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행성, 지구에관한 리포트
작가 : 사이길
작품등록일 : 2017.5.31

타락한 인간들 위에 군림하여 인간들을 더욱 사악하게 만든 우주의 지배자 더블라스와 그에 맞서는 주시자들, 그리고 주시자 달령의 양 아들 인우가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모험과 전쟁

 
16
작성일 : 17-07-09 11:16     조회 : 366     추천 : 0     분량 : 414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보르말린 일행은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루퍼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몹시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루퍼는 사내들이 나가자 인우를 돌아보며 인자한 미소를 머금은 채 굳게 닫혔던 말문을 열었다.

  -조금 전 이곳에 있었던 아저씨들은 매우 용맹한 나바런의 용사들이다. 보르말린, 붐바 그리고 돌무타오라는 이름의 용사들이지. 그들과 함께 더블라스를 상대하면서 우린 나바런을 사수해 왔어. 그것이 우리 버실로우의 운명이다.

  루퍼가 깊은 숨을 몰아쉬며 말을 잠시 끊고 용사들이 나간 쪽으로 눈을 돌렸다. 혹시라도 돌아오기를 바라며 기대하는 눈빛이었다. 하지만 사내들이 나간 입구는 빛조차 어른거리지 않는 스산한 적막만 감돌았다.

  -그런데 더블라스의 가장 강력했던 우두머리 보숨이 시빌로의 군단에 포위되었다는구나. 보숨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매토리아가 패전 끝에 아갈 탑에 갇히고 말았어. 보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강력한 힘으로 대항할 거야. 우주 전체에 퍼져있는 자신의 군단을 끌어 모아 결사항전에 나설 거라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하지만 시빌로의 군단은 이미 매토리아를 넘어섰어. 보숨이 시빌로에게 넘어가면 우리 나바런도 위태로워져서 또다시 먼 여정 길에 올라설 운명에 처하게 될 거다. 문제는 너희 인간들이다. 인간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빌로의 영향권에 들어 있었어. 보숨과 매토리아를 제압하려는 시빌로는 인간들을 자신과 똑같은 성향으로 물들인 거야. 아주 하찮고 보잘 것 없는 더블라스였는데 별들을 조금씩 파괴하면서 힘을 길러왔어. 시빌로는 매우 교활하며 영특한 더블라스지. 이 우주에 가득한 별 중 그가 어디에서 어떤 별을 파괴하며 힘을 길러 왔는지는 우리의 지혜로는 결코 알 수가 없다. 우리가 경계하며 주시한다고 해도 그것을 막을 방법이 딱히 없다는 말이다. 우린 돌이킬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될 거야. 하지만…

  루퍼가 다시 용사들이 나간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인우를 돌아보았다.

  -네 엄마 아빠가 궁금하지 않니?

  -엄마, 아빠…

  루퍼가 느닷없이 엄마 아빠라는 말을 내뱉자 인우는 갑자기 눈물이 솟구쳐 금방이라도 굵은 눈물방울이 흘러내릴 것처럼 눈시울을 붉혔다. 인우는 간신히 혼잣소리로 엄마 아빠라는 단어를 신음처럼 뱉어냈다.

  -미안하구나. 너를 이곳까지 부른 까닭을 이제야 말할 때가 된 것 같구나.

  루퍼가 수를 놓던 희고 부드럽게 생긴 천을 들어 인우의 어깨를 감싸며 둘러주었다. 마치 부드럽고 가벼운 머플러가 눈꽃이 되어 어깨 위로 내려앉은 것처럼 보였다.

  -이건 머플이란 거야. 널 위험에서 지켜주겠지만, 그렇다고 맹신하지는 말 거라. 우리 버실로우들은 지구로 향하는 모든 더블라스를 감시하고 막아내는 전사들이지. 버실로우 중 몇몇은 지구에 있는 인간들 곁에서 더블라스와 인간들을 주시하고 있지. 오래된 이야기로 널 괴롭힐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이것만은 네가 알아야 하겠기에 분명히 말해주고자 한다.

  루퍼는 침을 꿀꺽 삼키며 인우에게 두른 머플을 손으로 매만지더니 두툼하고 억센 손바닥으로 인우의 눈가를 훔쳤다.

  -네가 이곳에 오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을 테지. 그 흉측하게 생긴 초롱이를 만나기까지 말이다. 초롱이가 널 이곳으로 데려온 건 이미 다 계획한 일이었다. 우리가 널 보러갈 수 없기에 부득이 그런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의 파수꾼이었던 가시나무 바루에게서 시간을 훔치게 하고 그 훔친 시간으로 이곳을 오게 했지. 초롱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은 아니었지만, 널 이곳으로 데려오기 위해 발목을 잃어야 했고 온 몸의 가죽이 벗겨지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결국, 그 작고 가여운 고양이는 자기가 희생되는 줄도 모른 채 널 이곳 나바런으로 데려온 거다. 지금부터 내가 이르는 말 명심해야 한다.

  -…

  인우는 혼란스럽고 머리가 복잡해서 루퍼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고개도 끄떡이지 않고 눈만 말똥말똥 뜬 채 루퍼를 쳐다보았다.

  -언젠간 그립던 엄마 아빠 소식도 들을 수 있을 거다. 휘버 아니지 네겐 달령으로 소개됐으니 달령이라 해야겠군.

  -달령 아저씨요?

  -그래. 네가 알고 있던 달령이 바로 휘버였다. 우리 버실로우의 최고 지도자이자 나의 오랜 친구 휘버…

  -…

  루퍼의 말에 인우는 대꾸없이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 루퍼는 휘버의 이름을 내뱉으며 음성이 심하게 떨리더니 마침내 말을 제대로 맺지 못한 채 눈가에 눈물이 주렁주렁 맺히기 시작했다. 루퍼의 말이 사실이었어도 인우가 받아들이기엔 너무나 복잡하고 어려운 사연들이었다. 들으면 들을수록 인우는 머리만 더 헝클어지고 꼬여만 가는 것 같았다.

  -넌 어려서 기억도 못하겠지. 그날 휘버를 구하고 네 엄마와 아빠는 더블라스들에게 처참한 죽임을 당했어. 휘버가 지구인이 아니란 걸 네 엄마 아빤 이미 알고 있었어. 외계에서 방문한 천사라고 생각한 거야. 우린 천사는 아니지만 천사를 무척 잘 알고 있지. 버실로우와 천사들은 서로 형제와 같아 보이지만 우린 천사를 옹위하고 그들의 뜻과 명령을 받드는 존재다. 우릴 요정이라 부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루퍼는 말을 잠시 멈춘 뒤 깊은 한 숨을 몰아쉬었다. 그러다가 테이블 위에 있던 금빛이 흐르는 잔을 쳐다보다가 들어서 벌컥벌컥 들이마신 뒤 천천히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다시 말을 이었다.

  -네 엄마 아빤 몹시 순결한 사람들이었다. 우리가 주시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런 이들은 더블라스들의 표적이 되기 때문이지. 더블라스는 자기들의 뜻을 이루기 위해 제거해야할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너희 엄마와 아빠 같은 사람들을 꼽고 있다. 시빌로의 군대와 결탁한 두덜이들이 결국 엄마 아빠를 제거하기 위해 나섰고 그걸 알아차린 휘버가 막아섰지만, 휘버는 오히려 두덜이들에게 포위되어 위태롭게 되었지. 네 엄마 아빠가 두덜이들을 상대한다는 건 목숨을 내던지는 격이다. 목숨을 내던지면서까지 천사라고 생각한 휘버를 지키고 싶어 했지. 그러다가 그날 시빌로에게 몸과 영혼을 빼앗긴 두덜이들에게 네 아빠는 처참하게 죽임을 당했고 네 엄만 널 뱃속에 남겨둔 채 죽기 직전에 휘버와 함께 탈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네 엄만 끝내 널 출산하자마자 돌아가셨단다. 애석하고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난 이것이 우리의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루퍼는 회상에 잠겨 깊게 파인주름 사이로 굵은 눈물방울이 바닥으로 도르르 굴러 떨어졌다. 루퍼의 몸 전체가 문신처럼 주름으로 잡혀 있었다. 주름진 루퍼의 모습은 마치 원숭이를 떠올리게 할 만큼 강인하고 흉한 모습이었다. 두렵게만 보이는 모습에 미소마저 보이지 않았다면 아마도 인우는 눈을 떠서 쳐다보는 것도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머플이 네게 꼭 맞아 다행이구나!

  루퍼가 인우의 어깨 위에 올려놓은 머플을 손으로 곱게 펴자 머플이 바닥까지 닿으며 인우의 몸 전체를 덮었다. 그 모습에 매우 흡족한 미소를 머금고 쳐다보다가 루퍼가 자리에서 일어나 인우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

  인우는 루퍼의 행동을 물끄러미 쳐다만 볼 뿐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몰라 망설였다. 그러자 루퍼는 허리를 구푸려 인우 코앞으로 얼굴을 들이밀고 인자한 미소로 말을 이었다.

  -네 엄마 아빠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거다. 그리고 너를 지금까지 돌보고 지켜왔던 우리들의 휘버 달령도 몹시 보고 싶겠지? 그것에 관해서도 곧 소식을 듣게 될 거다. 나와 이곳에 있는 모두도 너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휘버의 소식을 너만큼 간절히 듣고 싶어 하지. 앞으로는 눈에 보이는 대로 귀에 들리는 대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해 보거라.

  -…

  -내 손을 잡거라.

  루퍼가 손을 내밀고 한 쪽 손으로 인우의 작은 손을 잡아끌었다. 그러자 인우가 엉겁결에 루퍼의 손을 잡고 우두커니 쳐다보았다.

  -휘버가 돌아올 때까지 네가 두덜이들을 막아줄 것이라 우린 믿는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고통스럽고 불편하고 극한 외로움에 처하게 될 때가 많겠지만, 우린 네가 잘 견뎌 주리라 믿는다. 네 운명으로 받아들여라. 이제 나와 함께 신전으로 올라가 전능한 신께 널 보일 것이다. 두려워 말고 놀라지도 말거라.

  루퍼는 좀 전까지 보였던 인자한 미소를 순식간에 얼굴에서 지우고 긴장한 눈빛으로 말하더니 인우의 손을 잡아끌고 사내들이 나간 곳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

  루퍼의 손에 이끌려 밖으로 나가자 인우의 눈에 또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그곳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고요와 평화가 가득했고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만큼 화려하고 찬란한 빛으로 가득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4 34 2017 / 7 / 31 351 0 5168   
33 33 2017 / 7 / 31 338 0 4604   
32 32 2017 / 7 / 31 334 0 4295   
31 31 2017 / 7 / 30 354 0 4613   
30 30 2017 / 7 / 30 337 0 4436   
29 29 2017 / 7 / 30 369 0 4488   
28 28 2017 / 7 / 28 360 0 4438   
27 27 2017 / 7 / 28 336 0 4545   
26 26 2017 / 7 / 26 325 0 4245   
25 25 2017 / 7 / 26 341 0 4541   
24 24 2017 / 7 / 25 331 0 4278   
23 23 2017 / 7 / 20 346 0 4239   
22 22 2017 / 7 / 18 350 0 4225   
21 21 2017 / 7 / 17 355 0 4434   
20 20 2017 / 7 / 16 342 0 4220   
19 19 2017 / 7 / 12 340 0 4366   
18 18 2017 / 7 / 11 329 0 4431   
17 17 2017 / 7 / 10 343 0 4341   
16 16 2017 / 7 / 9 367 0 4141   
15 15 2017 / 7 / 7 324 0 4239   
14 14 2017 / 7 / 6 335 0 4125   
13 13 2017 / 7 / 5 343 0 4192   
12 12 2017 / 7 / 4 344 0 4141   
11 11 2017 / 7 / 3 365 0 4281   
10 10 2017 / 7 / 2 354 0 4554   
9 9 2017 / 7 / 1 336 0 4359   
8 8 2017 / 6 / 28 336 0 4409   
7 7 2017 / 6 / 26 363 0 4802   
6 6 2017 / 6 / 20 355 0 4794   
5 5 2017 / 6 / 18 352 0 5144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