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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구독자 사연
작가 : 김선을
작품등록일 : 2022.2.19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공포 단편들...

 
30. 과양생이
작성일 : 22-02-25 10:27     조회 : 210     추천 : 0     분량 : 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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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엄마가 어린 시절부터 자라온 동네에서 겪은 이야기입니다.

 

 외할머니가 사는 동네에 바보 힐머니가 한 분 계시는데요.

 

 쓰레기통에서 음식을 집어먹고 침을 질질 흘리는데 몸도 씻지 읺아 악취도 심했습니다.

 

 이건 그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80년대 당시엔 각 동네마다 계가 많았다고 합니다.

 

 지금이야 은행을 많이 이용하지만 그 당시엔 계를 들어 목돈을 마련하곤 했는데요.

 

 그런데 이 계라는 것이 이웃간의 믿음과 정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보니 종종 사건사고가 나기 마련이었습니다.

 

 가끔씩 윗동네 아무개가 곗돈을 들고 날랐다더라, 계주가 갑자기 죽었는데 곗돈을 어디 모아놨는지 모른다더라 등등 심심치 않게 이런 사건들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엄마의 엄마. 즉 외할머니도 동네에서 계를 하나 들었는데 계주인 나주댁이 보통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동네 터줏대감인데다 마당발이서 정보도 많고 보통 드센 성격이 아니어서 잘못 건드리면 사단이 났다고 합니다.

 

 게다가 덩치도 크고 힘도 세서 웬만한 남자들도 힘에서는 당해내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남편 없이 사고뭉치 어린 아들 하나를 키우고 있었는데 남편도 자살했다는 소문이 돌만큼 억센 여자였습니더.

 

 그렇게 계를 하고 있었는데 계원중에 무당을 하시던 분이 있었습니다.

 

 사실 외할머니가 하던 계도 나주댁의 강요를 이기지 못해 든 것일뿐 계주만 좋은 계였습니다.

 

 계원들의 불만이 높아지던 가운데 반기를 든 건 바로 그 무당이었습니다.

 

 "나 이제 계 그만 할라니까 내 돈 주셔."

 

 "뭐? 이게 어디서 뒈질라고. 겁대가리 상실해부렀다냐? 잔말 말고 기다리쇼. 기다리면 때가 올랑께."

 

 무당도 지지 않았습니다.

 

 "그래. 그 때가 지금이니까. 어서 달라고. 안그럼 나도 가만있지 않을거니까."

 

 나주댁집에서 하는 계모임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습니다.

 

 "뭐시라. 아따 염병. 너 죽고잡냐? 시방 나한테 뭐라고? 다시 한번 말해보랑께. 엉?"

 

 나주댁이 일어나자 무당도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러니까. 내 돈 어서."

 

 퍽

 

 결국 사단이 나고 말았습니다.

 

 나주댁은 무당을 마구잡이로 두드려패기 시작했는데요.

 

 주변 사람들이 모두 달려들어 말리지 않았다면 때려죽일 기세였다고 합니다.

 

 무당한테도 사정은 있었는데요.

 

 하나밖에 없는 딸이 심장인지 어딘지 병이 있어 오늘내일 하고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마지막이 될수도 있어 딸이랑 부산 여행을 가기로 하였는데 돈도 받지 못하고 오히려 팔이 부러져 병원에 입원하였습니다.

 

 하지만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고 나주댁을 고발하지는 못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는 오죽 했겠습니까?

 

 큰 일은 그 다음에 일어났습니다.

 

 남편이 없었던 무당이 팔수술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자 그사이 지병을 앓고 있던 딸이 죽고 말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주댁의 횡포는 계속되었습니다.

 

 자신을 따르던 사람들을 시켜 무당에 대한 험담을 하고, 아무도 그 집에 가지 못하게 길목을 막는다던지 갖은 방해를 하야 결국 무당은 도망치듯 마을을 떠났습니다.

 

 그 무당이 사라진 날 나주댁은 크게 웃으며 동네 주점에서 술을 마셨는데요.

 

 "와하하하. 그 년 고거 내가 상판떼기를 봤어야 하는데. 안 그요? 무당도 별거 없지라. 엉터리 사이비 년."

 

 그렇게 몊 년이 지나 나주댁 아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었습니다.

 

 피는 속일 수 없었는지 그 아들도 하는 짓은 비슷했습니다.

 

 학교에서 매일 쌈박질하고 공부는 전교에서 알아주는 꼴찌였다고 합니다.

 

 그래도 나주댁은 아들을 끔찍하게 아껴 애가 원하는 건 뭐들지 들어줬다고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주댁이 빨래를 하려는데 아들 바지주머니에서 부적 하나가 나왔습니다.

 

 "이게 뭐야? 이거 누가 줬어?"

 

 "학교 마치고 나오는데 어떤 아줌마가 줬어."

 

 아들이 말하는 인상착의는 마을에서 도망친 무당과 같았습니다.

 

 "이 년이."

 

 그 다음날부터 나주댁은 아들이 하교할 때마다 몰래 숨어서 지켜봤습니다.

 

 "아이고 학교 마쳤니? 나 알지? 엄마 친구. 아줌마가 아이스크림 사줄게. 이리 와봐."

 

 퍽

 

 어디서 나타난 나주댁이 무당의 가슴을 주먹을 내리쳤습니다.

 

 "아악."

 

 "아따 이 년이 무슨 꿍꿍이단가? 확 디져불라. 죽고 잡냐? 엉?"

 

 그러자 무당음 니주댁 앞에 무릎을 꿇고 사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니요. 아니에요. 그런거 아니에요. 남편도 딸도 다 잃고 제가 갈 곳이 어디 있겠어요. 그래도 기댈 때라고는 이 동네밖에 없는데 안그래도 용서를 빌고 싶어서 집으로 가려고 했어요."

 

 "이 년이 어디서 거짓부렁을 엉? 사람해코지하는 부적을 봤는데도 와따 뒤져불라."

 

 나주댁이 다시 주먹을 휘두르려는 순간 무당이 다급하게 외쳤습니다.

 

 "아니에요. 오해에요. 오해. 그거 다 잘 되라고 쓴 부적이에요. 주변에 물어보세요. 그리고 그거 하고 아드님 성격이 많이 좋아지지 않았나요? 저 좀 봐주세요. 제가 앞으로 집안일도 하고 아드님도 제 아들처럼 잘 봐드릴게요. 예? 이렇게 빌게요."

 

 무당을 집으로 잡아끌고 온 나주댁은 자기가 아는 무속인을 불러 부적을 물어봤습니다.

 

 "아하. 이거 이거는 잡기운을 물리쳐서 총명함이 그 기운을 누르고 아주 좋습니다. 좋은 부적입니다. 그나저나 거 아드님 앞에 낀 마를 없애려면 그 제가 얘기했던 것처럼 굿을 해줘야. 이런 것 보다도 일단 그게 먼저일 듯한데."

 

 "하이고. 됐으니까 이제 가 봐."

 

 그제서야 기분이 풀린 나주댁은 무당을 풀어주고 자신의 집근처에 방도 하나 구해주었습니다.

 

 그 날부터 무당은 무속인일도 하고 틈틈히 나주댁의 집안일도 봐주었습니다.

 

 무당은 집안의 가구 자리도 잡아주고 정말 자기 아들처럼 공부도 봐주고 부적이나 굿도 해줬습니다.

 

 그러자 그 나주댁 아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공부에 뜻을 두더니 중학생부터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공부를 하고 성적도 서서히 올라 고등학교를 졸업하곤 명문대에 들어갈 정도가 되었습니다.

 

 수능날에도 나주댁과 함께 정화수를 따놓고 밤새 절을 하였는데요.

 

 "와하하하. 아따 오늘은 내가 허벌나게 기분이 좋구마. 하이고 여기 있는 야가 우리집 자랑이제. 하이고 우리 아들."

 

 그렇게 누구나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서울 명문대에 떡 하니 합격한 아들때문에 나주댁에서는 잔치 아닌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앞에서는 축하를 해도 뒤에서는 수군거렸는데요.

 

 "귀신은 뭐하나 몰라. 저 저 나주댁 안 잡아가고 아들래미도 명문대 가고 참. 눈꼴시어 죽겠네."

 

 "난 나주댁보다 저 무당이 저 기분나뻐. 왜. 처음에 나주댁 아들 완전 바보였잖아. 근데 저 여자가 저것 봐. 살이 쏙 빠지고 창백한 거. 공부 잘하고 잘 자라게 부적이랑 굿을 하느라 저렇게 됐대."

 

 "아니 나주댁 아들 사주가 그렇게 안 좋다더니 어째 저리 잘 된대. 무당도 참 배알도 없지. 지 딸 죽인 원수나 다름없는데 저렇게 착 달라붙어가지고 참."

 

 동네 사람들이 뒤에서 욕을 하던지 말던지 나주댁은 세상을 다 가진 것마냥 행복했습니다.

 

 아들은 합격증을 들고 와 소파에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던 나주댁에게 와서 절을 했습니다.

 

 "어머니. 고맙습니다. 아버지도 없이 혼자 이렇게 저를 키워주시느르 고생많으셨습니다. 이제 제가 호강시켜 드릴게요."

 

 나주댁 아들을 보면서 동네 사람들은 나주댁과 다른 반응을 보였는데요.

 

 그도 그럴것이 키도 180cm가 넘고 준수한 외모를 가졌을 뿐 아니라 성격까지 좋아 마을 사람들에게도 먼저 다가와 일손도 거들어주고 인사도 곧잘 하는 싹싹한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아이고. 아이고 그래. 그래. 우리 아들. 아이고. 자자. 엄마가 이거 줄게. 이제 너 술 마셔도 되니까. 자자 흑흑."

 

 아들에게 맥주를 한 잔 따라주는 나주댁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습니다.

 

 "그럼 재밌게 노세요. 저는 잠시 옷 갈아입고 친구들 만나러 다녀오겠습니다."

 

 "응. 응. 그래. 그래."

 

 나주댁은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용돈을 챙겨주었습니다.

 

 그렇게 나주댁은 오늘 밤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띠리링 띠리링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철민이 친군데요. 약속시간이 다 지났는데 안 니외서 전화 드렸거든요."

 

 그러고보니 옷을 갈아입고 나온다던 아들이 나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야. 아들 뭐해?"

 

 아들 방문을 열고 들어간 나주댁이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말쑥하게 옷을 차려입은 아들이 침대에 똑바로 누워있었습니다.

 

 "어이 보물. 아드님. 일어나. 친구들이."

 

 잠시 잠이 든 줄 알고 아들 몸을 흔들던 나주댁은 소스라치게 놀랐는데요.

 

 아들이 팔이 힘없이 아래로 툭 떨어진 것이었습니다.

 

 아들의 얼굴을 살피고 숨소리를 듣던 나주댁은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쓰러져 기절하고 말았는데요.

 

 그렇게 나주댁 아들은 심장마비로 허망하게 죽고 말았습니다.

 

 장례를 치르는 동안 나주댁은 완전히 넋이 나가 있었는데요.

 

 나주댁과 알고 지내던 무속인도 장례에 찾아 왔습니다.

 

 "아니. 그 여자가 하도 신통하여 끝까지 잘 지킬 줄 알았는데. 쯧쯧쯧 이게 무슨 일이야. 이게."

 

 "그게 무슨 말이다요? 싸게 싸게 얘기해 보시오."

 

 무속인이 혼잣말처럼 하던 소리를 듣고 나주댁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나주댁에게 멱살을 잡힌 무속인이 말했습니다.

 

 "으윽. 켁켁. 아니 그러니까 원래 얘 사주가 길어야 중학생인데 그.. 그 여자가 엄청나게 노력을 한 모양이더라고. 이 애 운명은 그렇게 좋지 않아 니도 그게 이상해도 돔 살펴보니까. 으윽. 그 여자가 하면 안 되는 짓을 하고 있더라 그 말이야. 그래서 끝까지 얘를 지킬 줄 알았지."

 

 "하면 안 되는 짓?"

 

 나주댁의 손에서 벗어난 무속인이 옷을 털며 말했습니다.

 

 "그래. 혼을 갈아 넣는 일 말이야. 근데 누가 그런 짓을 해. 자신의 수명을 깎아서 남 잘되게 하는 일 말이야. 그리고 그건 혼을 갈아 넣는 걸 중단하면 그 사람은 원래 자기 수명대로 돌아가는 거야. 망하는 사람은 망하고 죽을 사람이 죽는 것처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나주댁은 무당이 사는 곳으로 달려갔는데요.

 

 이미 무당은 죽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당이 유서처럼 남긴 글만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 딸의 마지막을 지킬 수 없었던 어미로서 이렇게나마 복수를 하고 간다. 최고의 날에 모든 걸 빼앗긴 기분이 어떠냐? 그 잘난 돈으로 최고로 비싼 장례나 치러주거라. 한때나마 잠시 아들처럼 여겼던 철민이한테는 저승에서 속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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