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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행성, 지구에관한 리포트
작가 : 사이길
작품등록일 : 2017.5.31

타락한 인간들 위에 군림하여 인간들을 더욱 사악하게 만든 우주의 지배자 더블라스와 그에 맞서는 주시자들, 그리고 주시자 달령의 양 아들 인우가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모험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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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7-25 15:23     조회 : 338     추천 : 0     분량 : 4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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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말 똑똑히 들어.

  일명 강 기자 퇴치 작전을 수행하고 돌아 온 고원 경찰서 김 환영 형사를 앉혀두고 윤 동수 팀장이 상기된 표정이 되어 한참을 담배만 물고 있었다. 맞은편에 인우가 앉아 있었지만, 누구도 인우의 존재에 관해 아랑곳하지 않았다.

  -강 기자가 의족 어쩌구 하는 걸 보니 벌써부터 냄새 맡고 달려든 게 확실해. 이게 밖으로 새 나간다면 서장님한테 깨지는 건 시간문제야. 깨지는 건 둘 째 치구 우린 끝장이라구. 알겠어? 절대 극비로 사건을 서둘러 종결시키라는 지시야. 자네 본청 사이버 수사대 가고 싶다 했지?

  윤팀장이 타들어가는 담배를 물고 김 형사를 쳐다보며 말하자 김 형사가 대답 대신 고개만 끄덕이며 인우를 힐끗 보았다.

  -이런 게 바로 천운이란 거야. 생각해 보라구. 자네나 나는 이번 사건과는 아무 관련이 없잖아. 신고가 들어와서 조사를 진행한 거구, 그러다가 여기까지 온 거잖아. 여기에 무슨 문제가 있지? 자네 손에나 내 손엔 아무 것도 묻은 게 없다는 걸 항상 명심해. 한 서장님도 이 번 사건에 관해서는 알 방법이 없어. 어차피 단순 납치 강간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면 그 뿐이야. 알겠어?

  -알겠습니다, 팀장님. 그, 그런데 저 아인 이제 어떻게 하죠?

  조사실에 인우가 앉아 있다는 것에 부담을 느낀 김 형사가 잠시 침묵을 하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인우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그러자 팀장이 턱으로 나가자고 지시하고 인우만 남겨둔 채 조사실을 빠져나갔다.

  -자 한 대 펴.

  -아, 아닙니다. 금연한 지 고작 일 주일 됐습니다.

  윤 팀장이 유치실로 통하는 면회객 휴게실에 앉아서 담배를 꺼내 김 형사에게 건네자 김 형사가 머리를 긁적이며 손사래를 쳤다. 그때 싱그러운 바람을 타고 경찰서 담장에 즐비하게 심은 이팝나무 꽃잎들이 김 형사의 얼굴로 날아들었다. 김 형사가 엉겁결에 날아든 이팝나무 꽃잎이 마치 거대한 나방으로 여겼는지 황급히 손을 허공에 내저으며 주저앉았다.

  -아, 깜짝야!

  커다란 나방을 보고 놀란 김 형사가 휴게실 바닥에 넘어졌다가 얼굴이 노랗게 사색이 된 채 일어나 바지에 묻은 흙을 떨어내며 시큰둥한 목소리로 말했다.

  -칠칠맞기는… 그깟 꽃 나방을 보고 그렇게 놀랄 수가 있지?

  -그때 옥상에서 본 팅커벨 나방인 줄 알고… 팅커벨 나방 속에 연가시가 있대요.

  -연가시? 그게 뭔데?

  -연가시를 모르세요? 영화에 나왔었는데…

  -이 사람이 진짜… 시끄럽고.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현실과 영화를 그렇게 구분 못해서 어째? 어린 애들도 아니구. 참, 주 반장이 이 일에 관해서 얼마나 알고 있지? 아, 아니다. 자리 좀 옮기자.

  윤 팀장이 먼 발치에서 유치실 면회객들이 휴게실로 다가오자 김 형사에게 눈치를 주고 휴게실을 나와 본관으로 다시 들어갔다. 그곳에서 잠시 서성이다가 중앙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 옥상으로 올라갔다.

  -아무 걱정하지 말고 맘 단단히 먹어. 알겠어?

  윤 팀장이 옥상에 심어놓은 거대한 붉은 해송 앞에서 담배를 다시 꺼내 물었다. 고원 경찰서 옥상을 마치 품에 안고 있는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 거대한 붉은 해송은 고원 시 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입 소문이 퍼질 정도로 유명한 나무가 되었다. 볼품없던 옥상 정원을 그야말로 찬사가 쏟아지게 될 거라고는 누구도 예상 못한 일이었다. 게다가 옥상 정원을 조성하면서 여러 가지 예기치 않았던 경사가 연이어 벌어지면서 경찰서 직원들의 해송을 향한 믿음은 그야말로 종교처럼 굳어져 갔다. 그래서 여수에서 올라온 붉은 해송을 신주단지처럼 여겼고 심지어 해송을 돌면서 남몰래 탑돌이 하듯 하는 직원들도 늘어났다.

  -김 형사, 이게 왜 그렇게 유명한지 들었어?

  -네? 아, 아니요.

  윤 팀장의 말에 김 형사가 거대한 해송을 올려다보며 해송의 푸른 기운에 눌려 신음처럼 내뱉었다.

  -자네 이곳이 처음이야?

  -네. 이런 곳에 이런 나무가 있을 줄은…

  -그, 그렇겠군. 이곳에 올라올 시간이 있었겠어? 이 나무가 특이하게 생긴 것만큼이나 이 나무를 둘러싸고 많은 이야기가 돌았지. 한 독지가의 권유에 떠밀리다시피 해서 옮겨 심은 나무가 바로 이 여수 산 해송이지.

  -…

  -사람들이 다 그렇다니까. 항만을 개발한다며 이 나무를 포클레인으로 파냈다는군. 엄연한 주인도 있었는데 말이야. 그런데 주인은 이미 오래전에 죽었었지. 해안가에 살던 노인의 죽음을 안 것도 백골로 변한지 한참 뒤였어. 요즘 농촌이 다 그렇잖아. 누가 죽어도 모를 만큼 텅 빈 지 오래라서 허락을 받고 말고 할 게 없었던 거지. 그런데 그 포클레인 기사가 해송을 파헤친 다음날 목을 매 자살했다는군.

  -네? 자, 자살했다구요?

  -그래. 멀쩡했던 사람이 죽은 이유가 바로 저 해송 때문이었다는 거야. 저게 아마 못해도 수령이 6백 년은 훨씬 넘었을 거라더군.

  -유, 육백 년이나요?

  김 형사는 윤 팀장의 말에 눈에 잔뜩 힘을 주어 해송을 올려다 보았다.

  -갑작스러운 변고가 연이어 일어나자 마을 이장이 무당과 지관을 불러들여서 해송을 보인 거지. 그런데 두 사람이 각각 다른 의견을 냈다는 거야. 무당은 해송을 고관대작의 머리 위에 두지 않으면 계속 불상사가 일어난다는 알 수 없는 말을 해댔고 지관은 시야가 확 트인 곳에 옮겨 심어야 불행을 막을 수 있다며 안절부절 못했다는 거야. 그래서 해송이 도청으로 옮겨졌는데 멀쩡했던 도지사가 임기 1년을 남겨두고 선거법 위반으로 옷을 벗는 일이 벌어졌지. 그 바람에 도청 고위직 간부들 여러 명이 줄줄이 목이 달아났어. 전북도청 직원들이 도청 광장에 옮겨놓은 해송을 본 건 아마 그때부터였을 거야. 그렇게 해송 문제로 골치를 앓다가 결국 우리 서 옥상으로 옮겨오게 된 거지. 자네도 그런 걸 믿나?

  -네? 아, 아니요.

  -젊은 사람이 그런 요상한 말에 마음을 빼앗겨서는 안 되지.

  -티, 팀장님!

  윤 팀장은 가늘게 뜬 실눈으로 담배를 문 채 한동안 김 형사를 빤히 쳐다보았다. 윤 팀장은 담배를 입에 문 채 손도 대치 않고 필터가 타들어갈 때까지 물고 사람을 쳐다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 모습을 본 사람이라면 침을 넘기는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오면서 오금이 저리게 된다는 것쯤은 익히 잘 알고 있는 일이었다. 한마디로 등골이 오싹한 표정의 윤 팀장과 마주한다는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윤 팀장은 거침없는 행동에 상대를 더욱 주눅 들게 만들어놓고 녹다운 시키곤 했다. 김 형사 앞에서 보란 듯이 6백년이 넘는 수령을 자랑한다는 해송의 가지 중 하나를 꺾어 부러뜨려서 손에 움켜쥐고도 여유 만만한 표정을 지어보인 것이다.

  -왜? 벼락이라도 떨어질 게 두려워?

  -그, 그게…

  -세상이 온통 이 따위 해송에 놀아난다고 행각해봐. 끔찍하지 않아?

  -…

  -내가 당장이라도 이 나무를 도끼로 찍어버리지 못할 거 같아? 이 따위 나무가 뭐가 그렇게 무섭다고들 난리지? 이건 그냥 나무라구. 이 따위 나무가 듣기를 하겠어, 보기를 하겠어? 그저 땅속에 있는 수분만 빨아먹는 흡혈귀 같은 나무에 불과해. 이 따위 나무를 신처럼 떠받들려 하다니…

  윤 팀장이 부러뜨린 가지로 해송을 마구 후려치면서 김 형사를 보란 듯이 쳐다보았다. 마치 교실에서 화학 선생이 원소 주기율표를 외우지 못한다고 학생들을 줄 세워 놓고 사정없이 후려치는 자세로 해송을 두들긴 것이다. 그 모습에 김 형사는 다리에 힘이 풀린 것처럼 삐끗하며 움찔거렸다.

  -인생 누구나 다 한번 사는 거야. 그리고 자넨 어엿한 가장이라구. 쌍둥이 아빠에 시집 안 간 동생들. 어디 그 뿐인가? 가난한 노부모와 처갓집 식솔들을 생각하란 말이야.

  -…

  김 형사는 윤 팀장이 무슨 말을 하려고 횡설수설 하는지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유 도환이 경찰서에서 소동을 부리고 보호실에 가둬 둔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낯선 이들이 고원 경찰서 소년계로 찾아왔었다. 다짜고짜 윤 팀장을 면담한 뒤 방문자들이 윤 팀장을 어디론가 데려갔었고 저녁이 다 되어서야 몹시 초췌해진 모습으로 윤 팀장이 경찰서로 돌아왔다. 그런 뒤 윤 팀장은 곧바로 김 형사를 불러 유 도환에 관한 지시를 내렸고 김 형사는 윤 팀장의 지시를 따라 유 도환을 모처로 데려다 주고 돌아온 게 전부였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다음 샛강 둔치에서 유 도환의 변사사건이 발생한 것이었다. 당직이었던 김 형사가 신고를 받고 사건 현장에 제일 먼저 갔었고 이를 팀장에게 누구보다 더 먼저 보고를 했었다. 누가 보더라도 유 도환은 자살로 위장된 타살이 분명했지만, 변사사건에 관해서는 어떤 정보도 누설해서는 안 된다는 팀장의 지시가 있어서 신원은 물론 성별도 함구하고 있던 차였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서 변사사건이 도원일보를 통해 보도되었고 신원 미상의 인물이 차량에 번개탄을 피워놓고 비관 자살했다는 짤막한 단신 기사가 지면에 뜬 게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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