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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장강수로채
작가 : 박현
작품등록일 : 2016.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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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이 말한다.
장강에서 명멸해간 수많은 영웅호걸들이 말한다.
“그대. 천년의 웅지를 지녔는가?
그럼, 장강을 잡아라!”

 
장강수로채 - 소년 곽무한 (1)
작성일 : 16-04-12 02:33     조회 : 1,030     추천 : 0     분량 : 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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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년 곽무한

 

 

 

 

 저 멀리 티베트 고원 북쪽에서 융기하기 시작한 곤륜산맥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봉들을 이끌고 동으로 치달아 수많은 대륙의 산맥들을 잉태했다.

 태초부터 그랬던 듯 온통 만년설로 뒤덮인 산맥.

 햇살 이글거리는 여름.

 쩌저정! 콰르르!

 만년설은 타는 듯한 햇살에 녹아 빙하로 변한다.

 차가운 한기를 내뿜으며 흐르던 빙하는 또 다른 빙하를 만나면서 계속 동으로 흐르다가 세 개의 물줄기를 만나면서 하나의 큰 물줄기를 이루어 통천하라 불린다.

 눈과 얼음이 섞인 통천하는 끝없는 초지를 가로지르며 흐르다가 사천성 서부에서 깊은 협곡을 만나면서 남쪽으로 꺾여 운남성 북부 지역을 둥그렇게 휘돈다.

 운남 북부에 들어서면서 크고 넓어진 물길은 때론 세차게, 때론 천천히 흐르며 금사강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유람하듯 운남성을 돌아본 금사강은 다시 동쪽으로 굽이쳐 사천으로 되돌아오는데 이번에는 대설산 자락의 강과 만나 빠르고 힘찬 물살로 변해 사천성의 중남부 끝 자락 의빈(宜賓)까지 이르게 된다.

 만년설이 녹은 빙하 통천하에서 금사강이란 이름으로 불리던 물길은 이곳 의빈에서부터 비로소 장강이라 불리게 되어 대륙을 가로지르는 거침없는 질주를 시작한다.

 장강!

 수많은 영웅호걸과 미인가기들의 전설이 어린 강.

 명멸해 간 숱한 왕조들의 고사가 어린 곳.

 일만 육천 리에 이르는 장강 중에서도 사천성 남중부 끝 자락의 의빈에서부터 호북성 서쪽의 의창(宜昌)까지의 이백오십 리 구간을 장강의 상류라 일컫는데, 장강의 상류 구간은 만장절벽과 험산준령, 좁고 가파른 협곡이 줄줄이 이어진 것으로 유명했다.

 그 상류 구간 중 장강 삼협(三峽)이라 불리는 구당협(瞿塘峽), 무협(巫峽), 서릉협(西陵峽)은 무수한 암초들과 용틀임 치는 거센 물살, 천야만야한 낙폭들로 이루어져 노련한 뱃사공들조차 고개를 설레설레 내젓는 곳이다.

 

 ***

 

 만현(萬縣)은 장강 상류의 중간쯤에 위치한 작은 항구다.

 이 마을의 남쪽에는 장강이 흐르고 있었는데 하룻길만 노를 저어 가면 물길 험하기로 유명한 장강 삼협 중 제일협인 구당협에 이른다.

 점심나절.

 밤새 내린 비는 떠오른 태양 빛에 말끔히 사라지고 점점이 괴인 빗물만을 흔적으로 남겨두었다.

 빗물 고인 웅덩이.

 한 소년이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소년은 일곱 살쯤 되어 보였는데 마마를 앓았는지 얼굴이 듬성듬성 얽어 있었다. 그러나 짙은 눈썹에 또렷이 빛나는 눈망울, 위로 살짝 올라간 입매는 자칫 비틀려 보이기 쉬운 소년의 용모를 상쇄시키고 있었다.

 ‘엄마…….’

 소년은 물 웅덩이에서 떠나 버린 엄마의 얼굴을 찾고 있었다.

 찰랑찰랑.

 물결은 잔잔한 파동을 일으켜 과거의 영상을 만들어냈다.

 

 

 “아가야, 네 얼굴은 참 예쁘단다. 삼신할머니가 직접 얘기해 줬어. 스무 살이 지나면 네 얼굴이 누구보다 멋져질 거라는구나. 그러니 아이들이 곰보라고 놀려도 신경 쓰지 마렴.”

 엄마는 고왔다.

 목소리는 더 더욱 고왔다.

 은 쟁반에 옥구슬 구르듯 하는 엄마 이야기를 들으면 뭐든지 그렇게 될 것만 같았다. 그런 엄마가 너무 좋아 어린 곽무한은 엄마의 치맛자락을 흔들며 공연히 투정을 부렸다.

 “씨이, 난 지금 이 곰보 얼굴이 싫어. 삼신할머니에게 지금 바꿔달라면 안 돼? 응?”

 “그 얼굴이 어때서? 엄마가 보기엔 아주 멋진 옥동자님인걸? 귀여운 내 아들. 너, 그거 아니?”

 엄마가 방긋 웃었다.

 “엄마가 말이야, 널 가졌을 때 아주 멋진 꿈을 꿨단다.”

 “어떤 꿈?”

 어린 곽무한은 어느새 쑥 내밀었던 입술을 집어넣으며 엄마의 이야기에 빨려 들어갔다.

 “음… 어떤 꿈이냐 하면 말이지, 햇빛이 찬란한 낮에 엄마가 개울로 피라미를 잡으러 가지 않았겠니? 그런데 유난히도 눈에 띄는 작고 앙증맞은 피라미를 봤단다. 그래서 엄마는 얼른 두 손을 모아 그 피라미를 잡았지. 그런데 어찌 됐는지 아니?”

 “어찌 됐어?”

 눈을 마주하던 엄마는 갑자기 장난스런 얼굴로 와락 고함을 질렀다.

 “펑!”

 "꺄악! 씨이, 갑자기 고함 지르기가 어딨어? 엄마 미워! 히잉!”

 곽무한은 울상이 되어 엄마의 가슴을 팡팡 때렸다.

 “호호호, 미안미안. 우리 아들의 눈이 너무 예뻐서 그랬단다. 용서해 줘. 응?”

 엄마는 웃음을 터뜨리며 곽무한의 손을 가슴에 안았다.

 “계속 들어보렴. 엄마는 그 피라미삭제의 작은 눈을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단다. 그런데 갑자기 ‘펑’ 소리와 함께 오색 연기가 자욱하더니 피라미 대신 금빛 수염을 단 잉어가 나타난 게 아니겠니? 호호호, 넌 크게 될 거야. 아무렴.”

 엄마가 웃으며 말했다.

 “에계? 용도 아니고 고작 잉어야?”

 곽무한은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어 잔뜩 토라져 버렸다.

 “호호호, 바보. 고작 잉어가 아냐. 그 금빛 수염을 단 잉어는 황어란다. 전설 속에 나오는 황어 말이야.”

 “황어?”

 엄마의 입술은 부드러운 향기를 발하며 신비로운 전설을 곽무한에게 전했다.

 “저 먼 북쪽 땅엔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아름다운 호수가 있단다. 그리고 그 호수를 아우르는 왕국이 있었지. 그 왕국은 무척 크고 아름다운 나라였는데 어느 핸가 큰 가뭄이 들었단다. 바로 그때 한 스님이 왕궁에 나타나셔서 하늘을 향해 기도를 하셨지. 그러자 하늘에서 거대한 용신(龍神)이 나타나 신비한 번개를 뿌리셨지. 그러자 땅에는 비가 내렸고 호수엔 금빛 잉어가 떨어져 내렸단다. 가뭄이 해결되고 배고픔도 해결됐지.”

 소년은 이야기에 취했다.

 엄마는 이야기에 취한 아들에게 취했다.

 “가뭄이 지나고 나자 사람들은 그 금빛 잉어를 용신의 후손, 하늘에서 내려온 물고기라 하여 황어(黃魚)라 부르고 극진히 섬겼단다. 황어는 다 자라면 용이 되어 다시 하늘로 승천하지. 아들아, 알겠니? 네 태몽은 황어. 그러니 넌 용신의 후손이란다. 그러니 네가 어찌 크게 되지 않겠니? 그런 네가 어찌 멋지고 아름다운 헌헌장부가 되지 않겠니?”

 

 잔잔한 물결은 그날의 엄마 얼굴을 희미하게 그려주었다.

 부드러운 바람은 엄마의 향기로운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엄마…….”

 소년의 눈에서 이슬 방울이 굴러내렸다.

 엄마의 이름은 당군혜(唐君蕙).

 가난한 뱃사공에게 시집온 사천(四川)의 딸.

 살랑!

 부드러운 바람이 다시 불어왔다.

 ‘아버지…….’

 잔잔한 물결이 이번에는 아버지를 만들어냈다.

 

 아버지는 뱃사공이었다.

 아버지는 언제나 강물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눈물을 지었다.

 “아들아, 너는 끝없이 말을 달려도 이르지 못하는 드넓은 땅, 용맹하고 착한 사람들이 사는 땅, 그곳의 후예란 걸 잊지 말아라.”

 희미했다. 아버지의 영상과 목소리는 너무 희미했다.

 곽무한이 너무 어릴 때여서 그랬다.

 기억 속의 아버지는 비참하게 돌아가셨다.

 “이놈들, 내 내자와 아이에게서 손을 떼지 못할까!”

 아버지의 비통한 고함 소리만 아련했다. 그리고 번지는 핏물, 핏물…….

 낯선 이국 땅에서 돌아가지 못하는 고국 땅을 그리워하던 아버지는 갑자기 들이닥친 수적들과 싸우다가 비참하게 돌아가셨다. 그러나 돌아가시기 직전, 피 가래 끓는 목소리로 남긴 한마디의 말만은 곽무한의 가슴에 선명히 남아 있었다.

 “아들아, 남자는 자기가 옳다고 믿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남자가 몸을 떨치면 산천초목이 떨어야 한다.”

 

 휘우웅!

 바람이 강하게 불어왔다.

 물결이 거칠게 흔들렸다.

 덜컹덜컹!

 기억 속의 그날도 바람이 몹시 거셌다.

 달빛조차 없는 캄캄한 밤, 바람이 창문을 거칠게 흔들었다.

 

 콰지끈!

 곽무한은 난데없는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깼다.

 “아가씨, 가십시다.”

 낯선 사내들이 시퍼런 눈길로 엄마를 쳐다봤다.

 “아아…….”

 엄마는 가녀린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 저 사람들 누구야?”

 곽무한은 겁에 질려 엄마의 품속만 파고들었다.

 “내 아이… 내 아이도… 제발…….”

 “안 됩니다, 아가씨. 그분의 성격을 아시잖습니까? 아이를 데려갔다가는…….”

 낯선 사내들의 목소리는 마치 철판을 긁는 듯 거칠었다.

 “아들아, 엄마가 잠시 가야 할 곳이 있단다. 우리 무한이, 착하지? 울지 않고 엄마를 기다릴 수 있지?"

 엄마의 목소리는 슬펐다.

 “어, 엄마, 어디 가? 저 아저씨들 따라가는 거야? 싫어, 싫어!”

 곽무한은 겁에 질려 엄마의 허리를 와락 안았다.

 “금방 갔다 올 거야. 두 밤만 자고 올 거야. 우리 착한 아들, 용감한 아들, 고작 두 밤이야. 기다릴 수 있지? 혼자 있을 수 있지? 응?”

 엄마는 처연한 미소를 지었다.

 곽무한은 엄마가 우는 모습을 도저히 볼 수 없었다.

 “엄마, 두 밤이야? 정말 두 밤이야?”

 “그럼, 두 밤이고말고.”

 모자는 사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엄마는 젖은 눈으로 동전 두 닢과 동그란 패를 쥐어주었다.

 엄마가 건넨 패에는 금빛 잉어 황어가 그려져 있었다.

 “반드시, 반드시 엄마를 기다려야 돼! 반드시!”

 엄마는 곽무한의 손을 꽉 쥐어보고는 달빛조차 없는 밤에 낯선 사내들에게 이끌려 배를 타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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