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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무영 이계를 훔치다
작가 : 눈매
작품등록일 : 2016.7.11
무영 이계를 훔치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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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도둑질밖에 없다.
타고난 재주라고는 도박밖에 없다. 그
렇다면, 그 도벽으로 세상을 훔치리라!
유쾌한 도신의 이계 절도 성공기가 펼쳐진다.

 
제 22 화
작성일 : 16-07-18 09:33     조회 : 419     추천 : 0     분량 : 7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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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 8 대형 도박장, 아네모스

 

 

 

 다음날 무영은 거지들 사이에서 거의 영웅처럼 떠받들어졌다. 거지들은 패트론의 거처로 모여 대낮부터 술판을 벌였고, 모두 무영의 대담함을 칭찬했다.

 이미 패트론과 알렌으로부터 어젯밤 무영의 무용담을 전해들은 것이다.

 게다가 훔친 금액 전액을 거지들에게 나누어주었으니 이야말로 군주 같은 영웅이 아니겠는가.

 한참 술판이 벌어지는 가운데 도일이 병사를 이끌고 나타난 것은 해가 뉘엿뉘엿 저물 무렵이었다.

 천막 안에서 잠시 쉬고 있던 무영은 바깥이 소란스러워지자 천막에서 나왔다.

 “알렌과 그 도둑놈 새끼 어디 있어? 앙?”

 도일은 거지 한 명을 발로 걷어차며 소리쳤다.

 그의 뒤로는 병사들이 스무 명 정도 대기하고 있었고, 바로 옆에는 흑포에 흑립을 눌러 쓴 사내가 말없이 서 있었다.

 흑립의 사내를 본 무영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더듬거렸다.

 “백…… 부님?”

 하지만 그는 곧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 수 있었다.

 옷차림과 흑립만이 놀랍도록 비슷할 뿐, 그 사내는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

 가는 얼굴선에 날카로운 눈매와 뚜렷한 이목구비. 하지만 마치 얼음으로 조각해놓은 듯 차디찬 인상이었다.

 하긴 이런 곳에서 백부님을 만날 리가 없었다. 자신은 지금 어딘지도 모르는 머나먼 곳에 있지 않은가.

 그때 마침 무영을 발견한 도일은 양 소매를 걷어붙이더니 식식거리며 다가왔다.

 “이 도둑놈! 네 놈이 분명히 어제 그 도둑놈이렸다!”

 도일이 다짜고짜 달려들어 멱살을 쥐자, 무영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왜, 왜 이러십니까? 무슨 말을 하시는지 모르겠군요.”

 “이 자식이 끝까지 시치미를 뗄 요량이구나! 이 반지 네 녀석이 가져 간 것이지 않냐!”

 그러자 무영은 겨우 도일을 떼어놓고 차분하게 대답했다.

 “아저씨는 전에 제게 반지를 준 적이 없단 말씀입니까?”

 “주긴 줬지!”

 “그런데 무슨 문제라는 말씀입니까?”

 “나는 그것보다 좋은 걸 줬지! 그 낡은 반지는 준 적이 없다!”

 도일은 자신이 소리치고도 아차 싶었다. 말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게다가 자신이 얼떨결에 반지 하나를 주긴 했다는 것을 인정해버리고 말았다.

 무영은 내심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대답했다.

 “전 아저씨가 준 반지를 가져왔을 뿐입니다. 왜 제게 이토록 화를 내는 것인지 모르겠군요. 만약 제가 도둑놈이라면 마땅한 증거를 가져오십시오.”

 “너, 너!”

 하지만 도일은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 무슨 말을 할 것인가.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한단 말인가? 상대를 도둑놈으로 몰고 가기에는 아무런 물적 증거가 없었다.

 분명 훔쳐간 반지를 버젓이 끼고 있지만, 자신이 반지를 내줬다는 것을 인정한 이상 그게 훔친 물건이라는 것을 증명할 길이 없어졌다.

 도일은 주변의 거지들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그럼 이 거지들이 이토록 포식하는 건 어찌 된 영문이란 말이냐!”

 그러자 이번에는 패트론이 나섰다.

 “우리가 지금까지 힘겹게 구걸해서 모은 돈으로 오늘 잔치를 벌이는 것인데, 뭐 잘못 된 거라도 있소?”

 “영감! 정녕, 그 돈이 내 돈이 아니란 말이오?”

 도일이 혈압을 올리며 소리치자 패트론은 피식 조소했다.

 “흥, 당신의 금화에는 이름이라도 새겨놓았소? 아무런 증거도 없이 사람을 모함했으니 이건 분명히 고소감이오!”

 “이, 이 녀석들…….”

 도일은 이를 뿌득뿌득 갈았다.

 무영은 그의 반응을 재미있다는 듯이 지켜보았다.

 이렇게 쉽게 흥분하는 부류의 사람은 다루기가 쉽다. 조금만 등을 떠밀어주면 알아서 나락으로 떨어질 부류다.

 무영은 가만히 얼굴을 가져가서 도일의 귓가에 속삭이듯 말했다.

 “어제 그 마법은 정말 훌륭했습니다.”

 “이, 이 자식!”

 도일은 미간을 콱 찡그리며 소리쳤다. 그는 곧장 흑립의 사내를 돌아보며 외쳤다.

 “드, 들었소? 방금 이 녀석이 내게 한 말을! 자기 입으로 어제 가게에 왔다고 하지 않았소!”

 하지만 그 목소리는 도일 외에 아무도 들은 자가 없었다.

 무영이 누구인가? 대도 가문의 자식이 아닌가. 전음과는 분명히 다르지만 도둑끼리의 의사소통으로도 사용하는 그 속삭임은 대상자 이외에 다른 사람은 절대로 들을 수 없는 것이었다.

 흑립의 사내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차가운 목소리를 내뱉었다.

 “도일, 억지를 부려서는 이들을 압송할 수가 없소. 우리는 당신의 수하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시오.”

 사내는 냉담했다.

 사실 한두 명 정도라면 좀 억지를 부려서 잡아가도 상관없다. 하지만 여기 있는 거지들은 수십 명이다.

 자칫 이들 모두에게 누명을 씌웠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무영은 도일의 어깨를 다독였다.

 “아무래도 어제 도둑이 들었던 모양인데, 다시 한 번 잘 찾아보세요. 여기 와서 이런다고 그 도둑을 찾을 수 있겠습니까?”

 “이놈! 너 밖에 없단 말이다! 그 반지며 여러 가지 정황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도대체 왜 그리 절 의심합니까? 전 불필요하게 위험을 감수하는 어리석은 인간이 아닙니다.”

 무영이 끝까지 시치미를 떼자, 도일은 이제 돌아버리기 일보직전이었다.

 “이, 이 녀석! 네 놈이 어제 내게 준 불의 강화석을 되찾기 위해 가게에 잠입한 것이 아니더냐!”

 결국 도일은 스스로 선을 넘고야 말았다. 남은 것은 끝없는 추락뿐.

 흑립의 사내는 눈빛을 날카롭게 빛내며 말했다.

 “불의 강화석이라면, 당신이 어제 영주에게 바쳤던 그 물건이 아니오?”

 도일은 뜨끔한 표정으로 흑립의 사내를 돌아보았다. 낭패였다. 분을 못 이기고 스스로 사기 친 행각을 떠벌린 꼴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되면 도일은 무영에게서 강화석을 받은 것에서부터 싸구려 반지를 주고 사기 쳤다는 사실을 공공연하게 드러내 버린 셈이다. 그것도 자신의 입으로.

 “아, 아니. 그러니까 내말은…… 커험! 그게 저……. 흠흠, 아무래도 내가 헛다리를 짚은 것 같소. 미안하게 되었소. 이만 돌아갑시다.”

 도일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서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가는 길에 흑립의 사내가 매섭게 도일을 쏘아보았지만 별 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무영은 그들의 뒷모습을 흡족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나쁘지 않았다.

 도일의 성격을 빨리 파악한 덕분에 위기를 모면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불의 강화석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사실 무영은 오늘 하루 종일 기분이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어제 마법 상점에서 있었던 가벼운 싸움. 그때 자신은 도일에게 어떤 공격도 할 수 없었다.

 게다가 그 마법이라는 사이한 기술은 가히 무영을 경악케 하기에 충분했다.

 세상을 너무 얕보고 있었다.

 곤륜에서 쫓기고, 혈교에 잠입하고, 홍룡단에 포위되었을 때 이미 세상의 음험함을 깨달았다고 생각했건만, 아직도 너무 물렀던 것이다.

 세상은 자신이 조금만 방심하면 날카롭게 칼을 갈고 목을 노려온다.

 무영은 말없이 주먹을 꾹 말아 쥐고 패트론에게 물었다.

 “저 흑립을 쓴 자는 누구입니까?”

 “저자는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이 좋네. 이름은 조란이라고 하는데 사람들은 혈귀라는 별명으로 부르지. 5년 전까지만 해도 카르젠 제국에 맞서 싸우는 든든한 아군이었지만, 전쟁에 패한 후에 영주의 개가 되어 버렸지.”

 “혈귀라……. 왜 그런 별명이 붙은 거죠?”

 “카르젠 제국과 전쟁할 당시, 저자는 피에 굶주린 귀신같았거든. 그땐 정말 든든했지. 하지만 지금은 그 별명이 오히려 우리를 압박하고 있으니. 쯧쯧.”

 그랬다. 5년 전까지만 해도 혈귀라는 별명은 카르젠 제국의 병사들에게 공포의 단어였다.

 하지만 지금, 그 혈귀라는 별명은 오히려 멜란의 시민들에게 공포의 단어가 되었다.

 혈귀가 그렇게 변한 것에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지만, 낯선 이방인인 무영에게 그런 수치스러운 과거까지 까발릴 필요는 없겠다 싶어 패트론은 가만히 입을 다물었다.

 그런데 잠시 후 무영의 중얼거림을 들은 패트론은 자신의 귀를 의심해야만 했다.

 “가지고 싶군요.”

 “음? 지금 뭐라고 했나?”

 “가지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 혈귀라 불리는 조란이라는 자를.”

 “허허, 재미있는 농담이군.”

 하지만 무영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농담이 아닙니다. 저 혈귀는 제가 가질 겁니다. 제가 아는 사람과 무척 닮았거든요.”

 그의 목소리에는 진득한 무게가 배어있었다.

 패트론은 고개를 돌리고 멍한 표정으로 무영을 바라보았다.

 이 아이, 정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조란이 영주의 개가 되었다는 사실을 금세 잊었단 말인가? 아니, 그런 사실을 떠나서 저런 궁극의 마스터가 한낱 어린 소년의 수하로 들어갈 리가 만무하지 않은가.

 하지만 그는 무영의 눈동자에서 어떤 가능성이라는 빛을 보고 말았다. 형형하게 내뿜어지는 그 눈빛에서 패트론은 어떤 확신을 가졌다.

 이 아이가 가지고자 한다면 정말 가질지도 모른다는. 그게 돈이든, 보석이든, 심지어 사람이든!

 어쨌든 한 바탕 소동이 끝나고 나서 거지들은 다시 거하게 술판을 벌였다. 태양이 서녘으로 잠들고 있었다.

 

 ***

 

 그날 밤 무영은 오랜만에 느긋한 휴식을 취했다. 요 근래에는 잠시도 편한 맘을 가진 적이 없는 듯했다.

 그 빌어먹을 창선을 개로 만든 그 날 이후,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간 것이 없었다.

 뇌룡신검을 훔치다가 장문인에게 발각되고, 한 달이 지나도록 옥살이를 하다가 혈교에 잠입하기도 전에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겨우 혈교에 잠입했더니 이번에는 홍룡단, 그리고 오크라는 생소한 종족과 마법 상점. 정말 숨 가쁘게 달려온 나날이었다.

 무영은 천막 안에 드러누워 생각에 잠겼다.

 부모님은 이제 다시 볼 수 없는 것일까? 백부님은 어떻게 되었을까? 살아계시길 바라는 것은 무리겠지. 흑립마저 정명에게 넘기지 않았던가. 그러고 보니 정명을 묻어주지도 못했던 것이 떠오른다.

 휴식은 그에게 육체적으로 편안함을 선사했지만, 정신적으로는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지나간 일들이 속속 떠오르자 무영은 가슴이 무겁고 답답했다.

 반드시 돌아가서 복수하리라. 상대가 무림 맹주뿐만 아니라 무림 전체가 될지라도 힘과 실력을 쌓아서 응징하고 말리라. 무영은 다시 한 번 견고하게 다짐하고 나서 천막을 나왔다.

 밤바람이 기분 좋게 불었다.

 하지만 그 바람은 곧 시린 한기를 몰고 와 무영의 살 속을 헤집었다.

 모든 복수를 끝내고 고인들의 넋을 달래지 못하는 이상 그에게 바람은 언제나 시릴 것이다.

 “전력질주를 하다가도 가끔은 눈길을 돌려 경치를 감상하는 것도 좋은 걸세. 오늘은 달빛이 가장 아름다운 날이니까.”

 무영은 문득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패트론이 뒷짐을 지고 그의 곁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인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거든. 너무 조급해져 버리면 일찍 지치고 말 걸세. 가끔은 그 때를 즐기도록 하게나.”

 “많이 조급해 보였습니까?”

 무영은 차분히 반문했다.

 패트론은 껄껄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본 것보다, 자네가 자네를 더 잘 알지 않겠나?”

 “그렇겠군요.”

 무영은 자조적인 미소를 띠고 고개를 들었다. 휘영청 떠오른 달이 가슴 시리도록 아름다웠다.

 “달이 참 밝군요.”

 달은 밝았다. 패트론의 말대로 달빛이 오늘만큼 아름다워 보인 적도 없었다. 그런데…… 잠깐.

 뭔가 이상하다. 아니, 아주 이상하다!

 순간 무영은 경악으로 가득 찬 표정을 지었다. 그의 심장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쿵쾅거렸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무영의 시선은 다른 것이 아닌 바로 하늘에 떠오른 달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는 심하게 더듬거리며 물었다.

 “패, 패트론! 저, 저게 뭐, 뭡니까?”

 “뭘 그리 놀라는 건가? 도대체 뭘 봤기에?”

 패트론은 무영이 가리킨 하늘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텅 빈 밤하늘에 달이 떠있을 뿐.

 그는 미간을 찡그리고 대꾸했다.

 “아무리 봐도 내 눈에는 달밖에 보이지 않네만.”

 “저, 정말로 저, 저게 달이란 말입니까? 정말 달입니까?”

 “그럼 저게 태양이겠나?”

 패트론은 우스갯소리를 하다가 무영의 심각한 표정을 보고는 곧 미소를 거두었다.

 무영의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정녕 저게 달이란 말인가? 무영은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태어나서 지금까지 저런 달은 본 적이 없다. 저렇게 큰 달은…….

 달은 평소 중원에서 보던 달보다 3배 아니, 어쩌면 5배는 더 커보였다. 뿐만 아니다.

 그 커다란 달 옆에는 붉은 색의 작은 달이 또 하나 있는 것이 아닌가! 아무리 멀리 떨어진 대륙이라 할지라도 하늘 높이 떠 있는 달의 크기와 개수가 달라질 수 있단 말인가! 이곳이 정녕 시공을 초월한 다른 세상이 아니고서야 어찌 이런 일이 가능하단 말인가!

 ‘잠깐, 시공을 초월했다? 설마 그 혈교의 약물이란 것이?’

 무영은 몸을 홱 돌리고는 패트론의 양 어깨를 짚었다. 자신의 추측이 틀림없다면 이보다 더 절망스러울 수도 없을 것이다.

 “패트론! 정말 저 달이 아무렇지도 않습니까?”

 패트론은 어안이 벙벙했지만 우선은 다급해 보이는 무영을 배려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렇지도 않네만?”

 “어째서! 왜! 어떻게! 저 달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겁니까? 너무 크지 않습니까! 게다가 달이 두 개잖아요!”

 “언제나처럼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은 달이 두 개 뜨니 이상할 것도 없지 않은가. 자네 너무 바쁘게 살아와서 날짜 가는 줄도 모르고 사는 모양이구먼.”

 “그, 그렇군요.”

 무영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더 이상 추궁할 필요도 없었다. 패트론에게는 저 달이 아무렇지도 않다. 그리고 다른 거지들에게도 저 달은 그저 평범한 달일 뿐이다.

 다만 무영 자신에게만은 그 달이 무섭기 짝이 없는 징조였다.

 돌아갈 수 없다.

 무영은 털썩 무릎을 꿇어버렸다. 조금은, 아주 조금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처음 보는 종족이며, 갖가지 사이한 술법들. 그리고 전혀 생활문화가 다른 사람들과 처음 듣는 나라 이름. 모든 것이 그에게 너무 낯설었다.

 청해의 곤륜도 세외 지역이었기에, 서역에서 그리 멀다고만 할 수는 없는데도 이곳은 정말이지 너무 낯설었다. 마치 다른 세상인 것처럼.

 하지만 믿어보았다.

 그저 머나먼 땅에 우연히 떨어졌을 것이라고! 누군가 자신을 옮겨 놓았을 것이라고! 혈교의 약물이 강호의 고수 3명을 사라지게 만들었다고 한 것이 기억나긴 했지만, 그래도 믿어 보았다.

 뱃길로 멀리, 아주 멀리 떨어진 것일 뿐이라고!

 하지만 그 믿음이 지금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이 세계 사람들이 가장 아름다운 날이라고 칭송하는 바로 오늘. 무영은 가장 참담한 사실 하나를 알고 말았다.

 돌아갈 수 없다. 이제는 중원으로 갈 방법이 없어졌다.

 누군가 자신의 어깨를 짚고 흔든다. 하지만 그 목소리가 누구의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로지 그의 뇌리 깊숙한 곳에서 절망이라는 이름을 가진 괴물이 시니컬한 웃음만 흘린다.

 무자비한 달빛이 그의 온몸을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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