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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루시드 CUPIDO
작가 : 과자남
작품등록일 : 2017.6.6

어느날 복권에 당청된 정현. 그의 눈앞에 그가 한 눈에 반해버린 여자가 나타났다.
그녀를 사로잡기위해 당청금을 쏫아붇지만 그녀의 반응은 냉담.
속을 앓던 그의 눈앞에 큐피드(?)가 나타나 제안을 하는데.

 
9. 그 애랑 xx 라도 한거니?!
작성일 : 17-06-16 18:14     조회 : 326     추천 : 0     분량 : 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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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그제서야 활짝 웃었다.

 

 

 

 졸업하기 전에 취직처가 정해져서 일단 안심했다. 하지만 연수를 시작하는게 내년 2월, 그리고 현장이 투입되는게 3월부터였다. 1달 안에 현장에서 쓸만한 녀석이 안 되면 짜른다. 그런 의미라고 생각했다. 졸업 시험과 자격증 시험은 절대 빠뜨릴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과는 달리 이상하게 위기감이 들질 않았다. 덕분에 평소에는 공부보단 아르바이트에 힘썼다. 일하고 돌아가면 그녀가 문 앞까지 마중나왔다. 그리고 그녀가 해준 저녁 식사를 먹고, 잠시 시간을 보내다 그녀를 바래다 준다. 언저내 할머니가 이제 그냥 같이 살라는 말을 자주했다. 하지만 그럴 수야 없는 법. 그녀는 확실히 집에 돌려 보내는 것이 내 의무라고 여겼다. 반드시 지켜야 될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일단 부모님한테도 취직처가 정해졌다는 걸 알렸다. 그런데 칭찬이라곤 잘했다. 한마디로 끝나버렸다. 그리고 일단 취직하면 한동안 집에 못 올 테니까 얼굴 좀 내비치라는 말도 했다. 꽤 오랫동안 친가에도 가지 않았고, 앞으로도 자유롭게 쉽 수도 없을테니 연말에 집에 들르기로 했다. 그런데 어머니가 갑자기,

 

 "그럴 거라면 그 애도 같이 데려와."

 

 이런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이미 그녀랑 그녀의 할머니한테 이야기를 해둔 상태라고 했다. 내가 모르는 사이 어느새 그런 이야기가 진행 중이었다는걸 알고 놀랐다. 그녀와 함께 고향에 내려갈걸 기대하며 얼른 연말이 되도록 기다리길 며칠. 갑자기 친척 아주머니한테서 전화가 왔다. 이 아주머니 전화는 정말 오랫만에 받았다. 내 취직 이야기며, 주위 친척 이야기로 한동안 환담을 나누더니 아주머니가 그녀에 대해서 언급했다.

 

 "귀여운 아이래지? 너희 어머니한테 들었어."

 

 "아니 뭐..."

 

 "하지만 그러면 안돼. 노는 것도 적당히 해야지."

 

 "예?"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싶어서 입을 다물었다.

 

 "부모도 없는 애랑 깊이 사귀어 봤자, 손해 보는건 너뿐이야"

 

 "기회를 봐서 얼른 얼른 내버려"

 

 "그런 애들은 언제고 꼭 나쁜 짓을 하게 되있다니깐"

 

 나는 수화기를 든 채 그대로 굳어 버렸다.

 

 "안되겠네,안되겠네. 신부감은 내가 찾아줄 테니까. 밖에서 그렇게 헤프게 지내지 말고 우리 후계자나 되렴."

 

 "죄송하지만, 이제 그만 끊겠습니다."

 

 아주머니가 뭐라고 더 말을 했지만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서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바로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다. 아버지는 한숨을 쉬더니 사정을 설명해주셨다. 그 친척 아주머니는 아버지쪽 친척으로 직계 자식은 물론 손자까지 전부 여자뿐인지라 본가를 이을 후계자가 없었다. 그러다 내가 태어난걸 알고는 초등학교때부터 끈질기게 양자로 달라고 떼를 쓰고 있었다는 것이다. 아버지는 계속 거절했지만 그쪽에선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다 그녀에 대해 알게 되고선 내가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는 이유가 그녀 때문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나에게 그렇게 황당한 이야기를 늘어놓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우리 고향에선 장례식때 본가 남자 후계자가 분향을 도맡곤 했다. 내 또래 친척들은 전부 여자뿐이라 결국 내가 이 역활을 쭉 맡았다.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언제나 본가 아주머니가 이게 예법이라며 나에게 맡기곤 했다. 이게 다툼의 시작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모르는 곳에서 아버지랑 아주머니는 계속 그 문제를 두고 싸웠던 것이다. 아버지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아주머니는 나를 설득하려 들었다. 그 날 이후 매일 저녁 마다 전화가 걸려왔다. 아주머니는 차를 사준다거나, 용돈을 많이 주겠다거나 하며 나를 설득하려 했다. 그러다 결국은

 

 "그 여자랑 헤어지고 고향에 내려와 본가를 잇도록 해."

 

 나는 단호하게 그녀랑 헤어질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설마 그 애랑 섹스라도 한거니?"

 

 나는 말문이 막혔다. 아주머니는 나랑 그녀가 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확신한 것 같았다. 내가 아무리 아니라고 부정해도 믿어주지 않았다.

 

 "뭐야, 그 애한테 약점이라도 잡혔나 보구나. 내가 그 애랑 직접 이야기해볼게"

 

 "돈 몇푼 쥐어 주면 분명 떨어질 거야"

 

 중학생 여자애를 상대로 어른이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 건가. 나는 귀가 썩는 것 같았지만 다시 한번 더 돌아가지도 않고 본가를 잇지도 않을거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주머니는 그녀에게 온갖 저주를 퍼부었다. 이대로 가면 정말 그녀에게 해꼬지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로써는 아주머니를 멈출 방도가 없었기에 별 수 없이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다. 아버지가 크게 화를 내며 이 문제를 아주머니에게 따지러 가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얼마 후 아버지는 본가에서 의절 당했다. 아줌마는 본가에서 의절 당하면 분명 당황하며 용서를 구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하지만 아버지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이에 아주머니는 일이 생각처럼 되질 않자 친척들의 힘을 빌리려고 했다. 내가 이상한 여자한테 홀려서 집안이 엉망진창이 됐다고 친척 전부에게 선전하고 다녔다. 이에 다른 친척들이 아버지와 나에게 전화를 하거나 직접 찾아온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사정을 찬찬히 설명하니 대부분의 경우 이해해줬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었지만... 하지만 이후 본가 아주머니는 친척들 사이에서 고립되었다. 같이 살고있던 딸 부부도 자식들을 데리고 따로 분가해 나갔다. 이후로 아주머니에게서 전화가 오는 일은 없었다. 이것이 불과 6일 동안에 일어난 사건이다. 솔직히 상황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그녀와 그녀의 할머니를 데리고 우리 고향에 가는 것은 중지 되었다. 우리 어머니가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본가 아주머니에게 했던것 때문에 마음에 부담이 되셨던지 몸상태가 나빠지셨기 때문이다. 일단 표면적인 이유는 그거지만, 사실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그녀가 친가에 와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본가 아주머니가 무슨 해꼬지를 할 지도 몰랐다. 결국 우리 아버지가 어머니 건강이 나빠져서 초대할 수 없게 됐다며 그녀에게 사과를 했다.

 

 "아뇨, 괜찮아요. 어머님에게 몸조리 잘 하시라고 전해주세요"

 

 우리 어머니는 그 말을 듣고 계속 울었다고 했다. 본가 아주머니랑 나이도 가깝고 해서 친하게 지내셨던 만큼 이번 일로 마음 고생이 크셨을 것이다. 내가 아주머니를 설득할 수 있었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아주머니가 친척들 사이에서 고립되는 일도 없었을 테고. 나는 재차 자신의 한심함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한테는 비밀로 새벽녘 나 혼자 전철을 타 귀성했다. 나는 우리 어머니에게 이번 일 때문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어머니는 되려 자신 때문에 이렇게 됐다면서 계속 사과했다. 나는 괜찮다면서 어머니를 위로했다. 아버지한테도 미안하다고 했지만, 네가 사과하면 안된다고 혼났다.

 

 "네가 해야 될 건 사과가 아니라, 그 아이를 지키는 거야."

 

 그렇게 아버지는 당분간 그녀를 이곳에 데려오는 건 자제하라는 말을 하셨다. 알단 내키진 않지만 그 말에 따르기로 했다. 그리고 부모님에게 인사를 한 뒤 다시 집에 돌아왔다. 그녀가 우리집에 왔지만 나는 일단 티를 내지 않으려고 애썼다.

 

 "어서와"

 

 그녀는 인사에 반응하지 않고, 천천히 다가오더니 바닥에 앉아 있던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거 평소랑 반대네"

 

 "가끔씩은 괜찮잔아요"

 

 아마 어머니가 편찮으신 것 말고 다른 일이 있었다는 걸 깨달은것 같았다. 어떤 생각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은 건진 몰라도 그녀의 손길에 느끼고 있으니 그 동안 있었던 마음고생이 깨끗이 씻겨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그녀의 상냥한 손길에 어느샌가 울음이 터질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 앞에서는 울 수 없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참을 수 있었다. 그녀의 다정함이 가슴이 스며드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생각했다. 언제까지나 응석만 부려선 안된다고.. 덕분에 정신이 번쩍들었다. 그리고 간신히 시험공부에도 착수할 수 있었다.

 연말은 그녀와 그녀의 할머니랑 함께 보냈다. 귤을 까먹으며 보내는 평범한 연말. 그리고 중간에 친구들을 만나 신년파티에도 참가했다 물론 그녀도 함께다. 내가 입원했을 때 그녀는 문병와준 여자애중 몇명이랑 사이가 좋아진 모양이었다. 그래서 이번 신년파티에도 함께 참가할 수 있었다. 같은 과 여자들은 나랑 동갑이거나 조금 연상들 뿐이다. 그래서 그녀를 여동생처럼 여기는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인간 관계가 학교 이외에 나랑 할머니 뿐이라는건 문제가 있었다. 사람과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늘어난 것은 그녀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남자 두명이랑 냄비 요리 뒷처리를 하고 있던 중, 그녀가 여자들 몇명이랑 함께 방을 나섰다. 한동안 나가있다 들어온 그녀는 묘하게 빨간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것은 또 무슨 이상한 소리를 들은게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 물어보면 위험할 거라는 직감이 들었다. 그래서 일단 아무말없이 내버려뒀다. 그러다 새벽 4시쯤되서 그녀가 졸린지 꾸벅꾸벅 고개를 젓기 시작했다. 우리들은 먼저 자리를 떠나기로 했다. 택시를 부르려고 했지만 그녀는 돈이 아깝다며 그대로 걷기로 하였다. 그녀가 갑자기 내 손을 잡았다. 바깥에서 이런 행동을 별로 하지않기 때문에 조금 놀랐다.

 

 "좀 전에 무슨 이야기했어?"

 

 "예?"

 

 "방에서 나갔을 때"

 

 "아..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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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남 17-06-1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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