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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구독자 사연
작가 : 김선을
작품등록일 : 2022.2.19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공포 단편들...

 
40. 버스터미널
작성일 : 22-02-26 20:04     조회 : 188     추천 : 0     분량 : 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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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이건 약 10년 전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일입니다.

 

 부산에 살던 저는 방학이 되자마자 할아버지가 살고 계시는 제천으로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일 때문에 안되서 저만 혼자 내려갔다 오기로 하였습니다.

 

 2~3일이라 저는 간단하게 짐을 꾸린 뒤에 가방을 매고 집을 나섰습니다.

 

 남자라 속옷 몇 장이랑 옷 몇 벌 외에는 큰 짐이 없었습니다.

 

 당시 부산에서 제천으로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저는 한번에 제천으로 갈 수 있는 버스를 선택했고, 제천에 무사히 도착하여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고 돌아갈 날이 되었습니다.

 

 당시 할아버지 옆집엔 택시 운전을 하시는 영수 아빠라는 분이 계셨고(그 분의 이름은 모릅니다.) 할아버지의 요청으로 그 분이 저를 태우고 제천 버스터미널을 향해 달렸습니다.

 

 그러던 중 터미널 근처 작은 다리 밑 터널을 지나는데 하늘에서 번개같은 빛이 번쩍거리는 것이었습니다.

 

 '에이. 망했다. 우산 안 챙겼는데.'

 

 우산이 없어 비에 맞을까 걱정되었던 저는 걱정을 하며 터미널에 도착하였는데,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저 여기."

 

 제가 돈을 내밀자 그 영수 아빠라는 택시 아저씨는 손사래를 쳤습니다.

 

 "됐어. 어여 가."

 

 그 분은 차창밖으로 손을 흔들며 유유히 터미널을 빠져 나갔습니다.

 

 돈이 굳었다며 좋아하던 저는 손에 들고 있던 참기름, 들기름 병을 가방에 쑤셔 넣고 화장실에 갔습니다.

 

 화장실에서 큰일을 보고 한시름을 덜고 나온 저는 그제서야 주위를 찬찬히 살피고 부산으로 가는 버스를 확인하였습니다.

 

 제천에 도착하던 날 미리 표를 끊어놨었는데, 뭔가 이상하였습니다.

 

 분명 제천 버스 터미널이 맞는 것 같은데, 뭔가 조금씩 달랐습니다.

 

 쓰레기통 색깔이나 가게의 위치나 상호. 그리고 벽에 씌여지 글씨같은 것들 말입니다.

 

 그 사이 리모델링을 했나 생각하며 편의점을 간 저는 일단 커피를 하나 골랐는데, 처음 보는 메이커 였습니다.

 

 "여기요."

 

 제가 낸 카드를 받아 긁던 점원이 머리를 긁적였습니다.

 

 "이거 안 되뿐다예."

 

 "예? 아. 그럼 이거는요."

 

 카드를 내미는 점원에게 다른 카드를 내밀었지만 결과는 똑같았습니다.

 

 "이거. 콰시 안 되뿐다예."

 

 "아 그럼. 현금으로 할게요."

 

 제가 말과 함께 내민 지폐를 받은 점원은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뭐시랑? 외국인훈졉?"

 

 "예?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는데요."

 

 편의점 점원이 이상한 말과 함께 돈을 내미는 바람에 당황한 나는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뒤에 줄을 선 손님들도 성화를 부렸습니다.

 

 "우리랑 건시다게. 건시다게."

 

 '뭐야? 다들 미쳤어? 뭐야?"

 

 나는 다시 돈을 내밀었습니다.

 

 "이거. 천오백원이니까 여기 이천원요."

 

 "건시다게. 외국인훈졉? 저기로 가수다리."

 

 점원이 손가락으로 문을 가리켰습니다.

 

 나는 무슨 상황인지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점원을 보았고, 점원도 화가 난 표정으로 내 손에서 커피를 빼앗았습니다.

 

 "어? 내 커피."

 

 "저리고 가수다리."

 

 점원이 목소리를 높이며 나를 팔로 밀고는 다음 손님을 받아 계산하였습니다.

 

 저는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났지만 꾹 참고 밖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 씨. 뭐야? 바보야?"

 

 혼잣말을 하며 버스 승강장으로 간 저는 또 다시 당황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내가 가진 5번 승강장은 부산으로 가는 버스가 있어야 했는데. 부산행이 아닌 동래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편의점에 이어 또 다시 당황한 저는 버스 옆에서 표를 확인하고 있던 아저씨에게 다가갔습니다.

 

 "저 아저씨. 이거 부산 가는 거 맞나요? 여기 동래라고 써져 있어서요. 여기 제 표는."

 

 "무시라게? 이 버스 동래로 가수라기. 부산 처음 들어봄시."

 

 "어? 저 이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몰려 오자 덜컥 겁이 난 저는 일단 표를 주머니에 넣고 뒤로 돌아섰습니다.

 

 뭔가가 상당히 잘못 되었다고 느낀 나는 휴대폰을 꺼내 할아버지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현재 계신 곳의 신호가 약하여 잡히지 않사오니.'

 

 전화기를 살펴보자 신호가 잡히지 않는다는 표시가 뜨고 있었습니다.

 

 식은땀을 흘리며 나는 통신회사 중계기가 보이는 벽 앞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그 곳에서도 똑같았습니다.

 

 당시 S 통신사를 사용하고 있던 저는 통신사 중계기를 보고 그만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여러 통신사의 중계기가 있었지만 내가 알고 있던 통신사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 큰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눈물이 절로 났습니다.

 

 내가 길거리에 주저앉아서 울고 있자 주변에 지나다니던 한 아줌마가 다가와서 어깨를 잡았습니다.

 

 "무신 일이라게? 내 어영 말해봄?"

 

 그러나 그 이상한 말이 귀에 들어온 나는 비명을 지르며 화장실로 달아났습니다.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본 나는 나도 모르게 입으로 혼잣말을 되뇌이고 있었습니다.

 

 "정신차리자. 정신차리자, 후우."

 

 휴대폰은 여전히 먹통이었습니다.

 

 심지어 신호를 잡느라 전기를 많이 써서 그런지 배터리가 금방 떨어져 버렸습니다.

 

 다시 밖으로 나온 저는 천천히 주위의 간판과 글을 살폈습니다.

 

 분명 한글은 맞았지만 내가 알고 있던 한글이 아니었습니다.

 

 동그란 작은 점을 모음처럼 표기하고 있었고, 어떤 단어에는 위에 쉼표가 달려있기도 하였습니다.

 

 절망한 표정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주저앉은 저에게 경찰관 2명이 다가왔습니다.

 

 "학생. 여기 월매 있으라게? 무신 일이당가?"

 

 "저 아저씨 도와주세요. 여기가 뭐에요? 어떻게 된 거에요?"

 

 그러자 서로 눈빛을 주고 받던 경찰들은 한 명씩 내 팔을 잡고 경찰차로 갔다.

 

 "아저씨. 살려주세요. 하지마세요. 안 돼요. 안 돼요."

 

 저는 울면서 사정하였지만 그들은 어떠한 말로 없이 저를 잡아 태우고 경찰서로 향했습니다.

 

 경찰들과 서로 통하지 않는 의미없는 말을 한참 하였지만 저는 결국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한채 경찰서 내 유치장에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내 신분증도 그들한테 빼앗겨 버리고 말았습니다.

 

 대강의 듣기로는 내 신분을 알 수 없다는 말을 하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나는 먼저 온 여러 사람들이 들어가 있는 유치장으로 들어가 창살 근처에 쭈그리고 앉아 고개를 파묻고 그만 울고 말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소리지르는 바람에 겁이 난 나는 울음도 그치고 가끔씩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너. 너 맞지? 정씨 할아버지네 손자."

 

 갑자기 들린 한국말에 화들짝 놀란 저는 고개를 들었습니다.

 

 거기엔 저를 여기꺼지 태워 준 영수 아빠가 보였습니다.

 

 혼자라는 생각에 끝없이 절망하고 있었는데 한줄기 빛이 보인 순간이었습니다.

 

 "아저씨. 흐어어엉."

 

 저는 그만 아저씨를 끌어안고 울었습니다.

 

 그리고 그건 아저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저씨도 저와 함께 울고 있었습니다.

 

 한참후에 아저씨가 꺼낸 이야기는 이랬습니다.

 

 나를 내려 준 아저씨는 역에서 다른 손님을 한 명 더 태웠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다가 겨우 목적지만 듣고 운전을 해 줬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이상한 카드와 돈으로 결재를 하려고 해서 그것 때문에 실랑이가 벌어지고 결국 경찰이 출동하여 여기까지 왔다고 하였습니다.

 

 "야. 그런데 도대체 여기가 어디여? 넌 알겠냐? 분명히 생긴 건 제천인디 자꾸 내제시라고 하는거여.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여. 답답해 죽겠네. 어후."

 

 아저씨는 너무 억울하고 답답했던지 손으로 벽을 치더니 이내 곧 땅바닥에 다시 털썩 주저 앉아 버렸습니다.

 

 "모르겠어요. 무슨 4차원 세계도 아니고 저도 모르겠어요."

 

 나는 여전히 무릎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대답했습니다.

 

 그 때 문이 열리면서 경찰관 두 명이 저를 불렀습니다.

 

 "어여당가. 제짜로 가뿜시."

 

 겁이 난 저는 아저씨에게 다가갔고, 아저씨는 그런 저를 몸으로 막았습니다.

 

 "뭐여? 안 된다니께."

 

 그리고 경찰들은 이미 그런 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힘으로 가볍게 아저씨를 제압하고 나를 잡아나갔습니다.

 

 그들은 자기들끼리 한팜을 뭐라고 얘기하며 경찰서 밖에서 기다렸습니다.

 

 잠시 후 어떤 검은 차량이 도착하였고 말쑥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내렸습니다.

 

 그 사람들은 저를 차에 채웠습니다.

 

 조수석에 앉은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이 나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반갑고마시. 어시라게. 김창수마시."

 

 얼떨결에 악수를 한 나는 이름을 말했습니다.

 

 "저.. 저는 한진수구요. 제발 저를 집에 좀 보내주시면 안될까요? 진짜로 좀 안될까요. 저도 이거 어떻게 된건지."

 

 김창수라는 사람이 선한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침착하라는 손짓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나에게 음료수를 하나 건넸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포카X에 게토XX를 섞은 맛이었습니다.

 

 내가 음료수를 다 마시는 모습을 보더니 김창수가 웃으면서 내 옆에 앉은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도착하마시. 바로 해부 준비하라게. 턱히 뇌와 척수액이 중요시마시. 우리가 평행 세상에 갈수리 방법이라게."

 

 탐욕스러운 그의 눈을 보며 내가 소리를 지르고 발악하는 순간 우리가 탄 차는 도로 밑 터널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때 저 앞 멀리서 하얀 파도같은 바람이 밀려왔습니다.

 

 더 신기한 건 그 바람에 나만 흔들리고 있었다는 겁니다.

 

 다른 사람들은 털끝하나 흔들리지 않고 있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차안에서 바람을 느낀 내가 이상한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나는 소리를 지르며 발악을 했으나, 눈이 절로 감기며 몸에서 힘이 빠져 나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아악. 히에에."

 

 하얀 거품 같은 바람이 나를 사정없이 흔들며 모든 시간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번쩍하는 빛과 함께 나는 터널에 혼자 앉아 있었습니다.

 

 필사적으로 도로 가운데서 인도 쪽으로 기어온 나는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나는 우리 세계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걸어서 저녁에 역으로 간 나는 간판이 제대로 된 것을 보며 울부짖었습니다.

 

 모든 게 다 끝난 줄 알았는데 며칠 후 저에게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경찰서에서 영수 아빠라는 그 택시운전사 아저씨의 실종에 대한 조사를 받았습니다.

 

 제천엔 CCTV가 별로 없어 그들이 알고 있는 것은 할아버지집 근처에서 나를 태우고 가는 영상과 역 근처에서 나 혼자 걸어가는 영상이 전부였습니다.

 

 저는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습니다.

 

 전화를 받은 아저씨가 터널에서 나를 내려주고 어디로 가버렸다고만 하였습니다.

 

 해부를 당하긴 싫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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