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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장편 SF 시나리오 - 태양 셋, 장미는 하나
작가 : 과하객
작품등록일 : 2022.2.27

삼연성 태양계의 한 행성을 무대로 한 행성파멸의 현장 기록입니다. 삼연성 태양계의 유일행성이라는 필연적 운명으로 인한 중력폭증현상과 유성우의 폭격으로 아마겟돈의 위기에 놓인 행성 가이아에서 빚어지는 참상들을, 장미를 사랑하는 주인공들의 살아남기 노력에 사랑과 이별, 음모를 엮어 파격적인 SF극으로 선보이겠습니다.

 
제17회. 종말의 날 1
작성일 : 22-02-28 03:44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4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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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회. 종말의 날 1

 

  #85. 행성 가이아가 속한 삼연성 태양계의 우주

 

  장미 장원의 우주선 ‘새로운 희망’호가 네메시스를 향해 날고 있고, 지구 우주군의 표식이 선명한 일단의 우주 전함들이 포격을 하며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잠시 쫓고 쫓기는 우주선들의 행진이 이어지고, 어두운 항성 네메시스의 그림자 속으로 사라져 간다.

 

  #86. 행성 가이아의 우주 공항 앞 광장

 

  장태산이 인솔하는 전차대가 시민들을 향해 진격을 시작한다. 대오를 정비하여 느린 속도로 밀고 나오는 전차대의 공격에 밀려나는 시민들. 더러 시민들 틈에 끼어 든 용병들이 로켓포를 쏘아보지만 전차의 장갑을 뚫지 못한다.

  장태산이 확성기를 통해 시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장태산 : 시민 여러분, 공항 개방까지 여덟 시간이 남았습니다. 계엄사령부의 전 장병은 시민 여러분의 안전한 탈출을 위하여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귀가하여 지구 여행에 필요한 물건들을 준비하십시오.

 

  #87. 지구 우주군 가이아 주둔군 사령부 정문 앞

 

  주둔군 병사들이 전차를 앞세우고 시민들을 향해 진격을 시작한다. 전차대의 선두에 선 지휘관이 확성기를 통해 시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전차대의 지휘관 : 여덟 시간입니다, 시민 여러분. 여덟 시간이면 여러분은 지구행 우주선을 탈 수 있습니다.

 

  #88. 가이아 주둔군 사령부 중앙 통제실

 

  율도가 흑장미와 샤넬을 청하여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전망 스크린에 비치는 행성 가이아의 모든 곳에서 시민들이 주둔군 병사들에게 밀려나는 양이 보인다.

 

  율도 : 일곱 시간 후에 우주 공항이 개방됩니다. 그때까지 장미 장원의 용병들이 침묵을 지켜 주면 우리는 시민들을 무사히 피신시킬 수 있습니다. 도와주십시오.

 

  흑장미와 샤넬의 표정이 냉담하다. 율도가 전망 스크린을 조종해 우주 공항의 풍경을 비춘다.

  공항 상공에 난파 직전의 우주선이 지구 우주군 전함의 호위를 받으며 나타난다. 난파선은 앞서 엘리자벳이 타고 떠났던 우주선과 동형의 것이다.

 

  율도 : 눈에 익으실 것입니다. 용병 요새의 첨탑이었던 우주선이니까요. 정보에 의하면 ‘새로운 희망’이라는 이름이 붙었더군요.

 

  경악의 표정이 되는 흑장미와 샤넬. 율도가 설득을 계속한다.

 

  율도 : 놀라지 마십시오. 승무원들은 안전하니. 네메시스의 인력권 내에서 가이아 우주군에 나포되었습니다.

 

  입술을 잘근 씹는 흑장미. 흑장미 자매의 얼굴에 경멸의 빛이 짙지만 개의치 않는 율도. 냉정하게 협박성 말을 계속하고 있다.

 

  율도 : 우주의 미아로 만들자는 현지 우주군의 건의도 있었지만, ‘새로운 희망’을 절망으로 만들 수는 없지요. 귀환시키라고 했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지구행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샤넬 : (비아냥거림) 훌륭한 지구군 장교시군요. 넘치는 배려, 감사드립니다.

 

  #89. 가이아의 우주 공항. 활주로

 

  수십 척의 수송선단이 정박하고 있는 우주 공항의 활주로에 ‘새로운 희망’호가 추락하듯이 내려오고 있고, 호송해 온 우주선들도 차례로 착륙한다. 선체 곳곳에 타격을 입어 난파 직전인 ‘새로운 희망’호가 활주로에 내리자 구급차와 소방차들이 달려간다.

  ‘새로운 희망’호의 문이 열린다. 가이아 주둔군의 병력과 구급요원들이 달려가 우주선 안으로 들어간다.

 

  #90. 가이아의 우주 공항. 우주선 ‘새로운 희망’호 기내

 

  우주선‘새로운 희망’호의 기내에 진입한 가이아주둔군 병력을 용병대의 총구가 맞는다. 흑장미의 연인인 코난대장과 얼굴이 같은 복제코난이 용병대를 지휘하고 있다.

 

  복제코난 : 여러분은 우리의 포로가 되셨습니다. 반항은 죽음. 무기를 놓으시지요.

 

  순식간에 상황이 변한 ‘새로운 희망’호. 용병 특유의 실용적인 복장의 무장병력이 가이아주둔군을 제압한다.

  잠시 후 ‘새로운 희망’호로부터 나오는 사람들은 구급요원들에게 구함 받은 부상자들이 아닌 복제코난을 선두로 한 중무장 용병들이다.

 

  #91. 가이아의 우주 공항. 우주선 ‘새로운 희망’호 주위

 

  용병 요새 ‘언제나 장미…’의 우주선‘새로운 희망’호로부터 쏟아져 나온 용병들이 주둔군의 구급차와 소방차를 빼앗아 타고 공항의 경비를 맡고 있는 병력을 향해 진격을 시작한다. ‘새로운 희망’호를 호송하여 착륙했던 다른 우주 전함들에서도 용병 차림새의 병사들이 뛰쳐나와 공항을 점령한다.

 

  #92. 가이아 주둔군 사령부. 통제실

 

  전망 스크린을 보는 흑장미와 샤넬의 표정이 달라져 있고, 율도가 뜻밖의 상황변화에 놀라 창백한 안색으로 전망 스크린 속의 공항 풍경을 보고 있다.

  공항을 점령한 ‘언제나 장미…’ 측 용병대를 향해 공항 외곽을 둘러싸고 있던 가이아주둔군 전차대가 전진을 시작한다.

 

  율도 : 함정이었군. 네메시스의 그늘에 복병을 숨겨 놓고 우리 우주 전함들을 유인해서 공항을 점령한다? 저 난파 우주선은 준비되어 있던 가짜이고?

  흑장미 : 공항이 우리 편에게 장악됐군요. 시민들이 우주선을 탈 수 있도록 문을 여시지요.

  율도 : 예정된 시간은 여섯 시간 후입니다. 기다려 주실 수 없습니까?

  흑장미 : 일식이 시작되면 이미 늦습니다. 시민들을 탈출시킬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세요.

  율도 : 어려울 겁니다. 전차부대를 지휘하는 동료는 나 이상의 고집불통이고, 명령을 내릴 처지도 못됩니다.

  흑장미 : 저런 상태로 종말을 기다리겠다는 건가요?

  율도 : 노력은 해보겠습니다만, 어려울 겁니다. 장태산 저 친구는, 통제가 되지 않는 고집불통 군인입니다.

 

  흑장미가 지적하는 전망 스크린의 풍경은 용병들과 장태산의 전차대가 공수의 위치가 바뀐 채로 공항 앞 광장에서 대치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93. 가이아 우주 공항 앞 광장

 

  장태산의 전차대와 용병부대의 중화기가 포격전을 벌이고 있다. 공항의 시설들이 포격전으로 인해 곳곳이 부셔져 있고, 전차대와 용병부대의 희생도 작지 않다.

  시민들이 다시 광장으로 모여든다. 저마다 귀중하다고 생각한 물건들을 승용차에 싣거나 손에 들었다.

 

  #94. 주둔군 사령부 통제실. #92의 연속.

 

  전망 스크린을 통해 공항 풍경을 보고 있는 흑장미와 샤넬의 표정이 어둡기만 하다. 율도가 부하들을 지휘하여 시민들을 공항으로 모으는 일을 하고 있다.

 

  율도 : 폭도들을 막는 병력을 제외한 모든 행정력, 군사력을 비상 대기시키고 공항까지의 도로상에 있는 장애물을 제거해 둘 것. 공공 교통기관의 이동을 현 상황에서 정지시키고 일식이 시작되는 것과 동시에 시민들의 수송을 시작한다.

 

  율도의 부하 장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전망 스크린 속에 나타나는 행성 가이아 전역의 풍경이 모든 교통기관이 멈춘 대기 체계로 바뀐다.

  율도가 흑장미의 곁으로 다가온다. 전망 스크린을 대하고 나란히 선 두 사람. 흑장미의 얼굴에 탄식의 빛이 짙다.

 

  흑장미 : 네 시간쯤인가요? 이제 남은 시간이?

  율도 : 아마 그럴 겁니다.

  흑장미 : 우리가 졌습니다. 지금 휴전해서 길을 열어도 빠르지 않을 테니, 우선 전쟁을 끝내도록 하시지요.

  율도 : (감동의 표정으로) 고맙습니다.

  (통신 장치를 가리키며) 그럼 먼저.

  흑장미 : (샤넬에게) 둘째야. 들었지? 네가 셋째에게 전해야겠다.

 

  샤넬이 통신기를 잡는다. 유라를 불러 통신을 시작하는 샤넬. 율도는 직접 통신 모니터에 장태산을 불러 명령을 내린다.

 

  샤넬 : (유라에게) 큰언니가 저들에게 협조하기로 했다.

  율도 : (장태산에게) 휴전에 합의했네. 시민들을 공항 안으로 들어가도록 하게.

 

  전망 스크린 속의 화면이 공항을 향해 밀려가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으로 바뀐다. 가이아 행성 전역이 시민들의 물결로 넘쳐흐른다.

 

  #95. 가이아의 우주 공항 앞 광장

 

  장미장원 측 용병들이 무기를 거두고 공항 안으로 철수를 하고 있다. 장태산이 휘하의 병사들에게 지휘봉을 흔들어 보인다.

  주둔군의 전차대가 장태산의 신호에 응해 철수하는 용병들에게 일제 사격을 한다. 흑장미와 율도가 맺은 협정에 반하는 장태산의 돌출 행동이다.

  전차포에 맞아 피를 뿜으며 쓰러지는 용병들. 공항 쪽으로 몰려오던 시민들이 썰물처럼 물러난다.

  전차대의 기습으로 피해를 입은 용병들이 반격을 시작한다. 공항 앞 광장은 다시금 유혈이 낭자한 전장이 된다.

 

  #96. 주둔군 사령부 통제실

 

  장태산의 돌연한 행동을 전망 스크린을 통해 보고 경악하는 율도와 흑장미, 샤넬. 율도가 통신기를 통해 장태산을 질책하고 있다.

 

  율도 : 장태산 중령! 무슨 짓을 하는 건가?

  장태산 : 명령권자는 당신이 아냐. 나는 주어진 임무에 충실했어.

  율도 : 우리가 받은 명령이 달랐다?

  장태산 : 종말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될 때까지, 행성 가이아의 혼란 상태를 유지하라! 그것이 지구정부로부터 내가 받은 명령이었네.

 

  장태산이 일방적으로 통신을 끊고 모니터에서 사라진다. 율도가 굳은 표정으로 흑장미를 돌아본다.

 

  율도 : 이런! 공항으로 가야겠습니다! 동행해 주시겠습니까?

 

  눈빛으로 긍정의 뜻을 보이는 흑장미. 표정이 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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