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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사립 사프란 마법 여학교였던 학교
작가 : 강명운
작품등록일 : 2016.7.12
사립 사프란 마법 여학교였던 학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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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은 숙녀가 되는 예법을 익히며, 취미 삼아 마법을 배우는 요조숙녀들의 전당.
""사립 사프란 마법 여학교""!!
교장의 개인적인 이유로 소녀들의 공간에 세 남학생이 입학하고,
그들과의 시끌벅적 코믹한 판타지 로맨스가 펼쳐진다!!

 
제 17 화
작성일 : 16-07-18 13:34     조회 : 420     추천 : 0     분량 : 6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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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로 간다면 마론은 5층 높이에서 떨어지게 될 것이다.

 “제, 제길, 어떻게 하면 좋지?”

 “무슨 소리지?”

 리아의 비명 소리와 바람 마법 소리에 기숙사생들이 하나 둘 복도로 나왔다. 그중에는 마법 특별반 여학생들도 있었다.

 “어머? 저게 뭐지?”

 “우와아! 마법이다!”

 “아니, 감탄하고 있는 너도 마법 학교 학생이잖아? 더구나 특별반.”

 “그렇지만 이론만 공부했을 뿐 실제로 쓰는 걸 보기는 이번이 처음인걸.”

 “뭐, 나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그나저나 도대체 무슨 일이지? 뭣 때문에 저런 위험한 마법을 쓰고 있는 걸까나?”

 “음, 여기서는 잘 안 보여. 뭔가 비명 소리는 들리는데…….”

 “뭐, 저렇게 사납게 바람이 불어대고 있으니 가까이는 못가겠다.”

 여학생들이 궁금하지만 가까이 가지 못하고 있을 때, 아래층에 내려갔던 데이지 역시 위층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동을 알게 됐다.

 “어머나, 뭔가 큰일이 났네?”

 긴장감 없는 얼굴에 느긋한 목소리로 ‘큰일 났네’라고 말을 해도 큰일이 난 것 같은 분위기는 아니지만.

 “서둘러야겠네.”

 그렇게 말한 데이지는 총총걸음으로 위층으로 올라갔다.

 제3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단순히 살짝 빠른 걸음이지만 그것이 데이지에게는 진짜로 서두르고 있는 걸음인 것이다.

 그리고 소동이 일어나고 있는 바로 옆방에서 제라늄과 디옴이 나왔다.

 “뭐지?”

 “이 비명 소리는 분명 리아 양인데…….”

 “앗! 마론!”

 디옴이 위기에 빠진 마론을 발견하곤 마론을 부르며 달려갔다. 하지만 곧 무시무시한 바람의 위력에 더 이상 다가가지 못했다.

 “마론, 이게 무슨 일이야?!”

 “서, 설명… 하… 자면… 긴데…….”

 마론이 사나운 바람을 맞으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제라늄이 짧게 물었다.

 “덮쳤냐?”

 “아. 니. 야!”

 “그럼 쓰러뜨렸냐?”

 “죽. 인. 다!”

 제라늄의 심플하게 짧고 간결하며 야한 질문에 마론이 발끈하며 대꾸했다. 만약 이런 상황만 아니라면 마론은 제라늄의 입을 불태워 버렸을 것이다.

 “마, 말도 안, 되는 소, 소리는 그만 하고! 크윽! 이, 상황부터 어, 어떻게 해줘!”

 “어떻게 해달라고 해도 말이지, 난 이론 위주인걸. 실전 마법은 기대하지 마.”

 제라늄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미안, 난 연금술이 특기라서 지금 이 상황에서는 도움이 될 만한 마법이 없어.”

 역시 디옴이 난처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결국 마론은 누구의 도움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우지직!

 다시 한 번 난간이 불길한 소리를 냈다. 힘겹게 고개를 돌려서 보니 눈에 보일 정도로 금이 가고 있었다.

 “꺄악! 꺄아악!”

 정말이지, 리아는 지치지도 않고 비명을 지르며 계속해서 마법을 써댔다.

 아무리 스크롤 마법이라고는 하지만 상급 마법을 이 정도까지 넣을 수 있다니 천문학적으로 비싼 보석인 것 같다.

 그리고 계속해서 있는 힘껏 비명을 지르는 리아는 체력도 좋은 것 같고.

 ‘그건 관계없나?’

 우지지직!

 ‘끄, 끝이다!’

 마론은 자신의 몸이 일순간 붕 뜨는 것을 느끼며 눈을 질끈 감았다.

 “마, 마론!”

 “위험해! 떨어진다!”

 난간이 부서지고 마론이 공중으로 밀려나는 모습을 보며 제라늄과 디옴, 그리고 여학생들이 비명을 질렀다.

 “에? 어?”

 자신보다 더 큰 비명의 합창에 리아는 순간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녀의 눈에 비친 것은 부서진 난간 밖으로 밀려나서 막 떨어지려고 하는 마론의 모습이었다.

 “어, 어라? 아, 안 돼!”

 한순간에 상황을 파악한 리아는 바람을 내뿜던 손바닥을 뒤집어 팔을 끌어당겼다. 그러자 바람이 역풍으로 바뀌었다.

 공중에서 팔을 허우적거리던 마론은 바람이 역풍으로 바뀌는 것을 감지하고는 이판사판이라는 생각으로 자기 자신에게 역중력 마법을 걸었다.

 역중력 마법으로 몸이 가벼워진 마론은 가볍게 리아의 바람을 타고 돌진했다.

 리아의 품으로…….

 “어?”

 “아?”

 리아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날아오는 마론의 얼빠진 얼굴 표정이었고, 마론이 마지막으로 본 것은 리아가 뺨을 붉히며 놀라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둘은 머리를 부딪치며 쓰러졌다.

 “리아 양! 괜찮아?”

 “마론! 괜찮아?! 앗!”

 제라늄이 제일 먼저 달려오고, 뒤이어 디옴이 달려와서 방안의 광경을 보고 말을 잃었다.

 “으윽.”

 “으음.”

 리아는 고통스런 표정으로 쓰러져 있었다.

 타올은 흐트러져서 새하얀 허벅지의 아슬아슬한 경계선까지 올라가 있다. 아마도 가슴 쪽은 완전히 흘러내린 것 같지만 보이지가 않았다.

 마론이 리아를 덮치듯이 덮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론과 리아는 머리를 심하게 부딪쳤는지 의식이 없었다. 간간히 신음 소리만을 내뱉을 뿐이었다.

 “…진짜 덮쳤네.”

 “아니, 저건… 사고 아닐까?”

 “아, 그럼 사고로 덮쳤다고 말하면 되겠다.”

 “제라늄, 그 말, 마론이 들으면 틀림없이 화낼 거야.”

 “괜찮아, 괜찮아. 기절해 있으니 못 듣잖아? 그것보다 저거, 우리가 손댈 수 없겠지?”

 “그, 그렇지.”

 디옴은 심하게 흐트러진 리아의 옷매무새에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마론만이라도 일으켜 세워서 데리고 나와야겠지만 그랬다가는 리아의 반 누드를 보게 될 것이다.

 디옴은 제라늄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 어서 기절한 마론을 옮기자’ 하고 나서지 않을까 조금 신경 쓰였다. 그걸 눈치챘는지 제라늄이 씩 웃으며 말했다.

 “기절한 여성의 몸을 허락 없이 보는 것은 남자로서 할 짓이 못 되지.”

 “그럼 말이야, 이제 그만 보고 돌아서야 되지 않겠어?”

 디옴은 진작에 돌아서 있지만 제라늄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마론과 리아를 쳐다보고 있었다.

 “응? 아, 괜찮아, 괜찮아. 지금은 마론을 쳐다보고 있는 거니까.”

 훌륭한 자기 합리화다.

 그때, 소동이 진정되자 멀찌감치 떨어져서 구경하던 여학생들이 웅성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웅성거리는 소리에 밖을 본 디옴이 말했다.

 “위험해. 이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일 수는 없잖아?”

 “별 수 없지, 일단은 얼버무릴 수밖에. 디옴, 넌 그 이 틈에 얼른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데이지 씨를 불러와.”

 “그런데 이대로 놔두고 가도 될까?”

 지금 마론을 치워서 리아의 반 누드를 보는 것도 문제지만 저 모습 그대로 두는 것은 다른 의미로 위험한 상태였다. 하지만 제라늄은 별일 아니라는 투로 말했다.

 “상관없잖아? 어차피 둘 다 기절한 상태인걸. 쉽게 깨어날 것 같지도 않고. 그것보다 얼른 가. 시간을 끌면 정말 큰일이 날지도 모르니까.”

 “알았어. 그럼 뒤는 맡긴다.”

 디옴은 서둘러서 아래층 계단으로 달려 내려갔다.

 제라늄도 방 밖으로 나와서 방문을 꼭 닫았고, 여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제라늄을 둘러싼 형태로 모였다.

 “저…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무언가 큰 비명이 들렸는데 어떻게 된 거죠?”

 “제라늄님, 말씀해 주세요.”

 “자, 자, 여러분, 진정해 주세요. 어이쿠! 그쪽 부서진 난간은 위험하니까 이쪽으로 서 주세요. 네, 네, 그렇게요. 자, 그럼 바로 설명해 드릴 테니 잠시만 조용히 해주세요. 이렇게요. 쉿~”

 제라늄이 입에 손가락을 대고 쉿, 하고 말하자 여학생들도 따라했다. 순식간에 주변이 조용해졌다.

 “자, 그럼 설명하겠습니다. 아니, 그전에 소동을 일으켜서 죄송하다는 말부터 드려야겠군요. 레이디들을 놀라게 만들어서 정말로 죄송합니다. 모든 것은 저의 불찰이며 판단 미스였습니다.”

 제라늄은 한 손을 정중히 가슴에 대고 허리를 깊숙이 숙여서 사죄했다. 그리고 설명-물론 위조된-을 시작했다.

 “실은 이름 높은 사프란 마법 학교에 입학한 기념으로 저희 수석 삼총사는 성대한 입학 축하 선물을 준비하고자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마법 학교 학생이 됐으니 선물은 멋있는 마법 시연회가 낫겠다는 의견이 나와서 즉시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리아트리스 양의 도움도 받아서 문제없이 진행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나 저는 판단 미스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바로 친구 마로니에의 마력과 실력이 제 예상을 훨씬 웃도는 것이었습니다.”

 제라늄은 고통스런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저는 이론 위주라 실전 위주의 마법에 대해서 그리 많이 접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정도면 되겠지, 하고 마로니에에게 연습을 부탁했습니다. 너무 안이했습니다. 그 때문에 마로니에는 죽을 뻔했습니다. 저는… 저는…….”

 그리고 두 손으로 머리를 쥐어뜯으며 외쳤다.

 “모든 것은… 모든 것은 저의 실수입니다! 저의 잘못입니다! 저는 하마터면 가장 소중한 친구를 죽일 뻔했습니다! 으흑!”

 그렇게 외치는 제라늄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제라늄의 손 사이에 작은 안약 병이 숨겨져 있다는 것은 모른 척하자.

 “제라늄님, 그 정도까지 책임을 느끼시다니…….”

 라며 여학생들은 울고 있는-우는 척하는-제라늄을 동정하는 눈으로 쳐다봤다.

 낚시(?)에 걸렸다고 말하면 여학생들에게 실례가 될까나?

 어쨌든 연기인 것을 모르는 여학생들은 제라늄의 얼굴과 말발, 그리고 눈물에 완벽하게 속아 넘어갔다.

 그 후 제라늄은 리아의 비명은 마법 제어가 안 되어서 마론이 위험에 빠지게 되자 지른 것이었고, 지금은 기절한 마론을 안에서 간호하고 있다는 거짓말 등을 덧붙였다.

 “리아트리스님이 마로니에님의 간호를 하고 있다고요?”

 여학생들은 사납게 싸워대던 둘의 모습을 기억하고는 지금 마론을 간호하는 리아의 모습을 상상해봤다.

 아무도 상상 할 수 없었다.

 당연했다. 오늘 하루 마론과 리아의 험악한 관계와 분위기를 몸으로 체험했는데 둘의 다정한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면 그쪽이 이상한 것이다.

 “뭐, 싸움 속에 싹튼 우정이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남녀 관계에 우정이란 애정으로 가는 발판이나 마찬가지죠.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제라늄은 상상할 수 없는 광경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꺄악! 그럼 두 분, 그렇게 되는 걸까요?”

 “그 정도로 격렬하게 싸웠으니 사랑도 배로 격렬하다던가.”

 “어머나~”

 “꺄악~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부끄럽고, 부러워!”

 여학생들은 어느새 완전히 제라늄의 말을 믿으면서 저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꺅꺅거렸다.

 “자, 그럼 둘을 방해하면 안 되니까 우리들은 이만 퇴장하죠. 그리고 이번에는 실패했지만, 반드시 입학 기념으로 멋있는 것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그럼 제라늄님, 평안하세요.”

 “평안하세요, 제라늄님. 다음에 뵙겠습니다.”

 겨우 여학생들을 돌려보낸 제라늄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걸로 일단은 한 건 해결인가? 남은 건 데이지 씨가 와서 저 아수라장을 정리만 해주면 되는데 왜 이리 늦는 거지?”

 시간상으로는 지금쯤 도착해야 될 시간인데 디옴과 데이지는 아직까지 오지 않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데이지는 아직 4층에 있었다.

 “저기, 데이지 씨.”

 디옴이 부르는 소리에 데이지는 미소를 지으며 돌아봤다.

 “네?”

 “조금 더 서두르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어머나, 그렇군요. 자, 그럼 어서 서둘러요.”

 “…네.”

 말은 서두르자고 했지만 여전히 걸음 속도는 느긋했다. 하지만 데이지 본인은 그 속도가 진짜로 서두르고 있는 것이었다.

 아까부터 디옴과 데이지의 대화는 이렇게 반복되고 있었다.

 나중에 데이지가 말하기를, 그날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빨리 달려봤다고 했다.

 아무튼 겨우 데이지와 디옴은 5층에 도착했고, 둘이 올라오는 것을 발견한 제라늄은 한숨 놓았다.

 “휴, 좀 늦었지만 간신히 세이프인가?”

 그때,

 “꺄아아아아악!”

 방 안에서 리아의 비명 소리가 터짐과 동시에 사나운 바람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웃이군.”

 제라늄은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방문에 손을 대며 말했다.

 “미안, 마론.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이상 소동이 커지지 않게 막는 길 뿐이다.”

 제라늄은 할 줄 아는 마법 중에서 광역 침묵 마법인 사이엘스를 걸었다. 이것으로 리아의 방 안에서 무슨 소리가 나던 간에, 예를 들면, 마론이 죽음의 비명을 지른다고 해도 밖으로 새어 나갈 염려는 없어졌다.

 “마론, 살아남아라.”

 마법 주문 영창을 끝낸 제라늄은 방문을 향해 두 손을 모아 기도했다.

 그 전에 구해주러 들어가야 되지 않겠냐고 말하고 싶지만…….

 그 사나운 마법을 보고 난 뒤니 목숨 걸고 구하러 들어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간다.

 더구나 구해야 될 상대방이 남자라면 더더욱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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