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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천마검엽전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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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에 지옥이 구현되고 마의 군주가 현신하면 그누구도 그를 막지 못하리라!
이는 태초 이전에 맺어진 혼돈의 맹약, 육신에 머문 자나 육신을 벗은 자나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구속의 약속일지니……
주검과 피, 그리고 살기가 강물처럼 흐르는 전장에서 본연의 힘을 되찾게 되는 신마기!
신마기의 주인은 전장을 거칠 때마다 마기와 마성이 점점 더 강해져 종국에는
그 자체를 마(魔)가 된다…….
제어되지 않는 신마기…
이는 곧 혼돈의 저주, 겁화의 재앙이다!

 
제 19 화
작성일 : 16-07-18 14:49     조회 : 560     추천 : 0     분량 : 7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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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엽은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상대의 능력을 제대로 모를 뿐만 아니라 자신의 능력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그로서는, 생사를 다투는 싸움에서 힘을 남겨둘 여유를 갖고 있지 못했다.

 이는 대적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었고, 그 사실을 검엽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루어진 선택이었다.

 거기에는 그를 가르친 이천릉의 가르침도 한몫 단단히 했다.

 

 “일 대 다수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지만, 일대일의 경우 쓰러뜨려야 할 상대와 손을 나누게 되면 전력을 다해라. 상대를 탐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하는 자들이 있는데, 이길 자신이 없는 자들이 주절거리는 헛소리야. 그렇게 여유 부리다가 누우면 누가 하소연을 들어주기나 할 거 같냐? 하소연할 데도 없고, 재수 없으면 염라대왕을 바로 대면하게 돼. 강호는 말이다, 패자(敗者)는 유구무언(有口無言)이야. 그리고… 전부는 아니어도 대다수의 경우 이기면 만사형통이거든.”

 

 기품을 중시하는 명문 정파의 원로들이 들으면 한숨을 내쉴 가르침이었지만 당시의 이천릉은 진지했다.

 그리고 무림이라는 세상을 전혀 알지 못하는 검엽에게 이천릉을 비롯한 네 노인의 가르침은 그가 아는 무림의 전부일 수밖에 없었기에, 검엽은 무림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그들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고 있었다.

 찰나의 순간 검엽의 우수는 엄호태의 판관필이 만들어낸 필영(筆影)을 두드리고 밀쳐 내며 길을 열었다.

 하지만 그 손길이 너무나 빨라 엄호태는 필영이 부서지는 것을 보기도 전에, 그물에 구멍이 뚫린 것을 보게 된 것이다.

 경악한 엄호태가 두 걸음을 물러섰지만 검엽과의 거리는 오히려 더 가까워졌다.

 검엽이 따라붙은 것이다.

 판관필을 밀어낸 그의 손이 엄호태의 양손 팔뚝을 두드리며 지나갔다.

 우두둑!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고요한 방 안을 울렸다.

 기형적으로 팔이 꺾인 엄호태는 핏기가 가셔 시체처럼 변한 얼굴로 정신없이 물러나려 했다.

 그러나 검엽의 신형은 그보다 배는 빨랐다.

 엄호태와 두 자 거리까지 좁힌 검엽의 손길이 그대로 엄호태의 심장을 눌러갔다.

 “…….”

 비명도 없이 무너지듯 그 자리에 무릎을 꿇은 엄호태는 입가에 흐르는 핏물을 의식하지 못했다.

 검엽의 손이 가슴에 닿는 순간 오장육부가 뒤흔들린 뒤였다. 정신을 놓기 직전의 그에게 흐르는 핏물을 의식할 여유 따위가 어디 있으랴.

 게다가 단 이 초였다, 그가 검엽과 손을 섞은 것은.

 시간이라고 해야 불과 서넛을 헤아릴 정도.

 그는 자신이 모시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당대 무림에 자신을 단 이 초로 패배시킬 수 있는 사람이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상처를 차치하더라도, 지금 그의 마음은 공황 상태였다.

 그러나 엄호태의 처참한 패배는 그가 검엽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는 사실에 기인한 것이었다.

 만약 검엽이 신마기와 기의 진체를 느끼는 괴이한 감각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승패의 변동은 없었을지라도 싸움이 이처럼 쉽게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공이 비슷한 수준의 고수들의 싸움은 기세로 시작해서 기세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엄호태는 기세를 돋울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했고, 그 결과 그는 적과 싸울 때 반드시 필요한 살기를 가다듬지 못했다.

 살기가 담겨 있지 않은 초식은 대련에나 유용하지, 목숨을 건 싸움에서는 춤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

 죽립으로 가려진 검엽의 안색은 엄호태와 싸우기 전에 비해 확연할 정도로 창백해져 있었다.

 부운탄섬과 겁천벽뢰타와 같은 그의 창안 무공은 하나같이 막대한 내공을 필요로 했다.

 그것은 양날의 검과 같았다.

 만일 승부가 단숨에 나지 않는다면 탈진한 그는 적에게 목을 내어주어야 할 것이다.

 드러나지 않게 내력을 일주천시켜, 소모된 진력의 일부를 보충한 검엽은 엄호태의 백회에 손을 올려놓으며 물었다.

 “아직도 대답할 생각이 없나?”

 방금 전까지 무서운 속도로 움직인 자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평이하고 담담한 어조.

 엄호태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상대의 기세는 그의 심령에 공포를 드리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이제야 자신이 상대에게 두려움을 느낀 것이 무력 때문이 아님을 어렴풋하게 눈치채고 있었다.

 그가 모시는 사람들은 눈앞의 상대보다 더 강했다. 그렇지만 그는 그들에게서 눈앞의 자와 같은 속수무책의 공포를 느끼지는 않았다.

 상대의 공포스러운 기세는 무력에서 우러나는 것이 아닌 것이다.

 “…죽여… 라…….”

 검엽은 말없이 자신의 손에서 느껴지는 상대의 기를 읽었다. 끊어질 듯 이어져 위태위태하지만 완강한 기운.

 미간을 살짝 찡그린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지.”

 검엽의 장심에서 흘러나간 기운이 엄호태의 머릿속을 단숨에 으깨진 어육처럼 만들어 버렸다.

 어이가 없는 듯 칠공에서 피를 흘리며 뒤로 넘어가는 엄호태는 눈을 감지 못했다.

 죽이라고 했지만 아무것도 묻지 않고 정말 죽일 줄은 그도 예상치 못했다.

 그는 검엽이 알고 싶어 하는 비밀을 알고 있었고, 그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그를 살려두어야만 했다.

 그리고 그가 살아 있는 동안 그를 보낸 사람은 그를 구하기 위해 손을 쓸 것이 분명했다.

 그 시간 동안만 버티면 된다고 그는 생각했다. 상대가 그를 죽이는 것은 최악의 경우였다.

 그런데 검엽은 망설임 없이 그 최악의 선택을 한 것이다.

 엄호태는 검엽의 성격을 몰랐다.

 유일한 친구인 운려가 정상이 아니라고 했던 그의 성격을.

 그것이 그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

 ‘운려가 가진 것이 중요한 것이라면 또 다른 자가 오겠지. 안 오면 그만이고.’

 검엽은 느릿하게 신형을 돌렸다.

 와호당의 노인들과의 비무를 제외하면 그가 겪은 최초의 진정한 격투였고, 첫 살인이었다.

 그러나 검엽의 마음은 잔잔한 호수처럼 평온하기만 했다.

 살인에 익숙한 무림의 노강호보다도 더 평온한 기색.

 그것이 어찌 정상이랴.

 검엽은 자신의 그런 비정상적인 상태를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다.

 ‘업(業)이다…….’

 알 수 없는 말을 속으로 되뇌인 검엽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생각을 따라가면 잊기로 결심한 것들이 떠오를 테니까.

 창문을 넘어 비조처럼 객잔의 후원을 빠져나가는 검엽의 마음속에는 생각이 넘쳐났다.

 ‘마공을 익힌 자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쉽게 끝나진 않았을 거야. 이 노야의 백초지적은 될 자였다.’

 그는 지존신마기의 주인. 신마기가 어떤 힘을 갖고 있는지 그보다 잘 아는 사람은 천하에 존재하지 않았다.

 검엽은 엄호태가 그를 상대하며 왜 그리 절박해했는지, 그리고 왜 그리 간단하게 기세가 죽었는지 그 이유를 잘 아는 것이다.

 ‘그나저나 엉뚱하게 쓸 만한 것을 배웠는걸.’

 그는 소리 없이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의 오른손은 미미하게 꿈틀거리고 있었는데, 그 흐름은 엄호태가 펼쳤던 혈루필점사와 혈루점망을 따르고 있었다.

 엄호태가 살아 그 장면을 보았다면 망연해했을 손놀림.

 검엽은 그 짧은 싸움 동안 엄호태의 혈루필법 중 가장 귀한 두 개의 초식을 배워 버린 것이다.

 겉모양만 따라 하는 것이 아닌, 내기의 흐름까지 완벽하게 재현한 초식이었다.

 그는 싸우며 엄호태의 초식에 운용되는 기의 행로를 느꼈다.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와호당의 노인들과 비무하면서 수시로 느꼈던 현상이니까.

 그가 폭발의 부작용이라고 생각하는 능력 중의 하나가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그의 앞에서 공력을 운용하는 것은 그에게 그것을 배우라고 가르쳐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기의 행로를 안다고 초식을 그대로 펼치는 것이 쉽게 가능할 리 없는 일.

 희대의 천재였다는 그의 부친 고천강도 그런 정도의 천재성은 갖고 있지 못했다.

 지금은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했지만.

 무림사에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천재가 강호에 나온 것이다.

 

 ***

 

 “모추,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오체복지한 모추의 정수리를 노려보며 은의청년이 물었다.

 놀란 어투였다.

 은의청년은 눈빛이 얼음처럼 차가워 보이는 게 조금 아쉬웠지만, 그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수려한 외모의 소유자였다.

 그들이 있는 곳은 황학루에서 삼백여 장 떨어진 만래객잔의 후원 별채에 딸린 지하실이었다.

 서 있는 청년의 옆에 놓인 긴 나무 탁자 위에는 푸르게 변한 엄호태의 시신이 나체로 놓여 있었다.

 모추의 전신은 식은땀으로 뒤덮였다.

 청년의 음성에서 살기가 묻어났던 것이다.

 청년은 자신의 수하에게 함부로 손을 쓰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러나 손을 써야 할 때는 아수라가 따로 없을 정도로 냉정한 사람이 청년이었다.

 “속하가 척천산장의 인물들이 무창을 떠났다는 것을 보고하기 위해 도착했을 때 엄 호법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고, 흉수의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엄 노(老)는 절정고수다. 그런 사람이 대항도 못하고 죽임을 당했을 리는 없는 일. 방에 아무런 흔적도 없더란 말이냐?”

 “그렇습니다, 공자님. 엄 호법은 애병인 혈루필을 들고 있긴 했지만 방 안에 싸움의 흔적은 없었습니다. 속하가 판단할 때 엄 호법은 아마도… 저항할 틈도 없이 적의 손에 당하신 듯합니다.”

 보고하는 모추의 음성은 확신이 결여되어 있었다.

 자신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호태의 죽은 형상은 그가 말한 대로였다.

 검엽과 엄호태의 승부는 이 초 만에 났다.

 검엽의 무공은 흔적이 남는 게 아니었고, 엄호태는 남의 시선에 뜨이는 것을 꺼려했기에 기를 응축시켜 사용했다. 흔적이 남을 싸움이 아니었다.

 “엄 노가 제대로 저항도 못하고 죽었다……?”

 은의청년 사마결의 눈빛이 얼음처럼 서늘한 빛을 발했다.

 모추의 일신 무공은 일류 중간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의 추종술은 자신의 휘하에 있는 자들 중 능히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 만했다.

 그런 모추가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것은, 흉수가 무공뿐만 아니라 추종술에도 조예가 깊다는 것을 의미했다.

 모추와는 달리, 그는 엄호태가 저항도 못한 채 살해당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엄호태는 그렇게 손쉬운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흉수는 자신의 흔적을 지운 것이다. 추종의 달인인 모추도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완벽하게.

 사마결은 지그시 이를 물며 옆에 놓인 엄호태의 시신을 내려다보았다.

 믿을 수 없는 일을 당하기라도 한 듯 찢어져라 부릅뜬 눈.

 칠공에서 흘러나와 검게 말라붙은 피.

 사마결의 날카로운 두 눈이 엄호태의 심장 부위와 정수리를 훑었다.

 엄호태의 심장 부위에는 나무젓가락으로 찌른 듯한 일 푼 너비의 검은 점이 남아 있었고, 정수리 쪽엔 아무것도 없었다.

 ‘엄 노의 심장과 뇌가 가루가 되었다. 흉수는 겉에는 손상을 주지 않은 채 내부를 부쉈다. 격산타우의 무서운 내가중수법. 심장에 남은 흔적은 흉수가 끝이 뾰족한 무기를 사용했다는 걸 의미한다. 손끝이거나… 어느 쪽이든 흉수는 절세고수다. 이런 정도의 고수를 부릴 수 있는 자, 그리고 엄 노를 죽일 이유를 가진 자……. 누구지? 대사형? 이사형? 삼사저인가?’

 엄호태는 그가 강호에 나와 거둔 열 명의 빈객 중 한 명이었다.

 비록 그들의 능력이 회(會)의 인물들에게 미치지 못한다고는 해도, 강호상에서 그들을 수월하게 어찌할 수 있는 인물은 드물었다.

 모추를 비롯한 그의 수하들은 그가 거둔 빈객들을 호법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것은 호칭일 뿐 공식적인 직책은 아니었다.

 그들은 그의 개인적인 수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속한 조직의 상부에게 있어, 십대빈객이 그의 수하에 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사마결의 눈빛이 차분해졌다.

 속단할 일이 아니었다.

 엄 노에게 맡긴 임무는 극비였고, 그의 사형제들이 알아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을 동원하지 않고 엄 노와 모추만을 움직인 것이 아니던가.

 그가 이 자리에 있는 것 또한 극비였다. 수행한 자들이라고는 그의 그림자인 수라삼비(修羅三秘)뿐이었다.

 엄호태가 살해당했다는 모추의 전서구를 받지 않았다면 그는 이 자리에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는 그 정도로 조심하고 있었다.

 만약 다른 사형제들이 그가 움직이는 이유를 알게 된다면 그 여파는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그것은 엄 노를 죽인 자가 다른 사형제들 중 누군가의 수하라면, 앞으로 그가 하려는 일에 막대한 지장이 될 것이라는 걸 의미했다.

 ‘엄 노가 누군가와의 조우에 의해 살해되었을 가능성은 만분의 일도 안 된다. 그랬다면 이처럼 의도적으로 흔적을 남기지 않을 리가 없으니까. 그렇다면 목적 있는 자의 짓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한데… 사형들과 사저가 움직였다는 정보는 없었다. 그러나 그들이 움직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는 일. 그들 외의 다른 자가 엄 노를 죽였다고 생각하는 건 무리니까. 응변이 필요하게 된 건가……. 좀 더 신중해야겠군.’

 먹으로 그은 듯 쭉 뻗은 사마결의 눈썹 끝이 가늘게 떨렸다.

 엄호태의 시신에 눈을 둔 채로 그가 말했다.

 “산장의 인물들이 남경에 도착하는 건 언제쯤인가?”

 “오늘 아침 사시 초에 포구에서 출발했으니, 늦어도 사흘 뒤 점심 무렵에는 남경에 도착할 것입니다.”

 모추의 대답에 사마결은 뒷짐을 졌다.

 그는 소운려의 일행 중 누군가가 엄호태를 죽였을 가능성에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럴 이유가 없었고, 그런 능력을 가진 자도 소운려의 일행 중에는 없는 것이다. 그가 알기로는.

 당세 무림에서 소운려가 그 물건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가 유일했다.

 당사자인 소운려조차 물건의 가치를 모르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그 또한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었고, 그의 지시를 수행한 엄 노와 모추도 자신들이 왜 소운려의 물건을 손에 넣어야 하는지 이유를 알지 못했다.

 “남경부터는 육로를 이용할 거라고?”

 “산장의 간세로부터 받은 전언은 그러했습니다, 공자님.”

 “남경에서 항주까지는 육로라……. 닷새 정도 걸리겠군.”

 중얼거리듯 말한 사마결이 모추를 보며 말했다.

 “남경까지 최대한 빨리 갈 수 있는 쾌속선을 수배해라.”

 모추는 흠칫했다.

 사마결은 직접 손을 쓰기로 마음을 굳힌 것이다.

 모추는 사마결이 왜 이 일에 그처럼 집착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소운려가 척천산장의 소장주이기는 하나, 고작해야 무림의 후기지수 중 한 명에 불과할 뿐이었다. 그녀가 가진 물건이 대체 어떤 것이기에 사마결과 같은 인물이 직접 움직이려 한단 말인가.

 그러나 질문은 그에게 허락된 권한이 아니었다.

 “존명.”

 바닥에 쿵 소리가 나도록 고개를 숙이며 대답한 모추의 신형이 바람처럼 지하실을 벗어났다.

 홀로 남은 사마결은 싸늘한 눈빛으로 어둠 속을 바라보았다.

 ‘염마시(閻魔匙)… 사신동(死神洞)에 대한 전설이 사실이라면 나는 회(會)의 후계 구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사마결의 눈빛이 어둠을 밝히며 차갑게 불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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