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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루시드 CUPIDO
작가 : 과자남
작품등록일 : 2017.6.6

어느날 복권에 당청된 정현. 그의 눈앞에 그가 한 눈에 반해버린 여자가 나타났다.
그녀를 사로잡기위해 당청금을 쏫아붇지만 그녀의 반응은 냉담.
속을 앓던 그의 눈앞에 큐피드(?)가 나타나 제안을 하는데.

 
5. 어째서 그렇게....
작성일 : 17-06-12 13:34     조회 : 336     추천 : 0     분량 : 4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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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어째서 그렇게 빨리 일을 하고 싶어하는 거야?

 

 그녀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졌다.

 

 "..돈이 없으니까요"

 

 아무 억양도 없었지만 너무나 차갑고 바늘로 찌르듯 매서운 말이었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나를 쳐다 보았다. 나는 말문이 막혀 그대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도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시간만 흘러갔다. 천천히 몸을 일으킨 그녀가 방문을 나섰지만 나는 그녀를 잡지 못했다. 이후 나는 할머니한테 가서 결국 도움이 못됐다고 사과했다. 내가 그녀에게 들은 말을 할머니에게 해드리니 아무 말 없이 소매로 눈물만 훔치셨다. 결국 그녀가 후일 다시 마음을 바꿀 지도 모르기 떄문에 진학에 대하 건 재고해두기로 했다. 아무 힘도 없는 내가 손을 댈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애인이 생겼다는 것만으로 들떠있던 게 한심스러웠다.

 그녀는 이후에도 매일 내 방에 찾아왔지만, 대화를 나누지 않고 시간만 때우다 가는 일이 잦았다. 예전이라면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그저 같이 있기만 해도 좋았지만, 지금은 둘 다 괴로웠다. 그러길 며칠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그녀를 만났다. 그녀는 해맑은 얼굴로 나에게 인사를 했다. 이렇게나 힘든데 어찌 저리도 해맑게 웃을 수 있는 걸까. 다시금 그녀가 참으로 강한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는 그녀를 위해 애써 미소를 지으며 화답했다. 그 이후로 우리 사이에 내려앉았던 무게감이 조금은 사라진 것 같았다. 애써 눈을 돌리려 해도 집안 사정은 그녀에게 있어서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이래 저래 다감한 시기에 그녀에게 있어 집안 사정은 정말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그때 까지만 해도 나는 그녀에게 있어서 타인이었다. 그런 타인이 자신의 치부 깊숙이 관여 하려 드는 것은 아무래도 싫었을 테지.

 이후로 그녀는 그 화제에 대해선 명확하게 선을 긋고 더 이상 입에 담으려 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해주고 싶었지만 나 역시 아르바이트와 부모님의 송금으로 근근히 연명하는 처지였다. 일단 자격증을 따자 그리고 졸업한 뒤 취직하자. 나는 생각하는 것은 접어두고 우선 그렇게 하기로 마음 먹었다. 내가 취직을 한다고 뭔가 특별이 바뀌는 건 없었지만, 우선 거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돌이켜보면 그때 나는 현실 도피를 하고 싶었던 거라 생각된다. 보름 정도 지나자 그녀와 나는 예전처럼 친근한 사이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일단 표면적으론 그렇게 느껴졌다. 내가 자리에 앉아 있으면 언제나 내 옆에 와 앉았다. 여러가지 이야기도 나누고, 그녀는 내 말에 웃거나 화를 내기도 했다. 간혹 응석을 부리고 싶은 건지 가벼운 장난을 걸어오기도 했다. 내가 그걸 받아 주지 않으면 토라져서 입을 다물었다. 나는 그럴 때마다 용서를 받기 위해 온갖 변명을 늘어 놓곤 했다. 하지만 그 행위들 조차도 단순한 구실, 1시간이라도 더 함께 있고, 더 응석 부리고, 더 온기를 나누기 위한 행동에 불과했다.

 학교,실습 아르바이트. 언제나 동일한 사이클로 흘러가는 시간이었지만 그녀와 함께 해서 행복했다. 취업 분비를 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이 그녀의 생일이 다가왔다. 그녀의 생일날 뭘 해줄까 고민하는 중 그녀가 말했다.

 

 "부탁할 게 있어요"

 

 그녀가 나한테 부탁을 하는 일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드문 일이라고 생각했다.

 

 "무슨 일인데?"

 

 "가보고 싶은 곳이 있어요"

 

 "어딘데?"

 

 "어머니가 있는 곳이요"

 

 기일에 가고 싶지만 할머니가 자신이 가면 분명 울거라면서 가길 꺼려한다고 했다. 일단 전철비는 받았지만 혼잔 가는 게 불안해서 같이 가달라는 부탁이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르바이트 쉬는 날을 택해 그녀와 함께 성묘를 하기로 했다.

 

 6월 중순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몸을 씻었다. 평소보다 더 깨끗이 해야 된다는 생각에 온몸 구석구석 씻었다. 약속 시간, 그녀가 내 방을 반문 했다. 어째서일까 그녀가 평소보다 작아 보였다. 평소에는 묶고 다니는 머리카락도 푼 상태였다. 어깻죽지까지 내려오는 머리카락 그 탓도 있어서인지 그녀는 평소보다 더 어려보였다. 우리는 가볍게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출발했다. 전철을 타고 가면서 그녀는 조금 멀미를 했다. 그래서 나는 가는 동안 잠이나 자두라고 말했다. 실제 머릿속이 복잡할 테니까, 그 이상은 아무 말도 나누지 않았다. 전철을 타고 가다 기차로 갈아탔다. 그렇게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대략 2시간 반 정도 시간이 지났다. 가는 동안 창밖 경치가 어느새 산골로 변해 있어서 놀랐다. 이전에 갔을 때는 자동차를 타고 간데다 경치를 볼 여유도 없어 이렇게 외진 곳이라고 생각 못했다. 경관은 확실히 좋았지만 민가는 철로 옆으로 드물게 보였다. 우리가 내린 역 또한 무인 역이었다. 역 근처에 버스 정류장이 있었지만, 버스 운행은 하루에 불과 4번 밖에 없었다. 지나 다니는 사람은 우리 이외에 아무도 없었다. 이래서야 혼자 오는 게 불안한 것도 이해 된다. 절까지 가는 길은 그녀가 기억하고 있었다. 이내 절에 도착해 절 뒤편 묘지에 갔다. 나는 묘 앞에서 가볍게 인사를 한 뒤, 그녀 뒤에 서있었다. 그녀는 묘비에 물을 뿌리고 꽃을 두었다. 그리곤 아무 말 없이 묘비를 바라보았다. 한참동안 그러던 중 그녀는 빙긋이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돌아가요"

 

 "응? 벌써가게?"

 

 "울 것 같아서요"

 

 "울어도 괜찮아"

 

 "안돼요"

 

 내가 다시 말을 걸기 전에 그녀는 발을 돌려 나갔다. 역으로 가는 도중 그녀는 몇 번이나 발을 멈췄지만 등을 돌리진 않았다. 우리가 타고 갈 기차가 올 때까진 1시간이나 남았다. 역에는 지붕이 있긴 했지만 그 아래 있기에는 너무 더웠다. 그래서 더위도 피하고 시간도 때울 겸해서 시원한 곳을 찾아 산책하기로 했다. 나무가 우거진 산길을 걷다 벤치를 발견했다. 그곳에 앉아 잠시 쉬는데 그녀가 갑자기 이야기를 꺼내놓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묻힌 마을이 자신과 어머니, 할머니가 원래 살던 마을이고 그녀의 할아버지도 젊은 나이에 죽어 할머니 혼자 힘으로 자식이 키웠다고 한다.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서로 이웃에 살던 사이로 각각 21살, 17살에 결혼했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20살때 그녀가 태어나고 그녀의 이름을 아버지가 지어줬다는 것. 그리고 아버지가 운송업을 하다가 27살 때 사고로 죽어서 차량 할부금이나 집 대출금을 감당하지 못해서 가족 세명이서 마을을 떠나게 됐다고 한다.

 그렇게 아버지쪽 친척들과는 연락이 끊겼다. 결국 어머니가 건강했을 때는 비정규직으로 공장에서 일을 했다. 공장 기숙사에서 어머니,할머니,자신 이렇게 셋이서 살고 계약 기간이 끝날 때마다 이사를 했다. 그나마 그런 일이라도 가능했었지만 결국 어머니가 쓰러지시는 바람에 더 이상 공장 기숙사에서 살 수 없게 되어 이사한 곳이 지금 사는 아파트라는 것이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의 기억 속에 남은 이야기를 조금씩 정리해서 들려주었다.

 아파트를 빌리고 나서 어머니가 저금해둔 돈을 쓸 수 밖에 없었다는 것. 할머니도 일을 했지만 결국 건강을 해쳐 일을 그만두게 됐다는 것.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어머니는 끝내 병원에 가지 않으려 했다는 것. 누군가 그녀를 일시적으로 보육시설에 맡기자고 했지만 어머니가 거절했던 것. 어머니가 가끔 앨범 사진을 보면서 아버지 이야기를 해줬다는 것. 그 때의 어머니는 정말 즐거워 보였다는 것. 어머니가 늘 정말 즐거운 추억이 많았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는 것. 그러면서 자신을 꼭 껴안아 줬던 것. 어머니랑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나눴을 때, 나한테 꼭 고맙다고 전해달라고 했던 것.

 어째서 나한테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것일까. 나는 어떤 얼굴로 이야기를 들으면 되지? 여러가지 심정이 섞여 차마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그러다 이야기가 멈췄다.

 

 "전..어머니가 부러웠어요. 저는 지금까지 한번도 즐거웠던 기억이 없으니까요. 세상에 정말 즐거운 일이라는 게 정말 있는 건지 믿을 수 없었어요"

 

 나는 무심코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내 손을 가볍게 마주 잡았다. 계속해서 그녀는 말을 이었다.

 

 "그런데 세상에는 정말 즐거운 일이라는 게 있었어요"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에 비추어진 그녀의 웃는 얼굴이, 정말로 눈부셨다.

 

 "상냥하게 대해줘서 기뻤어요. 처음이라"

 

 "...처음?"

 

 "다른 사람들은 전부 저를 엄마의 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다시 표정이 흐려졌다. 그녀의 어머니는 확실히 미인이었기 때문에 그런 속셈을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의 어머니는 확실히 미인이었기 때문에 그런 속셈을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의 집안 사정을 알게되면 친절한 사람처럼 다가와서 돈으로 유혹하려드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녀한테도 과자를 사주거나 용돈을 주기도 했지만 어머니가 교제를 거절하면 그 이후부턴 찾아 오지도 않았고, 심지어 화를 내거나 일자리에서 쫓아내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일이 몇번이나 반복되자 그녀는 어른 남성에게 혐오감을 갖기 시작했다. 초등학교때 상냥했던 선생님도 어머니 앞에선 이상하게 느물거리며 웃었다. 그 이상한 느낌이 싫어서 그때부터 남성이 다가오는 것 자체를 경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껏 그런 경계심을 느낀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게 이상해서 이유를 물어봤다. 그녀는 내 말에 빙긋이 웃었다.

 

 "계속 지켜봤지만, 오빠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래?"

 

 그녀가 날 믿어준다고 생각하니 왠지 부끄러웠다.

 

 "저기, 오빠는 왜 그렇게 상냥한 거죠?"

 

 갑자기 그런 말을 꺼냈다.

 

 "어째서죠?"

 

 "네?"

 

 "어째서 그렇게 잘해주는 거에요?"

 

 "말해줘요"

 

 점차 그녀의 목소리에 물기가 섞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내 팔을 쥐며 어째서 라는 말을 반복했다. 나는 그 동안 돌리고 있던 시선을 그녀에게 맞추며 그녀의 어깨를 마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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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남 17-06-1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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