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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천마검엽전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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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에 지옥이 구현되고 마의 군주가 현신하면 그누구도 그를 막지 못하리라!
이는 태초 이전에 맺어진 혼돈의 맹약, 육신에 머문 자나 육신을 벗은 자나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구속의 약속일지니……
주검과 피, 그리고 살기가 강물처럼 흐르는 전장에서 본연의 힘을 되찾게 되는 신마기!
신마기의 주인은 전장을 거칠 때마다 마기와 마성이 점점 더 강해져 종국에는
그 자체를 마(魔)가 된다…….
제어되지 않는 신마기…
이는 곧 혼돈의 저주, 겁화의 재앙이다!

 
제 15 화
작성일 : 16-07-14 14:48     조회 : 554     추천 : 0     분량 : 6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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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천릉과 노인들이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돌아온 것은, 운려가 돌아가고 나서 한 시진 정도 지난 후였다.

 힘없이 걸어오던 그들은 정자의 모서리에 앉아 난감해하는 얼굴로 고민에 빠져 있는 그들 모두의 제자(?)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제자를 보는 순간 자리에서 일어나는 그의 모습도.

 그들 간의 거리는 십 장이 넘었다. 그리고 노인들은 귀를 기울여도 가까이 있는 기척을 잡아내기 힘든 절정의 고수들이었다.

 비록 노인들이 공력을 끌어올리지 않았다고 하지만 평생 수련해 온 무공이 어디 가겠는가. 게다가 그들의 제자는 맹인이었다.

 당연히 믿기 힘든 장면이었는데 노인들 중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무리 기이한 일이라도 매일 보고 겪으면 당연한 일이 된다.

 검엽은 노인들을 향해 가볍게 읍을 하며 말했다.

 “다녀오셨습니까.”

 고개를 끄덕인 이천릉이 물었다.

 “운려가 다녀갔느냐?”

 그가 아는 한 검엽을 고민스럽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운려가 유일했다. 사실 그녀밖에 없기도 했다.

 그들 외에, 산장에서 검엽과 대화라는 것을 하는 사람은 그녀 한 명뿐이었으니까.

 “예.”

 “간다고 하더냐?”

 “예.”

 “그런데 네 표정이 왜 그러냐?”

 이천릉은 의아한 어조로 물었다.

 검엽이 운려와 친한 건 그도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운려가 아무리 위험한 곳에 간다고 해도 검엽은 그러려니 할 성격이었다.

 운려가 승룡단에 속했다는 말을 그녀에게 직접 들었다고 해서, 저렇게 길 가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사람 같은 표정을 지을 검엽이 아닌 것이다.

 검엽은 창백해진 얼굴로 대답했다.

 “운려가…….”

 그는 고개를 푹 떨어뜨리며 말을 이었다.

 “저도 데려가겠답니다.”

 “헉!”

 “컥!”

 “허걱!”

 “쿨럭!”

 “헛!”

 갑자기 막힌 숨을 트기 위해 가슴을 두드린 노인들의 눈은 화등잔만 해져 있었다.

 구양문이 어처구니없다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아비만 제정신이 아닌 줄 알았더니 딸도 제정신이 아니었구나. 앞을 보지 못하는 엽아를 싸움이 주된 업무가 될 것이 분명한 승룡단에 동행하자고 하다니!”

 뒤를 이은 건 이천릉의 노성이었다.

 “내 이 미친 망아지를!”

 흥분한 그들을 가라앉힌 건 그나마 평정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던 남일공이었다. 학문과 진법에 정통한 그의 수양은 다른 노인들보다 조금 나았다.

 “진정들 하게나. 그 아이의 성격상, 엽아에게 같이 가자고 말할 정도면 벌써 손을 다 써놓았을 걸세. 잘 알고들 있지 않은가.”

 노인들의 얼굴이 일제히 일그러졌다.

 그녀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처럼 아끼는 그들이었다. 운려의 성격이 어떤지 모를 리가 없는 것이다.

 노굉이 허탈한 어조로 말했다.

 “한 번 결정한 것은 앞뒤 가리지 않고 밀어붙이는 것이 그 아이의 성격이지. 고집은 쇠심줄보다 더하고.”

 “미친 망아지… 이 미친 망아지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이천릉은 어안이 벙벙한 얼굴이었다.

 소진악을 만난 자리에서 운려를 왜 승룡단에 포함시켰는지를 따졌던 그는 생각지도 못했던 말을 들었다.

 자신도 그 고집을 꺾지 못했다는 말과 함께 운려가 승룡단에 자원했다는 내용의 말을.

 그가 만난 소진악도 당황하고 있었다.

 운려는 소진악이 거절할 것을 대비해 무맹의 수뇌부에 자신이 승룡단에 자원했다는 전언을 몰래 전한 상태였다.

 그 상황에서 소진악이 운려를 승룡단에서 탈퇴시킨다면, 무맹 내에서의 산장의 체면과 권위는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 분명했다.

 운려는 산장의 유일한 후계자였기에.

 그런 그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랴.

 소진악의 집무실에 이어 득달같이 달려간 운려의 거처에서 그들은 운려를 만나지 못했다.

 그 뒤 그녀를 찾기 위해 사방을 뒤지다가, 결국 찾지 못하고 와호당으로 돌아온 터였다.

 이천릉의 중얼거림이 이어졌다.

 “우리한테 언질이라도 했어야지!”

 남일공이 혀를 차며 이천릉의 말을 받았다.

 “우리가 너무 귀여워한 탓이야. 누굴 탓하겠나.”

 입을 다문 노인들은 복잡 미묘한(?) 눈으로 검엽을 보았다.

 그들의 눈빛은 말 그대로 복잡 미묘했다.

 근심과 우려, 그리고 기대와 흥미가 쉴 새 없이 교차하는 그런 눈빛을 그 말 외에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이천릉이 물었다.

 “어떻게 할 생각이냐?”

 “수락하려 합니다.”

 한숨이 흘러나올 듯한 검엽의 대답에 이천릉은 눈을 가늘게 떴다.

 “사람과 섞이는 것을 그렇게 싫어하는 네가 웬일이냐?”

 “그동안 공짜로 먹은 밥값을 하랍니다.”

 “쿨럭.”

 이천릉은 사레들린 기침을 했다. 그는 가는 눈을 둥그렇게 뜨며 물었다.

 “그런다고 수락했단 말이냐?”

 “같이 가지 않는다면 앞으로 밥을 안 준답니다.”

 “흠.”

 이천릉의 안색이 심각하게 변했다.

 “그건 무서운 협박이로군.”

 다른 노인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집주인의 딸이 밥을 안 주면 굶어야 하지 않는가.

 “저는 이만 들어가겠습니다.”

 검엽이 인사를 하고 자신의 거처로 간 후, 노인들은 정자에 빙 둘러앉았다.

 먼저 운을 뗀 사람은 남일공이었다.

 “다들 말릴 생각이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데, 내가 잘못 본 건 아니겠지?”

 노인들이 일제히 고개를 아래위로 주억거렸다. 그들의 표정은 검엽의 앞에서 놀라고 흥분한 것처럼 보였던 것과는 완전히 딴판으로 변해 있었다.

 노굉이 말했다.

 “이미 운려를 말릴 시기는 놓쳤어.”

 남일공은 혀를 차며 노굉의 말을 받았다.

 “운려가 일신에 지닌 능력이 간단하지 않고, 장주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을 테니 운려에게 곤란은 있어도 위험은 적을 거라고 생각하네. 그리고 재주가 많은 검엽이 운려의 옆에 있으면 아무래도 좀 더 안심이 될 거 같고.”

 구양문이 그 뒤를 이었다.

 “열정이라고는 약에 쓸려고 해도 찾아볼 수 없는 저 녀석도 바깥바람을 쐬면 바뀔지도 몰라.”

 “흐흐흐, 위험한 바람이라면 가능성은 더 커질걸.”

 기괴한 웃음소리와 함께 장현은 입을 열었다.

 그의 말이 계속되었다.

 “잠능의 끝을 알 수 없는 녀석이야. 하지만 우리는 녀석의 잠능을 끌어내는 데는 실패했지. 무엇 때문인지 몰라도 저 녀석은 바깥세상은 물론, 심지어 자기 자신에 대해서조차 그 어떤 관심이나 열정도 갖고 있지 않아. 그동안 우리가 와호당 밖으로 내보내려고 그렇게 무진 애를 썼는데도 녀석은 이곳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어.”

 “밖으로 내보낼 기회라…….”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이천릉은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초록으로 물든 후원의 정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가 말했다.

 “자네들이 녀석을 가르치겠다고 서로 나섰을 때 나도 한몫 거든 것은 녀석의 자질을 아껴서라기보다는 이곳의 생활이 무료했기 때문이라는 게 사실일세. 자네들도 그런 마음이 있었다는 건 부인하지 못할 것이고.”

 노인들은 계면쩍은 얼굴이 되었다.

 그들이 검엽의 자질을 탐낸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천릉의 말처럼 와호당에서의 무료한 시간을 때우고자 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하나의 이유였다.

 “난 녀석을 가르치면서 많이 놀랐었네. 녀석은 솜이 물을 빨아들이듯 가르치는 것을 흡수했으니까. 내가 일 년 걸려 익혔던 것을 녀석은 열흘 만에 익혔네. 그리고 그렇게 경이적인 속도로 내가 가르쳐 주는 것을 배우는 게, 그 녀석에게는 그저 건성일 뿐이라는 걸 알았을 때 나는 정말로 하늘을 원망했네.”

 이천릉이 눈을 부릅떴다.

 억울해하는 기색이 완연한 눈빛이었다.

 “하늘이 준 재능을 저렇게 소일하는 건 죄악일세. 그런데 저 녀석한테는 아무런 죄의식도 없네. 정말 눈 뜨고 볼 수 없는 일이 아닌가. 남들은 자질이 부족해 배운 것도 완벽하게 수습하지 못하며 하늘을 원망하고 있는데, 어떤 놈은 자질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팽개쳐 두고 전혀 아까운 줄 모르다니! 그런데 기회가 온 거야. 운려가 무슨 생각으로 저 녀석을 끌어들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무림의 험난함을 겪는다면 저 녀석도 깨닫는 게 있을 걸세. 재능을 낭비하며 건성으로 살기엔 이 세상이 그렇게 만만치 않다는 것을 말일세.”

 노인들의 입가에 음험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들은 서로의 얼굴을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의견이 일치된 것이다.

 구양문이 갑자기 생각난 듯 중얼거렸다.

 “엽아가 위험에 빠지지는 않을까?”

 노굉이 씨익 웃었다.

 “그 녀석은 자신이 어느 정도의 성취를 이루었는지에 대한 자각이 전혀 없어. 녀석이 위험에 빠진다면 그건 몰지각과 무관심이 원인일 거야. 하지만 저 녀석이 자신의 능력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주변 상황에 관심을 기울이면 무엇이 저 녀석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겠나.”

 “그래도 앞을 보지 못하지 않나.”

 “그게 엽아에게 어떤 장애가 되지? 몰라서 그런 말을 하는 거냐?”

 노굉이 시답잖은 소리를 한다는 얼굴로 구양문을 노려보았다.

 “그건 그렇지만…….”

 구양문이 긍정하는 것을 보며 이천릉이 한마디를 덧붙였다.

 “엽아는 비밀이 많네. 입이 태산보다 무거운 녀석이라 그 비밀을 알아낼 수는 없었지. 나는 믿기 어려운 녀석의 몇 가지 능력이 그 비밀에 기반하고 있다고 생각하네. 와호당 밖의 거친 풍파 속에서도 녀석이 그 비밀을 유지할 수 있을지 궁금하기 그지없어. 알겠나? 잘하면 우리는 말년에 굉장한 이야깃거리를 갖게 될지도 몰라. 그러니까 지켜보자고, 그 녀석이 가는 길을.”

 노인들의 표정이 흐물흐물해졌다.

 음모를 꾸미기 좋아하는 자들이 있다면 바로 이들과 같은 얼굴일 것이다.

 

 닫힌 창 사이로 스며드는 달빛이 어렴풋이 방 안에 있는 사물의 윤곽만을 드러내 줄 뿐, 방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벽에 등을 기대고 편안한 자세로 앉아 있던 검엽은 손을 들어 머리를 쓸어 올렸다.

 어둠 속에서도 확연하게 보일 정도로 푸르스름한 빛이, 반개한 그의 눈에 어렸다.

 ‘이 년이라…….’

 검엽은 소리 없이 웃었다.

 가지런한 흰 이가 드러났다.

 ‘운려는 내가 떠나려 한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런 제안을 한 거야. 똑똑한 놈. 후후후.’

 그의 입술 사이로 나직한 웃음이 흘러나왔다.

 일 년 전 그는, 자신의 나이가 이십이 되면 산장을 떠날 거라는 걸 운려에게 말해준 적이 있었다. 운려는 그 말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운려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그의 기분은 유쾌해졌다.

 밥값의 대가로 운려가 그에게 제시한 것은 이 년 동안 그녀와 함께 승룡단에서 일을 하는 것이었다.

 그가 듣기로 일 년은 수련 기간이라고 했으니 실질적으로 일을 하는 기간은 나머지 일 년일 터였다.

 그리고 그의 일이라고 해야, 운려의 호위가 주일 것이다. 다른 일이 주어질 수도 있었지만, 그거야 그때 가서 응변하면 될 터였다.

 어쨌든 그걸로 그동안 산장에서 그가 먹은 밥값은 상쇄된다는 것이 운려의 제안이었다.

 검엽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는 척천산장에서 머문 칠 년의 세월을 은혜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원해서 온 것이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산장 안에서 그는 평온을 얻었고 많은 것을 배웠다.

 그것은 그가 갚아야 할 빚이었다.

 그가 빚을 갚지 않는다고 뭐라 할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빚을 갚지 않는다는 건 그의 성격과 신분상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산장에 계속 머물면 내 의사와 무관하게 풍파에 휩쓸리게 된다. 노야들과 산장이 내게 베풀어준 것을 갚지 않고 떠날 수 없어 고민스러웠는데, 운려가 내게 떠날 수 있는 기회와 명분을 주었다. 나쁘지 않은 일이지.’

 계속 머물러도 누구 하나 뭐라 할 사람이 없는 산장에서 그가 떠날 마음을 완전히 굳힌 것은 일 년 전부터였다.

 일 년 전 구환기가 육성의 경지에 도달하면서, 그를 끊임없이 자극하는 소리와 냄새는 더 이상 괴로움이 되지 않았다.

 그때 검엽은 사람들 속에서 견딜 수 있다는 자신을 얻었다.

 그는 다섯 노인의 절기를 건성으로 배웠다.

 가문을 자신의 대에서 끝내기로 결심하면서, 세상에 대한 관심을 끊은 그였다.

 노인들의 가르침에 열정을 갖고 임할 자세가 근본적으로 결여되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노인들이 가르쳐 주는 것을 수련하는 시간도 불규칙했고, 어떤 때는 한 달 가까이 수련을 하지 않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하루 세 시진 동안은 무슨 일이 있어도 구환기를 수련했다.

 구환기의 성취가 깊어질수록, 신경을 팽팽하게 잡아당기는 소리와 속을 뒤집어놓는 냄새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구환기를 수련하는 데는 그것 말고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소리와 냄새였다.

 소리와 냄새를 견디지 못한다면 사람들 속에 섞일 수 없고, 사람들 속에 섞일 수 없다면 평범하게 사는 것도 불가능했다.

 그는 평범하게 살다 죽기를 원했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공능이 구환기에는 있었다.

 그런 공능이 없었다면 그는 구환기를 배우는 데 단 일각도 쓰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여은향이 배려한 것이니 아주 버려두지는 않았을 테지만.

 다섯 노인은 그가 수련하는 것의 명칭이 구환기라는 것을 알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들이 가르쳐 주지 않은 무언가를 수련한다는 건 어렵지 않게 눈치챘다. 그러나 그 이상은 알 수 없었다.

 검엽을 가르치는 데 아쉬운 건 그들이었지 검엽이 아니었기에, 그를 추궁하지도 못했다.

 노인들은 그렇게 묘하게 피동에 몰려 칠 년의 세월을 보냈다.

 ‘스물… 운려와의 계약이 끝날 때쯤 고모님과의 약속도 끝이 난다. 약관이 될 때까지는 당신께서 마련한 곳에 있기로 한 약속. 비록 강요된 약속은 아니지만 고모님의 배려에 대해 내가 마음으로 했던 약속의 기한도 끝나는 거지. 바람처럼 물처럼 한세상 떠돌며 살다가 그렇게 가는 거다. 그게 내 앞에 놓여 있는 운명이다.’

 검엽은 손가락을 깍지 끼워 뒷머리에 댔다.

 그는 걱정이라는 걸 모르는 청년이 되어 있었다.

 세상에 대한 관심도 없고, 자신의 삶에 대한 관심도 없었다.

 하고 싶은 일도 없고, 해야 할 일도 없었다.

 죽고 사는 것에 대한 관심도 없었다.

 그의 마음에는 앞날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이 끼어들 여지가 전혀 없었다.

 그의 마음은 오직 하나의 감정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그것은……

 허무(虛無)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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