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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천마검엽전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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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에 지옥이 구현되고 마의 군주가 현신하면 그누구도 그를 막지 못하리라!
이는 태초 이전에 맺어진 혼돈의 맹약, 육신에 머문 자나 육신을 벗은 자나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구속의 약속일지니……
주검과 피, 그리고 살기가 강물처럼 흐르는 전장에서 본연의 힘을 되찾게 되는 신마기!
신마기의 주인은 전장을 거칠 때마다 마기와 마성이 점점 더 강해져 종국에는
그 자체를 마(魔)가 된다…….
제어되지 않는 신마기…
이는 곧 혼돈의 저주, 겁화의 재앙이다!

 
제 12 화
작성일 : 16-07-14 14:46     조회 : 655     추천 : 0     분량 : 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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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을 닫고 걸음을 옮기던 검엽은 자신을 휘돌아 지나가는 바람을 느꼈다.

 가슴에 부딪쳐 온 바람이 몽실거리며 그의 겨드랑이 사이로 빠져나갔다. 손에 잡힐 듯한 감각.

 그는 이천릉과 운려를 생각하고 있었다.

 ‘척천산장의 후계 구도에 문제가 있나 보네.’

 이천릉은 운려가 소진악의 외동딸이라는 몇 마디만 했다.

 그러나 그 간단한 몇 마디 말에서, 검엽은 운려의 주변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권력과 부의 정점에 있는 자에게, 정통성 있는 후계자라고는 혼인하면 남의 집 며느리가 될 수밖에 없는 딸 한 명이라……. 그리고 그 딸의 친구. 위험하겠는걸.’

 검엽에게는 이천릉은 상상도 못했고, 여은향조차 완전히 알고 있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가문의 다른 이가 모두 죽은 지금, 이제는 오직 그만이 알고 있는 부분이.

 그리고 그것은 그의 천재성과 결합하여, 그에게 나이와 상관없는 넓은 사고의 폭과 시야를 갖게 해주고 있었다.

 검엽은 이를 드러내며 소리 없이 웃었다.

 피처럼 붉은 입술 사이로 드러나는 가지런한 하얀 이.

 조각처럼 아름다운 모습이었음에도 주변은 기이한 마기(魔氣)에 전율했다.

 검엽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며 마기도 함께 사라졌다. 그러나 그 여운만으로도 주변의 공기가 변해 있었다.

 유령처럼 후원을 부유하는 마기. 그로 인해 투명하던 햇빛조차 아지랑이처럼 흐릿해져 있었고, 주변은 환상처럼 무채색의 어둠으로 탈색되었다.

 찰나지간이었기에, 설령 그를 지켜보는 자가 있었다 하더라도 느낄 수 없었을 테지만.

 당사자인 검엽조차 자신의 전신에서 마기가 흘러나온 것을 알지 못했다. 그것은 현재의 그가 의식할 수도, 수발을 제어할 수도 없는 기운이었다.

 그로부터 흘러나온 마기는 후천적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 선천적인 것이었기에.

 그의 전신에서 흘러나온 마기(魔氣)는 마도의 인물들이 뿜어내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마공을 익힌 자들이 뿜어내는 마기는 얻는 경로가 다양했고, 그 성취의 결과는 상대가 공포심을 가지게 만든다.

 그러나 검엽의 마기는 마공을 수련하여 얻어지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의 마기는 공포를 넘어선 공포, 천지의 근원을 두드리는 것이었다.

 

 그의 가문 명에는 신화(神火)라는 글자가 포함되어 있다.

 신의 불[神火].

 가문, 그것도 평범하지 않은 가문의 이름에 들어간 글자다. 그 글자에는 거대한 의미가 포함되어 있었다.

 신의 불[神火]이 아니면 중화가 불가능한 사기(邪氣)와 마기(魔氣)를 다루는 가문이 그의 가문인 것이다.

 그의 가문의 근원이 되는 선천절대사마지력(先天絶對邪魔之力), 가문에서 지존신마기(至尊神魔氣)라 부르는 것은 중화되지 않았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누구도 알지 못하는 미증유의 힘이었다.

 검엽의 가문은 지존신마기를 다듬고 제어하는 데 모든 것을 건 곳이었다.

 그리고 지존신마기는 배워 익히는 것이 아니라, 인연이 있는 후인에게 혼과 혼으로 대를 이어가며 전해지는 기운이었다.

 그 인연은 선택이 불가능했다.

 태어날 때부터 지존신마기를 지니지 못한 자는 가문의 일원이 될 수 없었던 것이다.

 그의 가문에 전승되는 비전은 지존신마기를 기반으로 했다.

 결국 지존신마기가 없으면 가문의 비전을 익히는 것은 가능하지 않았다.

 그래서 수천 년을 이어오면서도, 그의 가문을 이루는 구성원의 수는 언제나 일백 명을 넘지 못했다.

 

 ‘이 노야는 내가 운려에게 도움이 되어주었으면 하는 거 같은데…….’

 검엽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비록 그 이외에는 살아남은 자가 없다 해도, 그는 일문의 종주였다. 은(恩)과 원(怨)을 바라보는 시각이 평범한 소년과 같을 수는 없었다.

 ‘성년이 될 때까지 이곳에 머물기로 고모님과 약속을 했으니 그 대가는 치러야… 겠지.’

 자신의 방문을 열고 들어서는 그의 작은 어깨에, 아지랑이로 변한 햇볕이 걸렸다.

 ‘그런데 고모님께서는 무슨 생각으로 나를 이곳에 보내신 걸까. 이처럼 복잡한 곳에 있으면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엉뚱한 일에 휩쓸릴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모르실 분이 아닌데…….’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여은향의 속내를 짐작하기에 그는 아직 너무도 어렸다.

 그가 아무리 천재라 해도 여은향 또한 그에 못지않은 여인이었다.

 더구나 그녀가 살아온 세월은 그의 다섯 배에 달했고, 그동안 그녀는 한시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 절대의 능력을 가진 자들과 부대끼며 살아왔다.

 경험의 격이 다른 것이다.

 

 ***

 

 태극무늬가 선명한 도포를 입은 노인이, 뒷짐을 진 한가로운 자세로 하늘에 시선을 주고 있었다.

 주변을 덮고 있는 흰 눈만큼이나 새하얀 백발과 배꼽에 이르는 흰 수염, 귀밑까지 이어진 백미와 어린아이처럼 맑고 불그레한 안색. 인세의 신선과도 같은 풍모였고, 한 마리 고고한 학을 연상케 하는 노인이었다.

 노인은 자연과 하나가 되기라도 한 것처럼, 그렇게 그 자리에 오랫동안 서 있었다.

 하늘과 가장 가깝다는 백두의 정상에서 바라보는 밤하늘이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이 은가루를 뿌린 듯 빛나며 온 하늘을 메우고 있었다.

 만년설이 덮고 있는 백두의 정상이다. 살을 에는 칼바람이 그의 도포를 파고들었다.

 하지만 노인의 온화한 얼굴에서는 한기를 느끼는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 노인의 옆 공간이 이지러지는 듯하더니 사람의 그림자가 생겨났다.

 그것은 그림자였다.

 구름과 안개로 뭉친 듯한 그림자.

 그림자는 온전히 모습을 드러냈음에도 불구하고, 있는지 없는지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뚜렷하게 형체를 분별할 수도 없었다.

 공간이 이지러지는 순간부터, 노인의 부드러운 눈길은 그림자를 향해 있었다.

 “부주, 오셨는가.”

 “문주의 이목은 세월이 갈수록 더 밝아지니 나로서는 그저 감탄할 뿐일세.”

 그림자의 음성은 오랜 세월의 흔적이 여실했다. 그러나 그 세월을 무색하게 만드는 맑고 무서운 힘도 실려 있었다.

 백두의 산하를 한순간 숨죽이게 만드는 가공할 역도. 그러나 믿을 수 없게도, 그 음성의 밑바닥에는 자괴감과 경외심이 복잡하게 뒤얽혀 있었다.

 “늙으면 몸도 쇠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 그 이치에 반한 능력이 무에 감탄할 거리가 되겠는가.”

 담담한 어조로 말을 한 노인은, 부주라 불린 그림자노인을 바라보았다.

 그림자노인은 내심 탄식했다. 노인의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선도(仙道)에 들었다. 사람들은 그를 넘어서고자 평생을 바치고 있거늘, 그는 모든 것을 떨쳐 버리는 경지에 들어서고 있으니… 아아, 마음을 비운 지 오래되었어도 한 가닥 욕망은 버릴 수 없었거늘… 결국 넘어설 수 없는 거인이란 말인가.’

 그림자노인은 씁쓸한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

 “그 아이는 장강 아래 척천산장에 들었네. 여 곡주의 배려인 듯하네만 그녀의 마음은 알 수가 없네.”

 “척천산장이라…….”

 그림자노인에게서 시선을 뗀 노인은 심원한 눈빛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유성이 하나둘 늘어가고 있었다.

 눈을 두어 번 깜박거릴 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하늘은 쏟아지는 별의 조각으로 가득 찼다.

 유성우(流星雨).

 평생 한 번 보기 힘들다는 별들의 잔치였다.

 그 광경을 말없이 지켜보던 노인이 말했다.

 “고천강은 희대의 천재였네. 그리고 포기라는 말을 모르는 진짜 사내대장부였지. 나는 그가 아무런 안배 없이 자신의 유일한 혈육을 천애고아로 남겨두었을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생각하네. 부주, 그 아이를 지켜봐 주게.”

 “흠… 그렇게 신경이 쓰이나? 그 아이는 혈혈단신이고, 살펴본 바로는 가문의 비전도 얻지 못한 듯했는데? 조사한 바로는, 신화곡에서 일어난 불상사는 고천강조차 손을 쓸 틈이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일어났고 저항이 불가능할 정도로 강대한 것이었네. 고천강이 뛰어나다는 것은 나 또한 인정하지만, 그런 순간에 어떤 안배를 남길 정도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구먼.”

 “글쎄…….”

 “만약 그 아이가 그의 가문에 전해지는 비전을 익혔다면 어찌할 것인가?”

 “금약에 예외는 없네.”

 노인의 음성은 부드럽지만 단호했다.

 그림자노인은 피식 웃었다.

 “어련하겠는가. 하지만 나는 그 아이가 금약을 위배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네. 설령 그러고 싶어도 가문의 유진을 얻지 못하는 이상 방법이 없을 걸세. 정황이 내 생각을 뒷받침하지.”

 노인은 고졸한 미소를 지으며 그림자노인의 말을 받았다.

 “세월이 증명하겠지. 자네와 나의 생각 중에 어느 것이 맞는지는.”

 “그럴까?”

 그림자노인이 짓궂은 음성으로 말했다.

 “그럼 내기를 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내기?”

 노인의 백미가 흥미롭다는 듯 꿈틀거렸다. 그는 그림자의 주인과 백여 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우정을 이어왔다.

 그렇게 오랜 시간 그와 벗이었던 그림자는, 이 갑자를 넘기는 나이를 먹고도 장난기를 잃지 않고 있었다.

 그림자노인이 말했다.

 “지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의 부탁을 하나 들어주기로 하지. 어떤가?”

 “어떤 부탁이든 상관없이 말인가?”

 “그렇네.”

 “좋아, 내기함세.”

 노인과 그림자노인은 서로를 보며 웃었다.

 자신의 판단에 대한 강한 믿음이 어린 웃음이었다.

 그리고 세월은 그들 중 누구의 믿음이 옳았는지를 알려줄 터이다. 어떤 존재도 거스를 수 없는 힘, 그것이 세월이니까.

 두 노인의 미소 속에, 백두의 밤을 불태우는 화려한 유성의 비가 계속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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