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작가연재 > 로맨스
블랙 스완
작가 : 최극
작품등록일 : 2017.6.9
블랙 스완 더보기

네이버시리즈
https://nstore.naver.com/novel...
>
조아라
http://www.joara.com/premium_n...
>
리디북스
https://ridibooks.com/v2/Detai...
>
카카오
https://page.kakao
>

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때론 얼음같이 차갑고, 때론 불같이 뜨거워지는 인간 양면의 극단을 오가는 준혁. 불과 12세에 천애고아가 된 그는 아버지의 절친한 친구의 집에서 구박덩이로 자란다. 준혁은 부모의 죽음에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알게된다. 그리고 원수들의 가족에게 잔혹한 복수를 시작한다. 제주호텔의 말단 메이드인 매려적인 여자 수완. 재기발랄하고 통통튀는 장난꾸러기 그녀지만 마음속에는 오직 준혁뿐! 준혁을 향한 수완의 사랑은 빛이요 구원이 된다.

 
[2화] VVIP가 납신다.
작성일 : 17-06-09 00:15     조회 : 513     추천 : 1     분량 : 775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스위트 객실에 들어선 수완은 객실 창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더없이 맑은 10월의 제주도 하늘!

 이야~~ 파란 쪽빛 바다~~ 도대체 얼마만에 보는 청명하고 맑은 날씨인가!

 

 어제까지만 해도 광폭한 비바람이 제주도에 몰아쳤다.

 그로 인해 비행기 결항이 속출하고 여객선도 모두 발이 끊겼다.

 그 바람에 오늘 호텔에서 열릴 모스크바 VVIP 환영식이 취소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분분했었다.

 하지만 웬걸~ 지금 제주도는 환상적이다!

 비바람은 거짓말처럼 잦아들었고 하늘은 더할 나위 없이 짙푸르고 햇살은 눈이 부시게 상큼한 날이다!

 그렇지! 이게 제주도의 매력 아니겠어? 반나절만에 휙휙 바뀌는 이중적이고 역설적인 매력덩어리!

 모두들 제주도~~ 제주도~~ 하는 이유가 있쥐!

 마치 나 윤수완의 마력에 담뿍 빠지듯이 말이야. 호호홋!

 

 수완은 힘차게 침대보를 쫙 펼쳤다.

 막 세탁한 새하얀 침대보가 공중에서 하얗게 나풀댄다.

 

 새 침대보는 언제나 수완의 기분을 설레게 만든다.

 적당한 사이프러스 꽃향과 순백의 보송보송함.

 

 “음. 아주~~ 좋아! 오늘 스위트 객실에 머물 vvip의 밤은 이 윤수완이 다 책임져 주겠어. 쯔드라스뜨부이쩨~”

 

 메이드 차림의 수완은 이어폰을 귀에 꽂고 주머니에 들어있는 MP3를 눌렀다.

 오늘 모실 VVIP 손님은 세련되고 우아한 러시아의 사업가 커플이라고 들었다.

 

 한 달 전.

 급작스레 모스크바 환영팀에 뽑힌 수완은 계속 노어를 연습하며 만발의 준비를 갖춰왔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제 간단한 러시아어 문장은 제법 잘 구사하고 능숙하게 알아들을 수 있게 되었다.

 

 “도브로에 우뜨라~”

 

 수완은 MP3에서 들리는 노어를 계속 따라하며 청소카트를 밀고 바닥을 말끔히 청소했다.

 

 

 “아참! 또 잊을 뻔 했네.”

 

 

 수완은 카트에서 방향제를 꺼내 공중에 칙칙 뿌렸다.

 호텔객실은 모두 향기로워야 한다는 게 제주B호텔의 철칙이었다.

 이 때문에 B호텔은 꽃향기가 나는 호텔로 외국 손님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었다.

 오회택 일가족이 탐욕스러운 돈벌레 집단이긴 했지만 호텔사업의 전략기획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획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오케이! 굳 잡!!”

 

 드디어 스위트 룸 객실청소 완료!

 수완은 손을 탁탁 털고 다시 카트를 밀기 시작했다.

 

 

 “이거 왜 이래, 왜 안 밀리지? 우이씨”

 

 

 수완이 다시 힘차게 카트를 밀어보는데

 그 순간!

 

 [퍽. 파바박!]

 

 “뭐야!!!”

 

 

 놀란 수완이 얼른 허리를 굽혀 카트 밑을 살펴본다.

 맙소사! 아까 꽂아두었던 청소기 전선에서 전기 스파크가 일고 있었다.

 청소를 끝마치고 카트기 전선을 잘 말아서 정리하는 것을 그만 깜박한 것이다.

 

 불나면 안 되는데!!!

 

 수완이 얼른 몸을 날려 전선줄을 확 잡아챘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전선줄이 훅 뽑혀버린다.

 그 바람에 수완의 몸이 반동으로 뒤로 젖혀지고, 넘어지지 않으려던 수완이 팔을 휭휭 돌리자 그만 탁자위의 꽃병을 친다.

 

 [파삭-]

 

 

 바닥에 떨어진 꽃병이 순식간에 눈앞에서 박살났다.

 뒤로 넘어지기 직전 허리가 꺾인 수완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런데 바닥에 닿은 등이 뭔가 따숩고 야들야들했다.

 수완은 슬며시 실눈을 떴다.

 

 

 “부지배인님!!!”

 

 

 오선규다. 어느 새 나타난 그가 수완의 뒤를 안아 주고 있었다!

 수완은 선규의 몸을 밀어내고 발딱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빳빳한 목각인형처럼 경직된 채 선규를 올려다본다.

 

 ‘왜 하필 오선규야. 내가 미쳐!’

 

 

 “뭐야 그 반응은?"

 “네? 뭐, 뭐가요??”

 “윤수완씨는 나한테 뭐 할 말이 없습니까?”

 “무슨... 말이요?”

 “방금 대자로 뒤로 넘어갈 뻔 한 걸, 바로 내가 구해줬는데?”

 

 

 선규는 수완에게 얼굴을 디밀고 빤히 쳐다보았다.

 고급 은테안경을 두른 말끔하고 휘청 큰 선규의 얼굴이 코앞에 다가오자 수완은 콧등을 찡그린다.

 아우 찐하다 찐해. 도대체 애프터 세이브는 뭘 쓰는 거야!

 

 선규는 계속 수완을 빤히 본다.

 하지만 수완은 고개를 돌리며 딴청을 피운다.

 

 ‘그래서 뭐 고맙다고 인사 받고 싶다 이거야? 오선규, 그런다고 내가 고맙다고 해줄 것 같아? 절대로 안 해. 니들 남매에게 당한 세월이 얼만데. 입에 자물쇠를 달고 말지. 못해 난.’

 

 “입에 자물쇠가 달렸나. 아니면 본래 이렇게 뻔뻔한 메이드였나. 하긴 우리 집 마굿간에 살 때도 뻔뻔하긴 했지.”

 “야! 오선(웁) 아니 오 부지배인님!! 제가 뭘 어쨌다고 뻔뻔하다고 하십니까. 뻔뻔한 건 오히려 부지배인님 아니십니까? 이렇게 청순하고 야리했던 저를 그 어린 소녀를!! 학교에서 놀려, 집에서 진종일 괴롭혀. 기억 안나십니까. 솔직히 말해서 부지배인님과 여동생한테 당한 세월 생각하면 치가 떨립니다, 아마 그 마음은 일평생 변하지 않을 겁니다.”

 

 

 수완이 폭포수 터지듯 선규의 과거를 들먹이며 공격했다.

 그런데 다른 때 같으면 신랄하게 욕을 하던 선규는 잠시 가만히 서있는다.

 

 

 “... 그런가.”

 

 

 게다가 갑자기 선규의 표정이 암울해진다.

 

 ‘뭐야 저 표정은. 당연한 거 아냐. 일라이자 남매처럼 어린 나를 들들 볶아대고 못되게 굴어놓고선 어쩜 하나도 기억 못하는 척 하네? 완전 뻔뻔 대마왕 싸가지.’

 

 

 “뭐합니까 윤수완씨.”

 “에?”

 “깨진 화병 당장 치우고! 방 다시 정리해요! 그리고 스위트 객실 어지럽힌 것 객실지배인에게 바로 보고조치 할 겁니다. 또 꽃병 값은 윤수완씨 다음 월급에서 차감할 겁니다. 뭐 한달 치 월급으로 감당이 될라나 모르겠지만.”

 

 

 수완의 얼굴이 썩은 감귤처럼 일그러졌다.

 오선규! 오선규! 그래 그렇지! 나한테 엿먹일 기회만 엿보는 나쁜 인간!

 아우! 하필 왜 스위트룸에 나타난 거야!

 

 

 선규는 수완에게 썩은 미소를 날리며 손을 흔들고 나갔다.

 수완은 입바람으로 머리카락을 훅 불어날린다.

 

 

 " 아 놔! 이번 달 월급을 또 날려먹었네. 그래, 오선규, 내 인생에 졸졸 따라다니면서 얼마든지 날 괴롭혀봐. 내가 반드시 본때를 보여줄 꺼야!"

 

 

 

 * * *

 

 

 “윤수완! 윤수완! 윤수완!!”

 

 

 객실지배인 한꽃님이 수완을 향해 분노의 입김을 날린다.

 수완 덕분에 객실메이드 전원이 고개를 숙인 채 벌을 받는 중이었다.

 

 

 “도대체 기본이 안 돼 있습니다, 기본이! 셀프 퍼지션!! 돈 블로우!! 키프 인 마인드!! 유노우? 오케이? 나 매우 엘레강스하게 살고 싶어. 알겠습니까?”

 “네에! 알겠습니다, 지배인님!”

 “그 이어폰 꽂지 말라고 했죠!”

 

 

 놀란 수완이 얼른 이어폰을 뺐다.

 

 

 “내가 윤수완씨 때문에 나날이 느는 게 주름이요 달달이 느는 게 한숨이요...”

 “무슨 일입니까, 한지배인님?”

 “오모! 총지배인님 오셨습니까. 돈 프라블럼. 아무 문제없습니다, 지배인님.”

 

 

 총지배인 최현호는 도열해 있는 메이드들을 훑어보더니 손목시계를 톡톡 쳤다.

 

 “한 지배인님, 객실 셋팅은 완료됐습니까?”

 “그럼요, 당근.. 아니, 당연하죠.”

 “VVIP가 10분 뒤 도착한답니다. 입구에서 대기하죠.”

 “네네.”

 

 

 활짝 웃으며 현호를 따라가던 꽃님이 휙 뒤돌아 수완에게 다시 말했다.

 

 

 “머릿수건, 똑바로!”

 “네!!”

 

 

 수완이 얼른 머릿수건을 고쳐 쓴다.

 

 

 “그리고 윤수완씨! 오늘 밤까지 빈 패키지 룸 욕실 청소해요!”

 “에? 저혼자 전부 다요?”

 “당근이지!”

 

 

 한꽃님 지배인. 40대 노처녀에 술만 취하면 푼수기질이 넘치고 넘쳐 꼴불견이 되는 여자.

 이상하게 수완만 보면 날을 세우고 못잡아 먹어 안달을 냈다.

 

 수완은 객실 벽에 머리를 콩콩 박으며 자책하고 있었다.

 

 “내가 미쳤지. 그놈의 노어를 한 달 동안 뭐하러 연습 한 거야 도대체!”

 

 수완은 종일 빈 패키지 룸을 청소하고 있었다.

 대연회장에서는 어느 새 VVIP 환영 연회가 한참이었다.

 하지만 수완은 얼씬도 하지 못했다.

 

 ‘하... 한 달 동안 입술이 부르트도록 연습했는데... 이게 뭐야’

 

 벌써 7번째 객실을 청소중인 수완은 완전히 녹초가 되었다.

 중국관광객들이 휩쓸고 간 패키지 룸은 쓰레기가 산더미였다.

 어쩌다가 천혜관광자원을 자랑했던 내 아름다운 고향 제주도가 이렇게 쓰레기 더미가 되가는지 원.

 

 요즘 수완은 패키지 객실을 청소할 때마다 넘쳐나는 쓰레기에 한숨과 걱정이 일었다.

 아무리 남의 땅에 관광을 왔다고 하지만 중국관광객들의 무례함은 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메이드들은 중국관광객이 다녀간 객실 청소를 가장 꺼려했다.

 

 수완은 여덟 번 째 패키지 객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쓰레기통을 치우고 바닥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바닥청소는 손님들이 쓴 타월을 이용해 물기 하나 없이 깨끗하게 정리해야 한다.

 메이드 일 중에서 가장 고되고 힘든 일이었다.

 

 그런데 수완이 타월을 집어 허리를 굽히려는 순간, 누군가 부드럽게 타월을 낚아챈다.

 선배 태현이었다.

 태현은 수완에게 뺏어든 헌 타월로 욕실을 박박 닦기 시작했다.

 

 

 “저, 선배님. 매번 이러시면 제가 무척 곤란합니다. 이건 제가 할 일이거든요.”

 “제가 바로 직속선배잖아요. 연대책임이죠.”

 

 

 태현은 고개를 숙인 채 묵묵히 말했다.

 다소 창백하게 보이는 누런 피부에 키만 멀대 같이 큰 태현.

 그는 항상 수완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버릇이 있었다.

 수완은 팔짱을 낀 채 태현이 청소하는 모습을 잠시 보았다.

 

 

 “그렇다면, 선배님 도움을 즐거이 받아들이겠습니다. 대신 다음번에 선배님 담당청소는 제가 도울게요."

 "예"

 "그럼 선배님, 여기 마무리하세요. 전 옆의 룸 마무리할께요.”

 “그래요.”

 

 

 수완이 태현을 두고 나간 사이.

 태현은 비로소 고개를 들고 수완의 뒷모습을 살짝 본다.

 수완을 보는 태현의 눈빛은 늘 조심스럽고 신중했다.

 그리고 동시에 찬탄과 경외, 동경의 눈빛도 보인다.

 

 당차고 기죽지 않는 수완.

 수완의 그런 모습은 수줍음 많고 내성적인 태현이 도저히 가질 수 없는 상상하지도 못하는 모습이었다.

 사실 태현은 그런 수완을 반 년 동안 짝사랑해왔다.

 하지만 도저히 마음을 표현할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이렇게 수완의 주변을 맴돌기만 했다.

 그래도 태현은 행복했다.

 직속선배라는 이유로 수완의 옆에 가장 가까이 있을 수 있으니까.

 장담하는 데 수완의 옆에 이렇게 가까이 있는 남자는 최근에는 자신밖에 없었다.

 

 [윤수완! 윤수완! 윤수완!]

 

 객실지배인 꽃님이 아까부터 복도를 돌아다니며 애타게 수완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패키지 룸을 청소중인 수완은 바닥을 벅벅 닦으며 꽃님의 호출을 못 들은 척 했다.

 치. 자기가 아쉬울 때만 날 부르면서. 또 뭔일이래?

 

 

 “오모 여기 있었구나 우리 수완 메이드님.”

 

 ‘저럴 줄 알았어. 또또 나한테 아쉬운 소리 하려나보네.. 당직 바꿔달라고 하기만 해봐 절대 안 들어준다 이번에는’

 

 “운수완 메이드님, 빈 패키지 청소는 이제 고만 스탑 하세요.”

 “안 돼죠. 오늘 밤까지 다 해놓으라고 지배인님이 명령 하셨잖아요.”

 “폴 겟 잇. 내가 알아서 다 정리할 테니까 그대는 당장 스위트 객실로 가봐.”

 “왜요?”

 “스위트 객실 러시아 손님이 한국말을 못하셔. 남편이신 안드뤠이 강~ 님께서 외출하셔서 통역이 필요해. 뭐라고 쌸라쌸라 하는데 통 못 알아듣겠어.

 “이거 다 마무리하고 가겠습니다.”

 “윤수완! 저스트 나우 고!!”

 

 

 수완은 카트에 걸레를 챙겨 최대한 꾸물거리며 정리를 했다.

 느려터진 수완의 행동에 꽃님의 입술을 부들부들 떨린다.

 수완이 이제 보란듯이 방향제를 칙칙 뿌리며 더 시간을 끈다.

 그러자 순식간에 꽃님의 눈꼬리가 산처럼 올라갔다.

 저것은 폭발직전이라는 신호!

 그제야 수완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지금 당장 올라가보겠습니다, 지배인님!”

 

 

 

 * * *

 

 

 

 VVIP스위트 룸 객실 문이 열렸다.

 수완이 공손하게 메이드 인사를 하고 안으로 들어섰다.

 문을 열어준 이는 금발머리에 육감적인 몸매를 가진 러시아 여자였다.

 나이는 대략 40세 전후.

 노란색 실크 원피스에 핑크색의 붉은 힐, 눈부시게 육감적인 여자다.

 하지만 눈매가 몹시 사납고 묘했다. 그녀는 초조한 듯 성이 잔뜩 나 있었다.

 

 

 “마굴리야로크이쯔바로스키?”

 

 

 그녀가 러시아어를 할 줄 아냐고 수완에게 물었다.

 수완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뭐가 필요한지 물었다.

 그러자 그녀가 속사포처럼 문장을 내뱉기 시작했다.

 순간 당황한 수완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아이 참. 도대체 뭐라는 거야. 찾아? 뭘 찾아? 없어졌다고? 뭐가? 야시레짜?’

 

 

 “야시레짜?”

 

 

 수완이 말하자 여자가 고개를 마구 끄덕인다.

 그제야 수완의 얼굴이 환해졌다.

 여자는 지금 케이지에 담아온 애완용 도마뱀이 없어졌다고 말하고 있었다.

 

 “쓰와또이? 황금 도마뱀?”

 

 

 여자는 자신의 도마뱀이 가격을 매길 수 없는 엄청 비싼 도마뱀이라며 흥분해서 마구 떠들어댔다.

 수완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신이 찾아보겠노라고 말하고 여자를 안심시켰다.

 수완은 주머니에서 무전기를 꺼냈다.

 

 

 “아. 아. 한 지배인님 응답 하세요 오바.”

 “어. 나야! 그래 그 소피가 뭐래?”

 “소피요?”

 “어, 그 여자 이름이 소피래. 그래 뭐 때문에 그렇게 난리를 치는 거래?”

 “그게요, 소피 손님께서 모스크바에서 가져온 애완용 황금 도마뱀을 객실에서 잃어버리셨대요. 연회파티에서 돌아와 보니 케이지가 비어있고 도마뱀이 안 보인답니다.”

 “도마뱀? 으억!”

 “사이즈는 엄지손가락만 하다네요.”

 “오 마이 갓뜨!! 아니 그럼 그 엄지손가락만한 도마뱀이 지금 우리 호텔을 활보하고 다닌단 말야?”

 “아마도요."

 "그 소핀지 머핀지 그 여자 머리가 돈 거 아니야!! 어떻게 객실에 도마뱀을 가져와! 아우 소름끼쳐 끔찍해! 오마이 가뜨!!"

 "지배인님?? 오버하지 마시구요."

 "윤수완! 내가 지금 오버 안하게 생겼어! 갑자기 천장에서 뚝 떨어지면 어떡하냐구!!"

 "네네. 진정하시구요. 우선 제가 스위트 객실부터 뒤져볼게요. 한지배인님이 메이드 분들과 함께 각 객실과 복도를 점검해보셔야 할 것 같아요.”

 “아으 내가 미쳐 알았다! 오바!”

 

 

 수완은 다시 무전기를 끄고 소피에게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스위트룸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소피가 고개를 끄덕인다.

 

 수완은 폰을 꺼내 도마뱀에 대한 검색을 했다.

 나무가 우거진 곳이나 콘크리트 틈새를 찾아봐야 하는군.

 가만 있어보자.

 수완은 탐정처럼 허리를 굽히고 화병들을 조심스레 살피기 시작했다.

 

 소파에 앉은 소피는 편안한 자세로 수완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뽀얀 얼굴에 늘씬한 미인이다.

 게다가 피부는 잡티하나 없이 매끄러웠다.

 단순한 호텔 메이드를 하기에는 대단한 절색이었다.

 그리고 러시아 수준도 상당했다.

 사실 소피는 한국말을 하지는 못했지만 알아들을 수는 있었다.

 그건 모두 안드레이 덕분이었다.

 

 러시아의 국화인 해바라기가 소담스레 담긴 화병들 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수완은 이제 욕실로 향했다.

 어제 밤 스위트 욕실에 대형 개운죽 화분을 갖다 놓았다.

 청량한 제주도의 느낌을 자연친화적으로 살리기 위해서였다.

 

 수완은 무릎을 꿇고 개운죽 화분을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개운죽 틈새에 몸을 숨기고 자신을 보호하고 있는 도마뱀을 발견했다!

 아주 쪼그맣고 귀여운 녀석이다.

 

 “요녀석! 너 거기 숨어 있었구나.”

 

 

 수완이 조심스레 손가락을 내밀었다.

 그러자 도마뱀은 얼른 더 몸을 숨기고 꼬리를 들어올린다.

 

 

 “아유 귀여워라. 걱정하지 마 아가. 난 널 구워먹지 않아. 오모, 쏘오리. 실수~~! 해치지 않을게. 그러니까 안심하고, 이 이쁜 누나한테 오렴. 어여여~~자 어서 나와. 옳지~~”

 

 

 수완이 도마뱀의 머리를 살살 만지며 구슬렸다.

 그러자 도마뱀이 수완을 힐끗 돌아본다.

 

 

 “볼수록 완소도마뱀이네. 너 완전 잘생겼어! 그래도 뭐 세계 제일은 아니다. 나한테 세계 제일은... 아무튼 넌 아니다.”

 

 

 [여기서 뭐하는 거지.]

 

 

 수완이 놀라 얼른 몸을 일으키고 허리를 숙였다.

 고급양복을 입은 신사의 구두 발이 눈에 들어온다.

 

 

 “아, 네. 저는 객실담당 윤수완입니다.”

 “그래서?”

 “아내분이 도마뱀을 찾고 계셔서요 제가 도와드리려고”

 “아내?”

 

 

 수완이 갑자기 귀를 쫑긋 세웠다.

 귀에 익은 목소리!

 수완의 심장이 발랑발랑 거린다.

 당장이라도 앞으로 고꾸라질 것 같다.

 어지럽다.

 그리고 미치게 설렌다.

 정말 정말.... 정말?

 

 수완이 고개를 휙 들었다.

 

 

 “준혁오빠!”

 

 

 준혁이다!

 고급양복으로 무장했지만 갈색 피부에 강렬한 야성의 눈빛을 가졌던 준혁!

 윤수완에게 있어서는 세계에서 제일 잘생긴 그 남자 강준혁!

 

 수완의 머리가 혼란스럽다. 아니 너무 어지럽다.

 도대체 강준혁이 여기 어떻게 와있지! 부산에서 죽었다던 강준혁이 어떻게!

 

 수완은 그대로 준혁의 품에 쓰러져 혼절하고 말았다.

 

 

 2화 끝 -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카카오, 네이버, 리디북스에서 만나요 2018 / 10 / 6 954 0 -
공지 드디어 출간 되었어요! 2018 / 8 / 10 901 0 -
공지 출간 될 예정입니다.^^ 2018 / 6 / 15 944 0 -
5 [4화] 스노우 볼 2017 / 6 / 11 572 1 8093   
4 [3화] 넌 내게 2017 / 6 / 10 504 1 7663   
3 [2화] VVIP가 납신다. 2017 / 6 / 9 514 1 7758   
2 [1화] 사랑이 떠나가네 2017 / 6 / 9 537 2 8413   
1 [프롤로그] 비련의 모스크바와 12살의 소공… (3) 2017 / 6 / 9 879 2 10770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청동거울의 비밀
최극
탐정신부
최극
풀어주세요
최극
봄과 늑대
최극
49일
최극
당신은 왜 품절
최극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