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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더스크 하울러
작가 : 태선
작품등록일 : 201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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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 성격을 극복하기 위해
밸런스 막장으로 소문난 게임 '트리키아'에 뛰어들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주문을 외는 강철 주둥이!
인간종족의 이단아가 되어 암흑진영을 지배한다!

 
25 화
작성일 : 16-11-25 10:31     조회 : 651     추천 : 0     분량 : 4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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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화

 

 

  Chapter 6. 아가씨 사나이들과 후끈한 동창회.jpg

 

 

 

 

 

 1.

 

 동창회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하는 일 없이 술을 들이켰다. 아는 얼굴도 별로 없었을 뿐더러 할 이야기도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는…….

 ‘다시는 보지 않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 여기에 있는 모든 동창들을…….’

 이렇게 굳게 다짐했던 결심이 깨질 줄이야.

 그때 회비를 걷고 있던 사람이 날 알아봤다.

 “어라, 지하! 이거 지하 아니야?”

 근데 나는 저놈이 누군지 짐작도 안 간다.

 기억을 더듬어 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는 내게 악수를 내밀며 친한 척했다.

 “이야아, 너 진짜 변한 게 없구나. 기억나? 그때 같은 반.”

 그 말에 나는 먹던 술을 뱉을 뻔했다.

 ‘이런, 다시 볼 줄이야. 아아. 빌어먹을…….’

 그런데 놈은 마냥 반가운지 나를 꽉 끌어안았다.

 “임마, 너 졸업여행 이후 한 번도 보이질 않아서 선배들이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하하하.”

 나는 놈의 손을 붙잡는 대신 어색하게 웃으며 술을 들이켰다.

 목구멍이 화끈하다. 그가 지나가자 옆에 있던 시우가 재미있다는 듯 턱을 괴었다.

 “졸업여행이요?”

 그의 말에 나는 마지못해 대답했다.

 “밴드부요. 학교에서 워낙 특별 활동부를 권장하는 분위기라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말하고는 두 잔째 원 샷 했다. 가뜩이나 세지도 않은 술 들이키느라 속이 탔다. 시우가 물었다.

 “그런데 별로 재밌게 보낸 건 아닌 모양이네요.”

 “약간의 사고가 있었죠.”

 세 잔째. 이제는 정신마저 몽롱하다. 하지만 술에 취하지 않고 맨 정신으로 여기에 있을 자신이 없다.

 시우가 다시 물었다.

 “무슨 일인데요?”

 내가 대답 없이 입을 다물고 있자 옆에 있던 연희가 말했다.

 “제가 말할게요. 괜찮죠, 선배? 선배 잘못도 아니잖아요.”

 “좋을 대로 해. 이미 지나간 일이니까.”

 연희는 입을 열었다.

 “공연을 했었는데, 자폭했어요.”

 으아아아! 너무 간단하게 말하는 거 아니야. 사나이의 고통을!

 내가 보란 듯 네 잔째 들이키자 연희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을 풀었다.

 “그게, 원래는 선배 성격상 공연은 맞지 않잖아요. 그래서 연습만 하고 무대는 안 나간다고 끝까지 버텼는데, 선배들도 차마 억지로 앉힐 수는 없어서 냅뒀거든요. 하필 공연 당일, 보컬이 펑크내는 바람에 결국 억지로 무대에 서게 되었어요.”

 시우가 물었다.

 “그래서 보기 좋게 자폭?”

 “네, 중압감을 못 이기고 넋이 나가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더라고요.”

 “자폭이네.”

 “네, 자폭이죠. 그런데 여기서 안 끝나고 짓궂은 사람들이 선배를 ‘병신가’라고 부르는 바람에 평생의 트라우마가…….”

 시우가 눈물을 닦는 시늉을 했다.

 “연희, 이 잔인한 여인. 그런 인간을 동창회로 끌고 온 겁니까? 고등학교 생활이 지옥일 텐데.”

 나는 다섯 잔째 원 샷 했다. 후우, 이제 이 테이블 술이 떨어져가는군. 한 병 더 주문해야겠어.

 연희는 옆옆 테이블에 있는 동창회 회장을 가리켰다.

 “그때 선배를 땜빵으로 하자고 억지로 밀어 넣은 게 저기 저 신율 선배였죠. 선배 성격 뻔히 알면서 엿 먹으라고 그런 거라니까요. ‘병신가’라고 먼저 부른 것도 저 인간이고.”

 그녀의 말에 나인이 손뼉을 쳤다.

 “아, 그러니까 더 이상 도망 다니지 말라고 끌고 온 겁니까?”

 “콘서트 연습도 안 한 사람을 무대로 끌고 온 놈이 잘못이지 선배가 무슨 잘못이에요. 그리고 지하 선배가 왜 도망 다녀야 하는데요? 나쁜 건 저놈인데.”

 시우는 ‘호오’하고는 장난스러운 눈초리로 신율을 향해 미소 지었다. 그 미소는 예전에 나인이 유영화가를 죽이기 전에 지었던 눈빛과 닮았다.

 새 술이 왔다. 나는 여섯 잔째 원 샷을 시도했다.

 아니나 다를까 신율 그놈이 나를 쳐다보는 게 아닌가?

 ‘보지 마라. 보지 마. 그냥 가라. 가!’

 “어라! 지하! 임마, 너 너무 보고 싶었다!”

 놈은 그렇게 말하며 내게 달려왔다. 나는 놈의 시선을 피하며 술잔만 기울였다.

 “소심한 새끼, 아직도 화난 거야? 너무하네. 5년도 더 된 일이잖아.”

 놈은 자기가 한 일도 생각하지 않으면서 흡사 내가 쪼잔한 사람이라도 된 양 으스댔다.

 시우는 처음 보는 생물이라도 본 것 같은 표정으로 그를 흥미롭게 관찰했다.

 “어어, 연희구나. 못 보던 사이에 무척 예뻐졌네. 동창회라 넌 안 올 줄 알았다.”

 그러더니 신율은 연희의 허리에 슬쩍 팔을 두르는 게 아닌가. 연희는 냉담하게 그의 손을 뿌리쳤다.

 “선배도 여전하네요.”

 “이런이런, 여전히 쌀쌀맞기는.”

 그는 그렇게 말하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리고는 나를 노려보는 게 아닌가.

 ‘왜 화살이 나한테 오는데?’

 분풀이도 유분수지. 연희한테 찝쩍이다 실패할 때면 언제나 화살이 나한테 돌아갔다.

 그때 무대에 날 밀어 넣을 때도 그랬다. 수학여행 전날, 억지로 연희를 끌고 오려다가 분노한 연희가 뺨을 후려쳤었지. 근데 그게 왜 내 탓이냐고?

 나는 모르는 척 술잔을 기울였다. 경험상 저놈을 상대로 어떤 반응도 보여주지 않는 게 편하다.

 그때 시우가 그를 향해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신율은 화들짝 놀라더니 마지못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누구시죠?”

 “지하 군 형입니다.”

 “아, 동창회에 형님이 오실 줄은 몰랐군요.”

 연희에게 했던 말의 ‘네가 오다니 이럴 수가! 너무 기쁜걸’의 얌전한 표현이었다면, 나인, 그러니까 시우에게 했던 말은 ‘왠 듣보잡이 굴러들어왔어? 할 일이 그렇게 없으쇼?’의 순화된 말이라 할 수 있겠다.

 시우는 얼굴에 철판이라도 깔았는지 방긋방긋 웃었다.

 “아하하, 사랑스러운 연희 양이 부르는데 어찌 오지 않겠습니까?”

 “아, 네. 실례지만 성함이.”

 “문시우입니다.”

 “아아.”

 신율은 ‘이름도 안 들어본 걸 보니 뭐 없는 놈이군’이란 눈을 하고는 실실 웃었다. 그런데 도리어 연희가 조마조마해져서는 시우에게 말했다.

 “서, 선배. 신율 선배가 세상 물정을 잘 몰라요. 선배가 이해해 주세요.”

 “에에, 왜 그래요. 안 잡아먹어요. 안 잡아먹어.”

 뭘 잡아먹는다는 거야.

 두 사람이 자기들만의 세상에 빠지자 신율은 날 더 죽일 듯이 노려보는 게 아닌가.

 ‘임마, 넌 어째 졸업하고도 변한 게 없냐? 나이 그렇게 쳐 먹었으면 어른 좀 되라.’

 물론 뒷일이 무서워서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

 그런데 신율은 몸을 일으키더니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그리고 보니 지하, 너 아직도 노래 부르냐? 그때 정말 죽여줬는데 말이야.”

 그 순간 나는 그만 컵을 떨어뜨렸다.

 이 순간만큼은 동요를 감출 수 없었다. 살다보면 천성부터 악한 놈이 있다.

 그놈들은 이상하게 남의 상처를 발견하는 재주가 있다. 처음 봤을 때부터 놈은 날 간파했다.

 나서는 걸 무서워하고 중압감을 못 견뎌하는 나를.

 그는 뱀처럼 웃었다.

 “그렇지 않아도 여기는 저녁 9시면 재즈를 연주해 주거든. 그래서 늘 피아노가 준비되어 있어.”

 그 순간, 술집 한가운데에 있는 흰색 피아노가 눈에 들어왔다.

 그가 동창들에게 소리쳤다.

 “지하가 그동안 빠진 벌로 노래 한 곡 부른다네?”

 그 말에 동창들이 소리쳤다.

 “오오! 진짜? 이거 좋은 구경하겠네.”

 “그러고 보니 모처럼 동창회에 이런 게 빠져서야 쓰나!”

 신율은 크게 소리쳤다.

 “에이, 함성이 작아서 안 나온단다.”

 그 말에 취기 오른 동창들이 술집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다.

 그 순간, 나는 냉장고에 한 10년은 묵혀둔 동태처럼 얼어 버렸다. 과거의 트라우마가 자꾸만 떠올랐다.

 아니, 그 전에 나라는 인간이 남 앞에서 노래할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할까?

 ‘실패하면…….’

 그리고 보니 요즘 노래방도 가지 않았다.

 위가 아파왔다. 술을 너무 마셨는지 구토가 치밀어 올랐다.

 그때 시우가 몸을 일으켰다.

 “저도 반주해도 될까요? 아우님들 동창회에 억지로 끼어들어서 면목 없으니 말이죠.”

 그렇게 말하고는 지배인에게 피아노를 써도 되는지 물었다.

 내가 고개를 저으며 쥐어짜듯 말했다.

 “무리예요. 남 앞에서 노래하는 건 무리라고요.”

 “왜 그러십니까. 밴드부의 에이스가.”

 물론 공연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에이스라고 불렸다. 그냥 이 길로 나가도 된다며 담당선생님이 칭찬하곤 했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부서 관계자들이나 아는 정보다.

 “대체 그걸 어떻게…….”

 시우는 내 어깨를 툭 치고는 먼저 무대로 올라갔다.

 그는 몇 번 음을 고르더니 만족스러운지 내게 말했다.

 “까짓 거, 해보죠.”

 그 말에 모두 흥분해서 소리를 질렀다. 동창 중 하나가 내 등을 밀어 억지로 무대 위로 세웠다.

 무대에서는 모두의 얼굴이 보였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나를 바라보는 연희와 뱀 같은 얼굴로 히죽 웃고 있는 놈.

 술기운 탓인가.

 내 심장 어딘가에서 불꽃이 솟구쳤다.

 내가 시우에게 물었다.

 “피아노 연주할 줄 아세요?”

 “교양으로 좀 배웠죠.”

 불이 뜨겁다. 내게도 이런 불꽃이 있었다는 게 신기할 뿐이었다. 어지럽고 몽롱한 정신 속에서도 불꽃만은 내 목구멍을 태우고 있었다.

 “까짓 거!”

 이 말이 정말로 내 입에서 나온 말일까.

 나는 비틀비틀 마이크 앞에 섰다. 연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문득 나는 로그아웃이 하고 싶었다.

 하지만 여기는 현실이었다. 로그아웃은 없다. 도망치는 것 따위 용납하지 않는다.

 시우가 물었다.

 “뭘 부르고 싶은데요?”

 그 말에 나는 신율을 노려보며 이를 갈듯 말했다.

 “애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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