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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남다른 미남 구덕 씨
작가 : 야광흑나비
작품등록일 : 2016.3.28

남다른 부분이 미남인 남구덕.

남다른 미남을 찾는 황휘


남다른 곳이 잘생긴 남자와의 러브 스토리(?) 입니다.

 
32. 안심
작성일 : 16-07-30 08:47     조회 : 1,009     추천 : 0     분량 : 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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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며칠 전,

 인터뷰를 했던 잡지사의 기사를 보고 친동생이라는 녀석이 찾아와 느닷없이 황당한 요구를 해 왔었다.

 형! 나와 드라마 하나만 찍어줘요.

 뭐?

 웹 드라마를 찍을 예정인데 감독님이 자꾸만 1인 2역을 요구하세요.

 갑자기 찾아와서 내 동생이라고 우기는 것도 기가 막히는데 뭘 어쩌고 어째?

 황당할 거 아는데 나도 어쩔 수 없어서 그래요. 1인 2역을 하려면 그만큼 연기 내공이 있어야 하는데…….사실 나, 그렇게 연기 내공이 많지 않거든요. 선배 연기자들도 어려워하는 1인 2역인데, 그걸 나보고 하래요. 앞으로 몇 년이 더 지나면 분명 1인 2역을 할 수도 있을 거고, 다른 연기도 무리 없이 하겠지만, 아직 내겐 그렇게까지 깊은 내공이 없어요.

 지금 1인 2역을 받아들이면 갖고 있던 밑천이 뽀롱 나 버린다고요.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는 말이지?

 형이 대신 해 줘요. 그 연기.

 나보고 뭘 어쩌라고?

 나와 대립 하는 쌍둥이 형제 역할을 해 주세요. 다행스럽게도 형은 진짜 의사이고, 더구나 형 역시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잖아요?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전 유명 배우니까요. 아직은 얼굴로 더 유명한 배우지만.

 그래서 나는 병원 홍보를 하고 너는 1인 2역 배우를 찾고?

 그저 1인 2역 배우는 아니죠. 쌍둥이처럼 똑같이 닮고 의사 역할을 훌륭히 하면서 내게 기가 질리지 않을 배우가 필요한 거였다고요. 다행스럽게도 형은 정말 쌍둥이처럼 나와 닮았고요. 실제론 두 살이나 터울이 지지만.

 

 자신과 똑같이 닮고 제 앞에서 주눅 들지 않은 채 연기로 맞받아칠 수 있는 배우를 찾던 중에 나와 자신의 관계를 알게 되었다고 했다.

 제 발에 불이 떨어지지 않았다면 이전과 다름없이 모르는 사람으로 살았을 거라고, 이번 웹 드라마와 한편의 단막극. 그리고 cf 한 편까지 줄줄이 1인 2역 연기가 필요한 상황만 아니었다면 나를 찾지 않았을 거라고 불퉁거리는 동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촬영을 수락하고, 겨우 회사 일을 매듭짓자마자 촬영을 위해 병원으로 온 것이었다.

 그녀가 보고 싶었지만 촬영은 그리 길지 않았고 삼십 분에서 한 시간 동안 씬 두 개만 더 촬영 하면 오늘 촬영 분은 끝나는 것이었다.

 그런데 한참 촬영을 하다가 무심코 쳐다본 곳에 핏기가 사라져 버린 그녀가 있었을 줄이야.

 ‘어떻게 넌 매번 볼 때마다 아프고 그러냐.’

 접근 했을 무렵엔 그녀가 이렇게까지 약골이란 걸 몰랐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갑작스레 돌아가시긴 했어도 그녀의 아버지 역시 그렇게 약골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동안 몸에는 아무 문제없이 잽싸게 도망 다니며 간간이 증권사를 드나들 만큼 정력적인 인물이 바로 그녀의 아버지였다.

 그래서 그는 간과 하고 있었다.

 그녀가 돌연사로 죽은 남자의 딸이라는 것을.

 건강한 몸이라도 운이 나쁘면 돌연사 할 수 있다.

 누군가 작정하고 심장에 무리를 줄만한 일을 만든다면…….

 그녀가 평범한 생활을 하는 보통 소시민이라면 이렇게 걱정 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 그녀의 아버지에게 그랬듯이 위험스러운 약물을 주사하기라도 한다면?

 그땐 나도 도울 수가 없다.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약물을 통해 작정하고 죽이려 든다면 과거에 내가 놓쳐 버린 그녀 아버지의 목숨처럼 그녀 역시 죽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회사 주식이 그녀를 지켜 줬지만 며칠 전 내가 정적의 주식에 장난질을 쳤기에

 그들 역시 그녀에게 못된 장난질을 치지 않으리라 장담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 순간 앞 뒤 구분 못하고 촬영장을 이탈 해 가며 쓰러지는 그녀를 받아냈던 건데…….

 (검사실)

 “급체요?”

 “네. 급체입니다.”

 “그럼 심장병이 아니라…….”

 “심장병이요? 선생님, 그 무슨 끔찍한 소릴 하십니까. 오면서 맥박 확인 안 해 보셨어요?”

 “맥박이 약해서…….나는…….그건 줄 알고…….”

 “심장병은 선생님이 있으신 것 같네요. 얼굴이 아주 하얗다 못해 파란 게……. 놀라셨어요?”

 “아, 놀라긴 했지. 놀라긴 했어.”

 “복지사님은 단단히 급체 해 버려서 잠깐 호흡 곤란이 왔던 거겠죠. 응급조치도 했고, 수액도 놨으니 반나절 정도만 지나면 다시 쌩쌩해 지실 거예요.”

 “그러니까. 아무 문제없단 말이지?”

 “네. 건강하십니다.”

 심장병도 아니고 단순한 급체로 사람을 놀래게 만든 그녀다.

 큰 문제가 없다는 말을 전해 듣자 그 순간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가슴 저 밑바닥에서부터 못된 심술이 치밀어 올랐고, 그와 동시에 그 심술은 곤히 자던 그녀에게로 향하고 말았다.

 “만날 급하게 밥을 밀어 넣더니, 여러 사람한테 민폐나 끼치고 꼴좋다!”

 “선생님? 제 볼은 왜…….아야야야! 아파요!”

 “아프라고 꼬집는 거야. 아프라고!”

 “아야야. 제가 뭘 잘못했다고 이래요?”

 “급체를 하셨다고?”

 “예?”

 “뭘 얼마나 거하게 훔쳐 먹었으면 숨도 못 쉬고 급체를 해 버리는 건데? 앙? 뭐 훔쳐 먹었어. 뭐 훔쳐 먹었어?”

 “아아. 진짜, 왜 이래요? 오랜만에 보자마자 심술이나 부리고…….”

 “내가 지금 심술 안 부리게 생겼어?”

 “아야…….몰라요. 선생님 평범한 변태인진 알았는데 사디스트 쪽인지는 몰랐다고요.”

 “뭐……?”

 “지금 선생님 사디스트처럼 굴고 있잖아요.”

 “허! 내가 언제?”

 “지금요.”

 “.......어이가 없네. 사디스트? 너 다시 말 해 봐. 사디스트?”

 “네. 사디스트요. 사디스트. 사디스트. 사디스트!”

 “허! 허! 허!”

 그녀의 반발에 이젠 더 이상 내뱉을 말도 없었다.

 자신 때문에 누구는 심장이 떨어져 내리는 경험을 했구만. 참 태평하게도 지껄인다.

 “됐다. 내가 뭘 바라겠냐.”

 저 때문에 한 시간이면 끝날 줄 알았던 촬영이 미뤄지고 갑자기 나타난 동생을 받아들일 시간을 확보하기도 전에 또다시 촬영을 미룬 만큼, 아니 그보다 두 배는 되는 촬영 시간을 허락 한 후에야 그녀를 검사실로 데려 올 수 있었다. 그리고도 이사장실에 쌓여 있을 일감도 무시한 채 옆에 있어줬건만.

 “쯧.”

 깨어나자마자 툴툴거리기 바쁘다.

 ‘안 보이면 알지도 못하지? 내가 얼마나 널 지키려고 고궁분투 하는지. 말 해 뭐하겠냐. 괜한 생색내기나 되고 본전도 못 찾을 거.’

 그래도 다행이었다. 우려했던 급성 심장 질환이 아니라서.

 그녀에게 누군가 검은 마수를 뻗친 게 아니라서.

 정말로 다행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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