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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행성, 지구에관한 리포트
작가 : 사이길
작품등록일 : 2017.5.31

타락한 인간들 위에 군림하여 인간들을 더욱 사악하게 만든 우주의 지배자 더블라스와 그에 맞서는 주시자들, 그리고 주시자 달령의 양 아들 인우가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모험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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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6-20 22:46     조회 : 354     추천 : 0     분량 : 4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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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령이 인우를 데리고 한 호선의 집으로 향해 걸어가고 있었지만 인우는 잔뜩 겁을 집어먹은 표정으로 시종일관 아무런 말도 입 밖으로 내비치지 않았다. 뭔가 불길하고 좋지 않은 예감에 사로잡혀 더욱 주눅이 들어 땅만 보고 걸었다.

  -표정이 왜 그래? 내가 했던 말 절대 잊으면 안 돼, 알겠니?

  -…

  -왜 대답이 없어?

  인우는 달령의 말에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인 채 말없이 걷기만 했다. 그러자 달령은 고개를 저으며 이맛살을 찌푸리고 인우를 빤히 쳐다보다가 헛기침을 두어 번 내뱉고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경호네 집을 나와서는 안 돼.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지?

  -경호랑 소정이가 괴롭힐 거예요.

  -알아. 그 아이들이 널 가만두지 않을 거라는 걸.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 아이들이 널 지켜준다는 것을 알아야 해.

  -어째서요? 달령 아저씨가 경호와 소정이가 어떤 애들인지 몰라서 그래요.

  인우는 집에서 나와 달령의 손을 잡고 걸었지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간신히 떼고 있었다. 마치 커다란 돌덩이를 발목에 달고 걷는 것처럼 무겁고 힘겨워 보였다.

  -두덜이들이 나타났어.

  -두덜이들요? 그게 뭐예요?

  -네 엄마 아빠를 죽인 사람들이지 누군 누구야?

  -그, 그런데 왜 우리가 도망가요? 우리가 잡아서 혼내주면 되잖아요. 엄마 아빠의 원수를 갚아야죠.

  -원수를 갚아? 네가?

  -네.

  -무슨 수로? 네가 두덜이들을 구분할 수 있겠어? 어? 두덜이를 알아볼 수나 있겠어?

  -…

  -지금 나서는 건 곤란해. 공연히 들이 댔다가는 손발이 달아날 지도 몰라.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는 법이다. 이 아저씨 말 무슨 말인지 알아들어?

  -…

  -그리고 경호와 소정이가 괴롭히더라도 무조건 참아야 해. 그 아이들이 그러는 건 너를 더 단련시키는 일이 되는 것이기도 하니까.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고분고분 듣고 있던 인우가 달령의 손을 슬그머니 빼면서 빤히 쳐다보았다. 달령은 애써 웃음을 지어보이며 인우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들이 밀었다. 그러면서 살며시 웃음을 짓자 인우는 더 몸이 달아올랐다.

  -이직은 때가 아니라는 말이야. 대장간 알지?

  -대장간?

  인우는 풀죽은 목소리로 짧게 중얼거리듯 되물었다.

  -그래. 쇠를 불에 달궈서 원하는 모양으로 만드는 곳. 몰라?

  -…

  -이 아저씨가 어릴 적에 그런 곳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었지. 처음엔 커다란 쇠망치로 팔이 아프도록 불에서 건져낸 쇠를 두들겼지.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니까 은근 꾀가 생기는 거야. 팔도 아프구 허리도 아프니까 공연히 백 번 두들겨야 할 쇳덩어리를 절반만 두드리는 얕은꾀를 부렸던 거야. 그런대로 모양도 엇비슷했지. 눈으로 볼 수 없는 쇳덩어리 속을 상상이나 했겠어? 어린 마음에 그저 생긴 대로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했어. 용도에 맞게 단단할 거라고 자신 있게 말했지. 손님들에게 물건이 전해졌는데 단번에 연락이 오는 거야. 돈 돌려달라고.

  -…

  인우는 아무런 대꾸 없이 달령을 빤히 쳐다보면서 듣기만 했다.

  -전에 샀던 물건들과는 비교가 안 된다면서 말이야. 눈으로 볼 때는 전혀 다르지 않았는대두 환불해달라며 내가 만든 쇳덩어리들을 대장간에 던져버리는 거야. 견고하지 못해서 금방 깨졌다는데 시치미를 뗐지만 소용이 없었어. 대장간 대장님한테 그 일로 얼마나 야단을 맞았는지 아직도 귀가 얼얼해. 사람도 마찬가지야.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믿어야 해. 누가 괴롭힌다고 슬퍼하거나 좌절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야. 두들기면 두들길수록 더 단단해져가는 쇳덩어리처럼 사람들도 힘들고 어려운 일을 겪으면 겪을수록 더 단단해진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돼. 모든 게 스스로에게 유익하다는 말이야.

  -전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어요.

  인우는 달령의 말에 오히려 더욱 기가 죽고 말았다. 그러면서 경호의 집이 가까워질수록 심장이 오그라들고 호흡도 불편해졌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게 마치 뒤죽박죽 헝클어져서 내뱉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속이 답답하고 메스꺼워 걸음도 옮기지 못할 만큼 기운이 빠지고 말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경호의 집은 더욱 더 가까이로 다가오는 것만 같았다. 이윽고 경호가 살고 있는 흰색 집이 인우의 눈에도 들어왔다. 인우는 경호의 집인 것을 알아보고 심장을 진정시키려고 진땀을 흘렸다. 머리마저 혼미해져서 하늘이 흐릿하게 보였고 은행나무를 막 차고 오르던 비둘기들이 인우를 보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깔깔대며 비웃으며 날아오르는 것처럼 보였다. 다리에 아무리 힘을 주어도 똑바로 선 것 같지도 않았고 마치 땅이 빙그르 도는 것처럼 어지러워 금방이고 쓰러질 것만 같았다.

  -다 왔군. 저 아저씨를 따라서 가면 돼.

  달령은 문 앞까지 마중 나온 한 호선의 집사와 눈인사를 주고받고 나서 인우에게 돌아섰다. 달령이 무어라 계속 말을 걸었지만 인우는 고막에 강한 압력이 들어찬 것처럼 “웅웅”거리는 소리만 날뿐, 아무런 소리도 분간할 수가 없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

  인우는 대문 앞에 마중 나온 집사가 성큼성큼 다가오자 달령의 손을 더욱 힘주어 쥐었다. 달령은 인우의 손을 애써 뿌리치려고 잡은 손을 놓았지만 인우가 놓지 않고 버티는 바람에 한동안 우두커니 선 채 기다려주었다.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평소와는 달리 인내심을 갖고 인우를 지켜보았던 것이다.

  -인우 왔구나!

  집사가 잔뜩 겁에 질린 인우를 힐끔 쳐다보고 웃어보였다. 인우도 경호 집에서 몇 차례 본 기억이 있어서 집사의 얼굴이 낯설지가 않았다. 하지만 집사와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달령의 손을 잡고 있던 손목에 자꾸만 힘이 들어가면서 땀까지 스며들었다.

  -사장님 안에 계신가요?

  -네. 오늘은 휴일이어서 모두 집안에 계십니다.

  -그, 그렇군요.

  -어서 이리 오렴.

  집사가 인우를 보자 반갑다며 손을 내밀었다. 인우는 집사는 쳐다보지도 않고 달령의 등 뒤로 재빠르게 몸을 숨겼다.

  -아직 낯설어서 그럴 겁니다. 이해해 주세요.

  -당연한 일이죠. 모두 다 잘 해줄 겁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어린 나이에 가족과 떨어진다는 건 매우 큰 충격이겠지만 어린 아이들은 제법 잘 극복하기도 하죠.

  -어서 안으로 데려가세요.

  -네, 선생님.

  -언제 오실 거예요?

  인우가 울먹이며 달령을 쳐다보았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인우도 직감했는지 달령이 보는 앞에서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가능한 빨리 오도록 해 볼게. 길어야… 그래. 네가 좋아하던 보라색 라일락꽃이 지기 전까지 돌아 올 수 있을 거야.

  -약속해줘요.

  -뭐? 그, 그래. 이 아저씨가 꼭 약속 하마.

  달령은 매몰차게 인우의 손을 뿌리치고 집사의 손에 인우의 손을 쥐어주었다. 인우는 집사의 손이 닿자마자 굵은 눈물을 땅위로 떨어뜨리며 소리 없이 울먹였다. 어깨까지 들썩이며 눈물을 떨어뜨렸지만, 울음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달령을 쳐다보며 입술을 깨물기까지 했다. 그런 인우를 아랑곳하지 않고 달령은 찬바람을 일으키며 돌아서서 왔던 길로 거슬러 올라갔다. 어느새 눈물로 범벅이 된 인우의 시야에서 달령이 서서히 사라졌다. 매몰차게 돌아섰던 달령도 멀찌감치 떨어진 미루나무 뒤에서 몸을 숨기고 흰색페인트로 된 한 호선의 집을 바라보며 인우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인우가 여전히 멈칫거리며 두리번거리고 대문 안으로 쉽게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인우의 모습에서 달령도 좀처럼 눈을 떼지 못했다.

  -불쌍한 것…

  달령은 굵은 눈물을 흘리며 인우의 뒷모습을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놓치지 않고 쳐다보았다.

  -가자!

  어느새 멀리서 뒤따르던 건장한 사내가 달령 곁으로 다가와 무겁고 단호한 음성으로 말했다. 달령은 사내가 자신을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진작부터 눈치 채고 있었다. 물론, 자신이 저지른 일로 책임을 통감하고 있었지만, 그것이 어린 인우를 버려둔 채 떠나야할 만큼 가혹할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더구나 인우의 부모가 살해된 이후엔 인우를 부모 이상으로 보살피고 돌보느라 온갖 정이 다 들어 있었다. 그렇더라도 지금은 인우 곁을 영원히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눈앞이 아득해졌다.

 

 

 

 2.

 

 

 

  집사의 손에 이끌려 집 안으로 들어선 인우는 울먹이면서 눈 둘 곳을 찾지 못해 여전히 불안해 보이는 눈빛으로 두리번거렸다. 커다란 집에 낯선 사람들만 우글거린다고 생각하니 쿵쾅거리며 뛰는 가슴이 좀처럼 진정되지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경호와 소정이가 주방 테이블에 앉아서 밥을 먹다가 막 들어서는 인우를 향해 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란성 쌍둥이인 경호와 소정인 가끔 놀라울 정도로 같은 행동을 할 때가 있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동시에 말을 내뱉기도 했고 같은 몸짓을 보이기도 했다.

  -오호라! 너로구나?

  이 사이에 커다란 고춧가루가 낀 것도 모른 채 한 호선 씨가 현관 앞에서 우두커니 서있는 인우를 테이블로 오라고 손짓했다. 인우는 잠시 멈칫거리며 숨을 고르기만 할 뿐 선뜻 한 호선 씨의 말을 따르지 않았다. 눈물을 훔치는 것도 경호와 소정이에게 보이고 싶지가 않았다. 그런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던 한 호선 씨가 험상궂은 표정을 지어보이자 인우는 지레 겁을 집어먹고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떼어 주방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아침은?

  테이블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주방으로 다가서는 인우에게 시선이 쏠리자 그렇지 않아도 잔뜩 주눅이 들어 있던 인우는 그야말로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눈 둘 곳을 찾지 못했다.

  -이렇게 일찍 오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는데? 일단 경호 곁으로 가서 앉아라.

  인우는 터질 것만 같은 심장을 안고 천천히 경호 옆으로 다가가 빈 의자에 걸터앉았다.

  -밥 좀 갖다 줘!

  두툼한 무릎 위에 검은 고양이를 앉혀두고 밥을 먹던 한 호선 씨가 주방 싱크대 앞에 서있던 보모를 향해 퉁명스럽게 말하자 보모가 재빨리 밥을 떠서 인우 자리로 갖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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