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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하는 너에게
작가 : 장선
작품등록일 : 2021.12.21

사랑하는 모두의, 이야기

 
이별증후군
작성일 : 22-03-16 00:12     조회 : 225     추천 : 0     분량 : 4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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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은 자주, 누군가에게 잊을 기회를 준다. 지내다 보면 그때 별일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하며, 그때를 되돌아 봤을때 살짝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했다.

 

 시간은 가끔, 누군가에게 잊고 싶은 순간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그날의 바람, 그날의 하늘, 그날의 눈물, 그날의 너. 분명 어느 것 하나 똑같은 것 없는 너무도 다른 그 시간이지만, 다시 떠올려진 그때를 한없이 그리워하며, 후회하게 만들곤 했다. 시간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그들은 그랬다.

 

 8월의 끝이 날씨에서도 느껴지는 때였다.

 

 봄은 마음이 답답했다. 뭔지 모르지만 어디하나 편하지 않았고, 어딘가 꽉 막혀 뚫어야했다. 어디를 어떻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런 날들이었다.

 

 “언니 영화 보러 갈래요? 표가 생겼는데.”

 

 회사 후배의 제안을 아무 생각없이 받아들였다. 봄은 극장 앞에 거의 도착해서 물었다.

 

 “영화 장르가 뭐야?”

 

 봄은 요즘 어떤 영화가 개봉해서 유행하는지 관심을 두지 않았기에, 제목을 말해도 알지 못했다. 그래서 장르를 물었다. 액션이어도 좋았다. 자신을 대신해 심장 터지게 뛰어주는 주인공과 손에 땀을 쥐며, 마음으로나마 함께 뛸 자신이 있었다. 스릴러여도 상관 없었다. 끝도 없이 자신을 놀래켜서, 등골이 서늘할만큼 놀래킴을 당한다면, 무서움을 이유로 과하게 소리를 질러보면 지금의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봄은 뭐가 되었든, 무언가가 필요했다.

 

 후배는 말 대신 앞에 보인 영화포스터를 손으로 가리켰다.

 

 ‘최고의 최루성 멜로영화’

 

 멜로 말고 최루성에 눈이 멈췄다. 뻔해보였지만, 요즘도 저런 단어를 쓰는구나 싶었지만, 오늘 누군가가 자리를 펴주면 봄은 실컷 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굳이 참지 않을거였다. 봄은 그 순간 알았다. 자신에게 필요한 게 뭔지.. 봄은 울고 싶었다.

 

 “언니 왜 그렇게 울었어요?”

 

 같이 울던 후배는, 봄이 소리도 내지 않고 흐느끼자 티슈를 건넸다. 소리내지 않는 울음을 온몸으로 표현해버린 봄이었고, 울음을 멈추지 못했던 봄의 모습에 영화가 그 정도로 슬펐냐고 물었다.

 

 봄은 이 상황을 잘 넘겨야했다. 분명 속은 시원했지만, 오랜만에 실컷 울어 마음의 모든게 내려간듯 했지만, 민망함은 넘쳤다.

 

 “아..난 너무 슬프던데. 그 남자 주인공 너무 짠해서..”

 

 봄의 말에 후배는 동감을 표했다. 봄과 후배는 붉게 변한 눈으로, 서로의 얼굴을 보고 웃었다.

 

 “맥주 한잔하고 갈래?”

 

 영화를 제안해줘서, 비록 후배의 의도는 그런게 아니었지만.. 봄이 울수있는 자리를 만들어줘서, 어떻게든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다. 후배는 활짝 웃으며, 주위의 맥주집을 찾고 있었다.

 

 영화관 앞, 금요일밤의 여유가 가득한 생맥주집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셨다. 속을 훑고 내려가는 차가운 맥주에 온몸의 신경이 깨어나고 있었다.

 

 주위에는 봄과 후배가 본 영화를 같이 본듯한 사람들이, 술김에 커진 목소리로 영화를 평가하고 있었다.

 

 “완전 신파 아니야?”

 

 들린 대화에 봄과 후배는 웃었다.

 

 “누가 봐도 포스터로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었는데”

 

 영화에 그럭저럭 만족한 봄과 후배는 영화를 평가하는 다른 이들의 의견에 소심하게 말했다.

 

 “오늘 완전 내 취향이었어”

 

 이미 너무 울어 기억나지 않는 내용이었지만, 이 순간만은 모든게 마음에 들었기에 봄은 웃으며 전했다. 후배는 봄의 과한 반응에 언니 취향이 거기였냐고 웃었다. 모든게 후련해진 것 같은 밤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던 봄은 스쳐지나가는 한기의 침입을 막아내지 못했다. 시원한 맥주의 흔적이었는지, 오랜만에 울게 된 울음의 흔적이었는지, 봄은 살짝 방심했고, 아직은 늦여름밤이었지만 그 순간 살짝 떨었음을 봄은 알아채지 못했다.

 

 또 다시 지나가는 여름이었다. 그러니까 다시 온 여름의 끝이었다. 별 생각없이 걷던 봄은 이 여름의 끝을 몇 번 봐야될지, 그러면 괜찮아질지.. 문득 든 생각에 혼자 어이가 없어 웃었다. 이제 고작 다시 한번이었지만, 끝도 없이 남은, 매번 이 여름의 끝을 만나야 됨을.. 그 사실에 봄은 좌절하고 있었다.

 

 잊은 줄 알았지만, 잊지 못했고, 그날의 모든 게 떠올랐다.

 

 

 봄은 길 위에 선 자신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태양이도 봤다. 봄은 너무 반가워서 웃었지만, 태양이는 표정이 없었고, 봄을 모르는 사람인듯 스쳐지나갔다. 봄은 지나가는 태양이를 잡으려고 했지만 잡을 수 없었다.

 

 ‘태양아, 가지마..’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태양이도 잡히지 않았다. 봄의 마음이 급해져 계속 손을 내밀었지만, 태양이는 그런 사실을 모르는 듯, 관심없는 듯, 봄의 눈앞에서 천천히 사라져갔다. 봄은 울었다. 자신을 바라봐주지 않은 태양이가 야속해 울어버렸다.

 

 꿈이었다. 깜깜한 방, 봄은 헤어진 후 처음 꿈속에서 만난 태양이를 다시 떠올렸다. 너무도 진짜 같았기에, 꿈속의 모든 감정이 그대로 전해졌기에, 봄은 깜깜한 밤 혼자 울었다. 이제야 혼자서 울 수 있었다. 그리고 한가지는 확실했다. 이제는 울어도 소용없었다.

 

 그때의 봄은 앞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고개를 들어 조금만 멀리 바라만 봐도 보였을 그 길이었지만, 눈 앞에 한발 한발 내딛던 그 장면만 보게 된 봄이었다.

 

 식어가는 게 두려워, 무서워.. 곧 그만두게 될지도 모른다는 그때의 마음은 봄의 시야를 점점 가려 봄의 사랑도 그곳에서 멈추게 했었다.

 

 다시 그 곳으로 달려간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봄은 그곳이 어디였는지 잊은 것 같았다. 기억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다시 그곳으로 가고 싶었지만, 그곳에 태양이가 있을지도 자신할 수 없었다. 아무 소용 없었다.

 

 

 

 

 “너 왜 오늘 집에 있어? 태양이 만나는 거 아니야?”

 

 아침 일찍 유학 때문에 마무리짓고 처리할 일이 있어 외출하고 온 윤재는, 점심시간이 많이 지났음에도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있는 선재를 보고 물었다.

 

 “태양이 형이, 컨디션이 안 좋다고 다음주에 보자던데.”

 

 “어디가? 많이 안 좋다고 해?”

 

 “몰라. 그냥 그 말만 하고 말던데.”

 

 한번도 그런적 없는 태양이었다. 분명 가능한 일이었지만, 당일날 취소 하는 건 태양이랑 맞지 않았다. 갑자기 생긴 자유시간에만 신경쓰고 있는 선재는 윤재의 궁금증을 해결해주지 못했다.

 

 윤재는 자꾸만 태양이의 뭔가가 신경이 쓰였다. 별일 아닐 가능성이 더 컸지만, 자꾸만 태양이쪽으로 마음이 갔다.

 

 수경이가 들어왔다. 윤재는 수경이가 집에 없었다는 사실도 알아채지 못했을만큼 태양이가 마음에 걸렸음을 인정해야 했다. 토요일 오전부터 뭐가 그렇게 바쁜지 혼을 빼놓고 들어오는 것 같은 수경이었다.

 

 “어디 갔었어? 나간지도 몰랐네.”

 

 윤재는 수경이에게 물을 따라주며 물었다. 물을 보자 수경이는 갈증이 느껴졌다. 윤재가 따라주는 물을 벌컥 마시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봄이 좋아하는 반찬이 있어서 나눠주려고 나갔었지. 근데 목소리가 다 죽어가잖아. 집에 들어가보니 애가 기운도 없고 밥도 못먹고 쓰러질 듯 한거야. 119에 연락한다니까 그정도 아니라고. 그래서 겨우 죽 좀 해먹이고 약국에서 약 사다가 먹이고 조금 괜찮아지는 거 보고 오는 길이야.”

 

 수경이에게 봄의 이야기를 듣던 윤재는 잠시 잊고 있던 태양이가 생각났다. 급하게 전화를 하는 윤재를 수경이는 영문도 모른채 보고만 있었다. 그런 수경이를 보고 선재는 무심하게 말했다.

 

 “태양이형한테 전화할걸요.”

 

 “왜?”

 

 선재는 어깨만 으쓱거릴뿐이었다.

 

 한참을 신호가 갔다.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가기 직전, 태양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유태양 괜찮아? 몸이 안 좋다며.”

 

 “어. 미안. 어제 술먹고 탈이났네..”

 

 태양이는 자다 깬 목소리였고, 깨운 것 같아 미안했지만, 순간 태양이가 너무 걱정이 되었던 윤재였다.

 

 “네가 술을 얼마나 먹는다고..”

 

 “아. 어제 회식이 있었거든..”

 

 태양이는 겨우 웃음이 담긴 말을 이어가는것 같았다.

 

 “그래? 알았어. 뭐 약같은거 안 필요해?”

 

 “뭘 약까지. 자다가 일어나면 되거든. 정신차리면 연락할게. 고맙다.”

 

 윤재는 태양이의 전화를 끊고, 의식하지 못한 한숨을 내쉬었다.

 

 “태양이도 아프데?”

 

 수경이는 정확한 내용은 몰랐지만, 모든 상황이 파악된 듯 했다.

 

 “술병이라는데. 알잖아 그렇게 안먹는거..”

 

 “둘이 왜 그러냐. 맘 안좋게.”

 

 구체적으로 묻지 않아도,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아도, 이유는 하나로 향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한참을 봄과 태양이를 떠올리다가 수경이와 윤재는 뒤늦게 밥을 먹기 시작했다. 더 이상의 대화가 없이, 숟가락 젓가락이 그릇에 부딪히는 소리, 입안에서 오물거리는 소리만 들렸다.

 

 “걔네들 이때쯤 헤어진거지?”

 

 8월 말이었다. 그것말고는 설명 될 게 없어보였다.

 

 “너무 억지인가?”

 

 자신이 말해놓고도 웃겼던 수경이는 다시 밥을 먹는데 집중했다.

 

 “봄이 누나랑 태양이면 그럴수 있지. 안 그래?”

 

 윤재도 그 이유 밖에, 다른 이유는 생각할 수 없었다. 아직도 그렇게 헤매고 있는 둘을 떠올리자 안타까웠고 어떻게 도와줄 방법을 생각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힘들어하면서도 지금껏 달라진 게 아직 없었기에, 자신들이 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렇게 그 오랜 시간을 함께 했음에도 헤어졌던 그들이었다. 그리고는 괜찮다고 말하며 각자의 삶을 충실히 살아온 그들이었다. 그들 말처럼 괜찮아 질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게 분명한 것 같았다. 그러나 모든 건 그들의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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