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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무쌍무적
작가 : 채화담
작품등록일 : 2016.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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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무쌍의 여자,
절대무적의 소년을 만들다...!

 
13 화
작성일 : 16-07-25 13:23     조회 : 667     추천 : 0     분량 : 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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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복? 모르겠소만.”

 쾌자육방(快子肉房)의 주인 손노육(孫老肉)은 단번에 고개를 저었다.

 “사흘 전인가 나흘 전 밤에 이 앞을 정신없이 달려가는 건 봤소.”

 “정확히 며칠 전인지는···?”

 기억을 부탁한다는 철무적의 말에 손노육은 잠깐 생각하는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생육을 얇게 저미고 있는 칼질을 기계적으로 계속하면서였다.

 “그러고 보니··· 닷새 전인가?”

 손노육은 이내 확실하다는 듯 끄덕였다.

 “맞소. 닷새 전일 거요. 내가 염가(廉家)네 소를 잡았던 날이오. 아복이 보이길래 빼놓았던 등골이나 좀 주려고 했더니 쏜살같이 달려가버려서 부를 틈도 없었소.”

 닷새 전이라면 아복이 이 동관에 나왔다가 사색이 되어 돌아왔던 날이다.

 철무적은 이제 정말 보통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쾌자육방 뿐 아니라 동문(東門)에서 의원과 약포(藥鋪)를 겸하는 고운제(高雲齋), 곡물전을 하는 정가(丁家), 채소를 파는 신채전(新菜廛) 등을 다 거쳐온 길이었다.

 어디서나 그날 이후의 아복을 본 사람이 없었다.

 새벽에 다시 달려나간 아복은 동관으로 오지 않은 것이다.

 오지 않았는지 못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동관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거 황당한 소문 하나가 노인네 하나 잡아버린 모양이군.”

 손노육이 무뚝뚝하게 중얼거렸다.

 “그렇게 헐레벌떡 뛰어다니다가 어디 길바닥에 쓰러져 객사해버린 건 아니오?”

 “후우···”

 철무적은 심호흡을 했다.

 손노육이 진심으로 말한 건 아니겠지만 사실 몹시 불안하게 그런 걱정도 치밀던 터였다.

 아복은 충분히 그럴만한 나이였다.

 철무적의 걱정이 전해졌는지 손노육이 힐끗 눈길을 들었다.

 철무적이 들어온 이후 처음으로 얼굴을 봐준 눈길이었다.

 철무적은 이 손노육이라는 사람이 대단히 무뚝뚝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십여세 이전에 아복을 따라 두어번 봤을 때의 기억도 그랬고, 아복이 가끔 이 손노육 얘기를 한 것도 기억하고 있었다.

 

 --동관에 간판과 내용이 절대로 어울리지 않는 집이 세 군데 있는데 말입지요. 언제 가봐도 다 시들어가는 채소만 파는 신채전이 그렇고, 개업 이후 진품(眞品)이라곤 단 한점도 팔아본 적이 없이 오로지 위작(僞作)과 모작(模作)만 헐값에 파는 진품당(眞品堂)이 그렇고, 쾌자(快子)는 커녕 하루종일 웃음 한번 지을 줄 모르는 위인이 주인으로 있는 쾌자육방이 그런데···

 

 쾌활하고 유쾌한 사람을 보통 쾌자라고 한다.

 그 쾌자에 손노육은 확실히 부합되지 않는 사람이었다.

 어쩌다 농담이라고 하는 것이 전부 독설이고 웃음이라고 짓는 것이 전부 냉소인 사람.

 지금도 안색까지 창백해진 철무적에게 딴엔 위로라고 하는 것이 이 따위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내가 객사 운운 했지만 그 노인네 내가 알기로 명줄 하난 쇠심줄로 만들어진 노인네요. 다만 나이가 나이니 만큼 갑자기 치매가 돼서 길을 잃고 헤매고 다닐 수는 충분히 있소만, 그런들 어떻겠소? 오늘날 이때까지 주가(主家)에 봉사하느라 고생도 할 만큼 했으니 이제부터라도 다 잊고 헤헤거리고 다니는 것이 남은 여생 더 편하게 보내는 길일 수도 있지 않겠소?”

 여기까진 뭐 들어줄만 했다.

 “이공자(二公子)로서도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는 얘기요. 본래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이 늙은 종복 아니오? 노망까지 난 늙은 종복이라면 쓸모없을 뿐 아니라 귀찮은 짐만 되는 거요. 본인이 알아서 사라져줬다면 고마운 일이 되는 거요.”

 말이 여기에 이르러선 한 마디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난 어떻게든 아복을 찾아내서 좀더 부려먹어야겠거든요.”

 입을 열자 말이 쏟아졌다.

 “노망이 났으면 노망이 난대로 부려먹으면 되겠죠. 뜬금없이 엉뚱한 소리를 해대면 같이 맞장구치면서 웃어주구요. 억지소리를 하면 같이 억지를 쓰면서 싸워주구요. 시도때도 없이 똥오줌 갈겨대면 그 옷 빨고 그 몸 씻기면서 심심하지 않을테구요. 그 유명한 ‘벽에 똥칠’을 감행하고 있으면 나도 같이 하죠 뭐. 나도 일찍 죽지 않으면 언젠가 늙어서 그럴 일이 있을테니까 예행연습 삼아 인분낙서라는 것을 신나게 같이 한 번 해보고,”

 말을 하던 중에도 멈추지 않던 칼질을 어느 사이에 멈춘 손노육이 묘한 빛이 스치는 시선으로 철무적을 쳐다보았다.

 철무적은 더 말을 이으려다 픽 한번 웃어버리는 걸로 이을 말을 대신했다.

 하려면 얼마든지 더 할 말이 있었다.

 거동이 불편하면 그 거동 거들어주면서, 아예 업고 다니면서 운동을 대신하고, 아복의 장기 중의 장기인 재미있는 강호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라서 기억이 섞여 뒤죽박죽의 이야기가 나오면 그 조각맞추기도 만만찮게 재미있을 것이며···

 언젠가 생각해둔 일인 것이다.

 언젠가는 아복에게 보답할 때가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치매따윈 없이 맞이하는 평안한 임종을 지켜주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라도.

 “그런 관계로 나는 기필코 찾아내서 죽을 때까지 부려먹어야 되는 하나 밖에 없는 노복 소식을 다른 집에 더 알아보기 위해서 이만.”

 철무적은 손노육을 향해 꾸벅 고개를 숙여주고 나서 몸을 돌렸다.

 탁!

 갑자기 도마를 내리치는 난폭한 칼소리가 철무적의 걸음을 붙잡았다. 손노육의 무뚝뚝한 음성이 뒤이어 들렸다.

 “내 얘긴 굳이 아복을 찾아서 위험을 함께 겪지 말라는 것이오.”

 그 말이 주는 이상한 느낌에 철무적은 손노육을 돌아보았다.

 손노육이 정육대 상단의 한 고리에서 큼지막한 우육 흉부갈비 한 덩어리를 끌어내리며 계속 말했다.

 “황당한 소문이 연신 돌면서 지금 이공자는 강호 사람들의 표적이 되어 있소. 강호무림의 고수라는 사람들 말이오.”

 철무적은 아예 돌아섰다.

 “표적이 되다니···”

 “모용무쌍에게 도전했다는 소문이야 뭐 이공자의 나이가 워낙 어리니까 하룻강아지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보다 정도로 웃어줄 수 있는 일이었소만, 오늘부터는 정말 황당무계한 소문이 돕디다. 목괴인가 금괴인가 그 둘 다인가 하는 희대의 고수들이,”

 거기까지만 듣고도 철무적은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다.

 하지만 이어지는 손노육의 말은 그 예감을 저만치 더 넘어서는 것이었다.

 “이공자에게 무참히 당하고 도망가버렸다는 것이오.”

 무참히? 도망?

 “이공자가 마치 어린애 다루듯 그 괴물고수들을 다뤘다는데, 검도 쓰지 않고 그냥 맨몸으로 공격을 몇번 받아줬답디다. 그런데 공격한 그 괴물들 쪽에서 오히려 무참히 튕겨져 물러났고, 이공자는 그냥 뚜벅뚜벅 걸어서 그들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는 것이오.”

 “내가요?”

 철무적은 남의 일 묻듯이 물을 수 밖에 없었다.

 손노육도 역시 남의 일 묻듯이 물었다.

 “그리고 뭐랬는지 아시오?”

 “잠깐만···기억 좀 더듬어보구요··· 이걸로 선배 대접은 해드린 것 같습니다, 이제 제 차례입니다, 이랬나···?”

 “아니오. 이공자는 그보다 다섯 배 쯤 더 광오했소.”

 “기왕 광오할 거면 열 배 쯤 더해버리지 왜···”

 “생각 기준에 따라 열 배라고 할 수도 있소. 앞으로 열두번씩의 공격을 더 받아줄테니까 그 후에 당신들은 손목 하나씩을 대가로 남기고 가라, 하나는 쪼개서 젓가락으로 쓰고 하나는 갈아서 숟가락으로 쓰겠다, 라고 하셨소.”

 철무적은 누구 대사인지 훌륭하다고 감탄했다.

 목괴의 손은 절대로 부러지지 않는 젓가락이 될테고 금괴의 손은 소위 금수저가 될테니까.

 “음, 내가 한 말이구나.”

 감탄 끝에 불쑥 뱉아진 중얼거림이었고, 철무적은 이내 다른 것에 생각이 미쳤다.

 “그런데···그 소문이 오늘부터?”

 “그렇소. 오늘 아침부터일 거요. 나는 이공자가 오기 조금 전에 들었소. 아까 이 앞에서 청사방(靑蛇幇) 놈들이 떠들고 있습디다. 강호 밥을 먹는 놈들 쪽부터 퍼진 모양이오.”

 왜 오늘 아침부터일까?

 목괴와 금괴를 만난 것이 이미 나흘 전. 그 동안엔 잠잠하다가 갑자기 오늘 아침부터?

 소문이란 놈이 내가 산장을 떠나기를 그 동안 꾹 참고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걸까?

 철무적의 그 어이없는 생각을 손노육이 다시 깼다.

 “아무튼 그래서 이공자는 지금 강호인들의 표적이 됐소. 내가 이 나이까지 살면서 강호고수라는 자들을 웬만큼 봐와서 아는데, 그들은 소문을 액면 그대로 믿지 않고 호승심이 많은 데다가 관을 보지 않으면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들이 대부분이오. 이공자가 문제의 신주철검 철무적이라는 것을 알아보게 되면 소문을 시험해보려는 자들이 줄을 서게 될 거요.”

 그 때문에 위험을 겪게 된다는 말일 것이다.

 “그때 아복이 함께 있으면 당연히 이공자의 방패로 팔을 걷고 나서게 될 거고. 그 순간에 왕년의 철전복(鐵戰福)이 되어 한 성깔 부리게 될 거요.”

 아복의 원 이름이 바로 철전복이었다.

 철무적의 조부가 거두어 그 검동(劍童)으로 철가에 봉사하기 시작한 사람이다.

 시비가 있고 싸움이 있으면 주인의 명령에 상관없이 튀어나가는 불같은 성질로 강호에도 명성이 꽤 있었다.

 “그 노인네 명줄이 질기다고 한 내 말은 괜히 한 말이 아니오. 어디서든 쉽게 쓰러질 사람이 아니고, 갑자기 사라졌다면 꼭 그래야 될 무슨 이유가 있었을 거요. 그러니 굳이 그 사람 찾아다니지 말고 이공자 자신의 일에나 신경을 쓰라는 얘기요.”

 거기까지 말을 듣다가 철무적은 새삼 손노육의 얼굴을 유심히 쳐다보게 되었다.

 이 사람은 누굴까?

 물론 손노육이다.

 하지만 손노육은 손노육이되 지금의 손노육은 이제까지 철무적이 알고 있던 손노육이 아니었다.

 단순한 도부(屠夫;백정)나 육방 주인 같지가 않았다.

 하는 말 뿐 아니라 도마 위에 놓은 거대한 우육 흉부갈비를 탁탁 자르고 있는 칼질에서도 이상한 느낌이 일어났다.

 그저 고기와 뼈를 자르는 칼질이 아니라 어떤 법칙과 흐름이 있는 것 같은···

 철무적의 의식이 자기도 모르게 그 칼질에 집중되었다.

 문득 눈에 들어오자 그대로 몰입되어 버린 것이다.

 칼은 그다지 빠르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빨랐다.

 그것도 그냥 빠른 것이 아니라 무섭게 빨랐다.

 언뜻 보기엔 빠르지 않았다. 그냥 툭툭 내려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칼이 갈비의 뼈와 뼈 사이로 들어가는 순간엔 무서우리 만큼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었다.

 뼈와 뼈를 분리하고, 그 뼈의 살을 분리해내는 과정이 한 순간에 이루어지고 있었다.

 물론 그 속도와 변화는 보통사람으로선 결코 알아보지 못할 것이었다.

 철무적의 눈에 보인 것은 어쩌면 이 칼의 주인이 본래의 속도를 조금 줄여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철무적은 문득 팔뚝에 소름이 돋아있는 것을 깨달았다.

 깨닫자 그 소름이 삽시에 온몸으로 퍼졌다.

 소름이 끼쳐오는 빠름(快)···!

 언젠가 아복이 했던 말이 의식 위로 불쑥 떠올라왔다.

 

 --그래서 제가 손노육한테 한번 물어본 적이 있지요. 자네 혹시 쾌도육방(快刀肉房)이라고 쓸 걸 쾌자육방으로 잘못 쓴 게 아닌가? 라구요.

 

 --그 위인이 칼 하난 빠르니까요. 보고 있노라면 하루종일 구경을 하고 싶어질 정도로 빠릅니다.

 

 --그런데 그 위인 대답이라고 하는 게··· 나중에 인육(人肉)을 팔게 되면 간판을 그렇게 바꾸지. 그러는 겁니다.

 

 --공자께선 그게 무슨 뜻인지 아시겠습니까? 어쩌다 농담이란 걸 해도 워낙 살벌한 것만 해대는 위인이라 소위 손노육식 농담일 거라고 그냥 넘기긴 했습니다만.

 

 철무적은 아복의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지금이라면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분명한 느낌 하나가 치밀어올랐다.

 

 --이 칼은 인육(人肉)을 자르는, 즉 사람을 베는 칼이다!

 

 아복에게 해줄 대답은 아마 이렇게 될 것이다.

 

 --손노육이란 사람에게 쾌도(快刀)라는 말은 오직 사람을 대상으로 할 때만 쓰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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