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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남다른 미남 구덕 씨
작가 : 야광흑나비
작품등록일 : 2016.3.28

남다른 부분이 미남인 남구덕.

남다른 미남을 찾는 황휘


남다른 곳이 잘생긴 남자와의 러브 스토리(?) 입니다.

 
43. 해괴한 진실.
작성일 : 16-08-12 13:51     조회 : 776     추천 : 0     분량 : 3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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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가 겪었을 일들이 그의 말을 들을 때마다 한 장면, 한 장면씩 마치 내가 실제로 겪고 있는 것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너무나 고통스러운 일이었지만 제 3자인 나였기에 고통스러움에도 잔인한 영화를 보는 것처럼 나도 모르게 방관자의 태도를 보이게 된다.

 아직도 어제처럼 생생한 고통에 허덕이는 것처럼,

 가슴을 움켜쥐며 거칠게 내뱉는 날숨.

 그가 토해내는 울분에 찬 과거의 편린들이 나의 귓가로 흘러들어와 망막에 맺히며 영상기기가 재생되듯이 눈앞에 나타난 것이었다.

 자동차 경적소리.

 빠--------앙---------!

 으으 으으…….

 사, 살려주세요. 여기……. 사람, 있어요.

 ……살려줘.

 사람 있다고요.

 으윽.

 여보! 눈 감지 마. 정신 차려. 응? 정신 놓으면 안 돼. 알았지? 잠들면 안 돼!

 아파.

 …….

 사람 살려요. 사람…….

 누군가의 고통에 찬 신음소리가 들리고 119 차량의 벨 울림이 도로를 가르며 사람들의 웅성거림을 뚫고 사고 장소에 다가가지만 그 시간에 그는 부모님의 죽음도 알지 못한 채,

 아귀 같은 사람들과의 전쟁을 치른다.

 간간이 식은땀을 흘리며 가슴을 부여잡은 그의 모습이 실제처럼 눈에 잡힌다.

 밭은기침을 내뱉고 조금이라도 저들에게 틈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지금처럼 단정하게 머리를 뒤로 넘기며 차갑게 얼굴을 굳히는 모습이다.

 주식 시장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회사의 주식이 떨어졌다, 올라가기를 반복한다.

 주식이 떨어질 때면 더욱 더 아파오는 심장을 부여잡고 이를 가는 모습.

 이대로 질 수 없다고 소리치며 조금 더 잘하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하는 얼굴.

 끔찍할 정도로 밀려오는 채권자들의 항의가 들려오는 것 같다.

 나는 그의 말을 통해 짐작할 뿐이지만 그에게는 실제로 벌어졌던 일들이다.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밀려온다.

 죽음과 맞닿아 있는 것들.

 그의 고통이 줄어들 수 있게 하기위해 소량으로 만들어진 항생제는 매번 감쪽같이 도둑맞는다.

 그가 하지도 않았던 일들이 루머로 돌고 있고, 그를 만나서 말도 안 되는 계약을 채결했다고 거드름을 피우는 사람들.

 거드름을 피우는 것으로도 모자라 약속을 이행하라며 억지를 부리는 사람들.

 돈을 내놔라!

 회사는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 거냐!

 회장님은 어디서 무얼 하시는 건지…….쯧쯧.

 너 같은 애송이가 감당 할 수 있는 회사가 아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손바닥을 뒤집는 놈이 한 기업의 오너가 될 자질이 있다고 보시오?

 회사가 곧 부도처리 될 겁니다.

 냉정하게 말하는 기업경영 전문가들.

 그럴 때마다 경영을 배우지 않고 의사가 되려 한 자신에게 벌을 가하는 그의 모습도.

 그러느라 그는……. 그 순간에도 그의 부모님이 죽어가고, 내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한 명이라도 구할 수 있었더라면 가슴 속을 좀먹는 죄책감이 덜하겠지만 그는 누구도 구하지 못했다.

 그렇게 허망하게 모두를 보내고 할아버지가 일구어 놓으셨던 제약회사가 공중분해 되고,

 방계 혈족들이 본가의 적통들이 누려왔던 많고 많은 회사들을 흡수 합병하며 새로운 회사를

 세우고 기쁨에 축배를 들 때까지도…….

 그는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지금도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만큼 엄청난 일들이 그의 주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

 그의 집은 단시간에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돼지우리네요.”

 “응. 이렇게까지 심할 줄은 몰랐는데.”

 “집이 이 모양 이 꼴이 났는데도 몰랐다고요? 하하하. 어떻게 그래요?”

 “당신도 내 입장 돼 봐. 그런 게 보이나.”

 “음……. 나는 아닐 것 같은데.”

 “정말? 나한테 그렇게 감정이 없나?”

 “아무리 감정 때문이라고 해도, 하하…….이건 좀 너무 하잖아요.”

 “너무하긴 뭘 너무 해. 이건 정상적인 남자들의 의식 흐름에 불과해.”

 “별로……썩…….정상으로는 안 보이는데요.”

 “아무튼!”

 집도 치우지 못할 만큼 절박하게 나를 쫓아다녔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아서 술병이 나뒹구는 그의 집을 보면서도 실없이 웃음만 나왔다.

 내가 그를 추궁하지 않는 것에 안심하며 그는 이렇게 말했다.

 “심장이 아파도 짐승처럼 아무나 건드릴 순 없었어. 위기는 언제나 찾아왔고 매순간 심장의 고통으로 쓰러지는 일이 비일비재했지만 다른 형제들처럼 쉽게 여자를 취한다는 건 용납이 되지 않았지. 형들과 동생들이 그 일들 때문에 경찰서를 드나드는 것을 매일 봐야만 했던 것도 내가 자제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어.”

 “그럼 당신은 어떻게 견뎠어요? 죽을 만큼 고통스럽고, 정말 죽을 수도 있었는데.”

 “약은 없었지만……. 그래. 솔직하게 말할까?”

 “......”

 “내 조카 봤지.”

 “예.”

 “조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려주긴 했지만 그 녀석에겐 그보다 중요한 일들이 있었어.”

 “예?”

 “살아있는 항생제.”

 “예~에?”

 “그 녀석이라고. 깔딱, 깔딱 숨이 넘어갈 무렵에 때맞춰 나를 살려주고 공중분해 된 회사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돼버린 날 살려준 유일한 사람. 그리고 방계 혈족 중에서 날 증오하지 않고 호의를 갖고 있는 유일한 존재가 바로 그녀석이야. 머리도 똑똑하고……. 그 녀석에게라면, 방계 혈족이라고 해도 회사를 비롯한 가문 전체를 맡길 수도 있어.”

 “믿고 있군요.”

 “믿는다기보다 완벽하게 의지한다고 봐야겠지. 그녀석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그리고 방계 혈족과 친 혈족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선 내가 다시 후계자가 되는 결말은 안 통해.”

 “그럼. 회사와 관련이 없다는 말은…….”

 “나는 이제 더 이상 회사와 가문에 얽매인 사람이 아니니까. 아니,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는 그렇게 될 테니까. 이제 이해하겠어?”

 “그래도 후회 안 하겠어요?”

 “죽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그리고 제때 살아난 덕분에 운 좋게 당신도 다시 되찾을 수 있게 됐고.”

 ‘아차!’

 “나는 어떻게 찾을 수 있었던 거예요?”

 “당신?”

 “네.”

 “팔뚝.”

 “응?”

 “당신이 유난히 내 혈관에 열광했던 거, 기억 해?”

 “네. 그런데 그게 왜요?”

 “당신은 건강 때문에 유난히 혈관에 집착한다고 생각 했겠지만, 나를 살려 줄 당신의 몸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던 거지. 내가 건강하게 살아야 당신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그러니까. 당신의 몸이 신호를 보내왔던 거라고. ‘유난히 끌리는 혈관의 소유자를 찾아라. 건강하고 아름다운 혈관을 가진 남자를 찾아라.’라고.”

 “그럼 건강 때문이 아니라…….”

 “신호였던 셈이지.”

 그의 대답은 그런 것이었다.

 어디에서도 단서를 찾을 수 없었던 시간동안은 조카의 몸에서 불완전하게나마 항생제를 체취해서 버텨왔고, 안으로는 회사와 재단 병원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그리고 밖에서는 서로를 끌어당기는 특징을 가진 여자를 백방으로 수소문 했다.

 그러던 도중,

 유난스러울 정도로 혈관에 집착하는 나를 찾게 되었고 암암리에 병원을 통해 검사를 한 결과.

 내가 그와 완벽하게 들어맞는 항체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 했다는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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