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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행성, 지구에관한 리포트
작가 : 사이길
작품등록일 : 2017.5.31

타락한 인간들 위에 군림하여 인간들을 더욱 사악하게 만든 우주의 지배자 더블라스와 그에 맞서는 주시자들, 그리고 주시자 달령의 양 아들 인우가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모험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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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7-17 15:07     조회 : 355     추천 : 0     분량 : 4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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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 아가야! 눈 좀 떠 보거라! 아니 줄곧 먹지도 않고 이렇게 잠만 자던 아이가 무슨 도둑질을 했다구 저 난리들인지… 아가야! 어서 일어나야 해! 경찰들이 찾아왔어!

  보모가 마침내 큰 소리로 인우의 어깨를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다. 그제야 인우가 게슴츠레한 눈을 비비며 잠에서 깨어나 보모의 얼굴을 보고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아, 안녕하세요.

  -안녕이구 말구 그게 문제가 아니다. 너 경호 시계 훔쳤니?

  -네? 경호 시계요? 어떤…

  -그, 그렇지? 아니지?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 참, 다행이구나. 지금 그 시계를 경찰들이 들구 와서 아침부터 아주 난리란다.

  -네? 왜, 왜요?

  -자세한 건 나도 잘 몰라. 어서 정신 차리구 내려가 봐야겠다.

  인우는 불길한 생각에 벽난로 환기구 근처에 뚫려 있는 구멍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어서 정신차리구 서둘러 거실로 내려오너라. 경찰 아저씨들이 새벽부터 와서 널 찾고 있었어.

  -왜, 왜요?

  -아까 말했잖니. 경호 시계를 네가 훔쳐서 물어 볼게 있다는구나. 자세한 건 내려와서 물어 보거라. 이 할미는 바빠서 먼저 내려가 보마. 알겠니?

  -네.

  인우는 다락방을 나서는 보모의 뒷모습을 쳐다보다가 다시 벽난로 환기구 쪽 천정을 올려다보았다. 경찰이 찾는다는 말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경호 시계를 훔치기는커녕 어떻게 생겼는지도 인우는 알지 못했다. 경호의 없어진 시계에 관해서는 인우가 아는 바가 전혀 없었다. 그래서 인우는 사실대로 가볍게 말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보다는 초롱이가 올라간 천정에 시선을 고정해 두고 초롱이가 내려오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천정 어디에도 초롱이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인우는 한참을 멍한 눈으로 천정 이곳저곳을 바라보다가 기지개를 켜고 자리에서 일어나 다락방을 나서서 아래층으로 향했다.

  -무슨 소리야? 인우는 내가 정식 보호잔데?

  -그, 그것이… 현재는 법적 후견인이 유도환 씨로 돼 있어서요. 유․도․환, 유 도 환이라… 가만! 동명이인인가? 유도환이면 트윈스에 입단했다가 양키즈로 입단하려고 했던 그 투수? 설마…

  -무슨 소리하는 거야? 같은 이름 같은 성을 가진 사람이 어디 한 둘이야? 유도환이가 뭐가 아쉬워 그런 골치 아픈 아이의 후견인이 되겠어?

  인우가 계단으로 내려서자 정복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경찰 두 명과 한 호선 씨가 응접실 소파에 앉아서 큰 소리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특히, 경찰관들의 의복에 인우는 눈길이 쏠렸다. 경찰관들이 입고 있던 의복이 빈번한 다림질 탓에 멀리 서있는 인우의 눈으로 전등 빛이 반사되어 빛이 반짝였다. 마치 옷에 은가루를 뿌려놓은 것처럼 반짝였던 것이다. 인우는 계단에 내려서서 잠시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응접실을 향해 걸음을 천천히 옮겼다.

  -그래서 내가 후견인이 될 수 없다는 건가?

  -네, 사장님. 후견인이란 제도가 있기 때문에 별 수 없습니다. 한 사장님의 갸륵하신 호의는 칭송받아 마땅합니다만, 현재로서는 법적후견인이 지정돼 있어서요. 후견인이 지정된 날짜도 최근이더군요. 오히려 잘 된 일이죠. 경호 시계를 훔친 것도 모자라서 납치에 집단 강간 사건에 연루 돼 있다는 건 앞으로 무슨 일이 터질지 폭탄을 안고 있는 거나 마찬가집니다. 후견인이라면 인우의 잘못에 대한 상당한 책임을 지게 되는 거니까요.

  -그, 그래? 뭐가 그렇게 복잡해?

  -하하하, 제도라는 게 다 그렇죠. 그, 그런데 유도환 그 사람이 맞는 것 같은데요?

  젊은 경찰관이 서류를 들쳐보다가 이 대 팔 가르마를 탄 나이 든 경찰관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머리에 꿀을 발라놓은 것처럼 미끈거리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경찰관이 이마에 주름을 깊게 잡고 젊은 경찰관이 내민 서류에 얼굴을 파묻고 쳐다보았다.

  -안경이 없어서 잘 안 보이는 군. 어디 보자. 옳거니! 맞네! 그 사람 이목구비가 맞네!

  -그게 무슨 소린가? 맞다니?

  한 호선 씨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나이든 경찰관을 돌아보았다. 한 호선 씨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이든 경찰관은 서류를 바싹 들이대고 한참을 쳐다보았다.

  -하아, 이 사람들… 무슨 일이 길래 말을 잊은 거야?

  -아, 죄송합니다. 유도환 그 사람이 맞습니다. 저도 소싯적 야구라면 밥보다 더 좋아했었죠. 이 자를 모른다면 야구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참, 애석한 일이죠.

  -애석하다니? 뜬금없이 그게 무슨 말인가?

  -한 사장님은 모르십니까? 유도환, 이 사람에 관해서?

  -이 사람이? 돈 버는 일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줄 알아? 잠 자는 시간도 아까운 게 바로 그 일이야. 자네들이야 굴러가는 시간 밑에만 있으면 통장에 자동으로 돈이 꽂히겠지만, 우리 사업하는 사람들은 꿈같은 얘기지. 우린 돈 벌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해. 이거 왜들 이래?

  -죄, 죄송합니다. 전국이 떠들썩했던 당시 일을 모르신다는 게 신기해서 그랬습니다.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었어?

  한 호선 씨가 나이든 경찰관의 말에 허리를 고추 세우고 눈을 껌뻑이며 물었다. 그러자 나이든 경찰관이 침을 꿀꺽 삼키면서 오래된 이야기를 꺼내듯이 긴 숨을 몰아쉬며 입을 열었다.

  -양측 에이전시 사이에서 계약금과 연봉 2천만 달러를 가지고 한창 줄다리기가 진행됐었죠. 그러다가 돌연 이 사람이 다리가 부러진 겁니다.

  -뭐야? 아니 왜?

  -워낙 국가적인 관심사였었죠. 아니, 세계적인 관심사라고 해야겠군요.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었으니… 그때 이 사람이 갓 결혼을 했었는데 부인이 화마로 현장에서 사망했고 이 사람은 한 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죠.

  -아니, 세상에…

  한 호선 씨는 나이든 경찰관의 말이 이어지자 깊은 탄식을 토해내면서 어깻죽지에 달라붙은 턱이 아예 쇄골 뼈 밑으로 밀어 넣은 것처럼 점점 더 들어가려했다.

  -그 사건을 수사한 담당 형사가 제 동기였습니다. 그래서 수사 기록은 물론, 전 과정을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죠. 아마 동 홍천 펜션에서 벌어졌던 걸로 기억하는데 방화범을 끝내 잡지 못하고 흐지부지 수사가 종결됐습니다.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중년 사내가 2살 남짓한 어린 아이를 데리고 피신했었는데 그 사람도 여태 특정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펜션 화재로 주인 부부와 유도환 씨 부인 등 세 사람이 사망했고 유도환 씨는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게 되었죠.

  -대체 어떤 놈이 그런 짓을 한 것일까? 혹시 질투심에 눈이 먼 놈의 소행이 아닐까?

  -다각도로 접근해 봤는데 모두 신빙성이 없는 추측들만 난무했었죠. 그 일 이후 유도환 씨는 완전히 폐인이 되었죠. 자살 시도도 대여섯 번 한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 일을 겪는다면 누군들 버티겠는가?

  -그런데 그 사람의 후일담이 더 충격적입니다.

  -그건 또 무슨 말이야? 후일담이라니?

  한 호선 씨가 경찰관의 말에 눈에서 번뜩하는 빛을 쏟아내며 얼굴을 들이밀고 물었다.

  -저도 탐문하다가 한두 번 목격했었죠. 왜 있잖습니까, 고원시 종합터밀널 맞은편에 있는 낡은 모텔요. 뭐라더라? 삼이라던가? 아무튼 영어로 SAM으로 표기된 모텔 그곳 7층 옥탑에 기거하면서 모텔 종업원으로 일을 하고 있답니다.

  -저, 정말?

  -제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 했죠. 1년에 2천만 불을 버니마니 하다가 한 달 백도 못 버는 신세로 전락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어디 살아 있는 게 산건지… 그래서 7번의 자살 시도가 있었던 걸로 압니다.

  -뭐야? 7번이나?

  -사람들이 그렇게 입방아를 찧는데 실제 신고된 건 3회 정도 됐었죠. 인생이 무상하다는 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 사람입니다.

  -그, 그런 사람이 왜 인우의 후견인을 자처했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군.

  -그, 그러게요. 우리야 모르죠. 아, 저 아이로군요.

  나이든 경찰관이 서류를 보다가 계단 앞에 서있던 인우를 발견하고 쳐다보았다. 인우는 경찰관과 눈이 마주치자 엉겁결에 응접실 소파로 다가갔다. 하지만 그렇게 당당했던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잔뜩 주눅이 들어서 오금도 펴지 못한 채 응접실에 깔린 호랑이 양탄자만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네가 인우라는 아이 맞니?

  -…

  인우는 경찰관의 말에 대답대신 고개만 끄덕여 보였다.

  -사장님, 일단 이 아이를 경찰서로 데려가서 몇 가지 조사만 하고 다시 데려오겠습니다. 14세 미만의 미성년 아이들의 진술을 녹화 하지 않으면 저희도 곤란해지거든요.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무슨 소린가? 내가 뭐라구 공권력에 도전하겠는가? 어서 데려가서 샅샅이 조사해 보게.

  -감사합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수고들 하게. 참, 자네 여식 결혼식이 이번 주 일요일이라 했지?

  -네, 사장님. 제 자식까지 챙겨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아, 이 사람 말본새하구는… 바쁠텐데 어서 가봐.

  -알겠습니다. 그럼 이따가 뵙겠습니다.

  나이든 경찰관과 한 호선 씨가 수다스럽게 떠들다가 인우를 앞세워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인우가 현관문 앞에서 신발을 신으려하자 건너편 방문을 열고 경호가 쏘아보고 있는 모습이 현관 스탠드글라스에 그대로 비쳤다. 인우는 순간 비명을 지를 번하다가 가까스로 참고 경찰관을 따라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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