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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하는 너에게
작가 : 장선
작품등록일 : 2021.12.21

사랑하는 모두의, 이야기

 
어떤 이별
작성일 : 22-03-11 00:12     조회 : 216     추천 : 0     분량 : 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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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별은 항상 힘들다. 연인과의 이별이든, 가족과의 이별이든…

 

 새벽에 울리는 전화는 항상 불길했다. 그 시간에 전화가 울리는 이유는 예상 못한 일이 일어났거나, 아직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거나…그래서 받기 두렵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뻔한 내용이 우리의 현실이 되었을 땐, 그렇게 알려줬는데도 왜 마음의 준비를 못하고 있었을까 자책을 하게 된다.

 

 할아버지는 그렇게 혼자서 먼길을 떠나셨다. 건강 상태도 좋으셨고, 기분은 더 좋으셨다고 할머니는 말씀하셨다.

 

 그날 할머니는 갑자기 잠에서 깨어났다. 자신의 의지였는지, 누군가가 자신을 깨웠는지 모를 그런 느낌.

 

 희미하게 날이 밝아 오고, 엘비스가 그 새벽에 소리를 내고 있었다. 할머니는 그래서 할아버지에게 말했다.

 

 “엘비스가 왜 저렇게 울까?”

 

 깊은 잠에 들었는지 할아버지는 아무 말씀 없으셨다. 잠귀가 밝아 할머니보다 늘 먼저 확인하던 할아버지였다. 그래서 할머니는 다시 할아버지를 불렀다.

 

 “승훈이 아버지”

 

 그리고 할머니는 이상한 느낌을 확신했다. 그래서 다시 할아버지를 불렀다.

 

 “인호야, 유인호”

 

 몇 십년 만에 처음으로 할아버지를 그렇게 불러봤다. 여전히 대답은 없었다.

 

 할머니는 자신도 모르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마음은 이미 이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고마웠다. 인호야”

 

 가지마라, 잘가라는 말은 하지 못했다. 할 수 없었다. 그럼 진짜 이별한 걸까봐. 그래서 고마웠다고 전했다.

 

 옆으로 고개를 돌려 바라본 할아버지는 그렇게 편하게, 모든게 멈춰 있었다.

 

 

 태양이는 모든 가족들에게 사랑을 준 할아버지의 힘을 느끼고 있었다. 결국 다시 가족들은 하나가 되었고, 그렇게 아무말 없이 가버리신 할아버지를 많이 그리워했다. 그래도 항상 웃었던, 모든 것에 최선을 다했던 할아버지는 모두의 기억 속에 있었다.

 

 장례식장에서의 마지막 날 밤이었다. 갑작스러운 할아버지의 부재를 슬퍼하던 가족들은 겨우 그 밤을 보내고 있었다. 진짜 이별이 될 내일이 온다는 사실을 잊고 싶어하며 그렇게 버티던 가족들은, 피곤에 자리를 내어주었기에 그 밤을 적막에게 양보했다.

 

 태양이는 잠에 들지 못해 할아버지 사진 앞에 앉았다. 사진 속 예전의 할아버지는 활짝 웃고 계셨다. 그 사진을 보고 있으니 점점 할아버지의 부재가 실감났다. 이제 진짜 그 모습을 볼 수 없으니까. 그래서 한참을 사진 속 할아버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태양이 안 자니?”

 

 할머니도 잠들지 못하고 나오셨다. 지쳐보이는 할머니는 목소리도 약했고, 걸음에 힘도 없었다. 슬픔도, 그리움도 할머니 얼굴 위에서 사라지진 않았지만, 할머니의 눈빛은 그래도 반짝였다.

 

 “할머니, 쉬셔야 되는데..”

 

 할머니의 건강이 걱정이 되었다. 잠도 제대로 주무시지 않는 것 같았고, 제대로 드시지도 못하시는 것 같았다. 할머니도 가족들의 걱정은 알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다시는 못 볼 할아버지를, 부재의 순간조차도 기억하기 위해 버티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너 참 자랑스러워하셨다.”

 

 태양이는 웃었다. 할아버지에게 감사드리고 싶었지만, 전할 수 없었기에, 왜 진작 전하지 못했을까 후회만 되었다. 더 찾아뵙고, 더 만나지 못한 시간들이 아쉬웠다. 바쁘다는 이유가 유독 마음 아팠다.

 

 “오늘 하늘이한테 온 사람은 하늘이 남자친구 맞니?”

 

 어제도 오고, 오늘도 온 한 사람이 있었다. 어제는 아무말 없이 앉았다 갔다. 오늘은 이것저것 돕고 있었다.

 

 “아마 맞을 것 같아요.”

 

 태양이는 하늘이를 바라보는 그 사람의 눈빛에서 간절함을 느꼈기에 의심치 않았다. 하늘이의 슬픔을 자신이 대신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에 옆에라도 있어주길 원하는 것 같았다.

 

 “태양아, 왜 이봄은 안 왔니?”

 

 태양이는 할머니에게서 나온 이름에 놀라 할머니를 바라봤다. 할머니는 힘없는 얼굴에 연한 웃음을 짓고 계셨다.

 

 “너의 할아버지가 매번 봄만 되면 그러시더라. 계절이 이미 봄인데, 봄이 훌쩍 지나가고 있는데, ‘이번에는 봄이 올까?’라고.. 그래서 뭔 시답지 않은 농담이냐고 했지.”

 

 태양이는 표정이 자신없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할아버지가 보이는 것 같아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었다.

 

 “얼마 전에 그러시더라고. 네가 이봄이라는 학생을 데리고 온 적 있다고. 그러면서 태양이 네가 자기를 닮아 보는 눈이 있다며 막 웃으시더라.”

 

 그렇게 그때의 모든게 선명하게 떠오르기 시작하자, 태양이는 그날의 모든게 그리웠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때의 그날이..

 

 떠올려진 기억, 그때의 그리움은 자꾸만 태양이의 울음을 끌어내고 있었다. 참고 참아 겨우 할머니를 보고 웃었다.

 

 할머니는 태양이 대신 울고 계셨다. 모든 걸 아는 것처럼, 그때의 행복을 본 것 같이 그렇게 태양이 대신 울고 계셨다.

 

 

 할아버지를 보내 드리고 온 가족들은 한자리에 모여 할아버지를 기억했다. 모두가 웃었고, 모두가 울었다. 할아버지의 빈자리는 모든 가족들의 자리보다 크게 느껴졌다. 그리웠다. 너무 보고 싶었다.

 

 아직 마무리 해야 될 일이 남아 있었다. 할아버지의 장례식에 와 주신분들을 기억해야 했다. 그래야 다음에 이 고마움을 다시 전할 수 있기에. 열심히 부르고 적던 태양이 아빠와 하늘이는 힘들어 했고, 태양이가 대신 적겠다고 옆에 앉았다.

 

 “.. 차윤재, 조수경”

 

 윤재는 평일이었지만, 밤에 잠시 다녀갔다. 다른 친구들에게 굳이 연락하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알게 된 윤재의 연락에 윤재만 잠시 다녀가기로 했다. 윤재를 제대로 반기지도 못해 조만간 만나서 고마움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름을 적었다.

 

 “정진호”

 

 윤재는 그래도 몇 명에게 알렸고, 윤재가 부탁 받아 대신 전해주고 갔다.

 

 “이봄”

 

 봄의 이름이 들렸다. 태양이는 바로 차오르는 눈물에 어쩔 줄 몰라 잠시 멈췄다.

 

 “하성현.. 왜 안 적어?”

 

 “어..”

 

 눈물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지만 겨우 천천히 적었다. 그리고 잠시 화장실 간다며 일어났다.

 

 “야, 겨우 그거 적고 가냐?”

 

 하늘이가 뭐라고 했지만, 더 이상 앉아 있을 수 없었다.

 

 태양이는 화장실에서 울지 않았다. 그냥 얼굴에 올려진 열기를 식히기 위해 세수하고, 알 수 없는 지금의 이 감정을 잊어야 했다.

 

 그러니까.. 봄을 그리워하면 끝도 없을 것 같았다. 할아버지에 대한 봄의 단순한 예의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면 자신만 힘들거였다.

 

 잠시 마당으로 바람을 쐬러 나간 태양이는 윤재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재야, 와줘서 고마웠다고.”

 

 “뭘.. 할아버지는 잘 모셨어?”

 

 “어. 잘 모셨어.”

 

 그리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수경이 누나랑.. 봄에게 고맙다고 전해줘.”

 

 “그래.. 그럴게..”

 

 태양이는 깜깜한 밤하늘을 한참 바라봤다. 어떤 것도 지금 자신을 위로해 줄 수 없었다.

 

 

 

 

 

 5월의 날씨 좋은, 평일 날 저녁이었다. 봄은 오랜만에 수경이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예전처럼 자주 만나진 못하지만, 늘 만나온 듯 익숙했고, 편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운 인간관계의 지켜야 될 선은 더욱 부각되었고, 그래서 자연스럽고 편안한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은 너무도 고마웠다.

 

 당연히 수경이의 이야기에는 윤재가 등장했지만, 봄의 이야기엔 더 이상 태양이가 없었다. 봄은 수경이의 이야기를 듣고, 편들어주고, 웃어주고.. 그러다가 수경이는 봄에게서 빠져버린 중요한 하나를 눈치채곤 봄을 살짝 바라보았을 뿐이었다. 봄은 자연스러웠지만, 잔뜩 긴장한 봄의 마음이 느껴져 수경이는 조금 마음이 저려왔다.

 

 대화의 주제를 바꿨다. 수경이 회사 후배의 도전. 사직서를 내고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사실이 부럽다고.

 

 여행이라도 가볼까, 어디가 좋을까, 서로의 일상에서 벗어난 상상의 시간들을 말했다. 좀전의 대화에서 느껴진 하나의 공백은 잊혀졌다.

 

 윤재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 왜?”

 

 “태양이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선재가 그러더라고. 연락하니까 맞다고 해서.. 평일이고 멀고 하니까 다른 사람들한테 안 알리고 싶어해. 그래서 혼자 지금 출발해서 다녀오려고..”

 

 “진짜? 아.. 그랬구나..같이 안가도 되겠어?”

 

 수경이는 자신도 모르게 봄을 살폈다. 아무것도 모르는 봄은 수경이의 시선에 살짝 웃었다.

 

 “내일 출근해야잖아. 나는 내일 잠시 조정 가능하니까 다녀올게.”

 

 “그래..도착하면 연락 좀 줘. 운전 조심하고.”

 

 “어. 연락할게”

 

 봄은 계속 수경이를 보고 있었다. 자신에게 할말이 있는 게 분명한 수경이의 표정이었다.

 

 “윤재인거 같은데, 무슨 일 있어요?”

 

 수경이는 어색하게 웃었다. 전해야 될 지, 아무일 아니라고 말해야 할지 결정을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언젠가 알게 되면, 그때 봄에게 왜인지 더 미안할 것 같았다.

 

 “어.. 태양이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해서..”

 

 봄은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 딱 한번 만났지만.. 태양이 할아버지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자신의 마음을 떠돌고 있었다. 가슴이 먹먹해져서, 굳이 안 울어도 되는데, 눈물이 날 것 같아서 꾹 참아야했다.

 

 그래서 겨우 말했다. 대신 전해달라고.. 한번 뵌적 있다고 겨우 웃으며 말했다.

 

 이제 그럴 수 없는 사이가 되었지만, 태양이에게 전하지 못한 위로가 마음을 눌러 왔다. 잘 견디길..

 

 그리고 다시 떠올려진.. 그때의 좋은 기억 갖게 해줘서 감사했다고 마음으로 전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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