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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천명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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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기…, 그대는 중원에 들어섰으면서도 아무 일에도 개입하지 않으려 하는가.
하지만 가지 많은 나무는 바람이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 법.
중원의 풍파는 그대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대를 휩쓸 것이다.
당세의 국면은 은인자중하려는 자들을 용납하지 않으니까.]

 
29 화
작성일 : 16-07-18 17:40     조회 : 589     추천 : 0     분량 : 5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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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아, 정신차리거라. 설(雪)아는, 설아는 왜 이곳에 없느냐?”

 전중걸은 소년을 자극하지 않으려 애쓰면서 물었다. 그가 도착했을 때도 하후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었다.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남정기가 입을 열었다.

 “패서라도 그 아이를 정신하리게 하시구려.”

 “그게 무슨 몰인정한 소린가, 지금 이 아이가 어떤 상태인지 모른단 말인가!”

 전중걸의 눈이 도끼눈이 되어 남정기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남정기는 전중걸의 분노한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들의 숫자가 한 명 부족하오.”

 남정기의 말을 들은 전중걸의 안색이 확 변했다.

 남정기는 하후명의 집을 습격한 자들의 숫자가 적어도 열 다섯 이상이라고 했었다. 쓰러진 흑의인들의 숫자가 남정기의 말처럼 한 명이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한 전중걸은 건이라고 불린 소년을 안은 채 떨리는 음성으로 물었다.

 “자네는...?”

 “달리 생각할 여지가 없소. 설아라는 아이를 살리고 싶다면 저 소년을 정신차리게 하시오.”

 남정기의 손가락이 자신에 의해 쓰러진 복면인을 가리켰다.

 “저 자는 일류지만 당신에 비해 못하오. 당신 친구가 당신 정도의 무공을 갖고 있었다면 아이들이 있다해도 몸을 피할 수는 있었을 텐데 그는 죽었소. 이곳에 없는 자가 당신 친구를 죽인 자요. 그만큼 강자일 테지. 그 설아라는 아이가 그자의 손을 빠져나갔을 가능성은 만에 하나도 없소. 이곳처럼 인적이 없는 산에서는 더욱.”

 "설마..그 정도의 무공을 가진 자가?"

 "설마가 사람잡는 법이오. 미인앞에 군자없는 법이지. 게다가 그자는 군자가 아니라 무림인이요."

 남정기의 말에 입술을 깨문 전중걸의 손을 움직였다. 그의 오른손이 하후건의 정수리를 쓰다듬고 왼손이 벼락처럼 하후건의 명문을 쳤다.

 “컥”

 하후건의 얼굴이 시뻘겋게 변하는가 싶더니 입에서 한 덩어리의 핏물을 토했다. 검게 변한 울혈(鬱血)이었다.

 “숙부님...숙부님...우욱...우욱....”

 동공이 제자리를 찾은 하후건은 말을 잇지 못하고 크게 어깨를 들썩이며 오열했다.

 전중걸의 두 눈도 붉게 변했다. 하지만 그는 하후건의 어깨를 두 손으로 움켜잡으며 물었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설아는? 네 누이는 어디 있느냐? 마음을 진정하고 말을 하거라. 네 누이에게마져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나는 네 아버지를 볼 낯이 없게 된다.”

 전중걸의 말에 하후건은 울음을 억지로 참으며 말문을 열었다.

 “아버지를 쓰러뜨린 복면인이 설누이를 잡아갔습니다. 그가 사라지고 복면인들이 저에게 막 손을 쓰려는 때에 숙부님이 오신 거고요.”

 전중걸의 얼굴에 다급한 기색이 떠올랐다.

 “너는 잠시 이곳에 있거라.”

 하후건의 어깨를 다독인 그가 자리에서 일어섰을 때 남정기는 이미 동굴을 벗어나고 있었다.

 동굴밖은 어두웠다.

 산중이어서 밤이 벌써 온 것이다. 태양은 보이지 않았고 아직 달도 뜨지 않았다. 어스름한 검은 안개가 조금씩 산으로 밀려드는 느낌이었다.

 흐릿한 어둠속에서 멀리 좁은 관도가 보였다. 오리(五里) 쯤의 거리였다.

 전중걸은 동굴을 벗어나자 고개를 숙여 바닥을 보고 있는 남정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자가 낙혼애(落魂崖)에서 나온 자라 해도 설아의 몸에 손끝 하나 댔다면 찢어 죽일 테다.”

 “낙혼애라...”

 남정기는 무심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얼마전 전중걸이 강호정세를 설명하면서 언급한 적이 있는 문파다.

 정(正)과 마(魔) 사이에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사파(邪派)를 이끌고 있는 세 개의 문파 중 하나로 살인을 비롯한 청부(請負)를 주업으로 하는 곳이라고 들었다.

 소수 정예를 추구하는 자들이라고 했던가.

 총인원이 오십 명이 넘지 않지만 일류고수가 십여 명이 넘고, 그 주인은 사도무림(邪道武林)의 백대고수에 속할 정도로 강한 자라고 했었다.

 남정기는 고개를 들어 산의 왼편 아래쪽을 응시하며 말문을 열었다.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거요. 마음의 준비를 해두시는 게 좋소. 설아라는 아이가 그 모친의 미모를 닮았다면....”

 남정기의 말은 냉정했다.

 남정기의 말에 전중걸은 이를 악물었다. 그의 청수한 얼굴이 일그러졌다.

 남정기의 신형이 화살처럼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등 중간어림까지 내려온 칠흑처럼 긴 머리와 전신을 휘감은 검은 피풍. 어둠에 잠긴 숲속을 전진하는 남정기의 모습은 어둠 그 자체였다.

 동굴의 입구는 산의 중턱 아랫부분에 있었지만 우거진 숲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남정기는 나무사이를 직선으로 뚫으며 전진했다.

 ‘초상비(草上飛)!’

 전중걸은 남정기가 밟고 지나가는 수풀들이 눕지 않는 것을 보았다.

 게다가 무서운 전진 속도에도 불구하고 남정기가 걸치고 있는 피풍은 그의 몸에 달라붙은 듯 미동도 하지 않았고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있었다.

 경신술에 있어 초상비는 특정한 무공의 이름이 아니라 답설무흔(踏雪無痕)처럼 하나의 경지를 지칭한다.

 답설무흔의 전단계인 초상비는 몸의 무게를 공기와 같은 수준으로 일정시간 유지할 수 있는 것을 뜻한다. 그것은 내력의 운용이 절정에 도달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경지다.

 ‘생각보다 더한 고수구나.’

 전중걸은 그와 동행하고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젊은이가 그의 예상보다 더 강한 고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정기의 정체에 대한 그의 궁금증은 더욱 강해졌지만 지금은 그것을 풀고 있을 시간이 아니었다.

 그렇게 이백여 장을 전진했을까.

 남정기의 신형이 그 자리에서 우뚝 멈췄다.

 그는 잠시 무언가에 귀를 기울이는 듯 하더니 다시 움직였다. 신형을 움직이는 그의 얼굴이 얼음장처럼 차갑게 변하고 있었다.

 한 걸음에 이장 정도씩을 움직이는 그의 속도는 한 줄기 바람과 같았다. 다시 오십여 장을 전진한 남정기의 신형이 서서히 정지했다.

 “설아!”

 거의 동시에 남정기가 선 곳에 도착한 전중걸의 입에서 절규와도 같은 이름이 흘러나왔다.

 사방 삼장이 채 되지 않는 숲속의 공지 한 가운데에 하얀 나신을 드러낸 채 누워 있는 여인이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사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사내 한 명이 허리띠를 매만지고 있었다.

 그는 남정기와 전중걸이 나타났음을 알 것임에도 급할 것 없다는 듯이 만족스럽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여인을 내려다보며 말문을 열었다.

 “불청객이 있어서 흥이 깨지긴 했다만 명기(名器)였다. 넌 십여 년 동안 내가 품은 년들 중 최고다.”

 여인은 흐트러진 검은 머리카락에 얼굴이 절반 이상 가려져 있어 생김새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남자들이 나타났음에도 음부(陰部)를 가릴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정상적인 상황이 아님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하는 모습이었다.

 여인의 음부에서 흘러내리는 허여멀건 정액은 전중걸이 우려하던 상황이 벌어졌음을 적나라하게 말해주고 있었다.

 정면에 펼쳐진 광경을 바라보는 남정기의 눈이 차가움을 넘어 무심하게 가라앉았다.

 그와 함께 생활했던 수하들이 지금의 남정기를 보았다면 그의 시선이 꽂혀있는 자에게 명복을 빌어주었을 것이다.

 남정기는 분노할수록 차가워진다. 분노가 극에 달하면 무심해지는 것이다.

 그것은 그의 마음속이 살기로 가득찼다는 것이고 그 살기는 상대의 목숨을 취하기 전에는 가라앉지 않는다.

 그의 별호중에 들어있는 혈성(血星)이라는 단어는 그의 성격에서 기인한 것이다.

 

 

 전중걸은 어깨를 움찔거리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설아라고 부른 여자에게 뛰어갈 듯한 기색이었지만 그는 움직이지 못했다.

 흐트러진 자세로 쓰러져 있는 여인과 사내의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여인과 사내의 거리는 한자 정도. 그와 사내의 거리는 삼장에 달했다. 그리고 저 사내는 그의 친구 하후명을 죽인 자였다. 그보다 결코 약한 자가 아닌 것이다.

 사내는 음사(淫事)를 치루기 위함이었던 듯 복면을 쓰고 있지 않았다.

 드러난 그의 얼굴은 지금의 상황을 만들어 낸 자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외모를 갖고 있었다.

 날카롭게 각이 진 매부리코와 가는 입술은 냉혹해 보였고, 한성(寒星)처럼 빛나는 두 눈은 색을 탐하는 자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강한 힘을 담고 있었다.

 남정기와 전중걸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듯 느긋하게 허리춤을 매만지던 사내의 얼굴에서 조금씩 미소가 사라졌다.

 그의 두 눈이 남정기의 무심한 두 눈과 부딪쳤다.

 순간적으로 그의 눈에 짧은 놀람의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남정기의 전신에서 흘러나오는 기세(氣勢)가 점증적으로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하지만 놀람은 잠깐이었다. 놀람이 사라진 자리를 메운 것은 호기심과 흥미였다.

 그의 시선이 쓰러진 여인을 향했다.

 “잠시간 기다려라. 손님들과 잠깐 볼 일 좀 봐야겠다.”

 사내의 눈길이 여인의 봉긋한 가슴과 짙은 어둠에 묻힌 음부를 훑고 지나갔다.

 “너는 한 번 취하고 버리긴 너무 아깝구나.”

 사내가 안하무인으로 중얼거리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던 남정기의 신형이 한 발 움직였다. 전중걸의 모습이 남정기의 신형에 의해 반쯤 가려졌다.

 안타까움과 흥분으로 흐려졌던 전중걸의 두 눈이 빛났다.

 남정기의 한 걸음은 전중걸이 사내에게 접근할 수 있는 최단경로를 차단하고 있었다. 그 의미는 명백했다. 전중걸이 개입하지 말라는 뜻이다.

 걸음을 멈춘 남정기의 말문이 다시 열렸다. 사내에게 고정된 그의 시선은 정지되어 있었다.

 “할 말이 있으면 더 해 봐라.”

 옆구리의 걸린 검의 손잡이를 매만지던 사내의 눈에 붉은 기운이 서리기 시작했다.

 그 눈에서 소름이 돋는 살기가 꾸물거리며 기어 나왔다. 남정기의 말이 조금씩 치솟던 그의 살기를 강하게 자극하고 있었다.

 “말이라는 건 입밖으로 나오면 주워담을 수가 없다는 걸 아직 모르는 애송이로군.”

 “짖지 말고 말을 해라!”

 “허허허, 미친놈이로구나!

 남정기의 말에 사내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나직한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그의 두 눈에 흰자위가 사라졌다. 실핏줄이 한꺼번에 터진 듯 눈동자가 붉게 물든 것이다.

 사내의 두 눈에 붉은 기운이 강해지는 것을 보던 전중걸의 얼굴이 완연한 긴장으로 딱딱해졌다.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그의 입이 열렸다.

 “내가 잘못 보지 않았다면 저자는 낙혼애의 둘째 주인인 적안수검(赤眼獸劒) 나상룡(羅祥龍)일세. 고수야.”

 경고였지만 남정기는 대꾸를 하지 않았다. 전중걸의 말을 귀담아듣는 것 같지도 않았다.

 남정기가 낙혼애라는 사도문파(邪道門派)의 이름을 들은 것은 전중걸에게서 들은 것이 최초였다.

 그리고 그들을 만난 것도 오늘이 처음이었다. 지금까지 낙혼애의 인물을 겪어본 적이 없는 그가 낙혼애라는 이름이 어떤 무게를 갖고 있는지 알 리가 없었다.

 그의 성격상 설령 그가 낙혼애의 무게를 알고 있었다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을 터였다.

 그런 그에게 눈앞에 있는 자가 낙혼애의 둘째 주인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겠는가.

 “어떻게 이곳까지 왔느냐?”

 나상룡의 눈에 의혹이 깃들었다. 눈앞에 있는 자들이 그가 취한 여자를 목표로 접근해 왔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일이었다.

 그것은 그들이 동굴을 통과해 왔다는 뜻이기도 했다. 동굴을 통과했다면 그의 부하들과 부딪치지 않을 수 없다.

 “네 부하들 말인가? 그들은 너를 기다리고 있지.”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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