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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행성, 지구에관한 리포트
작가 : 사이길
작품등록일 : 2017.5.31

타락한 인간들 위에 군림하여 인간들을 더욱 사악하게 만든 우주의 지배자 더블라스와 그에 맞서는 주시자들, 그리고 주시자 달령의 양 아들 인우가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모험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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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7-03 18:19     조회 : 374     추천 : 0     분량 : 4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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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안에 전등스위치는 없어. 전등스위치는 바깥에 있잖니!

  빛이 희미하게 새어나오는 작은 호롱을 들고 누군가가 아니 뭔가가 인우에게로 점점 더 다가섰다. 인우는 뛰는 심장을 주체하지 못하고 두려움에 짓눌린 채 아예 눈을 감고 양손으로 귀까지 틀어막았다. 그럼에도 두려움은 점점 더 거대한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꿈일 거라며 꿈에서 아직 깨지 않은 거라며 스스로에게 마치 주문을 거는 것처럼 중얼거리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얘! 이제 그만 정신 차릴 수 없니?

  드디어 인우 코앞으로 호롱을 들고 누군가가 다가온 것이다. 인우는 도저히 눈을 떠서 바라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어릴 적 들었던 그 무시무시한 도깨비가 수십 아니, 수백 마리 떼 지어 달려드는 것처럼 거대한 공포가 느껴졌다. 뒤이어 텔레비전이나 영화관에서 보았던 무시무시한 귀신들의 얼굴이 마구 다락방 안을 빛의 속도로 헤집고 다니는 것 같아서 인우의 심장은 그야말로 터지기 직전이었다.

  -어라? 눈을 떠야 되는 거 아닌가?

  -…

  가까이에서 제법 작고 차분한 음성이 들려오자 인우는 뛰는 가슴을 억누르며 슬그머니 불빛을 향해 눈을 떴다. 인우가 눈을 뜨자 고양이 한 마리가 작은 호롱같이 생긴 것을 들고 코앞까지 다가와 빤히 쳐다보다가 호롱을 좀 더 가까이 쳐들며 고개를 연거푸 기웃거렸다. 그러다가 요란하게 뒤뚱거리며 인우 앞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인우는 믿어지지 않는다는 투로 부스스한 눈을 손으로 여러 번 비비며 코앞으로 다가온 고양이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너, 넌 누구니?

  인우는 어느 정도의 두려움이 가시자 일어나 앉아 뒤뚱거리며 다가서는 고양이를 쳐다보았다. 인우가 유심히 쳐다보자 고양이가 잠시 멈칫하더니 허리를 구푸리고 고개를 쳐들어 올렸다. 그런데 고양이의 모습이 조금 이상하고 기괴했다. 호롱을 들고 올 때는 정확하게 볼 수 없었던 모습이 코앞까지 다가오자 인우의 눈에 제대로 들어온 것이다. 고양이는 얼굴만 털이 남아 있을 뿐 몸에는 잔털이 하나도 나있지 않았고 마치 피부병이 걸린 것처럼 속살이 훤히 드러나 있었다. 심지어 곳곳이 찢어져서 피고름이 딱지가 된 채 굳어 있었다. 차마 눈 뜨고 볼 수가 없을 만큼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다. 털이 수북하게 남아 있는 머리만 아니면 고양이라고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기괴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어린 생쥐를 닮은 몸통과 하나밖에 보이지 않는 뒷발이 고양이의 모습을 더 흉측하게 만들었다.

  -너 인우 맞지? 내 말 알아듣는 거 맞지?

  -…

  인우는 대답대신 고개만 끄덕여보였다.

  -그럴 줄 알았어. 난 네가 내 말을 알아들을 줄 알았어. 이곳에 사는 인간들은 말귀를 도통 알아먹지 못하거든. 모두 자기 말 밖에는 할 줄 몰라. 소통이 안 된다구. 그런데 넌 왜 여태 이곳에 있는 거니? 이곳에 있으면 나처럼 처참한 모습으로 변할 거라는 거 정말 모르는 거니?

  -어? 그, 그게… 그런데 네 몸은 왜 그렇게 된 거야?

  -나?

  고양이가 인우의 말에 고개를 떨어뜨리고 호롱을 옆으로 가지런히 내려놓으며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마치 절망에 빠진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는지 한숨까지 길게 내쉬며 고개를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그러면서 잘려나간 한 쪽 발목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들릴 듯 말 듯 한 가녀린 소리로 입을 열었다.

  -경호가…

  -경호가? 진짜 경호가 널 이렇게 만들어놓은 거니? 그 발목도?

  -…

  고양이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인우는 더 이상 물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에 잠시 입을 다문 채 힘없이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던 고양이에게로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앉았다.

  -지금 밖은 어떠니?

  -바깥이 궁금해? 거긴 왜?

  -아니 그냥 궁금해. 이렇게 된 후 한 번도 나간 적이 없었어. 언젠가 2층 화장실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가 글쎄… 마당에 있던 불곰을 만난 거 있지?

  -불곰? 아, 마당에 있던 개 말이니? 어휴, 무서웠겠다. 난 오줌 지렸어.

  -하하, 오줌을? 정말이니?

  -그 개는 광견병 걸려서 개장수에게 팔아치웠을 거야.

  -정말? 그럼 밖에 나갈 수 있겠는걸?

  -밖에? 나가고 싶니?

  -말이라구 해? 네가 정말 부드러운 바람을 몰라서 그런 소릴 하는 거니? 따뜻한 햇살과 서늘한 나무 그늘은 또 어떻구? 난 파란 잔디에 앉아 파란 하늘을 한없이 보고 싶단 말이야. 정말 그 개가 없는 거 맞니?

  고양이가 신이 나서 인우를 쳐다보며 물었다.

  -전에부터 안 보였어. 어쩌면 그것보다 더 무시무시한 개가 들어올지도 몰라.

  -진짜? 어휴, 사납게 생긴 개가 왜 그렇게 좋을까?

  -그러게. 그렇게 사나운 개가 꼬리를 치며 자기에게 복종하는 모습이 좋았을 거야. 경호는 자기 말을 들어 주면 무엇이든 좋아하니까. 그럼 그 개가 네 한 쪽 발을?

  -…

  고양이가 인우의 말에 대답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이렇게 돼서 멀리도 못 가.

  -참, 안 됐구나.

  -그 개가 열 마리 고양이를 모두 물어뜯어서 죽이구 몇 마린 뜯어 먹는 걸 지켜봐야 했어. 나만 이렇게 가까스로 도망쳐서 살아남았는데 이런 모습이었어.

  -정말이니?

  -응. 경호는 우리가 고통스러워 비명을 지르고 아파하는 걸 미친 듯이 즐기는 거 같았어. 겁에 질린 눈으로 개를 쳐다보면 무엇이 그리 좋은지 마구 깔깔대며 날뛰었어. 정말 나도 밖에 나갈 수 있을까?

  -그럼. 그걸 말이라구 해?

  -다른 고양이들이 물어뜯을지도 몰라. 뚱보 무릎에 앉아 있는 그 이탈리안 고양이 봤어?

  -어? 그 회색 고양이?

  -맞아. 그 고양이야. 어찌나 냄새를 잘 맡는지 내가 저 구멍을 통해서 나오면 바로 알아차리구 어느 틈엔가 올라와서 다락문을 발톱으로 박박 긁어대. 그 소리가 얼마나 무서운지 넌 모를 거야. 경호보다 더 무서워 그 고양이. 그 이탈리안 고양이 아직도 뚱보 무릎 위에 앉아 졸고 있니?

  -그, 그런 것 같아.

  -휴우, 바깥에 나가는 건 다음으로 미뤄야겠어. 그 고양이한테 걸리면 곧바로 경호가 나타나니까. 배고프지 않니?

  -어? 조, 조금… 실은 입안에 문제가 생겨서 어제부터 아무 것도 먹지 못했어.

  -무슨 문제?

  -응. 혼자 고민할 게 좀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입안이 헐어서 아파.

  -그렇구나. 따라와. 이곳에 있으면서 비밀 장소를 봐두었거든. 가르쳐 줄게.

  -그러니? 어디로 갈 건데?

  -나만 따라와. 따라와 보면 알 거야. 염려말구 따라오기나 해. 그 호롱은 네가 들어줘야겠어. 난 보다시피 한 쪽 발이 없어서 그걸 들고 다니면 남은 발마저 부러질 지도 모르거든. 그럼 좋겠니?

  -아, 아니. 알겠어.

  인우는 고양이 옆에 있던 호롱을 들고 뒤뚱뒤뚱 걷는 고양이를 따라 다락방 구석으로 갔다. 구석에 멈춰선 고양이가 보모가 두고 간 빗자루를 들고 한쪽벽면을 마구 쓸었다. 마치 먼지를 떨어내듯 쓸어내자 조금씩 가느다란 선이 호롱불빛에 반사되어 나타났고 그 선은 점차 확대되어 바닥으로 내려와 닿았다. 고양이가 빗자루를 들어 쓸어낼수록 환기구가 있던 벽이 물처럼 출렁이더니 동굴처럼 어두운 입구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면서 나타난 어두컴컴한 입구로 고양이가 태연하게 쏙 들어가더니 인우를 돌아보며 들어오라고 손짓을 해보였다.

  -들어와!

  -응?

  인우는 자기키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동굴 입구가 나타나자 안으로 들어간 고양이를 보면서 한참을 망설였다. 처음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면서 꿈을 꾸고 있다며 손등을 손톱으로 마구 집어 뜯기도 했다. 기괴한 모습으로 나타난 고양이며 어둠을 희미하게나마 밝혀준 호롱불이 꿈속에서나 볼 수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손등을 수시로 꼬집어보았지만 흉측한 고양이의 초롱거리는 눈망울은 지워지지 않았다. 꿈이 아니란 걸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고양이가 들어간 입구로 살며시 손을 밀어 넣자 차가운 바람이 손등에 와 닿더니 이내 기분까지 상쾌해지는 것이었다.

  -이, 이런 게 어떻게 생겨난 거니?

  -그러게? 나도 잘 몰라. 그런데 이렇게 생겼잖니?

  -어떻게 한 거야?

  인우는 동굴 안으로 들어간 고양이를 계속 쳐다보면서 묻기만 할 뿐 몸을 안으로 들여놓지는 않았다.

  -이곳이 안전하지는 않지만 먹을 건 참 많아. 나도 이곳에서 조금 밖에 들어가 보지 못했어. 왜냐하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냐면… 안으로 깊이 들어간다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했어. 어서 들어와. 여기서 조금만 가면 루퍼 할아버지가 사는 곳에 갈 수가 있어. 그 분을 만나면 꽤 맛있는 걸 줄 거야. 아주 마음씨가 고운 분이거든.

  -루퍼 할아버지?

  -맞아 루퍼 할아버지. 인우 널 보면 무척 반기실 거야.

  고양이의 말에 인우는 용기를 내어 안으로 한 발을 들여놓고 두리번거리다가 나머지 한 발도 들여놓았다. 그러자 고양이가 기다란 수염을 앞발로 쓰다듬으며 인우를 대견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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