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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행성, 지구에관한 리포트
작가 : 사이길
작품등록일 : 2017.5.31

타락한 인간들 위에 군림하여 인간들을 더욱 사악하게 만든 우주의 지배자 더블라스와 그에 맞서는 주시자들, 그리고 주시자 달령의 양 아들 인우가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모험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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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7-01 09:37     조회 : 342     추천 : 0     분량 : 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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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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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우가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것은 지난 경험을 통해 얻은 동물적인 행동과도 같은 것이었다. 극도로 불안한 상태였고 더구나 자신을 돌봐 줄 마땅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잠재돼 있던 생존본능이 무의식중에 작동한 것과 같은 이치였다. 그 본능이 인우를 차갑고 어두운 바닥에서도 끊임없이 숙면을 취하게 만든 것이다.

  잠은 여러 시간 지속됐다. 사람은 때론 잠을 통해 죽음을 보기도 하고 죽음을 보면서 잠을 연상하기도 한다. 인우는 죽음인 듯 잠인 듯 분간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였고 그런 시간이 계속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경호의 집에서는 어느 누구도 인지하지 못했다. 게다가 저녁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하나 인우의 존재를 입 밖으로 꺼내려하지 않았다. 인우가 치열하게 잠과 죽음 사이를 오르내리며 사투를 벌이는 사이에도 1층에서 들려오는 시끌벅적한 소리는 벽난로 환기구를 타고 메케한 연기와 함께 인우가 있는 3층까지 전해졌다. 인우가 있는 다락방은 1층에서 소곤대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환기시설이 엉망이었다. 특히, 다락을 통과하는 환기구가 낡아서 군데군데 뚫려 있었고 그곳을 통해 숨소리까지 3층으로 전해지는 것 같았다.

  -특별히 차린 게 없었는데 부족하지 않았는지 걱정일세.

  한 호선 씨는 자신의 50번 째 생일을 맞이해서 가까운 지인들을 불러놓고 저녁식사를 대접했다. 식사가 끝나자 거실에서 담소가 이루어졌고 그 자리에서 오고간 대화의 대부분은 한 호선 씨와 관련된 이야기였다. 한 호선 씨는 언제나 이야기를 주도했고 그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신의 자랑 또한 어김없이 빠뜨리지 않았다. 한 호선 씨가 주로 대화를 시도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자신을 돋보이기 하기 위해서였다. 게다가 늦은 시간이 되면 값비싼 프랑스산 포도주라든가 유명한 술을 내놓고 사람들의 발목을 잡고 놓아주려하지 않았다.

  -지난 번 클럽에서 유럽으로 여행 갔을 때 들고 온 거야. 마시라구. 마음껏 마셔. 인생 별 거 있는 것처럼 보여도 별 거 아니잖아. 적당히 먹고 적당히 즐기는 게 최고야. 안 그런가?

  -하하하, 그렇지!

  한 호선 씨의 말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너나할 것 없이 활짝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

  -참, 내 정신 좀 보게. 소개시켜줄 사람이 있었는데 깜빡할 뻔 했군. 김 군, 아니 군대 다녀왔으니 김 군 보다는 김 선생으로 불러야 더 어울리겠군. 이 앞으로 나와서 인사 좀 하게. 앞으로 당신에게 큰 힘이 될 만한 사람들이니까.

  한 호선 씨의 부름에 젊은 청년이라기보다는 다소 앳된 청년이 뒷머리를 긁적거리면서 모여 있던 사람들을 향해 인사를 해보였다.

  -잘 부탁드립니다. 인사 올리겠습니다. 지난달에 제대한 김‧형‧식입니다.

  -자네들은 오늘 운이 아주 좋은 거야.

  -…

  한 호선 씨의 말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기웃거리며 젊은 청년을 쳐다보았다.

  -이 사람으로 말할 것 같으면 거금을 주고 이번에 스카우트한 경호와 소정이의 과외 선생이야. 지난번에 가르쳤던 선생을 과감하게 잘랐지. 경호는 모두가 알 듯 워낙 출중한 아이잖아. 경홀 위해 과외를 붙인 게 아니구 우리 소정일 위해 붙였는데 성적이 전혀 개선되지 않더군. 그래서 수소문 끝에 이 친구를 데려왔지. 스카우트 비용만 큰 걸루 두 장 줬어!

  -와!

  한 호선 씨의 말에 사람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소정이가 오빠 반의반만 해줘도 좋으련만… 그렇지만 이 친구가 틀림없이 해 주리라 확신하지. 어디 그뿐이야? 이 친구가 공익으로 있으면서도 과외를 계속했다는군. 참, 그건 불법 아닌가?

  -하하하,

  한 호선 씨의 말에 사람들이 겸연쩍은 표정을 지으며 웃자 젊은 청년이 갑자기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말았다.

  -뭐, 그럴 수 있는 일 아니야? 이 나라에서 법 지키구 살면 어디 성공이나 할 수 있겠어? 안 그런가? 법이야 약자들 보호하라구 있는 거잖아? 우리같이 능력 있는 사람들에겐 전혀 불필요한 게 법이란 거야. 이 친구가 어디 하고 싶어서 했을까? 공익으로 군복무 중이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집요하게 불러댄 사람들이 더 나쁜 거 아니야? 그걸 꼭 선악으로 따지려는 인간들이 있다니까. 그런 몹쓸 인간들은 능력도 안 되면서 꼭 트집을 잡으려 하지. 그러니까 여전히 그 모양 그 꼴로 사는 거 아니겠어? 안 그래?

  -하하하,

  -이 친구 우리 집에서 일주일에 3번 할 거니까 원하는 사람은 언제든 연락하라구. 이런 친구 상대한다는 건 행운아라는 걸 명심해야 해. 자네 작년에 서울대 5명 보냈다지?

  -아, 네.

  -거 보라구. 이렇다니까 글쎄? 그것도 전교 꼴등하던 아이를 서울대 그 뭐냐 미생물학? 뭐였지, 그게?

  -아, 그 친구 서울대 미생물학과 맞습니다.

  -그, 그렇지? 내 기억이 정확한 거지? 보라구. 이렇다니까. 이 친구를 그래서 신이라 부르는 거야. 과외의 신이라는 소리를 이 친구에게 붙이는 건 지극히 당연해 보여. 안 그런가?

  -…

  -바쁜 사람을 너무 오래 붙잡아 두었군. 자넨 이제 가도 좋아. 와줘서 정말 고마워.

  한 호선 씨가 쌍둥이의 과외 선생을 보내려하자 모여 있던 사람들도 밀물 빠지듯이 한 호선 씨의 집을 나갔다. 사람들이 모두 나가자 한 호선 씨는 풀 죽은 모습으로 눈만 껌뻑이다가 이내 태도를 바꿔 한 전무와 정원사를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오늘 고생 많았어. 이제 그만 들어가 쉬지?

  -사장님 들어가시면 올라가겠습니다.

  한 전무는 한 호선 씨보다 열두 살이나 많은 이복형이었다. 그럼에도 한 호선 씨에겐 언제나 공손함을 잃지 않았고 경의를 표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이었다. 그래서 언제나 한 호선 씨는 그의 이복형인 순선 씨를 믿고 의지했다. 물론, 모든 면에서 월등해 보였지만 순선 씨는 단 한 번도 그런 사실을 동생인 한 호선 씨에게 내색한 적이 없었다.

  -이번에 올린 기획안 말입니다.

  -아, 약산 개발사업?

  -네. 거기 무허가 건물은 정확하게 정리 된 겁니까?

  -나도 사실 그게 염려가 되어서 오늘 오후에 실장에게 그 사람을 좀 만나라고 했는데 종적을 감췄다는데?

  -종적을요? 어디로요?

  -나야 모르지. 잘 된 거 아닌가? 골치 아픈 놈이었는데… 속 꽤나 썩였지. 그 놈 때문에 그 큰 땅을 여태 놀렸지 뭐야. 세금만 뜯긴 게 수십억일 거야. 젠장. 그 때 10억 주고라도… 아니지. 넘길 의사가 없어서 그렇게 터무니없는 돈을 불렀다니… 버러지 같은 놈!

  -혹시 모르니 내일 장비 대서 철거하겠습니다.

  -그렇게나 빨리?

  -그런 건 빠를수록 좋습니다. 그리고 원래 계획대로 추진하겠습니다.

  -아니, 왜 그렇게 서두르는지 모르겠군.

  한 호선 씨는 포도주잔을 천천히 들이키며 눈살을 찌푸렸다.

  -잡음이 생기는 걸 방지하려면 최대한 서둘러야 합니다. 그리고…

  한 전무가 말을 잇다가 집사에게 눈치를 주자 집사가 꾸벅꾸벅 졸다가 일어나 부리나케 2층으로 올라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한 전무가 마른침을 꿀꺽 삼킨 뒤 한 호선 씨의 표정을 살피며 입을 열었다.

  -경호가 한 달 전에 벌인 일이 좀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뭐? 경호가, 또? 아니 이번엔 무슨 일로?

  -고원시 기축동에 있는 소담학교 있잖습니까?

  -무슨 말인지 빨리 해봐. 표정을 보니 좋은 얘긴 아닌 것 같은데 소담학교는 왜? 뜸 들이지 말고 어디 속 시원히 말해보라구!

  한 호선 씨가 급한 나머지 들고 있던 포도주 잔을 부들부들 떨면서 테이블 위에 올려놓자 한 전무가 굳은 표정이 되어 다시 입을 열었다.

  -학원에서 만난 학교 선배들과 어울리다가 소담학교 아이들 몇을…

  -뭐? 그럼 패싸움을 벌였단 거야?

  -아니… 그, 그런 것이…

  -아이쿠 머리야! 뭔데 그렇게 얼버무리는 건데? 어서 말해봐. 누구 혈압 올라 쓰러지는 꼴 보고 싶어?

  한 호선 씨는 120kg에 육박하는 거구였다. 평상시엔 문제가 없었지만, 흥분하면 당수치가 치솟고 혈압마저 약으로 다스리지 않으면 쇼크 상태로 빠지는 매우 불안정한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한 호선 씨가 혼수상태에 빠질 정도로 위험천만한 일을 많이 겪었다는 건 앞에서 주섬주섬 말을 뱉고 있는 한 전무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한 전무는 그토록 신중에 신중을 기해 한 호선 씨를 살피며 말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요점이 뭐야?

  -요즘 아이들에게 흔히 일어나는 일이 벌어진 거니까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경우의 수를 짜서 각각의 대책을 강구해놨으니 염려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데 굳이 내게 얘기하는 이유가 뭔가?

  -혹시 학교에서 연락이 갈지도 몰라서…

  -연락? 무슨 연락? 아니 아이들끼리 치구박구 싸울 수도 있는 거 아니야? 우리 땐 애를 반 죽여 놓구도 아무 탈이 없었어. 이거 왜이래?

  -그, 그런 문제가 아니라서…

  한 전무가 작심한 듯 목소리를 낮춰 한 호선 씨 곁으로 다가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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