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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루시드 CUPIDO
작가 : 과자남
작품등록일 : 2017.6.6

어느날 복권에 당청된 정현. 그의 눈앞에 그가 한 눈에 반해버린 여자가 나타났다.
그녀를 사로잡기위해 당청금을 쏫아붇지만 그녀의 반응은 냉담.
속을 앓던 그의 눈앞에 큐피드(?)가 나타나 제안을 하는데.

 
2. 그녀는 XXX를 살 돈이 없다?!
작성일 : 17-06-08 13:09     조회 : 337     추천 : 0     분량 : 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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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며칠 안에 꼭 돌려드릴 테니까, 5천원만 빌려 주세요"

 

 나는 그녀가 어째서인지 우물쭈물 말을 흐리는것 같아서 이유를 물었다.

 

 "왜? 무슨 일 있어?"

 

 그러자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띄엄띄엄 입을 열었다.

 

 "새..생리가 시작됐는데...생리대 ..없어서...에헤헤..."

 

 나는 순간 나 자신을 후려 패주고 싶었다. 애초에 남자한테 이런 애기를 해도 되는 것인가? 약간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일단 나는 5천원권이 없다는 핑계로 만원을 손에 쥐어주었다. 그렇게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고 말하며 도망치듯 나왔다. 저녁 8시 쯤,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니 그녀가 우리 집에 왔다.

 "나머지는 며칠 안에 꼭 갚겠습니다. 그리고 저희 할머니나 어머니에겐 비밀로 해주세요."

 그녀는 거스름돈 5천원을 돌려주었다. 나는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 말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굳은 얼굴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어머니나 할머니에겐 비밀로 해달라는 말을 들었지만 아무래도 그녀의 어머니는 어느 정도 눈치를 챈 모양이었다.

 다음날, 컨디션이 괜찮았던지 혼자 쓰레기 봉지를 들고 나온 그녀의 어머니를 만났다.

 

 "...신세를 졌네요. 정말 미안합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몇번이나 몇번이나 고개를 숙였다. 나 같은 어린 녀석한테..

 

 "저도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받았는 걸요. 미안해하지 마세요."

 

 그녀의 어머니는 내 말에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며

 

 "딸이랑 놀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게요"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중 교복 차림의 그녀가 가방을 들고 나왔다. 그녀는 나를 보며 활짝 웃었다.

 

 "안녕하세요!"

 

 평소처럼 활발하고 건강해보이는 그녀. 어제의 굳은 얼굴은 거짓말 같았다.

 

 "오늘은 빨리 나가네?"

 

 "오늘 당번이거든요"

 

 짧은 대화를 나눈 후 그녀를 배웅했다. 옆에서 그녀의 어머니가 말했다.

 

 "..저 아이 요즘 웃는 얼굴을 자주 보이게 됐어요"

 

 그녀의 어머니는 다시금 나한테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정말 기쁜듯이 말했다. 예전에는 어제처럼 굳은 얼굴이었을까..

 방과후 집에 돌아오니 그녀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나머지 거스름돈 5천원을 나에게 건네며 말했다.

 

 "에헤헤, 그때는 정말 고마웠어요"

 

 그녀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웃었다. 이 날 이후 우리는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게 되었다.

 

 "학교에서 친구는 많이 사귀었어?"

 

 "에헤헤... 그게, 친한 애가 별로 없어요"

 

 내 조심성 없는 질문에 그녀는 별 것 아닌 것처럼 말했다. 그럼에도 나는 실수했다는 생각에 가슴 한구석이 쓰렸다. 그녀가 지금 사는 곳에 이사온 것은 초등학교 6학년 여름 때, 반 애들이랑 친해 지기도 전에 중학생이 되었다. 중학교를 다니던 중 학기 초 어머니의 건강이 나빠지는 바람에 한동안 학교를 쉬게 되었다. 그렇게 친구를 사귈 타이밍을 완전히 벗어나는 바람에 반에서 고립되었다고 한다. 그 말에 나는 한층 더 가슴이 찢어졌다. 아마 보잘것없는 나한테 이렇게 친근하게 구는 것도 학교에 친구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학교가 끝나면 바로 집으로 돌아와 집안 일을 했다. 그리고 조금 한가해지면 우리 집에 왔다. 나는 책이라면 장르를 따지지 않고 읽는 버릇이 있었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로 번 돈의 일부로 책을 자주 샀다. 그녀는 내가 가진 책 중 특히 소설책을 자주 읽었다. 빌려 줄 테니까 집에 가져가서 여유 있게 읽어도 된다고 말했지만, 그녀는 책을 더럽힐 수도 있다면서 굳이 내방에서 책을 읽었다. 음료수나 과자를 주려고 해도, 캔음료나 커다란 봉지 과자는 사양하곤 했다. 음료수는 뚜껑을 연 것, 과자는 이미 개봉된 것만 먹었다. 그마저도 네가 안 먹으면 버릴 수 밖에 없다면서 억지로 먹인 것이다. 그리고 나서 과자나 음료수를 먹은 이야기를 할머니나 어머니한테 꼭 보고 하기 때문에 다음에 그 분들을 뵐 때마다 인사를 듣곤 했다. 답례로 그녀의 어머니한테 음식을 대접받기도 했다. 그녀의 어머니가 해준 된장찌개는 정말 맛있었다. 뭔가 특별한 비법 재료라도 쓴 건가 싶어서 물어봤지만 특별한 재료는 없었다. 집에서 한번 만들어 봤지만, 어떻게도 그 맛을 재현하지 못했다. 그걸 그녀의 어머니한테 말하니

 

 "그러면 내가 만들어줄 테니 우리 집에 와서 먹고 가렴"

 

 미안하다고 생각했지만 워낙 맛있어서 몇 번이나 신세를 지곤 했다.

 나는 그녀의 어머니가 조금 건강해 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나랑 그녀가 각각 학교에 가 있는 동안 그녀의 어머니가 쓰러졌다. 내 연락처를 기억하고 있던 할머니가 나한테 연락을 준 덕분에 바로 병원으로 향할 수 있었다. 할머니는 머리 속이 새하얗게 변해 허둥지둥 대는 바람에 구급차를 부르는 게 늦었다면서 울면서 미안하다고 그녀와 그녀의 어머니에게 사과를 반복했다.

 다발성 장기 부전

 환자 상태가 이렇게 될 때까지 분명 징후가 있었을 텐데 왜 방치했느냐 의사가 그렇게 소리쳤다.

 

 "..죄송합니다"

 

 조용한 목소리로 사죄하는 그녀를 보고 있자니 나는 결국 아무 말고 할 수 없었다. 의사는 바로 입원시키고 집중 치료실에 들어가야 된다고 말했다. 나는 머릿속이 엉망진창 뒤섞여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도저히 내 손으론 감당이 되질 않아서 우리 아버지한테 전화를 했다.

 

 "지금 당장 가마"

 

 사정을 들은 아버지는 딱 한마디만 하고 바로 달려와줬다. 아버지는 평일인데도 조퇴를 해서 1시간 만에 병원에 도착했다. 아버지랑 그녀의 어머니는 내가 아파트에 입주할 때 인사만 나눈 사이였다.

 

 "네가 그간 신세를 진 분이다. 그럼 나도 신세를 진 거나 마찬가지야."

 

 아버지는 아직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녀의 어머니랑 대화를 나눈 뒤, 굳은 표정으로 병실을 나섰다. 할머니가 이래 저래 한계인 상황인지라 아버지가 집에 바래다 주기로 했다. 나는 그녀와 함께 병원에 남기로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지만, 적어도 그녀를 혼자 둘 순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어머니는 약기운 때문인지 금새 잠들었다. 우리 둘은 침대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그녀가 가만히 어머니의 얼굴을 들여다 보는 사이 나는 필사적으로 울고 싶은 걸 참았다. 그녀가 울지 않는데 내가 우는 건 이상하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든 참아낼 수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입원하고 3일 뒤 죽었다. 마치 잠들 듯이 고요하게 항년 34세. 나이를 알고 나서 깜짝 놀랐다. 그렇게나 젊었던 걸까. 도저히 납득이 되질 않았다. 장례식 준비나 관공서에 제출할 서류 준비 같은 걸 해야 되지만 할머니는 아직도 혼란에 빠져 있었고, 나와 그녀는 그런 걸 헤아릴 여유가 없었다. 결국 또 아버지의 손을 빌릴 수 밖에 없었다. 아버지는 아무 말없이 다시 달려와주셨다. 내가 울상이 되서 아버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자 따귀를 얻어 맞았다.

 

 "너, 그 아이 앞에선 그딴 얼간이 같은 얼굴 하지마라"

 

 아버지는 여러가지 일을 처리해주셨다. 금새 장례식 준비를 마치고 장례를 시작했다. 도저히 현실이라 느껴지지 않는데 상황만은 끊임없이 변화했다. 화장하는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마찬가지였다. 할머니는 빨개진 눈매를 숨기지 않은 채 서있었다. 그녀는 울지 않았지만 무표정했다. 대신 내 손을 아플 정도로 꽉 잡고 있었다. 나는 가끔 그녀의 안색을 살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모든 장례 절차가 끝나고 나서 아버지의 차를 타고 아파트로 돌아왔다. 아버지는 일이 있다며 곧장 돌아가셨다. 나는 내 방에서 혼자 주저 앉아 멍하니 있었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한밤중에 그녀가 내 방에 찾아 왔다. 그녀는 활짝 웃으려 했지만 내가 보기엔 어떻게 봐도 힘들어 보였다.

 

 "에헤헤...어머니 앞에서는 웃으려고.. 울면 안되는데.."

 

 그녀는 결국 웃는 얼굴로 눈물을 쏟았다.

 

 "오빠...라면 용서해 줄 거라고"

 

 간신히 울었다. 이제야 간신히 울음을 터뜨렸다. 이제 나도 울어도 된다고 생각했다. 결국 나는 그녀를 껴안고 함께 울었다. 정말 한심한 일이지만 그것밖에 해줄게 없었다.

 그 날 이후 그녀는 나를 오빠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존칭을 꼬박꼬박 붙여서 불렀는데. 나는 형제가 없는지라 여자애한테 오빠라는 소리를 들으니 조금 부끄러웠다. 그래서 그만 두라고 말한 적이 있지만 그녀가 슬픈 표정을 짓는지라 결국 허락하고 말았다. 할머니는 장례식 이후 부지런히 일을 하기 시작했다. 헌데 다른 사람의 도움은 일절 거절했다. 집안 일이나 부업 일에 그녀나 내가 손을 대면 불 같이 화를 냈다. 마치 우리에게 약점을 내비치고 싶지 않다는 것 처럼. 지금 돌이켜보면 할머니는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으로 슬픔을 잊으려 한 것이라 생각된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틀어 박혀있으면 언제나 그녀가 찾아 왔다. 이야기를 나누거나, 책을 읽거나, 게임을 하거나. 예전과 하는 일은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어느 순간 부턴가 나와 그녀의 거리가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녀와 내가 묘하게 가까워서 당황한 적도 많다. 간혹 내 팔이나 옷을 잡거나 품에 안기는 등 응석을 부리는 때도 있었다. 그녀는 그럴 때마다 당황하는 내 모습을 보고 즐기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러던 중 그녀가 갑자기 내 무릎 위에 올라탔다. 그녀의 갑작스런 행동에 놀라기도 했지만 그보다 놀랐던 건 그녀가 너무나 가벼웠다는 점이다. 나한테 등을 맡긴 채 앉아 있던 그녀가 툭 하니 말을 건냈다.

 

 "...아버지 같네요"

 

 "그거 무슨 의미야?"

 

 그녀는 잠시 동안 아무 말 없이 침묵하다 살짝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가 있으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어서.."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가 태어나기 전에 죽었다. 나는 그녀를 꼭 끌어 안고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여름 방학에 접어 들고 나서 나는 새로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녀는 할머니의 허락을 받아 부업 심부름을 했다. 친구나 어머니가 고향에 들렀다가 가라며 연락을 보냈지만 결국 가지 않았다. 그녀와 할머니가 신경 쓰였기 때문이다.

 한참 더운 여름 날. 그녀의 어머니의 49제날이 되었다. 유골은 아파트에서 자동차로 몇 시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절 묘지에 납골하기로 했다. 묘지에 갈 때 또 가시 아버지 신세를 지게 되었다. 나랑 그녀, 할머니는 아버지 차에 타고 절에 갔다. 절에 도착해 그녀의 어머니를 그녀의 아버지 옆에 안치했다.

 

 "어머니, 이제 외롭지 않을 거에요"

 

 그녀는 조용히 그렇게 말했다.

 염불소리가 울려 퍼지는 중 그녀는 내 손을 잡았다.

 하지만 장례식 때 처럼 세게 잡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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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남 17-06-0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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