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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하는 너에게
작가 : 장선
작품등록일 : 2021.12.21

사랑하는 모두의, 이야기

 
우리가 헤어진 이유
작성일 : 22-03-02 00:12     조회 : 242     추천 : 0     분량 : 4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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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헤어졌어요..’

 

 처음이었다. 지금껏 봄은 태양이와의 일로 수경이에게 하소연하거나 우는 모습을 한번도 보이지 않았다. 안보였던 게 아닌, 정말 그런적이 없었다.

 

 봄과 태양이는 수경이가 윤재에게 느껴봤던 것처럼, 사소하게 섭섭해하지도, 그 섭섭해 한것에 자책하는 후회도 없었다. 별일 아니지만 흔하게 일어나는 다툼도, 가끔씩 찾아오는 냉전도 수경이는 그들에게서 본 적이 없었다.

 

 수경이는 봄이 보낸 이 한줄에 적힌 말을 어떻게 이해해야 될지 몰라 멍하게 바라만 보고 있었다. 너무도 많았을 그들의 시간들이, 서로에게 향했던 마음들이, 어떻게 이 한문장으로 적힐 수 있는지 수경이는 자신의 일도 아닌데 서운했다.

 

 봄과 태양이는 부러움을 넘어 너무 예뻤기에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연인이었다. 늘 그 모습이었고, 그들을 따로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었다.

 

 당연히 연인들의 관계는 함부로 단정지어 말할 수 없었지만,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안보였을 수도 있지만, 그들의 결론이 헤어짐일거라 상상조차 해본적 없었기에 수경이는 봄이 보낸 문자만 계속 읽어볼 뿐이었다.

 

 그들이 이런 선택을 했다면.. 하지 않길 먼저 바랐지만, 했다면 이 모든 걸 잘 지나가길 바랄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의 사랑을 지켜보고 지지했던 사람으로서 아쉬웠고, 그들이 감당해내야할 시간들이 걱정스러웠고, 그래서 눈물이 났다.

 

 

 

 ‘태양아, 오늘 시간 어때? 볼 수 있어?’

 

 윤재의 연락에 태양이는 일정을 확인하고 만날 시간을 정했다.

 

 윤재의 연락이 반가웠고, 윤재에게 아직 저녁 한번 제대로 사지 못했다는 생각에 얼른 윤재와의 약속 장소로 갔다.

 

 조용한 한정식집이었다. 술잔이 적당히 오고 갔다.

 

 “너 왜 말 안하냐?”

 

 “뭘?”

 

 “아니야..”

 

 윤재는 태양이가 예전의 자신처럼 말해주길 기다렸다. 그러나 태양이의 얼굴에서 아무 흔적을 볼 수 없었기에 윤재는 기다리지 못하고 태양이에게 물었다. 그리곤 괜히 먼저 아는 척 한것 같아 곧바로 미안해졌다.

 

 “들었어? 그러면 맞구나.. 우리가 헤어진거..”

 

 태양이는 웃으며 술잔을 들어 마셨다.

 

 “난 아직 안 믿고 있었나봐. 봄이 곧 연락할지도 모른다고 계속 믿고 있었는데.. 너도 아는 거 보니까 우리 헤어진거 맞네.”

 

 윤재는 태양이의 표정이 무너지려고 하는 걸 바라만 보고 있었다.

 

 “미안해. 그냥 수경이 누나가 너희 얘기 하길래. 네가 어떤가 걱정이 되어서..”

 

 자신의 예전이 떠올랐기에, 나도 네가 얼마나 힘든지 알것 같다고 그렇게 위로하기에는.. 윤재는 태양이의 마음을 짐작하지 못할 거라는 걸 알았다.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지 모르기에 위로도 건넬 수 없을 것 같았다. 아무 도움이 못 될거라는 확신만은 확실할 것 같았다.

 

 “나야 잘 지내지. 바빠서 다행이야. 아니었으면..”

 

 태양이는 더 말하지 못했다. 더 말하면 울음이 터질까봐 술잔만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밥좀 잘 챙겨먹고 다녀. 왜 이렇게 살이 빠졌냐?”

 

 “그런가?”

 

 태양이는 다시 술잔을 들어 마셨다. 꾹 참고 있던 눈물 한방울이 그 사이 흘렀지만 표시 안나게 닦아냈다.

 

 

 

 

 ‘봄. 우리 지금 좀 봐.’

 

 가을이는 봄을 만나야했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그때의 자신의 말을 사과해야 될 것 같았다. 그 말이 시작이었는지, 아무 영향도 없었는지 어떤것도 확신 할 수 없었지만 이렇게 봄과 태양이가 헤어졌다면 봄에게 말해야 할 것 같았다.

 

 “미안해. 봄”

 

 가을이의 말이 의아해 봄은 가을이를 바라봤다.

 

 “내가 언제였더라.. 태양이한테 실수로 말했어..”

 

 “뭘?”

 

 “너희 부모님 얘기.. 미안해”

 

 봄은 복잡한 표정이 되고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될지 결정하지 못한 봄은, 자신의 감정이 어디를 향해야 될지 방향도 못 정하고 있었다. 결국엔 알게 된 태양이에게 미안해 해야 될지, 그래서 사랑은 고작 이 정도라는 걸 보여준 자신을 탓해야 될지를.

 

 “그때 학교에 갔는데, 우연히 만났어. 그러다가 이 내용을 모른다는 걸 알고는, 말하고 후회했어. 미안해.”

 

 “태양이가 알고 있었구나. 그랬구나. 한번도 내색 안..”

 

 내색 안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기억에 남아있던 모든 순간의 태양이 얼굴이, 봄을 바라보던 표정이, 봄에게 보였던 반짝이던 눈빛이 이제야 맞아 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달라지지 않았을 거였다. 봄은 결국에는 이 선택을 했을 거라는걸 은연중에 확신하고 있었다.

 

 봄은 한참을 멍하게 커피잔만 바라보았다. 잔에든 얼음이 조금씩 녹아 점점 더 커피에 잠겨들고 있었다.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한참을 앉아 있던 봄과 가을이었다.

 

 “봄, 왜 헤어졌어?”

 

 자신도 헤어져 봤지만, 가끔 자신도 헤어진 정확한 이유를 몰랐지만, 가을이는 봄에게 물었다. 너무도 안타까워서, 그래서 물었다.

 

 가을이는 자신의 연애가 끝날때마다 봄에게 위로를 받았었다. 봄은 한사람을 7년 넘게 만났고, 자신은 그 기간동안 2번의 연애를 끝내고 3번째 연애중이었고..

 

 봄의 사랑을 신기해하면서도 부러워 했다는 걸 떠올렸다. 봄의 사랑은 시작부터 운명인거 같았다. 그 운명같은 사랑이 끝났기에, 만약으로라도 예상해보지 못했기에, 자신이 위로해줄 차례임에도 어떻게 전할지 몰라, 그냥 묻고 말았다.

 

 “그냥 사랑이 하고 싶어서..”

 

 봄은 자신의 입에서 나온 말에 혼자 웃었다. 사랑이 하기 싫어서라고 해야했지만, 사실은 정말 사랑만 하고 싶었다. 아무 생각 안하고, 아무것도 몰랐던, 아무 고민 안했던 그때처럼..사랑만 할수 있길 바랐다.

 

 “둘이 사랑했잖아.”

 

 “어. 우리 엄청 사랑했지. 알잖아..”

 

 그렇게 과거가 되어버린 봄의 사랑이었다. 그때가 떠올라, 그때의 서로가 떠올랐지만, 다른 누군가의 사랑을 본 것처럼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았다.

 

 “그냥 언젠가부터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우리가 보이더라구. 잘 안 되면 마음이 안 좋고, 잘 되면 기쁘고..”

 

 남들이 말하는 권태기. 어쩌면 그 이유가 쉬울지도 몰랐지만..봄은 알았다. 자신들이 헤어진 이유. 자신의 두려움이 큰 몫을 차지했다는걸..

 

 “좋은거잖아. 그런 마음..”

 

 “누구든 할 수 있잖아. 티비 드라마 주인공에게 갖는 감정 말고, 나만 그 애한테 느끼고 느끼게 해주고 싶은거. 그런 사랑..그런 사랑이 우리에게 어느 순간 없었어. 아직은 나는, 지금은 그러니까 그런 사랑이었으면 좋겠어..”

 

 봄은 자신의 마음 때문에, 태양이의 사랑까지 왜곡하고 싶지 않았지만.. 언젠가 변할 사랑을 할 자신이 없었다.

 

 사랑이 변할까봐, 그 변한 사랑에 실망할까봐 미리 그 끝에 몇 번을 가보곤 했던 봄이었다. 끝이 그런 식이라면 그 끝을 보고 싶지 않았다. 변하기 전에 멈출 것이었다. 아마 그 방법은 변하는 사랑을 보기 전에 먼저 마무리짓는 걸로 선수치는 것. 그 방법 밖에 없었다. 변하지 않을거라고 믿었던 사랑에게 해 줄 수 있는 복수로, 그것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만약 사랑의 한도가 있다면 우리는 조금은 넘치지 않았을까 싶어. 더 담겨지지 못하고 그래서 결국엔 그 한도에 맞춰져서 이렇게 이별까지 오게 된 것인지도..”

 

 넘치는 사랑이었음에도, 아무나 누리지 못하는 그 행운을 봄은 두려움 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했다. 어디든 있다고, 누구에게나 가능하다고, 자신의 사랑을 별것 아닌 것으로 만들었다. 아마도 봄에게, 사랑은 별것 아닌 게 되어 버려야 했는지도.

 

 봄은 집으로 향하면서 다시 한번 그때를 떠올렸다. 자신의 마음을 태양이 앞에 가져다 놓아도 자꾸만 어딘가로 가 있었던 마음을 기억했다. 처음엔 찾아왔지만, 언젠가부터 그렇게 모른척 했었다. 찾지 않으면 찾아올줄 알았다. 찾지 않으니 더 멀리 가버린다는걸.. 이미 그때 그렇게 시작 되었다고, 봄은 자신을 비웃었다.

 

 

 

 태양이는 조용한 곳에 앉았다. 술기운이 살짝 올라왔지만, 기분은 그러지 못했다. 아무 상관없는 깜깜한 밤하늘을 어떻게 감당해야 될지 몰라 그렇게 나오는 한숨을 내뱉고만 있었다.

 

 태양이는 자신이 내뱉는 한숨에 봄을 떠올렸다. 현실의 답답함에, 자꾸만 초라해지던 자신의 모습에, 그리고 봄의 마음도 몰라줬다는 사실에..그렇게 한숨을 내뱉었다.

 

 봄의 옆에서 자신도 모르게 내뱉던 한숨에, 봄은 태양이를 말없이 바라봤었다. 그때마다 봄은 태양이 머리를 살짝 넘겨주고, 태양이 얼굴을 바라봐주었다. 괜찮다고, 잘될거라고.. 봄은 모든 걸 안다는 표정이었고, 이해한다는 얼굴이었다.

 

 태양이는 가끔 그 위로가 싫었단 걸 기억했다. 자신은 또 위로를 받구나. 자신은 봄에게 아무것도 해줄게 없구나라는 자책을 하게 했었다. 이제는 그 위로조차도 받을 수 없음에 아쉬워하는 자신이, 태양이는 원망스러웠다.

 

 ‘그렇게 너는 어느 순간부터 나의 전부였는데.. 나는 그런 너를 잡지 못했어. 너의 마음을 놓쳤어. 나만의 너를 잃었어. 나의 전부가 된 너였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봄아..’

 

 손에 놓인 반지가 보였다. 이 반지를 어떻게 해야하나 잠시 고민하는 자신을 깨닫자 슬펐고, 결국에는 그 고민을 하는 자신에게 헛웃음이 나왔고, 드디어 실감이 되었다. 봄과 헤어진게 진짜였다.

 

 태양이는 반지를 보며 생각했다. 그때 영원함을 뜻하는 반지를 샀어야 했다고, 무한함이 아니라.. 그때 영원함과 무한함을 뜻하는 반지가 있었고, 영원함보다는 무한함이 더 특이한 디자인이어서, 그리고 무한함이 영원함보다 더 큰 느낌이었기에 당연히 그것을 산거였다. 그때는 마음의 크기만 생각했었다. 무한한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든 보여주고 싶었었다. 그리고 이 사랑은 당연히 영원할 줄 알았다. 그러나 결국 영원하지 않았다.

 

 태양이는 인정해야 했다. 봄과 자신의 사랑은 끝났다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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