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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블랙 스완
작가 : 최극
작품등록일 : 201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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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얼음같이 차갑고, 때론 불같이 뜨거워지는 인간 양면의 극단을 오가는 준혁. 불과 12세에 천애고아가 된 그는 아버지의 절친한 친구의 집에서 구박덩이로 자란다. 준혁은 부모의 죽음에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알게된다. 그리고 원수들의 가족에게 잔혹한 복수를 시작한다. 제주호텔의 말단 메이드인 매려적인 여자 수완. 재기발랄하고 통통튀는 장난꾸러기 그녀지만 마음속에는 오직 준혁뿐! 준혁을 향한 수완의 사랑은 빛이요 구원이 된다.

 
[3화] 넌 내게
작성일 : 17-06-10 00:46     조회 : 496     추천 : 1     분량 : 7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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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나 우리 로이 좀 봐! 봐봐 안드레이!! 로이가 너무 놀라서 샛노랗게 변했다구. 이게 다 저 메이드 때문이야. 감히 어디서 우리 로이를 함부로 만져!!”

 

 

 도마뱀을 두 손에 안고 얼굴을 비비며 소피가 러시아로 준혁에게 마구 떠들어대고 있었다.

 준혁은 팔짱을 낀 채 묵묵히 소피를 지켜보고 있었다.

 

 

 “근데 안드레이. 저 메이드, 혹시 아는 여자야?”

 

 

 소피가 침대에 눕혀진 수완을 가리키며 물었다.

 

 

 “아니, 모르는 여자야.”

 

 

 준혁이 러시아로 짤막하게 답했다.

 순간 자는 척 하고 있던 수완의 눈썹이 움찔한다.

 

 ‘기막혀. 어떻게 날 모른다고 할 수 있어 강준혁! 이 나쁜 자식!“

 

 사실 수완은 아까부터 깨어난 상태였다.

 그리고 실눈을 뜬 채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던 것이다.

 

 

 “근데 어떻게 네 한국이름을 아는 거지?”

 “글쎄. 그 이윤 나도 모르지.”

 “... 훗. 그래? 정말 모른단 말이지?"

 "으흥!"

 "그렇다면... 오 회장이 보낸 스파이인가?”

 “그럴 수도.”

 

 ‘어쭈. 스파이! 이젠 엄한 사람을 졸지에 스파이를 만들어!’

 

 

 “오 회장 벌써부터 양아치 짓을 하는 군. 날 잡아서 손좀 봐줘야겠네. 아참. 보스 도착할 시간이야. 어서 옷부터 갈아입어.”

 “소피. 그냥 이대로 입자.”

 “안 돼. 메이드가 네 품에 쓰러졌잖아. 불길하고 더럽단 말야.”

 

 ‘뭐!! 더럽고 불길해! 아주 웃긴여자야! 내가 이래뵈도 우리 호텔 클린 우수사원 표창받은 사람이거든!!.’

 

 

 “그리고 나도 좀 갈아입어야겠어. 이ㅣ 노란색 맘에 안 들어... 안드레이?”

 “왜?”

 “지퍼 좀 내려.”

 

 

 소피가 등을 돌리자 준혁이 소피의 원피스 지퍼를 내렸다.

 그러자 소피의 원피스가 바닥에 물결처럼 흘러내린다.

 

 소피는 갑자기 휙 뒤돌아 준혁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는 준혁의 목에 두 팔을 감고 고혹적인 눈길로 준혁을 유혹한다.

 실눈으로 슬며시 살피던 수완은 얼른 눈을 감는다.

 

 ‘뭐하는 짓이야 둘이서. 미치겠네 증말.’

 

 

 “안드레이”

 “응.”

 “아직 15분의 여유가 있어. 좀 더 같이 있을까 우리?”

 

 

 뇌쇄적 눈빛의 소피가 준혁의 목을 바싹 끌어기며 미소를 흘린다.

 40대지만 20대 못지 않게 여전히 육감적이며 아름다운 여자다.

 

 준혁은 소피의 입에 깊은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 부드럽게 소피의 팔을 풀었다.

 

 

 “소피. 이러면 아버지가 화내실 거야.”

 “모르게 하면 되지.”

 “나중에.”

 “훗, 늑대같은 애송이. 하긴 그게 너의 매력이지.”

 

 

 소피가 드레스 룸을 열었다.

 그리고 보라색의 실크 드레스를 꺼내 입었다.

 

 

 “로비에서 기다릴게. 보스를 화나게 하면 안되지.”

 

 

 소피가 싱긋 웃으며 밖으로 나갔다.

 

 수완은 다시 실눈을 떴다.

 그리고 주변을 빠르게 살펴본다.

 준혁오빠도 같이 나갔나 그새?

 

 수완이 고개를 돌려 드레스 룸을 보았다.

 왔다갔다 하는 준혁의 그림자가 보인다.

 

 수완은 얼른 자세를 바로 했다.

 잠시 후 상의를 탈의한 준혁이 와이셔츠와 양복상의를 들고 나왔다.

 수완은 다시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런데 갑자기 주변이 조용하다.

 뭔가 불길했다.

 수완은 고민했다.

 

 ‘가만 내가 왜 이러고 있어야 해. 소핀지 소변인지 그 여우는 이미 나갔잖아? 그렇다면 눈을 뜨고 준혁오빠한테 따져봐야지’

 

 순간 침대가 출렁인다.

 뭐야!

 

 어느 새 준혁이 양 손을 짚고 수완을 살펴보고 있다!

 수완은 두 눈을 더욱 꽉 감았다.

 

 침대가 다시 강하게 출렁였다.

 이번에는 준혁이 수완에게 얼굴을 쑥 디밀었다.

 그리고 수완의 가슴을 향해 불쑥 손을 내미는 것이 아닌가!

 

 

 “미쳤어!”

 

 

 수완이 비명을 지르며 힘껏 발길질을 했다.

 그 바람에 나가떨어진 준혁이 벽에 머리를 쾅- 박는다.

 

 

 “이 변태! 강준혁! 뭐하는 짓이야!”

 

 

 준혁은 머리를 감싸 쥔 채 얼굴을 찡그렸다.

 눈앞이 어질어질했다.

 몸을 일으키려던 준혁이 휘청인다.

 

 

 “어! 준혁오빠! 괜찮아?”

 

 

 수완이 얼른 달려와 준혁을 부축했다.

 준혁이 간신히 수완의 팔을 잡고 몸을 일으켰다.

 

 

 “어디 봐 오빠, 얼마나 다친 거야? 어디 봐!”

 “손 치워.”

 “그러지 말고 보자니까.”

 

 

 수완이 호들갑스럽게 준혁의 머리며 얼굴을 만지며 살피는데

 순식간에 준혁이 수완의 손을 탁 쳐낸다.

 

 

 “이 메이드가 미쳤나. 뭐하는 짓이야!”

 “뭐?”

 “그 더러운 손 어디다 함부로 대!”

 “오빠...?”

 “도대체 당신 누구야! 누군데 나한테 아는 척이야!”

 “... 에?”

 “이거 가지고 당장 꺼져.”

 

 

 준혁이 수완의 손에 던지듯 내놓은 것은 목걸이였다.

 그러고 보니 도마뱀을 찾다가 혼절할 때 목에서 풀린 모양이었다.

 그런데 수완은 준혁이 자신의 가슴을 만지려 했다고 오해한 것이었다.

 

 수완이 목걸이와 준혁을 번갈아 보았다.

 준혁의 눈길이 차갑고 싸늘했다.

 

 

 “준혁오빠. 왜 이래? 왜 날 모른 척 해?”

 “이봐! 당신 누군데 내 이름을 알아. 당신 뭐하는 여자야?"

 "뭐??"

 "오 회장이 보냈나? 호텔 조인식 전에 서류를 훔쳐내라고 하던가? 너... 오 회장 여자야?”

 

 

 [딱-]

 

 

 순식간에 수완의 손이 준혁의 뺨을 갈겼다.

 그러고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수완은 붕어처럼 빵빵해진 얼굴로 씩씩댄다.

 다시 손을 들어 준혁의 뺨을 한대 더 갈기려는 순간!

 준혁이 수완의 팔목을 거세게 움켜잡는다.

 

 

 “감히 안드레이 강을 때려! 하는 짓이 오회장의 암캐답군.”

 “강준혁 이 나쁜 놈! 도대체 뭐야! 왜 이래!”

 “당장 내 룸에서 꺼져.”

 

 

 준혁이 매몰차게 수완의 팔을 뿌리쳤다.

 그 바람에 수완이 바닥에 엎어졌다.

 하지만 준혁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수완은 다시 준혁을 올려다봤다.

 분명 자신이 알던 준혁이 아니다!

 

 수완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준혁의 손에 목걸이를 탁 내려놓는다.

 

 

 “좋아 강준혁. 이거 도로 가져가. 어차피 네꺼잖아. 그리고 망할 기억상실증 연기 때려 쳐. 난 믿을 수가 없으니까.”

 

 

 수완은 소리 나게 객실문을 닫고는 나가버렸다.

 

 후-

 

 준혁이 참았던 한숨을 몰아 내쉬었다.

 그리고 수완이 돌려준 목걸이를 본다.

 

 12살의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음악. 아크바트 거리. 새하얀 눈길.

 모스크바 아크바트 거리에서 어머니에게 사드렸던 바로 그 팬던트 목걸이!

 

 준혁이 팬던트를 열었다.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고교시절 준혁과 수완의 수줍은 모습이 담긴 사진이 그 안에 있었다.

 

 준혁은 괴로운 표정으로 팬던트를 소리나게 닫았다.

 그리고 팬던트를 서랍장 속에 휙 던져 넣고 잠갔다.

 

 윤수완. 윤수완. 윤수완!

 러시아에서 주먹과 얼굴이 터지고 매일 뼈가 부러지던 지난 10년 간

 넌 내게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이며 빛이고 구원이었다.

 윤수완. 내가 어떻게 너를 잊겠니...

 하지만 이제 우리는 지워야 한다.

 서로를 지워야 한다 윤수완.

 내가 한국에 온 건 이곳을 지옥으로 만들기 위해서니까.

 

 

 

 * * *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으며 수완은 한숨을 푹푹 내쉰다.

 정말 이 윤수완일 기억 못하는 건 아니겠지.

 아니야 절대 그럴 리가 없어.

 수완이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어떻게 나를 잊어? 내가 부산까지 따라가서 자기 때문에 죽을 뻔 했는데.

 그리고 그때 분명 사랑한다고 말했었잖아.

 하지만, 그건 고등학생 때 얘기지. 벌써 10년이 다 되가는데...

 만약 정말 기억상실증이라면?

 지난 10년간 어디서 무슨 일을 당한 거라면?

 아니지. 당한 사람이 저렇게 졸지에 갑부가 돼서 나타난단 말야?

 우리 호텔 스위트룸을 한 달씩이나 전세 내고?

 그런데 소피... 그 여잔... 준혁오빠의 아내인가?

 

 

 한참 머리를 굴리던 수완의 눈빛이 번뜩였다.

 그거네 그거!

 러시아 가서 돈 많은 아줌마를 잡은 거네!

 딱이네! 그 여자가 바로 그 도마뱀 맘 소피!

 

 

 “윤수완 윤수완 윤수완! 제발 좀 집중!”

 “어! 지배인님! 언제 들어오셨어요?”

 “오 마이 갓. 나 10분 전부터 윤수완씨한테 말하고 있었거든요.”

 “아. 네. 죄송합니다.”

 

 

 수완이 고개를 꾸벅 숙이고 유니폼을 정갈하게 정리해 사물함에 넣었다.

 

 

 “윤수완씨! 지금 뭐하는 거예요?”

 “퇴근하려고요.”

 “어머어머! 내가 좀전에 말했죠. 호텔 체인 조인식에 윤수완씨도 뽑혔다구!”

 “아, 정말요? 제가 오늘 밤 연회에 참석하는 건가요?”

 “연회참석은 무슨! 오버하지 마요 윤수완씨. 서빙을 하는 거야 서빙을!”

 “어쨌든요.”

 “한달 속성으로 러시아어 좀 하더니... 부지배인님이 적극 추천했어요."

 "오선규, 아니, 부지배인님 저를요? 저를 추천했다구요??"

 "그래요. 아무튼 윤수완씨 입이 귀에 걸렸네. 조인식 참석한다니까 방실방실, 그렇게 좋은가?”

 “아뇨, 실은 너무너무 슬픕니다. 지배인님.”

 “왜??”

 “마음같아선 제 대신 다른 사람이 했으면 좋겠어요.”

 “그으래?”

 “그럼요, 동네북처럼 시시각각 꽥꽥대는 지배인님과 무려 4시간이나 떨어져 못보는게 너무~ 너어무.. 가슴 저린거 있죠~”

 “어우 윤수완씨!!”

 

 

 어느새 수완이 탈의실 문을 열고 냅다 도망친다.

 

 

 “당장 거기 안서!”

 “지배인님! 제가 꼬옥 잊지 않고 보드카 한병 챙길게요.”

 “아우.. 아우.. 테이크 잇 이지.. 컴 다운.. 컴다운..”

 

 

 

 * * *

 

 

 

 제주공항 청사 입구의 문이 열렸다.

 그리고 화려한 붉은 색 원피스와 킬힐을 신은 선화가 나왔다.

 

 아까부터 스포츠카를 세운 채 기다리던 총지배인 현호가 가볍게 한 팔을 들어올려 아는 체를 했다.

 그러자 선화가 그 자리에 딱 멈춘다.

 그리고 현호에게 캐리어를 가져가라고 눈짓한다.

 현호는 피식 웃으며 짐을 날라 트렁크에 실었다.

 선화가 조수석 옆에 섰다.

 현호는 다시 피식 웃으며 조수석 문을 열어줬다.

 그러자 선화가 냉큼 올라탄다.

 

 

 “갑자기 뭡니까.”

 “질문 사절. 운전이나 해요.”

 

 

 운전석에 앉은 현호는 차를 출발시켰다.

 선화는 바람에 맞서 모자를 꽉 잡고 있었다.

 

 

 “제주도 바람은 적응이 안 돼. 항상 스타일만 구기게 만들잖아.”

 “갑자기 왜 귀국했어요?”

 “총지배인님. 질문사절이라고 했죠.”

 “하긴 모스크바가 유학이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았겠지. 럭비공 같이 튀기 좋아하는 부잣집 망나니 아가씨가 라흐마니노프가 가당키나 했을까. 매일 음대 교수들에게 욕먹고 따돌림 당하고?”

 “셧업”

 “오선화씨 이제 곧 서른입니다. 어른답게 행동해요 좀”

 “잔소리 사절!”

 “오회장님이 유학실패한 딸을 환영해주겠어요?”

 “야 최현호!"

 

 

 선화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호텔 총지배인 주제에 언간생신 어디! 나한테 딴 맘 품은 거 다 알거든. 호텔 회장님 딸 꼬셔보려고 아버지 구슬리고. 흑심 품은 구린내가 모스크바까지 솔솔 풍기더란 말이지. 내가 오늘 당신한테 연락한 건 짐가방 나르고 방 예약하라고 부른거야. 그러니까 호텔 관리자답게 알아 모시라구.”

 

 

 현호는 또 피식 웃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꽤 쓴 웃음이었다.

 오회장이 호텔 총지배인인 현호를 사윗감으로 낙첨중인 건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오선화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단 한 번도 그 점을 상기한 적이 없는 여자였다.

 

 현호는 불안했다.

 아직 2년이나 더 남은 모스크바 유학에서 급작스레 귀국한 이 여자의 저의가 무엇일까.

 

 오씨 패밀리 일가 대부분은 예측이 되는 인물이었다.

 탐욕스러운 일중독자인 오 회택 회장은 집에서는 권위만 내세우는 이기적인 가장이었다.

 또 그의 아내 소영은 사치와 허영과 도박을 즐겼다.

 사실 오씨 일가중 가장 공략하기 쉬운 여자가 소영이었다.

 비싼 오팔이나 보석을 갖다 바치면 무조건 넘어가니까.

 또 하나는 오선화의 쌍둥이 오빠 오선규.

 그는 현재 총지배인인 자신의 밑에서 부지배인을 맡고 있었다.

 하지만 선규는 직위나 명예나 부에는 관심이 없었다.

 다소 까칠하고 이기적인 성품은 그가 꿈꾸는 예술가적 기질 때문인 듯 싶었다.

 그는 미술이나 사진작가가 되길 원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선화.

 이 여자는 오씨 패밀리 일가 중 가장 종잡을 수 없는 여자였다.

 때문에 항상 사건과 파격을 몰고 다녔다.

 

 ‘오선화가 모스크바에서 귀국한 이유가 있을 텐데. 그게 뭔지 알아내야겠어.’

 

 

 

 * * *

 

 

 

 “대체 여기까지 어떻게 굴러들어온 거야!!”

 “회장님, 진정하십시오. 준혁군 일은 잠시 접어두시고, 오늘 밤 호텔 체인 체결에만 신경을 쓰십시오.”

 “이봐, 서변! 부산에서 굴러먹던 놈이 이제 러시아 최고의 마피아 곁에 있어! 그런데 어떻게 진정을 해! 기억 안나나? 10년 전 빅토르에게 의뢰한걸!"

 "알고 있습니다, 회장님.”

 

 

 오늘 오회택은 도가 넘을 정도로 몹시 불안해보였다. 그럴 수밖에.

 10년 전 죽었다고 생각한 강준혁이 눈앞에 버젓이 나타났으니까.

 더욱 믿을 수 없는 것은 살인을 의뢰했던 청부업자의 오른팔이 되어 나타난 것이다.

 

 10년 전 오회택은 부산을 주름잡던 러시아 마약상들에게 준혁의 청부살인을 의뢰했다.

 그들은 현재 러시아 최고의 법인으로 도약해있었다.

 그들은 러시아의 모든 호텔과 유럽의 수십여개의 호텔을 인수했으며 이제 아시아 호텔과도 조인을 앞두고 있었다.

 그들의 선봉장은 빅토르라는 인물로 러시아 마피아 세계에서는 가장 잔혹하고 무서운 자였다.

 

 

 “어떻게 할까? 빅토르에게 놈의 정체를 밝힐까? 그게 좋지 않겠어?”

 

 

 오회택이 불안한 표정으로 서변호사에게 물었다.

 하지만 서변호사는 고개를 젓는다.

 

 

 “회장님, 10년동안 준혁군이 어떻게 변했는지 우리는 정보가 없습니다. 그건 아주 위험한 도박입니다.”

 “흠..”

 “일단은 계약서에 싸인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회장님. 빅토르와 준혁의 관계는 제가 조사하겠습니다.”

 “하루빨리 조치를 취해. 뭔가 아주 불길해..”

 “걱정 마십시오.”

 

 

 

 * * *

 

 

 

 그랜드볼룸 대연회장은 휘황찬란했다.

 회장인 오 회택과 총지배인 현호는 오늘 밤 조인식을 위해 만발의 준비를 했다.

 연회장 곳곳에는 만개한 해바라기 장식이 그득했고, 보드카와 훈제 연어 등, 러시아 음식들이 즐비했다.

 그들 틈에서 수완은 조인식에 참석한 손님들에게 보드카를 돌리고 있었다.

 하지만 수완의 시선은 번번히 내실 입구로 향한다.

 방금전 그곳으로 준혁이 들어갔다.

 가지색 정장과 넥타이로 한껏 멋을 낸 준혁과 어깨가 깊이 파이고 등이 드러난 보라색 실크 드레스를 입은 소피의 모습이 수완의 머릿속을 아까부터 산란하게 만들고 있다.

 

 잠시 후 내실 문이 활짝 열렸다.

 그리고 재색 모피코트로 무장한 거구의 러시아 노인(빅토르)이 오회장과 호방한 웃음을 나누며 나왔다.

 

 연이어 소피와 준혁이, 그리고 오선규와 총지배인 최현호가 나왔다.

 조인식이 성황리에 성사된 모양이었다.

 오회장이 악사들을 향해 손짓을 하자 경쾌한 러시아 음악이 연주되기 시작했다.

 

 러시아 보스 빅토르는 만찬장을 돌며 마음껏 음식을 먹고 떠들기 시작했다.

 그의 뒤를 충직한 개처럼 소피와 준혁이 뒤따르고 있었다.

 

 수완은 서빙을 하는 와중에도 간간히 준혁을 힐끔거린다.

 하지만 준혁은 수완의 시선을 느끼면서도 철저히 무시하고 있었다.

 

 

 “아니 너! 도대체 여기엔 어떻게 온 거야!”

 

 

 만찬장에 소영과 함께 나타난 선화를 보고 회택이 깜짝 놀라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빠 보고 싶어서 잠시 날아왔어요. 화 내지 마세요.”

 

 

 선화가 애교를 부리며 회택의 팔에 쪼르르 매달렸다.

 회택이 끙 한숨을 내쉬다가 빅토르 쪽으로 달려갔다.

 

 이제 만찬장의 메인 요리인 바비큐가 등장했다.

 총주방장이 직접 커트를 하려는데 보스 빅토르가 만류한다.

 그리고는 준혁에게 오라는 손짓을 한다.

 빅토르는 러시아로 크게 말했다.

 

 

 “이 녀석은 까레스키지만 내 양아들입니다. 우리 빅토르파의 진정한 패밀리죠.”

 

 ‘빅토르의 양아들!

 

 오회택의 얼굴이 사색이 된다.

 그리고 서변호사를 보며 긴장된 시선을 날렸다.

 

 

 “자, 이 칼을 받아라 아들아. 그리고 내 아들로써 네가 커팅을 해라”

 “알겠습니다, 아버지.”

 

 

 준혁이 익숙한 듯 매끄럽게 커팅을 했다.

 그리고 하나둘씩 다가오는 손님들에게 바비큐를 일일이 나눠주기 시작했다.

 준혁의 세련된 매너와 여유로운 웃음이 뭇 여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사이.

 

 보스 빅토르는 회택에게 직접 고기를 나눠주며 물었다.

 

 

 “어떻습니까, 오회장? 조인내용은 만족스러우십니까?”

 “예.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회택은 땀을 닦으며 얼른 답했다.

 

 

 “러시아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함께 쓰는 우물에 함부로 침뱉지 말라.”

 “아... 예.”

 “우물이 오염되지 않도록 우리쪽에서 파견이사가 나가야겠지요?”

 “그러믄요. 방금전 사인한 조인각서에 있는 내용입니다, 그래 소피를 보낼 생각이시지요?”

 “노노오... 바로 내 양아들, 강준혁이 파견이사가 될 겁니다.”

 

 

 

 3화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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