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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무영 이계를 훔치다
작가 : 눈매
작품등록일 : 2016.7.11
무영 이계를 훔치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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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도둑질밖에 없다.
타고난 재주라고는 도박밖에 없다. 그
렇다면, 그 도벽으로 세상을 훔치리라!
유쾌한 도신의 이계 절도 성공기가 펼쳐진다.

 
제 26 화
작성일 : 16-07-18 09:36     조회 : 417     추천 : 0     분량 : 5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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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무영은 그 뒤로 3일 간을 아네모스에서 살다시피 지냈다. 처음 하루 동안은 무영이 도박하는 것을 막는 자가 아무도 없었다.

 입구에 자리 잡은 코털 사내처럼 모두 두 손 들고 환영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판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틀째, 무영이 찾아가자 그 반대 현상이 일어났다. 이미 주최 측의 도박사들 사이에서 무영의 이름과 얼굴이 알려져 버린 것이다.

 그들은 전날과 달리 무영이 오는 것을 두 손을 들고 말릴 정도였다.

 그나마 워낙 기척과 존재감이 희미한지라 무영을 알아보지 못한 사람들만이 그를 또 받아들이는 실수를 할 뿐이었다.

 만통안의 효력은 대단했다. 1:1의 승부에서는 거의 9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할 정도로 상대의 모든 사기행각을 꿰뚫어 볼 수 있었다.

 단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만통안을 시전하는 동안 다른 데에는 전혀 신경을 쓸 수 없다는 점이었다.

 이는 아마도 무영이 만통안을 익힌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삼일 째가 지나면서 결국 무영은 그 만통안마저 펼칠 수가 없었다.

 주최 측이 무영을 곧바로 블랙리스트에 등록시키고 경계 대상 1호로 삼았던 탓이다.

 아네모스의 규칙상 딜러가 참가를 제지하거나 주최 소속의 도박사들이 게임을 거절할 경우에는 도박을 강요할 수가 없었다.

 결국 승부욕이 매우 강한 몇몇의 도박사들만이 무영을 받아들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그날로 마지막이었다.

 다음날 무영은 오후 내내 도박장을 돌아다녔지만 단 한 판도 할 수 없었다. 도박사들은 무영이 다가가기만 해도 손을 내저을 정도였다.

 오죽하면 그들 사이에서 무영을 흡혈귀라고 부를까.

 결국 무영은 결심했다는 듯 패트론에게 말했다.

 “지옥의 탑에 서겠습니다.”

 패트론의 눈동자가 찢어질 듯 커졌다.

 “지, 지, 지금 뭐라고 했나?”

 “들으신 그대로입니다. 지옥의 탑에 서겠다고 했습니다.”

 “자네, 제 정신인가? 자금도 넉넉한데 왜 몸을 담보로 하겠단 말인가!”

 “아무도 절 받아주지 않으니 이럴 수밖에요.”

 패트론은 입을 쩍 벌렸다.

 도대체 무엇이 이 아이를 이토록 매달리게 하는가? 뭘 보고 이렇게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일까? 아무리 빨리 달리기 위해서라고 할지라도 이번만큼은 무영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아야 했다.

 자신에게 오랜만에 목돈을 만지게 해준 기특한 소년이라서가 아니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친분을 쌓은 인간이, 그것도 나이 어린 소년이 쇠창살에 찔려 죽는 모습을 어찌 본단 말인가.

 “안 되네! 절대 안 돼!”

 “패트론이 반대한다고 해서 제가 안할 거라 보십니까.”

 무영은 걸음을 옮기면서 대답했다.

 “그래도 다시 생각하게! 나는 자네가 그렇게 처참하게 죽는 꼴을 볼 수 없네!”

 이윽고 무영의 걸음이 멈추었다. 그는 패트론의 푸른 눈동자를 넌지시 바라보았다.

 “패트론.”

 “말하게나.”

 “전 죽지 않을 겁니다. 두고 보십시오. 전 제가 힘들게 번 돈을 패트론에게 그저 주기 싫거든요.”

 무영은 농담까지 해보이며 웃었다. 패트론은 청명한 무영의 눈동자를 보면서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정말 알다가도 모를 녀석이군. 간혹 잿더미보다도 건조하고 삭막한 눈동자를 하다가도 이럴 땐, 어찌 이리도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눈빛일까?’

 결국 패트론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절대로 무영을 말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위험을 감소시키자.

 “좋아, 좋네. 내가 인정하지. 자네의 그 징그러운 도박심리는 못 당하겠어. 하지만 약속해주게. 제한 시간을 기본인 5시간만 하고, 창살은 10개만 꽂겠다고.”

 “아뇨. 최대치입니다. 30시간에 40개의 창살을 꽂을 겁니다.”

 “맙소사. 신이여!”

 패트론의 입에서 5년 만에 신을 찾는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이 일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그런데 정말 신이 그의 목소리를 듣기라도 한 것일까?

 무영의 발목을 잡은 곳은 전혀 엉뚱한 곳이었다. 바로 지옥의 탑을 담당하는 도박장 직원이었다.

 “입장하실 수 없습니다.”

 무영이 철창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직원이 단호하게 제지하고 나선 것이다.

 물론, 손에 들고 있는 몽타주와 무영의 얼굴을 한참 동안 비교한 후에 돌아온 대답이었다.

 “무슨 말입니까? 그냥 구경하러 들어가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내가 저 지옥의 탑에 도전하겠다고 했소.”

 “그래도 입장하실 수 없습니다.”

 상대는 완강하게 버텼다.

 그랬다. 도박장에서는 무영이 어떤 도박에도 참여하지 못하도록 블랙리스트 1위에 이름을 올렸던 것이다.

 이미 입구에 적혀 있듯이 합의되지 않은 도박은 효력이 없었으므로 무영으로서는 방법이 없어진 것이다.

 패트론은 내심 가슴을 쓸어내리며 웃었다.

 “클클. 이미 자네가 유명인사가 된 모양이구먼. 이만하면 만족하고 돌아가는 것이 어떤가?”

 “현재 자금이 얼마지요?”

 “2,300골드네. 정말 믿기지 않는 액수지.”

 2,300골드.

 확실히 처음의 자금을 생각한다면 23배나 뛰어오른 거금이다. 그러나 무영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다. 이 세상에 2,300골드보다 더 많이 가진 자는 널리고 널렸다.

 적어도 무영은 이 세계에서 둘 중 하나를 거머쥘 각오였다.

 세상 누구도 함부로 쳐다볼 수 없는 막강한 권력. 그게 아니라면 대륙을 통째로 사들일 수 있을만한 돈이다. 둘 중 하나를 쟁취하면 다른 하나도 쟁취할 수 있으리라.

 세상의 바닥을 쳐봤으니, 세상의 하늘을 치지 못할 것이 뭐가 있으랴.

 무영은 몸을 돌리고 조용히 뇌까렸다.

 “도박장이 절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일방적인 도박을 한 판 벌여보지요.”

 “그건 또 무슨 말인가?”

 “이 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주머니를 한 번씩 털어야겠습니다.”

 무영은 패트론에게 고개도 돌리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만약 그가 얼이 빠진 패트론의 심각한 얼굴을 보았다면 결심을 바꿨을까? 아마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그가 한 걸음 뗀 순간, 그로부터 가장 가까이에 서 있던 사람의 주머니는 비어버렸으니까.

 그날부터 무영의 소매치기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에게 소매치기는 낯설었다. 실제로 소매치기를 해 본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타고난 재주와 천부적인 감각, 그리고 선천적인 희미한 존재감을 동원하더라도 소매치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물론 가문의 비기인 절도신기에는 공공지술(空空之術)과 같은 소매치기 방법이 기재되어 있었지만, 무영에게는 그런 것을 정식으로 익힐 심리적 여유가 없었다.

 때문에 그의 소매치기는 느리고 조심스러웠다.

 하루 종일 훔친 금액은 겨우 20골드. 물론 작은 액수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래서야 대도의 자식이라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다.

 하지만 무영은 다음 날도 어김없이 도박장에서 소매치기를 감행했다. 물론 오래가지 않아 덜미를 잡히고 말았지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무영의 손길이 대머리 남자의 바지 주머니로 슬그머니 들어갔다.

 대머리는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 다른 사람의 손이 들어왔다는 것도 모른 채 열심히 다른 사람의 도박을 구경했다.

 그의 주머니에는 방금 들어간 10골드짜리 묵직한 금패가 들어 있었다.

 바지주머니라고 너무 방심한 탓일까?

 무영의 손끝에 이윽고 금패가 걸렸다.

 ‘됐다!’

 무영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금패를 꺼내려는 순간.

 탁!

 “장난질도 여기까지다.”

 누군가 무영의 어깨를 짚더니 중저음의 목소리를 나지막이 깔았다. 몸을 움찔거린 무영은 고개를 휙 돌렸다.

 ‘혈귀!’

 어느 틈에 자신의 뒤에 다가왔을까? 흑립을 푹 눌러쓴 얼음장 같은 얼굴. 혈귀, 조란은 무영을 무표정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훗, 드디어 납신 건가? 기다리고 있었다고.’

 겉으로 드러난 표정과 다르게 무영의 내심은 미소 짓고 있었다.

 이때를 기다렸다. 도박장에서 자신을 먼저 찾아 나서기를.

 물론, 그렇게 되면 도박장에서는 단순히 자신을 경계하는 것이 아니라, 방해자로 판단하고 위협을 가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상황보다는 도박장의 우두머리인 길드장을 만나고 어떤 식으로든 단판을 짓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무영은 철저히 내심을 숨기고 일단 대머리의 주머니로부터 얼른 손을 거두었다.

 “무슨 일이오?”

 그가 시치미를 뚝 떼고 묻자 흑립이 싸늘하게 말했다.

 “네 녀석이 이곳에서 설레발친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알고 있었다. 어제부터 네 녀석의 소매치기도 눈감아 주었다. 장난질은 그만하고 떠나라. 그러면 나도 널 건드리지 않을 것이다.”

 무영은 빙그레 웃었다.

 과연 마음에 들었다. 지금까지 자신의 존재를 이토록 정확히 눈치 챈 사람은 드물었다.

 희미한 기척을 타고난 무영은 언제나 곁에 있어도 찾아지는 존재였다.

 그런데 이 조란이라는 자는 복잡한 도박장 안에서 자신의 소매치기 장면을 정확히 지켜보고 있었다는 말이 아닌가.

 ‘정말 가지고 싶다. 이 녀석.’

 그때 마침 멀찍이 떨어진 곳을 배회하던 패트론은 조란과 무영이 마주 선 것을 보고 기겁을 하며 달려왔다.

 “무영! 무슨 일인가?”

 무영은 고개를 저으며 가볍게 말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패트론, 근데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뭐, 뭔가?”

 패트론은 더듬거리며 되물었다. 아무래도 혈귀라고 불리는 자 앞에서 대화하는 게 여간 꺼림칙한 것이 아닌 모양이다.

 그런데 무영의 입에서 튀어나온 목소리는 대담하기 짝이 없었다. 아니 멍청하기 짝이 없다고 해야 할까?

 “이 사람 말입니다. 이 사람이 제가 소매치기 한 것을 목격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지난번에는 병사를 데려왔기에 영주의 개라고 생각했는데, 왜 여기 있는 거지요? 이 사람, 영주의 개인 겁니까, 아니면 길드장의 개인 겁니까?”

 순간, 조란의 미간에 세로 주름이 팍 새겨졌다.

 차앙!

 순식간에 그의 검집에서 칼이 뽑아져 나왔고, 예기를 줄기줄기 발산하는 칼날이 무영의 목젖에 맞닿았다.

 패트론의 안색은 새파랗다 못해 거무죽죽하게 물들었고,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벌어진 일에 웅성거리며 흩어졌다.

 “우어어! 뭐야? 저기 왜 저래?”

 “헙! 말조심해! 그 혈귀잖아!”

 주변에서 물러선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칼을 겨누고 있는 조란도, 칼날에 목덜미를 그대로 노출시킨 무영도, 누구도 표정은 흔들리지 않았다.

 무영은 조란의 붉은 눈동자를 빤히 마주보며 패트론에게 말했다.

 “대답 좀 해주세요, 패트론. 이자는 누구의 개새끼입니까?”

 패트론은 이제 입에 거품을 물기 직전이었다.

 여기서 자신이 뭐라고 대답해야 한단 말인가? 혈귀가 저렇게 시뻘겋게 두 눈을 부릅뜨고 있는데 무영은 왜 이리 무모한 도발을 저지른단 말인가. 아니나 다를까, 조란은 감정이라곤 전혀 깃들지 않은 건조한 음성을 깔았다.

 “네 녀석이 사는데 지쳤나보구나.”

 무영은 피식 웃어버렸다.

 비웃음이라기보다는 정곡을 찔린 느낌이랄까? 아직 자신은 어리다고 생각했는데, 어른한테나 어울릴 그 말이 이렇게 가슴에 와 닿을 줄은 몰랐다.

 “뭐, 틀린 말은 아니군.”

 슥.

 조란은 칼을 도로 검집에 꽂아 넣었다.

 “살 기회를 주었는데 거절했으니, 원하는 대로 지친 삶에 종지부를 찍도록 도와주지.”

 “그거 고맙군.”

 “따라와라.”

 조란은 말없이 몸을 돌렸다. 굳이 멱살을 잡아서 끌고 가지 않아도 따라올 상대라는 건 이미 눈빛만 보고도 알 수 있다.

 무영은 조란의 뒤를 따랐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짜릿한 전율이 흐른다. 살 떨리는 두려움과 기대가 뒤섞여서 그의 피에 녹는다.

 한편 패트론은 걸어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망연자실한 채 한참을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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