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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광풍가도
작가 : 서현
작품등록일 : 20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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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사 대환단 스물세 알이 모두 사라진 전대미문의 사건.
강호는 신투라 불리던 신도무영과 천서도군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만일, 사라진 대환단 스물세 알을 한 사람이 복용한다면.
또한 그가 강호를 피로 물들일 마인이라면.

아연실색! 강호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제 20 화
작성일 : 16-07-15 09:28     조회 : 432     추천 : 0     분량 : 5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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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 큰 바위를 깨뜨리는데 큰 힘이 들지 않는단 말인가?’

 의아함이 없지는 않았지만 이미 눈으로 견식한 후였다.

 사부가 엉뚱한 면이 있다고는 하지만 무공을 가르칠 때만큼은 진지하기 그지없다는 사실을 아는 악적이기에 그 말을 믿기로 결정을 했다.

 “제자, 명심하겠습니다!”

 “물론 명심해야지. 하지만 너의 둔한 머리로 과연 투안을 익힐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음화화화핫!”

 사부는 자신의 무공에 대한 자부심을 광오한 웃음과 더불어 저런 식으로 표현하고 있었지만 악적은 개의치 않았다.

 지금 이 순간 악적에게 있어서는 오직 투안을 익힌 후 멋있기 그지없는 무흔파열지를 습득하고야 말겠다는 생각 하나뿐이었기 때문이다.

 

 ***

 

 ‘투안이라, 투안…….’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곤륜의 권각에 빠져 있던 악적이었지만 지금은 사뭇 달랐다.

 악적의 머릿속에는 투안을 제외한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사부가 스스로 각성하여 깨달음을 얻고 창안해 낸 무공.

 물론 사부의 말이었지만 믿어 주는 것이 마음이 편해 그렇게 믿고 있는 악적이었다.

 사부의 말에 의하면 악적 또한 스스로 참오해 깨닫지 못하는 한 투안을 익힐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무의 목와가 좋은 예였다.

 하지만 그것도 사부의 가르침이 있었기에 인지한 것이지, 스스로 알아내려 했다면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렀을지 모를 일이었다.

 집채만 한 바위 아래에 좌정한 악적은 사부의 가르침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있었다.

 ‘투안, 반드시 익히고야 말 것이다!’

 이제껏 어떤 무공을 익히면서도 지금과 같은 집념과 투지를 발휘한 적은 없었다. 그만큼 무흔파열지는 악적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었다.

 “적아!”

 “예.”

 사부의 부름에 악적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사부에게로 달려갔다.

 “마을에 내려갈 것이니 준비해라.”

 “예?”

 이제껏 단 한 번도 마을에 내려가 본 적이 없는 악적인지라 사부의 말이 의외였다.

 “넌 내가 꼭 두 번 말을 해야 알아듣느냐?”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사부의 사악한 눈빛.

 그 눈빛의 의미를 아는 악적은 숨도 쉬지 않고 대답했다.

 “아닙니다. 단지 마을에 내려가려면 무슨 준비를 해야 하는지 그것을 몰라서…….”

 악적의 말에 일리가 있었다.

 마을에 가는 데 무슨 준비가 필요한지 가 본 적이 없는 악적이 어떻게 알 것인가?

 물론 마을에 내려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것은 다리 하나면 충분했다.

 긴 시간 동안 악적을 너무 자적산에만 머물게 했다는 생각에 마땅한 대꾸를 찾지 못한 염우빙이 헛기침을 두어 번 하고는 앞장서 걸어갔다.

 “그냥 따라오너라.”

 

 한가로이 걷는 사제.

 누가 봐도 조손으로 볼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한 시진쯤 걸어 사제가 도착한 곳은 ‘풍연’이라는 이름을 가진 마을이었다.

 풍연마을.

 태산의 줄기인 자적산 아래에 위치한 풍연마을은 주로 사냥꾼과 약초꾼들로 이루어진 마을이었다.

 그렇게 큰 마을은 아니지만 이곳에서 나는 약초들이 적지 않은지라 시전에는 꽤 많은 약재상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저잣거리 또한 약재를 사고파는 상인들로 북적거렸고,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저잣거리의 풍경에 악적은 여기저기 쳐다보기도 바빴다.

 “예서 잠시 기다려라.”

 “예.”

 서책이 즐비하게 진열된 서점으로 들어가는 사부의 뒷모습에서 음흉한 기운이 이는 것은 왜일까?

 하지만 악적은 그것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사춘기에 이른 악적에게 있어 가슴이 불룩 튀어나와 있는 여자들은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어린 시절 저잣거리에서 변검 공연을 할 정도로 세상 물정에 익숙한 악적이었지만, 칠 년간의 자적산 생활은 모든 것이 신기하게 여겨질 정도로 길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악적의 눈에 들어오는 먹음직스러운 만두는 입맛을 다시게 하기 충분했다.

 ‘아, 냄새 좋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만두 가게 앞에 선 악적은 입에 절로 침이 고였다.

 ‘맛있겠다.’

 악적은 군침을 흘리고 있다가 서점에서 두툼한 보자기를 하나 들고 나온 사부를 보며 물었다.

 “이것이 만두입니까?”

 ‘이놈이!’

 염우빙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순진한 표정을 지으며 만두를 처음 본다는 듯한 악적의 모습에 만두 가게 주인의 눈빛이 변했기 때문이다.

 사실 저 나이가 되도록 만두를 모른다는 것이 말이 되는 일이던가? 아무리 돈을 아껴도 손자에게 만두 하나 사 먹이지 않는 영감을 바라보는 주인의 눈빛이 고울 리는 없었다.

 ‘아직 손자에게 만두 하나 사 먹인 적이 없다니, 쯧쯧!’

 속으로 혀를 차고 있는 만두 가게 주인은 초만석이라는 사내였다.

 대대로 이곳 풍연마을에 살면서 인심 좋기로 정평이 나 있는 그는 하루에 팔 수 있는 만두의 양보다 항상 여유 있게 만들어 어려운 사람이나 굶주린 사람들에게 가져다주어 마음이 곱기로 이름난 이였다.

 그것을 알고 있기에 풍연마을의 인근에 거주하는 거지들은 오히려 그의 가게를 찾지 않았다.

 괜히 자신들이 만두 가게 근처에서 서성거리게 되면 장사가 안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당장 한 끼 먹기도 어려운 거지들이 초만석의 만두 가게를 배려할 정도니 그의 마음 씀씀이가 어떤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이거 먹어 보거라.”

 초만석이 악적에게 내미는 손에는 모락모락 김이 피어나는 만두가 두 개 들려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염우빙이 품에서 주머니를 꺼내었다.

 “그러지 말고 다섯 개 주게나. 얼마인가?”

 “두 문입니다.”

 “여기 있네.”

 염우빙이 건네준 구리 문을 받은 초만석이 만두를 담아 내놓는데, 그 수가 다섯 개가 아니라 열 개는 넘어 보였다.

 “다섯 개만 달라고 했네만.”

 염우빙의 말에 초만석이 미소를 지었다.

 “손자 분이 워낙 맛있게 드시는지라 제가 조금 더 내놓았습니다. 개의치 마시고 드시지요.”

 허겁지겁 만두를 먹고 있는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는 염우빙의 눈가에 미소가 피어났다.

 악적 놈이 만두가 무엇인지도 모른 체하는 짓이 얄미웠지만, 가게 주인 초만석의 마음이 와 닿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장사를 해서 무슨 이문이 남겠나?”

 “아닙니다. 이미 입에 풀칠할 만큼은 벌어 두었습니다. 또한 만두 몇 개 더 내어 놓는다고 해서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니 개의치 마십시오.”

 “고맙네.”

 주인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악적에게로 시선을 옮긴 염우빙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방금 전까지 접시에 놓여 있던 만두가 어느새 하나밖에 남지 않고 다 사라져 버린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란 것이었다.

 ‘진즉에 한번 데리고 내려올 것을 그랬구나.’

 그런 염우빙의 마음도 모른 채 순식간에 만두로 입을 꽉 채워 우물거리는 악적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 피어올라 있었다.

 

 ***

 

 염우빙이 배가 부르도록 만두를 먹은 악적을 이끌고 당도한 곳에서는 시끄러운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땅! 땅!

 석공이 조각을 하기 위해 돌을 깨뜨리는 모습이 악적의 눈에 들어왔다.

 “바로 저것이다.”

 석공의 망치질을 가리키는 사부의 말에 악적이 의문을 보였다.

 “저것이라니요? 무엇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잘 보거라. 정으로 돌을 내리치면서도 저 사내는 자신이 깎고 싶은 만큼 정확히 깎아 내고 있지 않느냐?”

 “그렇습니다.”

 “너라면 가능하겠느냐?”

 사부의 말에 악적이 다시금 석공의 망치질을 보았다.

 강하고 약함에 분별을 두어 깎아 내는 모습이 보였지만, 자신이 저렇게 세밀하게 깎아 낼 확신은 없었다.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놈아, 쉽지 않은 게 아니라 하지 못한다. 저 석공은 오랜 세월 동안 돌을 깎아 왔지. 그 세월 동안 자신도 모르게 돌을 깎는 방법을 터득했을 것이다. 무인이 무공을 수련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일이지. 그런데 네 생각에는 저 석공이 무엇을 익혀 저렇게 세밀하게 돌을 깎을 것 같으냐?”

 “모르겠습니…… 악!”

 대답을 채 다 하지도 못하고 머리를 감싸 쥐는 악적은 마치 둔기로 맞은 듯한 고통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제발 이놈아, 생각 좀 하고 대답을 해라. 숨도 쉬지 않고 모른다고 하면 너를 가르칠 힘이 나겠느냐? 응!”

 사부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지, 아는 것을 모른다고 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러나 또 한 번의 고통을 당하지 않으려면 잠시라도 생각하는 척은 해야 하는 것이었다.

 땅! 땅!

 계속 이어지는 망치질.

 그 망치질 속에서 문득 악적의 뇌리를 강타하는 것이 있었다.

 “사부님, 힘의 분배가 아니겠습니까?”

 악적의 대답에 염우빙이 조금은 놀란 듯했지만 곧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 그렇게 생각을 하면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냐? 이제부터는 좀 머리를 쓰도록 해라. 머리는 그냥 모양으로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알았냐?”

 “예.”

 “네 말처럼 돌을 깎을 때는 정을 어떻게 세우고, 그것을 두드리는 망치의 힘을 어떻게 조절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어느 곳을 어떻게 때려야 자신이 원하는 만큼 깎아 낼 수 있는지 그것을 보는 눈이다.”

 지금 사부는 석공을 예로 비추어 투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악적이 무흔파열지에 대한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것은 다름 아닌 투안의 경지에 오르지 못했음이고 노송의 목와에 이어 석공을 통해 깨달음을 주려는 의도였다.

 직접적으로 가르치는 것보다 그 길을 열어 주어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 더욱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염우빙이었기에 함께 마을로 내려온 것이었다.

 “그럼 저 석공도 투안을 지니고 있군요.”

 “그렇지. 그것을 익히고 사용하는 방법이 다른 것뿐이야. 저 석공도 자신이 다루는 돌에게만큼은 투안을 지니고 있는 것이지.”

 “깊이 새기겠습니다.”

 “그래야지.”

 사부가 악적을 데리고 마을로 나온 목적은 달성했다고 봐야 했다. 풍연마을의 석공을 예로 든 사부의 말씀은 악적에게 크나큰 도움이 된 것이었다.

 하나를 가르쳐 열을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두셋은 알 수 있는 자질을 지닌 악적이었다.

 나무꾼이 도끼로 나무를 찍을 때도, 사냥꾼이 어떤 곳에 짐승이 살고 있는지 알아낼 때도, 또한 약초꾼이 어디에 어떤 약초가 자라고 있는지 캐러 갈 때에도 모든 것이 투안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었다.

 단지 그것을 수련하고 사용하는 방법이 다른 것뿐이라는 것이 사부의 설명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악적은 다시 바위 앞에 자리를 잡았다.

 ‘사부는 단 일지(一指)로 바위를 가루로 만들어 버렸어.’

 무흔파열지를 처음으로 보여 주시던 날, 사부는 바위를 으스러뜨리면서도 많은 힘을 가하지 않았다고 말씀을 하셨다.

 ‘어디를 가격하면 바위를 깨뜨릴 수 있는지 알고 계셨던 것이야. 바로 투안을 통해 말이야!’

 외공을 익힌 무인도 조문이 있듯이 바위도, 나무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완전무결한 것은 없다는 것!

 그것은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알아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단숨에 이루어 낼 수 있는 일이라면 누구나 연성할 수 있을 터였다.

 그렇게 수없이 바위를 두드려 보았지만 악적은 입 안에 쓴맛을 느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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