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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황비를 위한 황제
작가 : pereua1004
작품등록일 : 2017.6.15

사랑하는 남편에게 배신 당하고, 외면당했으며, 버려졌다가, 끝내 그가 내린 사약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이사벨라. 다시는 그를 사랑하지 않겠다는 무의식적인 유언을 남기고 눈을 감았건만.... “왜 어렸을 때의 모습인거야?” 과거로 돌아와 있었다.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소녀의 16년 동안의 수면을 대가로 16년 전의 시간으로 돌아온 이사벨라. 10살, 모든 일이 시작하기 전의 과거에서 본인의 삶을 바꾸고자 하는데![회귀 소설/성장 소설/이유 있는 회귀/일요일에 두 편/네이버 웹소설 챌린지리그와 동시 연재]

 
1. 서장, 회귀 편.
작성일 : 17-06-15 08:01     조회 : 361     추천 : 0     분량 : 5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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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왜?

  왜?

 

  도대체 왜?

 

  이사벨라는 테이블 위에 놓인 찻잔을 노려보며 몸을 떨었다. 그녀의 눈동자에 선명했던 혼란이란 감정은 점차 분노라는 감정에 의해 물들어갔다.

 

  “황제폐하께서 직접 내리신 명령인지라……. 정말 죄송할 따름이옵니다.”

 

  몸을 덜덜 떨고 있는 이사벨라의 앞에 서 있던 남자가 허리를 숙이며 사과를 건네었다. 하지만 이사벨라의 눈에는 그런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치가 떨려왔다. 그가 자신에게 한 짓들을 떠올려보면, 그는 자신에게 평생 동안 사죄를 해도 모자란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사죄하기는커녕 오히려 한술 더 뜨고 있었다.

 

  “나보고 사약을 마시라고?”

 

  이사벨라의 목소리는 분노로 인해 잔뜩 갈라져있었다. 그녀의 푸른 눈동자에 가득했던 혼란이란 감정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분노라는 감정의 불꽃이 혼란이라는 감정을 잡아먹었기 때문이었다.

 

  “정말 죄송할 따름입니다, 비전하.”

  “입 닥쳐!”

 

  분노로 인해 이성의 끈을 모두 놓아버린 이사벨라가 거친 말을 쏟아내었다.

 

  평소에 부드러운 말투를 사용하던 사근사근한 성격의 이사벨라가 거친 말을 내뱉자, 그녀의 앞에 서 있던 남자의 얼굴에 놀라움이라는 감정이 서렸다.

 

  하지만 남자는 한 나라의 재상답게, 얼굴에 서렸던 놀라움이라는 감정을 곧 바로 지웠다. 그리고 사죄와 연민이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런 그의 모습은 오히려 이사벨라의 분노를 더욱 더 자극하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이사벨라의 눈에 가득한 분노의 불꽃은 더욱더 커져갔다.

 

  그녀도 알고 있었다. 자신이 화내야할 상대는 눈앞의 있는 남자가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그녀는 이성의 끈을 놓친 상태였기 때문에,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였다.

 

  그녀가 발악하듯이 소리 질렀다.

 

  “날 비전하라고 부르지 마! 난 더 이상 황비 따위가 아니란 말이야!”

 

  이사벨라는 분노의 감정을 참지 못하고 테이블 위에 놓인 물건들을 마구잡이로 집어 던지기 시작하였다.

 

  접시와 포크, 나이프, 트레이, 다과 등. 테이블 위에 있던 물건들은 하나같이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부서지거나 뭉개졌다.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물건들의 대부분이 바닥으로 추락하고 나서야 이사벨라는 물건을 집어 던지는 것을 멈추었다.

 

  테이블 위에 남은 것이라고는 사약이 들은 하얀 찻잔과 그 찻잔을 받치고 있는 작은 받침접시뿐이었다.

 

  분노라는 감정에 의해 달아오른 얼굴로 씩씩거리던 이사벨라가 입 꼬리를 비틀었다. 그리고 웃으며 말하였다.

 

  “하, 그래. 그 놈이 당신한테 내 사형 판결서를 줬겠지? 어디 한 번 읽어봐.”

  “비전하! 황제폐하께 그 놈이라는 표현은……!”

  “내가 비전하라고 부르지 말라했을 텐데!”

 

  이사벨라의 분노로 얼룩진 날카로운 눈동자가 남자를 향하였다. 남자는 그녀의 날카로운 눈동자가 자신을 향하자 몸을 살짝 떨었다.

 

  남자는 이사벨라가 분노로 얼룩진 눈동자를 거두지 않자, 한숨을 길게 내쉬며 외투의 안주머니에서 양피지 한 장을 꺼내었다.

 

  그리고 읽기 시작하였다.

 

  “죄인 이사벨라의 판결서. 죄인 이사벨라는 자신의 부친에게 황족 시해라는 누명을 씌워 처형 시키는 친족 살해 죄를 저질렀을 뿐만 아니라, 고귀한 황실의 일원을 살해하는 끔찍한 일까지 벌이었다. 이에, 죄인 이사벨라에게…….”

 

  남자가 이사벨라의 눈치를 보며 말꼬리를 흐렸다. 하지만 이사벨라가 날카로운 눈으로 노려보자, 흐렸던 말꼬리를 다시 이었다.

 

  “…사형 판결을 내린다. 하지만 죄인 이사벨라가 아퀠레이트 가문의 백작인 점과 황제폐하의 전 3황비였었다는 점을 고려하여, 7일 내의 자결을 명한다.”

 

  양피지에 적힌 내용을 모두 읽은 남자는 조용히 양피지를 다시 안주머니에 넣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몸을 떨던 이사벨라가 이내 커다랗게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

 

  마치 실성하기라도 한 것처럼 이사벨라는 큰 소리로 웃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녀의 웃고 있는 입과는 다르게, 눈에서는 투명한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내가 친족 살해를 저질렀다고? 거기다 뭐? 황족 살해? 하하, 내 뱃속에 있던 아이가 죽은 것이 황족 살해 죄라도 되는 건가?”

 

  이사벨라는 웃음기가 묻어나는 목소리로 어이없다는 듯이 말하였다.

 

  참으로 가엾은 모습이었다.

 

  “비…. 아니, 이사벨라 님.”

 

  남자가 안쓰럽다는 어조로 이사벨라를 부르자, 이사벨라는 실성한 것처럼 웃어보였다.

 

  “왜 나를 그런 눈으로 보는 거지?”

  “.....”

 

  이사벨라의 질문에 남자는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마치 곧 죽을 사람의 명복을 빌어주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이사벨라는 눈가를 살짝 일그러뜨렸다. 하지만 곧 눈가를 피며 환하게 웃음 지었다. 그리고 오른손을 가슴 위에 올리며 말하였다.

 

  “난 오히려 그 남자를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기쁜데, 왜 당신은 나를 그런 눈으로 보는 거지?”

 

  하나도 기쁘지 않아.

 

  “비록 그 방법이 죽음이란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뭐, 그래도 그 남자를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난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고.”

 

  하나도 만족하지 않아! 난 살고 싶어! 그 남자한테 벗어나지 않아도 좋으니까, 살고 싶단 말이야!

 

  “내 어머니께서도 독을 먹고 돌아가셨었는데, 그 딸인 나까지 독을 먹고 죽는다니……. 참으로 우스운 상황인 것 같지 않아?”

 

  우습지 않아! 난 독 따위 먹고 싶지 않다고! 어머니처럼, 독을 먹고 피를 토하며 죽고 싶지 않아!

 

  난 살고 싶어! 이것보다 더 불행하게 산다고 하여도, 살고 싶어! 죽고 싶지 않아! 죽으면 진짜로 혼자가 될 테니까!

 

  이사벨라는 천천히 방안의 풍경을 시야에 담았다.

 

  난 혼자가 되고 싶지 않아, 그리고 내가 죽을 이유 따위 없어! 난 그저 그를 사랑했을 뿐이고, 그가 나를 배신했을 뿐이야! 난 그를 너무 사랑했을 뿐이란 말이야!

 

  그런 내가 죄를 지은 거야? 그를 사랑한 것 자체가 내게는 죄인거야? 왜? 어째서? 도대체 왜, 내가 그를 사랑하도록 만든 건데? 왜, 내가 죄를 저지르게 만든 건데?

 

  “이제 곧 이 방과도 이별이겠네. 그래도 1년이란 시간 동안 정들었던 방인데.”

 

  방안을 천천히 둘러보던 이사벨라는 내면의 비명을 애써 깔아뭉개었다. 그리고 내면과는 반대되는 말을 태연한 척 내뱉었다.

 

  지난 1년 동안 괴로웠던 일들만을 겪었던 방이었지만,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아쉽다는 감정이 솟아났다.

 

  아니, 이사벨라는 자신이 아쉽다는 감정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과 목소리에 드러난 감정은 아쉬움이 아니었다.

 

  미련과 두려움, 배신감, 원망 그리고 억울함이었다.

 

  그런 이사벨라의 얼굴을 보며, 남자는 천천히 사약이 들은 찻잔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천천히 그것을 이사벨라의 앞에 내밀었다.

 

  “이제 그만 드셔야 합니다.”

 

  남자는 고개를 숙인 채로 찻잔을 내밀었기에 이사벨라는 그의 표정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왜인지 그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를 알 것 같았다.

 

  그가 웃고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착각인걸까?

 

  이사벨라는 남자가 건네는 찻잔을 건네받았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남자를 보며 물었다.

 

  “이걸 마시면 언제 죽는 거지?”

  “독의 양을 보았을 때, 적어도 5분 이내일 것입니다.”

 

  남자는 끝까지 고개를 들지 않은 상태에서 대답하였다. 이사벨라는 예상되어지는 남자의 표정이 마음에 걸렸기에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그의 충실한 개인 남자라서, 내가 죽는 것이 달가운 걸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이사벨라는 짙은 갈색의 액체가 흔들리는 것을 바라보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녀의 내면에서는 살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 담긴 애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이사벨라는 그 내면의 목소리를 또다시 깔아뭉개며 짓밟았다.

 

  그녀는 내면의 목소리를 짓밟으며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려 보았다.

 

  그녀가 10살이었을 때 독살 당한 어머니와 그녀가 19살 때 실종되었다가 시체로 발견된 호위기사인 알렉스. 어린 시절부터 함께했던 전속시녀이자 유모인 마리.

 

  언제나 옷을 지어주면서 바깥의 소식을 전해주던 루시아와 델라. 사방이 적인 황궁에서 유일하게 마음을 열게 해주었던 에드나.

 

  목숨보다도 더 소중한 나의 아이들인, 미카엘라와 테오도르, 레이나. 그리고 뱃속에서 죽어버린 탓에 이름 한 번 지어주지도, 불러주지도 못했던 소중한 내 딸.

 

  이사벨라는 자신에게 있어 무척이나 소중했던 사람들의 얼굴이 머릿속을 스치자, 죽고 싶지 않다는 미련이 또다시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죽음을 거부할 권리 하나 가지지 못한 상태였다. 이사벨라는 인위적인 죽음을 거부할 권리조차 가지지 못한 자신의 무능함을 탓하며 찻잔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찻잔 안에 들어있던 사약을 한 번에 입안으로 쏟아 넣었다. 너무 빨리 넣은 탓에 입가에 짙은 갈색 액체가 조금 흘러내렸다.

 

  찻잔 안에 들은 사약을 모두 쏟아 넣은 이사벨라는 입가에서 흐르고 있는 짙은 갈색 액체를 닦아 내었다.

 

  하지만 짙은 갈색 액체를 닦아내었음에도, 입가에 무언가가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이사벨라는 다시 입가를 닦아 내었다.

 

  붉었다. 입가를 닦아 낸 이사벨라의 손에 묻은 것은 무척이나 붉은 것이었다.

 

  이사벨라는 붉은 액체가 묻어난 손을 보며 낮게 웃었다. 하지만 그녀의 웃음은 곧 지워졌다.

 

  쿵.

 

  그녀의 몸이 바닥으로 추락하였다. 그녀의 입에서 기침과 함께 피가 쏟아졌다.

 

  아, 누가 그랬었는데. 사약을 먹는다고 해서 피를 토하고 죽는 것은 아니라고.

 

  이사벨라는 자신이 죽어가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다며 낮게 웃었다.

 

  온몸이 뜨거웠다. 몸속에서 불꽃이 피어오른 것 같았다. 목구멍에서부터 시작한 작은 불씨가 점차 커져가면서, 온몸을 헤집고 다니는 느낌은 끔찍한 고통이었다.

 

  쿨럭-.

 

  이사벨라가 또 다시 기침을 하자, 그녀의 입에서 핏덩어리가 튀어나왔다. 이사벨라는 자신의 입에서 튀어나온 핏덩어리를 바라보았다.

 

  ‘이제 정말로 죽는 건가? 죽을 때는 유언 같은 거 남기던데…….’

 

  이사벨라는 잘 움직여지지 않는 몸을 억지로 돌렸다. 그리고 흐릿해진 시야를 통해 천장을 바라보았다.

 

  ‘나도 유언 같은 것을 남길걸 그랬나……?’

 

  사약을 먹기 전에 남길 유언이라도 생각할걸.

 

  이사벨라는 미리 유언을 떠올리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흐릿해진 시야가 더욱더 흐릿해졌다.

 

  이제 정말로 죽는 것이었다.

 

  이사벨라의 정신이 흐려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입에서 무의식적으로 어떠한 말이 튀어나왔다.

 

  “당신을 사랑한다고 해도, 다시는 당신 곁에 있지 않겠어.”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온 그녀의 말을 끝으로, 그녀의 흐릿했던 시야가 완벽하게 암흑으로 뒤덮였다. 그리고 그녀의 정신세계가 완벽히 사라졌다.

 

  발작을 일으키던 이사벨라의 몸에서 힘이 풀리며 그녀의 몸이 축 늘어졌다. 살짝 벌어진 입에서 나오던 뜨거운 숨이 멈추었다.

 

  그녀가 죽은 것이었다.

 

  26년. 누군가에게는 짧은 시간이고, 누군가에게는 긴 시간인 그 시간 동안의 이사벨라의 삶이 마쳐진 곳은 외성에 위치한 초라한 별궁이었다.

 

  어쩌면 가족에게도, 남편에게도 사랑받지 못했던 이사벨라에게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결말일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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