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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행성, 지구에관한 리포트
작가 : 사이길
작품등록일 : 2017.5.31

타락한 인간들 위에 군림하여 인간들을 더욱 사악하게 만든 우주의 지배자 더블라스와 그에 맞서는 주시자들, 그리고 주시자 달령의 양 아들 인우가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모험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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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6-26 21:20     조회 : 366     추천 : 0     분량 : 4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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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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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서 먹어라. 오늘부터는 한 식구나 마찬가지야. 그동안은 친구처럼 지냈겠지만, 오늘부턴 형제나 다름없는 거야. 알겠어?

  -…

  인우는 잔뜩 얼어붙은 모습으로 식탁 위로 반사된 샹들리에 불빛만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한 호선 씨가 무슨 말을 했는지 조차 알아듣지 못할 만큼 겁에 짓눌려 있었다.

  -대답을 해야지. 무슨 태도가 그렇지? 이 아저씨는 말이야 묻는 말에 대답을 안 하거나 듣고도 못 들은 척하는 인간들을 아주 싫어하거든? 무슨 말인지 알거야, 그치?

  -네.

  인우는 테이블에 올려놓은 숟가락을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리면서 모기처럼 가녀린 소리로 대답했다. 그러자 한 호선 씨는 인우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대뜸 소리를 질렀다.

  -사내답게 왜 대답을 못하지? 이곳에 왔으면 이곳의 풍습을 따라야 해. 두 번 말하게 하는 거 절대 용납 못해. 알겠니?

  -네.

  인우는 여전히 불안하고 두려운 나머지 대답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 모습을 곁눈 짓으로 쳐다보던 소정이는 건너편에서 혀를 말아 구렁이처럼 널름거렸다. 그러자 경호가 테이블 밑으로 주먹을 불끈 쥐며 인우를 위협하더니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밥을 떠먹었다. 인우는 도통 첫날부터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할멈, 이 아이가 사용할 방 정리해 놓았어?

  -아이쿠, 그럼요. 지난 번 말씀하셔서 미리 다 정리해 놓았어요.

  머리가 희끗한 보모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 호선 씨의 말이 떨어지기만 하면 용수철처럼 굽실거리면서 지나칠 정도로 공손하게 대답했다.

  -참, 거기 있던 골프채는 어디다 치웠어? 며칠 후에 골프모임이 있는 걸 깜빡했군.

  -네? 골프채라니요? 골프채는 3층 다락방에 있는데요?

  -할멈! 방 치우라고 했더니 대체 어딜 치운 거야? 저 아이가 사용할 방이 거기 말고 또 있어?

  -네? 저, 저런… 2층 화장실 옆에 있던 빈방을 깨끗하게 치웠는데… 죄, 죄송합니다. 다시 치워놓겠습니다.

  -저, 저런 머저리 같은 늙은이… 대체 사람 말을 어디로 듣고 있다가 인제와 딴 소리지? 할멈, 쫓겨나고 싶어? 사람이 좋아 여태 데리고 있었는데 정말 그 따위로 일 할 거야?

  한 호선 씨가 벼락같이 호통을 치자 테이블에 앉아 밥을 먹던 사람들은 마치 시간이 정지된 것처럼 꼼짝하지 않고 얼음처럼 일제히 굳어버렸다. 집사와 나이 든 보모는 한 호선 씨의 말이 떨어지자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진땀만 연거푸 닦아냈다. 이 모습에 익숙하지 않던 인우는 그야말로 숨이 멎을 것처럼 심장이 요동을 쳤다. 그렇지 않아도 버려진 느낌에 안절부절 못하며 간신히 버티고 있던 터였다.

  -할멈, 내가 다락을 치우랬지 언제 거길 치우랬어? 어? 대체 사람 얘기할 땐 어디서 뭐 한 거야? 여기서 쫓겨나면 누가 할멈을 받아 주기나 한대? 그깟 몇 푼 되지 않는 노령연금으로 살고 싶어? 병든 할배랑 병원에 있는 손녀는 인제 어쩔 건데?

  -어이쿠, 잘못했습니다. 얼른 가서 치워놓겠습니다.

  -말하면 잔소리지! 꾸물거리지 말고 싹 치워서 저 아이가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만들어 주란 말이야! 그렇지 않아도 요즘 부쩍 보는 눈들이 많은데 불쌍한 아이 밖에서 재울 수는 없잖아!

  -네, 사장님.

  보모는 한 호선 씨의 불같은 호통을 다 듣고 나서야 집사와 함께 3층 다락으로 단숨에 올라갔다. 보모가 한 호선 씨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는 말은 순전히 거짓이었다. 인우가 들어오기 전날 밤 한 호선 씨는 분명히 2층 화장실 옆방을 치우라고 지시했었다. 그렇게 지시하던 자리에 정원사와 요리사도 보모와 함께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그러한 사실을 입 밖에 내놓는 사람은 없었다. 한 호선 씨가 착각을 하거나 실수를 저지르더라도 그것을 지적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는 법이 없었다.

  -내가 잘못 들었나? 희한한 일이네. 분명히 사장님께서 다락이 워낙 오래되어 지내기가 불편하다며 2층 방을 치우랬는데… 윤 씨도 그 자리에 있지 않았어?

  다락에 올라가서 집사와 함께 물건들을 들어내던 보모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보모는 한 호선 씨가 극도로 예민해 있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잘못들은 게 아니라고 누군가 편들어 주기를 기대하지도 않았다. 한 호선 씨의 집 어디에서도 그와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아니, 어느 누구도 한 호선 씨의 말을 거역하거나 토를 다는 일은 하지 않았다. 그렇게 되면 너무나 피곤해진다는 사실을 모두가 뼈저리게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으휴, 이런 데서 어찌 지내누…

  보모는 미간을 찌푸리며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사실 3층에 있는 다락은 방이 아니라 창고나 다름없었다. 곳곳에 핀 곰팡이며 거미줄은 그렇다 쳐도 환기시설이 돼 있지 않아 문을 닫게 되면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러한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던 보모와 집사였다. 조금만 앉아있어도 폐에 흙먼지가 가득 들어찬 느낌에 숨조차 제대로 들이마실 수 없는 곳이었다. 그렇다고 그러한 사실을 한 호선 씨에게 말한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한 호선 씨의 지시가 내려지면 그대로 따르기만 하면 크게 문제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저런… 윤씨, 이따가 저곳은 좀 막아줘야겠는걸?

  -네? 어디를 말씀이세요?

  천정과 벽이 맞닿은 곳에 널려있던 거미줄을 빗자루로 긁어내던 보모가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로 뚫려있는 천정을 쳐다보며 말하자 윤 씨가 귀찮다는 듯이 보모 곁으로 다가가 천정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쥐가 있는 모양인데요?

  -쥐? 그럼 쥐약을 놓아야 하는 거 아니야? 사장님이 아시면 불벼락이 떨어질 텐데 어쩌지?

  -제가 이따가 사장님께 말씀드려볼게요. 쥐가 돌아다니는 걸 알고 있었지만 쥐구멍이 이곳에 있을 줄은…

  -꼭 좀 해줘. 어린 것이 쥐를 보면 얼마나 놀라겠어? 첫날부터 이게 무슨 난리람…

  -염려마세요. 전 다 끝냈으니 그만 내려가시죠?

  -그럴까?

  보모와 집사 윤 씨가 다락을 순식간에 비워놓고 내려가자 뒤이어 아이들 발자국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더니 경호와 인우가 나란히 다락문 앞으로 다가왔다.

  -내 말 똑똑히 들었어? 한 번만 더 까먹으면 죽을 줄 알아!

  -응.

  인우를 벽에 기대어놓고 경호가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몰아세웠다. 인우는 경호가 무슨 말을 늘어놓을지 알고 있었다. 어찌 보면 지금 인우보다 더 불편한 게 경호였다.

  -우리 집에서 사는 동안 어떻게 굴어야 하는지 가르쳐 주지.

  -응.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절대 우리 집에서 얘기하면 끝장이야. 알겠어?

  -응.

  -친구들하고 장난친 것도! 아니, 나와 우리 소정이를 그 더어룬 입술에 올려서는 안 된다는 말이야. 알아들어?

  -응.

  -명심해. 앞으로 내가 지켜볼 거야. 알겠어? 인우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난 다 알 수가 있다는 걸 명심해.

  -응.

  -그리고 몇 가지 주의 할 게 있어. 이걸 안 가르쳐 주면 너만 손해야. 내가 가르쳐주는 건 친구라서 그냥 지나칠 수 없기 때문에 가르쳐 주는 거야. 알겠지?

  -응.

  인우는 벽에 등을 기댄 채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경호의 말을 들었다. 경호의 입에서 거친 말들이 쏟아져 나올 때마다 인우의 표정은 점점 더 굳어만 갔다. 마치 딱딱한 석고상처럼 얼굴과 몸이 굳어서 감각도 느낄 수가 없는 상태가 되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인우는 경호 앞에만 서면 한여름에도 사지가 꽁꽁 얼어붙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우리 집에선 뚱뚱하다는 표현 절대 써서는 안 돼! 그건 아빨 모독하는 행동이야. 그리구 쌍둥이 내 여동생 소정이를 욕하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아먹어?

  -응. 안 할게. 조심할게.

  -좋아. 그리구 아빤 약속을 지키지 않는 걸 세상에서 가장 싫어해. 무슨 말이든 어떤 경우든 마찬가지야. 알겠어?

  -응. 약속도 꼭 지킬게.

  -이건 또 무슨 냄새지?

  -…

  경호가 갑자기 하던 말을 끊고 인우 몸 가까이에 개처럼 코를 들이밀고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뭐야? 너 안 씻었어?

  -아, 아니야. 아침에 세수 했어.

  -뭐? 그럼 샤워는?

  -샤워? 그, 그건…

  -에이, 더러운 새끼!

  경호가 손가락으로 코를 막고 인우의 얼굴을 향해 훅하고 침을 모아 뱉었다. 다행히 경호가 뱉은 침이 얼굴이 아닌 인우의 목으로 튀어 가슴을 타고 옷 속으로 미끄러지듯 흘러내렸다. 인우는 그것을 느끼면서도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전혀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다. 움직이거나 돌아서면 경호는 더욱 거세게 몰아붙이는 버릇이 있었다. 그것은 경호를 자극하는 것이기 때문에 극도로 긴장한 상태에서는 죽은 사람처럼 꼼짝 않고 있는 것이 인우는 최선이라고 믿고 있었다.

  -이 더러운 똥냄새가 여기였네? 더러운 것들은 어쩔 수 없다니까?

  -미, 미안해. 샤워 할게.

  -말이라고 해? 그리구 하나 더. 우리 집에서 일어났던 일은 절대 밖에서 떠들면 안 돼. 너 잘하는 거 있잖아.

  -응?

  -말 못하는 벙어리 흉내!

  -아, 알겠어. 앞으로 주의할게.

  -참, 너 지난주에 수정이 옆에 왜 앉았지?

  -어? 그, 그건… 앗! 아퍼…

  인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경호는 갑작스럽게 인우의 명치를 무릎으로 가격했다. 인우는 순간 숨을 쉴 수 없어 바닥에 고꾸라져 데굴데굴 구르다가 어느 틈엔가 정신을 차리고 벌떡 일어나 다시 벽을 등지고 똑바로 섰다. 인우의 행동은 마치 익숙한 동작에서 비롯된 것처럼 자연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얼마나 세게 맞았던지 양손으로 배를 움켜쥐고 똑바로 선다고 섰지만 인우는 다리에 힘이 풀려 버틸 재간이 없었다.

  -엄살 부릴 거야?

  -아, 아니야. 잘 서 볼게.

  인우는 움켜쥔 배에 힘을 주고 간신히 벽에 기대어 서서 경호의 입을 쳐다보았다.

  -다신 수정이 곁에서 얼씬거리지 마. 그땐 죽을 각오해야 할 걸? 알겠어?

  -절대 그럴 일 없을 거야. 미… 안… 해.

  인우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경호의 말에 간신히 대꾸해보였다. 하지만 웬일인지 경호는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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