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행성, 지구에관한 리포트
작가 : 사이길
작품등록일 : 2017.5.31

타락한 인간들 위에 군림하여 인간들을 더욱 사악하게 만든 우주의 지배자 더블라스와 그에 맞서는 주시자들, 그리고 주시자 달령의 양 아들 인우가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모험과 전쟁

 
10
작성일 : 17-07-02 22:55     조회 : 353     추천 : 0     분량 : 455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소담학교가 장애인 학교라는 건 사장님께서도 잘 아시잖습니까?

  -알다마다. 그곳에 정기적인 후원도 우리 회사에서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맞습니다. 한 해에 무려 3천만 원 정도의 현물과 현금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한 호선 씨가 한 전무의 사뭇 진지한 태도에 말없이 불안한 눈빛으로 포도주가 담긴 병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곳에 있는 장애 여학생 두 명을 한 동짜리 신축아파트현장 옥상으로 끌고 갔답니다.

  -신축아파트 옥상으로? 아니 왜? 그럼 납치했다는 거야?

  -그렇게 된 셈이죠. 만정초등학교 뒤에 보면 나홀로 아파트가 하나 올라가는 거 보셨을 겁니다. 올 초 건축법 위반으로 우리가 신고해서 공사가 중단 된 곳이기도 하죠. 그곳 옥상에서 그만…

  -몇 명이나 가담한 거야?

  가만히 듣고 있던 한 호선 씨가 침통한 표정이 되어 물었다. 그러자 한 전무가 이마에 흘러내리는 굵은 땀방울을 손으로 닦아내며 난처한 듯이 망설이다가 한숨을 크게 내쉬며 말을 이었다.

  -현장에 있던 아이들은 12명가량 된답니다.

  -뭐? 12명? 그게 무슨 소리야? 그깟 병신 같은 계집애들 둘을 12명이 뭘 어쨌다구? 그거 확실한 얘긴 거 맞아?

  -네. 이미 경찰 조사는 마무리 돼 가고 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그런데 왜 여태 가만있다가 이제와 호들갑이지?

  -그 일에 가담했던 아이들이 대부분 학교 간부들이었다는군요. 경호처럼 학생회장이 세 명이나 됐고 다들 자기 학급에서 반장이었답니다. 우리 고원 시에 그런 아이들로 구성된 두리 단 서클이 있는데 그 서클의 멤버였답니다. 딴에는 신입회원을 위한 담력체험으로 일을 저질렀다는데…

  -나원 참, 갈수록 태산이라더니 점점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군. 그런 아이들이라면 집안들도 만만치 않을 텐데 지금 그걸 보고만 있었다는 거야? 한 전무는 언제부터 알고 있었어?

  -보름 전에 연락을 받았습니다. 가해 학생 보호자들과 여러 차례 만나서 대책도 이미 강구해 놓은 상태구요.

  -그런데 그까짓 일을 가지고 이 좋은 날 꼭 내 속을 긁어놓아야 했어?

  -죄, 죄송합니다. 날이 밝는 대로 고원 경찰서 소년계에서 전화가 오기로 돼 있어서요.

  -그깟 피해가 무슨 대수라구 이렇게 난리를 부린 거지? 애초에 기축동엔 그런 학교를 발붙이게 하는 게 아니었어. 내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고서 기를 쓰고 반대를 했던 거였어. 알아?

  한 전무는 딴에 심각한 이야기를 하느라 진땀을 흘리면서 얘기를 했는데 한 호선 씨는 오히려 점점 더 무서울 정도로 차갑고 냉철한 표정이 된 채 한 전무를 노려보았다. 한 호선 씨가 화를 낼 때면 사람의 얼굴이라기보다는 마치 딱딱한 게 껍질로 만든 가면을 쓰고 쳐다보는 것 같아 한 전무는 가끔 등골이 오싹해졌다.

  -경호가 함께 있었지만 아직 확증이 될 만한 물증은 나오지 않은 듯합니다. 유전자 분석을 위해 시료를 채취한다고 찾아왔는데 거부했습니다. 당연히 거부할 법적 권리가 경호에게 있으니까요. 14세 미만의 미성년은 법률적으로 이번 사건과 같은 경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럼 된 거 아니야?

  -그런데 소담학교에서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요구하고 있어서… 피해학생 부모도 골칫거리들이구…

  -피해학생들이 우리 경호를 지목하긴 한 거야?

  -네. 피해학생들 중 하나는 보지 못하고 또 다른 하나는 듣지 못하는 장애랍니다. 다행히 듣지 못하는 여학생도 고도근시였는데 현장에서 아이들이 안경을 발로 밟아 부서뜨렸답니다. 그래서 경호를 봤다면서 분명히 지목하긴 했는데 코앞에 있는 글자도 구분해 내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의 고도근시였습니다. 진술도 서로 다르고 현장엔 12명의 학생들이 있었는데도 몇 명이 있었는지조차 지금은 진술이 서로 엇갈립니다.

  -…

  -만일을 대비해서 다각도로 준비해 두긴 했는데 사장님께서 알고 계셔야 하겠기에…

  -됐어. 남자애들이 놀다 보면 다 그런 거지 뭐. 그리고 그 아이들이 우리 경홀 정확하게 본 것도 아니잖아. 장님 같은 고도근시에다가 진짜 장님이라니 환장할 노릇이군. 아니 어쩌다 그런 머저리 같은 것들한테 걸린 거지? 아니,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그런 병신들이 지껄이는 말에 놀아나게 된 거야? 감히 누굴 엿먹이려구?

  -그런데 피해 학생의 부모 중에 장님 아이 부모가 경호 시계를 들고 있었습니다.

  -경호 시계? 이 사람 지금 누굴 바보로 아나… 요즘 널린 게 시계인 거 몰라?

  -그, 그게… 그 날 경호가 그 여학생들에게 자랑삼아 시계를 보여주면서 끌고 간 것 같습니다.

  -시계를 보여주면서?

  -네. 그 시계가 지난 번 일본 출장길에 사 오셨던 G사의 한정판인데다가 시계 뒤에 경호를 의미하는 이니셜로고가 새겨져 있어서…

  -뭐? 그, 그걸 차고 나갔었다는 말이야, 경호가?

  -네. 그렇습니다. 진술서엔 경호가 그 시계를 보이며 소담학교 아이들을 현장 옥상까지 끌고 간 것으로 돼 있었습니다.

  -이런… 젠장! 빼도 박도 못하게 생긴 거 아니야?

  -만일을 대비해서 드리는 말씀인데요… 오늘 집으로 들어온 아이가 하나 있지 않습니까?

  한 전무가 붉게 충혈이 된 눈을 들고 날카로운 빛을 번뜩이며 한 호선 씨를 쳐다자 한 호선 씨가 잠시 고개를 수그리는 척 하더니 뭔가 묘한 수를 떠올린 것처럼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그렇지! 오늘 인우란 놈이 들어왔지. 캬! 그걸 깜빡하다니… 나두 점점 녹슬어 가는 것 같군. 그놈 참 기가 막힌 타이밍을 타고 들어 왔는걸! 그럼 이렇게 하지.

  -…

  한 호선 씨는 한 전무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귀에 대고 속삭이듯 말을 이었다. 한 전무의 귓속으로 진한 술 냄새와 너저분한 침이 마구 튀어들어갔지만 한 전무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특히, 한 호선 씨 특유의 입 냄새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고약했다. 그것을 고치려고 안 다녀본 병원이 없을 정도였다. 그러다가 결국 은단을 수시로 입 안에 넣고 오물거리는 것으로 약간의 구치가 제거되자 지금은 전혀 병원을 찾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서 여전히 동물의 내장 썩는 냄새가 요란하게 피어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인우란 놈이 경호 시계를 훔친 걸로 해. 이곳에 함께 사는 걸 그 부모들이 알면 경호는 들먹이지 않겠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인우를 지목하게 하란 말이야! 알겠어? 그리구 경호 이름을 거론하는 것들은 무조건 명예훼손으로 고소부터 해버리구. 어떤 놈도 고소엔 버틸 재간이 없는 법이지. 어차피 그 머저리들은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구분을 못할 거 아니야. 게다가 아이들의 기억은 시간이 흐르면 왜곡되기 마련이야. 그렇게 정리하라구. 현장에 있었던 아이들과는 확실하게 입을 맞춰야 한다는 거 잊지 말구. 알겠지?

  -알겠습니다, 사장님. 우리 경호가 복 하나는 타고난 모양입니다. 이 와중에 인우가 오다니… 천하의 모든 신이 우리 경호를 돕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걸 말이라고 해? 전쟁이 터지라지. 우리 경호가 털끝하나 상하는지. 한 전무 자네가 빈틈없이 철저하게 알아서 해. 우리 경호 앞날에 스크래치 가지 않게 말이야. 별 거지같은 것들이 다 발목을 못 잡아서 지랄들이지.

  -염려 마십시오. 날이 밝는 대로 만반의 준비를 해 두겠습니다.

  -알겠으니 한 전무도 그만 올라가 쉬어.

  -네, 사장님.

  한 전무가 자리에서 일어나 2층 계단을 타고 올라가자 그것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던 한 호선 씨는 말없이 한참을 벽난로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드르렁, 푸흡!

  벽난로 앞에서 쭈그리고 앉은 한 호선 씨가 어느 틈엔가 잠이 들었고 잠 이든 사이 코고는 소리가 벽난로 환기구를 타고 인우가 잠든 3층 다락으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 소리는 마치 기차가 가까이에서 지나갈 때와 같은 크고 요란한 소리였고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참기 힘든 소리였다. 게다가 가끔 숨이 멎은 것처럼 고요해졌다가 어느 순간 폭발하듯 기괴한 비명까지 연거푸 터지자 인우는 그만 잠에서 깨고 말았다. 그렇게 불규칙한 수면무호흡증에 시달리면서도 한 호선 씨는 건강관리가 돈으로 해결된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텔레비전 홈쇼핑을 광적으로 신뢰했고 거기서 구입한 건강보조식품을 마치 의약품처럼 섭취하고 있었지만 결과는 그다지 신통치가 않았다. 오히려 예전보다 살만 더 뒤룩뒤룩 찌고 있었다.

  -일어나 얼른 도망쳐!

  인우가 잠에서 깨어나자 잠결에 들었던 작고 가느다란 음성이 마치 고무공처럼 다락방 벽을 통통 튀며 인우의 귓전을 때렸다. 인우는 즉시 두 손으로 눈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빛 한 줄 들어오지 않는 어두컴컴한 다락방에서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식별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인우는 그렇게 두리번거리다가 보모가 한 말을 떠올리며 벽을 더듬어 나갔다. 벽 어디엔가 있을 전등스위치를 찾아 한참을 더듬어 나갔다. 그렇게 한참을 찾아 다락방 벽을 더듬자 손에 잡히는 것이 하나 있었다. 인우는 손끝을 더듬어 볼록 튀어나온 것을 살며시 눌렀다. 그러자 마주보이는 다락방 구석에서부터 희미하게 불빛이 퍼지면서 다락방 구석이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빛이 워낙 약하고 보잘 것 없어서 다락방 전체를 비추지는 못했다.

  -이제야 비로소 깨어났군!

  잠결에 들었던 바로 그 목소리가 불빛 속에서 들려왔다. 그 소리가 연거푸 들려오자 인우는 깜짝 놀라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4 34 2017 / 7 / 31 351 0 5168   
33 33 2017 / 7 / 31 338 0 4604   
32 32 2017 / 7 / 31 334 0 4295   
31 31 2017 / 7 / 30 353 0 4613   
30 30 2017 / 7 / 30 337 0 4436   
29 29 2017 / 7 / 30 368 0 4488   
28 28 2017 / 7 / 28 360 0 4438   
27 27 2017 / 7 / 28 336 0 4545   
26 26 2017 / 7 / 26 324 0 4245   
25 25 2017 / 7 / 26 341 0 4541   
24 24 2017 / 7 / 25 331 0 4278   
23 23 2017 / 7 / 20 346 0 4239   
22 22 2017 / 7 / 18 349 0 4225   
21 21 2017 / 7 / 17 355 0 4434   
20 20 2017 / 7 / 16 342 0 4220   
19 19 2017 / 7 / 12 339 0 4366   
18 18 2017 / 7 / 11 329 0 4431   
17 17 2017 / 7 / 10 343 0 4341   
16 16 2017 / 7 / 9 365 0 4141   
15 15 2017 / 7 / 7 324 0 4239   
14 14 2017 / 7 / 6 335 0 4125   
13 13 2017 / 7 / 5 342 0 4192   
12 12 2017 / 7 / 4 344 0 4141   
11 11 2017 / 7 / 3 365 0 4281   
10 10 2017 / 7 / 2 354 0 4554   
9 9 2017 / 7 / 1 336 0 4359   
8 8 2017 / 6 / 28 335 0 4409   
7 7 2017 / 6 / 26 363 0 4802   
6 6 2017 / 6 / 20 355 0 4794   
5 5 2017 / 6 / 18 352 0 5144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