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작전 현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침대에 누워있었다.
여긴 어디지?
통나무로 지은 집인 것 같은데.
침대 하나와 오른쪽에 책상과 의자 뿐이다.
무엇보다...
내가 본 장면과 만난 사람들 내가 한 행동 모두.
현실이라니.
차라리 꿈이었을면 좋았을 걸.
후우...
몇 번을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다.
내가 한 행동과 말...
그들이 한 행동과 말 모두 현실이라니.
18살 밖에 안됐는데 죽었다니.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슬퍼할 겨를도 없이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일어났군!! 괜찮나?"
나무쟁반에 김이 모락모락나는 죽을 들고 들어오는 아저씨 한 분.
몸을 일으켰다.
"네에..."
어색하게 대답했고.
아저씨는 침대 옆에 있는 책상에 쟁반을 내려놓았다.
의자를 빼서 내 옆에 놓고 앉았다.
"깜짝 놀랐네. 낚실 하고 있었는데 자네가 쓰러져있는 걸 보고 이 몸이 구했지."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낚시를 하다가 날 발견했다는 말은 근처에 호수나 계곡이 있다는 말인데...
내가 나온 곳과 연관성이 없잖아.
"이 몸은 탈이야. 자넨?"
"윤현입니다."
"신기한 이름이군."
호탕하게 웃는 탈 아저씨.
지저분하게 기른 머리와 수염 때문에 얼굴이 잘 안 보인다.
중후한 느낌의 목소리.
툭 나온 배.
낡은 옷에 장화.
낚시하다가 날 찾았다고 했으니까 낚시꾼이겠지?
"일단 이거라도 먹고 있게. 이 몸이 직접 만든 생선죽이네."
탈 아저씨는 내게 죽을 내밀었고.
"감사합니다."
"아닐세. 혹시 화났나?"
"네?"
아니라면서 웃은 뒤 쉬라면서 방을 나갔다.
상황파악이 전혀 안된다.
낚시를 하다가 날 발견했다고?
문을 통과한 것까지 기억하는데 그 다음부턴 기억이 없으니 하나도 모르겠다.
후우.
진짜 꿈이었을까?
현실이잖아.
꿈이 아니야!
상황파악도 안되고 꿈이길 강하게 바라다보니 했던 말 또 하고 있다.
돌겠다, 진짜...
진짜 현실이야?
뒷통수에 손을 대봤다.
머리카락을 들쳐보니 꿰맨 흔적이 있다.
유리 깨지는 소리가 들렸을 때 도망갔어야 했는데 바보 같이 쳐다봐가지고...
계속 똑같은 말만 하는 내 자신이 싫은데...
꿈이길 간절하게 빌고 있다.
지금 상황이 현실이면 옥황상제가 날 군사로 쓰겠다고 한 말도 진짜잖아.
바보같이 난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상황 재밌게 돌아가네.
돌이킬 수 없는 말까지 해버렸어.
큰일났네.
내가 죽었다는 것도 받아들이질 못하고 있는데 바보같은 짓을 해버렸다.
일을 더 꼬아놨다.
내 자신이 한 행동인데 한숨밖에 안나온다.
사람은 죽는 게 당연한데 그걸 꿈이라고 생각하다니.
높은 곳에서 떨어진 책상에 뒷통수를 맞았으면서.
생각할수록 어이없고.
돌아버리겠다.
내 시체랑 클론을 바꿨다는 것도 사실이겠네?
기술력 하나는 쩐다.
감탄하는 와중에 죽 그릇을 가져왔다.
내 생각대로 움직이는 몸.
생선죽의 살짝 비릿한 냄새.
죽이 담겨있는 그릇의 따뜻함.
한 스푼 떠서 입에 넣었다.
맛이 느껴진다.
탈 아저씨의 목소리도 생생하게 들렸다.
오차없이 오감이 내 몸에 전달되고 있다.
"몸이 내 생각대로 움직이는 건 당연한데 왜 감탄하는 거야!!"
어찌해야 될 지 모르는데 눈치없이 꼬르륵거린다.
허겁지겁 죽을 입으로 넣었다.
다 먹고 그릇과 쟁반은 다시 책상에 올려놓았다.
하아...
이제 어쩌지?
가만히 앉아있으면 뭘 알겠어.
탈 아저씨와 좀 더 얘길 해봐야 이 곳에 대한 걸 조금이라도 알 수 있잖아!!
침대에서 내려와 방을 나왔다.
또 낚시를 하러 갔으면 어쩌지했는데 탈 아저씨는 거실 소파에 앉아서 신문을 보며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옆에 가서 앉았다.
날 본 후 아저씨는 신문을 내려놓고, 반 정도 남아있던 커피를 다 마셔버렸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몸은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네. 왜 그런 곳에 있었나?"
"많이 궁금하실 거 알지만 우선 절 구해주신 당신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요."
"그런가? 이 몸의 이름은 탈. 231살이고, 직업은..."
"잠깐만요... 231살이라고요?"
신기한 걸 본 듯한 표정을 짓는 탈 아저씨.
내 귀가 이상해졌나?
"자네는 천계인이 아닌가보군?"
"천계인이요?"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면서 살짝 입꼬리를 올리신다.
"여긴 천계인이 아니면 살 수 없는 천계라는 곳이네."
여유롭게 감사인사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탈 아저씨의 말로 상황파악이 조금씩 되고 있다.
믿고 싶지 않지만 난 진짜 죽었고.
옥황상제와 그 외 사람들과 했던 말과 행동 모두 현실이었다.
나 진짜 죽었구나...
"왜 그러나? 표정이 안 좋네."
"아닙니다... 일단 제 말 좀 들어주시겠어요?"
고개를 끄덕이는 탈 아저씨.
우선 꿈에 대한 얘길 시작했다.
탈 아저씨가 날 찾은 곳에 있었던 이유도 말할 수 있으니까.
디테일하게 설명했다.
만난 사람들.
그들과 한 대화 모두.
"그런 일이 있었군."
잘 알고 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신다.
방금 지은 표정이 이런 뜻이었구나.
"자네가 이 몸한테 뭐가 궁금한 지 잘 알았네."
"정말인가요?"
"물론이지. 이 몸도 상제폐하를 모신 적이 있어서 자네에게 잘 알려줄 수 있네."
"감사합니다."
"뭘 그런 걸로. 알려주는 대가로 이 몸을 한번만 도와주겠나?"
"당연하죠!! 뭐든 하겠습니다. 구해주신 것도 감사한데 정보까지 주신다니. 무조건 도와드려야죠!!"
웃는 탈 아저씨.
내 손을 잡는다.
"상제폐하께서 널 군사로 쓰겠다고 한 것은 그 쪽에 정통하다는 뜻이겠지?"
"네? 그게 무슨?"
"아닌가?"
여기서 태클을 걸어야 한다.
난 제갈공명이 아니다.
그냥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꿈이니까 괜찮겠지.' 하고 요청을 수락한 것 뿐이다.
"하하하하... 말씀해보세요."
될 대로 되라.
"이 몸은 몰락한 귀족이네. 전에 살던 저택에서 내가 귀족이었다는 걸 증명하는 문서를 빼와주게."
"귀족이요?"
아직 계급사회가 존재하는 구나.
아저씨를 한번 쳐다봤다.
첫인상으로 판단하지 말라는 말이 떠오르네.
귀족이었을 땐 또 모르지.
지금은 수염과 머리카락 때문에 얼굴이 잘 안보이니까.
근데 이제와서 그 문서가 왜 필요한 거지?
"혹시나 해서 묻는건데 처음 아니죠?"
"당연한 거 아닌가? 이 몸은 꾸준히 경고장을 보내고, 침입도 서슴치 않았네."
"그 말은 경비원들이 빵빵하게 배치됐을 거고, 문서를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겠죠?"
탈 아저씨는 긍정을 듬뿍 담아서 고개를 끄덕였다.
시작하기 전 부터 망함이 눈에 보인다.
옥황상제가 군사로 제안했다는 이유로 나한테 이런 걸 시킬 수 있는 신용이 생기는 것도 이해가 안간다.
신분을 증명하는 문서라면 엄청 소중할텐데 정체모를 나한테 맡겨도 되는 겨?
"이런 일을 부탁하는 게 자네 입장에선 이해 안될걸세."
내 마음을 읽었나?
"이 몸도 잘 알아."
살짝 뜸을 들인 후.
"알면서도 이 몸이 자네한테 부탁하는 이유는 상제폐하께서 자네에게 군사를 제안했기 때문일세."
내 생각이 얼추 맞았네.
"고작 그걸로 일을 맡겨도 되겠어요?"
"그 분은 허투루 그런 결정을 하실 분이 아니야. 전쟁 중인 지금은 더 그렇고."
옥황상제도 전쟁 중이라고 했었지.
어느 정도 상황파악이 되면 새로운 걸 알려주시니까 정확히 알 수가 없네.
살아있을 때 난 상황 돌아가는 것에 빠르게 적응하는 사람이었다.
죽었다는 걸 받아들이니까 '살아있었다.'라고 말하고 있잖아.
어쨋든 그런 나였는데 지금은 뭔 지 1도 모르겠다.
"혼란스럽나? 이해하네. 이 몸이 아까 말했잖나, 자네 같은 경울 많이 봤다고."
옥황상제를 모신 적이 있다고 하셨지.
탈 아저씨는 옥황상제의 성격이나 생각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처음 보는 날 믿고 이런 일을 부탁할 수 있는 건 옥황상제를 많이 신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탈 아저씰 만난 건 나한테 개이득이다.
과정이 어떻든 간에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까.
무엇보다 뭐든 지 한다고 말해버렸다.
의도를 떠나서 빼도박도 못하고 탈 아저씨를 도와야한다.
"천계가 어떤 곳인 지 빨리 듣고 싶지만 우선 아저씰 도와드릴게요."
"괜찮겠나? 아직 상황파악도 안됐을텐데."
"상관없어요."
크게 웃기 시작하는 탈 아저씨.
"걱정했는데 다행이야. 천계인이 된 인간은 많이 봤지만 자네처럼 금새 수긍하고 받아들이는 인간은 처음이네."
배를 잡고 겨우겨우 웃음을 참는 탈 아저씨.
"그런가요? 이상한 사람들만 봤네요."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런 말 하는 내가 너무 싫다.
기왕하는 거 제대로 해서 완벽하게 일처리 해주겠어!!
"자네에게 알려줄 게 다섯 가지있네."
"그거 밖에 안됩니까?"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면서 '얼마나 더 있어야하지?' 라고 되묻는 탈 아저씨.
저기요...
이건 아니잖아요.
"걱정하지 말게. 이 몸이 저택 안까진 무사히 넣어주겠네. 다음부터가 자네 몫이야."
"아저씨는 같이 안 가겠다는 말이네요?"
"당연한 거 아닌가? 나랑 같이 가면 망하는 지름길이야."
"왜요?"
"그들은 내 뒷모습이랑 걷는 폼만 봐도 날 알아보네. 들어가자마자 죽고 싶나?"
아오!! 미치고 팔짝 뛰것네!!
이제와서 못 하겠다고 할 수 없고.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깔 수 있다했는데 내가 미쳤지.
상당히 잘못돼버렸네.
"경비가 배로 늘어났고, 문서 위치를 하루에 한번 바꾸고 있네."
갑자기 다른 주제로 넘어가는 겁니까?
너무 자연스러워서 방금까지 무슨 대화했는 지 잊어버릴 뻔 했잖아요.
"바뀐 위치를 항상 찾아내시나봐요?"
"당연하지. 원래 금고에 보관했는데 나 때문에 하루 한번 바꾸기 시작했네."
똥이란 똥은 다 싸 놓고 나보고 치우라고 하면 어쩌자는 겁니까?
어른이라 욕할 수도 없고.
그나마 표출 할 수 있는 게 한숨 쉬는 거 밖에 없네.
내 한숨소리를 듣고 걱정말라면서 내 등을 때리신다.
"아프니까 하지마요."
"다시 말하지만 걱정말게. 내가 알려주는 다섯 가지만 잘 기억하면 충분히 빼올 수 있네."
아저씨는 신문을 쓰레기 통에 넣었다.
"옥황상제께서 널 군사로 쓰겠다고 하신 덴 이유가 있잖나?"
웃지마요, 제발!!
누군 심각해주겠는데!!
황금으로 도배된 옷 입은 할아버지가 뭐길래 이따위로 신용이 높은 거야?
"다섯 가지를 알려줄테니까 잘 기억하고 있게나."
겨우 5개로 중요문서를 빼올 수 있었으면 혼자서도 충분히 가능한 거 아닌가?
아니구나.
뒷모습만 봐도 자기인 걸 들킨다고 했으니 직접 들어가는 건 자살행위지.
셀 수 없이 문서를 빼오려고 했을텐데 멀쩡한 것도 신기하네.
"알려주시는 다섯 가지만 알면 충분히 빼올 수 있는 거 맞죠?"
자신만만하게 고개를 끄덕이신다.
살짝 예상해보자면 다섯 가지 중 하나는 문서의 위치를 말씀해주실 것 같다.
노골적으로 힌틀 주면 재미없으니까 넌센스 비슷하게 주시겠지.
"중요한 걸 잊었네요."
"뭔가?"
"전 여기 글자를 모르는데 어떻게 찾죠? 아무 문서나 가져올 순 없잖아요."
살짝 미소를 띄우는 탈 아저씨.
그러고보니...
난 왜 이 사람이랑 말이 통하는 거지?
한국어를 쓰는 것도 아닐텐데.
입 모양이 달랐다.
"걱정말게. 문서는 그거 하나 뿐이니까."
클론을 만드는 세계라 문서화는 안한다 이건가?
문서도 중요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이게 아니야.
"아저씨랑 저랑 왜 말이 통하는 거죠?"
"나랑 말이 통하는 이유는 자네 귀와 뇌에 특수한 장치를 했기 때문일세."
"통역을 위해서요?"
고개를 끄덕이신다.
"자네가 하는 말을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건 전자파가 내 뇌를 간섭해서 천계어로 바꿔주네."
"제가 천계어를 알아듣는 건 그 반대겠네요?"
"정답. 그래서 귀와 뇌에 하는 거지. 반경은 자네 기준 500km. 전자기기를 쓰면 어디서든 가능해."
엄청난 걸 내 몸에 넣어놨네.
클론기술을 가지고 있을 만 해.
나중에 시간 있으면 천계글자를 배워야 생활이 더 편해지겠어.
"영혼이었을 땐 왜 말이 통하죠?"
"이유는 모르지만 영혼이 되면 천계어를 쓰게 되네."
그런 이유가 있었구나.
자기가 가는 곳이 천국인 지, 지옥인 지 알아야하니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도 되겠나?"
난 고개를 끄덕였다.
"정문을 지키는 병사만 갑옷을 입고 있네."
"몇 명인데요?"
"2명이네. 별 거 없지?"
사람 좋아보이는 미소를 띄우지만 상당히 재수없다.
오히려 저택 안을 지키는 사람들이 입어야 하지 않나?
저택 안까지 들어왔다는 건 실력자라는 말이니까 그 사람을 막기 위해 몸을 편히 쓰기 위함인가?
생각이 있으니까 이런 식으로 하고 있겠지.
"용병들 전원 검을 사용한다네."
"검이요? 클론을 만드는 세계에서 검은 너무 촌스러운 거 아닙니까?"
빔소드를 사용해도 이상하지 않은 곳에서.
"클론을 만들 수 있다고 해서 과학이 지나치게 발전하지 않았네."
일부만 과학이 뛰어나게 발전했다는 거네.
보급 쪽에 문제가 많나보네.
그것보다 검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 뭘 쓰려나.
바스타드? 일본도? 라피에르? 스틸레토?
시미터나 팔치온도 간지 터지는데.
"뭔 생각을 하는 건가?"
"아무것도 아닙니다."
중학교 때 검을 너무 좋아해서 푹 빠져있던 때가 있었다.
그때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좋아했던 검을 나열해버렸네.
"중요한 내용은 아니지만 검을 쓰는 이유는 저택 주인이 검을 좋아해서 그렇다네."
"참 대단한 이유네요."
비꼬는 것 같지만 절대 아니다.
능력이 되니까 이런 것도 할 수 있는 거 잖아.
부럽다!!
"세번째는 저택 안에 여자는 없네."
"왜요? 남자보다 힘이 없다는 이유입니까?"
"정답이네. 서로 아는 사인가?"
정색하고 쳐다봤다.
또 호탕하게 웃는다.
천계인이 됐어도 볼까 말까한 사람을 내가 어떻게 아닙니까...
탈 아저씨를 보면 나사 하나 빠진 것 같다.
"네번째를 말해주겠네. 사자, 호랑이, 곰, 표범같은 맹수들도 저택을 지키고 있네."
"맹수요?"
"사냥개와 군견도 풀어놓았지."
전자만 봐도 골 때리는데 후자도 기가 막힌다.
탈 아저씨는 왜 멀쩡한 거지?
"수집목적으로 사들였는데 나 때문에 지키는 용도로 쓰기 시작했네."
이 아저씨랑 나랑 안 맞는 것 같다.
짧은 시간에 어른을 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두 번이나 든 걸 보면.
대책없는 아저씨잖아!!
욕 안하고 있는 나 자신이 신기하다.
만약 또래였으면 욕하면서 3박 4일 때렸다.
다르게 생각하면 이 아저씨도 대단하다.
관상용을 이런 식으로 쓰게 하다니.
똥이란 똥을 다 싸지르고 나한테 치우라고 하다니.
덩어리로 싸면 그나마 치우기 쉽지.
설사를 해 놓으면 어쩌자는 겁니까!!
"다행인 게 동물들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않네. 마당에서 조심하면 돼."
참 다행이네요.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젭니다!!
스트레스 너무 쌓인다.
앞으로 말조심, 꼭 하겠다.
"마지막을 알려주겠네."
"뭡니까?"
가장 중요한 걸 알려주실 차례가 왔다.
앞서 말씀해주신 네가지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게 하나 남았다.
솔직히 말해서 여자가 있다, 없다는 크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목숨걸고 싸우는 상황에서 남녀 따지는 건 고리타분하니까.
그 장소에서 그런 걸 신경쓰는 건 패배하겠다는 거랑 같다고 생각한다.
다섯번째는 문서가 있는 장소를 알려주시는 거죠?
제 말이 맞죠?
빨리 문서가 있는 위치를 말해주세요.
"모서리를 조심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