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무협물
방사(方士)
작가 : 짬짬
작품등록일 : 2022.1.12

천민으로 태어난 몽. 우연한 기회에 태라신선이 가둬놓은 오천년 이무기의 여의주를 삼키게 되고, 우연히 신선의 세계에 빠져 들어가게 된다. 신선의 세계에서 다시 인간의 세계로 돌아오게 된 몽. 장생(長生)을 얻게 된 몽은 춘추전국시대의 말기 진시황(秦始皇)에서부터 한무제(漢武帝)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역사의 물줄기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친다. 오행,천문,역법,관상,점술 등의 방술(方術)에 통달한 방사(方士)들. 교활한 마각신선으로부터 엄청난 방술을 얻은 악랄한 방사 사마혼과 주인공 몽 그리고 수많은 방사들의 치열한 방술전(方術戰)과, 춘추전국시대 수많은 영웅들의 뜨거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104화 백기장군. 장평에 나타나다.
작성일 : 22-03-02 07:26     조회 : 214     추천 : 0     분량 : 749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04화 백기장군. 장평에 나타나다.

 

 보옥이 잠시 씻으러 가고, 몽과 파황신군이 보옥의 방 창가에 있는 탁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데 곧 온갖 진귀한 음식들이 방으로 속속 차려져 들어왔고, 향긋한 술도 함께 탁자에 올려졌다.

 

 “소단주님께서 기다리지 마시고 먼저 드시라고 하셨습니다.”

 

 음식을 나르는 여인의 말에 방의 주인인 보옥이 없었지만 파황신군과 몽은 함께 비가 내리는 이른 아침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파황신군은 지금 진귀한 음식이나 다른 어떤 향기로운 술보다도 원공주의 향에 심취해 있었다. 원공주를 잔에 따라서 한 모금 삼키자 수백, 수천가지의 과일향이 순식간에 몸속에서 피어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크흐~~ 좋구나! 좋아!!”

 

 파황신군은 음식은 손도 대지 않고, 원공주가 든 술병이 바닥을 드러낼 때까지 손에서 술병을 놓지 않고 계속 잔에 붓고 마시고 또 붓고 마시기를 반복했다. 원공주에 푹 빠져 마치 어린아이처럼 천진한 표정으로 즐거워하는 파황신군을 보며 몽이 말했다.

 

 “음식도 좀 드세요.”

 

 “응? 아, 그래. 그러지.”

 

 몽의 말에 그제야 원공주가 아닌 다른 것들도 탁자에 올려져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파황신군은 젓가락을 들어 양념이 잘 버무려진 당나귀고기육회를 한가득 집어서 입에 넣고는 우적우적 씹었다. 당나귀고기의 고소한 맛과 상큼한 과일 양념의 맛이 입에 그득 차올랐다.

 

 “으음...... 고기 손질을 무척 잘 했구나. 비리지도 않고....... 간이 잘 배인 것이 음식솜씨가 제법인 것 같은데......”

 

 “당연하죠. 천하의 상인들이 모두 모이는 이곳 한단에서 최고의 기루라면 이 정도 맛은 내줘야 하지 않을까요?”

 

 보옥의 방문이 드르륵 열리며 깨끗이 씻고, 옷을 깔끔히 차려입은 보옥이 만년한철 섭선을 손에 들고 방으로 들어서며 말했다. 순간 몽의 심장은 얼어붙은 듯 멈췄다가 곧 북소리가 크게 울리듯 쿵쾅거리며 요동쳤다. 그것은 마치 전장에서 사기를 북돋기 위해 요란하게 치는 북소리처럼 몽의 귓가에 너무나 크게 울려서 몽은 자신의 심장 소리를 파황신군이나 보옥이 들을까봐 걱정이 될 정도였다. 그만큼 보옥의 모습은 고왔다. 일 년. 일 년이라는 짧으면서도 긴 시간을 헤어져있는 동안 보옥은 훨씬 더 성숙했고, 여성스러워졌으며 아름다워져 있었다. 보옥이 방으로 들어오자, 보옥의 몸에서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난 향기가 순식간에 방을 그득 메웠다.

 

 ‘거기서....... 더 아름다워 질수도..... 있었구나......’

 

 몽은 넋이 나가서 보옥을 바라보고 있다가, 약간의 요염함과 함께 아름다움이 흘러넘쳐 뚝뚝 떨어지는 보옥이 섭선을 들고 한 걸음 한 걸음 창가의 탁자를 향해 다가올 때마다 움찔거렸다. 그런 몽과는 전혀 다르게 파황신군은 호탕하게 웃으며 거침없이 말했다.

 

 “크하하하핫!! 과연!! 천하절색이라더니 그 말조차 무색할 지경이로군! 내가 보니 고금천하제일색(古今天下第一色)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구나!!”

 

 파황신군의 말에 보옥이 섭선으로 입을 살짝 가리고 웃으며 말했다.

 

 “호호호호!! 파황신군께서는 무공뿐만이 아니라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말솜씨 또한 절륜하시군요.”

 

 “아니지! 아니야! 난 결코 누굴 기분 좋게 하려고 빈말 같은 건 하지 않으니까!”

 

 “호호호! 절 그만 부끄럽게 만드시고 자, 무림의 후학이 대 선배님께 올리는 술을 한잔 받으시죠.”

 

 “허허.... 이거 내가 영광이구먼.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에게 술을 다 받아보다니......”

 

 “천하제일의 미녀 항아의 낭군이셨던 파황신군께서 겸손하게도........ ”

 

 보옥의 입에서 항아라는 말이 나오자 파황신군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파황신군의 표정을 보고 보옥은 살짝 얼굴을 붉히며 사과의 말을 했다.

 

 “죄, 죄송합니다. 기분이 나쁘셨다면......”

 

 하지만 곧 파황신군의 굳었던 표정이 부드럽게 풀리며 피식 웃었다. 그 웃음은 뭔가 즐겁거나 기쁜 일이 있어서 자연스레 터져 나오는 그런 웃음이 아니라 깊은 허무를 가득 담은 그런 허탈한 웃음이었다. 파황신군은 보옥이 따라주는 술을 받자마자 탁자에 올려놓을 새도 없이 그대로 쭉 한잔을 들이키더니 창밖에 내리는 비를 보며 나직이 읊조렸다.

 

 “괜찮다....... 오래전의 일인데....... 너무나 오랜만에 그 이름을 들으니 내가 잠시 놀랐을 뿐이다.......”

 

 항아는 파황신군의 여인이었는데, 파황신군처럼 절정의 고수가 아니었기에 평범한 사람처럼 늙어서 파황신군보다 훨씬 일찍 죽어버렸다.

 

 “아,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다른 분들은 모두 잘 지내고 계시죠?”

 

 “어, 어? 그래. 다들 잘 지내고 있지. 여불위 아저씨는........”

 

 몽은 어색해지려는 분위기를 바꿔보려 이야기를 꺼냈다. 보옥도 이미 오래전 죽은 항아의 이야기를 꺼내어 미안한 마음에 화제를 바꿔 몽에게 여불위와 하곤에 관한 이야기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몽도 어떻게 파황신군을 만났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혈신이나 개문혈신만월팔괘진에 대해서는 아직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만약 이 자리에서 그런 이야기를 꺼냈다간 파황신군이 몽이나 보옥을 미친 사람으로 취급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보옥도 몽의 그런 낌새를 눈치 채고 일부러 그 이야기는 피했다. 그런데 보옥이 몽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참! 백강님!”

 

 “네? 백강님이 왜요?”

 

 “이런 멍청아! 네가 갑자기 사라져버리는 바람에 나하고 백강님이 얼마나 걱정을 한 줄 알아? 난 지금 네가 이곳에 돌아온 걸 알지만 백강님은 아직도 모르고 걱정을 하고 계실 거라고!!”

 

 “네? 그럼 지금 곧장 백강님에게 다녀올게요! 그때 그 동굴 맞죠?”

 

 몽이 보옥에게 말을 하고 얼른 백강에게 달려가려는데 보옥이 소리를 질렀다.

 

 “야! 몽! 같이 가!”

 

 “네? 아니, 일 년이 지나긴 했지만 어딘지 길은 아는데요?”

 

 “그래도 같이 가! 나..... 나도 흑영단의 무사들을 훈련시켜야 한단 말이야!”

 

 보옥은 그토록 그리던 몽이 나타나자마자 또 눈앞에서 사라져버리려고 하자 덜컥 걱정이 되었다. 물론 지금은 멀리 떠나는 것도 아니고 바로 뒷산에 가는 것이었지만 다시 혼자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게다가 조금 전 몽에게 말을 한 것처럼 개문혈신만월팔괘진에서 몽의 핏방울이 사라지고 나서부터는 정신이 없어 흑영단의 무사들 훈련도 거의 시키지 못했었다.

 

 “그럼 파황신군님은.......”

 

 몽은 파황신군이 혼자 이곳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자 괜히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파황신군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아, 다녀와. 다녀와. 근데 이거 여인의 방에 홀로 있기는 좀 그렇고, 나한테 방을 하나만 내주면 거기서 술을 즐기고 싶은데......”

 

 보옥이 공손히 예를 표하며 파황신군에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파황신군님. 지금 저희가 만나러 가는 분이....... 워낙 사람을 꺼려서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그때는 함께 뵙도록 해요.”

 

 보옥은 차마 지금 만나러 가는 백강이 귀(鬼)의 존재인 백매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괜찮아. 오랜만에 내리는 비를 보며 술에 흠뻑 취하고 있을 테니, 나는 신경 쓰지 말고 천천히 다녀오도록 해.”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옥은 얼른 사람을 불러 파황신군에게 방을 하나 마련해주고 술과 음식을 넉넉히 드리란 당부의 말을 남기고는 몽과 함께 백강을 만나러 취월루를 떠났다.

 

 

 한편, 여불위로부터 조희를 얻은 자초는 밤이고 낮이고 조희에게 파묻혀 살다시피 하며 집밖으로 나가는 일이 없었다. 날이 지나고 조희의 배가 차츰 불러오는데, 그동안 장평에서 대치하고 있던 조(趙)나라의 군사와 진(秦)나라의 군사들 움직임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었다.

 

 조나라의 맹장 염파는 진나라의 장군 왕흘과 대치하고 있었는데, 장평에 거대한 보루를 쌓고 지키기만 할 뿐 나서서 싸우지 않고 있었다. 일 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싸울 생각은 하지 않고 지키고만 있으니 조나라의 효성왕은 갑갑해 미칠 지경이었다.

 

 염파. 그의 이름은 진나라의 맹장 백기와 함께 천하에서 가장 위대한 장군의 대명사였다. 지금 쳐들어온 장수가 만약 진나라의 맹장 백기라도 되면 서로 신중한 것이 좋으니, 그래도 이해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상대 진나라의 장수는 왕흘이었다. 조효성왕은 염파가 얼마든지 왕흘을 물리칠 수 있으면서도 도대체 왜 싸우지 않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염파의 생각은 달랐다. 지금 나서서 왕흘과 싸운다면 만약 이기더라도 조나라의 많은 군사들의 목숨 역시 희생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싸우지 않고 지키기만 한다면 자신이 있는 한 진나라는 결코 장평 땅을 차지할 수 없을 것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초조해 지는 것은 먼 길을 온 진나라의 군사들이 될 것이었다. 게다가 강대한 진나라는 다른 육국(六國)의 공공의 적이나 다름없었기에 조금만 더 버티고 있으면 다른 나라의 군사들까지 함께 합세하여 진나라에 대항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미 다른 여러 나라에서 군사를 출정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 굳이 나서서 진나라와 싸울 이유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진나라의 재상 범수는 이런 염파의 생각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염파의 생각이 옳다는 것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역시...... 염파 대장군. 그가 있는 한 진나라는 결코 장평뿐만이 아니라 조나라를 침략하기가 어렵다. 그럼 천하통일을 향한 길이 더욱 멀어질지도.......’

 

 그렇다고 원교근공(遠交近攻)의 정책으로 천하를 도모해야 한다고 소양왕에게 설법을 펼친 범수가 바로 곁의 조나라를 놔두고 이렇게 손 놓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도 없었다. 그는 우선 첩자들에 천금을 뿌려 소문을 퍼뜨리게 했다.

 

 “천하의 맹장인 염파가 진나라를 공격하지 않는 것은 바로 염파가 진나라와 내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나라의 군사들은 염파장군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진나라의 군사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명장 조사 장군의 아들 조괄뿐이다.”

 

 조괄은 조나라의 명장 조사 장군의 아들이었다. 조괄의 아버지 조사는 지략이 뛰어나고 청렴결백한 인물로 생전에 진나라를 상대로 크게 승리를 거둔 전적이 있는 장군이었다. 그는 병사들을 자식처럼 아끼고, 욕심이 없어 전쟁에서 얻은 전리품들을 모두 부하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런 조사 장군을 병사들은 목숨을 바쳐 따르고 존경했다.

 

 하지만 아들 조괄은 아버지 조사와는 사뭇 달랐다. 물론 그의 머리는 영특했다. 어렸을 때부터 비범한 재주가 있어서 모든 병법을 달달 외울 정도로 병법에 통달해있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그는 천성적으로 거들먹거리고 뽐내기를 좋아했으며, 남의 말을 경청할 줄 몰랐다. 그가 익힌 것은 오직 학문으로, 실전에서 그것들이 과연 어떻게 통용이 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범수가 심어놓은 첩자들의 소문은 조나라의 수도 한단에서 서서히 퍼져나가 어느새 효성왕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그것은 범수가 일부러 퍼트린 헛소문이었지만 조효성왕의 다급한 마음이 그의 이성을 잃게 만들고 말았다.

 

 ‘염파...... 내가 그토록 그대를 아끼고 신뢰를 했는데...... 여태껏 진나라 군사를 왜 공격하지 않고 있었는지 내 이제 그 이유를 알겠군......’

 

 조효성왕은 조괄을 궁으로 불렀다. 효성왕이 몇 가지 병법에 대해 물어보자 조괄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병법이야기는 청산유수처럼 전혀 거침이 없었다. 효성왕은 얼굴에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진나라의 병사들이 왜 그대를 두려워하는지 이제 알겠군. 그래 그대는 왕흘의 진나라 군사를 무찌를 수 있겠는가?”

 

 “지금 장평에 와있는 장군이 만약 진나라의 맹장 백기라면 제가 이기긴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왕흘이라면 얼마든지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래? 그럼 이제 자네가 대장군이 되어 장평에 주둔한 병사들을 지휘하라!”

 

 효성왕의 말에 곁에 있던 재상 인상여가 큰소리로 울부짖었다.

 

 “전하!! 안됩니다! 염파 대장군은 천하의 맹장으로 지금 그가 지키고 있기만 한 이유는 시간이 흐를수록 전황이 더욱 우리 조나라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애써 군사들이 피를 흘릴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만하시오! 재상께서는 염파 대장군과 워낙 돈독한 사이이니 그를 옹호하고 나서는 것 아니오?! 그대는 염파 대장군이 진나라와 내통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못 들었소?”

 

 인상여는 조효성왕이 한갓 저잣거리에 떠도는 소문에 마음이 빼앗겨 이런다는 사실에 억장이 무너지는 것을 느끼며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전하! 그것은 모두 진나라의 첩자들이 꾸며낸 거짓된 이야기일 뿐입니다. 염파는 결코 그럴 사람이 아닙니다! 그에게는 오직 조나라에 대한 충정만이 있을 뿐, 사사로운 작은 욕심 하나 없는 인물입니다! 제발 나라를 생각해서 다시 한 번 생각을 해주십시오!”

 

 하지만, 아무리 절절한 인상여의 애원에도 효성왕의 마음은 바뀌지가 않았다. 차라리 인상여와 염파가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면 달리 생각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런데 염파와 인상여의 우정은 조나라를 넘어 천하의 모두가 잘 알고 있는지라 인상여의 말은 효성왕의 귀에 전혀 들어오지가 않았다.

 

 며칠 후 조나라의 궁에 마지막으로 조나라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한 번 더 찾아왔다. 조괄의 어머니가 직접 효성왕을 만나기 위해 찾아온 것이었다. 효성왕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조괄의 어머니를 맞이했다.

 

 “안 됩니다! 전하! 절대 제 아들이 대장군이 되면 안 됩니다!”

 

 조효성왕은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어 조괄의 어머니에게 말했다.

 

 “아니. 이것 보시게. 자신의 아들이 대장군이 된다는데,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괄의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저에게 몇 번이나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괄이는 전쟁을 마치 아이들의 장난처럼 가볍게 여기고, 종이위에서 움직이는 말처럼 가만히 앉아서 생각대로 다 되는 것처럼 여기기 때문에 절대 전쟁에 나서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만약 전하께서 괄이를 쓰려 하시면 꼭 말씀드려서 괄이를 중용하지 못하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허허...... 거 참 괴이한 일이로다! 부모가 되어 자식의 출세를 걱정하다니!”

 

 “하지만, 괄이의 성품은 누구보다 애의 아버지와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전하 부디, 부디 괄이를 대장군으로 앉히지 말아 주십시오!”

 

 “시끄럽다! 그대도 혹시 진나라와 내통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내 조사 장군의 지난날 공적을 생각해서 이번엔 그냥 보내 주겠다만, 다시는 궁에 발을 들이지 마라!”

 

 효성왕의 말에 조괄의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면서 말을 했다.

 

 “전하! 제 자식을 이렇게까지 말을 해야 하는 부모의 마음은 과연 어떻겠습니까...... 좋습니다. 전하께서 그리 생각하신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다만, 저는 분명히 반대를 했으니, 결과가 어떻게 되든 저와 집안사람들은 용서해 주기바랍니다!”

 

 조괄 어머니의 말에 효성왕은 기분이 더욱 상했다. 전투를 시작도 하기 전에 벌써 질 거라는 투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자신의 아들이 선봉으로 나서는 전투를.

 

 “알았으니 그만 썩 물러가거라!!”

 

 이렇게 조효성왕은 마지막 기회조차 놓치고 말았다.

 

 얼마 후 대장군 염파는 장평에서 한단으로 불려 올라왔고, 조괄이 새로운 대장군에 임명되어 장평으로 내려갔다. 범수의 책략이 제대로 먹힌 것이었다.

 

 그런데 범수가 꾸민 일은 비단 이 한 가지뿐만이 아니었으니, 장평에 주둔한 진나라의 장수가 바로 왕흘에서 천하의 맹장 백기로 아주 은밀하게 바뀐 것이었다. 이 사실을 발설하는 자는 곧바로 참수형에 처해질 정도로 이 일은 극비리에 진행이 되었기에 아무도 진나라의 장수가 왕흘에서 백기로 바뀐 사실을 몰랐다.

 

 역사상 가장 잔인한 전투로 기억될 장평대전이 이제 곧 벌어지려 하고 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27 127화 화염(華焰) 화령 2022 / 3 / 25 184 0 5659   
126 126화 추길과 소소 2022 / 3 / 24 185 0 6812   
125 125화 추격자 2022 / 3 / 23 182 0 6086   
124 124화 당가의 비밀 2022 / 3 / 21 188 0 6089   
123 123화 병을 고치다 2022 / 3 / 20 179 0 4851   
122 122화 귀(鬼) 2022 / 3 / 19 179 0 6689   
121 121화 흑사신 2022 / 3 / 18 171 0 6535   
120 120화 자초. 귀향길에 오르다. 2022 / 3 / 17 179 0 5021   
119 119화 몽. 음공에 빠지다. 2022 / 3 / 16 191 0 5448   
118 118화 음공 2022 / 3 / 15 186 0 5553   
117 117화 진시황(秦始皇)의 탄생. 2022 / 3 / 14 184 0 5172   
116 116화 당가의 비밀 2022 / 3 / 13 205 0 6005   
115 115화 파황신군과 백강의 대결. 2022 / 3 / 12 195 0 5658   
114 114화 자초의 탈출 계획. 2022 / 3 / 11 192 0 5904   
113 113화 도제의 눈물. 2022 / 3 / 10 192 0 6010   
112 112화 묵염도(墨炎刀) 2022 / 3 / 9 194 0 5956   
111 111화 도제(刀帝) 태사강 2022 / 3 / 7 193 0 5697   
110 110화 갱살(坑殺) 2022 / 3 / 6 198 0 6060   
109 109화 대장로 반야 2022 / 3 / 5 210 0 6427   
108 108화 소부귀마(小斧鬼魔) 당상균. 2022 / 3 / 4 201 0 5419   
107 107화 우사지력(雨師之力) 2022 / 3 / 3 200 0 6026   
106 106화 당가(儻家) 2022 / 3 / 3 193 0 6173   
105 105화. 조괄, 백기를 마주하다. 2022 / 3 / 2 196 0 6400   
104 104화 백기장군. 장평에 나타나다. 2022 / 3 / 2 215 0 7499   
103 103화 재회. 2022 / 3 / 1 209 0 5324   
102 102화 파황신군 옥성여제를 만나다. 2022 / 2 / 28 214 0 7529   
101 101화 음공무제 만총의 무덤. 2022 / 2 / 27 214 0 5986   
100 100화 파황신군. 2022 / 2 / 27 205 0 6159   
99 99화 설국에서 중원으로. 2022 / 2 / 26 214 0 5407   
98 98화 음공무제(音功武帝) 2022 / 2 / 26 215 0 5742   
 1  2  3  4  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