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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스타샤
작가 : 한송이장미
작품등록일 : 2016.12.21

거대 조직의 간부 킬러로 살다가 죽어버린 그녀, 눈을 떠보니 그 흔한 호수도 아닌 숲 한가운데도 아닌 먼지 가득한 창고에 떨어지게 되었다는것을 알게 됬는데..

"나는 강하다."

".....!"

"이 대륙에서 나를 이길 자는 몇 안된다. 그러므로 호위기사는 필요없다."

"그럼 당신, 어둠속에 몸을 숨긴 자객들을 대적할수 있나요?그것도 여러명이라면요."

"나는 할수 있어요. 당신을 노리는 자객들이 몇명이던간에 헤치울수 있을만한 능력이 충분히 있어요. 어때요, 그래도 나같은 인재가 탐나지 않나요?"

-'이스타샤' 본문 中에서-

[로맨스판타지/강한여주/사이다 여주/영리한 여주/차원이동/정령물/피폐물 절대 네버 아님/빙의(?)/남주는 과연 누굴까]

*로판인듯 로판 아닌 그냥 먼치킨 판타지물 같은 너
*의도치 않은 거북이 전개 속도 입니다ㅠㅠ양해해주세요..ㅠㅠㅠ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현재 1부 연재중)
*리메이크 본 입니다 :)
*다른 연재처 목록:
ㄴ조아라: http://www.joara.com/romancebl/view/book_intro.html?book_code=1090921
ㄴ네이버 웹소설: http://novel.naver.com/challenge/list.nhn?novelId=533208

 
파티는 생각처럼 드라마틱 하지 않다 (8)
작성일 : 16-12-21 11:41     조회 : 447     추천 : 0     분량 : 3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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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티는 생각처럼 드라마틱 하지 않다> (8)

 

 레이첼 시안 K. 몽쉐르. 그녀가 누구인가.

 

 그녀는 물의 정령왕 엘라임의 가호를 받은 나라로써 치유술에 가장 능통한 왕가의 일족중의 하나였다. 그녀는 오늘도 어김없이 다음날 연회때 입을 드레스를 고른다는 핑계로 억지로 수십가지에 달하는 드레스들을 입히려는 시녀들을 따돌리고 그녀만의 아지트인 왕궁 정원에 도망쳐왔다. 물론 시녀들이 자신을 찾을수 있을거란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왕궁 정원은 워낙에 드넓은 탓에 숨어있는 한사람을 찾기란 그야말로 사막에서 바늘 찾기와 맞먹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사막에서 바늘 찾기보단 50배는 쉽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체력이 딸려서 이내 포기하고 만다.

 

 높은 시스레 나무 위에 몸을 숨긴 레이첼은 이마를 따라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겨우 따돌린건가.."

 

 오늘의 시녀들은 그날따라 유달리 끈질겼다. 보통 연회때보다 더 눈을 빛내는 것이 왕녀인 자신에게도 무섭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그 이유는 아마 자신이 좋아한다고 한 에릭경의 파티 참석여부 때문이었겠지. 겨우 긴장을 풀고 튼튼하고 넓찍한 가지에 몸을 뉘이고 불어오는 싱그러운 바람을 느꼈다.

 

 "어..?여기라면.."

 

 고운 미성이 귀에 꽃혔다. 그 목소리에 레이첼은 몸을 조금 일으켰다. 그리고 자신의 바로 앞에 있는 네르 나무 밑에 있는 붉은 머리칼의 여자를 발견할수 있었다. 뒤를 돌은 탓에 얼굴은 볼수 없었으나 가죽옷을 따라 드러나는 여리한 몸매 라인이 미녀라는것을 나타내 주었다.

 

 붉은 머리칼의 그녀는 생각에 잠긴 듯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이내 품속을 뒤져 볼품없는 단검 하나를 꺼내들었다.

 

 '흐음..왕궁내에서 저런 무기라..단속을 안 당한게 신기하군.'

 

 "..오랜만이네."

 

 나직한 목소리였지만 그 목소리 안에는 반가움과 슬픔이 공존 되어있었다. 레이첼은 그런 그녀를 흥미로운 눈으로 바라보다가 이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녀가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레이첼의 크게 뜨여진 눈이 이내 멍해졌다. 그녀의 움직임이 너무나도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이상한 약에나 술에 취한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녀의 아름답고도 애처로운 검무(劍舞)에 취했을뿐. 사람이 어찌 저리 아름다울수 있을까. 휘날리는 붉은 머리칼의 그녀는 지고 있는 노을과 완전히 동화가 되었다.

 

 검과 무술을 알지 못하는 레이첼이었지만 그녀가 보기에도 움직임에 군더더기가 없었다. 부드럽고도 뜨거운, 그러나 슬픈 몸짓. 어떻게 저런것을 몸으로 표현할수가 있을까.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을때 그녀와 눈이 맞았다.

 

 "어?"

 

 "....?!"

 

 **

 

 아무 생각이 없었다. 검을 잡고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을때부터 머리속을 파고 들었던 온갖 생각이 순식간에 지우개로 지워버린듯이 사라지고 없었다. 원래라면 음악에 맞춰 추는 검무이지만 라디오도 스피커도 스마트폰도 없는 탓에 무반주로 춰야 했었다.

 

 누군가가 자기를 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사실 아까 검을 빼어들었을때부터 알았지만 자신을 위협하는 살기는 없었기에 그냥 모르는체 했다. 그리고 빙글 턴을 돌아 검으로 휑 가르는 부분을 출때 나무 위에서 동그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은발의 여자를 발견하였다.

 

 "어?"

 

 "....?!"

 

 삐끗-

 

 "어..?"

 

 '털썩'

 

 "괘..괜찮아요?!"

 

 웨이브 진 은발의 소녀가 자신에게 다가왔다.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무에서 내려와 넘어진 자신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 목소리에 현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훔쳐서 볼 생각은 아니었는데..저 때문에 이렇게 됬네요..다친것 같은데 괜찮아요?"

 

 "아..네, 괜찮습...윽-"

 

 일어나려고 다리를 움직이자 갑작스레 밀려오는 통증에 현은 미간을 찌뿌렸다. 그에 은발 소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발목을 좀 볼수 있을까요..?"

 

 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바짓단을 좀 올렸다. 그러자 벌겋게 부은 발목이 드러났다. 은발 소녀는 현의 발목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발목이 접질리셨네요. 다행히도 심하진 않지만 앞으로 2,3일간은 평소처럼 움직이시기 힘드시겠어요."

 

 "...그런가요.."

 

 큰일이다. 내일 밤에 연회가 있는데. 그러나 표정을 숨기곤 올렸던 바짓단을 내렸다. 그리고 애써 몸을 일으키며 자신을 걱정스레 바라보는 은발 소녀에게 물었다.

 

 "레이첼 왕녀님, 맞으시죠?"

 

 "..네, 맞아요."

 

 레이첼이 눈을 떴다가 이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현은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하였다.

 

 "정말 깨끗하시네요."

 

 "네?"

 

 "그리고..특이 하시네요."

 

 "네..?"

 

 뜬금없는 자신의 말에 그게 무슨 소리냐는듯이 묻는 그녀에게서 눈을 떼고 들고 있던 단검을 검집안에 집어넣고 다시 몸안에 숨겼다. 그리고 현은 몸을 숙이며 말하였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왕녀님."

 

 "저 때문에 다친건데 뭘요."

 

 "글쎄요, 그건 어떨까요."

 

 현이 훗하고 웃으며 말하자 레이첼은 알수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당신은 신기하네요."

 

 "그런가요?"

 

 "그리고 정말 소문대로 말로 표현할수도 없이 아름다우시네요."

 

 "감사합니다. 왕녀님께 들으니 영광스럽군요."

 

 현이 빙긋 웃으며 말하자 왕녀 또한 그녀를 따라 웃었다. 그리고 왕녀는 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말하였다.

 

 "그 발목, 제가 고쳐드릴수 있어요."

 

 "예..?"

 

 "당신, 연회 귀빈이시잖아요."

 

 왕녀의 투명하리만치 푸른 눈동자에 현은 말을 잃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일뿐, 현은 정중하게 거절했다.

 

 "괜찮습니다."

 

 "..?어째서 거절하시는 거죠?"

 

 "대단한 상처도 아닐뿐더러 저같이 별볼일 없는 평민에게 왕녀님의 능력을 쓰게 하시기엔 아까우니깐요."

 

 "...그리 대단한 능력은 아닌데요."

 

 "그런가요."

 

 현이 영혼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두사람 사이엔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러자 해가 점점 지자 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럼 왕녀님,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정말 괜찮겠어요..?"

 

 "물론이죠."

 

 현이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왕녀는 붙잡지 않았다.

 

 "그럼, 내일밤 연회에서 뵈요."

 

 "네, 알겠습니다."

 

 현은 대답을 하고 몸을 돌려서 정원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정원에서 나오자 절뚝거리던 걸음을 멈춰 어느세 보라빛이 된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하였다.

 

 "...그 색깔.."

 

 레이첼 왕녀는 자신이 그녀 때문에 놀랐다고 알고 있지만 자신이 놀란 이유는 그런게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그녀 때문에 놀란것은 맞지만 현이 놀란것은 바로 그녀의 특유의 색 때문이었다. 레이첼 왕녀의 영혼의 색은 투명하고도 순결한 은빛깔이었다. 처음 본 영혼의 색이었을뿐더러 그 나이까지 그렇게 깨끗한 색을 고수 할수 있다는것에서 감탄하였다.

 

 현이 지금까지 본 그 어느 누구도 그렇게까지 깨끗한 색을 가지고 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갓난 아기들을 빼면 레이첼 왕녀가 처음이었다. 그 때문에 더러운 자신에게 그런 깨끗한 능력을 쓰지 못하게 한것이었다.

 

 "...그나저나 이 발목을 어쩐담."

 

 삽시간에 부어오른 발목은 이제 가만히 있어도 욱신거렸고 걷기엔 약간의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숙소까지 얼마 거리가 남지 않았다. 조금만 더 힘을 내보기로 하고 현은 걸음을 옮겼다.

 

 '...스'

 

 "응..?"

 

 욱신거리는 발목을 애써 옮기며 걷던 중에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워낙에 희미했던터라 잘못 들은것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이스'

 

 아까보던 좀더 또렷해진 음성에 현은 걸음을 멈췄다. 그러자 또 음성이 들려왔다.

 

 '..이스!!'

 

 목소리가 분명해졌다. 거기다가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였다. 그러나 그때 어떤 기억의 한자락이 현의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이스, 사랑스러운 아이, 당신에게 물의 정령왕의 축복을 내려요. 언제 어디서나 밝고 행복하게 웃을수 있는 아이가 되기를. 당신이 상처를 입거나 병을 앓게 되면 제가 바로 달려가서 고쳐드릴게요.'

 

 "...엘라임 이모..?"

 

 

 자신의 앞에 있는 분수대에 푸르고 투명한 빛을 발하는 엘라임이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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