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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우리가 모르는 고양이
작가 : 마스트
작품등록일 : 2017.5.24

고양이의 꼬리가 살랑거릴때 좋지 않은일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고양이 교실
작성일 : 17-05-25 10:28     조회 : 265     추천 : 0     분량 : 6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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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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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초의 고양이가 한마리 있었다.

 고양이에게는 자그마치 2메타가 넘는 꼬리가 달려있었다.

 꼬리는 북실북실한 털로 뒤덥혔으며 아름답게 빼어났다.

 그뿐이랴? 평소에 꼬리는 고양이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아 휘어 감싼채로 잠들어 있다가

 어느 짐승이든 적의에 찬 앞발톱을 휘두를때면 언제그랬냐는 듯 깨어나 고양이를 지켜냈다.

 때로는 채찍처럼 앞발을 후려갈겨 쳐냈고 또 어떨때는 위험을 감지하여 잠든 자신의 본체를 두들겨 깨워주기도 했다. 꼬리는 고양이의 유능한 심복이었고 고양이는 자신의 꼬리를 마음속 깊이 사랑했다.

 

 그러나 꼬리와 고양이의 즐거운 나날은 그리 오래가질 못했다.

 

 어느 뜨거운 여름날.

 주변일대에선 보지못한 짐승 한 마리가 새롭게 나타났다.

 검은 털로 덥수룩하게 뒤덮힌 그 짐승은 으르렁 거릴때마다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었으며

 작고 연약한 동물들에게 싸움을 걸어 충분히 괴롭힌뒤 포식할 만큼 성향이 포악하고 잔인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건 포식이란 행위는 결코 그르지 않은, 정당한 행위라는 것이다.

 하지만 포식자와 피식자 간에도 엄연히 규칙이 있는법.

 첫째로는 포식자는 오직 잡아먹기 위한 정당한 사냥행위를 행해야 할것이다.

 두번째는 필요이상으로 포식하지 않는것이다.

 포식자는 자고로 충분히 배를 굶주린 상황이 아니라면 결코 사냥을 해서는 안된다.

 포식자는 생존을 위해 다른 동물의 생명을 취해야 하는 운명을 타고난 생명체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사냥을 하되 그 행위를 즐겨서는 안되는 것이다.

 사냥 후에는 먹지못하는 뼈,가죽 등과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일부를 살점을 제외하고는

 모조리 먹어 치우는 것이 옳은 행위이다. 물론 겨울을 나기 위한 저장을 위해 배가 덜 부름에도 불구하고 살을 억지로 씹어야 하는 경우와 무리를 부양하는 경우는 예외로 친다.

 굳이 지키라 강요하지 않더라도 이를 여기는 짐승은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이는 태초의 짐승들에게는 숨쉬는 법과 달리기와 마찬가지로 너무나 당연한 상식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검은 가죽의 짐승은 달랐다.

 그 짐승에게 있어서 사냥이란 그저 단순한 오락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먹이감으로 짐승하나를 낙점하고 그렇게 먹이감이 된 가여운 짐승을 검은 짐승은 끈질기게 쫓고 괴롭혔다.

 살수있을지 모른다는 교묘한 희망을 품게끔 일부러 지친척을 하기도 하고 거의 잡을 뻔하다가 일부로 거리를 벌리는둥 아니면 못본척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렇게 지칠대로 지치고 진이 다 뽑히고 나서야 '놀이'는 끝이 난다.

 검은 짐승은 거만하게 성큼성큼 느리고 가벼운 발놀림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몸도 가누질 못하는 그 불쌍하고 지친 동물의 목에 예리한 이빨을 콱! 박아넣었다.

 그러면 콰득 하고 목뼈가 단숨에 부러지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진다.

 그뿐이랴, 놈은 이미 목숨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만족하지 못한 듯이 축늘어진 사체를 물어올리고는 난폭하게 머리를 뒤흔들어 사체를 욕보이는 것이다.

 한참을 그렇게 조롱한 후에야 실증을 느낀 검은 짐승은 앞발로 사체를 고정하여 그대로 부욱 찢어발기고야 만다.

 그러고는 고기를 몇점 씹어 취하고 나머지를 휙 던져버리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검은 짐승보다 약하고 작은 일대의 동물들은 오직 목숨을 건지기 위해 앞다투어 머리를 조아렸다.

 단, 한마리만을 빼고 말이다.

 

 "그게 무슨 동물인지 알겠니?"

 

 하얀고양이는 고개를 낮추어 옹기종기 모인 아가들과 눈높이를 맞추었다.

 보들보들한 솜털이 돋은 어린 고양이들은 흥미진진하게 눈을 빛내며 누가 먼저랄것없이 울어대었다.

 아직 울음이 능숙하진 못했지만 알아듣지 못할정도는 아니었다.

 

 "그래 맞단다. 바로 태초의 고양이였지."

 

 하얀 고양이는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나이를 먹어 대부분의 윤기를 잃은 자신의 털을 혀로 한번 고르고

 나고서 고양이는 말을 이어나갔다.

 

 고양이는 그 짐승보다도 작고 약한 존재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결코 주늑들거나 자세는 낮추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당당하게 검은 짐승에 맞서며 그의 비겁함과 잔인함을 꾸짖어 비난했다.

 '그렇게 자신의 힘을 자랑하고 싶어 안달났으면 몸집이 큰 동물에게 가 덤비지 그러느냐?' 라며 근엄하게 꾸짖었다. 검은 짐승은 머리 끝까지 화가 났으나 고양이의 말에 쏘아줄 말이 없었단다.

 그건 사실이었으니까.

 말로는 도저히 현명한 고양이를 이길 재간이 없자 검은 짐승은 자신의 본성을 드러냈다.

 아직 핏기가 채 가시지도 않은 송곳니를 번뜩이며 고양이에게 달려들었다.

 앞서 얘기한 대로 태초의 고양이는 결코 강한 동물이 아니었단다. 어느 태초의 짐승들보다도 지혜로웠고 무엇보다도 민첩했지.

 고양이는 놈의 발톱과 이빨을 쳐내고 피하며 자신의 앞발을 휘둘렀어. 그렇게 서로에게 치명타는 입히지 못하채 몇번이고 합을 주고 받았단다.

 

 싸움이 길어지자 검은 짐승은 조바심을 냈다. 여지껏 이렇게 오래 싸워본적이 없어서 짜증이 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자신과 고양이의 싸움을 보고 반기를 들려하는 다른 짐승들의 움직임이 엿보이기 시작했거든.

 검은 짐승은 초조해졌단다. 그래서 자신의 밑에 있는 짐승들에게 널리 알렸어.

 어느 짐승이든 고양이의 약점을 일러주는 이가 있거든 그 짐승에게 대대손손 자신이 비호를 내려주겠노라 한거야.

 모든 짐승들이 서로 눈치만 보며 섣불리 나서려 하지 않았을때 제일먼저 검은 짐승에게 지혜를 쪼개준것은 다름 아닌 작은 쥐들이었다.

 검은 짐승에게 어느 짐승보다도 빨리 고개를 숙이고 그 편에 편승하여 달라붙은 전적이 있는 그 힘없고 간악한 놈들은 고양이를 쓰러뜨리기 위해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어.

 쥐는 고양이의 약점을 알고 있었으니깐.

 

 어째서였나구? 그건 바로 태초의 고양이와 태초의 쥐는 친구사이였기 때문이란다.

 그들은 서로 사이가 좋아서 참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아왔었거든.

 

 그때 아기고양이 한마리가 작게 울었다. 맨 앞의 왼쪽에서 두번째 자리에 앉아있던 검은 고양이였다.

 하얀 고양이는 잠시 말을 끊고는 그 고양이의 앞으로 몸을 낮추었다.

 

 "음음...서로 친한 사이였으면서 쥐가 왜 고양이를 배신했냐고?"

 

 다른 아가들 사이에서도 그 의견에 동조하는 울음소리가 시끄럽게 파문을 일으켰다.

 

 "왜냐면 말이다. 쥐는 고양이를 부러워 했기때문이란다."

 

 하얀 고양이의 말은 또다른 파문을 일으켰다. 그것을 진정시켜 낮추면서 고양이는 뒷말을 이어나갔다.

 

 "고양이는 쥐에게는 없는 참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단다. 깨끗하고 품위있는 털과 영특한 꼬리, 그리고 무리짓지 않아도 살아갈수있는 강인함이 태초의 고양이에겐 있었단다. 쥐는 결코 고양이가 될수 없었기 때문에 부러움은 질투심이 되었고 급기야 고양이가 이 세상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품기에 이르렀지. 태초의 고양이는 단 한 마리의 고고한 존재였기때문에 말이다.

 그 유일한 한 마리만 죽어 없어진다면 고양이는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져 버리게 되니까 말이지."

 

 아가들 사이에서 쥐에대한 적개심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것을 흡족하게 바라보며 하얀 고양이는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 검은 짐승이시여 고양이를 잡기 위해선 제일먼저 그 긴 꼬리를 물어뜯어야 합니다.'

 

 쥐는 검은 짐승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고 이 공략법을 전해들은 검은 짐승은 바로 행동으로 옮겼지.

 검은 짐승은 고양이의 꼬리에 집중적으로 달려들었단다. 고양이는 꼬리를 지키기위해 열심히 싸웠지만 몇일동안이나 이어진 놈의 집요한 공격에 사실 고양이는 적지않게 지쳐있는 상태였단다.

 도저히 꼬리를 지키며 싸울수가 없었어. 그간의 피로가 노곤하게 쌓여 고양이는 급기야 몸을 비틀거리기 시작했을때

 고양이는 끝을 예감했단다. 그런 생각을 품는 것을 꼬리는 느낄수 있었어. 하지만 본체와는 다르게 꼬리는 생각을 달리했단다.

 꼬리를 잃을 바에야 차라리 함께 죽고 말겠다는 고양이의 생각처럼 꼬리도 비슷한 생각을 품고 있었던게야.

 하지만 그 성질은 약간 달랐지,

 고양이가 죽으면 꼬리도 죽는다. 하지만 반대로 꼬리 자신만 희생한다면 고양이만은 살릴수 있는 방법이 있었어.

 그 계획에 생각이 미친 꼬리는 지체할것없이 바로 행동으로 옮겼단다.

 꼬리는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꼬리 자신에 대한 모든 방어를 포기하고 무기력할정도로 스스로를 짐승의 이빨에 내던졌다.

 고양이는 끊어지는 아픔을 느끼면서 꼬리를 지키려들었지만 꼬리의 결심은 흔들리지 않았지. 꼬리는 자신의 몸이 반쯤 잘려나가는 그 순간을 놏지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짐승의 목에 휘감겨 들어 달라붙었단다.

 예상도 못한 그 최후의 일격에 놈은 적잖게 당황할수 밖에 없었지.

 깊게 목을 조여오는것을 느낀 검은 짐승은 꼬리를 떼어내려 버둥거렸지만 한번 감긴 꼬리는 도통 풀릴 생각을 하지 않았어.

 검은 짐승은 이빨에 힘을주었다. 두어번의 시도 끝에 결국 꼬리는 잘려나가고 말았단다.

 비록 꼬리는 고양이로부터 절단되었지만 그럼에도 꼬리가 짐승의 목을 풀어주는 일은 없었어.

 오히려 더욱 검은 짐승을 질식시키위해 마지막까지 온힘을 다했고. 숨을 쉴수가 없었던 놈의 숨은 가빠져 결국은 한계치에 도달하여 몸을 기괴하게 뒤틀다가 결국에는 풀썩 쓰러지고 말았다. 쓰러지고 나서도 몇번인가 들썩거렸지만 그것을 마지막으로 그렇게 꼬리에 목졸려 죽음을 맞이했단다.

 

 "이 이야기의 증거는 바로 후손인 우리 자신들이란다. 우리네들의 꼬리를 살펴보렴.

 그때 잘려나가고 남은 꼬리의 길이가 바로 우리들이 가진 꼬리의 길이란다."

 

 아가들은 자신들의 뭉툭한 꼬리를 살피기위해 너도나도 자신의 고개를 기울였다. 한톨의 의심도 없이 하얀 고양이의 얘기를 진실로 받아들인 아가들의 구슬같은 눈에서 나는 복바치는 감정이 서려 스치는것을 보았다.

 

 "우리들의 조상이신 태초의 고양이는 구슬피 울었단다. 하지만 본체로부터 끊긴 꼬리는 싸늘하게 식어버린 뒤였고 그렇게 생명의 윤기를 잃은 꼬리가 다시 움직여 고양이에게 붙는 기적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지."

 

 하얀 고양이는 눈을 살포시 감았다. 마치 꼬리를 잃었던 고대의 조상이 느꼈을 슬픔을 재현해보이듯 말이다.

 아가들이 숙연해져 더이상 울음소리를 내지 않게 되자 그의 하얀 수염으로 뒤덮힌 입이 작게 열렸다.

 

 "고양이는 서글프게 그렇게 몇날이고 몇일이고 울음소리를 내었단다. 일대의 모든 태초의 짐승들은 고양이의 슬픔을 느낄수가 있었고 곧 모든 동물들이 고양이와 함께 슬픔을 나누게 되었지. 태초의 쥐는 스스로의 불명예스러운 행위를 부끄러워 하여 굴을 파고 몸을 숨겨 버렸단다. 지금의 쥐들이 어둡고 비좁은 굴속에서 살아가는 이유를 여기서 살펴볼수가 있지."

 

 하얀 고양이는 거기까지 얘기하고 잠시 뜸을 들였다. 그러고는 슬며시 눈을 떠 주위를 살폈다. 아기 고양이들은 한마리도 빠짐없이 그의 이야기 속에 흠뻑 빠져있었다.

 

 "기적이 일어난건 바로 그때였다."

 

 기적이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는 과연 이 핏덩이같은 아가들이 이해 할련지 의문이 들었지만 하얀고양이의 이야기는 그치지 않았다.

 

 "꼬리의 희생으로 슬픔에 잠긴 그곳에 나타난 이가 있었단다. 바로 우리 태초의 짐승들을 빚어낸 조물주 즉 창조자였단다."

 

 창조자라는 말에 아기고양이들의 눈동자가 반짝 빛났다. 그 반응에 하얀 고양이는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창조자의 모습은 보는 짐승들의 눈에 따라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비춰보였단다. 다른 짐승들의 경우는 잘 알려진바가 없지만 적어도 우리 조상의 눈에는 그 모습은 아주 아름다운 고양이의 모습을 띠고 있었다더구나

 눈이 멀정도로 새하얀 빛으로 빛나는 긴 털사이로 별빛을 닮은 두개의 눈동자가 더할나위없이 아름다웠고 어떤 어류보다도 달콤하고 개다래보다 달큰한 향이 세상을 뒤덮었더랬지."

 

 아가들사이에서 웅성거림이 일더니 점차 그 소리의 크기가 커졌다. 서로가 조물주의 모습을 상상하며 논의 하는 것이리라.

 

 조물주는 태초의 고양이와 주변의 짐승들로부터 그간의 이야기를 모두 빠짐없이 듣고는 고양이의 명예로운 행위를 크게 칭찬했단다. 그리고 또한 꼬리의 희생을 함께 슬퍼해주셨지. 조물주는 이미 굳어 뻣뻣해진 꼬리의 앞에 다가가 그것을 물어 들었단다. 그리고는 정확히 열 일곱보를 걷고는 앞발로 땅을 파기 시작했단다.

 꼬리를 묻기 위함이었어. 다른 짐승들도 땅파기를 함께 도왔고 조물주는 만들어진 구덩이속으로 꼬리를 툭 떨어뜨렸단다. 땅을 도로 매꾸자 커다란 무덤이 만들어졌어.

 조물주는 흙무덤을 앞발로 잘 다듬고는 그 위로 숨을 훅 불어보였다.

 

 세상이 번쩍인건 바로 그때였어!

 

 하얀고양이의 오른쪽 앞발이 퉁! 하고 바닥을 아프게 때렸다. 놀란 아가들도 움찔했다.

 

 강렬한 섬광이 하늘에서 땅으로 내리쳐진게지.

 

 천지가 뒤흔들린 진동과 소리에 그자리에 모였던 모든 짐승들이 바짝 땅에 달라붙어 눈을 질끈 감았단다.

 얼마나 지났을까? 천둥소리와 진동이 멎자 한마리 한마리가 엉거주춤 엉덩이를 높히기 시작했어.

 무덤으로 시선을 돌리니 조물주는 이미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난 뒤였단다.

 조물주의 행방과 방금전 일어난 현상에 모두가 고개를 모로 갸웃거렸지.

 

 그때 두개의 긴귀를 가진 짐승하나가 비명같은 소리를 쳤어.

 

 '흙더미를 보라! 흙더미가 움직인다!'

 

 모두의 눈길이 흙무덤으로 집중되자, 과연! 뭉쳐모인 언덕이 살살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균일이 생기더이다. 균열과 함께 무너져 내린 무덤 사이에서 나타난것은 사랑스러운 새하얀 털로 뒤덥힌 한마리의 암고양이였단다.

 그 고양이의 털은 어찌나 새하얗던지 무덤의 붉은 흙조차 그 털을 감히 더럽히지 못하고 주르륵 미끄러질 뿐이었어.

 

 묻은 꼬리가 창조주의 숨결을 얻어 한 마리의 고양이로 되살아 난게지.

 모두가 눈앞에서 한치의 거짓없이 일어난 기적에 어안이 벙벙해져 감히 입을 열지 못하고 있을때 하늘에서 목소리가 내려왔단다.

 

 "내 너의 것을 돌려줄터이니 서로 사랑하여 무리를 일구고, 후대에 너희의 명예를 전하라."

 

 하얀 고양이는 그 말을 끝으로 조용히 하늘을 올려보았다. 아가들도 그를 따라서 고개를 젖혀 하늘을 보려 했다. 걔중 몇몇은 아직 고개를 가누기에 능숙치 못해 뒤로, 옆으로 자빠지기도 했다.

 

 "언제들어도 참 감동적인 이야기야!"

 

 고양이들의 길거리 교실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어느 주택의 계단위에는 성인고양이가 두마리,그리고 그들에 비해선 한없이 작아 솜뭉치의 일종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 짧은 꼬리의 쥐 한 마리가 있었다.

 

 

 고양이의 명예를 고취시키고 동시에 쥐를 폄하하며 쥐 사냥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이야기였다. 그러한 이야기의 진의를 아는지 아니면 알면서도 모른척 하는건지 이 감성적인 털뭉치는 자신의 두 앞발로 갈라진 작은 입을 가리면서 작은 눈망울을 글썽일 뿐이었다.

 

 "참 발전없는 이야기구만."

 "선생님도 슬슬 레퍼토리를 바꾸는 편이 좋을텐데."

 쥐와는 다르게 정작 옆의 고양이 둘은 몸을 둥글게 만채로 시큰둥하게 고개를 모로 눕힐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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