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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드래곤 남매
작가 : 강명운
작품등록일 : 2016.7.7
드래곤 남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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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으이그, 역시 느림보 해츨링.”
“누나가 이상한 거라고!”

드래곤 역사상 전설이 되어가는 쌍둥이 드래곤의 탄생?
말썽꾸러기 티아와 연약한 테이의 좌충우돌 사랑 이야기!

“우리 실버 일족의 축복받은 아이들아. 너희들의 이름은 이제부터
몸과 마음이 하나라는 뜻을 가진 문장, 티아루아, 테이루아라고 짓기로 하였단다.
각각 애칭으로 티아와 테이라고 부르기로 하자꾸나. 마음에 드니?”
이렇게 우리 쌍둥이 남매는 어른들의 사랑과 보호를 받으면서 행복…
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제 25 화
작성일 : 16-07-14 17:17     조회 : 387     추천 : 0     분량 : 8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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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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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혀 반성의 빛을 안 보이는 티아 덕분에 테이는 다시 한번 솟아오르는 분노를 느끼면서 발악을 했다.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된 건데, 누구 때문에?!”

 “누구 때문인데?”

 티아는 정말 모르겠다는 듯이 천연덕스럽게 대꾸했고, 테이는 누나의 그 태도에 더욱 더 화가 났다.

 “애초에 누나들이 날 억지로 여장을 시켜서 내가 스트레스를 받은 거잖아!”

 “어제는 여자답게 생글생글 웃으면서 잘만 놀았잖아.”

 “그때는 분명 이왕 그렇게 된 거 오늘 하루만 누나들에게 맞춰 주겠다고 했지 계속 하겠다는 말은 절대 하지 않았단 말이야!”

 “뭐, 어때서? 그 덕분에 미인대회에서도 우승했잖아.”

 “남자가 미인대회 우승이라니 말이 된다고 생각해?”

 “말이 안 될 건 또 뭔데?”

 “저기, 잠깐만요.”

 끼어들 수 없을 것만 같던 두 남매의 싸움에 끼어든 것은 아까 스트레스 운운해서 두 남매의 싸움에 불을 지른 장본인이기도 한 도적 청년이었다.

 티아와 테이가 동시에 죽고 싶어서 끼어드느냐는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자 그는 잠시 죽음의 신이 자신의 뒤에 와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그러나 아무리 목숨의 위협을 느껴도 궁금한 건 알고 죽어야겠다는 생각에 잘 떨어지지 않는 입을 겨우 열어서 질문했다…….

 “저기… 이야기 중에 죄송합니다만…, 두 분 자매 아니셨나요?”

 “난 남자야!”

 테이의 절규에 그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테이의 몸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긴 머리를 남색 리본으로 포니테일로 묶은 머리 스타일과 사랑의 여신 샤이라스의 현신이라고 불러도 될 아름다운 얼굴, 약간 지저분해지긴 했지만 푸른색의 가슴을 유난히 강조해 주는 요즘 유행하는 드레스와 그 드레스로 인해 강조된 봉긋 솟은 젖가슴.

 그 모든 것을 조합해 볼 때 그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는 하나뿐이었다.

 “아무리 봐도 여자 맞는데요.”

 “크아악, 난 남자야! 누나가 마법으로 이렇게 만들었지만 달릴 거(?) 다 달린 완벽한 남·자란 말이야!”

 그 도적의 멱살을 쥐고 흔들면서 테이가 발악을 하자 그 도적은 정말로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레이나와 이르는 너무 흥분해서 테이가 저도 모르게 꺼낸 달릴 거(?)라는 말에 얼굴을 붉히고는 고개를 돌리고 있었고, 티아는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구경만 하고 있어서 테이의 제 2차 광분을 말려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그는 그가 자랑하는 재빠른 판단력으로 이 위기를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에 황급히 변명을 했다.

 “아아, 말투를 들어보니 씩씩한 도련님이 맞군요. 몰라 봐서 죄송합니다. 도련님 제발…!”

 그는 끝에 살려주세요. 라는 말은 테이가 본격적으로 목을 잡고 흔드는 바람에 입 밖에 내지는 못하고, 눈으로 이제 놔 달라고 애원을 했다.

 테이는 그래도 씩씩한 도련님이라는 말이 조금 마음에 들었는지 그 자리에서 청년 도적을 놔 버렸다.

 덕분에 엉덩방아를 찧은 그는 잡혔던 목을 쓰다듬으며 켁켁거렸다.

 그럴 때 묘한 시선을 느끼고는 고개를 들자 방금 전까지 자신을 죽일 듯이 붙잡고 흔들던 테이가 이상하다는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에! 왜 그러시죠?”

 혹시 아직 화가 안 풀렸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약간 겁을 집어 먹고 주춤 거리며 묻자 테이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말했다.

 “웅! 도적 아저씨 어디선가 본적이 있는 얼굴 같은데?”

 “그런가요? 하하하! 제가 워낙에 눈에 잘 띄는 멋있는 얼굴이라서 스쳐지나 가면서 봤겠죠.”

 티아는 그의 멋있다는 말에 어디가? 라고 반문했고, 레이나는 그를 보면서 정말 넉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테이가 손을 탁 치면서 불길하게 씨익 웃는 것이었다.

 “에? 도, 도련님? 그 웃음의 의미는 뭐죠?”

 그제야 그 역시 이 꼬마 도련님을 어디선가 봤다는 기분이 들면서 온몸에 경계심이 절로 드는 것을 느꼈다.

 어디서 봤더라? 테이는 한 손을 내밀고는 씩 웃으면서 말했다.

 “실프!”

 테이에게 소환된 실프를 보면서 그의 머릿속에 축제 첫날 만났던 돈 많을 것 같던 꼬마 도련님이 생각났다.

 그날 자신의 동료들을 그야말로 개 패듯이 패대기쳤던 무시무시한 정령사 도련님…….

 “서‥서~얼~마….”

 “난 그 설마가 맞다고 생각하는데, 아저씨는 어떠세요?”

 “하하하! 저도 맞다는 생각이 방금 드는군요.”

 “아, 그러고 보니 우리 통성명도 안 했죠? 전 테이루아, 애칭은 테이예요. 아저씨는요?”

 “라그, 그냥 동료들 사이에서 라그라고 불린답니다.”

 “그래요, 라그 씨. 일전에 절 속였던 거 기억하시죠?”

 “하하하! 설마 아직도 그 일을 마음에 두고 계신 건 아니겠죠? 오래 전 일이잖아요.”

 “아직 나흘밖에 안 지난 걸요.”

 시원스러운 인상의 청년 도적 라그는 이제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그는 도움을 청하기 위해 주위를 둘러봤지만 주위에서는 무슨 일인가 궁금해 하는 눈으로만 보고 있을 뿐 저 무시무시한 여자를 - 실은 남자 - 말리는 일이라면 절대 사양이라는 뜻으로 라그의 눈길을 거부했다.

 “우리 그때 못 다한 일이나 해 볼까요?”

 라그는 그때 6개월 동안 꼼짝도 못할 정도의 부상을 입은 동료들이 생각나서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버렸다.

 “그나저나 도적이 납치는 하다니! 노예 상인들이나 다를 바가 없네요.”

 티아는 저쪽에서 벌어지는 참극 따위는 관심도 없다는 투로 도적들 두목의 상처를 치료하면서 지나가는 말로 말했다. 티아가 별 생각 없이 한 말에 두목이라는 작자는 놀랄 정도로 화를 내면서 소리를 질렀다.

 “이렇게 된 것은 바로 그놈의 노예 상인 때문이란 말이요!”

 레이나와 이르는 두목의 말에 귀가 솔깃해졌다. 그들은 지금 노예 상인에 관계된 정보는 그 어떤 하찮은 정보라도 흘려들을 수 없는 입장이었다.

 “그 이야기 자세하게 듣고 싶은데요.”

 “흥! 그럼, 내게 뭘 해 줄 수 있소? 그저 정보 제공료 몇푼 주고 말 거라면 관두쇼. 감옥 가게 된 마당에 돈은 별 필요가 없으니….”

 두목으로서는 심술 한번 부려 보려고 내뱉은 말이었지만, 그 말이 그에게는 득이 되는 말이었다.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면 당신에게 자유를 약속하겠습니다. 원한다면 일자리도 알아봐 드릴 수 있습니다.”

 “하! 나 원, 참. 아가씨가 무슨 힘이 있길래 그렇게 자신만만한 거유? 이 나라 공주라도 된단 말이요? 쓸데없는 희망 갖게 만들어서 입을 열게 만들 거라면 관두쇼. 나도 산전수전 다 겪은 몸이니깐.”

 “저희 가문의 이름을 걸고 약속드리겠습니다. 저의 이름은 레이나 레드포머입니다. 즉 레드포머 공작가의 이름을 걸고 약속하죠.”

 “레, 레드포머 공작가?”

 두목은 입을 크게 벌리고 자신의 앞에 서 있는 기품이 흘러넘치는 여인을 올려다보았다.

 “저, 정말이요?”

 “원하신다면 저희 가문 휘하의 기사단이라도 끌고 올까요?”

 “아니, 관두시죠. 설마 어느 미친 사람이 함부로 레드포머 공작가를 사칭하겠소. 그러고 보니 레드포머 공작에게 총명한 딸이 하나 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그게 당신인가 보군.”

 “네, 그것보다 저희 가문은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그러니 그쪽도 아까 말한 노예 상인들에 대해서 아는 대로 말씀해 주실 수 있겠죠.”

 “두말하면 잔소리죠. 그런데 먼저….”

 “먼저 뭐죠?”

 두목은 슬쩍 고개를 돌렸다. 레이나가 그를 따라 고개를 돌리니 그곳에는 테이가 라그를 고문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기 저 녀석, 잘난 척은 하지만 그래도 솜씨 좋은 내 부하이니 좀 살려 주시면 안 되겠소? 저러다 정말 죽겠소.”

 “아! 네…, 티아야 좀 말릴 수 있겠니?”

 “뭐 테이라면, 정말 죽이지는 않을 테니 걱정 없는데…, 저 녀석 마음이 여린 편이거든요.”

 “그, 그래도….”

 “알았어, 말리면 되는 거지?”

 “이왕이면 부드럽게 해라.”

 레이나는 아까 전에 티아가 말렸던 방법을 생각하면서 걱정이 되어서 미리 다시 그 난폭한 방법을 쓰지 않도록 못을 박았다.

 티아는 별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테이가 들릴 정도의 크기로 말했다.

 “테이야, 그만 해라. 안 그러면 너부터 내 손에 죽는다.”

 그러자 도저히 못 말릴 것 같던 테이의 행동은 거짓말처럼 딱하고 멈췄다.

 그리고 불만에 가득한 표정으로 티아를 쳐다봤지만 티아의 다음 말에 기가 죽어서 고개를 돌려버렸다.

 “진짜 한번 죽어 볼래?”

 옆에서 듣기에 무시무시한 남매간의 대화를 들으면서, 두목은 레이나에게 물었다.

 “친자매, 아‥아니 남매라고 했던가? 아무튼 저 둘 친남매 맞습니까?”

 “맞아요. 그리고 저게 일상생활이라던데요.”

 레이나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대답했다.

 “그것보다 정보를 들어 봐도 될까요?”

 

 

 두목의 말은 근 십년 사이에 노예 상인 쪽의 갑작스런 세력 확장에 관한 이야기였다.

 원래는 각 도적 길드 및 암살자 길드와 노예 상인들은 독자적인 자신들의 세력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노예 상인 쪽에서 세력권을 확장하기 시작했고, 당연히 자신들의 세력권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 벌어졌지만 어찌된 게 잡혀 가도 노예 상인들 쪽만 금방 풀려났다고 한다. 다른 세력의 아지트는 누군가의 밀고에 의해 들키는 등 일 년 사이에 노예상들이 다이리의 전 지역을 손에 넣게 되었다고 한다.

 결국 도적 길드 및 암살자 길드는 잡혀 가거나 다른 곳으로 도망치던가 이도저도 아니게 이곳 두목처럼 노예 상인들에게 굽실대면서 최소한의 세력권을 얻는 방법뿐이었다.

 노예 상인들은 세력권을 빌려주는 대가로 매달 큰돈을 요구했고, 그 세금 아닌 세금 때문에 경기가 점점 어려워져 결국 납치까지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노예 상인들과 접촉하게 된 두목은 그제야 자신들이 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아냈다.

 돈을 바치러 노예 상인의 아지트에 갔을 때 그곳에서 로헨타이 공작가의 망나니 아들인 라보오스를 본 것이다.

 그런 큰 권력을 가진 이가 뒤에 버티고 있었기에 애초부터 자신들은 상대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몇 번 더 그들과 접촉하면서 알게 된 건 라보오스가 매달 한 번씩 노예 상인들의 뒤를 봐준 대가로 몇 명의 여자 엘프들을 데려간다는 사실이었다.

 “잠깐, 매달 한 번씩 라보오스가 엘프들을 받으러 노예 상인의 아지트에 직접 온단 말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확실히, 음 매달 15일이었던 것 같군요.”

 “레이나, 15일이라면….”

 “오늘이잖아.”

 “아, 맞다! 오늘이었군. 요즘 정신이 없어서 날짜 감각이 흐려졌군.”

 두목이 날짜 감각이 흐려지던 맑아지던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만약 오늘을 놓치면 다음 달까지 다시 기다려야 된다는 말이었고, 그 안에 또 얼마나 많은 엘프가 희생될지 모를 일이었다.

 “지금 즉시 저택에 연락을 해야겠어. 재빨리 준비하면 시간에 맞출 수 있을지도 몰라. 그 노예 상인들의 아지트는 어디죠?”

 “남쪽 지구에 있습니다. 근데 뭘 준비한다는 거요?”

 “우리는 그 노예 상인들과 그 뒤를 봐 주고 있는 귀족들의 관계를 밝혀내고 잡기 위해 지난 4년 간 준비를 해 왔어요. 결정적인 증거가 오늘 벌어진다는 이상. 절대로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잖아요.”

 “그럼, 그 노예 상인들을 박살낸다는 말이요?”

 두목은 순간적으로 다른 길드처럼 도망 안 가고 참고 견딘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눈을 반짝였다.

 “물론이죠, 아! 단, 그렇다고 당신들 도적 길드를 묵인해줄 수는 없어요. 당신들이 일할 다른 직업을 알아봐줄테니 엉뚱한 생각은 삼가 주세요.”

 “쩝! 알겠소. 뭐 우리도 먹고 살만한 직업이 생긴다면 굳이 이런 일하고 있을 이유는 없소.”

 두목이 한순간 들었던 전 세력권 제패라는 꿈을 망상으로 치부하고 포기하려고 할 때 경비대가 도착했다.

 “자, 당신들은 일단 경비대를 따라가세요. 걱정 마세요. 저희 가문의 이름을 건 이상 약속은 반드시 지킬게요.”

 “아가씨는 거짓말 안 할 것 같아서 믿는 겁니다. 그럼 잘 부탁드리고, 그놈의 노예 상인들 박살 좀 내주쇼. 열 살도 채 안돼 보이는 애들도 잡아다가 파는 악질적인 놈들이유.”

 “당연하죠. 자, 우리도 빨리 돌아가서 준비를…! 어라, 테이랑 티아는?”

 “네? 어, 어디로 갔지? 방금 전까지 저기에….”

 레이나와 이르는 방금 전까지 티아와 테이가 있던 장소에 있던 한 도적에게 둘의 행방을 물어 보았다.

 그리고 그 둘이 두목의 이야기를 듣더니 방금 전까지 반죽음을 만들 정도로 패던 라그를 데리고 몰래 나갔다는 말을 듣고 얼굴이 하얗게 되면서 경악해 버렸다.

 “이르, 이 얘들 설마….”

 “아니요, 틀림없을 거예요. 자기들끼리 해결해 보겠다는 생각에 먼저 가 버렸겠죠.”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더욱 더 서둘러 경비대가 타고 온 말을 빼앗듯이 올라타고 급히 저택으로 달려갔다.

 말을 타기 위해 드레스를 허벅지까지 올려서 묶은 모습에 경비대가 경악과 황홀한 시선을 보냈지만, 거기에 신경을 쓸 시간이 없었다.

 ‘정말로 사람 애간장 태우는 남매야!’

 

 

 나는 누나가 잡은 마차 안에 앉아서 내 옆에 있는 라그라는 남자를 불만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누나는 지금 라그에게 자신이 세웠다는 계획을 들려주고 있었다.

 누나의 계획이란 라그네 도적 길드가 아름다운 엘프 자매를 잡아서 데려왔으니 세금을 조금 면제해 달라고 그들에게 부탁하라고 말을 하라고 했다.

 라그는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했다.

 “저기 엘프가 어디 있는데요? 더구나 자매라뇨?”

 “당신 눈앞에 있는데요?”

 “에에? 아가씨는 인간이잖아요?”

 인간이긴! 능구렁이 뺨치는 해츨링이지. 누나가 나와 라그를 끌고 몰래 빠져나올 때부터 어느 정도 눈치를 채고 레이나 누나에게 이르려고 했는데 티아 누나가 먼저 눈치 채고는 내 배를 가볍게 쳐서 기절시킨 후 나를 끌고 와서 결국 원치 않게 나까지 이 일에 휘말린 것이다.

 우씨, 결국 당분간은 계속 여장을 해야 된다는 소리잖아. 아아! 또 스트레스가 쌓이는 기분이다.

 “우와아, 그것도 마법인가요? 정말 신기하군요.”

 라그의 함성에 슬쩍 쳐다보니 누나가 자신의 귀에 폴리모프를 걸어서 엘프 귀를 만들었던 것이다.

 하아, 나도 이제 저렇게 해야겠지…! 인간 여자 모습으로 변장한 것도 모자라서 이번에는 엘프 여자가 되는 건가? 이번 외출 때 난 정말 여러 가지를 체험해 보는군.

 “근데 일부러 잡혀 들어가야겠습니까? 아가씨에게 너무 위험합니다. 잘못되면 어떡하려고요.”

 “후후후! 아까 당신네 길드를 초토화시킨 건 누구와 누구였죠?”

 “그거야 앞에 앉아 계신 아가씨와 아가씨의 동생분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 로헨타이인가 뭔가 하는 공작가에는 기사들도 있을 거란 말입니다. 너무 위험해요.”

 “괜찮아요, 괜찮아! 지금쯤 레이나 언니가 집에 연락했을 테고, 그럼 우리 엄마도 알게 될 테니 문제없어요. 여차하면 엄마가 손을 써 줄 거예요. 자, 그것보다 테이야.”

 “왜?”

 나의 불만이 가득한 말투에 누나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면서 말했다.

 “사내자식이 삐치기는! 너도 준비해야지. 아, 그리고 라그 씨 밧줄 가진 거 있으시죠? 좀 빌려주실래요?”

 “도적이 밧줄 안 가지고 다니겠습니까? 근데 뭐에 쓰시게요?”

 “당신에게 잡혀 있는 척하는데 쓸려고요.”

 누나는 마법에 마법을 거는 것 같았다.

 아마도 포박의 밧줄이라는 마법을 써서 밧줄이 끊어지지 않게 만드는 것 같은데…, 근데 묶인 척하려고 하는데 왜 저런 마법까지 거는 거지? 난 귀에다가 폴리모프를 써서 귀를 엘프처럼 만들면서 누나가 하는 짓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테이야, 손.”

 “으응? 응.”

 난 갑작스런 누나의 말에 나도 모르게 손을 내밀었다.

 젠장, 내가 강아진가? 누나는 왠지 모르겠지만 익숙한 솜씨로 내 양팔을 단단히 결박했고, 발까지 묶어 버렸다.

 “누나, 발까지 묶을 필요가 뭐 있어?”

 “그럴 일이 있어, 아! 재갈 물릴 거니깐 입 약간 벌려. 그리고 이후로는 언니라고 불러야 된다. 나도 널 레아라고 부를 테니깐.”

 “재갈을 벌써 할 필요가…, 음음음(없잖아?)”

 내 마지막 말은 누나가 한 재갈에 의해서 무슨 말인 줄 모르게 됐지만, 누나는 마지막 말을 알아들었는지 생긋 웃으면서 말했다.

 그 미소는… 날 이렇게 괴롭히면 재미있겠지, 라는 바로 그 미소였다.

 “음·음‥음… 음음음음?! (뭐·뭘‥할… 생각이야?!)”

 “너도 이르 언니의 과거 이야기 들었잖아. 그 변태는 침대로 엘프를 데려가기 전에 목욕을 시킨다고 했는데 네가 아무리 귀를 엘프로 만들어도 목욕할 때 남자라는 사실이 들킬지도 모르잖아.”

 “음‥음음… (서‥설마?)”

 “자, 완벽하게 여자가 되어야지, 이 언니가 레아를 완벽하게 여자로 만들어 줄게.”

 듣기에 따라서는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말이었지만 지금은 그 쪽에 신경쓸 때가 아니었다.

 그리고 난 그제야 왜 누나가 날 발까지 완벽하게 묶었는지 알게 되었다. 내가 반항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음음음, 음음음음! (하지마, 하지마아!)”

 나의 절규는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이 누나는 내게 폴리모프를 시전했다. 내가 남자라는 마지막 증거(?)를 없애기 위해서…….

 “음 음, 음 음! 음음음음! (안 돼, 안 돼! 하지마아!)”

 “저, 저기 당신들 정말 친남매 맞아요?”

 라그의 황당하다는 말이 내 귀에 들리면서, 그날 그렇게 내 남자의 마지막… 마지막, 자존심까지 누나 손에 의해 완벽하게 뭉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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