

 

 

 더 생각할것도 없이 다가갔다.....

 

 

 

 

  무릎위에 얹어져 있는 그의 손을 잡았다.. 그는 놀란듯 손을 힘껏 뿌리쳤다가.... 잠시 멈췄다...

 

 

 

 그리고는 반사적으로 뒤로 천천히 물러나면서....

 

 

 사납게 입매를 굳혔다... 그가 미치도록 화 났을떄

 

 줄곧 그리 해 왔다는걸,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알고 있었다....

 

 

 

 

 

 

 한참 후에야... 그는.... 뭔가 다른걸 알아챈 것 처럼..... 뭔가 이상한걸 느끼기라도 한 것 처럼...... 잠시 멈추었다..

 

 

 생각을 하고 있다. 단지 말을 안했을뿐, 나는 알수 있었다.

 

 

 제이미의 말과는 달리, 그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의 손을 다시 잡고...,

 

 

 

 

 빼내려고 거칠게 손을 빼어대는 그의 손을 죽어라 꼭 잡고...

 

 

 

 내 눈물투성이 얼굴 위에다가... 그의 손을 얹었다....

 

 

 

 

 그는 .... 벼락이라도 맞은 듯 가만히.... 있다가...

 

 

 

 내 얼굴을 더듬 더듬..... 전에... 그가... 눈을 감고... 자는 내게, 그랬듯이.... 손으로 새길 듯 그랬듯이..

 

 내 이마에서.... 눈으로....... 코로......... 입술로... 그의 끝이 빨간 손가락이 내려왔다...

 

 

 

 

 믿을수 없는것 처럼...

 

 

 

 

 

 그는.... 손을 뻗어서...

 

 

 이제는 내 손 없이, 내 얼굴을 조심 조심 더듬었다... 그리고는

 

 어깨와 목을 거슬러서...

 

 

 

 

 예전에 ... 지금 그의 귀에.... 강비서님의 말 대로 그대로 달리어 있는 .... 내 귀걸이가

 

 원래 있었던 자리를 귀를, 확인하듯- 살짝 쓸었다...

 

 

 

 아주 약한 흔적이 남았을 텐데도 안것 처럼-

 

 그는 내 얼굴을 조심 조심 다시 확인하였다...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우는거 같았다..

 

 

 

 

 

 숨소리가 거칠었다... 나는 그의 손이 다시금 내 볼에 닿았을때 그 손을 잡고 울었다.... 오열하고 말았다...

 

 

 

 

 그는 내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이제는 알게 된 것이다.... 그때 그는 이렇게 될줄 몰랐으면서

 

 언제나 눈을 감고, 내 얼굴을 이렇게 쓸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감촉으로도 기억에 남길 것 처럼-....

 

 

 

 우리의 사랑이 묻은 그곳에서... 나는 그의 손을 꽉 잡았다.... 그는 내가 , 무릎을 꿇고 울자..

 

 

 자신도 힘을 줘서는 휠체어에서 스스로 내려왔다... 마치 넘어지듯이.... 나는 염려스러워 그를 꽉 잡았다..

 

 

 

 

 

 우리는 그렇게 바닥에 앉아 서롤 마주했다...

 

 

 

 

 그는 다시 내 얼굴을 더듬으며... 내 눈물을 닦았다.....

 

 

 

 자신의 손으로....그러더니...... 나를 꽉 안았다.......

 

 그의 다리가 아플것 같았다... 바닥에 그는 그대로 넘어지듯 앉아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는 나를 꽉 안았다..

 

 

 

 

 

 

 나는 훌쩍였다..... 그는 내 귀에다 대고, 아주 희미하게- 말이라고 느끼지도 못할만큼... 속삭였다..

 

 

 

 눈 앞에 있는 나를 아직도 인식 못하고, 혼잣말 처럼 약하게 중얼거리는 목소리였다..

 

 

 

 

 

 

 "내내... 이렇게 해 줘야지 그랬는데..... 이제야....."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나는 몰랐지만, 그의 품이 아직도 , 너무나 따뜻해서 나는 또 울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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