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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행성, 지구에관한 리포트
작가 : 사이길
작품등록일 : 2017.5.31

타락한 인간들 위에 군림하여 인간들을 더욱 사악하게 만든 우주의 지배자 더블라스와 그에 맞서는 주시자들, 그리고 주시자 달령의 양 아들 인우가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모험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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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6-28 14:56     조회 : 335     추천 : 0     분량 : 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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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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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에서처럼 가볍게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하고 죽을힘을 다해 벽을 등지고 버텼지만 경호는 전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 독기를 품고 인우를 쏘아보았다.

  -넌 오늘부터 거지가 된 거 알지?

  -거, 거지? 마, 맞아. 거지 됐어. 알아.

  -거지 주제에 그렇게 얼굴을 찡그리고 있으면 어째? 더 맞아 볼래?

  -아, 아니야. 잘못했어. 안 그럴게.

  인우는 억지로 숨이 막혀오는 고통을 참아내며 얼굴에 쓴 웃음을 지어보였다.

  -우리 집에서 인상 쓰고 다녔다가는 죽을 각오해야 할 거야. 너 그 때 왜 그랬어?

  -응? 내, 내가? 뭘?

  -내가 뭘? 이 새끼가… 고원 중학교 형들이 찾아왔을 때 기억 안 나?

  -혀, 형들? 그, 그래. 생각 나.

  인우는 간신히 한 달 전 쯤에 일어났던 일을 떠올리며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경호의 입술을 쳐다보았다.

  -네가 그랬지? 우리가 강간했다고 담임에게 일러바친 게?

  -아, 아니야. 그건 진짜 오해야. 난 절대로 고자질 안 했어. 악! 아퍼…

  인우가 경호의 말에 놀란 표정으로 부인하자 경호가 무릎으로 가격했던 곳을 주먹으로 강하게 올려쳤다. 하지만 인우는 미리 숨을 참고 있었기 때문에 심각한 통증을 더는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경호 앞에서는 죽을 것처럼 아픈 시늉을 보여야 한 번으로 지나갈 수 있었다. 그래서 인우는 경호가 주먹으로 명치를 가격하자 무릎으로 맞은 것 보다 더 큰 고통을 느끼는 것처럼 거짓으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지, 진짜야. 나, 난 모르는 일이야.

  -잘 들어. 우린 놀이를 한 거야. 형들과 아주 재미난 놀이.

  -응. 맞아. 놀이를 했어.

  -소담학교 애들은 뭐가 뭔지도 모르는 장애인들이라구. 그런 아이들 한 둘 쯤 건드렸다고 우리가 무슨 큰 죄를 저지른 거야?

  -그, 그래. 네 말이 옳아. 그건 죄 아니야.

  -그때 키 크고 잘생긴 형 봤지?

  -키 크고 잘 생긴 형? 그래 봤어.

  -그 형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기나 해? 그 형 군용 나이프도 들고 다녀. 그걸로 어린 애들 손목을 잘라서 교문에 걸어 둔 적도 있었다구. 너 같은 녀석이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알아들어?

  -응. 알겠어.

  -앞으로 지켜보겠어. 그 형 화나면 너 같은 건 당장에라도 목을 잘라서 교문에 걸어 둘지도 몰라. 알겠어?

  -응. 내, 내가 잘 못 했어. 다시는 안 그럴게.

  -알았으면 가방 정리하고 내려와 씻어! 똥 냄새가 진동하잖아!

  -아, 알겠어. 내, 내가 잘못했어.

  경호가 마침내 인우의 얼굴을 향해 다시 침을 뱉고 나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아래층으로 유유히 내려갔다. 인우는 경호가 눈앞에서 사라지자마자 다락문을 열고 들어가 바닥에 고꾸라져 아픈 배를 움켜쥐고 데굴데굴 굴렀다.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지만 소리 내어 울 수가 없었다. 달령의 얼굴이 떠오르자 그동안 참아왔던 설움이 복받쳐 눈물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내렸다. 간간히 울음소리가 튀어나오려 하자 머리카락이 곤두서며 순간적으로 이를 악물고 버티기도 했다. 하지만 눈물이 쏟아지면서 울음소리가 비좁은 다락방 안을 울렸고 자기 울음소리에 놀란 나머지 인우는 손목을 물어뜯으면서 울음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럼에도 흐느껴 우는 소리가 간간히 귀에 들리자 인우는 큰 숨을 몰아 쉰 뒤 양손을 포개어 코와 입을 틀어막았다. 뜨거운 눈물이 인우의 손등을 타고 마구 흘러내렸다.

  -아가야! 어서 씻으렴.

  한참을 울고 있자 보모가 다락방 앞으로 다가와 문을 두드렸다. 인우는 놀란 나머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대답부터 했다.

  -네, 할머니.

  인우는 보모의 부름에도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울음이 쉬 그쳐지지가 않았다. 그러자 보모가 다락방 문을 두드리며 인우를 향해 크게 소리를 지르며 불렀다. 인우는 다락방 바닥을 더듬어 손에 잡힌 수건으로 얼굴을 훔치고 일어서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불도 안 켜고 어두운 데서 뭐했니? 어디 아프니?

  -아, 아니에요.

  보모가 인우의 얼굴을 유심히 살피며 고개를 기웃거렸다. 보모도 인우와 경호의 관계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는 참견하지 않고 적당한 거리에서 떨어져 혀를 찬다든지 고개를 돌려 눈을 돌리거나 아예 슬그머니 하던 일을 멈추고 자리를 피하곤 했다. 집안에 있는 어느 누구도 직접 나서서 경호를 제지하거나 말리는 일은 하지 않았다.

  -샤워 하고 이 옷으로 갈아입으려무나. 아니, 어쩌자구 얼굴이 이렇게 상했니? 누구에게 맞은 거니?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어서 내려가서 씻으렴. 이 할미가 샤워하는 동안 다락방 깨끗이 정리해 놓을 테니. 그리구 이곳에 있는 물건들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 보기엔 이래두 모두 사장님께서 다 쓰시는 것들이야. 하나라도 없어지는 날에는 불벼락이 떨어질지도 몰라.

  -네. 절대 손대지 않을 거예요.

  -아직까지는 추우니 온수를 틀어서 샤워를 해야 해. 따뜻한 물로 씻지 않으면 때도 잘 벗겨지지 않으니까. 알겠지?

  -네.

  인우는 고개를 끄덕여 보이며 보모가 건네 준 옷을 들고 계단을 타고 2층으로 내려가 곧바로 화장실로 들어갔다. 인우가 사용할 다락은 3층 구석에 있었고 3층은 전체가 창고처럼 자질구레한 짐들로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말하자면 구조가 조금은 어수선해서 얼핏 보면 다락방이 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곳이었고 특히, 인우가 써야할 다락방은 환기시설은 물론 조그만 창문 하나 있지 않은 동굴 같은 곳이었다.

  인우는 2층 화장실로 들어가 샤워꼭지로 온수가 흐르게 틀어놓았다. 그런 뒤 옷을 벗고 따뜻한 물로 몸 구석구석을 닦기 시작했다. 세숫비누로 몸을 씻어낸 뒤 불그스름한 통에서 샴푸를 따라 머리와 온몸에 바른 뒤 타월로 힘껏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인우는 별다른 생각 없이 몸을 씻는 데 열중했다. 아닌 게 아니라 몸에서 밀려나오는 때가 마치 시커먼 국숫발처럼 돌돌 말려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그렇게 온몸에 샴푸를 바르고 타월로 몸 구석구석에 있는 때를 밀어낸 뒤 따뜻한 물을 틀어 닦아내기 시작했다.

  -아 차가워!

  인우는 따뜻한 물을 틀어놓고 몸에 뿌린지 얼마 되지 못해 바닥에서 미끄러져 넘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따뜻한 물을 쏟아내던 샤워꼭지에서 어느 순간에 얼음처럼 차가운 물이 쏟아져 내린 것이다. 게다가 인우가 몸에 바른 것은 샴푸가 아니었다. 뭔가 이상해서 코로 가져가 냄새를 맡았는데 향기로운 냄새보다는 오래되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기름의 향처럼 고약한 냄새가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다. 게다가 화장실 바닥이 온통 기름으로 뒤덮여 미끄럽다는 것을 그제야 알게 된 것이다. 인우는 당황한 채 무엇부터 해야 할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궁리를 하다가 다시 세숫비누를 몸에 바르기 시작했다. 그런 뒤 샤워꼭지에서 나오는 얼음처럼 차가운 물을 세숫대야에 받아서 조금씩 몸을 헹궈내기 시작했다. 손도 댈 수 없을 만큼 차가운 물을 틀어놓고 입으로 입김을 불어가면서 조금씩 비눗물을 씻어낸 뒤 화장실 바닥까지 청소하고 나서야 길고 긴 샤워를 끝낼 수 있었다. 샤워를 마친 뒤 인우는 다시 3층 다락방으로 올라가 바닥에 고꾸라진 채 죽은 듯이 잠이 들고 말았다. 어찌나 긴장을 했는지 밀려오는 졸음은 거대한 쓰나미처럼 인우를 덮쳐버렸다. 얼마나 잠이 든 것일까? 잠이 들었는데도 인우는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끼고 있었다. 게다가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한 탓이었는지 온몸이 불덩이처럼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래도 인우는 잠에서 깨이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인우가 꿈속에서 달령을 만난 것이다. 억지로 뿌리치려는 달령의 손을 놓치지 않으려고 인우는 발버둥을 치며 달령의 손을 쥐고 있었다. 할 수만 있다면 달령과 자기 손을 쇠사슬로 묶어놓고 싶었다.

  -이곳에 있으면 위험해!

  도망치듯 돌아서는 달령을 향해 울부짖고 있을 때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요란한 방울소리가 인우의 가느다란 귓속으로 파고들었다. 처음엔 달령이 여느 때처럼 꾸지람을 늘어놓고 있다고 생각했다. 달령의 목소리와 방울소리 그리고 바스락거리는 소리는 분명히 꿈속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눈을 뜨라구! 이곳에 있으면 위험해!

  인우는 불덩이처럼 달궈진 몸이었고 몸 전체가 통증이 있을 만큼 고통스러웠다. 그래서 헛것이 들리는 것으로 생각하고 꿈에서 깨지 않기 위해 억지로 눈을 감고 있었다.

  -눈을 뜨라구!

  재차 들려오는 요란한 소리에 인우는 살며시 눈꺼풀을 치켜세웠다. 그러느라 미간이 자연스럽게 일그러졌고 눈썹은 마치 물풀이 묻은 것처럼 누런 눈곱이 껴서 시야를 온통 가리고 있었다. 그래서 눈을 뜬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사물을 볼 수도 없었다. 아직은 눈을 뜰 기력조차 인우에겐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다. 경호의 집으로 오기 전날부터 인우는 먹은 것이 없었다. 여전히 음식을 거부하는 거식증 환자처럼 굴었던 이유가 바로 입안이 온통 헐었기 때문이었다. 인우는 신경이 예민해질 때마다 혹은 깊은 고민거리로 몸살을 앓을 때면 으레 음식을 삼킬 수 없을 만큼 입안이 헐곤 했다. 지금은 인우가 가장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운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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