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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행성, 지구에관한 리포트
작가 : 사이길
작품등록일 : 2017.5.31

타락한 인간들 위에 군림하여 인간들을 더욱 사악하게 만든 우주의 지배자 더블라스와 그에 맞서는 주시자들, 그리고 주시자 달령의 양 아들 인우가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모험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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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7-16 11:57     조회 : 348     추천 : 0     분량 : 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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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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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롱이가 우두커니 서 있는 인우를 쳐다보다가 답답했는지 벽을 향해 뒤뚱거리면서 빠르게 달려갔다. 그렇게 빠르게 달려가던 초롱이가 돌로 쌓아올린 벽 근처로 다가가자 갑자기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어? 초, 초롱이가…

  눈앞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자 인우는 초롱이가 사라졌던 곳으로 다가가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어디에도 초롱이의 모습이라든가 흔적은 찾을 수가 없었다.

  -초, 초롱아! 어디 있는 거니? 초롱아!

  인우는 당황한 나머지 루퍼의 농장 마당을 두리번거리면서 초롱이의 이름을 소리 높여 불렀다. 루퍼의 농장 마당은 초롱이가 마땅히 숨을 만한 곳이라고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인우는 자신이 한 눈을 파는 사이 마당 구석에 있는 코끼리 등짝처럼 생긴 차팔로드 나무 뒤로 숨었을 거라 생각하고 나무 주변을 샅샅이 살펴보았다. 하지만 감쪽같이 사라진 초롱이의 흔적은 아무 데도 없었다. 게다가 루퍼의 농장 마당은 초롱이가 말한 차팔로드 나무와 우물 외에는 숨을 만한 곳이 없었다. 대부분 휑한 곳이어서 몸을 숨길만큼 마땅한 곳이 눈에 띄지 않았다.

  -초롱아! 장난치지 말고 어서 나와!

  인우가 거대한 차팔로드 나무를 뱅글뱅글 돌면서 애타게 불렀지만 초롱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물론, 우물 근처에도 초롱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좋으니?

  우물가에서 두리번거리다가 다시 차팔로드 나무 근처를 배회하던 인우에게 낯익은 음성이 들려왔다. 틀림없는 초롱이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여전히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여기라구! 어쩌면 그곳에서 나를 찾는 거니?

  인우가 초롱이의 음성을 듣고 차팔로드 나무를 뱅글뱅글 돌면서 찾고 있을 때 반대편 벽에서 마치 허공을 가르고 튀어나오는 것처럼 초롱이가 억새풀로 만든 빗자루를 손에 쥐고 허공에서 떨어지는 모습이 인우의 눈에 띄었다.

  -이, 이게 대체 어찌된 일이니?

  인우는 너무나 황당하고 놀라운 일이 벌어지자 초롱이에게 달려가 울상이 되어 물었다.

  -아직도 무슨 일인지 모르겠니?

  초롱이가 억새 빗자루를 손에 든 채 인우에게 바싹 다가서서 고개를 기웃거렸다.

  -그렇게 어쩔 줄 몰라 하지만 말구 좀더 자세히 둘러봐봐. 차팔로드 나무와 우물 사이에 뭔가 다른 게 보이는 게 있는지를 말이야.

  -아, 알겠어.

  인우는 초롱이가 답답하다는 듯이 쳐다보자 눈에 힘을 주어 루퍼의 농장 마당을 조심스럽게 둘러보았다. 그러자 초롱이의 말처럼 뭔가 다른 곳이 눈에 들어왔다. 정확히 차팔로드 나무와 우물 사이의 중간 지점이 마치 신기루처럼 살며시 일그러지는 것이 눈에 보인 것이다. 그것도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눈에 뜨지 않을 정도로 아주 미세한 흔들림이었다. 인우는 신기루처럼 공간이 미세하게 흔들리는 곳으로 다가가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손끝에 찬바람이 와 닿는 것이었다. 손을 넣었다 빼는 행동을 반복하자 더욱 기가 막힌 일이 벌어졌다.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어서 인우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손 동작만 반복했다. 살며시 공간이 왜곡된 것처럼 보이는, 그러니까 신기루처럼 미세하게 흔들거리는 곳에 손을 집어넣으면 넣은 만큼 손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손이 들어간 만큼 겉으로 보기에는 손목이 잘린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이제야 알아 본 거야?

  초롱이가 손동작만 반복하면서 말을 잇지 못하는 인우에게 다가 서서 빤히 쳐다보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니?

  -놀랄 것 없어. 이젠 이건 쓸모가 없게 되었어. 어서 이곳을 떠나야 해. 난 시볼라가 지금이라도 이곳으로 들이닥칠 것만 같다구.

  초롱이가 마침내 화까지 내면서 들고 있던 억새 빗자루를 마당에 내던진 뒤 다시 안으로 들어가 모습을 감췄다. 인우는 마당에 떨어진 억새 빗자루를 보다가 용기를 내어 초롱이가 들어간 곳으로 슬그머니 몸을 밀어 넣었다. 그러자 찬바람이 몸에 닿으면서 인우의 몸이 풍선처럼 허공에 붕 뜬 것처럼 허공으로 솟구치더니 갑자기 눈앞에 먹물을 뿌려놓은 것처럼 새까맣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쇠붙이가 강한 자석에 이끌리는 것처럼 어디론가 순간적으로 몸이 빨려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인우는 아득해져만 가는 정신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머리가 어지럽고 눈알이 쉬지 않고 뱅글뱅글 도는 것처럼 역겨운 상태가 이어지자 인우는 구토가 쏠려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버텼다. 아주 짤막한 시간 안에 그러한 모든 일들이 이루어진 것이다.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었지만, 인우가 루퍼의 농장에서 웜프 안으로 몸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수초도 걸리지 않는 사이에 경호네 집 다락방 환기구가 희미하게 눈에 들어온 것이다. 인우의 눈으로 경호네 다락방이 들어오자 어지럼증은 극에 달했고 동시에 웜프에서 떨어져 다락방 바닥으로 구르면서 지독하게 밀려들었던 울렁거림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어린애 같구나!

  바닥을 마치 빈 캔처럼 나뒹구는 인우의 모습을 보고 초롱이가 어이없다는 듯 쳐다보다가 뒤뚱거리며 서서히 다가섰다.

  -대체 이게 어찌된 일이니?

  -그렇게 얼굴 찌푸릴 거 없어. 이젠 안심해도 돼. 난 네 덕분에 바루와 보르말린에게 시달리지 않게 되었으니 네게 고맙다고 해야겠는 걸?

  -그리구 자세한 건 모르지만 앞으로 루퍼 할아버지 농장에 다시 가고 싶으면 그곳을 정확하게 떠올려서 마음속에 그려보라구…

  -마음속에 그려봐?

  -그래. 그럼 그곳으로 가는 웜프가 네 앞에 나타날 거야. 하지만 반드시 주의해야 해. 왜 그러는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아무튼 정확하게 마음속으로 떠올려야 웜프가 나타날 거야. 웜프가 왜 나타나냐구 내게 묻지 마. 그러면 나도 할 말이 없어져. 단지, 내가 먹었던 바루의 꽃방을 네가 먹었다는 거.

  -그, 그럼 억새 빗자루는 뭐였니?

  -아, 그건 루퍼 할아버지가 널 데려오라고 하면서 준 거였어. 이곳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깜빡 잊고 놓구 간 걸 주인에게 돌려준 거야. 난 이만 피곤해서 가봐야겠어. 이곳으로 그 고약한 경호 남매가 들이닥칠지 모르거든. 걔네들… 시볼라보다 더 끔찍해. 참, 시간을 꼭 내서 신포시장에 가보라고 전해주랬어.

  -신포시장? 누가?

  -누구긴 누구겠니? 루퍼 할아버지지.

  -그곳엔 왜?

  -그곳에 가면 구멍 난 밀짚모자를 눌러쓴 느림보 떡장수가 있을 거랬어. 뚱뚱하구 느려서 굼뱅이 떡장수라고 사람들이 놀린다나봐. 네가 그 사람을 반드시 찾아가야 살 수 있댔어.

  -내가 그 사람을 찾아야 살 수 있어?

  -자세한 건 난 몰라. 하지만 루퍼 할아버지의 말을 듣는 게 좋다는 것쯤은 잘 알아. 공연히 나를 시달리게 하지 말구 꼭 찾아가야 해. 알겠니?

  -응. 알겠어.

  -그리고 문 밖에 밥과 김치가 있어. 음… 김치는 먹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맵고 짜서… 아니지. 그보다는 곰팡이가… 으휴, 경호가 네게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아무튼 굼뱅이 떡장수 아저씨를 꼭 찾아가야 해. 네가 가지 않으면 루퍼 할아버지가 날 가만두지 않을 거야. 알겠지? 도망 다녔더니 졸음이 쏟아져서 난 이만 가야겠어.

  -응. 잊지 않고 꼭 찾아 갈게. 고마워!

  인우가 정신을 가다듬고 일어나 앉아 다락방 천정으로 들어가는 초롱이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초롱이가 사라지자 인우는 갑자기 긴장이 풀어지면서 어두운 다락방 벽을 기댄 채 서서히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막무가내로 내려앉는 눈꺼풀을 들어 올리려고 미간을 찌푸리며 힘을 주었지만, 도무지 밀려드는 잠을 쫓아낼 재간이 없었다.

 

 

 

 3.

 

 

 

  얼마나 잠이 깊이 들었는지 인우는 보모가 올라와 어깨를 흔들었는데도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고 커다란 소리로 코를 골았다. 인우의 코고는 소리가 좁은 다락방을 요란하게 흔들었다.

  -대체 밥도 먹지 않고 며칠 째 이렇게 잠만 자는 거지?

  보모가 문 밖에서 지켜보고 있던 집사를 쳐다보며 울상이 되어 말하자 집사가 뛰어 올라와 인우를 유심히 살피며 어깨를 흔들었다.

  -오늘이 며칠 째죠?

  -그러니까 인우 이 아이가 온 지 꼭 일주일이 되었군.

  -그, 그럼 일주일 동안 아무 것도 입에 대지 않았다는 말이에요?

  -낸들 알 수가 있어야지. 꼼짝 않고 잠만 잤다니까. 처음엔 죽은 줄 알고 얼마나 당황했는지 몰라. 그런데 이렇게 숨은 쉬잖아. 코까지 골면서… 무슨 이런 경우가 다 있대?

  -그, 그러게요. 죽은 건 아니로군요.

  집사가 보모의 말에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일어나 손바닥을 두드리며 코를 실룩거렸다.

  -그만 깨워서 데리고 내려오세요. 안 그럼 나까지 욕을 먹을 겁니다.

  -그, 그래. 인정머리 없는 사람 같으니…

  보모가 다락방을 빠져나가는 집사의 뒤통수에 대고 중얼거리다가 돌아앉아 인우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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